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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갓 태어난 그 아이도

 

스파르타 전통의
검사를 거쳤다

 

체격이 왜소했거나
장애가 있었다면

 

버려졌을 것이다

 

그리고 걸음마를 시작한 순간부터
싸우는 법을 배웠다

 

절대 물러서거나
항복해선 안 되며

 

스파르타를 위해 싸우다
전장에서 죽는 게

 

최고의 영광이라고 배웠다

 

7살이 되자
스파르타 전통에 따라

 

엄마의 품을 떠나
폭력의 세상에 내던져졌다

 

최고의 전사를 양성하기 위해
300년 전 시작된

 

스파르타의 가혹한
군사 훈련!

 

'아고게'라 불린다
사내아이는 싸우고

 

굶주리고 훔쳤으며

 

필요하다면 죽여야 했다

 

잘못을 저지르면
채찍질을 당했고

 

고통이나 자비를
보여서는 안 됐다

 

훈련은 끝이 없었고
숲속에선

 

지혜와 의지만으로
자연과 싸워 이겨야 했다

 

그의 성년식이었다

 

숲에서 살아남아

 

용맹한 전사가 돼
집으로 돌아가거나

 

죽는 것이다

 

늑대가 아이의 주변을 맴돈다

 

강철과 같은 발톱

 

암흑처럼 시커먼 털

 

붉은 눈은

 

지옥에서 떨어진
보석처럼 빛났다

 

커다란 늑대는 코를 킁킁대며

 

눈앞에 놓인
먹이의 냄새를 음미했다

 

그는 겁내지 않았고

 

온몸의 감각 기관은
살아서 꿈틀댔다

 

차가운 밤공기가
허파에스며들고

 

나무는 밤바람에
세차게 흔들렸다

 

손은 떨리지 않았고

 

자세는

 

완벽했다!

 

죽은 것으로 여겨졌던
그 사내아이는

 

성스러운 스파르타의 백성들에게
돌아가 왕이 되었으니

 

바로 레오니다스 왕이시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지금

 

그 늑대처럼 포악한
맹수가 다시 나타나

 

끈기와 자신감으로
먹이를 노리고 있다

 

병사와 말로 이뤄진
그 맹수는

 

칼과 창을 지녔다

 

노예들로 구성된
거대한 페르시아 군대가

 

이성과 정의를 중시하는
작은 그리스를 치려는 것이다

 

맹수가 다가온다

 

그 맹수를 자극한 것은
레오니다스 왕이셨다

 

지금 땀을 많이 흘려야
전장에서 피를 덜 흘려

 

선왕 말씀이

 

공포는 늘 존재하니

 

그걸 받아들여야만
강해진다고 하셨다

 

왕비님

 

페르시아 밀사가 기다립니다

 

명심해라

 

스파르타의 진짜 힘은
옆에 서 있는 전사다

 

그를 존경하고 명예를 지키면
너도 존경받는다

 

처음엔

 

- 머리로 싸워
- 그러곤 가슴으로!

 

무슨 일이오?

 

페르시아 밀사예요

 

가르침을 명심해라

 

- 존경과 명예!
- 그래

 

테론 의원님
밀사를 먼저 만났군요

 

손님들이 왔으니
접대를 해야지요

 

어련하겠소!

 

스파르타에선

 

왕의 밀사라 해도
자신이 뱉은 말에

 

책임져야 함을 명심해라

 

말하라
용건이 뭔가?

 

흙과 물!

 

흙과 물을 받으려고
이 먼 곳까지 왔다?

 

속임수를 부렸다간
무사하지 못해

 

대장부들 대화에
여자가 나서다니

 

스파르타 여자만이
대장부를 낳아서지

 

좀 걸으면서 얘기하지

 

백성들의 목숨을
소중히 여긴다면

 

잘 들으십시오

 

크세르크세스 황제의
군사력은 막강합니다

 

거대한 군대가 움직이면
땅이 흔들리고

 

물을 들이켜면
강이 마르지요

 

전능하신 황제께서
원하는 건 단 하나

 

흙과 물을 바침으로써

 

황제께 절대복종을
맹세하는 거지요

 

복종?

 

그건 좀 힘들겠군

 

듣자 하니

 

아테네인들도 거부했다지?

 

약해 빠진 호모들과 철학자들이
그 정도 배짱인데

 

- 외교적 해결책을...
- 우리 스파르타를

 

너무 우습게 봤군

 

하고자 하는 말을
신중히 택하십시오

 

왕으로서 마지막 말이
될 수 있지요

 

"흙과 물"

 

이게 무슨 짓입니까?

 

흙과 물?

 

그 밑에 아주 많아

 

누구도 왕의 밀사를
협박할 순 없어!

 

네놈들이 정복한 왕의 해골을
여기 가져왔고

 

왕비를 모욕했으며

 

내 백성들을
죽이겠다 협박했어!

 

난 하고자 하는 말을
신중히 택했다

 

네놈도 그랬어야지

 

신성 모독이야!
미친 짓이라고!

 

미친 짓?

