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피리아는?

 

괜찮아.

긴장을 많이 했겠지.

 

잠들어버렸단다.

 

형님, 걱정을 끼쳐드렸군요.

감사 인사 따윈 됐어.

 

딸이 무사해서 다행이군.

 

네.

 

마법 같아

다정함은 언제나

날 조금 더 강하게 만들어주고 있어

상상을 넘어서 반짝이며

어디까지고 갈 수 있을거 같은
기분이 들게 해줘

,
,

,
,

창가에 내리쬐는 햇빛이

유난히 따뜻해서

항상 보던 미소로

「일어났어?」라고 물으니까

쑥스러워

언젠가, 받았던 다정함을

살며시 키워 가고 싶어

언젠가, 받았던 애정을

분명 누군가에게 건네고 싶어

곁에 있는 것만으로 사랑스러운 것들 뿐인

눈부신 나날은

 

마법 같아

다정함은 언제나

날 조금 더 강하게 만들어주고 있어

상상을 넘어서 반짝이며

어디까지고 갈 수 있을거 같은
기분이 들게 해줘

 

나는 내일부터도

이 마법이 풀리지 않도록
살아갈 수 있어

 

라비스엘의 의도

 

라피리아는 괜찮은가요?

네.

 

다친 데도 없으시고
안심 하셨는지

푹 주무시고 계십니다.

 

그나저나,

아버님과 어머님은 멋졌어요.

 

왜 그래, 갑자기?

옛날부터 그런 느낌이었나요?

로벨 님과 여왕님께서
무쌍하시는 모습은

아버님으로부터 들은 대로
훌륭했습니다!

그건 처음 듣는걸?

 

어머님!

빈트가 그런 말을?

 

직접 내게 말해주면 될 텐데.

빈트는 부끄럼쟁이일까?

글쎄요, 어떨까요.

그나저나,

이번엔 너무 오랜만이라

힘을 얼마나 조절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어머,

그렇다면
언제든지 불러줘도 상관없어.

 

그러게.

가끔은 오리와 함께
정령 마법을 쓰지 않으면

실력이 녹슬어버리겠는걸.

 

옛날의 아버님 어머님도
역시 굉장하셨나요?

그야 물론이죠.

이전에 기사단에 의한
도적 포박 임무가 있었는데,

상대가 길들인 흉포한 늑대를 써서

이쪽을 교란시키려 들었습니다.

늑대를?

네.

상대의 책략을 눈치챈 로벨 님께서

즉시 오리진 님을 소환해서,

그 순간...

그 순간?

 

흉포한 늑대들도

오리진 님 앞에선 마치
강아지처럼 얌전해진 겁니다.

 

거기서 이번엔 로벨 님께서

 

회오리 같은 정령 마법을 쓰셔서

상공으로 날려올라가진
도적과 늑대들이

지상에 내동댕이 쳐져서

움직이지 못하게 됐었지요.

늑대 불쌍해.

덕분에 상당히 포박이 편해진 걸
기억합니다.

역시나 로벨 님과 여왕님이셔.

어라?

회오리 같은 마법?

 

아버님.

 

아버님은 얼음 마법을 자주 쓰셨는데,

바람 마법도 쓸 줄 아시나요?

 

오리가 곁에 있으면 쓸 수 있어.

오리는 모든 속성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

그렇구나.

 

애당초
내가 마법을 쓸 수 있게 된 것도

오리와 계약하고 부터고.

그렇군요.

 

에렌 쨩은 멋대로 누군가랑
계약 같은 거 하면 안 돼.

 

네!

 

에렌은 아무하고도 계약 안 해도 돼!

 

정말, 로벨도 참,
정말로 마음이 좁아.

그치만!

아버님, 숨막혀요!

 

들어와라.

 

라피리아 님께서 깨어나셨습니다.

 

라피리아.

 

가디엘!

 

무사해서 다행이야.

 

전하,

 

자세한 내일은 내일 하지.

알겠다.

그럼 실례할게.

 

가디엘, 걱정해줘서 고마워.

어.

 

네가 에렌이구나.

 

네, 만나서 반가워요...

너 때문이야!

너 때문에 이런 꼴을 당했다고!

너무해!

 

라피리아.

그치만...!

애당초, 네가 전하와 편지를
주고 받은 걸로 노림 받은 거다.

에렌과는 관계없어.

 

왜 항상 항상 그래?

모두 에렌, 에렌 거리고!

 

나도, 반크라이프트 가의 딸인데.

 

너, 그런 식으로 생각했었던 거냐?

 

너, 나한테 원한이라도 있어?

아뇨.

전 그저 아버님의 딸로서

반크라이프트 가를
돕고 있는 것뿐이에요.

그...

이번 일은 정말로 죄송해요.

 

가디엘도 널 만나고 싶다고 했는데...

 

정말로 나랑 같은 나이야?

 

너,

여러 가지로 작구나?

 

여러 가지라니?

 

커, 커질 거야!

 

지금부터?

조금 늦은 거 아냐?

 

커질 거란 말이야!

