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제작 : 민초이

 

모던아트

 

여러분

 

국가사회주의자(나치)들이
힘을 얻기전에도

 

모던아트라고 부를만한 것들이
독일에 있었습니다

 

새로운 예술이 매년 나타났고,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렸죠

 

우리가 원하는것은
독일의 예술을 되돌리는 것입니다

 

시간을 초월한 가치를 가진

 

그런 예술 말입니다

 

그러한 가치를
갖지 못하는것들은

 

현재에도 가치가
없는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세상은 하나의 거대한 사창가]

 

독일여성들은
창녀처럼 묘사되었고

 

군인들은 살인자나
살육의 피해자로 그려졌습니다

 

볼셰비키 투쟁이란
이름하에 말이죠

 

모든것이 우리마음 깊숙히 자리잡은
군인의 용기에 대한

 

존경심을 없애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리고 광기와 정신질환이
새로운 개념으로 떠올랐습니다

 

자신의 동포들을
덜떨어진 바보로 보는

 

그런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합니다

 

그들은 잔디밭을 파란색으로,
하늘을 초록색으로

 

구름을 노란색으로 보는거죠

 

이걸 본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이 경우 두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나는 소위
예술가라고 불리는

 

다른방식으로
사물을 보고

 

그게 진실이라고
믿는 사람들이죠

 

그 잘못된 시각이
사고로 생긴것인지

 

유전병인지가
중요합니다

 

사고로 그렇게 된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유전병의 경우는
내무부의 지침에 따라

 

이 끔찍한 고통이

 

다음세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만 할 것입니다

 

다른 가능성은

 

그들이 묘사하는
현실을 믿지는 않지만

 

다른 의도를 가지고

 

국가 체제를
위협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범죄행위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이게 예술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어떻게 영혼을 울리고, 어떻게 예술적
재능을 보여줄 수 있습니까?

 

예술작품을 만들어내려면
예술가가 되어야만 합니다

 

너는 예술가의 자질이
충분한것 같구나

 

할 수 있어,
도전해봐

 

그림을 그리고 부모님께
10페니에 살거냐고 물어봐

 

칸딘스키에게 이 그림을
얼마에 사왔는지 아니?

 

2000마르크

 

보통 독일노동자의
연봉보다도 많은 돈이야

 

아버지는 뭘 하시니?

 

지금은 직업이 없으세요

 

2000마르크는 독일 노동자들의
세금으로 충당된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사람들이...

 

이제 화가가 되고싶지
않은것 같아요

 

아무한테도 말하지마
근데 난 했으면 좋겠어

 

[퇴폐미술전]
*나치는 모더니즘을 퇴폐미술로 규정하고 탄압했습니다*

 

엘리자벳 이모,
저 사람들이 쳐다보는거 봤어요?

 

월요일엔 여기 아무도
날 쳐다보지 않을거야

 

모두들 지도자를
환영할거야

 

- 안녕하세요
- 난 이모가 히틀러보다 낫다고 생각해요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조카 데리고 나왔군요

 

- 네
- 고마워요

 

- 즐거운 여행이 되시길
- 고맙습니다

 

저 너머에 우리
아파트가 있었어요

 

드레스덴에서 뭐가
제일 그리워?

 

말하고나면 기분이
좀 나아질거야

 

제일 보고싶은게
누군지 알아

 

빨간머리 땋고다니는 애지?

 

이름이 뭐였지?
요하나?

 

요하나 맞지?
네가 좋아하던 애

 

요하나뿐만이 아니에요

 

- 또 누가 있어?
- 슈레더씨 부부요

 

우리 건물에
살던 분들이에요

 

항상 애들처럼
손잡고 다녔어요

 

좋은 사람들이에요

 

그리고 그 집 닥스훈트,
틸로도 보고싶어요

 

내가 부르면
항상 달려왔어요

 

드레스덴까지는
45km 밖에 안돼

 

언제든 와서
볼 수 있어

 

그래 맞아, 드레스덴보다
아름다운 곳은 없지

 

그거 아니?

 

네 아버지는 끝까지
나치당에 가입하지 않으셨어

 

사인 한번이면

 

직장도 아파트도
다 그대로였을거야

 

아빠는 나치가 하는건
범죄라고 했어요

 

알아, 하지만 다른사람들 한테는
그렇게 말하면 안돼. 알았지?

 

엄마는 아빠를 어떻게든
가입시킬거라고 했어요

 

전쟁이 끝나면,
당원인게 자봉이 된다고 했어요

 

"자본"이야

 

- 잘가요 마이양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잠깐 들고있어봐

 

뭐 놓고왔어요?

 

이봐 에디,
마이 아가씨가 또 왔네

 

즐겁게 해주자고

 

- 칼?
- 준비됐어

 

- 좋아
- 동시에 가는거야

 

셋에 가는거야
하나...둘...셋

 

잘가요

 

고마워

 

그림을 그리면 너도
이런 기분을 느낄수 있을거야

 

이게 "퇴폐미술가"들이
하려는거지

 

엘리자벳, 또 늦었네
단정치 못하기는...

 

가슴 펴고
고개 들고!

 

너, 앞줄로 나가

 

꽃다발을 드리면 돼

 

눈 돌리지 마

 

눈 돌리지 마, 커트

 

진실된 모든것은
아름다워

 

이 음

 

이 음안에
음악의 힘이 있고

 

인생이 있고

 

우주가 있어

 

사람들은 세상의 원리를
찾으려 하지만

 

여기에 있어

 

여기

 

들리니?

 

우리집 피아노의
'라'음

 

내가 찾아냈어

 

어디서든
연주할 수 있어

 

탁자에서도

 

들리니?

 

내 머리에서도

 

- 엘리자벳 이모, 피나요
- 내 머리에서도

 

엘리자벳!

 

세상에, 뭐하는거니?

 

총통님을 위해
연주하고있어요

 

"유년기 망상"
위험해 보이는 단어는 아니네요

 

"약한 정신분열, 유년기 망상"
다 들려요

 

하지만 당분간은
치료법이 없습니다

 

그럼 당분간...

 

네 병원에
있어야합니다

 

일단 집에 데려가서
좀 쉬게하면 안될까요?

 

졸업하려고 너무 열심히 했고,
곧바로 비서학과로 가서...

 

엘리자벳?

 

과로때문이에요

 

선생님 부인이에요?

 

부인을 싫어하죠?
서있는 자세에서 느껴져요

 

엘리자벳!

 

얘기 끝날때까지
밖에서 기다리세요

 

다시 말하지 않겠어요

 

정신분열은 유전적
요인이 있습니다

 

가족중에 정신병을
앓은 사람이 있었나요?

 

그럴리가요, 없어요!

 

- 우울증은요?
- 우리집은 다 밝아요

 

우리 의사들은 유전병들을
없앨 의무가 있습니다

 

보건당국에
보고해야겠어요

 

거기서 판단을
내려줄겁니다

 

미하엘리스 선생님

 

프란츠...

 

네 부모님,
조부모님을 알고 지내왔어

 

제발

 

그냥 넘어가줘

 

알겠어요

 

하지만 상태가 안좋아지면
바로 저한테 알려주세요

 

- 그럼 이만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교환원 입니다

 

보건당국
부탁합니다

 

- 안녕
- 안녕 귄터

 

마이양,
이제 가야됩니다

 

- 몸 잘 챙기고
- 보고싶을거야

 

보름 정도면 될거야

 

곧 다시 볼거야

 

잘있어 에렌프리드

 

잘가 보고싶을거야

 

가기싫어요 엄마

 

커트, 들어가라

 

커트

 

가기 싫어요!

 

다리잡아

 

- 잡았어?
- 응

 

- 여기
- 꽉잡아

 

곧 안정될거야

 

스코폴라민이야
금방 효과가 나타날거야

 

자 여기 묶어

 

가방!

