1 00:00:36,625 --> 00:00:38,094 - 아씨 - 쉿! 2 00:00:47,170 --> 00:00:48,504 큰애야 3 00:00:49,004 --> 00:00:51,240 - 예서 밤을 새우는 것이냐 - 아씨 4 00:00:52,007 --> 00:00:53,076 빨리요! 5 00:00:59,047 --> 00:01:00,549 안 돼, 안 돼, 안 돼 6 00:01:04,187 --> 00:01:06,589 내 잠시 들어가도 되겠느냐 7 00:01:14,063 --> 00:01:15,097 아이고! 8 00:01:18,968 --> 00:01:20,102 무슨 일이냐? 9 00:01:20,169 --> 00:01:21,704 송구합니다, 아버님 10 00:01:21,771 --> 00:01:23,339 사당에 쥐가 들어 그만... 11 00:01:23,539 --> 00:01:25,041 다시 초를 켜겠습니다 12 00:01:25,441 --> 00:01:26,809 놀랐겠구나 13 00:01:26,876 --> 00:01:28,577 그래, 어디 다친 데는 없는 게냐? 14 00:01:28,644 --> 00:01:29,979 괜찮습니다 15 00:01:30,212 --> 00:01:32,482 한데, 이 시간엔 어쩐 일이십니까? 16 00:01:32,548 --> 00:01:34,650 여태 사당 안에 불이 켜져 있길래 17 00:01:34,717 --> 00:01:36,452 내 잠깐 올라와 봤다 18 00:01:37,286 --> 00:01:39,689 - 어머, 아버님 - 큰애야 19 00:01:40,022 --> 00:01:41,390 괜찮습니다 20 00:01:42,091 --> 00:01:43,426 잠시 어지러워서 21 00:01:43,492 --> 00:01:46,028 사당에 앉아만 있어서 그런 것 같구나 22 00:01:46,095 --> 00:01:49,231 잠시 걸으면서 바람을 쐬는 것이 어떻겠느냐 23 00:01:49,465 --> 00:01:50,667 예, 아버님 24 00:02:06,348 --> 00:02:07,500 힘들진 않느냐 25 00:02:08,985 --> 00:02:09,500 아닙니다 26 00:02:10,853 --> 00:02:13,500 제가 어찌 감히 힘들다 할 수 있겠습니까 27 00:02:14,424 --> 00:02:15,500 아버님, 어머님께서 살펴주시니 28 00:02:16,992 --> 00:02:18,500 늘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29 00:02:23,165 --> 00:02:24,500 그리 생각해 주니 고맙구나 30 00:02:26,736 --> 00:02:28,500 날이 따뜻해졌다만은 31 00:02:29,104 --> 00:02:31,500 아직 밤에는 바닥으로 냉기가 올라오니 32 00:02:32,041 --> 00:02:33,500 잠은 내려가 편히 자도록 하거라 33 00:02:36,178 --> 00:02:38,500 아버님껜 늘 송구한 마음뿐입니다 34 00:02:40,249 --> 00:02:42,500 혈혈단신인 저를 거두어 주시고 35 00:02:43,386 --> 00:02:45,500 때마다 제 오라비를 위해 사찰에도 보내주시고 36 00:02:48,858 --> 00:02:50,993 언젠가 제 오라비가 돌아오면 37 00:02:51,627 --> 00:02:52,928 이 모든 것이 38 00:02:53,162 --> 00:02:55,698 아버님께서 베풀어 주신 은혜 덕분입니다 39 00:02:56,231 --> 00:02:59,101 아직까지도 오라비를 기다리는 것이냐 40 00:03:02,104 --> 00:03:05,541 너에게 상처가 될 것 같아 조심스럽다만 41 00:03:07,377 --> 00:03:09,778 이제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 어떠하냐 42 00:03:10,346 --> 00:03:12,815 15년이나 지나지 않았느냐 43 00:03:14,550 --> 00:03:15,851 오라버니는 44 00:03:17,220 --> 00:03:19,255 분명 살아있을 겁니다 45 00:03:20,489 --> 00:03:24,427 만약, 제 오라버니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라면 46 00:03:24,693 --> 00:03:28,831 그게 어떤 일이든 제가 반드시 알아야겠지요 47 00:03:31,600 --> 00:03:32,801 송구합니다 48 00:03:33,036 --> 00:03:34,703 제가 괜히 제 이야기를 꺼내어 49 00:03:34,770 --> 00:03:37,206 아버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렸습니다 50 00:03:39,342 --> 00:03:40,409 아니다 51 00:03:40,977 --> 00:03:44,313 나도 잊지 않고 네 오라비의 생사를 알아보도록 하마 52 00:03:56,226 --> 00:03:59,595 조성후라는 자를 반드시 찾아내서 53 00:04:00,096 --> 00:04:02,232 흔적 없이 처리하도록 해라 54 00:04:02,765 --> 00:04:03,833 예 55 00:04:27,390 --> 00:04:28,491 나리! 56 00:04:31,060 --> 00:04:32,128 알아보았느냐? 57 00:04:32,495 --> 00:04:34,163 운종가에 있는 약방이랑 58 00:04:34,230 --> 00:04:36,600 화훼 상인들이 갖고 있는 꽃들을 둘러보았는데 59 00:04:37,567 --> 00:04:39,068 똑같은 꽃은 없었습니다 60 00:04:39,569 --> 00:04:40,570 그래 61 00:04:41,070 --> 00:04:42,772 정말 시신의 입에서 62 00:04:43,372 --> 00:04:45,208 꽃잎에서 나던 향이 났습니까? 63 00:04:45,542 --> 00:04:47,210 분명 같은 향이었다 64 00:04:47,811 --> 00:04:50,413 마치 등나무 꽃에서 나는 향 같은... 65 00:04:54,217 --> 00:04:55,218 나리! 66 00:04:55,719 --> 00:04:56,986 다 죽었습니다! 67 00:05:02,592 --> 00:05:03,927 이것은... 68 00:05:05,428 --> 00:05:06,429 독이다! 69 00:05:07,831 --> 00:05:10,032 하나, 호판 대감의 사인은 70 00:05:10,867 --> 00:05:12,500 두부 타격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71 00:05:13,069 --> 00:05:14,500 이게 독이라는 걸 안 이상 72 00:05:14,671 --> 00:05:16,573 독살을 배제할 수 없지 않겠느냐 73 00:05:17,507 --> 00:05:19,209 이 위험한 독이... 74 00:05:20,042 --> 00:05:22,111 왜 가름대 안에 있었을까? 75 00:05:22,179 --> 00:05:24,681 그렇다면 그 용덕이라는 자가 76 00:05:25,482 --> 00:05:27,284 진짜 범인이 아니었나 보네요? 77 00:05:27,684 --> 00:05:30,620 아니, 그자가 무슨 수로 이걸 호판 대감에게 먹이겠습니까? 78 00:05:30,687 --> 00:05:31,787 제가 말했죠? 79 00:05:31,854 --> 00:05:34,490 이건 연모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80 00:05:34,557 --> 00:05:38,561 눈물 없이는 듣지 못할 아주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을 거라고 81 00:05:38,995 --> 00:05:41,864 소복 입은 여인이랑 성황당에서 만난 걸 82 00:05:42,365 --> 00:05:44,000 누가 봤다 하지 않았어? 83 00:05:44,234 --> 00:05:46,436 뉘 집 과부랑 눈이 맞았다던데 84 00:05:46,503 --> 00:05:48,538 그 가락지는 제 겁니다 85 00:05:49,672 --> 00:05:51,908 마님, 잘 좀 살펴봐 주십시오! 86 00:05:52,975 --> 00:05:53,976 아닐 거다 87 00:05:54,944 --> 00:05:56,446 나리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88 00:05:56,846 --> 00:05:58,247 이것은 필시 연모에... 89 00:05:58,315 --> 00:05:59,482 비찬이 넌 90 00:05:59,549 --> 00:06:02,585 호판의 그림이 언제부터, 어떤 경로로 그 집에 들어왔는지 알아보거라 91 00:06:02,652 --> 00:06:03,653 예! 92 00:06:06,956 --> 00:06:09,025 그자가 범인이 아니라면... 93 00:06:11,027 --> 00:06:12,462 대체 누가... 94 00:06:32,148 --> 00:06:33,750 백 씨는 잘 보냈다더냐 95 00:06:33,817 --> 00:06:34,917 안 가겠다고 했대요 96 00:06:34,985 --> 00:06:35,819 아니, 왜? 97 00:06:35,886 --> 00:06:37,353 그 용덕이라는 하인 때문에요 98 00:06:37,420 --> 00:06:39,422 아니, 어머님한테 혼나, 잠도 못 자 99 00:06:39,489 --> 00:06:40,657 아버님한테 걸릴 뻔해 100 00:06:40,723 --> 00:06:43,393 내가 자기 때문에 온 밤을 지새웠는데 이게 무슨! 101 00:06:43,459 --> 00:06:46,429 선녀에게 날개옷을 줬더니 나무꾼도 데려가겠다는 거죠 102 00:06:46,496 --> 00:06:48,331 아니, 그 나무꾼이 포청에 잡혀있는데 103 00:06:48,398 --> 00:06:50,901 이걸 뭘 어떻게 해야 되냐고요, 진짜 104 00:06:52,668 --> 00:06:54,570 피곤하다, 연선아 105 00:06:54,771 --> 00:06:57,707 일단 마님께서 부르시기 전까지 좀 주무세요 106 00:06:58,608 --> 00:07:00,076 아씨 마님 107 00:07:00,543 --> 00:07:02,612 마님께서 부르십니다 108 00:07:15,792 --> 00:07:17,527 너는 어찌할 생각이냐? 109 00:07:19,162 --> 00:07:20,163 예? 110 00:07:21,665 --> 00:07:24,267 이판댁 며느리가 곡기를 끊었다는데 111 00:07:24,334 --> 00:07:26,903 너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지 않겠느냐? 112 00:07:34,010 --> 00:07:35,712 타락죽이라도 싸들고 113 00:07:36,045 --> 00:07:37,847 호판 부인을 찾아뵐까 합니다 114 00:07:37,914 --> 00:07:39,215 호판 부인께? 115 00:07:39,282 --> 00:07:41,651 선은 아무리 작아도 이로움이 없을 수 없고 116 00:07:41,718 --> 00:07:43,953 악은 아무리 작아도 해로움이 없을 수 없다 117 00:07:44,020 --> 00:07:46,021 어머님께서 늘 말씀하셨지요 118 00:07:46,089 --> 00:07:48,324 그런 사사로운 것에 연연해 하지 않고 119 00:07:48,692 --> 00:07:51,528 오직 선을 베푸는 것이 나을 듯싶어 120 00:07:52,362 --> 00:07:56,065 황망한 일에 슬퍼하고 계실 정부인을 위로하고자 합니다 121 00:07:58,968 --> 00:08:03,607 내, 허투루 너를 가르치지는 않았구나 122 00:08:04,341 --> 00:08:05,942 성심껏 위로해 드리고 123 00:08:06,343 --> 00:08:08,177 말벗도 되어드리겠습니다 124 00:08:14,151 --> 00:08:17,119 호판 대감 댁에 들른 후 백 씨도 만나봐야 하니, 서두르자 125 00:08:17,187 --> 00:08:18,188 예! 126 00:08:26,829 --> 00:08:29,365 이게 다 호판을 죽인 노비를 127 00:08:29,432 --> 00:08:32,402 당장 참형에 처하라는 상소문입니까? 