 

에렌의 엄마는 굉장히 크니까 괜찮아.

아버님!

 

착하지, 착하지.

응, 괜찮아, 괜찮아.

 

고작 인간 따위가
공주님께 무례한 말투를 보였군.

기억해두지.

 

에렌,

신경 쓰지 말고 쉬렴.

하지만...

 

공주님,

 

그 계집, 잡아찢어드릴까요?

반 군? 그건 하지 마.

라피리아는 말이야, 사촌이야.

사촌분이시라고요?

그래,

그러니까 화내지 마.

 

선처 하겠습니다.

 

그래!

 

공주님, 여기,

복슬하십시오.

 

반 군!

 

별수 없네.

 

아버님도 같이 즐겨요!

아싸!

 

-복슬복슬복슬복슬...
-복슬복슬복슬복슬...

-복슬!
-복슬!

 

얼른 어른이 되고 싶네.

 

저기, 에렌,

왜 그렇게 빨리
어른이 되려고 하는 걸까?

 

아무리 정령이라도
성장을 멈출 순 없어.

언젠간 반드시 어른이 되어버릴 거야.

왜 지금 이대로는 안 되는 걸까?

 

아빠는 쓸쓸해.

 

어른이 되면 내 곁을 떠날 거잖아.

그런 건, 그런 건...

아버님?

싫어!

 

에렌!

절대 시집은 가지 마!

 

아파,

아파, 에렌.

아버님, 뭔가요, 대체?

 

기분은 나아졌니?

 

네, 완전히요.

 

저, 아버님과 어머님의 딸이라
행복해요.

 

에렌은?

울다 지쳐 잠들었어.

라피리아가 죄송합니다.

에렌에게 그런 소릴.

뭘,

에렌은 신경 안 써,

크고 작은 거 말고는 말이야.

 

그것보다 미안했군.

왕가와 우리들 일로

네 딸을 말려들게 해버려서.

아뇨, 당치도 않습니다.

오히려 잘된 걸지도 모릅니다.

 

이상한 이야기입니다만,

이번 일로서 드디어

왜 라피리아가 반항적이었는지,

그 아이의 기분을 잘 알게 됐으니.

뭐, 아직 아주 일부라고 생각합니다만.

중요한 일이야.

 

네.

 

그나저나 피곤한데!

오랜만이셨으니까요.

 

저도 동행해서
마음껏 날뛰고 싶었습니다!

 

너 같은 애송이와 같이
공주님의 호위라니.

저로선 불만입니까?

불만이냐고?

불만밖에 없다.

애송이가 대체 뭘 할 수 있단 거지?

대정령이신 분과
함께 할 수 있다니 영광입니다.

전 정령계에 못 가니,

당신이 에렌 님을 지키시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하지.

하지만,

에렌 님을 지키고 싶은 마음은
당신과 똑같습니다.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뭐냐, 그건?

이건 잘 부탁드린다는
인간의 인사이자 관습입니다.

왜 인간의 관습 따윌 내가...

인화하실 거면
기억해두시는 게 좋을거 같습니다.

 

굉장해!

어이, 그만두지 못해!

나의 육구는 공주님 것이란 말이다!

 

아뇨, 이게 인간의 인사입니다.

거짓말하긴!

 

가디엘 전하께서 오셨습니다.

 

다시 한 번,
어제는 협력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무사히
라피리아가 돌아왔습니다.

어.

전하,

라피리아가 받았다는 편지 말입니다만,

이 편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편지에는 이렇게 써 있습니다.

임무로 반크라이프트 령에 가게 됐다.

괜찮다면 만날 수 없을까.

 

이게 왕가의 것이란 건
이미 아시겠지요?

그리고 이 편지의 내용,

 

보내신 분이 누구인지는

이미 짐작이 가고 계신 것 아닌지?

 

폐하밖에 없어.

난 폐하께 라피리아와
서신 교환을 하고 있는 걸 말했으니까.

그걸 안 폐하는

당신에게 반크라이프트 령으로의
조사 임무를 부여하셨다.

 

폐하는 당신을
아버님과 제게 접근시켜서

라피리아를 미끼로
약에 대해서 알아내려고 한 거예요.

그럴 수가...

가디엘 전하,

이것이 라비스엘 폐하의 방식입니다.

그러니까 난 그분이 싫어.

 

뭐, 이건 전하에 대한
시련일지도 모르겠군요.

 

라피리아는
폐하의 지시에 의해 납치당했다,

 

그게 저희의 견해입니다.

아닙니다!

그 자들은 왕가와는 관계없습니다!

이 상황에선
이렇게 생각하는 게 당연할 텐데.

 

아니면 아니라는 증거가 있나?

하지만 우리들은...

몰랐다.

 

그렇게 말씀하고 싶으신 거지요?

하지만 이건 저희와
왕가의 문제란 생각 안 드세요?

 

그, 그건... 맞아.

 

이해해주셔서 영광입니다.

그럼 약에 대한 건으로
화제를 옮기지요.

 

약속대로 전하께 넘겨드리겠습니다.

 

아버님, 약을.