 

여긴 스파르타야!

 

레오니다스 왕이여

 

기다리고 있었다

 

고대 신들을 모시는
제사장 '에포르'들

 

성격은 괴팍했고

 

몰골은 해괴했다

 

레오니다스 왕조차
그들 앞에선 무릎을 꿇었다

 

그들의 허가 없이는
전쟁을 할 수 없으니!

 

페르시아 군대 병력이
수백만에 달한답니다

 

과장된 거겠지만

 

가장 막강한 적이란 건
의심의 여지가 없지요

 

계획을 말하기에 앞서

 

무엇을 가져왔나?

 

우리 스파르타의
월등한 전투력과

 

험준한 지형을 이용
적을 섬멸할 겁니다

 

북쪽 해안으로 가서...

 

지금은 8월이다
보름달이 다가와

 

신들의 축제가
곧 시작되는데

 

그 기간엔 어떤 전쟁도
허락할 수 없다

 

스파르타가 불타고

 

시민들은 죽고

 

아녀자들은 노예로
전락할 것입니다!

 

적군이 상륙하는 해안에
거대한 벽을 쌓아

 

이동을 막고

 

'뜨거운 문' 협곡으로
몰아넣을 겁니다

 

길이 좁아 적군의 숫자는
의미가 없지요

 

그럼 페르시아군의
파상 공격을

 

막아낼 수 있습니다

 

시체가 쌓이면
적군의 사기는 떨어질 것이고

 

그럼 크세르크세스가
전쟁을 포기할 겁니다

 

신탁녀에게 물어보겠다

 

신들을 믿어라, 레오니다스

 

이성을 믿어야지요

 

너의 불경함은

 

이미 크나큰 문제를
야기시켰다

 

더는 안 돼

 

신탁녀의 조언을 구하고
그에 따르겠다

 

병들고 늙은 제사장들!

 

스파르타가 어둠 속에서
깨어나기 전부터

 

선조들이 숭배한
어리석은 전통은

 

레오니다스 왕조차
거부할 수 없다

 

그도 에포르의 말에
따라야 한다

 

그것이 법이다

 

남녀노소 불문
스파르타의 그 누구도

 

심지어는 왕도 법 위에
존재하진 못한다

 

에포르는 아름다운
스파르타 여자들만을

 

신탁녀로 삼았다

 

그녀들의 미모는 저주였다

 

에포르도 남자로서
성욕을 채워야 했으니

 

그들의 영혼은 사악했다

 

"바람에 기도하라"

 

"스파르타는 멸망할 것이다"

 

"그리스 전체가
멸망할 것이다"

 

"인간을 믿지 말고"

 

"신을 숭배하라"

 

"신의 축제를 경축하라!"

 

산에서 내려오는 건
더 힘들었다

 

돼지처럼 역겨운 놈들!

 

해롭고 병들고 썩고

 

부패했다

 

크세르크세스 황제의
편이 되었군요

 

신성한 현자들이여!

 

그렇소

 

스파르타가 불탈 때
황금으로 목욕하고

 

싱싱한 숫처녀들을

 

매일같이

 

제공받게 될 것이오

 

손으로 시작했으니
입술로 끝내셔야죠

 

신탁녀에게 성욕을
빼앗겼나요?

 

왕비를 향한 내 욕망은
누구도 뺏을 수 없소

 

그럼 왜 그러세요?

 

비록

 

음탕한 늙은이들한테
잡혀 있는 숫처녀지만

 

그녀의 말 한마디가
파멸을 부를 수 있소

 

그래서 잠을 못 자고
뒤척이는 거예요?

 

당신의 기분을 좌우할
여자는 한 명이어야죠

 

아내인 저요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려는데

 

국법이 발목을 잡으니
어떻게 해야겠소?

 

스파르타의 왕으로서
남편, 국민으로서

 

고민할 문제가 아니지요

 

자신한테 물어보세요

 

자유인은 어떻게 할까요?

 

- 전부 모였나?
- 명령하신 대로 300명입니다

 

대를 이을 아들을 둔
병사들만 모았죠

 

함께 싸우겠습니다!

 

스파르타를 위해
자유를 위해

 

죽겠습니다!

 

자네 아들이군

 

전장에서 죽기엔
아직 어리잖아

 

아들은 또 있습니다
용맹한 녀석이에요

 

전 녀석보다 어릴 때
왕의 곁에서 싸웠죠

 

자넨 좋은 친구야

 

최고의 지휘관이고!

 

왕이시여!

 

신탁녀가 입을 열었습니다

 

에포르가 출정을 금지했어요

 

법을 지켜야지요

 

- 전쟁은 안 됩니다
- 물론이오

 

전쟁을 하진 않소

 

운동 삼아
산보나 가려는 거요

 

이들은 내 친위대일 뿐

 

군대는 스파르타에 남을 거요

 

어디로 가십니까?

 

정한 곳은 없었는데

 

기왕이면

 

북쪽으로 가야겠군

 

뜨거운 문?

 

출발!

 

어째야겠소?

 

뭘 어쩌겠소?