128 00:08:32,970 --> 00:08:34,237 건국 이래 129 00:08:34,471 --> 00:08:38,241 조정 신료가 노비의 손에 살해당한 사건이 있었사옵니까? 130 00:08:38,575 --> 00:08:41,411 이번 일을 단호하게 처리하지 않으신다면은 131 00:08:41,744 --> 00:08:44,246 조정의 권위가 땅에 떨어질 뿐만이 아니라 132 00:08:44,314 --> 00:08:46,984 왕실도 위험에 처할 수가 있사옵니다 133 00:08:48,918 --> 00:08:51,688 그저 단순 강도에 의한 소행이라 들었는데 134 00:08:51,754 --> 00:08:55,225 설마 조정과 왕실까지 위험할 일이겠습니까? 135 00:08:55,725 --> 00:08:58,494 자식이 부모를, 신하가 임금을 136 00:08:58,561 --> 00:09:01,664 노비가 상전을 공경하지 않는 세상이라면은 137 00:09:01,731 --> 00:09:04,935 전하께옵서는 대체 무엇이 위험한 것이옵니까? 138 00:09:05,468 --> 00:09:06,302 아... 139 00:09:06,369 --> 00:09:09,306 그렇게까지 심각한 일이라 생각을 못 했습니다 140 00:09:09,906 --> 00:09:11,500 좌상의 말대로 참형에 처해야겠군요 141 00:09:13,977 --> 00:09:16,947 한데, 당장은 어렵지 않습니까? 142 00:09:17,848 --> 00:09:22,500 신분에 상관없이 삼복제를 거친 후에야 과인이 재결할 수 있을 텐데요 143 00:09:23,153 --> 00:09:24,500 무슨 절차 말이옵니까? 144 00:09:25,756 --> 00:09:28,424 역모와 다름이 없는 죄인이옵니다 145 00:09:28,925 --> 00:09:31,294 하긴, 문제 될 게 없겠군요 146 00:09:31,662 --> 00:09:33,530 노비 하나 참형에 처하는 건데... 147 00:09:34,297 --> 00:09:35,966 좌상 뜻대로 하세요 148 00:09:36,032 --> 00:09:39,903 하오면, 그리 처결하겠사옵니다, 전하 149 00:09:47,043 --> 00:09:48,979 이 사람이 뭐라고 150 00:09:49,479 --> 00:09:52,182 죽까지 들고 찾아오셨습니까 151 00:09:52,583 --> 00:09:54,517 걱정이 돼서 왔습니다 152 00:09:54,885 --> 00:09:57,387 생각이 없더라도 한술 뜨셔야지요 153 00:09:59,322 --> 00:10:01,825 지아비를 앞서 보낸 죄인이 154 00:10:01,892 --> 00:10:05,127 어찌 음식을 입에 담겠습니까 155 00:10:05,195 --> 00:10:06,830 마음은 고맙지만 156 00:10:07,429 --> 00:10:09,499 지금은 생각이 없습니다 157 00:10:09,566 --> 00:10:12,168 그럼 나중에라도 꼭 드셔야 합니다 158 00:10:24,548 --> 00:10:27,851 진짜 여묘살이를 가시는 겁니까? 159 00:10:32,122 --> 00:10:35,224 지켜보는 눈들이 있으니 갈 수밖에요 160 00:10:35,291 --> 00:10:38,928 집안 대소사도 있고 모란회 일도 있는데 이렇게 가시면... 161 00:10:38,995 --> 00:10:40,531 그간... 162 00:10:41,164 --> 00:10:43,499 많은 일들을 했으니 163 00:10:44,334 --> 00:10:47,337 이제 좀 쉬어도 되지 않겠습니까 164 00:10:47,804 --> 00:10:49,505 고단하셨습니까 165 00:10:51,608 --> 00:10:53,443 고단하기도 했고 166 00:10:54,244 --> 00:10:56,312 서럽기도 했고 167 00:10:57,180 --> 00:10:59,149 가엾기도 하고... 168 00:11:03,153 --> 00:11:06,857 그래도 간혹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169 00:11:07,090 --> 00:11:10,427 감히, 하나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170 00:11:10,960 --> 00:11:12,629 물어보시지요 171 00:11:14,831 --> 00:11:17,100 호판 대감께서 그리되신 일이 172 00:11:17,567 --> 00:11:20,804 정부인껜 더 불행한 일입니까? 173 00:11:28,845 --> 00:11:31,515 소리를 낮추십시오 혹, 누가 듣기라도 하면... 174 00:11:38,688 --> 00:11:44,560 내, 부인이 솔직한 사람이라는 건 진즉 알았지만 175 00:11:44,628 --> 00:11:46,863 이리 바로 물어보실 줄은 176 00:11:47,731 --> 00:11:49,666 꿈에도 몰랐습니다 177 00:11:50,200 --> 00:11:51,468 송구합니다 178 00:11:53,570 --> 00:11:57,006 내가 더 불행해야 하는 걸까 179 00:11:57,707 --> 00:12:00,144 아니어야 하는 걸까 180 00:12:03,112 --> 00:12:05,915 부인 생각은 어떠십니까? 181 00:12:05,982 --> 00:12:08,585 제가 감히 어찌 그런 생각을 하겠습니까 182 00:12:08,818 --> 00:12:12,722 다과상에 약식만큼이나 자주 입에 오르내리는 게 183 00:12:12,790 --> 00:12:14,657 우리 둘 아닙니까 184 00:12:15,158 --> 00:12:17,593 얼굴도 모르는 서방을 위해 185 00:12:17,660 --> 00:12:20,163 평생 수절하는 과부와 186 00:12:21,298 --> 00:12:25,002 개차반 같은 남편을 뒷수발하는 정부인 187 00:12:27,070 --> 00:12:30,540 누가 더 나은 것 같습니까? 188 00:12:32,175 --> 00:12:33,176 저는 189 00:12:34,144 --> 00:12:37,080 어떻게든 저로 살고자 하겠습니다 190 00:12:39,316 --> 00:12:43,821 내 부인을 좀 더 빨리 191 00:12:45,055 --> 00:12:47,958 가까이 뒀으면 좋았을 것을... 192 00:12:48,125 --> 00:12:51,494 이제라도 종종 뵙고 말벗이 되어드리겠습니다 193 00:12:51,561 --> 00:12:52,830 오지 마십시오 194 00:12:56,967 --> 00:13:01,805 곧 여묘살이를 떠나 손님을 맞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195 00:13:02,840 --> 00:13:03,907 그것이 196 00:13:05,342 --> 00:13:07,577 법도에 맞는 것이겠지요 197 00:13:09,379 --> 00:13:10,481 예 198 00:13:28,499 --> 00:13:30,867 아씨, 지금 되게 어색하셨어요 199 00:13:31,435 --> 00:13:32,569 나도 안다 200 00:13:44,381 --> 00:13:47,083 호판 댁에 갔다가, 명도각으로 가야겠다 201 00:13:47,451 --> 00:13:48,552 명도각엔 왜요? 202 00:13:48,719 --> 00:13:52,155 용덕이란 자가 범인이 아니란 확실한 증좌를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 203 00:13:52,222 --> 00:13:54,891 증좌가 무슨 노리개도 아니고 그걸 명도각에서... 204 00:13:54,958 --> 00:13:57,193 혹! 범인이 아니라는 증좌를 찾든가 205 00:13:57,260 --> 00:13:58,629 지금 누구랑 얘기하십니까? 206 00:13:59,330 --> 00:14:00,531 - 어서 가자 - 예 207 00:14:01,365 --> 00:14:03,934 내 그쪽으로 갈 테니 넌 꼭 거기 있거라! 208 00:14:06,470 --> 00:14:07,604 어디에요? 209 00:14:10,941 --> 00:14:11,942 하... 210 00:14:14,178 --> 00:14:15,179 하... 211 00:14:16,513 --> 00:14:17,514 하... 212 00:14:20,850 --> 00:14:22,752 제가 만나 설득을 한번 해보지요 213 00:14:22,819 --> 00:14:24,154 지금 어딨습니까? 214 00:14:24,221 --> 00:14:26,023 맨 왼쪽 끝방입니다 215 00:14:27,024 --> 00:14:28,926 정인 때문에 저러는 거라면 216 00:14:29,493 --> 00:14:32,729 그자가 잡혀갔단 얘기는 하지 않는 게 좋을 듯합니다 217 00:14:36,633 --> 00:14:40,103 이미 참형이 결정되었다고 소식이 왔습니다 218 00:14:40,170 --> 00:14:41,171 벌써요? 219 00:14:42,172 --> 00:14:44,408 호판 대감을 죽인 중한 범죄라 220 00:14:44,908 --> 00:14:47,377 당장 내일이라도 처형될 수 있다던데 221 00:14:48,478 --> 00:14:50,380 아무래도 어렵지 싶습니다 222 00:14:54,784 --> 00:14:58,255 연선이 넌, 가서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점미병을 좀 사 오거라 223 00:14:58,555 --> 00:14:59,556 예! 224 00:15:07,497 --> 00:15:08,898 연선이 보내시고 225 00:15:10,200 --> 00:15:11,769 무슨 말씀을 하시게요 226 00:15:12,235 --> 00:15:13,571 그것이 아니라 227 00:15:14,304 --> 00:15:16,139 종사관이 이리로 올 것입니다 228 00:15:16,339 --> 00:15:19,442 오면 만날 것이니 자리를 좀 마련해 주세요 229 00:15:21,344 --> 00:15:22,345 예 230 00:15:31,889 --> 00:15:33,791 살길을 열어드린다 했는데 231 00:15:34,491 --> 00:15:36,326 떠나지 않겠다 하셨다지요? 