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돈이 없어.

대장,

그건 아까부터 몇 번이고 들었어요.

그걸 어떡할까 하는 의논이잖아요.

 

도적 습격 후의 복구 문제는 심각했다.

 

본촌 이외의 두 마을을
일단 폐쇄한 뒤처리의 부담이

무겁게 덮쳐오고 있다.

 

메운 우물을 다시 파내기,

부숴버린 집의 보수,

밭을 파기한 것으로 인해

곧 찾아올 겨울을 나기 위한
식량의 충분한 조달.

돈은 아무리 있어도 부족하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도적의 두목을 놓쳐버린 게 아프군.

녀석이라면 현상금으로
금화 200닢은 충분히 됐을 테니까요.

빚을 낼 수는 없겠나?

빌려줄 곳이 없겠죠.

근처의 영지는 하나같이
냉해의 영향으로 여유가 없고,

오히려 우리한테까지 빚을 꿔달라고
하는 곳도 있을 정도니까요.

왕도의 궁정 귀족은?

안 돼, 안 돼!

그딴 수전노 같은 놈들에게 빌렸다간

이자가 금화 한 닢이나 붙을 거라고요!

 

저기...

 

아버님이나 어머님의 본가의 힘을
빌릴 수는 없나요?

나도 아니에스도

본가와 연을 끊었으니 말이다.

벌써 오래됐지.

손자 얼굴도 보여주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뻔뻔하게 돈을 요구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

그랬었죠.

 

우리 부부가 만나게 됐을 적의 이곳은

지금 이상으로 황무지인 영지였거든.

결혼은 주위에서 크게 반대했지.

두 사람은 폭풍 같은 연애 끝에

사랑의 도피나 다름없이 결혼했었죠.

정말이지, 부럽다니까!

 

이 세계에서는 맞선이 주류니까,

분명 힘들었겠지.

아무튼 말이다,

돈이 없어!

그러니까 알고 있다니까요.

 

이것은 천재라고 불리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목숨을 잃고

이세계에서 가난한 귀족의 아들로
전생한 파티셰가

과자와 미소로 넘쳐나는
세상을 목표로 하는,

험난하면서도 달콤하디 달콤한

디저트 같은 이야기이다.

 

그의 꿈,

그것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과자의 나라를 만드는 것.

 

 

매운맛 교섭달콤한 구움과자와

그래서 요 며칠씩이나 세 사람 다
집무실에 틀어박혀 의논했었구나.

네.

페이스,

우리한테 숨기다니 삼삼한데.

바보야, 섭섭하다야.

알고 있어!

루미,

부상은 어때요?

이제 나와도 괜찮은 건가요?

이제 움직여도 된다고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말했으니까.

보는 바와 같이!

 

아얏...

실은 아직 좀 아파.

나 참, 무리하지 마.

괜찮다니까?

 

뭐야?

흐뭇해지는 부부애네요.

그.러.니.까!

그런 거 아니라고!

 

있잖아,

밭을 넓히는 건 어때?

확실히 아직 영내에
개발할 여지는 있어요.

하지만 시간과 일손,

무엇보다 돈이 필요해요.

오늘 내일 당장은 어렵겠죠.

저번에 페이스가 만든 봉카 파이는?

봉카 파이?

 

그거 맛있었는데,

도시에 가져다 파는 건 어때?

 

만드는 건 즐겁지만...

 

정말 즐거웠지!

 

안 돼, 안 돼!

지금은 과자보다 돈 마련!

돈을 벌 수 있을 정도로 만들려면

봉카를 잔뜩 매입해야 되고,

이것도 어렵겠네요.

그럼 있잖아,

페이스가 마법을 가르쳐 주는 건 어때?

마법을 배워서 어떡하게요?

마법을 쓸 수 있으면
큰일을 할 수 있잖아?

그래서,

부자가 돼서
맛있는 걸 매일 먹는 거야!

무리겠네.

 

기적이라도 일어나는 게 아니면.

설령 1만 보 양보해서
마법을 쓸 수 있게 된다 해도,

마르크는 감당 못 해낼걸?

무슨 뜻이야!

불을 낼 줄 알게 된다 해도

자기 불에 통구이가 되는 게
고작이란 거지!

누가 뭐래도 바보니까!

무, 무시하지 마, 임마!

네, 네,

꽁냥대는 건 그 정도로 해두시고.

꽁냥 안 댔거든!

근데 마법이란 건 왠지 되겠는데?

마법, 이요?

페이스,

네 마법, 보여주지 않을래?

