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마도메 09

라파엘·휴란델!

 

이 자식, 왜 여기에!?

 

상대해 주마!

 

그만둬라, 발바로스

너! 또 내 마술을 먹었겠다!?

소란 피우지 마
술이 맛없어진다

무슨 답답한 소리를 하는 거야?

잠자코 베일 생각이냐!

저 녀석, 딱히 싸우러 온 건
아닌 것 같다

뭐?

살기도, 적의도 느껴지지 않아

뭘 하러 온 거지?

자리는 비어 있는 모양이군
앉겠나?

호오?

새로운 마왕은 꽤나
냉정한 모양이군

사랑을 전하고 싶은데 이해할 수 없어

I promise you

Forever and ever..

느낀 그대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을

 

왕인 가 노
신부로 삼았는데 어떻게 사랑하면 되지?
sub by 별명따위

 

운명적인 만남은

믿을 이유가 없다고

네 앞에서는 말할 수가 없어

눈을 깜빡이는 것조차 아쉬워

심장소리가 시끄러워서

첫눈에 반한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안 돼

사랑스러운 너를 구해주고 싶으니까

웃는 얼굴을 보고 싶으니까, 자

서투른 말밖에 못 하는 나만이

천 년을 뛰어넘는다면
좀 더 제대로 전하고 싶어

사랑을 전하고 싶은데 이해가 안 돼

I promise you

Forever and ever..

그 손, 그 눈

You driver me crazy now!!

결말(골)로 이어지는 회로는 그릴 만한 게 아냐

『대체 뭐야!?』

아직도 말하지 못한 채

느낀 그대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을

 

sub by 별명따위

제9화
『성기사의 사정은 복잡해서
얽히고 싶지 않다만』

 

흐름상 앉으라고 하긴 했다만

이런 바위 같은 남자하고
할 얘기는 없어

마술사 씨!

저희 딸은!
딸은 살 수 있는 겁니까?

난들 알겠어?

치유 마술은 내 전문 바깥이지만
할 수 있는 만큼은 해 주겠어!

오오, 역시 자간 님의 친구분!

누가 친구냐!

나도 그쪽으로 가고 싶어

기절한 것뿐이니까 마술을
사용할 것까지도 없잖아

 

그래서?

나한테 무슨 볼일이 있나?

용 살해자

 

라파엘이다

내 동료가 신세를 졌다고 해서
얼굴을 보러 온 것뿐이다

샤스틸을 말하는 건가?

너하고 비교하면
대단할 건 없는 얼굴이지?

 

네놈도 소문에 걸맞게
사악한 얼굴을 하고 있잖나

웃은 것만으로도 사람을
기절시키는 녀석한테 듣고 싶진 않아

 

마술사를 죽이는 게
취미라고 들었다만

괜찮겠나?

눈앞에 마술사가
2명이나 있는데

 

하찮은 소리를

 

나는 쏟아지는 불똥을
털어낸 것뿐이다

아무래도 들은 얘기하고 다르군

이게 500명 가까이 마술사를
죽여온 남자인가?

마왕이여

네놈은 샤스틸과
붙었다고 들었다만

녀석은 네놈과 비등할 정도로
강했었나?

글쎄다

지금까지 적대한 녀석들 중에서
가장 버거웠다―

그 정도로는 생각하고 있다

그렇군

그럼 녀석은 교회에 있어서
충분한 위협이 된다는 건가

 

이야기의 맥락이 보이지 않는다만

녀석은 마왕 자간 토벌에
이의를 제기했다

교회가 처분을 결정하기에는
충분한 이유다

 

그 녀석, 서투른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적당히 주변에 맞춰두면 될 것을

 

오래 살진 못할 녀석이라
생각하고 있었다만…

동감이다

 

그럼, 네놈에게 더 이상
볼일은 없다

나는 이만 돌아가도록 하지

 

그런가, 이 녀석!

나와 샤스틸이 어떻게
알고 지내는지 알아보러 온 건가

샤스틸을 베는 것의
정당성을 찾아서

기다려라

 

그 녀석은 이 마을에서
그럭저럭 호감을 사는 모양이다

죽으면 슬퍼할 인간도
적지 않다

 

이 마을은 내 영지다

너무 멋대로 활개치고 다니면
그 즉시 죽여버리겠다

 

마왕의 말이라고는
들리지 않는군

마왕이기에 오만한 거다

 

역시 네놈은 내가
기대한 대로의 남자군!