232 00:15:37,327 --> 00:15:40,130 절 아십니까? 233 00:15:41,298 --> 00:15:42,432 모릅니다 234 00:15:47,671 --> 00:15:50,140 그럼 저를 어찌 알고 구해주신 겁니까 235 00:15:50,340 --> 00:15:53,376 그저 손길이 닿는 대로 소소한 일을 하는 것 뿐이니 236 00:15:53,877 --> 00:15:55,779 큰 의미를 두진 않으셔도 됩니다 237 00:15:58,181 --> 00:15:59,282 우선 238 00:16:00,217 --> 00:16:01,919 부인이 살길부터 찾으세요 239 00:16:05,388 --> 00:16:06,790 제가 도망가면 240 00:16:07,891 --> 00:16:09,593 그것이 살길인가요? 241 00:16:11,462 --> 00:16:13,496 아무도 없는 곳에 숨어 242 00:16:13,564 --> 00:16:16,233 목숨을 부지한다고 그것이 사는 건가요? 243 00:16:17,668 --> 00:16:20,637 제가 집을 나오면 누구로 살 수 있습니까 244 00:16:22,173 --> 00:16:23,674 얼굴은 있습니까? 245 00:16:25,176 --> 00:16:26,743 이름은 있겠습니까? 246 00:16:29,446 --> 00:16:31,382 그 마음을 모르진 않지만 247 00:16:32,216 --> 00:16:35,385 그래서 지금 살기를 포기하시겠다는 겁니까? 248 00:16:35,452 --> 00:16:37,588 어차피 죽을 팔자였습니다 249 00:16:38,289 --> 00:16:40,156 서방 잡아먹은 과부가 250 00:16:40,224 --> 00:16:43,594 남들처럼 살아보고자 헛꿈을 꾸고 목숨을 연명했으니 251 00:16:44,328 --> 00:16:47,530 죗값은 달게 받아야지요 252 00:16:47,598 --> 00:16:49,832 아니, 세상에 죽을 팔자가 어딨다고 253 00:16:49,900 --> 00:16:53,036 아, 대체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죽어 마땅한 사람입니까 254 00:16:53,103 --> 00:16:55,172 뭐, 우리가 서방님 죽였습니까? 255 00:16:56,207 --> 00:16:58,108 그쪽도 과부인가요? 256 00:17:02,813 --> 00:17:05,782 그래서 어쩌실 겁니까 257 00:17:11,555 --> 00:17:13,157 청이 하나 있습니다 258 00:17:15,926 --> 00:17:19,129 이 청 하나만 들어주시면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259 00:17:20,197 --> 00:17:21,732 호판 대감 댁에 260 00:17:22,432 --> 00:17:24,334 용덕이라는 자가 있습니다 261 00:17:28,973 --> 00:17:31,375 이 가락지를 그자에게 전해주세요 262 00:17:34,311 --> 00:17:38,015 어차피 저희 시어머니께선 이 일을 다 알고 계십니다 263 00:17:38,282 --> 00:17:41,018 하니, 그자도 성치 못할 수 있어요 264 00:17:42,319 --> 00:17:44,154 저는 잘 살겠다 265 00:17:44,822 --> 00:17:46,090 전해주십시오 266 00:17:46,323 --> 00:17:47,624 그러니 부디... 267 00:17:48,392 --> 00:17:52,529 여생이나마, 행복하게 끝까지 살아달라고 268 00:17:54,331 --> 00:17:57,902 그걸 보여주면 그도 알아들을 겁니다 269 00:18:02,272 --> 00:18:05,175 용덕이라는 하인이 지니고 있던 가락지가 270 00:18:05,542 --> 00:18:07,577 호판 대감의 것이 확실합니까? 271 00:18:07,978 --> 00:18:09,780 갑자기 찾아오셔서 272 00:18:10,914 --> 00:18:14,518 그 무슨 황당한 질문이십니까 273 00:18:15,252 --> 00:18:18,889 그자가 범인이라는 확실한 증좌가 필요해 묻는 것이니 274 00:18:19,390 --> 00:18:20,724 답해주십시오 275 00:18:22,360 --> 00:18:24,194 이미 포청에서 276 00:18:24,928 --> 00:18:27,565 범인으로 밝혀진 일 아닙니까 277 00:18:31,001 --> 00:18:32,701 아녀자인 제가 278 00:18:32,770 --> 00:18:35,806 어찌 다른 말을 할 수 있겠냐만은 279 00:18:38,108 --> 00:18:40,210 집안에서 부리던 자가 280 00:18:40,578 --> 00:18:43,246 어찌 상전을 그리 처참하게 281 00:18:44,948 --> 00:18:47,451 이 분통하고 황망한 심경을 282 00:18:48,085 --> 00:18:49,920 종사관 나리께서는 283 00:18:50,821 --> 00:18:52,923 이해를 못 하시는 겝니까 284 00:18:54,692 --> 00:18:55,893 송구합니다 285 00:18:56,126 --> 00:18:57,795 종사관께서 286 00:18:58,562 --> 00:19:02,333 이 일을 잘 해결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287 00:19:03,300 --> 00:19:05,803 억울한 저희 대감의 넋이 288 00:19:06,404 --> 00:19:07,971 조금이나마 289 00:19:08,406 --> 00:19:11,242 위로를 받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290 00:19:12,376 --> 00:19:13,610 그리하겠습니다 291 00:19:24,055 --> 00:19:25,056 혹시 292 00:19:27,824 --> 00:19:29,760 대감께서 돌아가신 날 밤 293 00:19:30,094 --> 00:19:32,663 마지막으로 뭘 드셨는지 알려주시겠습니까? 294 00:19:35,132 --> 00:19:36,500 예를 들면 295 00:19:37,401 --> 00:19:39,536 주무시기 전에 차를 드셨다거나 296 00:19:42,339 --> 00:19:43,941 글쎄요 297 00:19:44,341 --> 00:19:46,410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298 00:19:47,644 --> 00:19:48,679 대감 299 00:19:49,246 --> 00:19:51,248 자리끼를 가져왔습니다 300 00:20:03,995 --> 00:20:05,796 누가 자리끼를 올렸습니까 301 00:20:06,130 --> 00:20:07,731 제가 직접 302 00:20:08,499 --> 00:20:10,301 올려드렸습니다 303 00:20:14,238 --> 00:20:15,372 알겠습니다 304 00:20:15,672 --> 00:20:16,907 다시 찾아뵙지요 305 00:20:23,981 --> 00:20:26,183 멀리 나가지 않겠습니다 306 00:21:02,886 --> 00:21:04,956 그, 혹시 307 00:21:06,757 --> 00:21:09,126 연선이 그 아인 오늘 안 왔는가? 308 00:21:09,293 --> 00:21:11,461 예, 오늘은 아직 안 왔습니다 309 00:21:11,962 --> 00:21:13,197 - 아... - 한데 310 00:21:13,964 --> 00:21:15,465 왜 찾으십니까? 311 00:21:15,533 --> 00:21:17,968 아, 아무것도 아닐세 312 00:21:21,906 --> 00:21:25,576 아니, 그냥 긴히 필사를 부탁할 일이 있어서 313 00:21:47,765 --> 00:21:50,868 지금 내가 왜 숨은 거지? 314 00:22:10,721 --> 00:22:12,188 깜짝 놀랐지 않습니까 315 00:22:12,256 --> 00:22:13,891 도련님은 어디 계시느냐? 316 00:22:14,258 --> 00:22:15,326 안에 계신가? 317 00:22:16,260 --> 00:22:18,227 아뇨? 저 혼자 왔는데요? 318 00:22:18,296 --> 00:22:19,363 진짜? 319 00:22:19,930 --> 00:22:21,299 정말 혼자 왔느냐? 320 00:22:22,466 --> 00:22:24,202 저는 절대 말 못합니다! 321 00:22:24,402 --> 00:22:26,137 그러니까 볼일 보십쇼 322 00:22:27,405 --> 00:22:29,338 내 눈 똑바로 보고 말해라 323 00:22:29,407 --> 00:22:32,410 난 거짓말하는 사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다! 324 00:22:36,447 --> 00:22:37,481 어... 325 00:22:42,653 --> 00:22:44,121 억울하면 쫓아와 보십시오! 326 00:22:45,456 --> 00:22:46,590 야! 327 00:23:05,276 --> 00:23:07,110 요즘 나리를 자주 뵙습니다 328 00:23:07,245 --> 00:23:08,678 아, 그것이... 329 00:23:08,746 --> 00:23:12,850 누가 보면 정인이라도 생겨 명도각에 드나드시는 줄 알겠습니다 330 00:23:13,384 --> 00:23:14,651 정인이라뇨! 