 

어쩔 거요?

 

스파르타는 아들들이
필요할 거요

 

왕이시여!

 

왕비?

 

꼭 돌아오세요

 

시체가 돼서라도!

 

그러리다

 

"안녕, 내 사랑"

 

작별 인사는 없다

 

스파르타 왕에게

 

감상이나

 

나약함은 사치에 불과하다

 

스파르타의 남자는
냉정하고 강인하다

 

냉정하고 강인해야
스파르타의 남자다

 

우린 행군한다

 

조국과 가족과 자유를 위해

 

우린 행군한다

 

닥소스!

 

- 이거 뜻밖이군요
- 내가 할 소리요

 

- 속았어!
- 군대가 아녔어

 

- 어이가 없군
- 조용!

 

저들이 전부야?

 

전장에 간단 소식에
합류하려고 온 거요

 

피에 굶주렸다면 대환영이오

 

겨우 이 병력으로
싸우겠다는 거요?

 

최소한 우리만큼의
병력을 예상했소

 

당신들보다 많소

 

자네!

 

직업이 뭔가?

 

도공입니다

 

자넨?
직업이 뭐지?

 

- 조각가입니다
- 조각가라...

 

- 자넨?
- 대장장이입니다

 

스파르타 형제들이여!
직업이 뭔가?

 

봤소?

 

당신보다
더 많은 병사를 데려왔소

 

오늘 밤 왕은

 

잠을 못 이룬다

 

그의 40년 인생 여정의

 

마지막 종착역이
다가오고 있으니

 

창과 방패가 부딪치고

 

칼과 뼈, 살점과 피가
난무하는 전장!

 

아쉬운 것은 단 하나

 

병사들의 수가
적다는 것이다

 

미행이 있습니다

 

스파르타부터 우릴 따라왔어

 

왕이시여!
보십시오!

 

어떻게 된 걸까요?

 

주민들은 어딨죠?

 

페르시아군!

 

최소한 20명입니다

 

정찰대군

 

이 발자국들은...

 

뒤쪽이다!

 

꼬마입니다!

 

이젠 조용해요

 

괴물들이

 

어둠을 뚫고 마을로 왔어요

 

날카로운 발톱과 송곳니로

 

사람들을

 

전부 죽였어요

 

나만 빼고요

 

마을 사람들을

 

찾았습니다

 

신은 자비를 모르는가?

 

우리도 죽을 거야

 

입 닫아!

 

꼬마가 말하는 괴물은
페르시아 유령들이오

 

인간의 영혼을
삼키는 자들로

 

죽일 수가 없소

 

우리는 '임모탈'의
적수가 안 돼요

 

임모탈!

 

놈들 명성을
확인해봐야겠군

 

뜨거운 문을 향해
우린 전진한다

 

그 좁다란 협곡에서

 

적의 숫자는 의미가 없다

 

스파르타 병사들
시민군, 자유를 얻은 노예들

 

용맹한 그리스인들

 

형제, 아버지, 아들

 

모두가 함께 간다

 

명예, 의무, 영광을 위해
우리는 간다

 

저길 봐!
페르시아군이다!

 

지옥의 입을 향해
우리는 간다

 

저 길 잃은 개들이

 

그리스 신들에게
당하는 걸 구경하죠, 가요

 

그래

 

태풍이 몰아치겠군

 

제우스가 벼락으로
하늘을 찌르고

 

세찬 비바람으로
적선을 강타한다

 

영광이로다!

 

오직 한 사람만이
평상심을 유지한다

 

그는 바로

 

우리의 왕이시다

 

왕비님?

 

왕비님

 

유부녀와 만날 장소론
안뜰이 더 적절하지요

 

사람들 입방아에는

 

관심 없어요, 의원님

 

이러실 필요가?

 

아무도 못 믿겠어요

 

테론은 날 감시하고
나라는 겁에 질렸죠

 

모두가 등 돌린 것처럼
말씀하시는군요

 

왕이 걱정돼서요

 

상당수의 의원이
레오니다스 왕을

 

따를 것입니다

 

합당한 보상만 따른다면요

 

의회 연설을
주선해주겠어요?

 

직접 말하겠어요

 

뭘 말입니까?

 

자유는 공짜가 아니라는 걸

 

피의 대가를 치러야만
얻을 수 있다는 걸요

 

이른 시일 안에
의회를 소집해

 

연설하실 수 있게
최선을 다하지요

 

- 빚을 졌군요
- 아뇨

 

레오니다스는
저의 왕이시기도 합니다

 

배들은 침몰했는데!

 

어떻게 된 거지?

 

우리가 본 건
적군의 극히 일부일 뿐이오

 

승산 없는 전쟁이야

 

왜 웃지?

 

닥소스

 

수많은 전투에 참여했지만

 

내게 아름다운 죽음을 선사할

 

전사는 못 만나봤소

 

저들 중

 

내게 그런 죽음을 선사해줄

 

전사가 있다면
바랄 게 없겠소

 

걸어!

 

걸어라, 개들아!

 

걸어!

 

계속 앞으로!