 

 

- 여기 가방이요
- 네 닫을께요

 

눈 돌리지 마

 

친애하는
동료여러분

 

축하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법안을
발표한 이래

 

독일의 불임율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40만명입니다

 

자랑스러운 숫자에요

 

우성형질만 남기는것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미래세대가 우리에게
감사할 것입니다

 

이제 제가 바라는것은

 

언젠가 우리가

 

다운증후군, 정신병, 기형아가 없는
세상에서 사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영국군의 공습으로

 

예비 병원의 수가
더 필요합니다

 

작금의 상황은
부상당한 병사들을

 

받아줄 병원이
모자란 실정인데

 

그게 쓸모없는 인간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좋은 질문이에요, 칼

 

여러분

 

지금부터 여러분은 의사,
나치친위대원일 뿐 아니라

 

유전 건강 법원의
자문위원이기도 합니다

 

무슨뜻이냐면

 

여러분이 불임수술을 끝낸
환자의 의료기록부에

 

파란색 마이너스(-)를 표시하면

 

병원에 남게 될 것입니다

 

만약 붉은색 플러스(+)를 표시한다면

 

쓸모없는 인간이라 간주하여

 

특수병원 세곳 중
한곳으로 보내

 

그 의미없는 존재들을

 

잠들게 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펜이

 

여러분의 칼입니다

 

검사결과 및 예비인터뷰 파일입니다
엘리자벳 마이, 23세입니다

 

오후 3시 45분에
불임수술 예정입니다

 

고마워요

 

들어가요, 호칭은
"교수님"으로 하세요

 

앉아요

 

따님이 그린건가요?

 

여기에 왜 왔다고 생각해요?

 

가끔 정상적으로
사고하지 못해서요

 

여기가 어떤 병원인지 알아요?

 

부인과에요

 

딸이 참 착한 아이네요

 

그림에서
느낄 수 있어요

 

예술적 재능이
있는건 아니에요

 

재능이 있는게 더
기쁘실수도 있지만

 

마음이 따뜻한 아이에요

 

저도 같은 나이의
조카가 있어요

 

불행하게도 걔는
재능이 있어요

 

영감을 얻게 해줄려고
전시회에 데려가곤 했어요

 

잘했군요

 

옆방 검사 의자에
가서 앉아있어요

 

아마도...

 

지반트 교수님께
드릴 말씀이 있다구요

 

잠깐 실례할께요

 

몇주전부터 예약을 잡으려 했는데
아무 응답이 없었다구요

 

난 말할 자격이 있다구요!

 

죄송합니다 교수님
막을수가 없었어요

 

로제-와틀러씨

 

제 딸의 병이
다음세대로

 

이어지길 바라냐고 물으셨죠

 

그래서 저는
수술에 동의한건데

 

지금 우리애가
겪는 고통은 뭔가요?

 

당신은 독일인입니다
독일인답게 행동하세요

 

내 고통은요?

 

듣고있자니
굉장히 불쾌하군요

 

지반트 교수

 

위원회에
보고하겠어요

 

그렇게 하세요
로제-와틀러씨

 

의사로서 히포크라테스
선서도 했잖아

 

이거 놔!

 

언젠가 댓가를
치루게 될거야!

 

[불임수술예약 오후 3:45]

 

댓가를 치루게 될거라고!

 

장담컨데 그렇게 될거야!

 

댓가를 치룰거야
지반트 교수!

 

언젠가!

 

이걸 보면 안되는데...

 

조상대대로 건강했어요
저는 문제없어요

 

전문가 세명이
문제가 있다고 했어요

 

- 아니에요!
- 앉아!

 

일단 검사실로 갔다가
수술실로 갈거야

 

협조하는게 좋아

 

안그러면
널 묶어야되고

 

그럼 훨씬 힘들고
고통스러워

 

지반트씨 제발요

 

교수님, 제발요

 

총통님을 위해서 아이를 많이 가질거에요
건강한 아리아인이요

 

총통님께 아이들을
바칠거에요

 

그리고 제 아이들도 자식을 낳아
총통님께 바칠거에요

 

전쟁을 위해서요

 

군인이 필요하잖아요

 

더 많은 군인이
필요할거에요

 

전쟁에 누가
나가겠어요?

 

저는 그냥 가끔
혼란스러운것 뿐이에요

 

정말 가끔이에요

 

가고싶지 않아요

 

한명 더 와야겠어

 

아버지잖아요

 

제발요 딸을 위해서요
그애도 그림을 그리잖아요

 

- 그만해!
- 제가 그애 언니가 될수도 있어요

 

교수님이 제 아빠일 수도 있어요

 

제발요, 아빠

 

아빠

 

안돼!

 

아빠!

 

아빠!

 

제발요, 아빠!

 

아빠, 제발!

 

제발요, 아빠!

 

- 안나.
- 네 교수님

 

마이양 수술은
내가 하지 않을거야

 

블로크만 선생한테
하라고 해

 

블로크만 선생님은
분만실 예약이 되어 있습니다

 

그럼 시간을 바꿔

 

고마워요

 

둘다 유니폼이 잘어울리는구나
엘리자벳이 좋아하겠어

 

요한

 

 

알죠...

 

알아, 전쟁이 끝나면
이게 내 자본이 될거라는거

 

경례하는거 잊지말구요
"하일 히틀러"

 

경례하기 싫으시면
"드라이 리터 (3리터)"를 빠르게 하세요

 

아무도 눈치 못채요

 

그림얘기는
하면 안된다

 

특히 누드화

 

하일 히틀러

 

드라이 리터, 엘리자벳 마이와
면회예약이 되어있습니다

 

저는 요한 바낫이고
형부되는 사람입니다

 

여기는 에렌프리드와
귄터 마이

 

언니인 발트라우드

 

여기는 어머니되시는 말비나

 

약간 오른쪽으로요

 

엘리자벳 마이양은 그저께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옮겼다구요?
그럴리가요

 

자 여기보세요

 

상부 명령이에요

 

어디로요?

 

두명이 아직 안왔네요

 

빨리와 기다리고있어

 

어느 병원으로 간거죠?

 

그로슈바이니츠 병원이요

 

그로슈바이니츠?

 

거긴 여기서 이틀이나 걸려요
우리가 어떻게 갑니까?

 

일도 해야하고
얘네는 휴가나온 군인들이에요

 

저는 더 드릴
말이 없네요

 

그럼 이만
하일 히틀러

 

그 남자야!

 

제가 보건부에
알아볼께요

 

이쪽을 보세요

 

1945년 2월 13일

 

은박지구나
전에 읽은적이 있어

 

라디오와 레이더를
교란시키려 하는거야

 

요하나! 요하나!
일어나

 

엄마! 엄마...

 

이쪽이야
저기 경사진곳이 있어

 

머리숙여!

 

귄터!

 

당신이 좋아요

 

나도요

 

1945년 5월 8일

 

지반트씨?

 

지반트 교수요

 

지반트씨

 

지반트 교수요

 

뭐래는거야?

 

"지반트 교수"로
불러달라고 합니다

 

좋아요

 

지반트 교수

 

부르가트 크롤은
어디에 있나?

 

누구요?

 

부르가트 크롤

 

부르가트 크롤
네 상관, 너희 그룹장

 

베를린에서
만난걸 알고있다

 

무슨말을 하는지 모르겠군요
누군지 모릅니다

 

누군지 모릅니다

 

내 아이가 장애를 안고 태어나면
그냥 죽여야되나?

 

지구상의 공간과 자원이
한정적이니 그럴수도 있죠

 

누구를 살려야 합니까?
건강한 애 아니면 아픈 애?

 

곧 한명이 죽을테니
공간이 하나 생길거야

 

나치 당원이었냐는 질문에
표기를 하지 않으셨네요

 

당원이었습니까?

 

교장선생님
여러해 동안...

 

예 아니오로
대답하세요

 

 

하지만 전
나치가 아닙니다

 

전체 선생들 중
75%가 당원이었습니다

 

그럼 남은 25%에게
우리 아이들을 맡겨야겠네요

 

더워

 

애국전쟁

 

애국전쟁은

 

특별하다

 

동무!

 

동무!

 

뭔가?