331 00:23:14,718 --> 00:23:16,253 무슨 그런 험한 말을! 332 00:23:17,088 --> 00:23:17,853 아니오! 333 00:23:17,922 --> 00:23:19,290 농입니다 334 00:23:19,556 --> 00:23:21,324 농인데 이리 정색을 하시니 335 00:23:21,392 --> 00:23:24,061 누가 보면 진짜라고 믿지 않겠습니까 336 00:23:25,763 --> 00:23:29,031 대행수, 내 명색이 이 나라 종사관인데 337 00:23:29,100 --> 00:23:30,633 그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닙니까 338 00:23:30,701 --> 00:23:31,903 송구합니다 339 00:23:33,337 --> 00:23:36,273 한데, 무슨 일로 예까지 오신 겁니까? 340 00:23:38,342 --> 00:23:39,743 내 그분을 뵈러 왔소 341 00:23:39,811 --> 00:23:40,510 정인이요? 342 00:23:40,577 --> 00:23:41,578 대행수! 343 00:23:43,014 --> 00:23:44,381 안으로 드시지요 344 00:23:52,389 --> 00:23:55,192 아니, 대체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345 00:23:58,129 --> 00:24:00,064 내가 여기 올 줄 몰랐나 본데 346 00:24:00,932 --> 00:24:02,998 종일 명도각 안에 있는 제가 347 00:24:03,067 --> 00:24:05,636 나리께서 어디서 무얼 하는지 어찌 압니까 348 00:24:09,240 --> 00:24:10,575 그렇다 칩시다 349 00:24:13,143 --> 00:24:14,779 본론부터 말씀하시지요 350 00:24:16,080 --> 00:24:17,982 종일 여기 계셨던 분께 351 00:24:18,549 --> 00:24:20,150 여쭤볼 건 아니지만 352 00:24:20,985 --> 00:24:23,688 꼭, 답해주길 바랍니다 353 00:24:23,988 --> 00:24:25,723 왜 이래, 무섭게... 354 00:24:26,156 --> 00:24:28,993 설마, 내가 누군지 확인하러 온 거야? 355 00:24:29,427 --> 00:24:31,529 아니, 범인 얘기하러 온다며 356 00:24:32,830 --> 00:24:33,831 혹시 357 00:24:36,434 --> 00:24:39,604 그대가 용덕의 정인입니까 358 00:24:40,204 --> 00:24:42,440 아니다, 알 리가 없다 359 00:24:42,840 --> 00:24:45,510 그쪽이 용덕이란 자를 알고 있는 거 같은데 360 00:24:46,877 --> 00:24:48,145 아... 361 00:24:50,715 --> 00:24:51,816 그자가 362 00:24:52,517 --> 00:24:54,151 정인이 있다는 걸 363 00:24:55,085 --> 00:24:56,320 알고 있습니까? 364 00:24:57,054 --> 00:24:59,890 벌써 다 알고 오신 겝니까? 365 00:25:03,661 --> 00:25:05,995 - 아니, 그럼 그게... - 그자는 정인을 지키고자 했을 뿐 366 00:25:06,063 --> 00:25:07,396 범인이 아닙니다 367 00:25:07,465 --> 00:25:08,866 제가 증언할 수 있습니다 368 00:25:09,700 --> 00:25:11,502 어찌 이 대명천지에! 369 00:25:12,303 --> 00:25:13,304 도대체 왜 370 00:25:13,571 --> 00:25:15,772 어째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습니까! 371 00:25:15,839 --> 00:25:17,774 아니, 법도에 어긋나는 일인 건 맞지만 372 00:25:17,841 --> 00:25:18,908 뭐, 이렇게까지... 373 00:25:18,977 --> 00:25:21,479 그게 뭐 그렇게 죽을죄는 아니지 않습니까? 374 00:25:22,013 --> 00:25:25,649 법도에 어긋나도 밤에 복면이나 쓰지! 성황당엔 왜! 375 00:25:26,550 --> 00:25:28,052 물레방앗간이었습니다 376 00:25:31,455 --> 00:25:32,856 뭐, 뭐요? 377 00:25:33,824 --> 00:25:34,959 물레방앗간? 378 00:25:35,193 --> 00:25:37,661 그들이 함께 있는 걸 물레방앗간에서 봤습니다 379 00:25:37,929 --> 00:25:39,163 성황당이 아니라요 380 00:25:41,199 --> 00:25:42,533 그들이라니요? 381 00:25:43,167 --> 00:25:45,100 나리와 아이들 구하던 밤에 382 00:25:45,169 --> 00:25:47,438 그자가 정인과 함께 있는 걸 봤다고요 383 00:25:48,806 --> 00:25:49,807 아... 384 00:25:54,045 --> 00:25:56,980 그자의 정인이 신분을 밝힐 수 없는 사연이 있어... 385 00:25:57,048 --> 00:25:58,182 다행입니다 386 00:26:00,518 --> 00:26:03,087 무엇이 다행이란 말씀이십니까? 387 00:26:05,289 --> 00:26:08,292 일이 잘 끝난 것 같으니 먼저 가보겠습니다 388 00:26:08,659 --> 00:26:10,728 아니, 그냥 이리 가시면 어찌합니까 389 00:26:16,834 --> 00:26:19,136 신분을 밝힐 수 없는 정인 대신 390 00:26:19,937 --> 00:26:21,673 그쪽이 가리개를 벗고 391 00:26:22,406 --> 00:26:24,141 증인이 되어주실 겁니까? 392 00:26:29,280 --> 00:26:31,683 지금으로선 그쪽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393 00:26:31,916 --> 00:26:34,350 만약 다른 자가 진범이라면 수사를 해 394 00:26:34,418 --> 00:26:36,187 진범을 찾아보겠습니다 395 00:26:38,923 --> 00:26:41,292 아니, 그럼! 진범을 못 잡으면 396 00:26:41,492 --> 00:26:44,061 그 하인은 그렇게 억울하게 죽어야 한단 말입니까! 397 00:26:45,129 --> 00:26:48,032 오늘 밤 안에 진범을 잡을 수 있냔 말입니다! 398 00:27:02,880 --> 00:27:04,481 어찌 이 대명천지에! 399 00:27:04,949 --> 00:27:05,882 도대체 왜 400 00:27:05,950 --> 00:27:08,385 어째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습니까! 401 00:27:10,655 --> 00:27:12,657 어찌 이 대명천지에! 402 00:27:21,799 --> 00:27:23,134 이번 달 몫입니다 403 00:27:26,804 --> 00:27:31,108 이런 상중에도 꼬박꼬박 정확한 날짜를 기억하시니 404 00:27:31,642 --> 00:27:33,578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405 00:27:34,044 --> 00:27:37,882 혹, 어르신께 뭐 들은 얘긴 없느냐 406 00:27:38,449 --> 00:27:39,917 무엇을 말입니까? 407 00:27:40,318 --> 00:27:41,384 그게... 408 00:27:41,452 --> 00:27:44,087 어르신께서 호판 대감이 어찌 죽었는지 알게 될까 409 00:27:44,155 --> 00:27:45,490 두려우십니까? 410 00:27:46,624 --> 00:27:48,791 그러게 왜 그런 일을 벌이셨습니까! 411 00:27:48,859 --> 00:27:52,395 애초에 그것은 대감에게 쓰려고 구했던 것이다 412 00:27:52,463 --> 00:27:53,698 잊어버렸느냐? 413 00:27:53,964 --> 00:27:55,633 쓸 곳에 쓰인 것을? 414 00:27:55,933 --> 00:27:58,503 내가 뭘 그리 잘못했단 말이냐 415 00:27:59,404 --> 00:28:02,471 그것을 호판 대감을 죽이는 것보다 416 00:28:02,540 --> 00:28:06,544 대단한 일에 쓰셔서 지금 이렇게 호의호식하는 것이 아닙니까? 417 00:28:16,220 --> 00:28:18,722 금위영 종사관 하나가 418 00:28:19,257 --> 00:28:21,425 이 일에 관심을 갖고 있다 419 00:28:22,026 --> 00:28:23,027 설마... 420 00:28:24,028 --> 00:28:26,664 그 종사관이 박수호입니까? 421 00:28:29,200 --> 00:28:31,736 너도 아는 자더냐 422 00:28:32,070 --> 00:28:33,471 그놈이라면 423 00:28:34,138 --> 00:28:37,273 꽤 귀찮아질 것 같습니다만 424 00:28:37,341 --> 00:28:41,245 종사관 따위가 날 잡지는 못할 게다 425 00:28:41,913 --> 00:28:46,450 이미 죽은 놈도 지가 뭘 먹고 죽은 줄도 모를 텐데 426 00:28:48,652 --> 00:28:49,653 다만 427 00:28:50,588 --> 00:28:53,391 그자가 들쑤셔서 괜히 428 00:28:53,825 --> 00:28:56,793 어르신의 마음을 상하게 해선 안 될 것이야 429 00:28:56,861 --> 00:28:59,297 제가 다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430 00:28:59,731 --> 00:29:04,602 하나, 앞으론 더 조심하셔야 할 겝니다, 누님 431 00:29:07,338 --> 00:29:08,606 누님이라니! 432 00:29:11,609 --> 00:29:14,546 천한 피는 못 속인다더니 433 00:29:16,881 --> 00:29:19,384 몇 번 사람 대접 해 줬더니 434 00:29:20,317 --> 00:29:24,188 네가 정말 내 동생이라도 된 줄 아는 게야? 435 00:29:27,759 --> 00:29:29,993 제게 이러심 곤란하시지 않겠습니까? 436 00:29:30,061 --> 00:29:32,096 내게 문제가 생긴다면 437 00:29:32,397 --> 00:29:34,899 네놈은 무사할 줄 아느냐 438 00:29:36,534 --> 00:29:40,503 정부인 마님께서 걱정하실 일이 생기지 않도록 439 00:29:40,572 --> 00:29:42,940 깔끔히 처리하겠습니다 440 00:30:20,111 --> 00:30:21,879 어찌 이리 늦은 것이야 441 00:30:22,146 --> 00:30:24,313 벌써 석반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442 00:30:24,382 --> 00:30:26,549 지금껏 호판 댁에 있다 온 것이 맞느냐? 443 00:30:26,618 --> 00:30:28,052 송구합니다, 어머님 444 00:30:28,353 --> 00:30:30,355 정부인을 위로해 드리고 오는 길에 445 00:30:36,794 --> 00:30:39,062 예전에 서방님이 운종가에 나갈 때면 446 00:30:39,130 --> 00:30:41,633 어머님께 꼭 사다 드린 간식이라 들은지라 447 00:30:41,933 --> 00:30:44,301 나간 김에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448 00:30:44,602 --> 00:30:47,805 대낮에 운종가를 나다니다니 겁도 없이! 449 00:30:48,473 --> 00:30:51,175 그만하라 할 때까지 사당에 가서 무릎 꿇고 있거라! 450 00:30:51,743 --> 00:30:52,910 예, 어머님 451 00:31:08,393 --> 00:31:10,895 우리 정이가 나를 주려고 452 00:31:12,330 --> 00:31:16,034 지 좋아하는 점미병을 매번 사 왔는데... 453 00:31:18,569 --> 00:31:21,306 오, 마이 점미병! 454 00:31:26,177 --> 00:31:27,345 이거 얼마요? 455 00:31:28,213 --> 00:31:30,215 닷 푼에 열 갭니다요! 456 00:31:31,682 --> 00:31:32,683 굿! 457 00:31:33,051 --> 00:31:35,985 스무 개, 아니, 아니 서른 개 싸주시오 458 00:31:36,054 --> 00:31:37,122 아, 예 459 00:31:37,455 --> 00:31:39,624 내 이 점미병을 먹어본 지 오래라 460 00:31:45,430 --> 00:31:49,398 아, 여기 여인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 어디요? 461 00:31:49,467 --> 00:31:51,469 여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면 462 00:31:51,902 --> 00:31:56,007 저 운종가 맨 끝의 명도각이죠 463 00:32:02,480 --> 00:32:03,748 명도각? 464 00:32:16,160 --> 00:32:17,729 마님 정말 너무하세요 465 00:32:18,029 --> 00:32:19,664 마님 드리려고 사 온 건데 466 00:32:20,932 --> 00:32:24,202 잘못한 건 난데 어찌 어머님을 탓하겠느냐 467 00:32:25,403 --> 00:32:27,939 아니, 누가 듣는 것도 아닌데, 왜... 468 00:32:30,775 --> 00:32:31,910 연선아 469 00:32:35,046 --> 00:32:38,883 그래도 우리 어머님은 나 죽으라고 광에 가두시진 않잖아 470 00:32:39,618 --> 00:32:42,186 그리고 또 잘 생각해 보면 471 00:32:42,721 --> 00:32:44,989 어머님 말씀이 틀린 게 또 하나도 없고 472 00:32:45,256 --> 00:32:47,692 이러다 진짜 열녀문이라도 받으시겠습니다 473 00:32:55,567 --> 00:32:57,401 내려가서 뭐라도 좀 챙겨 올게요 474 00:33:07,679 --> 00:33:09,380 지아비를 여의고 475 00:33:10,047 --> 00:33:12,584 목숨을 끊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476 00:33:12,950 --> 00:33:14,786 그걸 당연하다고 들었고 477 00:33:15,420 --> 00:33:17,121 그걸 원하셨으니까요 478 00:33:17,722 --> 00:33:19,724 어떤 날은 은장도를 479 00:33:20,057 --> 00:33:22,058 또 어떤 날은 명주천이 480 00:33:22,127 --> 00:33:25,163 매일 아침 올라왔지요 481 00:33:26,764 --> 00:33:30,668 하나, 목숨을 쉬이 끊긴 어려웠습니다 482 00:33:32,670 --> 00:33:34,737 그러니 사는 길을 도모해야지요 483 00:33:34,806 --> 00:33:38,476 할 수 있는 데까진 사는 길을 찾아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484 00:33:41,146 --> 00:33:42,847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485 00:33:57,295 --> 00:33:59,364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486 00:33:59,564 --> 00:34:01,065 서방님은 제가... 487 00:34:01,933 --> 00:34:04,369 사는 길을 도모하는 게 싫으십니까? 488 00:34:05,703 --> 00:34:09,073 꼭 따라 죽어야 좋으신 겝니까? 489 00:34:10,742 --> 00:34:12,077 죽는 거 말고 490 00:34:13,111 --> 00:34:14,312 사는 거요 491 00:34:16,882 --> 00:34:20,118 일단 저는 살리는 것부터 하겠습니다 492 00:34:40,605 --> 00:34:41,671 넌 대체 어딜... 493 00:34:41,738 --> 00:34:44,274 나리는 진짜 저한테 고마워해야 됩니다 494 00:34:44,342 --> 00:34:45,310 제가 나리를 위해 495 00:34:45,377 --> 00:34:47,846 이 한양 도성을 한 바퀴를 뛰고 왔단 말입니다 496 00:34:49,614 --> 00:34:52,848 아니, 근무 중에 도망간 놈이 되려 큰 소리를 내는 것이냐 497 00:34:52,918 --> 00:34:55,854 그럼, 이경 아씨가 눈을 부릅뜨고 나리를 찾는데 498 00:34:57,688 --> 00:34:58,790 잘했다 499 00:34:59,858 --> 00:35:03,461 지금 저, 칭찬받은 겁니까? 500 00:35:05,196 --> 00:35:06,197 비찬아 501 00:35:07,498 --> 00:35:08,431 예 502 00:35:08,499 --> 00:35:11,770 호판 대감을 누가 죽인 것 같으냐 503 00:35:13,572 --> 00:35:15,674 원한이 없는 사람을 찾는 게 빠를걸요? 504 00:35:16,641 --> 00:35:19,811 그렇다면 호판의 그림에 손댈 수 있고 505 00:35:20,178 --> 00:35:21,880 그 독으로 죽일 수 있는 자는? 506 00:35:23,615 --> 00:35:24,749 정부인? 507 00:35:26,818 --> 00:35:28,384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508 00:35:28,453 --> 00:35:30,422 감히 대비마마의 외질이신 분한테 509 00:35:30,889 --> 00:35:32,123 아, 뭐가 됐든 510 00:35:32,891 --> 00:35:34,726 진범을 찾는 게 쉽진 않겠네요 511 00:35:36,328 --> 00:35:38,394 아니, 그럼! 진범을 못 잡으면 512 00:35:38,463 --> 00:35:40,999 그 하인은 그렇게 억울하게 죽어야 한단 말입니까! 513 00:35:41,466 --> 00:35:44,403 오늘 밤 안에 진범을 잡을 수 있냔 말입니다! 514 00:35:45,970 --> 00:35:48,106 그 급한 성정이라면 515 00:35:50,008 --> 00:35:53,709 비찬아, 지금 당장 명도각으로 가 그들의 움직임을 살펴보거라 516 00:35:53,778 --> 00:35:56,479 아니, 필 상단도 아니고 명도각에는 왜... 517 00:35:56,548 --> 00:35:57,680 한시가 급한 일이니 얼른! 518 00:35:57,749 --> 00:35:58,750 예! 519 00:36:06,491 --> 00:36:07,957 괜찮을까요? 520 00:36:08,026 --> 00:36:10,500 파옥을 하는 것도 아닌데 너무 그런 얼굴 하지 마세요 521 00:36:11,429 --> 00:36:13,096 그래도 포청입니다 522 00:36:13,165 --> 00:36:16,466 참형이 정해졌다는데 더 이상 생각할 시간이 없습니다 523 00:36:16,534 --> 00:36:17,569 약은요? 524 00:36:26,344 --> 00:36:27,611 틀림없겠지요? 525 00:36:27,679 --> 00:36:29,481 효과가 확실한 약입니다 526 00:36:30,182 --> 00:36:31,984 의원 하나도 매수해 놓았습니다 527 00:36:33,718 --> 00:36:36,654 한데 그 옷차림으로 가시게요? 528 00:36:39,191 --> 00:36:40,358 나리! 529 00:36:44,062 --> 00:36:47,063 방금 명도각 대행수가 가리개를 한 여인과 나와서 530 00:36:47,132 --> 00:36:48,864 바로 포청 쪽으로 갔습니다 531 00:36:48,934 --> 00:36:50,135 포청이 분명하더냐 532 00:36:50,402 --> 00:36:51,403 예! 533 00:36:52,070 --> 00:36:55,107 난 포청으로 갈 테니 넌 다시 명도각으로 가보거라 534 00:36:55,338 --> 00:36:56,005 예? 535 00:36:56,072 --> 00:36:57,809 또 다른 움직임이 있으면 바로 내게 알리고 536 00:37:19,531 --> 00:37:20,729 대행수님 537 00:37:20,799 --> 00:37:22,467 그간 잘 지냈는가? 538 00:37:24,135 --> 00:37:26,204 내 작은 부탁이 있어서 왔네 539 00:37:26,872 --> 00:37:28,073 어떤... 540 00:37:30,208 --> 00:37:32,844 오늘 들어온 용덕이란 자가 있지 않나 541 00:37:35,013 --> 00:37:37,649 잠시 이야기만 나눌 수 있게 해주게 542 00:37:38,416 --> 00:37:40,986 병석에 노모가 오늘내일 하는데 543 00:37:41,753 --> 00:37:44,189 말이라도 전해줘야 되지 않겠는가 544 00:37:44,756 --> 00:37:48,159 얼굴을 가린 걸 보니까 수상한데... 545 00:37:48,459 --> 00:37:51,861 얼굴에 흉이 심하게 있어 그러니 이해해 주십시오 546 00:37:51,930 --> 00:37:54,365 어허, 참, 이 안 되는데... 547 00:38:00,539 --> 00:38:01,971 아주 잠깐이오 548 00:38:02,040 --> 00:38:03,341 여부가 있겠나 549 00:38:14,886 --> 00:38:15,887 누구시오? 550 00:38:16,521 --> 00:38:18,390 아니, 이걸, 왜... 551 00:38:19,358 --> 00:38:20,992 - 우리 아씨는요! - 쉿 552 00:38:24,028 --> 00:38:25,497 그분은 무사하네 553 00:38:26,598 --> 00:38:30,535 지금부터 내가 하라는 대로 해야 그분을 다시 만날 수가 있어 554 00:38:34,739 --> 00:38:36,341 지금 바로 이걸 드시게 555 00:38:37,008 --> 00:38:40,312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나도 놀라지 말게 556 00:38:41,213 --> 00:38:42,011 예? 557 00:38:42,080 --> 00:38:43,748 아직도 이야기가 안 끝났는가? 558 00:38:44,249 --> 00:38:45,617 이제 다 끝났네 559 00:38:46,351 --> 00:38:49,221 지금 반드시 먹어야 하네, 알겠는가 560 00:38:54,526 --> 00:38:55,891 자, 자, 빨리빨리 갑시다 561 00:38:55,960 --> 00:38:58,763 감히 누가 중죄인에게 면회를 허락했나? 562 00:39:00,899 --> 00:39:04,869 저, 