 

정지!

 

대장이 누군가?

 

나로 말하자면

 

세상의 지배자이시고

 

신 중의 신이자
왕 중의 왕이신

 

페르시아 황제의 사자로서

 

너희들의 대장을
만나러 왔다!

 

내가 너희 오합지졸들을
겁낼 것 같나?

 

우리 정찰병들이
언덕을 가득 메웠는데

 

너희가 세운 그깟 벽으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마른 낙엽이
떨어지듯 무너질...

 

우리 선조들은

 

고대 그리스의 돌로
이 벽을 세우셨다

 

스파르타의 도움으로

 

너희 병사들을
회반죽으로 썼지

 

미개한 놈들
대가를 치를 것이다!

 

내 팔!

 

이젠 네 팔이 아니지

 

돌아가서 너희들 황제한테 알려라
우린 자유인이지

 

노예가 아니라고!

 

서둘러라

 

네놈도 회반죽으로
써버리기 전에!

 

그래

 

노예가 아니지

 

네놈들 여자가
노예가 될 거야

 

네놈들의 아들, 딸

 

네놈들의 부모가
노예가 될 거다

 

너흰 아니지

 

정오가 되기 전까진
송장이 돼 있을 테니

 

대 페르시아 제국이
너희를 몰살할 것이다!

 

우리가 퍼붓는 화살이
태양을 가릴 것이야

 

그럼 그늘 속에서 싸우겠군

 

벽을 세웠습니다

 

놈들을 협곡으로
모는 데 제격이죠

 

우리 뒤쪽으로
다른 길이 나 있나?

 

없습니다

 

있습니다, 왕이시여!

 

서쪽 능선 너머요

 

산양들이 다니는 통로입죠

 

페르시아군 기습에
쓰일 수 있어요

 

뒤로 물러나라
괴물아!

 

현명하신 왕이시여
제 말을 들어주소서

 

- 목을 치겠다!
- 그만두게

 

장군을 용서하게

 

훌륭한 군인이지만

 

성질이 불같거든

 

용서하라뇨, 괴물처럼
생긴 게 맞는걸요

 

스파르타군의 망토를 입었군

 

전 에피알테스입니다
스파르타 태생이나

 

부모님이 절 살리려고
스파르타를

 

떠나셨지요

 

이 방패와 갑옷은?

 

아버지 겁니다

 

간청합니다, 왕이시여
전투에 참여해

 

저를 낳아 실추된 아버지의
명예를 되찾게 해주세요

 

아버진 제게 공포를 이겨내고
창, 방패, 그리고 검을

 

심장처럼 여기라고
가르치셨어요

 

아버지 명예를 위해

 

저도 싸우겠어요!

 

힘이 넘치는군

 

페르시아군을 죽이겠습니다

 

방패를 들어

 

- 네?
- 최대한 높이 들어봐

 

아버지가 방패 전술은
가르치질 않았나 보군

 

우리는

 

하나의 방패처럼
움직이며 싸운다

 

우리 힘의 원천이지

 

왼쪽 병사의
허벅지부터 목까지

 

방패로 보호해줘야 한다

 

단 한 사람만 뚫려도
무용지물이 돼

 

허벅지부터 목까지, 에피알테스

 

미안하구나

 

허락할 수 없다

 

스파르타 승리에
일조하고 싶다면

 

시체를 치우고 부상자를 돌보고
물을 갖다줘라

 

하나, 전투병으로

 

넌 쓸모가 없다

 

어머니, 아버지!
틀렸어요!

 

틀렸다고요!

 

레오니다스!
당신이 틀렸어!

 

병사들을 보내
뒷길을 수비해

 

적에게 뒷길을 알려줄
배신자가 없길 기도해

 

지진입니다

 

아니!

 

전투 대형을 갖추는 거야

 

이곳에서 적군을 막는다!

 

우린 이곳에서 싸운다!

 

저들은 이곳에서 죽는다!

 

명예로운 죽음을!

 

이날을 기억해라

 

오늘의 전투가 후대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스파르타!

 

무기를 버려라!

 

페르시아!

 

오라!

 

대형 유지!

 

아무것도 내주지 마라!

 

적의 모든 것을 빼앗아라!

 

기다려!

 

밀어!

 

더 힘껏 밀어라!

 

밀어! 밀어!

 

지금이다!

 

밀어라!

 

포로는 필요 없다!

 

모조리 죽여라!

 

놈들이 목말라 보입니다!

 

그렇다면 물을 줘야지!

 

절벽으로!

 

멈춰라!

 

시작이 좋군요

 

방패막!

 

비겁한 놈들!

 

- 왜 웃는 거야?
- 말이 씨가 됐어요

 

- 뭐가?
- "그늘 속에서 싸운다"!

 

원위치!

 

오늘, 우리는 죽지 않는다!

 

침착해라, 아들아

 

태어나는 순간부터

 

훈련받은 대로

 

사육된 대로 한다

 

모조리 죽이는 거다

 

시작이 좋았다

 

- 안 오실 줄 알았어요
- 미안해요, 아들이...