 

진통이 너무 긴걸보니

 

아기의 방향이 잘못되어
나오지 못하는것 같소

 

뭐라고?

 

통역관을 불러주시오
지금 당장

 

왜 도우려
하는지 물으신다

 

내가 할 수 있는
분야이니 돕고싶소

 

가봐

 

집시가 나는 아이를
갖지 못할거라고 했었어

 

이게 내 운명이야

 

- 산모를 침대 아래쪽으로 옮겨요
- 산모를 돌려서 아래쪽으로

 

지금 몇주째인가요?

 

36주

 

혈압은?

 

110 / 70

 

바보같이 운명을 속이고
아이를 가지려했어

 

곧 아이를 갖게될거라고
말해줘요

 

원하면 나중에
더 가질수도 있다고

 

아기가 옆으로
돌아가 있어요

 

자궁에서 아기를
돌리질 못하니

 

안쪽에서 양막을 열어서

 

진통 사이에
아기를 돌릴겁니다

 

저는 군통역관이라...

 

하게

 

장갑 주시오

 

보드카 좀

 

닦지 말고
그냥 두시오

 

마취없이
할겁니다

 

다리를 잡았어요

 

다음 진통까지
기다릴겁니다

 

지금 아기의 입에
검지손가락을 넣었어요

 

턱을 가슴쪽으로 밀어서

 

천천히 머리를
꺼낼 것입니다

 

아들이에요
건강한 사내아이

 

알렉산더 미카일

 

산모도 건강합니다

 

축하드립니다
소령님

 

사람을 살리는 자가
세상을 구하는 법이지

 

당신이 나의 세상을 구했소

 

교수님

 

앞으로 누구도 당신의 털끝조차
건드리지 못할것이오

 

내가 특별히 호위하겠소

 

손님방을 준비해놓게

 

좋은 옷도 좀 갖다드리고

 

좀 봐요
우리 아들이에요

 

어버지, 이제
걱정하실 필요없어요

 

이제 이해했어요
이해했다구요

 

뭘 이해했다는거냐?

 

모든걸요

 

모든것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이 세상의 구조를
이해했어요

 

저는

 

이제 걱정할것도
두려워할것도 없어요

 

전 이제 건드릴 수
없는 존재에요

 

멋지구나

 

아버지, 아직
이해를 못하시는군요

 

아버지도 이제
걱정할 필요가 없다구요

 

저는 예술가가 될 필요도 없어요
아무 전공이나 선택해도 돼요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진실인지 찾아낼거에요

 

정말 기쁘구나

 

이 순간을
기억하고 싶어요

 

이 순간을

 

이제 이해했어

 

네가 누굴 생각하고
있는지 안다

 

하지만 저 애는 달라

 

[간판 & 스텐실]

 

좋은아침이에요, 아버지

 

그래 아들아

 

줄 맞는지 확인해

 

그렇게 하면
우월감이 느껴지냐?

 

뭘?

 

그거

 

우리가 하나하나 스텐실로 할때
손으로 그냥 그리는거

 

우리를 무능하게
보이게 하려고 그러는건가?

 

대체 왜 그러는거야?

 

할 수 있으니까
하는거야

 

내일 봐

 

연필 가져갔다가
내일 다시 가져와도 돼

 

1월에 미술대학
원서접수가 있다

 

그냥 좋아서
그리는거에요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거냐?

 

일에 도움이 되나?

 

아버지가 계단을 닦는데
힘을 보태주기를 하나?

 

아버지를 돕고싶지?

 

그래서 아버지 일자리도
네가 찾은거잖아

 

못볼 꼴 많이
보면서 살았잖아

 

계속 그렇게 살래?

 

그러면 네 자식은 너보다
나은 세상에 살거같으냐?

 

공산주의가 그런거야

 

원서쓰는거
내가 도와줄께

 

대학에 가면 여자들도
여기보다 훨씬 이쁘다고

 

이 그림에서
누군가 허영을 접어두고

 

대의를 위해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는게 보이나요?

 

올바른 태도를 가지고

 

계속 정진하면

 

그에 걸맞는
예술혼이 깃들것입니다

 

파블로 피카소가
그 반대의 예로 적절할것 같군요

 

초기에 그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노동계급의 삶을 그려냈습니다

 

그와 노동자들 사이에는
강력한 연대가 있었어요

 

그러나 곧 퇴폐적인
형식주의에 빠져버렸죠

 

왜일까요?

 

그는 혁신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전통주의자가 아니라요

 

혁신, 창조, 예술적 자유

 

예술가들에게는
매혹적인 단어들이죠

 

나, 나, 나

 

하지만 예술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낼때만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나, 나, 나"만 찾는 자세는
재앙을 불러올 뿐이죠

 

잘돼봐야 돈많은 콜렉터나

 

노동자를 착취하고

 

사람들과 다른 예술적
취향을 가졌다고 자만하는

 

그런 자들에게
후원받는 신세가 되겠죠

 

부패, 신비주의,
포르노그라피

 

무형식, 인공건축물

 

얼룩, 선, 구, 원뿔...

 

이런것들이 혁신가가
되기 위해 필요할까요?

 

맞아요,
새로운 것들입니다

 

하지만
틀리기도 합니다

 

무의미하고, 비 민주적이고,
퇴폐적이죠

 

달라져야 합니다
여러분, 달라져야해요

 

아까는 망치가 더 높았어

 

맞아 약간 더 높았어

 

조금 더

 

- 이렇게?
- 왼손이 약간 더 중앙으로

 

오른손이 앞으로
훨씬 더 나와야돼

 

- 좀 더
- 더 더

 

아직 멀었어

 

- 이렇게?
- 더 더

 

위쪽을 앞으로

 

그렇지 바로 거기야

 

- 맞는거 같네
- 좋아

 

이렇지 않았는데

 

장난 그만해!

 

망치를 위로

 

아니 아래로

 

아니 위로

 

위로

 

아래로, 위로,
아래로, 위로

 

교수 동무!

 

교수 동무
여기 애들은 엉망이군요

 

진지함이 없어요
저는 여기 사명감을 가지고 왔습니다

 

여기가 유치원인가?

 

그런것 같구만

 

패션과 여자애가
서독연필 나눠준데

 

실례합니다

 

실례합니다

 

실례합니다

 

- 고마워
- 천만에

 

- 2B로 줄래?
- 안녕, 에른스트

 

- 고마워
- 잘 써

 

- 리스에게 안부전해줘
- 알았어

 

미셸

 

고마워, 엘리자벳

 

꿈깨라
쟤는 내거야

 

보고 배워

 

2B 아님 4B?

 

응?

 

2B...

 

근데 데이트를
했으면 하는데...

 

연필얘기만 하자구

 

진심이야?

 

 

네가 엘리자벳이야?

 

연필 필요해?

 

이제는

 

4B밖에 안남았어

 

고마워

 

너처럼 화려한 여자가
재떨이로 그런걸 쓰면 안돼지

 

화려하다고?

 

 

이대로 보낼 수가
없겠는데

 

그렇지

 

좀 걸을까?

 

공원에서?

 

내가 오해한게
있으면 돌아볼겸?

 

나한테 할말이
있는줄 알았는데?

 

사실은 너랑
걷고싶었어

 

그렇구나

 

그럼 내가 대화를
시작해야겠네

 

사회주의 리얼리즘

 

이런게 네가 하는거야?

 

로뜨 울브리흐트의 패션이
네가 하는거라면, 아마도

 

왜 그렇게 쳐다봐?

 

넌 누구를 생각나게 해

 

날 그려보고 싶어?

 

모르겠어

 

나한테 양복
만들어주고 싶어?

 

집에 가야겠어

 

데려다줄까?

 

집 앞까지만

 

[사회주의는 모두를 원한다 -
사회주의는 모두를 위한 것]

 

[댄스 스쿨]

 

춤 배우는거야?

 

여기 살아

 

우리 집이야

 

화려하다는걸 부정할
필요가 없구나

 

그냥 운이 좋았을뿐이야
한번도 폭격을 맞지 않았거든

 

전쟁전엔 이 거리가
다 이랬어

 

안녕, 커트

 

안녕...