뭔가 떠오를지도!

오, 좋은데?

 

세 사람만 우겨대면
뭐도 만든다고 하지.

정말로 힌트가 된다면 좋겠네.

 

이전 세계에서
신작 디저트를 고안할 때도...

동료들과 밤새도록
이것저것 떠오르는 대로 만들었었지.

 

알았어요.

그럼 지면에
마음에 드는 그림을 그려보세요.

뭐든 그려도 돼?

네.

 

뭔가요, 이거?

 

내가 마법으로 드래곤을
퍼벙 하고 해치우는 장면이야!

아, 이거, 드래곤인가요?

 

지렁이에 다리가 난 줄 알았네.

 

루미는 혹시 봉카인가요?

정답.

 

맛있잖아?

옆에 건요?

당연히 봉카 파이지!

 

돌멩이인 줄 알았네, 너무 못 그려서.

뭐라고?

뱀이 기어가는 걸로밖에
안 보이는 그림 주제에!

야,

이 멋있는 드래곤을 못 알아보겠냐?

발상이 애 같다고!

네, 네!

그럼 마법을 쓸게요!

 

전사!

 

대단하다!

그림이 옮겨졌어!

이야, 페이스는
정말로 마법을 쓸 줄 아는구나!

전에 봤잖아요.

 

문질러도 안 지워지네?

사람의 피부라면
2, 3일이면 사라질 거예요.

나무나 벽 같은 데엔 남아버리지만요.

멋진데?

 

할아버지한테 보여줘야지.

있잖아, 페이스,

반대로는 안 돼?

 

반대... 란 건?

 

그린 걸 전사하는 게 아니라 말이야,

뭔가를 전사해서
그림으로 만드는 거야.

전사해서, 그림으로?

집이나, 사람의 얼굴을
지면에 그린다든가 말이야,

그게 가능하면 재밌지 않을까 하고!

뭐 하잔 건지 모르겠는데?

 

바보.

뭐라고?

왕바보.

 

그거예요!

 

맞아요,

그래요!

루미는 천재네요!

 

뭐야, 갑자기!

 

마르크의 색시님께 실례를.

아니, 이제 그거 좀
그만 우려먹으라니까.

 

덕분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그래요?

그만큼이나
영내의 재정이 핍박한가요?

 

하지만,

역시 저희 본가에 의지하는 건
어려울 것 같아요.

 

그렇겠지.

미안하군.

 

아버님!

 

돈을 마련할 좋은 방법이 생각났어요!

 

정말이야, 꼬맹아?

어떤 방법이지?

지난번에 조제 누님의 맞선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죠?

으, 응.

아씨도 곧 있으면 13살,

결혼할 나이대니까요.

아버님께선
순간이동을 쓰실 수 있으니까,

그때는 누님을 데리고
여기저기 얼굴을 알려놓을 수 있었죠.

뭐, 내게 있어서도

딸을 자랑하며 다닐 수 있는 기회니까.

그럼 마법을 쓰지 못하는 부모님들은
어떡하고 있나요?

 

가장 효율적인 건

왕도에서 왕가가 주최하는
밤 연회에 참가하는 거겠지.

그러게,

여행엔 위험이 따르는 법이니.

그래, 이동 수단도 공짜는 아니지.

귀족이 여행하면
돈에 날개가 달려 날아가 버린다고 하죠.

그래서,

이런 걸 팔러 나서보는 건 어떨까요?

 

전사.

 

어머!

 

이건...!

 

대단해, 꼭 닮았어!

마치 거울을 보고 있는 것 같아.

 

임시로 맞선 사진이라고 부르겠습니다.

몰테이른 령의 자제의 마법으로
맞선 사진을 만들면

직접 발걸음 하지 않아도
아이의 얼굴을 선보일 수가 있다,

그렇게 결혼 상대를 찾고 계신 분들께
팔고 다녀보면 어떨까 해서요.

 

과자와 상관없는 지식도

도움이 되는 법이네.

 

이만큼 정밀한 그림이라면

금화 5닢이나 10닢은 내겠군.

화가에게 그리게 하는 것보다
싸게 먹히고,

마법이기에 재료비로 안 들어.

그림으로 대신 자기소개
할 수 있다면, 하면서

거금을 낼 부모도 있겠지.

 

가능할지도 모르겠군.

하지만 꼬맹이의 마법이
들킬지도 모르는데요?

괜찮을까요?

계속 끝까지 숨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면 차라리
제 마법은 그림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어두는 편이

위장수단이 될지도 몰라요.