 

그 나이의 사내애들이 다 그렇지요
사과하지 마십시오

 

내년부터는
군사 훈련을 받겠군요

 

스파르타 어머니한텐
힘든 시기지요

 

힘들지만 필요한 거지요

 

이틀 후 의회에서
연설을 할 겁니다

 

그럼 너무 늦어요

 

선물로 생각하세요

 

테론 의원이

 

왕비님을 탐하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죠

 

그의 목소리를
잠재워야 해요

 

동지로 만드세요

 

그럼 의회 설득도 문제없지요

 

고마워요

 

친절한 만큼 현명하시군요

 

네 어머니시구나

 

왕이 될 아이인데
잘 지켜보셔야지요

 

아이가 잘못되면
큰일이잖습니까

 

아름다운 어머니도!

 

그리스 친구들이 전투에
끼워달라고 아우성칩니다

 

잘됐군

 

그들에게 맡길 일이 있다

 

닥소스에게

 

최정예 병사 20명을
준비시키라고 해

 

왕이시여!

 

- 숨부터 돌리게
- 네

 

적이 다가옵니다

 

하나, 숫자가 적은 게
공격은 아닙니다

 

- 장군, 자네가 여길 맡게
- 하지만...

 

걱정하지 마

 

날 죽였다간 스파르타 전체를
상대해야 하는데

 

그렇게 어리석진 않겠지

 

우리가

 

행운아길 기도하게

 

게다가

 

신사처럼 대화 못 할
이유가 없잖나

 

안 그런가?

 

맞습니다!

 

맞혀 보지

 

당신이 크세르크세스 황제군

 

오라, 레오니다스

 

대화를 하자고

 

비극이지 않겠는가

 

용맹스러운 왕과
충직한 병사들이

 

단순한 오해로 인해

 

헛되이 죽는다면

 

문화의 교류가 가능한데 말이야

 

오전 내내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지 않았나

 

용맹스러운 부족이야

 

신이 내린 왕 앞에서

 

죽음을 두려워 않고
도전적인 태도라니

 

내게 맞서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난 승리를 위해선

 

내 병사들도 죽일 수 있다

 

난 부하들을 위해
죽을 것이야

 

너희 그리스인들은
이성을 중시하지? 그걸 써

 

네가 지키고자 하는
아름다운 땅이

 

잿더미가 되길 원하진 않지 않나

 

너희 여자들의 운명도 생각해

 

우리 여자들을 잘 모르시는군

 

너희 오합지졸들쯤
순식간에 쓰러뜨려

 

네겐 노예는 많지만

 

전사는 없다

 

머잖아 네 채찍보단
나의 창을

 

더 두려워할 거야

 

그들이 두려워하는 건
채찍이 아니라

 

내 전능한 힘이다

 

하지만 난 관대한 신이지
엄청난 부는 물론

 

그리스 통치권을 넘겨주겠다

 

유럽의 심장부에
나의 깃발을 꽂고

 

아테네인들은

 

네게 머릴 조아릴 것이다

 

그러니 항복해

 

정말 관대하군

 

듣던 대로

 

왕 중의 왕이야

 

그런 제안을 거부하면
전부 미쳤다고 하겠지

 

하나

 

무릎을 꿇는 건...

 

당신 병사들을 하도 죽였더니

 

다리에 쥐가 나서

 

무릎을 못 꿇어

 

명예로운 죽음을
기대하진 마라

 

스파르타의 역사마저
지워버릴 테니!

 

그리스의 모든 문서를
불태워버리고

 

모든 역사가의
눈알을 뽑아버리고

 

혀를 자를 것이다!

 

스파르타만 언급해도
사형으로 다스리겠어

 

역사 속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거지

 

세상은 알게 될 거야
자유를 갈구하는

 

극소수의 전사들이
폭군에 항거했음을

 

또, 자칭 신이란 왕 역시

 

피를 흘릴 수 있음을!

 

오늘 잘 싸웠어

 

여자치곤!

 

너도!

 

내가 다치면
속도가 비슷해지려나?

 

내가 너무 앞서가서
못 봤나 보군

 

꽁무니에 숨어선
벌벌 떨었으면서

 

질투는

 

정신 건강에 해로워

 

서둘러라!

 

더 높이 쌓아라

 

내 예감이 맞는다면

 

오늘 밤 전투는
만만치 않겠어

 

그들은 지난 500년간
페르시아 왕을 섬겼다

 

눈은 밤처럼 어둡고

 

송곳니는 칼날처럼
날카로우며

 

영혼은 없다

 

크세르크세스 황제의 명만 따르는
페르시아의 최정예들

 

동양최고의
전투 집단인 그들은

 

임모탈이다

 

황제는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냈다

 

오만함!

 

머리싸움에 속아

 

스파르타 병사들이
건재함에도

 

크세르크세스는
최정예를 투입했다

 

미끼를 문 것이다

 

지금이다, 밀어라!

 

임모탈

 

그들의 명성을
확인할 기회다

 

아버지!

 

왕이시여!