 

엘리자벳?

 

다른 이름으로
불러도 될까?

 

별명같은거 있어?

 

다들 엘리자벳이라고 불러,
진짜로

 

"진짜로"를 붙이면 대개
사실과 반대인데

 

그래

 

아빠는 나를
"엘리"라고 불러

 

안녕, 엘리

 

엘리자벳

 

좀 더 쉬었다
나와도 돼, 커트

 

좋아

 

오늘은 이만해도 돼잖아

 

어 그래

 

잘가

 

내일 봐

 

화려한 여자가
노동자가 됐네?

 

네가 내
기말작품이야

 

양복

 

네거야

 

절대로 벗지 않을거야

 

넌 너무 아름다워서
로맨틱하지가 않아

 

사랑할 수 밖에 없어

 

날 사랑해?

 

날 사랑해?

 

그게 아니면
의미가 없어

 

사랑없이는
아무 의미가 없어

 

사랑해

 

정말?

 

 

사랑해

 

사랑해

 

부모님이야!

 

캠니츠에 사신다며

 

맞아

 

아빠도 오셨어

 

어떡하지

 

엘리자벳은요?

 

자는거 같네

 

촛불을 안끄고 자네
언제 어른이 될려나

 

요즘애들이...

 

상처는 왜 난거야?

 

정원에서 일하다
그랬다니까

 

정원에서
뭘 했는지 알겠어

 

원예에 재능이 있었구만

 

저기 "정원일"께서
오시네

 

다들 가자구

 

너희집 정원은 어때?

 

가뭄으로 다 말랐어

 

고마워
위험해보였는데...

 

근데, 다시는
그런짓 하지마

 

부모님은...

 

눈치 못채셨어

 

드레스덴으로 가셨어

 

아빠가 예전에 일하던
병원 이사로 복직하셨어

 

그래서 우리집
방을 세놔야돼

 

안그러면 "거주지 배정 부서"랑
문제가 생길테니까

 

월요일에 세놓는다고
붙일거야

 

그럼 네가
제일 먼저보고

 

물어볼 수
있지 않을까?

 

우연히?

 

그러면 내가 세입자랑 사랑에 빠져도
뭐라고 못하실거야

 

부모님이
선택한거니까

 

어머니는
눈치채지 않으실까?

 

엄마는 정말
순수한 사람이야

 

걱정마,
아무 의심도 없으셔

 

전혀

 

네?

 

방 광고를 보고 왔는데
아직 있나요?

 

15분전에 붙였는데

 

아직 안나간거죠?

 

들어와요

 

- 사모님?
- 네?

 

방을 보러 오셨데요

 

빠르군요

 

커트 바낫입니다

 

직업이 뭐죠?

 

학생입니다

 

패션?

 

- 회화요
- 회화?

 

아주머니,
위에 좀 와보세요

 

칼, 방보러 오신분이 있어요
내려와봐요

 

자네 안면마비가 있군

 

약간의 안면마비가 있어

 

입꼬리가 안움직여

 

사고를 당했거나
라임병이 있나?

 

이것 좀 서재에
갖다두세요

 

남편이 얘기가
길어질거 같아요

 

남편이 의사에요
가끔 열정이 넘쳐서 무료진단을 해주곤 해요

 

검사를 받아보는게 좋아

 

이분 조건이 괜찮아요

 

학생이고,
담배 안피고...

 

난 괜찮은거 같아요

 

물론 결정은
당신이 하는거죠

 

화가가 되고싶데요

 

저는 화가에요

 

건물 앞벽이
벗겨지기 시작했는데

 

그걸 방세로
대체하면 어떨까?

 

저는 그런걸 그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럼 뭘 그리지?

 

그림을 그려요

 

사회주의 리얼리즘?

 

다른종류는
없지 않나요?

 

뭐 그렇지

 

방은 자네거네

 

감사합니다
지반트씨

 

지반트 교수라고
부르게

 

옷이 멋지군요

 

밤늦게 뭐하나?

 

나갔다 왔습니다

 

술마셨나?

 

작업하는데
좋지 않을건데

 

이제 자게나

 

커트란 친구
맘에 안들어

 

엘리가 그 친구랑
가까워지지 않게 해야돼

 

왜요?

 

그래야 괜찮은
상대를 찾을 수 있잖아

 

당신이 그랬던것처럼

 

지반트 교수님, 어제 일은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께요

 

자네 그림을
하나 그려야겠어

 

나를

 

병원에 걸어둘거야

 

이거랑 비슷한 느낌으로

 

내일 오후 4시에
내 사무실로 와

 

동독국민 전체가
만장일치로

 

독일의 평화와 통합을
열망함에 따라

 

그로테볼 총리가
서독 정부에

 

교수님께서 오십니다
앉아계세요

 

...독일 전체의
자유선거안을 제안했습니다

 

이 제안은
서구세력들과

 

서독 아데나워 정부의

 

정치적 입장으로 인해
거부되었습니다

 

이에 덧붙여

 

서독정부와
서구세력들은

 

동독과의 경계를
확실히 하기위해

 

동서독간의
국경통제를 강화하여

 

독일을 완전히
분리할것이라 발표했습니다

 

고마워요

 

커트

 

내 생각엔 이젤을

 

여기 놓으면 좋겠는데

 

동독 국경의
대응 부족으로

 

서구세력으로 부터

 

엄청난 수의 스파이와
테러리스트,

 

밀수꾼들이
들이닥치고 있습니다

 

그들은 임무를 마치고

 

아무 제제 없이

 

국경을 넘어
서독으로 가고있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동독 국민의

 

평화를 보호하기위해

 

조치를 취해야만 합니다

 

국가안보부가 위임받아
상응하는 조치들을 취할 것입니다

 

내가 생각했던 대로군
아주 좋아

 

내일 오후 4시에
다시와서 계속하지

 

두번이면 되겠지?

 

왜 옛날사진을
계속 보고있어?

 

왜 막찍은 사진들이
내 그림보다 더 현실적일까?

 

아빠가
이 사진들을 좋아해

 

그러니까

 

자기 사진을
좋아하긴 힘들거든

 

그림은 다들 좋아하지

 

그러니 사진이 보다
진실에 가까운거겠지

 

너희 아버지는 왜
캠니츠에서 일하셨던거야?

 

여기병원 이사였다면서

 

거기에 대해선
말씀하시진 않으셔

 

전쟁중에 아빠는
괴링과 괴벨스 부인의 주치의셨어

 

제일 실력있는 분이시니까

 

아빠한테 진료를 받으러
베를린에서 200km를 달려왔었어

 

거긴 자궁경부 검사가
가능한 사람이 없었으니

 

그 보상으로 나치 친위대의
명예회원이 되셨어

 

거부하진 않으셨지

 

전쟁이 끝난 후에 러시안들에게
나치에 가담하지 않았다는걸

 

설명하는게 힘들었지

 

그들이 모든 자료를 검토했지만
나치에 가담했단 증거를 찾진 못했지

 

교수님께서 오늘 나보고
"빌리 지테"같은 화가라고 하셨어

 

그거 좋네
성공한 사람이잖아

 

"빌리 지테"라니...

 

여길 떠나야겠어

 

설마 서독으로
가겠다는거야?

 

진심이야?

 

여기서 모든게
잘 풀리고 있잖아

 

난 엄마를 두고
갈 순없어

 

커트!

 

위원회가 자네 졸업작품을
높게 평가해서

 

역사박물관의 벽화를
맡기기로 했네

 

주제는
"노동자 계급의 단합"이야

 

교수들도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야

 

- 벽화요?
- 응

 

전 벽화 그리는
사람이 아닌데요

 

커트,
할 수 있다는거 알잖아

 

아니요, 죄송해요
장식적인건 제 일이 아니에요

 

성공이 보장된 일이야
보수도 좋고

 

제 일은 아니에요

 

나, 나, 나

 

움직이지 마

 

우리가 한몸인것처럼 느껴져

 

나 임신했어

 

그럼 넌 완전히 내거야

 

내말은 우리가 함께라고

 

부모님께 말씀드려야해, 엘리

 

우리가 사귄다는것부터
말씀드려야지

 

하나씩 말씀드려야지

 

어머니는 뭔가
눈치채신거 같아

 

엄마는 걱정되지 않아

 

아빠가 많이 놀라실거야

 

아빠에게 난 여전히
12살 소녀거든

 

엘리가 임신한거 같아

 

네?