그게 어찌 된 일이냐면요 563 00:39:06,070 --> 00:39:07,939 아씨는 잠시 계십시오 564 00:39:14,712 --> 00:39:16,112 오랜만에 뵙습니다 565 00:39:16,181 --> 00:39:17,615 대행수가 아니오? 566 00:39:17,850 --> 00:39:19,351 여긴 어쩐 일입니까? 567 00:39:19,785 --> 00:39:22,118 나가서 말씀드리겠습니다 568 00:39:22,187 --> 00:39:23,555 잠시 저쪽으로 569 00:39:48,413 --> 00:39:49,447 잠깐 570 00:39:51,049 --> 00:39:52,782 - 가리개를 벗어 보거라 - 예? 571 00:39:52,851 --> 00:39:55,320 문제가 생기기 전에 얼굴부터 확인해야겠다 572 00:39:56,154 --> 00:39:57,920 제가 얼굴에 심하게 흉이 있어... 573 00:39:57,990 --> 00:39:59,691 얼른 얼굴을 보여라, 얼른! 574 00:40:03,561 --> 00:40:04,830 이것 봐라, 이거? 575 00:40:07,632 --> 00:40:08,633 뭣들 하느냐 576 00:40:17,943 --> 00:40:20,278 아녀자한테 무슨 무례한 짓인가! 577 00:40:22,748 --> 00:40:23,849 뉘시오? 578 00:40:32,925 --> 00:40:34,392 금위영 종사관이다 579 00:40:35,593 --> 00:40:37,893 내가 아는 자니 이만 보내주거라 580 00:40:37,963 --> 00:40:40,864 그래도 저 여인이 누구인지는 기록은 해야 합니다 581 00:40:40,933 --> 00:40:45,203 금위영에 바느질거리를 가지러 오는 침모이니 신경쓸 것 없다 582 00:40:45,904 --> 00:40:46,905 예 583 00:40:48,406 --> 00:40:50,075 너도 이제 그만 가보거라 584 00:40:50,708 --> 00:40:51,944 밤이 늦었으니 585 00:40:52,778 --> 00:40:54,646 집으로 곧장 가야할 것이다 586 00:40:54,947 --> 00:40:57,315 네, 고맙습니다 587 00:41:05,290 --> 00:41:06,892 김 포교는 어디 갔는가? 588 00:41:07,960 --> 00:41:10,562 잠시 용무가 있어 저쪽으로 가신 것 같습니다 589 00:41:13,098 --> 00:41:15,197 그럼 좀 오래 걸리겠구먼 590 00:41:15,266 --> 00:41:16,599 난 이만 먼저 가보겠네 591 00:41:16,668 --> 00:41:18,169 내가 왔다고 전해주게 592 00:41:18,437 --> 00:41:19,438 예 593 00:42:02,581 --> 00:42:04,783 도대체 무슨 일을 벌이는 겁니까 594 00:42:32,677 --> 00:42:33,845 냄새... 595 00:42:35,547 --> 00:42:36,848 거 뭔 일이오? 596 00:42:37,849 --> 00:42:39,384 살려주십시오 597 00:42:40,219 --> 00:42:41,253 이러다... 598 00:42:41,653 --> 00:42:42,854 죽을 것 같... 599 00:42:43,788 --> 00:42:47,892 두시진 전부터 토악질과 설사를 폭포수처럼 하고 있습니다 600 00:42:48,660 --> 00:42:50,629 혹, 역병 아닌가? 601 00:42:51,563 --> 00:42:53,529 - 포교 나리! - 포교 나리! 602 00:42:53,598 --> 00:42:54,664 포교 나리! 603 00:42:54,733 --> 00:42:56,801 - 포교 나리! - 포교 나리! 604 00:43:08,948 --> 00:43:11,449 아주 그냥 큰일 날 뻔했네, 그려 605 00:43:11,784 --> 00:43:13,485 역병이 웬 말이여, 역병이 606 00:43:33,138 --> 00:43:34,540 - 가시죠 - 어여 가세 607 00:43:44,650 --> 00:43:45,651 이보시게 608 00:43:47,686 --> 00:43:48,721 괜찮으시오? 609 00:43:53,291 --> 00:43:55,227 아씨, 아씨! 610 00:43:57,996 --> 00:43:59,029 진짜 죽은 건 아니겠지? 611 00:43:59,097 --> 00:44:01,197 에이, 사람 그렇게 쉽게 안 죽어요 612 00:44:01,266 --> 00:44:02,801 이보시게, 이보시게 613 00:44:03,135 --> 00:44:05,671 정신 차려보시게, 정신, 정신, 정신! 614 00:44:07,840 --> 00:44:09,207 거봐요, 살았습니다 615 00:44:20,219 --> 00:44:22,020 더는 선 넘지 마시지요 616 00:44:33,098 --> 00:44:36,067 여기까지 왔는데 멈출 수는 없지요 617 00:44:45,177 --> 00:44:48,111 내가 시선을 끌 테니 넌 이자를 데리고 안전하게 가거라 618 00:44:48,180 --> 00:44:49,181 예, 아씨 619 00:44:54,586 --> 00:44:55,952 너는 시신을 쫓아라 620 00:44:56,021 --> 00:44:57,854 저분이 우리 미담 님 아닙니까 621 00:44:57,923 --> 00:44:58,924 어서 쫓아라! 622 00:45:07,799 --> 00:45:09,701 너희들이 정녕 미친 것이냐! 623 00:45:09,935 --> 00:45:12,668 참형에 처할 중죄인을 어디 함부로 처리한 것이야! 624 00:45:12,738 --> 00:45:16,072 밤새 토악질과 설사를 해대다 쓰러져 의원을 불렀더니 625 00:45:16,141 --> 00:45:18,744 역병으로 이미 죽었다 해서... 626 00:45:19,078 --> 00:45:22,714 다른 죄수들까지 다 옮을까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요 627 00:45:23,048 --> 00:45:25,851 자네들이 옮을까 두려웠던 것은 아니고! 628 00:45:26,651 --> 00:45:27,550 송구합니다 629 00:45:27,619 --> 00:45:31,757 지금 자네들 목도 내 목도 날아갈 판국인데 그게 문젠가! 630 00:45:43,736 --> 00:45:45,004 이만 멈추시오! 631 00:45:50,075 --> 00:45:51,777 이만 멈추시라 했습니다! 632 00:45:55,948 --> 00:45:57,182 말을 세우시오! 633 00:45:59,418 --> 00:46:00,853 당장 멈추시오! 634 00:46:03,588 --> 00:46:05,024 멈추시오, 부인! 635 00:46:15,601 --> 00:46:17,067 방금 뭐라 하셨습니까? 636 00:46:17,135 --> 00:46:18,835 그만 멈추시라 했습니다 637 00:46:18,904 --> 00:46:20,038 그 뒤에 638 00:46:20,406 --> 00:46:22,641 이미 여러 번 기회를 드렸을 텐데요 639 00:46:23,976 --> 00:46:27,513 이 정도 일을 벌이시는 분이 그 정도 눈치도 없으십니까 640 00:46:28,414 --> 00:46:31,450 이자는, 내가 누군지 정확히 알고 있다 641 00:46:36,422 --> 00:46:39,525 제가 활보단 검을 더 잘 씁니다만 642 00:46:43,396 --> 00:46:45,561 나리께서 뭘 알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643 00:46:45,631 --> 00:46:46,930 모두 오해입니다 644 00:46:46,999 --> 00:46:49,565 전부 다 잘못 알고 계신 겁니다 645 00:46:49,635 --> 00:46:53,138 내일, 좌상 대감께 이 일을 의논 드려야겠습니까! 646 00:46:57,510 --> 00:46:58,975 바라는 게 무엇입니까 647 00:46:59,044 --> 00:47:01,580 지금 얼마나 큰 죄를 저지르고 계신지 아십니까 648 00:47:01,914 --> 00:47:04,914 만약 이 일이 발각되면 어찌 될지 생각은 안 해보셨습니까! 649 00:47:04,983 --> 00:47:06,682 억울한 두 목숨이 걸린 일입니다! 650 00:47:06,752 --> 00:47:07,920 부인 목숨은요! 651 00:47:11,123 --> 00:47:15,061 지금, 제 걱정을 하시는 겁니까? 652 00:47:18,064 --> 00:47:20,230 일이 복잡해졌으니 그렇지 않소! 653 00:47:20,299 --> 00:47:22,932 내 방도를 찾고 있었는데 그쪽이 방도라 하여, 시신을 훔쳐서 654 00:47:23,002 --> 00:47:25,972 내가 찾은 방도는 소용이 없어졌고 그 찾은 방도가 잘못되면 655 00:47:27,573 --> 00:47:29,942 아, 이게 다 부인이 경거망동하여 그런 것 아니요! 656 00:47:32,078 --> 00:47:34,811 그간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657 00:47:34,880 --> 00:47:37,346 그러니 이번 일도 종사관 나리가 나라 법으로 658 00:47:37,416 --> 00:47:40,152 잘 해결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659 00:47:49,595 --> 00:47:51,964 내일 밤, 명도각에서 봅시다! 660 00:48:13,886 --> 00:48:15,087 큰일 났어 661 00:48:16,556 --> 00:48:18,090 언능 찾아서 가자고 662 00:48:21,827 --> 00:48:24,093 - 없어! - 없어! 663 00:48:24,163 --> 00:48:25,364 없어, 없어 664 00:48:46,318 --> 00:48:49,054 형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665 00:48:51,724 --> 00:48:52,892 들어오너라 666 00:49:04,403 --> 00:49:07,106 아침부터 몰골이 왜 그 모양이냐 667 00:49:11,810 --> 00:49:14,713 형님께 급히 상의드릴 일이 있습니다 668 00:49:15,348 --> 00:49:16,482 일단 앉거라 669 00:49:21,587 --> 00:49:23,786 호판의 범인으로 추포된 자가 있습니다 670 00:49:23,856 --> 00:49:25,021 알고 있다 671 00:49:25,090 --> 00:49:26,422 그 집 하인이라며 672 00:49:26,492 --> 00:49:29,992 그자가 범인이 아니라는 증언을 들었습니다 673 00:49:30,062 --> 00:49:31,497 그게 무슨 소리냐 674 00:49:32,198 --> 00:49:33,696 그자가 진범이 아니라면 675 00:49:33,766 --> 00:49:36,465 포청에 알려 사건을 다시 조사하면 될 일 아니냐 676 