 

그리스 형제들이여, 지금이다!

 

가라!
우리 실력을 보여줘라!

 

공격!

 

괴성을 지르며 돌진하는 그들

 

전사라기보단
싸움꾼에 가까웠고

 

전장의 혼란을 가중했지만

 

자신들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

 

임모탈은

 

우리 왕의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고

 

자신을 신이라 칭하는 황제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등골이 오싹함을 느꼈다

 

왕을 위하여!

 

영광스러운 죽음을 위해!

 

이번엔 누굴 보낼 것인가?

 

우릴 꺾진 못해!

 

왕조차도 죽음이 아닌
승리의 희망을 엿봤다

 

헛된 희망이었으나
분명 존재했다

 

끝없이 밀려드는 적 앞에서
수적 열세에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했다

 

이길 수 있다!

 

새벽이다

 

채찍 소리가 들리고
야만인들이 울부짖는다

 

뒤쪽 병사들이 외쳤다
"진격!"

 

앞쪽 병사들은 외쳤다
"후퇴!"

 

눈앞에 진풍경이 펼쳐졌다

 

생전 듣도 보도 못한
기괴한 모습의 짐승!

 

힘으로 안 되자

 

마법까지 동원했다

 

동방 세계의 연합군이
끝없이 밀려들었지만

 

이 좁다란 협곡에서
숫자는 의미가 없다

 

수백 명씩 죽어갔고

 

겁에 질린 적군은
크세르크세스의 품으로 도망쳤다

 

성난 황제는
패배의 책임을 물어

 

장군들 목을 베었다

 

그러곤 딴 세상에서 온
괴물들을 보냈다

 

하나, 육중한 몸을
주체 못 했고

 

땅은 피로 질퍽했다

 

- 아직 살아있었어?
- 자네 지켜주려고!

 

난 좀 바빠!

 

전열을 정비해라!

 

아스티노스!

 

아들아!

 

아스티노스!

 

안 돼!

 

전투는 계속됐다

 

죽은 아군들은

 

절친한 친구이거나
사랑하는 가족이었다

 

목이 잘려 나간
아들을 본 순간

 

장군은 뛰쳐나갔고

 

실성한 사람처럼
적을 베어나갔다

 

장군의 울부짖음은

 

적군에겐 전장의 북소리보다
더 무섭게 들렸다

 

3명의 병사가 장군을
끌고 와야 했다

 

전투엔 승리했지만

 

승리의 노래는 들리지 않았다

 

가혹한 너희 신들은
널 괴물로 만들었고

 

스파르타는

 

매정하게 널 버렸다

 

하지만 난 관대하다

 

네가 원하는 모든 것

 

네가 갈구하는 행복

 

그리스인들이
네게서 뺏어간 쾌락

 

내가 주겠다

 

난 관대하다

 

너의 왕으로!
너의 신으로!

 

네!

 

저주받은 스파르타를
공략할 길로 안내하면

 

영원한 기쁨을 안겨주겠다

 

네, 전부를 원해요!

 

돈! 여자!

 

하나 더 있습니다

 

군복을 주세요

 

좋다

 

나의 관대함을

 

알게 될 거다

 

레오니다스처럼 방패를
들어 올리라고 하진 않아

 

내 앞에

 

무릎을 꿇어라

 

아름다운 밤이군요

 

수다 상대가 필요해서
보자고 한 게 아니에요

 

그렇겠지요

 

항상 직설적이시죠

 

마실 거라도 줄까요?

 

독입니까?

 

실망하게 해 미안하지만
물이에요

 

의회에서 연설을
하기로 했다고요?

 

그래요

 

왕께 군대를 보내는 데
당신 도움이 필요해요

 

 

상상이 되는군요
정치인과

 

여전사가 의회에서
한목소리를 내는 게

 

하지만 내가 왜?

 

우리가 마시는 물을 지키려고
싸우고 계시는 왕을 위해서요

 

그렇군요

 

이건 정치예요
전쟁이 아니죠

 

왕은 이상주의자요

 

의원들은 다 똑같죠
이득이 있어야만 군대를 보내죠

 

당신 남편은 300명의
최정예 병사들을 데려갔어요

 

의회의 허락 없이
법을 어긴 거지요

 

- 난 현실주의자요
- 기회주의자죠

 

남편만큼 어리석군요
돈으로 안 되는 일은 세상에 없지요

 

스파르타 남자라고
전부 똑같진 않아, 왕비 아가씨

 

열정은 높이 사지만

 

착각하진 마

 

아무리 왕비라도 한낱 여자가

 

남자 의원들을
좌지우지하진 못해

 

의회는 내 거야

 

모두 내 손아귀에서 놀아나지

 

당장 목을 비틀어
죽일 수도 있어

 

의회에서 떠들어봐야
아무 소용 없어

 

파병은 절대 불가고
왕은 돌아오는 즉시

 

감옥에 가거나 사형이야!

 

스파르타를 사랑해?

 

그래!

 

- 당신의 왕도?
- 그래!

 

조국과 사랑을 위해
싸우는 남자지

 

내게 뭘 주겠나?