 

손에서 체온이 살짝
올라간게 느껴져

 

감기에 걸린것도 아닌데

 

어제 저녁식사때
두번이나 자리에서 일어났고

 

아침엔 오트밀에
손도대지 않았어

 

일어날때 의자를
짚고 일어났고

 

3개월쯤 된거같아

 

어쩌면 4개월

 

맙소사,
아직 어린애에요

 

나이가 문제가 아니야,
그 남자가 문제지

 

누굴까요?

 

유약하고, 침울하고

 

계단청소 좀 해야한다고
목숨을 버린 남자의 아들

 

아버지는 그런놈들을
폭탄이라고 불렀을거야

 

후대에 물려주고싶지 않은
유전적 형질이지

 

우린 그걸 막아야 돼

 

어떻게요?

 

경력 30년의 부인과 의사로서
한가지만 말해주지

 

대부분 사랑과 애정은
낙태와 함께 끝나

 

난 그애가 다르다는걸
잘 모르겠어요

 

2 더하기 2가 5라고
생각하는거야

 

그게 4라는걸
알고있으면서도

 

그게 그를
불안하게 하는거지

 

말씀드리고
싶은게 있어요

 

미술대학에 관한거니?
난 늘 관심이 있지

 

아뇨, 학교에
관한것이긴 해요

 

커트가 역사박물관의
벽화를 그리기로 했어요

 

결국 벽화나
그리는거냐?

 

주제는
"노동계급의 단합"이에요

 

그 주제에...

 

무슨말을
하려는거냐?

 

나쁜게 아니면
좋겠구나

 

걱정돼

 

저희...

 

함께하고 있어요

 

벽화를 같이
그린다는거야?

 

사귀고 있어요
조금 됐어요

 

학생 커플이라고?

 

사랑하는 사이라구요

 

- 말씀드릴게 또 있어요
- 엄청난 소식이구나

 

네 그리고...

 

잠깐, 이것부터
받아들이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구나

 

물 좀 갖다주세요

 

고맙소

 

말해줘서 기쁘네

 

빨리 말해줘서

 

엘리에 대해 자네가
알아야할게 있네

 

괜한 걱정거리를
주고싶진 않아서

 

엘리에게도 제대로
말해주지 않은게 있어

 

그러니까...

 

엘리가 어릴때,
골반에 심각한 염증이 생겼고

 

그게 나팔관 조직에
상처를 남기고

 

섬모 손상을 가져왔어

 

섬모요?

 

섬모는 나팔관 점액안에
있는 작은 털들이야

 

수정란을 자궁으로
옮기는 일을하지

 

수술로 해결할 방법을
찾고는 있지만

 

만약 그애가...

 

그 이전에 임신을
한다거나 하면

 

자궁외 임신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그것들이

 

심각한 내출혈로
이어질 수 있네

 

내가 자네에게
하는 경고는

 

보통의 딸가진 아버지가

 

딸의 남자에게
하는거랑은 다르네

 

이걸 해결할 때까지는 우리애랑
깊은 관계가 아니었으면 하네

 

지금 하는 임신은

 

엘리에겐 목숨이
걸린 것일수도 있어

 

알아듣겠나?
죽을 수도 있어

 

이미 임신한거면
어쩌죠?

 

그럼 바로
진찰을 해야지

 

빨리 조치를
취해야하네

 

내가 걱정했던것보다
시간이 많이 지났네

 

벌써 3개월은 된거같아

 

낙태하는건가요?

 

태아를 지금 제거하지 않으면
엘리가 살 수 있다는 보장이 없어

 

여기서요?

 

가문의 명예가 있으니

 

이 방법 뿐인가요?

 

정말로요?

 

의사인 나를
의심하는건가?

 

이럴 필요가 없다면

 

내가 내 딸에게
이렇게 하겠는가?

 

아빠에겐 나치 친위대
제복이 있었어

 

그걸 입고 몇시간이나
거울앞에서 자세를 잡곤 하셨지

 

최고의 자세를
찾기위해 계속했지

 

내가 쳐다보는것도
별로 개의치 않으셨어

 

난 그냥
어린애였으니까

 

아빠 모자에는
해골마크가 있었어

 

은으로 된

 

해골

 

의사는 사람을
치료해야 하는데

 

아빠는 사람들을
치료해야 하는데

 

아빠는 내게도
자비를 베풀까?

 

...천재적 의사이자,
휴머니스트

 

열성적인 사회주의 공화국의
창당멤버이자

 

모든 의사들의
귀감이 될만한 분입니다

 

이런이유로 12월 11일 오늘,
건강의 날에

 

로버트 코흐
메달을 수여할

 

"저명한 인민의 의사"를
소개합니다

 

감사합니다, 장관 동무
이런 찬사를 들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의사와 사회의 일원으로
겨우 제 역할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사회주의 운동이라는 거대한 기계의
바퀴에 지나지 않습니다

 

제 초상화를 실물보다
멋지게 그려준

 

이 독특한 스타일의
화가와 마찬가지로

 

그저 하나의
바퀴일 뿐입니다

 

우리는 모두 소련이라는
거대한 기계가

 

공산주의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하는

 

작은 바퀴들입니다

 

감사합니다

 

뭐래요?

 

KGB 본부로 오라는군

 

계획대로 되지 않는것 같네요
찾아냈나봐요

 

기다려봐, 마르타

 

인내심을 가지라고

 

무라요프 장군님,
지반트 교수님입니다

 

나가보게

 

칼!

 

 

잠깐 보여줄게 있네

 

이리와 앉게

 

칼, 전출명령이야

 

나는 모스크바로
돌아가네

 

더 이상 자네를
보호해줄 수 없네

 

다른사람들은
모두 잡혔어

 

부르가트 크롤과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드레스덴 지역
안락사 담당자만 남았네

 

내 후임이
의사와 간호사들을

 

다시 조사할것이고
그걸 막을 수는 없네

 

그러니 자네도 여길 떠나서
다시 돌아오지 말게

 

자네와 부인 둘다
이주신청서를 제출하면

 

문제없이 승인될거야

 

서독에선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걸세

 

소련에서도 문제삼지
않기를 바라네

 

 

크롤에 대해선
말 안할텐가?

 

지금 어디에 있나?

 

그 모임에 있던
다른사람들은 누군가?

 

자네가 나를
도와줄 수 있어

 

난 그 사람을
만난적이 없습니다

 

아는것도 없구요

 

우린 다시 만나면 안되네, 친구

 

내가 진 신세를
다 갚았길 바라네

 

그만 가보게

 

사랑하는 엘리, 커트

 

자네가 내 사위가 된지
두시간이 지났네

 

내 딸을 자네 손에 맡기고

 

이 달 말에 우리는
동독을 떠날걸세

 

자네 인생 여정에
조언 한마디만 하자면

 

"괜찮은"정도로는 안되네

 

그런 "괜찮은"사람들
많이 봤네

 

누락되고, 쫒겨나고,
때로 숙청되기도 하지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자네가 뭘 하든
최고가 되어야하네

 

최고 중의 하나도 아니고

 

최고

 

이 부부를 위하여!

 

건배

 

건배

 

"올덴버그에 있는
잔더부시 병원으로 왔다

 

2년 후 에르크너가 은퇴하면
내가 병원을 맡게 될거야

 

잘 지내거라
아빠가"

 

자리를 잘 잡으신거 같네

 

내 차 얼마에 살래?

 

정신나갔냐?

 

보통사람이 그런 차 가지려면
얼마나 오래 기다려야 하는지 알아?