그래야 교회가 위신을 걸고
죽여야 할 악이지

 

마음에 안 드는군

성기사가 마술사의 마음에
들 리가 없잖아

지금부터라도 쫓아가서
죽이는 편이 낫지 않아?

 

그럼 네가 가 줘, 발바로스

 

그건 나더러 죽으라는 거잖아
짜샤!

아니, 죽어줬으면 하는 건 사실이지만
착각하지 마라

죽어줬으면 하는 거야…?

샤스틸이 어떤지 네가
확인하고 와 줬으면 좋겠어

 

뭐?
왜 내가?

네 전이 마술이라면
간단하게 해낼 수 있을 거 아냐

『연옥』 발바로스

그 여자도 성기사야

진심으로 구할 생각이야?

잔말 말고 어서 가

해준 대가만큼 네게 줄
마도서를 더 얹어 줄 테니까

 

진짜 별난 놈이구만

 

분명 후회할 거다

 

저 녀석!

계산도 안 하고 갔어

 

가라고 한 건 나다만
왠지 속은 기분이야

 

네피는 이미 자고 있겠지

 

어서 오세요
자간 님

네피!

 

먼저 자도 괜찮았다

 

포르가, 자간 님이 돌아오는 걸
기다리겠다고 해서

흥, 정작 그 본인이
골아떨어지고 말았군

오늘은 엄청 노력했으니까요

마왕전에서 가져온 책을
전부 서고에 옮겨줬어요

뭐? 상당한 양이 있었을 텐데

하지만 자간 님이 바로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그런가

포르한테서 들었어요

자간 님이 천 년이든 얼마든지
같이 있어 주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분명 그게 무척
기뻤던 거라고 생각해요

 

유구한 세월을 살아가는
용에게 있어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존재라는 건
좀처럼 얻기 힘든 것이겠지

 

그래서 부모 용을 살해당한
원한도 깊은 걸지도 몰라

 

그 남자, 포르와 마주치기 전에
처리해야 하나

 

저도 그 정도 되는 세월을
함께 할 수 있다면 좋겠는데요…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네피도 같이 살아가는 게
당연하지 않겠나

 

네, 어디까지든지 함께 할게요
자간 님!

 

네피의 속눈썹은
이렇게나 길었던가?

 

이렇게 가까이서 얼굴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그보다 둘만 있는 시간이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

 

왜, 왠지 좋은 향기가 나는 것 같아

목욕을 하고 나온 지
얼마 안 된 건가?

머리도 아직 살짝 젖어서―

 

네, 네피

 

자간 님

 

어이, 자간
큰일이야!

 

어이, 자간!

 

대답 정도는 해!
네가…

 

당장 나와라
발바로스

다진 고기가 될 때까지 밟아주마

왜 화내는 거야!?

 

샤스틸 씨!

독이다

누가 마실 것에
탄 모양이야

 

네피, 처치를 한다

- 도와줘!
- 아, 네

 

자간, 시끄러워

미안하다
너는 자고 있어도 된다

 

성기사!

 

어이…!
어이, 자간!

 

어째서 막는 거야?

이 녀석은 내 손님이다
마음대로 죽이지 마

 

성기사가 밉나?

자간은 알고 있을 거야

나는 성기사한테
복수하기 위해 마술사가 됐어

네 원수는 이 녀석이냐?

 

성검 소지자가 아빠를 죽였어!

그렇지

하지만 이 녀석은
아닐 거다

이 녀석을 죽여도

네 원수는 신경 하나 안 쓰고
잘만 살아가겠지

그저 네 적을 늘릴 뿐이다

그 녀석은 복수를 하는 데에
더 큰 장해가 될 거다

초보자가 곧잘 하게 되는 실수다

자간이 뭘 안다는 거야!

 

복수라는 건, 그 상대를
오로지 괴롭게 만들고

공포와 절망의 구렁텅이에
떨어뜨려 놓은 뒤

"부탁이니까 죽게 해 줘"라고
애원하게 만드는 것이잖아

 

그래서 만족하면 죽이고서
비로소 성취되는 거다

간단한 복수로는
너는 구원받지 못해

자간도 복수한 적이 있어?