00:49:36,535 --> 00:49:40,937 그 증인이 포청에 신분을 알릴 수 없는 사연이 있습니다 677 00:49:41,006 --> 00:49:42,375 그자가 누군데? 678 00:49:42,775 --> 00:49:43,842 그건... 679 00:49:45,278 --> 00:49:47,380 형님께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680 00:49:47,913 --> 00:49:51,950 혹시, 누군지 너무 궁금하다던 바로 그자냐 681 00:49:53,752 --> 00:49:56,419 그래서 지금 날 찾아온 이유가 682 00:49:56,489 --> 00:49:58,321 그 하인을 사면해 달라는 것이냐 683 00:49:58,391 --> 00:50:00,990 아니면 진범을 찾게 도와달라는 것이냐 684 00:50:01,059 --> 00:50:02,359 그것이 아니라 685 00:50:02,428 --> 00:50:06,098 어젯밤 포청에 잡혀있던 그자가 갑자기 죽었습니다 686 00:50:06,965 --> 00:50:08,066 아니, 어쩌다? 687 00:50:08,701 --> 00:50:11,834 그것보다 큰일이 시신이 사라졌습니다 688 00:50:11,904 --> 00:50:13,972 지금 대체 뭐라는 것이냐 689 00:50:14,340 --> 00:50:16,239 그리고 네가 왜 그 이야길... 690 00:50:16,309 --> 00:50:18,477 사라진 시신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691 00:50:18,711 --> 00:50:20,979 형님께서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692 00:50:21,247 --> 00:50:22,448 뭐라고? 693 00:50:24,983 --> 00:50:27,153 대감, 좌상 대감! 694 00:50:31,557 --> 00:50:32,855 무슨 일이신가? 695 00:50:32,925 --> 00:50:35,261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696 00:50:35,761 --> 00:50:38,027 호판을 죽인 그 노비 말입니다 697 00:50:38,096 --> 00:50:40,563 어젯밤 느닷없이 역병에 걸려 죽었답니다 698 00:50:40,633 --> 00:50:44,102 참형을 앞둔 범인이 갑자기 역병에 걸려? 699 00:50:45,538 --> 00:50:47,973 한데 더 해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700 00:50:48,307 --> 00:50:50,306 시신이 감쪽같이 사라졌답니다 701 00:50:50,376 --> 00:50:52,711 그 일로 지금 포청이 난리가 났습니다 702 00:50:56,682 --> 00:50:58,384 - 들어오시게 - 예 703 00:51:01,854 --> 00:51:05,088 나라의 녹을 먹는 네가 국법을 무시하고 704 00:51:05,158 --> 00:51:07,257 사사로이 나랏일을 결정하려는 것이 705 00:51:07,326 --> 00:51:09,292 그 궁금하다는 한 사람 때문인 게냐 706 00:51:09,362 --> 00:51:10,593 그것만은 아닙니다 707 00:51:10,662 --> 00:51:12,228 아무리 가족이라 하나 708 00:51:12,298 --> 00:51:15,231 조정의 대신인 내게 이런 황당한 부탁까지 하는 709 00:51:15,301 --> 00:51:17,236 대단한 명분이라도 있는 것이냐 710 00:51:17,870 --> 00:51:21,040 형님, 호판 대감의 사건이 수상합니다 711 00:51:21,774 --> 00:51:23,075 수상하다니 712 00:51:25,611 --> 00:51:27,379 이 복검안을 한번 보십시오 713 00:51:33,886 --> 00:51:35,918 사인은 두부 타격인데 714 00:51:35,988 --> 00:51:39,391 잇몸과 입안에서 자줏빛 반점들을 제가 보았습니다 715 00:51:40,092 --> 00:51:41,924 그리고 시신의 입안에서 716 00:51:41,994 --> 00:51:44,630 처음 맡아보는 달큰한 꽃 향이 났습니다 717 00:51:47,066 --> 00:51:49,601 지금 달큰한 향이라 했느냐 718 00:51:54,006 --> 00:51:57,209 이것은 호판 대감의 그림 가름대에서 나온 것인데 719 00:51:57,609 --> 00:51:59,879 이것이 물에 녹으면 그 향이 납니다 720 00:52:00,679 --> 00:52:02,044 꽃잎이 녹았다고? 721 00:52:02,114 --> 00:52:03,115 예 722 00:52:03,315 --> 00:52:07,186 게다가 꽃잎이 녹은 물에는 독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723 00:52:10,322 --> 00:52:13,926 일단 다른 이에겐 함부로 발설하지 말고 724 00:52:14,394 --> 00:52:17,096 내 방도를 찾아볼 테니 기다리거라 725 00:52:17,497 --> 00:52:18,531 예, 형님 726 00:52:19,332 --> 00:52:22,267 아무리 찾아봐도 흔적조차 없었답니다 727 00:52:22,668 --> 00:52:26,839 누군가 호판 살해범의 시신을 가져갔다... 728 00:52:27,673 --> 00:52:29,038 도대체 왜? 729 00:52:29,108 --> 00:52:31,441 포도대장에게 책임을 묻고 730 00:52:31,511 --> 00:52:33,646 일을 반드시 해결하겠습니다 731 00:52:37,917 --> 00:52:41,887 포졸을 문책하는 선에서 일을 조속히 마무리 지시게나 732 00:52:42,688 --> 00:52:43,689 예? 733 00:52:43,856 --> 00:52:46,189 어차피 참형에 처해질 자였네 734 00:52:46,258 --> 00:52:48,594 어찌 된들 무슨 문제가 되겠나 735 00:52:49,294 --> 00:52:52,264 오히려 포도청에서 시신을 잃어버렸다면은 736 00:52:52,732 --> 00:52:56,035 백성들 사이에 흉흉한 소문만 돌 것이야 737 00:52:57,236 --> 00:52:59,204 예, 생각해 보니 그렇군요 738 00:52:59,605 --> 00:53:02,174 하면 그리 마무리 짓겠습니다 739 00:53:10,016 --> 00:53:13,519 참형에 처할 시신에 손을 대다니 740 00:53:15,288 --> 00:53:18,891 감히 어떤 자가 그리 대담한 짓을 한단 말인가 741 00:53:27,066 --> 00:53:29,198 이러다 마님 빼고 다 알겠습니다! 742 00:53:29,268 --> 00:53:31,470 나도 안다, 잘못한 거 743 00:53:31,870 --> 00:53:35,371 종사관입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금위영 종사관! 744 00:53:35,441 --> 00:53:36,739 걱정 말거라 745 00:53:36,809 --> 00:53:39,842 내 해결 방도를 생각해 그자의 입을 딱 막을 테니 746 00:53:39,912 --> 00:53:41,877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기라도 하시게요? 747 00:53:41,948 --> 00:53:43,246 그건 이미 실패했고 748 00:53:43,316 --> 00:53:45,815 - 혹시 약점이라도 잡으셨어요? - 내 약점보다 크겠느냐 749 00:53:45,884 --> 00:53:48,654 그럼 어떻게 입을 막으시려고요! 750 00:53:49,322 --> 00:53:52,058 진실과 믿음, 그리고 751 00:53:53,092 --> 00:53:55,294 불쌍함으로 다가가 볼 작정이다 752 00:53:57,696 --> 00:53:59,966 종사관 나리의 뭘 믿고! 753 00:54:01,467 --> 00:54:04,537 또 너무 못 믿고 그럴 자는 아닌 것 같고 754 00:54:05,738 --> 00:54:07,340 아니, 근데 좀 이상해 755 00:54:07,873 --> 00:54:09,008 뭐가요? 756 00:54:12,645 --> 00:54:15,982 그동안 알면서 왜 모른 척을 했지? 757 00:54:21,020 --> 00:54:22,454 얼굴도 가려주고 758 00:54:22,955 --> 00:54:24,256 멈춰라! 759 00:54:29,929 --> 00:54:30,993 도와도 주고 760 00:54:31,063 --> 00:54:33,933 지금 설마 그분 편을 드시는 겁니까? 761 00:54:35,568 --> 00:54:37,133 쥐도 새도 762 00:54:37,203 --> 00:54:38,901 아무래도 그 방법이 좋을 것 같구나 763 00:54:38,971 --> 00:54:41,073 그래서 어떻게 하시려고요 764 00:54:43,710 --> 00:54:46,078 내가 지금 그걸 아는 얼굴로 보이느냐 765 00:54:46,512 --> 00:54:49,515 난 그저 백 씨를 좀 도우려고 했을 뿐인데 766 00:54:50,617 --> 00:54:54,486 뭔가 엄청난 것이 몰려올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드는 게... 767 00:54:55,888 --> 00:54:59,626 내가 뭔가를 잘못 건드린 겐가? 768 00:55:27,387 --> 00:55:28,454 전하! 769 00:55:34,194 --> 00:55:35,528 바로 이 향이다 770 00:55:36,429 --> 00:55:38,564 내가 맡았던 그 향이... 771 00:55:41,401 --> 00:55:44,036 이것이 호판의 그림 가름대에서 나왔다고? 772 00:55:44,504 --> 00:55:45,705 예, 전하 773 00:55:46,038 --> 00:55:49,475 분명 호판은 이것을 마시고 죽은 듯합니다 774 00:55:52,578 --> 00:55:57,280 그때는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아무도 내 말을 775 00:55:57,350 --> 00:55:59,616 성심을 굳건히 하셔야 합니다 776 00:55:59,685 --> 00:56:01,487 비로소 단서를 찾았으니 777 00:56:01,787 --> 00:56:04,490 곧 관련된 자들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778 00:56:07,660 --> 00:56:10,563 이 모든 것을 알아낸 사람이 자네 아우이니 779 00:56:11,264 --> 00:56:14,033 이젠 그 아이를 직접 볼 수밖에 없겠구나 780 00:56:16,970 --> 00:56:20,239 그리고 한 가지 청이 있사옵니다 781 00:56:20,573 --> 