 

그냥 이제 맘에 안들어서

 

300마르크?

 

커트, 서독에는 이제
그림그리는 사람도 없어

 

브루주아들이나
하는거라고 생각해

 

거기선 브루주아가
좋은거아냐?

 

내가 뭘 알겠냐

 

우리도 네가 여기
없으면 좋겠지만

 

여기에 네 삶이 있잖아

 

돈도 있고
점점 유명해지고

 

네 조수라는 이유만으로
나랑 자고 싶어하는 여자들이 줄을 섰어

 

넌 여기서 관료들을
구워삶을수도 있고

 

이제 곧 서른이 된다고
그렇게 젊지만은 않다고

 

너는...

 

대체 왜?

 

그런게 다
무슨 소용이야

 

그럼 뭘 원하는데?

 

진실

 

누가 진실을 얘기해주냐?

 

나, 나, 나

 

260마르크로 될까?

 

좋아

 

캔버스 필요해?

 

좀 있어?

 

작업실에,
그려놓은것들

 

뭐?

 

그 위에 덧그려줘
다시 보기 싫은 그림들이야

 

진심이야, 여태 제대로 된
그림을 그린적이 없어

 

벽화는 어쩔거야?

 

그건 망칠 수 없잖아

 

누군가 알아서 하겠지

 

1961년 3월 13일

 

베를린 기차역

 

거기, 멈춰!

 

가방안에 뭐가 들었나?

 

제 처남의
물건들입니다

 

지금 들어오는 열차는
동물원행입니다

 

문이 닫힙니다

 

너무 쉬운데...

 

계속 이렇진 않을거야

 

다음역은
동물원입니다

 

- 이름이 뭐죠?
- 커트 바낫이요

 

이 폼 작성하세요

 

자리는 저쪽입니다

 

뮬러 부인? 뮬러 부인!

 

- 감사합니다
- 안녕하세요

 

- 안녕히 가세요
-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교수님

 

이걸 읽으실때면 저는
아마 서독에 있을겁니다.

 

교수님을 범죄에 가담시키는게 될까봐
미리 말씀드릴 수 없었어요

 

저한테 항상
잘해주셨으니

 

쉽게 한 결정이
아니라는거

 

믿어주실거라
생각합니다

 

안녕, 커트야

 

나중에 다시 올까?

 

아니 들어와

 

클라우스,
움직이지 마

 

아빠 생일선물을
망치고 있어

 

나이가?

 

스물아홉,
곧 서른

 

어려보이네

 

말했듯이 뮌헨으로 가는건
괜찮은 선택이야

 

사람들이 돈도 많고
초상화랑 풍경화를 찾는 사람이 많아

 

함부르크도 비슷하고

 

뒤셀도르프는 가지마

 

뒤셀도르프?

 

거긴 다 모던아트야
아방가르드한거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기회를 잡을 수도 없어

 

마피아들 같아

 

뮌헨은 좋아

 

함부르크도 괜찮고

 

베를린은 그냥 그렇고

 

아까처럼 나 봐봐

 

클라우스,
움직이지 말고

 

[뒤셀도르프 미술대학]
[입학 설명회]

 

안녕하세요
커트 바낫입니다

 

가이드투어를
신청했는데요

 

강의 중간에 주먹으로
코를 날려버렸지

 

히틀러 경례를 하고선

 

- 그냥 도발이라고 주장했거든
- 취향하고는

 

9천 마르크를 주고
그 땅을 샀다는데

 

말도 안돼!

 

26세 이하신가?

 

뭘 전공하고 싶어요?

 

행위예술?
설치미술? 조각?

 

- 회화요
- 회화?

 

비웃는거 아니고, 나도 동독에서 왔어
해리 프로서야

 

나는 커트

 

여긴 이제 그림그리는
사람은 없어

 

사람들이 뭔가 새로운걸 원해,
새로운 아이디어

 

- 아이디어?
- 응, 저런걸 말하는건 아니고

 

새로운거, 아니면 적어도
포장을 잘해서 새로워보이는거

 

이브 클랑이 말한것처럼
"군청색은 나의 색이다

 

특허도 신청할거다

 

이제 이 색은 이브 클랑 블루다
나는 이 색으로 나를 표현한다

 

나는 아름다운 여인의 가슴을
이브 클랑 블루로 칠하고

 

그녀가 다른 여인의
가슴에 비비고

 

나는 스폰지를 이브 클랑 블루로 칠하고
캔버스에 붙여서 사용할것이다"

 

물론, 남의 아이디어를
갖다 쓰는건 안좋지

 

루치오 폰타나는
6년동안 캔버스를 찢고있어

 

하지만 카트린은 예쁜가슴을 가졌으니
뭘 해도 상관없지

 

시선을 바꿔서

 

얇은 무늬에
집중해보세요

 

배경은 그대로 두시구요

 

쟤는 아드리안 쉼멜이야

 

이름이 모든걸 말해주지
(쉼멜은 주형, 금형의 뜻. 영어의 mould)

 

진짜 이름은 아드리안 핑크야
마네스만 회사의 아들이지

 

거만한 놈이지만,
말빨은 확실히 있어

 

저 벽지의 아이디어가
충분한지는 모르겠네

 

다르게 말하면, 이 무늬들의 조합이
무엇을 말하는것 같습니까

 

네 멋진것 같네요

 

근데 여전히...
벽지에요

 

- 죄송해요
- 네

 

맞아요

 

그렇게 보여지지만

 

우리 예술가들은
장식 너머에 숨어있는

 

그런 이미지들을
찾아 헤매죠

 

보세요, 흰색이
표현하는 이 공허함

 

스텐실 사이로
제가 배치했죠

 

그리고 반복되는
패턴이 보여주는 진부함

 

다 의도된 것입니다

 

그리고 강렬한 네온컬러가
만들어내는 의미없는 화려함

 

이 모든것들이 두분을
여기로 이끈것입니다

 

엄청난 예술적 감각이 있으시니
이곳에서 발이 머문것입니다

 

친구분들은 그저
벽지로 보고 지나쳤지만

 

두분은 그 너머에 있는
차원을 보신겁니다

 

눈이 있으세요

 

저기...

 

이 작품들
구매가 가능한가요?

 

그럼요. 그게 바로
예술의 위대한 점이죠

 

돈이 돈을 만들지
무슨말인지 알지?

 

하지만 예술가는 돈을
언급해서는 안되지

 

쟤는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서
배경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는걸 보여주려해

 

돈이 성공의 기준이지

 

나는 가난한 집안에서 자라서
그럼에도 성공할 수 있다는걸 보여주려 하지

 

역시 돈이
성공의 기준이야

 

가족이란게
참 지랄맞아

 

26살 이전에 아이디어를 가져야해
아님 의미없어

 

왜?

 

생각해봐, 피카소가 "아비뇽의 처녀들"을
그렸을때 26살 이었지

 

뒤샹이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를
그린게 25살

 

미켈란젤로가 "피에타"를
완성한건 24살때였어

 

- 이게 뭐 같아?
- 감자 추

 

이제 점은 안찍어?

 

요즘 감자에 꽃혔어

 

동독에서 온 커트야
여기서 공부하려해

 

해리가 "아이디어"에 관해
연설하는걸 이미 들었겠네

 

네 생각은 달라?

 

내 머리속엔 온통...

 

감자 뿐이야

 

가자, 저놈한테
오염되기전에

 

저 친구가 뭘 하려는지
아무도 몰라

 

별걸 다 했었어

 

큰 점들을 같은 색으로
프린트해서 붙여놨었지

 

그럴듯한 아이디어
같았는데

 

결국

 

두달만에 또 완전히
새로운걸 하고있어

 

우리 교수님

 

안토니우스 판 페르텐
아마 들어봤을건데, 작센에서도 유명하셔

 

진짜 독창적이시지

 

내 생각엔 "전설"이라고
불리길 바라실거야

 

항상 저 모자를
쓰고 계셔

 

한번은 예쁜 여학생이 모자 벗은걸 보려고
교수님을 유혹한 적이 있어

 

침대에서도 벗지 않았다지

 

펠트와 구리스로만
작업하셔

 

왜?