 

그렇구나.

좋았어.

제일 먼저 레이테슈 백작 등부터
반응을 살펴보지.

페이스 쨩.
제일 먼저 레이테슈 백작 등부터
반응을 살펴보지.

네?
제일 먼저 레이테슈 백작 등부터
반응을 살펴보지.

여기, 잘 보렴.

 

여기 잔주름,

지울 수 없을까?

 

브라울리히 신왕(神王)국의 남부,

레이테슈 백작령은

동방과 남방이 바다에 면한 변경인데,

영내엔 50개를 넘는 마을들과

중심이 되는 마을이 네 개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다스리는 영내의 수도가

각 마을과 도로로 이어져 있는

남방에서도 손꼽히는 대영지.

 

레이테슈 백작령 레이테슈발
그 중심이 이곳,

레이테슈 백작령 레이테슈발
영도(領都) 레이테슈발이다.

 

레이테슈 각하를 만나고자
찾아뵈었습니다.

문 앞을 지나가게 해주었으면 하는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토벌하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이라도 하러 온 걸까?

고작 시골 귀족이 무슨 말을 한들

두려워할 것 없습니다.

 

그렇지.

적당히 구슬려서 돌려보내도록 하지.

 

주인 나리,

몰테이른 각하를 모셔왔습니다.

들여보내드려라.

 

잘 와주셨습니다.

이름 높은 몰테이른 경을
만나게 되어 영광이군요.

레이테슈 변경령의 영주,

브리오슈 살그렛트 밀 레이테슈입니다.

 

잘 들어라, 페이스.

레이테슈 백작은 선대 영주의 장녀다.

 

선대들이 전란으로 죽고

유일한 후계자권을 가진
그녀의 적자(嫡子)가

당시엔 아직 어렸다.

그 때문에 적자가
성인이 될 때까지라며

브리오슈가 영주 자리에 앉았다.

그게 지금의 영주인가요?

그래,

그 적자도
병으로 성인이 되기 전에 죽었거든.

 

오늘은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레이테슈 경.

어머,

이쪽은 귀여운 신사분이군요.

 

얼핏 온화해 보여.

하지만 빈틈없이
우리를 관찰하고 있어.

 

차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이거 황송하군요.

 

이것은...!

구움과자, 쿠키다!

차는 저희 가문에서 매매하고 있는

최상급으로 준비했습니다.

레이테슈의 차라면
왕도에서도 이름이 통한다고 들었습니다.

 

참으로 맛있군!

소문과 다르지 않은
훌륭한 향과 맛입니다.

칭찬해 주셔서 기쁘군요.

 

전엔 곧잘 쿠키도 만들었었지.

굽기 전까지의 시간과 온도가 생명이지.

 

이건...

 

보통 어린아이라면 단 걸 줘놓으면

신나서 떠들 텐데...

 

몰테이른 경은 무훈뿐만이 아니라,

그 황야를 풍요롭게 만든 수완도 그렇고

통치에도 뛰어난 분이라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농업 행정도 잘 아신다니

꼭 좀 가르침을 주셨으면 하는군요.

과분한 평가를 받아 황송합니다.

하지만

저희 영지가 사람들을
먹여살릴 수 있게 된 것도

전부 아들의 수완 덕,

저 같은 건 별 재주가 없습니다.

어머, 겸손하시긴.

저 같은 건
영지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실적을 뽐내지 않으실 줄이야.

 

뭐,

아직 열 살도 안 되는 어린아이가

영지 개혁을 선도하고 있다고는

보통은 믿기지 않겠지.

 

자제분도
경과 같은 아버지를 모시게 되어

자랑스럽겠지요.

드디어 내게 말을 붙이네.

찬스야.

네, 저희 가문의 발전은
오로지 아버지 덕분입니다.

당연히 그렇겠지요.

 

일전에 아버지께서
고생하셔서 키우신 영지에

괘씸한 자들이 들이닥쳤습니다.

 

수백 명의 도적 집단으로

저나 아이들도
싸워야만 할 정도였습니다.

 

수백 명?

사실은 50명 정도였지만,

거짓말도 하나의 방편.

호들갑을 떨어 동요시키는 것도

그랬군요.
호들갑을 떨어 동요시키는 것도

교섭의 기술이야.

 

이런,

어린애가 본론을 먼저 꺼냈어!

 

그 나이에 귀족의 의무를 다하다니
훌륭하군요.

저희 가문 사람들도
본받았으면 좋겠군요.

