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개는 개방하고,
ISO는...
이 정도면 되나.
셔터 스피드는 20초.
초점은 수동으로.
머릿속에서 밤은 숨을 쉬고 있어
내일 세상이 변해있지 않도록
당신에게 얼마나 농담이 통할지
고쳐 쓴 글자 고민하고서는 지우고
너는 방과 후, 인섬니아
눈을 감고 머릿속에 그림을 그렸어
돌아갈 수 없게 될 것 같을 때
마음 든든한 말은 두려우니까
어떻게든 어루만져 손을 쥐고
언제 만나게 된다면
언제 웃게 된다면
언제 돌아간다면
벗어던질까
내가 지켜온 마음은 당신이 내게 준 것
건배!
맛있어!
시험 끝나고 먹는 버블티는
그렇구려.
왜 그래?
이사키 것도 맛있어 보여.
한입 줘!
카니는 맨날 남의 것 좀
뭐?
사람을 악녀인 것처럼 말하고.
아, 전혀 틀린 소리도 아니네.
자.
한 입 할 거 없이,
두 입이든 세 입이든.
왠지 선심 쓰네.
시험 감이 좋기라도 했어?
지나간 시간을 후회해 봤자
앞으로 걸어나가야지.
버블티 최고!
이사키도 못 봤구나.
말은 그래도
앞으로 10분,
아니, 5분만 더 있었어도
그때 말이야...
자, 거기까지!
뒤에서부터 걷어와.
뭐야, 그 여유, 열받아!
그야 공부론 못 당해내죠!
하지만 내가 더 귀엽거든!
응.
성격도 좋거든!
응?
나카미 얘기하니 생각났는데,
나, 천문부 들어갔어!
천문부는 폐부 된 거 아니었어?
그랬었는데,
부활했어.
나카미가 부장이고, 부원은 나.
고문이 쿠라시키 선생님.
OB 선배도 있고.
이사키, 별 같은 거 보는구나.
맞아, 맞아.
8월에 유성군 관측회도 할 거야.
너희도 와!
행사장은 한밤의 학교!
-한밤의 학교?
-갈래, 갈래!
별은 솔직히 흥미 없는 편이지만,
한밤에 학교에 있는 게 특별한 느낌!
재밌겠다!
부장은 마음에 안 들지만.
카니도 참 집념이 대단해.
악녀니까.
노노 양까지?
있잖아, 있잖아.
일곱 다리 건너기라고 알아?
뭐야, 뭐야, 괴담?
듣고 싶어!
무서운 얘기가 아니라,
쿠요 고교의 전해져 오는 얘긴데,
마음에 둔 사람이랑 말없이
미소기 강의 일곱 다리를 다 건너면
그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게 된대.
애당초 일곱 개 다리
그치?
'어쩌라고?' 하게 되지?
그치만...
좋겠다!
뭐야?
불꽃놀이 대회 손잡고 데이트 예습.
무의미해라...
됐으니까 쥐어!
잠깐... 악력 좀...!
이러니까 이 암컷 고릴라는...!
응, 무슨 말 했어?
항구 축제,
작년엔 어린이회의 초롱 행렬로
강가를 세 바퀴 돌았어.
나, 작년에 봤어.
불빛이 잔뜩이라 예뻤어.
불꽃놀이 데이트 할 수 있으면
고쳐 쓴 글자 고민하고서는 지우고
잠에 빠져드네
또 각별하구려.
갖고 싶어 하지 마.
뭐 되는 것도 없지.
매번 좋은 점수 따잖아, 카니.
풀었을 텐데,
-한밤의 학교?
-갈래, 갈래!
같이 건너는 시점에서 커플이잖아.
어린애들 돌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