 

파병을 도와주면
대가가 있어야지

 

현실주의자는
왕비한테 뭘 원하지?

 

잘 알잖아

 

금방 끝나진 않아

 

좀 아플 거야

 

난 네 왕이 아니야

 

딜리오스?

 

한쪽 눈을 잃었어도
쓸모는 있겠지?

 

물론입니다
그냥 눈일 뿐인걸요

 

다른 쪽 눈은 멀쩡합니다

 

장군은?

 

죽은 아들을
애도하고 있습니다

 

레오니다스!

 

우린 끝났어요!
죽을 거라고요!

 

닥소스, 진정하시오

 

곱사등 놈이 뒷길로
임모탈을 데려왔소

 

거길 지키던 병사들은
줄행랑쳤고요

 

이 전투는 끝났소

 

내가 끝났다고 하기 전엔
끝난 게 아냐!

 

아침이 되면 놈들이
이리 들이닥칠 거요

 

스파르타여!
영광을 준비해라!

 

영광?
정신 나갔소?

 

영광 따윈 없소!

 

퇴각하거나 항복하지 않으면
죽음뿐이오!

 

우리의 선택은 단 하나다!

 

스파르타 전사는 절대 물러서거나
항복하지 않는다!

 

가서 알려라

 

모든 그리스인에게
진실을 알려

 

모두가 뼈저리게 느끼도록!

 

당신은 죄책감 속에
평생을 살게 될 거야

 

부하들과 떠나겠소

 

신의 가호를!

 

전사들이여!

 

전사들이여!

 

모두 모여라

 

"물러서지 않으며
항복하지 않는다"

 

그것이 스파르타의 법이다

 

스파르타 법에 따라
끝까지 싸우다

 

죽을 것이다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

 

자유의 시대가!

 

300명의 스파르타 병사들이

 

자유를 지키기 위해
죽어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친구여

 

태어나서 처음으로
후회라는 걸 합니다

 

아들이 조국을 위해
죽어서가 아닙니다

 

한 번도 사랑한다고
말해주질 못했어요

 

아버지와 함께 명예를 지켰고

 

제 분신과도 같았다는 것도요

 

가슴이 아프구나

 

가슴요?

 

제 가슴속에 남은 건

 

증오뿐입니다

 

좋다

 

딜리오스

 

좀 걷지

 

 

저도 싸울 수 있습니다!

 

알아, 최고의 전사지

 

하나, 자네한텐
특별한 재능이 있어

 

내 마지막 명령을

 

의회에 전해라

 

이곳에서 벌어진 일

 

모든 그리스인이
알아야 한다

 

자네가 적임자야

 

승리를 알려라

 

승리요?

 

알겠습니다

 

전할 말씀이라도...

 

왕비에게?

 

그거면 충분하다

 

대부분이 떠나고

 

소수가 남았다

 

한 사람만이
뒤를 돌아봤다

 

스파르타여!

 

아침을 든든하게 먹어둬라

 

저녁은 지옥에서 먹는다!

 

여러분, 왕의 아내이신

 

스파르타 왕비십니다

 

의원 여러분

 

전 여러분의
여왕일 뿐만 아니라

 

한 아이의 엄마로서

 

한 남자의 아내로서

 

스파르타의 여자로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왕의 말을 전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제 어떠한 말도
그분의 행동을 대신하지 못하죠

 

여러분께
알려드리러 왔습니다

 

어머니, 딸, 아버지, 아들

 

우리의 권리와 의회의 권능을

 

지키기 위해 떠난 병사들
가족의 슬픔을요

 

지금은 전시입니다

 

북부에 스파르타군을
파병하여

 

우리의 후세를 지켜야 합니다

 

자유 수호를 위해
군대를 보내야 해요

 

정의를 위해서요

 

법과 질서

 

이성을 위해서요

 

무엇보다 중요한
희망을 위해서요

 

왕과 병사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고

 

그들의 용기가
우릴 단합할 것이며

 

스파르타가 더욱더
강해질 거란 희망!

 

현명한 선택으로
그들의 명예를 지켜주십시오

 

감동적이고

 

열정이 넘치는 연설이지만

 

전쟁을 일으킨 사람은
왕과 그의 병사들이오

 

그렇지 않아요!
크세르크세스 아버지인

 

다리우스 황제가
시작한 전쟁이죠

 

우리가 멸망하기 전엔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역사 수업이라면 사양하겠소

 

그럼 뭘 원하죠?

 

전부 열거할까요?

 

명예, 의무, 영광!

 

명예라고 했소?
의무, 영광이라고?

 

간통은 어떻소?

 

- 무엄하다!
- 내가요?

 

자세히 보십시오

 

거짓을 일삼는 여자입니다

 

신성한 의회를
조롱하지 마시오

 

당신은 나한테
몸을 바치려 했소

 

내 의지가 약했다면 내 몸엔
왕비의 냄새가 배었겠지

 

- 감히!
- 위선자가 입을 열었다!

 

당신한테도 그랬잖소?