 

그만이 알겠지
그 신비로운 비밀은

 

우린 그의 수업을 다 듣지만
한번도 우리 작업을 보신적이 없어

 

제대로 하는지 아는건
자기 자신뿐이라고 말하시지

 

내 생각엔 그냥 우리한테
관심이 없으신거 같아

 

하긴, 우리도 교수님한테
별 관심이 없긴해

 

하지만 네가
입학허가를 받는건

 

순전히
저 사람한테 달렸어

 

가자, 재미 없잖아

 

커트 바낫, 26세
드레스덴 출신

 

포트폴리오가 없네?

 

아무것도 가져올 수
없었어요

 

뭘 했었나?

 

그림을 그렸어요

 

- 동독에서?
- 네

 

사회주의 리얼리즘

 

[동독을 둘러싼 벽]
[최루탄과 탱크들]

 

이제 진짜로
벽을 쌓는구만

 

이럴줄 알았나?

 

"아무도 그럴 의도가 없었다"
라고 하지만, 대개 그 반대죠

 

하지만 저 벽은 거의
예술처럼 보이기도 해

 

풍경을 만들어내잖아

 

작업자체로는
별 의미가 없지만

 

수백, 수천명의 사람들에게
문제를 안겨주겠지

 

독일의 광기는
여전하네

 

예술의 어떤점을 좋아하나?

 

자신에 대해 말하는건
별로 좋아하지 않지?

 

하지만 자네 눈에서
이미 많은걸 경험했다는게 느껴져

 

입학허가

 

작업실

 

다른사람과 마찬가지로
한가지 조건이 있어

 

내 수업을 들어야해

 

그리고 절대 나한테

 

자네 작업들을
봐달라고 하지마

 

알겠나?

 

어떤경우든, 작품이 좋고 나쁜건
작가만이 알고있지

 

한 발 앞으로 내디뎠더니,
두 발 뒤로간게 돼버렸네

 

괜찮은데

 

자기가 원하는건 뭐든지
여기서 할 수 있잖아

 

그게 뭔지를
알아야 할텐데

 

사회민주당?

 

[모두에게 번영을!]

 

[실험은 필요없다!]
[콘라트 아데나워]

 

기독교민주연합?

 

- 어디에 투표할건가?
- 기독교민주연합이요

 

- 자유민주당!
- 독일평화연합!

 

걔들은 범죄자야

 

- 잘할려고 해봤자
- 사회민주당!

 

어디에도
투표하지마

 

다시는 당을 위해서
투표하지마

 

예술에 투표해

 

양자택일이지

 

예술안에서,
자유는 환상이 아니야

 

나치즘 이후로
사람들에게 자유를 준건

 

예술가들 뿐이야

 

청소부든 농부든
상관없이

 

모든 사람은 예술가가
될 수 있다

 

외부의 잣대에 상관없이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면

 

비록 자유가 없어도

 

진정한 자유를 얻게돼
아무도 가질수 없는 자유

 

스스로를 자유롭게 하는게
세상을 자유롭게 하는거야

 

너희는 성직자이자

 

혁명가이고

 

자유의 투사들이다

 

제물을 태워 바쳐라

 

그거 찢을거면 하지마

 

새로운 발상인데?

 

빨리 배우는구나

 

나 유산했어

 

의사한테 갔었어

 

이제 애를
갖지 못할거래

 

그리고 뭐랬는지 알아?

 

그때 낙태한것 때문이래

 

섬모손상이 아니라

 

자궁이 손상된거라고

 

자궁기능부전 이래

 

임신해도 3개월을
넘기지 못할거래

 

아빠는 순수혈통을
원했기에

 

그냥 대를
끊어버린거야

 

우리는 아이를
가질수 없어, 커트

 

자기 그림이...

 

자기 그림이 이제
우리 자식이야, 알겠지?

 

좋아

 

음...

 

저번시간에 우리가...

 

아니다

 

렘부르크에 대해 배웠나?

 

이 자료를 보는게 좋겠군

 

렘부르크

 

그는 모든 예술작품에는 최초의 의도가
남아있어야만 한다고 했어

 

마치...

 

신성한 것처럼

 

단순한 형태에서

 

지금 떠오른 것처럼

 

아니다

 

아니, 다르게 얘기해보지

 

이번주에 뭐가
떠오른사람 있나?

 

통찰이랄까...

 

여기서 같이
얘기해볼 사람?

 

로또 번호요

 

진심으로,
로또 번호요

 

제가 무작위로
번호 여섯개를 대면

 

5, 7, 23, 29, 44, 11

 

아무 의미가 없죠

 

하지만 제가 1등 번호를 읽고나면

 

신문 좀...

 

2, 17, 19, 25, 45, 48

 

순간 이 숫자들엔
엄청난 가치가 생기고

 

아름답기까지 하죠

 

이상입니다

 

이게 제가 깨닳은거에요

 

이상,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커트, 잠깐 나좀 볼까?

 

네?

 

자네 작품들을
좀 보고싶은데

 

언제요?

 

봐도 된다면,
자네가 원하는 시간에

 

정해서 알려주게

 

생각할게 뭐 있어?

 

교수가 좋아하면
전시하는거고

 

- 그럼 여자친구한테 차를 한대 사줄수도 있을걸
- 와이프야

 

그럼 와이프랑 여자친구한테
한대씩 사줄수도 있어

 

내가 제대로 하고있는건지
잘 모르겠어

 

아닌거 같거든

 

네 의도가
들어있을거 아냐

 

아니면 뭐 그냥
공예품인거고

 

운도 작용하겠지

 

교수가 네 작품에 관심을 보이는거 자체가
운이 좋은거라고

 

확인하고 싶은거야, 네 작품에서
뭔가 비범함을 보고싶은거라구

 

스스로를 의심하지마

 

네 작품,
진짜 좋아

 

좋다구

 

전쟁동안,
나는 공군의 무선기사였어

 

난 엉망이었고

 

내 파트너 조종사도
최악이었지

 

우린 고작 4시간
훈련을 받고 나가서

 

크림반도 상공에서
격추됬지

 

조종사는 즉사했어

 

타타 유목민들이 비행기 잔해에서
나를 구해줬어

 

화상으로 죽을수도 있었지

 

그 농부들은

 

내가 폭격할 지역에 사는 사람들인데,
나를 구조해서...

 

최선을 다해
간호해줬어

 

상처에 구리스를 발라주고

 

따뜻한 펠트이불로
날 감싸줬어

 

1년정도
거기 있다가

 

미군에 항복해서
포로가 됐어

 

내 스스로에게
경험으로

 

확실히 알게된 것이
뭐냐고 묻는다면

 

거짓없이

 

그들이 머리에
발라주던 구리스

 

구리스랑 펠트이불이
있던 그 집

 

사람들이 배우자,
자식에 대한 사랑이나

 

섹스에 관해
이야기할때면

 

나는 그게 어떤의미인지 알아
내 살에 닿던 구리스와 펠트이불, 그거거든

 

그 전까지
내 인생은 무탈했어

 

어린시절은 행복하고
보호받고 있다고 느꼈어

 

한두번 맞은적은 있지만

 

선생님들도
나를 좋아했지

 

아버지처럼
사업가가 되고싶었어

 

예술적 재능은
없었으니까

 

그 이후에도
별 일이 없었지

 

그냥 행복했어

 

전쟁의 마지막날을

 

친절한 간호사들과
함께 보냈지

 

그 후에 갑자기 성공해서
여기 교수가 됐어

 

하지만

 

그 구리스와 펠트이불

 

그게 내가 진정으로
이해한거야

 

데카르트가 자신의 존재를
이해했던것처럼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그는 모든것에 대해
질문을 던졌지

 

모든게 환상이고,
상상일수도 있다고

 

그러다 그걸
깨달은거야

 

결국, 뭔가는
존재해야 하는거지

 

그걸

 

데카르트는 "나 자신"
이라고 정의한거야

 

그럼 자넨 누군가?