그래

하지만 나는 단숨에
죽이는 바람에 실패했다

[순살…]
[잔뜩 고문당했는데]
 
그저 죽이는 것만으로는
전혀 개운하지가 않았다

아…

그러니까 포르

네게 올바른 복수 방법이
어떠한 것인지를 가르쳐 주마

 

다행히도 이 성에는
고문도구도 갖춰져 있다

 

아… 알겠어

 

너!

네가 데리고 있는 얼라한테
가르친다는 게 그런 거여도 되는 거냐?

 

어라?

 

여기는…

정신이 들었나

 

자간?

네피한테 고맙다고 해라

네 치료를 한 건 그녀다

치료?

네가 마실 것에
독이 들어 있었다더군

기억이 안 나나?

모르겠어

 

맞아, 나는 편지로 호출받았어

발신인의 이름은 없었지만

 

그 남자는 교회에 소속된 자였는데
「공생파」라고 했어

함께 살아가는 「공생」이라고

교회는 마술사를
억제하는 장치이지,

마술사를 죽일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생각하는 자들의 모임이다

그런 세력이 있다는 건
들어본 적도 없었어

남자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어

지금은 그러는 편이
서로를 위한 거라면서…

 

어딘가에서 만난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우리와 함께 올 생각은 없나?

교회와 대립한 귀공은

귀공 자신을 지킬
힘이 필요하지 않나?

 

나를 구하려 한다는 건
크라벨 예하의 부하인 건가?

아니, 하지만

지금 당장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그렇게
시간이 많지는 않다

그렇군

얼마 안 되는 신뢰의 증표로

도움이 필요할 때에는
이 이름을 부르거라

"오로바스"라고…

그 남자는 그렇게 말했어

 

그게 당신의 이름인가?

그렇다고도 할 수 있고,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의 수령의 이름이라고
생각해 주면 된다

그 이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귀공을 지켜줄 것이다

 

믿어도 되는 걸까?

라파엘 공이 온 이상

죽고 싶지 않다면
망설일 때는 아닌데

하지만 살아가면서
어떻게 하면 좋은 걸까?

내가 뭘 할 수 있지?

성기사로서의 삶밖에 모르는데

 

그 홍차에 독이?

독을 탄 상대로
짐작이 가는 자는 없나?

 

글쎄…

평범하게 생각한다면
라파엘 공일 텐데

그 남자는 그런 잔재주는
부리지 않고 검으로 베어버리겠지

 

라파엘 공을 알고 있는 건가?

뭐, 그렇지

 

아무튼 너는 네피의
친구인 것 같으니까

한동안 여기에서 돌봐주마

 

기다려…!

 

무슨 짓이지?

 

그게…

조금만 곁에 있어주지 않겠어?

 

그런 건 네피한테 부탁해라

 

그래…
그렇지

미안하다

 

이런 시간에 네피를
깨울 수도 없지 않나

나는 책을 읽을 뿐이다

 

미안해

 

나는 뭘 하고 싶었던 걸까?

돌아봐 주었으면 했던 걸까?

아니

자간도, 네피도 행복졌으면 해서…

 

그래

분명 나는 그들이 그리고 있을 행복에
나도 포함돼 있었으면 했던 거야

하지만 그건 대체
어떤 형태였으면 하는 걸까?

 

그래서!

대체 어떻게 하면
이렇게 되는 거야!

잘 어울리세요, 샤스틸 씨

나는 검 말고는 쥐어본 적이 없다구…!

돌봐준다고는 했다만
거저로 밥을 줄 생각은 없다

여기에 있는 한은
일을 해 줘야겠다

네피가 하는 말을
잘 들어라

이해는 했는데 좀 더
상냥하게 대해줄 순 없어?

지금 마음의 여유가…

 

너, 마을에서 만났었지?

잘 부탁해!

쉽게 말 걸지 마
꼬랑지 머리

꼬… 꼬랑지?

내가 뭘 했다는 거야?

 

저 녀석의 아버지는
성검 소지자에게 죽었다더군

 

네게 책임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나는 꼬맹이더러
공과 사는 구분하라고는 안 한다

그건 이해해 줘라

그렇다면 나는 여기에서
나가는 편이 좋은 게 아닌가?