00:56:21,837 무엇인가 782 00:56:21,908 --> 00:56:25,411 범인으로 지목된 그 하인은 죄가 없는 듯하니 783 00:56:25,779 --> 00:56:27,577 시신이 사라진 일도 784 00:56:27,646 --> 00:56:30,716 일단 잡음 없이 종결돼야 할 것 같습니다 785 00:56:31,417 --> 00:56:32,649 그래야지 786 00:56:32,718 --> 00:56:35,454 그들도 시끄러워지는 걸 싫어하지 않겠느냐 787 00:56:35,989 --> 00:56:39,492 문제없이 마무리 짓기 위해 먼저 움직일 것이 분명하다 788 00:56:44,030 --> 00:56:48,534 이제부터 할 일이 많아질 것이다 789 00:56:49,903 --> 00:56:51,237 나도, 자네도 790 00:56:54,007 --> 00:56:55,641 그리고 자네 아우도 791 00:57:23,169 --> 00:57:24,333 또 무엇이 문제냐 792 00:57:24,404 --> 00:57:26,272 우리 미담 님을 어쩌신 겁니까? 793 00:57:27,173 --> 00:57:28,438 시신을 어디로 데려가더냐 794 00:57:28,508 --> 00:57:30,410 미담 님 어쩌신 거냐고요! 795 00:57:31,243 --> 00:57:34,778 너희 미담 님은 비겁한 수를 쓰고 도망갔다 796 00:57:34,847 --> 00:57:38,481 우리 미담 님이 비겁한 수를 썼을 리가 없습니다! 797 00:57:38,551 --> 00:57:40,487 내가 너희 미담 님 때문에! 798 00:57:41,688 --> 00:57:43,352 말도 못 찾고 799 00:57:43,423 --> 00:57:46,456 거기서부터 여기까지 걸어오는데 800 00:57:46,526 --> 00:57:48,761 얼마나 힘들었는 줄 아느냐? 801 00:57:50,330 --> 00:57:53,566 우리 미담 님만 무사하시면 다행입니다 802 00:57:56,268 --> 00:57:58,405 시신을 명도각으로 데려갔느냐? 803 00:57:59,105 --> 00:58:01,173 어? 어찌 아셨습니까? 804 00:58:01,574 --> 00:58:02,642 비찬아 805 00:58:07,714 --> 00:58:11,213 넌 내가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 그게 옳은 일이라면 806 00:58:11,284 --> 00:58:15,688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비밀을 지키고 따르겠느냐 807 00:58:17,490 --> 00:58:20,189 그,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808 00:58:20,260 --> 00:58:22,558 금전적인 문제랑 위험한 일에는 엮이지 말라고 809 00:58:22,628 --> 00:58:25,365 저희 어머니께서 누누이 말씀하셨습니다 810 00:58:26,066 --> 00:58:27,597 너희 미담 님을 돕는 일인데... 811 00:58:27,667 --> 00:58:28,935 나 이 비찬! 812 00:58:29,669 --> 00:58:31,571 나리를 끝까지 따르겠습니다 813 00:58:35,608 --> 00:58:36,909 죽을 때까지 814 00:58:38,478 --> 00:58:39,512 어르신! 815 00:58:41,014 --> 00:58:42,445 복면은 아직이냐 816 00:58:42,515 --> 00:58:44,117 찾고는 있으나 아직... 817 00:58:44,650 --> 00:58:45,651 어젯밤! 818 00:58:46,852 --> 00:58:51,955 포청에 잡혀갔던 호판 대감 살해범 시신이 사라졌답니다 819 00:58:52,025 --> 00:58:52,789 뭐? 820 00:58:52,858 --> 00:58:56,258 그 일로 포청이 발칵 뒤집혀졌다던데 821 00:58:56,329 --> 00:58:59,796 다행히 조정에선 어차피 참형을 당할 자였으니 822 00:58:59,865 --> 00:59:01,831 사건을 종결하라 했답니다 823 00:59:01,901 --> 00:59:05,205 시신이 사라지다니 무슨 그런 황당한... 824 00:59:06,806 --> 00:59:09,442 일단 누가 그 시신을 가져갔는지 알아봐야겠다 825 00:59:09,876 --> 00:59:12,278 예, 어르신 소상히 알아보겠습니다 826 00:59:18,685 --> 00:59:21,384 포도대장이 궁궐에 불려가 827 00:59:21,454 --> 00:59:25,058 호조 판서의 살인 사건을 무사히 해결했다고 828 00:59:26,259 --> 00:59:28,728 아주 큰 칭찬을 받았다 829 00:59:29,896 --> 00:59:36,369 대체 포청이 왜 칭찬을 받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단 말이지! 830 00:59:36,770 --> 00:59:41,374 이건 뭐 범인이 허술하게 나 여깄소! 한 거나 뭐가 달라 831 00:59:41,908 --> 00:59:44,975 포청에서 대체 한 게 뭔데, 뭔데! 832 00:59:45,044 --> 00:59:47,881 궐까지 들어가 칭찬을 받냐고! 833 00:59:51,284 --> 00:59:52,786 그 소식 들었어요? 834 00:59:53,587 --> 00:59:56,890 이판 댁, 수절하는 그 둘째 며느리 말이에요 835 00:59:57,957 --> 01:00:00,159 밤에 야반도주를 했답니다 836 01:00:01,360 --> 01:00:05,031 그, 물레방앗간에서 서로 그... 837 01:00:06,600 --> 01:00:08,768 손뼉이 뭐, 응? 838 01:00:14,007 --> 01:00:19,609 저, 암튼, 그러다 이판 부인한테 딱 걸렸다는 소문이던데... 839 01:00:19,679 --> 01:00:22,616 어찌 그런 추잡한 이야기를 하십니까 840 01:00:23,617 --> 01:00:25,819 그냥 소문일 뿐입니다 841 01:00:26,686 --> 01:00:30,620 허튼 그 일 때문에 이판 댁이 발칵 뒤집혀서 842 01:00:30,690 --> 01:00:36,759 아유, 당분간 얼굴이나 들고 모란회에 나타나겠습니까? 843 01:00:36,830 --> 01:00:41,467 우리 며느리가 얼마나 조신한데 그런 지저분한 얘기를 듣게 하는가 844 01:00:44,070 --> 01:00:46,305 너도 이런 얘기는 듣지 말고 845 01:00:46,606 --> 01:00:49,075 사당에 올라가 마음을 다잡거라 846 01:00:49,776 --> 01:00:51,044 예, 어머님 847 01:00:59,518 --> 01:01:01,120 '명도각' 848 01:01:02,689 --> 01:01:03,990 다음에 뵙겠습니다 849 01:01:27,814 --> 01:01:30,850 이것이 나리께서 원하시는 것인가요? 850 01:01:32,719 --> 01:01:35,021 부인을 죽게 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851 01:01:36,756 --> 01:01:38,825 발고하실 생각은 있으시고요 852 01:01:41,228 --> 01:01:43,363 뭐야, 안 통한 거야? 853 01:01:45,498 --> 01:01:50,303 어차피 죽을 목숨 나리 앞에서 깨끗하게 끊어 내어 854 01:01:50,837 --> 01:01:52,205 안 말려? 855 01:01:53,606 --> 01:01:55,538 진짜? 말 좀 하라고 856 01:01:55,608 --> 01:01:57,076 끊어내고 857 01:01:58,411 --> 01:01:59,612 실례하겠소 858 01:02:02,282 --> 01:02:04,284 죽는 건 그쪽의 자유지만 859 01:02:04,717 --> 01:02:07,086 누가 내 앞에서 죽는 건 다른 얘기라서요 860 01:02:11,391 --> 01:02:13,226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861 01:02:17,864 --> 01:02:19,933 제가 못 찌를 것 같습니까? 862 01:02:21,367 --> 01:02:23,269 오늘 죽을 생각은 없었는데 863 01:02:24,137 --> 01:02:25,405 어쩔 수 없지요 864 01:02:28,809 --> 01:02:30,243 이유가 뭡니까? 865 01:02:30,844 --> 01:02:33,279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시는 겁니까! 866 01:03:03,877 --> 01:03:06,542 조성후의 유일한 식솔은 누이 하나로 867 01:03:06,612 --> 01:03:08,611 조성후가 실종된 후 혼인하여 868 01:03:08,681 --> 01:03:12,085 좌의정 석지성의 맏며느리가 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869 01:03:12,786 --> 01:03:15,500 이름은 조여화입니다 870 01:03:35,575 --> 01:03:37,344 좌상 댁 맏며느리 871 01:03:38,144 --> 01:03:41,247 조가 여화라 합니다 872 01:04:06,105 --> 01:04:08,742 - 고맙습니다 - 고맙습니다 873 01:04:10,077 --> 01:04:11,778 조심히들 가십시오 874 01:04:12,345 --> 01:04:13,413 자, 가시죠 875 01:04:14,247 --> 01:04:15,315 가십시다 876 01:04:19,119 --> 01:04:21,721 그쪽도 사연이 있으신 거 같은데 877 01:04:22,222 --> 01:04:26,226 반드시 살아남아서 원하는 삶을 사십시오 878 01:04:40,307 --> 01:04:41,774 따뜻한 방에서 879 01:04:42,142 --> 01:04:46,379 하루 온 밤을 같이 지내는 것이 처음인 남녀가 있으니 880 01:04:46,813 --> 01:04:50,017 명도각 전체가 아주 후끈했답니다 881 01:04:50,783 --> 01:04:53,116 이 날씨에 군불이라도 때주셨습니까? 882 01:04:53,186 --> 01:04:54,817 소상히 말씀드릴까요? 883 01:04:54,887 --> 01:04:58,121 서로 연모하는 남녀가 은밀히 합을 맞추는 884 01:04:58,191 --> 01:05:00,527 아니요! 그, 그만하세요! 885 01:05:01,328 --> 01:05:04,464 밤새 요란하던 것이 피곤했을 만도 한데 886 01:05:08,701 --> 01:05:12,468 백 씨가 아씨처럼 낮과 밤이 딱 다른 887 01:05:12,539 --> 01:05:15,075 밤이낮저인가 봅니다 888 01:05:16,242 --> 01:05:17,578 밤이낮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