 

의회 연설을
성사해주는 대가로?

 

- 거짓말이야!
- 그런가요?

 

이자를 왕의 침실로
초대하지 않았소?

 

내 투표권을
몸으로 사려 했던 그 방으로?

 

모두 놀라셨군요
남편은 전쟁을 일으켰고

 

아내는 몸으로 무마하려 했소

 

언제 어디서나
말조심하셔야지요

 

창녀 왕비시여!

 

왕비다운 행동이군

 

신성한 의회를 더럽히기 전에

 

여기서 끌고 나가시오

 

금방 끝나진 않아

 

좀 아플 거야
난 네 여왕이 아니야!

 

반역자다!

 

레오니다스, 진심으로
축하하는 바이오

 

죽음의 재앙을
승리로 바꿔놓았잖소

 

황제께서 친히

 

당신들의 용맹함을
치하하려고 오셨소

 

든든한 동맹이 될 거요

 

항복해, 레오니다스!

 

이성적으로 행동해
부하들을 생각하라고

 

제발!

 

그의 말을 들으시오

 

황제의 관대함을
증언해줄 것이오

 

우리의 신을 모독하고
불경을 저질렀지만

 

전능하신 황제께선
모든 걸 용서하시고

 

동맹이 된 기념으로
상을 내리실 것이오

 

조국을 사랑하시오?

 

그럼 가지시오

 

스파르타를 위해 싸우시오?

 

다른 국가들보다
강력해질 것이오

 

왕위를 위해 싸우시오?

 

그리스 모든 국가를
통치하게 될 것이니

 

세상의 주인에게
복종을 맹세하시오

 

레오니다스, 복종의 뜻으로

 

무기를 내려놓고

 

크세르크세스 황제 앞에
무릎을 꿇으시오

 

겨울밤 늑대로부터
30년 이상이 지났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그는 겁내지 않았고

 

온몸의 감각 기관은
살아서 꿈틀댔다

 

바닷바람이
그의 목과 가슴에키스하고

 

하늘의 갈매기들은

 

지상의 성찬에도 불구하고
불만을 터뜨린다

 

숨을 고르며 서 있는
300명의 병사

 

일말의 지체도 없이
자신들의 왕과 함께

 

목숨을 버릴

 

각오가 돼 있다

 

투구는 갑갑했다

 

방패는 무거웠다

 

창도 버리시오

 

자네!

 

에피알테스

 

후회 속에 살 것이다

 

레오니다스, 창 버려!

 

스텔리오스!

 

모조리 죽여라!

 

무거운 투구가

 

자꾸 흘러내려 시야를 가렸다

 

무거운 방패 때문에
서 있기도 힘들었다

 

그리고 목표물은
멀찌감치 있었다

 

스파르타는 헤라클레스의
직계 후예라고들 한다

 

레오니다스 왕은
그 혈통을 입증했다

 

그의 외침은 길고 날카로웠다

 

왕이시여!

 

곁에서 죽게 돼 영광입니다

 

함께 싸워 영광이었다

 

나의 왕비!

 

나의 아내

 

나의 사랑

 

"우릴 기억해라"

 

죽음을 앞둔 왕의
마지막 명령이었다

 

"우리가 왜 죽었는지
기억해라"

 

왕께선 자신의
용맹함을 기리는

 

노래나 기념비 따윈
원치 않으셨소

 

원하신 건 하나

 

"우릴 기억해라"

 

내게 말씀하셨죠

 

그것이 왕의 소망이셨소

 

우리의 후세들이
그 협곡을 지난다면

 

하늘과 땅의 역사가
계속되는 한

 

영원불멸의 바위들이

 

속삭이는 우리 목소릴
들을 것이다

 

"스파르타인들에게 전하라"

 

"이곳에스파르타의 법이
묻혀 있노라고"

 

그렇게 왕이 죽었고

 

형제들이 죽었고

 

1 년의 세월이 지났다

 

왕이 말씀하신 '승리'의 의미를
오랫동안 곱씹었다

 

왕이 옳으셨다

 

그리스에 있는
모든 자유 국가들은

 

이제 알고 있다
레오니다스 왕과 300명의 병사는

 

머나먼 땅에서

 

스파르타만을 위해
죽은 것이 아니라

 

그리스의 미래를 위해
죽은 것이란 걸!

 

여기 이 험준한 땅
'플라테아'에서

 

페르시아 제국 군대는
몰살될 것이다!

 

저기 저 야만인들은

 

겁에 질려 얼음처럼
차가운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고

 

허둥거리고 있다

 

300명의 칼과 창 앞에

 

잔혹한 극한의 공포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지금 저들은 3만의
자유 그리스인들을 이끄는

 

1 만 스파르타 전사들을
주시하고 있다

 

적군의 수가 우리보다
3배나 많지만

 

충분히 해볼 만하다

 

오늘, 폭군으로부터
세상을 구하고

 

밝은 미래를
후세에 선물할 것이다!

 

모두 감사해라

 

레오니다스 왕과
300명의 전사에게!

 

승리를 위하여!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