아니, 포르는 그냥 놔두면 된다

저 녀석도 저렇게 보이지만
자존심이 높은 종족이다

시시한 짓을 해서야
자존심이 용서를 안 하겠지

 

또인가

이번에는 뭐냐

개, 개개개… 개구리…

개구리가!

얼마 되지도 않는 시간에
세 번째인가

 

웃지 마라!

시시한 짓은 자존심이
용서 안 하는 거 아니었나!?

뭐, 힘을 사용하지 않고
심술을 부리려던 결과 아닌가?

어린애니까

이런 식으로 심술을
부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 아이한테는 상당히 무르군

그래?

 

이 녀석

싸울 때 말고는
정말로 허당이네

 

그래도 뭐, 조금은 기운이 났나?

 

걱정해 준 거야?

 

성에 주민이 늘어난 지 열흘째다

마왕의 성에 성기사가 산다는 걸
대체 누가 믿을까?

하지만 명백하게 그 녀석은
가증스러운 성검 소지자다

이름은 샤스틸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녀석에게 그런 대단한 이름은
필요 없어

꼬랑지 머리면 충분해

꼬랑지 머리는 아무튼 허당이다

 

성기사인 주제에
피하지도 못하는 건가?

 

어지간한 허당인 나도
가엾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뭐라고 해야 할지

 

그래, 괴롭히는 맛이 없다

 

잠깐 괜찮겠나?

 

포르가 하는 행동은
정말 죄송해요

네피가 사과할 필요는 없어

 

깔끔한 욕실이네

네, 자간 님이 저를 위해서
이렇게 만들어 주셨어요

그렇구나

 

왜 그러세요?

아니, 그…

여, 여기는 둘이 들어와도
여유로울 정도의 넓이구나 싶어서…

아, 그렇네요

최근에는 곧잘 둘이서
들어오기도 해요

 

두, 둘이서!?

평소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목욕을 하게 되면
상당히 어리광쟁이가 돼요

 

어, 어리광쟁이…

 

네피를 씻겨주고 있으면
갑자기 안겨들기도 하고

안―

안겨들어…!?

심성은 착한 아이예요

분명 샤스틸 씨하고도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 거예요

 

저기… 하나 묻고 싶은데
둘이서 목욕한다는 건 누구하고…?

네? 포르인데요?

응, 그렇지!
포르지?

 

나는 무슨 소리를 하는 걸까~

달리 누가…

설마, 그런!

 

설교하러 온 거야?
꼬랑지 머리한테 한 짓 때문에

알고 있다면 조금은 봐줘

봐준다니?

음? 그렇군

식사 중이나 음식에 관한
장난은 하지 마라

그건 알고 있어

그리고 죽이지 말라고 한 것도
기억하고 있어

음, 그렇다면 다른 건
딱히 아무래도 상관없나

 

상관없구나

저기, 포르
네피하고도 얘기한 건데

너, 이대로 여기에서
살 생각은 없어?

 

나도, 네피도 이미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는데

네 생각을 제대로
들어둘까 해서

 

하지만 나는…

네게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답은 그 후에 해 줘도 돼

네가 원하는 대로 해도 돼

하지만 이것만은 기억해 둬

나와 네피는 언제까지든지
기다릴 거다

고마워

 

아버지?

 

아버지, 어디 있어?

 

개구리…

 

차라리 역정을 내면서
성검을 들이댔으면 좋았을 텐데

 

자간 님!

 

네피, 무슨 일이지?

 

포르가…

포르가!

포르가 사라졌어요!

 

마음을 죽이고 산다거나

욕심을 버린다는

그런 게 쭉 버릇이 되어 있었어

 

아무도 모르니까

그거면 됐을 텐데

어째서 그걸 알아버리는 거야?

 

너무나도 소중한 것처럼 살짝

상냥한 손으로 어루만져 주니까

언젠가 잠가두었던 녹슨 마음을

천천히, 지금 열어가

 

당신의 등도

숨결도, 말도

나를 나답게 해주는 마법

둘이서 손을 뻗는다면

달에도 닿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그렇게 믿고 싶어

 

다음 화
『딸이 가출하면 부모로서는
필사적이 되는 법이니까』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