 

자넨 무엇인가?

 

이것들...

 

이건 자네가 아냐

 

오늘 어땠어?

 

생산적인 하루였어

 

침브로네 빌라

 

- 이것도 침브로네에요
- 아니 저긴 루폴로 빌라야

 

둘다 라벨로에 있지

 

저 차 너무 이뻤어요

 

우리 호텔

 

르 시레누즈

 

폼페이네요

 

30살인데 아직
학생이라고?

 

난 30살에 드레스덴에서
선임 내과의사였어

 

모짜르트는 30살에

 

죽었지

 

내 경제적 도움을
원치 않는건 이해해

 

칭찬할만한
결정이라 생각하네

 

제안을 하나 하지

 

뒤셀도르프에 있는 산부인과
병원장을 알고있어

 

내가 가끔 자문해주러
가는 곳이야

 

거기서 자네가
할만한 일을

 

알아봐달라고 할께

 

아침에 세시간정도?

 

그럼 수입도 생기고

 

그림 그릴 시간도
충분하겠지

 

우릴 그냥 놔두면
안되는걸까?

 

우리 인생에서
사라져주면 안되나?

 

그 병원일을 해서 돈을벌면
신경을 덜 쓰시겠지

 

흰 바탕에 흰 그림

 

모던 아트인가?

 

"공허의 우화" 같은
제목을 달면 되겠군

 

아마 세상이
깜짝 놀랄거야

 

저녁먹으러 가자구
밖에 차 대기시켜놨네

 

본(Bonn)에 있는
여권사무소로 보내야하네

 

그럼 영구여권이
나올거야

 

가서 받아오기만 하면 돼
자네가 할 수 있게 위임장도 준비했네

 

자네가 본에서 가까운데 사니
이것 좀 나 대신 처리해주게

 

수고비는
챙겨주겠네

 

다음주에 자네한테
들려서 받겠네, 괜찮지?

 

- 커피 드릴까요 교수님?
- 네, 고마워요

 

부르가트 크롤이 잡혔어요!

 

안락사 프로그램의 수장이

 

10년 동안 자문위원으로
살아왔다고 합니다

 

10페니요

 

감사합니다

 

환자들의 학살자
10페니요

 

- 감사합니다. 선생님
- 또 봐

 

- 교수님, 커피 나왔습니다
- 고마워요

 

담배 피세요?

 

63세는 담배를 시작하기에
괜찮은 나이지

 

아마 폐암이
생기기전에 죽을테니까

 

식사 마저하게
난 좀 바빠서

 

엘리에게
안부 전해주고

 

- 잘 먹었소
- 안녕히 가십시오, 교수님

 

좀 봐도 될까요?

 

가져가요
난 스포츠면만 보면 되니까

 

감사합니다

 

"흰 바탕에 흰색"

 

"공허의 우화"

 

장인이란 사람이
할 소리야?

 

뭐 저런새끼가
다 있냐

 

그거 알아?
내가 생전 처음

 

내가 아닌 다른사람이
성공하길 바라고 있어

 

네 실수는 아직도 캔버스랑 이젤을
붙잡고 있는거야

 

그림은 죽었어

 

포크댄스나
무성영화처럼

 

난 그냥 네가
잘 해나갔으면 해

 

의사가 되긴
너무 늙었잖아

 

[환자들의 학살자]
[18년만에 붙잡히다]

 

[환자들의 학살자]

 

커트?

 

- 안녕
- 안녕

 

이건 뭐야?

 

나도 몰라
하지만 느낌이 왔어

 

사진 배껴그린게?

 

좀 닫을께

 

공사 진행상황이
전체적으로 만족스럽네요

 

교수님께서 만족하신다니
다행입니다

 

- 제가 신경쓰는 부분들 아시죠?
- 네

 

수술실 투명문은

 

양쪽으로 25cm씩 늘려야 합니다

 

그래야 큰 침대도
드나들 수 있어요

 

맞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교수님

 

오늘 아침에 자네 모른척한거
이해할거라 생각하네

 

거기서 아는척하긴
좀 그렇잖나

 

자네 예술세계는 어찌되가나?
그것보다, 내 여권은 찾았나?

 

그만 가봐야겠군

 

고맙네

 

먼저 가보겠네

 

저런모습 본 적 있어?

 

뭐라고 했길래
저러는거야?

 

지금 자기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를거야

 

나 임신했어

 

4개월이래

 

병원에 갔었어
우리도 이제 부모가 되는거야

 

이제 우리도
부모가 되는거야!

 

일요일이라
아무도 없어, 진짜로

 

아무도 없다니까

 

어제처럼

 

나한테 말하면서
내려와봐

 

나 임신했어

 

적어도 감자는 아니구만?

 

내가 갤러리스트
해도 될까?

 

아드리안 쉼멜,
갤러리스트?

 

아드리안 핑크

 

시작합시다

 

커트 바낫씨에게
질문하실 분?

 

제가 첫 질문을
하도록 하죠

 

바낫씨,

 

그림들 중 대다수가 사진이나 잡지의
이미지를 토대로 한 것인데요

 

저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는

 

뒤샹에 대한 오마쥬인가요?

 

맞습니다

 

서독신문 기자
하인츠입니다

 

바낫씨,
엄마와 아이를 그린 그림은

 

누구를 그린건가요?

 

당신과 어머니인가요?

 

아뇨, 그냥 아마츄어가
찍은 사진입니다

 

누구를 그리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초상화를 그릴때는
대상을 알아야하지 않나요?

 

모르는 사람들을
그리는게 더 낫습니다

 

그래야 상황을 좀 더
명확하게 볼 수 있거든요

 

포토부스에서 찍은
여권사진도 그런 의미인가요?

 

기계가 찍은,
작가가 없는 사진

 

 

나치 독일군 장교를
그린것은

 

나치에 대해 말하고
싶은게 있었던거 아닌가요?

 

아뇨, 별 의미 없습니다
그냥 그림일 뿐입니다

 

사진과는 다릅니다

 

남독방송의
헤르만 슈라이버입니다

 

사진과 동일한 구도를
겹쳐서 사용하고 있는데

 

무작위로 그냥
만든 것인가요?

 

아뇨, 우연히
그렇게 된게 아닙니다

 

일관되고,
변하지 않는 진실

 

진실만이
변하지 않습니다

 

모든 진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모든 진실한 것들은
아름답습니다

 

무슨 뜻인가요?

 

제가 숫자 여섯개를
말한다고 해봅시다

 

아무 의미가 없겠죠

 

근데 만약 그 번호들이
로또 당첨번호라면 의미가 생기죠

 

그럼 가치가 생겨요
아름답기까지 하죠

 

제가 그린 사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원하는건
진실이에요

 

마이버트씨?

 

아트 크로니클의
마이버트입니다

 

다음 작업은 어떤건가요?
계속 사진들을 그릴 생각인가요?

 

아뇨, 이 작업은
충분히 한 것 같습니다

 

요즘은 컬러 차트에
관심이 있어요

 

컬러 차트요?

 

 

방송용으로
부적합해요

 

이것도요

 

잡지에서 가져온 사진들,
포토부스의 여권사진

 

누군가의 가족사진

 

이 모든것들이 흐릿한
그림으로 재탄생 되었습니다

 

이 그림들에는 설명하기 힘든
어떤 힘이 있습니다

 

이 작품들로 커트 바낫은 그 세대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작가로 보여집니다

 

이제 한물 갔다고 생각됐던
그림이란 매체를 사용해서 말이죠

 

하지만,

 

또래의 다른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많은 설명을 하지 않습니다

 

전통적인 예술의
방식과는 거리를 두고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루지도 않습니다

 

예술사에서
처음으로 나타난

 

작가가 누구인지 모호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괜찮았어?

 

좋았어요

 

호텔까지 태워줄까?

 

좀 걷고싶어

 

오늘 잘했어

 

좋았다구

 

앞으로도 좋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