실은 붙잡은 도적을 추궁해 본 바,

이곳 레이테슈발에 있었던 자들인
모양입니다만.

 

배상 협상인 모양이군.

여기선 시치미 떼는 게.

그건 처음 듣는군요.

정말인가요?

의심되신다면 도적 몇 명 정도
넘겨드릴 의사가 있습니다.

 

짚이시는 데가 없다면

이대로 왕가에 넘겨

대대적으로 조사하게 되겠습니다만,

괜찮으시겠지요?

이 아이...

그럼 그 이야기가 옳다고 한다면,

지난번에 저희 가문의 영내에서
괴멸시킨 도적의 생존자가

도망쳐버린 걸지도 모르겠군요.

 

레이테슈 백작령에서

도적 토벌에 실패한 모양이야.

 

도적들은

자신들은 백작령에서의 토벌을
격퇴한 뒤에 이동했다,

...라고 말하더군요.

귀댁께선 괴멸시켰다고 하신다면,

그들은 어디의 토벌대를
격퇴시킨 걸까요?

누구와 싸웠단 것일까요?

 

글쎄, 그건 모르겠군요.

애당초 저희 가문이 괴멸시킨 도적과

그쪽이 붙잡은 도적이
같은 도적이란 근거가 있으신지?

 

도적 중 한 명이 가지고 있던 것입니다.

귀댁의 문장이 들어있더군요.

 

저건, 부하의...

 

당했어!

 

저희 가문으로서는

귀댁에 의한 토벌은 실패,

그 결과, 우리 령에 흘러들어온 자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납득하기 힘든걸.

각하의 입장도 이해합니다.

저희 가문으로서도 이 건으로
소란을 일으킬 생각은 없습니다.

그것참 감사하군.

하지만

잔당이라곤 해도

원래는 귀댁의 영내에서 온 도적.

그런 부분을 고려해 주셔서

온정을 베풀어주십사, 하고.

온정이라...

합당한 대가로 인계받는다,

이건 어떨까요?

그래요,

금화 백 닢이면?

각하,

저희 가문의 피해를 조금 더
배려해 주실 수 없을까요?

어린아이라곤 생각할 수 없는 말인걸.

그럼 130닢.

한 번 더 고려를.

 

150...

 

좋을 것 같습니다.

아버님도 괜찮으신가요?

그래.

 

이 아이...

보통이 아니야.

 

조금 전의 몰테이른 경의 말,

아무래도 겸손이 아니었던 모양인걸.

본래라면 교섭에 임해야 할 건
몰테이른 경,

그런데...

 

뭐 금화 150닢,

도적을 놓쳐서
근처 영지로 피해를 퍼트렸다며

왕가의 신뢰에 금이 가는 것에 비하면

싼값이지.

 

아버님,

150닢 분명 받았습니다!

 

솔직히 어린아이라고 얕보았군요.

이번엔 나의 완패.

여러 가지로 실례되는 말씀을 드린 점,

용서해 주십시오.

아직 이름을 듣지 못했군요.

소개가 늦었군요.

캐서롤 밀 몰테이른의 아들,

페이스트리라고 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페이스트리...

기억해두지.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답니다.

네.

조금 전에 차를 마실 때에

고개를 갸웃하더군요.

 

차에 무슨 문제라도?

아뇨, 아뇨,

무척 맛있는 차였습니다.

다만...

다만?

곁들인 과자의 단맛이
다소 과했었는지라.

 

어머.

구움과자를 차와 같이 먹을 때는

조금 더 단맛을 자제하는 면이
무난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다음엔 꼭 한 번

페이스!
다음엔 꼭 한 번

단맛을 자제한 걸 만들어 보심이?

그러면 차의 향기도 두드러지고,

차도 과자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겁니다!

어, 어머,

미각이 뛰어난가 보군요.

단맛을 자제하려면...

 

페이스!

 

터무니없는 실례를.

 

약아빠진 줄로만 알았는데,

자, 슬슬 물러나도록 하지.
약아빠진 줄로만 알았는데,

자, 슬슬 물러나도록 하지.
이렇게 보니...

네.
이렇게 보니...

선물도 들고 오지 못하고
대단한 무례를 저질렀군요.

괜찮으시다면 이것을.

 

전사.

 

근사하군요.

 

고마워요.

 

맛있는 차와

백작 각하의
관대한 마음 씀씀이에 대한 답례로.

 

다음번의 이상한 전생은,

달콤한 맞선 사진과 쌍둥이 영애

음미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