 

그걸 조사하든 환자분들께 건네주든

마음대로 하세요.

 

제법을 가르쳐줄 순 없는 건가?

부디 부탁드립니다.

가르쳐드릴 수 없어요.

 

그럴 수가...

약의 세부사항을
왕가에 전해드리는 건 할 수 없어요.

세부사항이나 제법을 전한다 한들

당신들로선 이해할 수 없는지라.

 

무슨 뜻인가요?

인간계에서 이 약을 만드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뭐라고?

 

그렇다고 해서

정령계에 사는 정령이라면
만들 수 있는가, 라고 물으면

그것도 불가능합니다.

그럼 대체 뭐란 말인가요, 이 약은!

 

가르쳐드릴 수 없어요.

 

시험 삼아 당신의 정령에게
물어보면 되지 않나요?

그걸 위해 데려온 거죠?

 

전하?

 

아슈트, 부탁해.

 

어때?

 

모르겠어?

흄, 이거 인간계엔 없는 거야.

 

그럼 정령계의 약이야?

 

정령은 약 같은 거 필요로 하지 않아.

 

그럼 재료는?

정령계의 것이야?

아닌거 같아.

아슈, 본 적도 없어.

 

그럼 대체...?

당신들은 약을 만들 수 없어요.

그리고 약은 이쪽에서 준비한다.

그저 그것뿐입니다.

그럴 수가...

 

이야기를 진행하죠.

지금 건네드린 그 약은

항생물질이라고 합니다.

병의 근원을 죽이는 약입니다만,

동시에 뱃속에 있는 건강의 근원도

한꺼번에 죽이는 약이에요

병의 근원이 없어질 때까지

그걸 먹을 필요가 있습니다만,

하지만 그 대신 배탈이 나게 됩니다.

그런 걸 부작용이라고 하죠.

 

부작용?

병의 근원에는 종류가 있어요.

그걸 치료사가 증세로부터 판단해서

각종 약을 처방하는 거예요.

 

약을 다루는 데 있어서의 주의사항과

향후의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주세요.

그렇게 예방하지 않으면

약의 공급이 따라가질 못해요.

 

흄 씨.

아, 네.

약의 취급법 등을

저택의 치료사들로부터 들어주시겠어요?

취급을 잘못하면

약은 독이 되니까 조심해주세요.

 

알겠습니다.

 

할아범, 안내해드려주세요.

알겠습니다.

 

흄 님, 이쪽으로 오시지요.

네.

 

전하.

 

처음에야 약을 넘겨드리겠다고
약속했지만,

 

다음 약에 관해서는
대가를 요구하겠습니다.

뭐라고?

이건 거래입니다.

 

미안해.

그것에 관해서는
폐하의 판단을 청하고 싶어.

상관없습니다.

다만 이쪽도 납득할 수 있는
거래 제안을 기대하고 있다고

폐하께 전해주세요.

 

전하지.

 

그럼 이야기를 처음으로 되돌리죠.

 

라피리아를 납치한 자들의 처분은
이쪽에서 하겠습니다.

잠깐, 그건 인정할 수 없다!

그 자들은 왕가와 관계가 없다고

말씀하시지 않으셨나요?

 

폐하에게 이 자들을 넘긴다 한들

무관계라는 증거를 갖추고 있을 거라고

아버님으로부터 들었습니다.

그러니 문제없겠지요?

 

그건...

저는 전해드렸을 텐데요,

그에 상응하는 각오를 해달라고요.

 

전하,

 

폐하께 전해주세요.

 

제 가족들에게 손을 댄 것을
후회해주세요, 라고.

이야기는 이상입니다.

 

자, 잠깐만!

 

왜 그러시죠?

 

왜 그러시죠?

 

이야기를 들어주겠다고...

 

혹시 무사히 라피리아가 돌아오면,

 

부디 내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해.

 

약속했을 텐데.

 

여기서, 말인가요?

여기서 지금 못하면

난 너와 향후 이야기를
할 수 없을거 같은 느낌이 들어!

 

아버님이나 다른 분들은
잠시 자리를 비워주세요.

 

에렌, 단둘이서 이야기 할 셈이니?

아빠가 있으면 안 되겠니?

 

아버님, 부탁드려요.

 

알았어.

 

잘 들어.

단단히 일러두지.

에렌에게 접근하지 말도록.

 

알고 있어.

 

에렌, 우리들은, 왕가는 정령에게...

전하, 당신은 왕가 인간입니다.

 

당신의 선조분들은
해선 안 될 짓을 했어요.

하지만
그 배경에 있는 선조분들의 마음도

당신은 왕가의 일원으로서
알고 있을 겁니다.

그때, 왕가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정령에게 힘을 빌리려 했어.

하지만 우리들은 해선 안 될 짓을 했어.

이해해주고 계신다면,

당신은 더더욱 사죄해선 안 돼요.

 

어째서지?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지?

당신들의 선조분들은

후회 따위 하고 있지 않아요.

 

방법이 무엇이 됐든

왕가로서 200년 전의
몬스터 템페스트로부터

백성들을 구한다,

그 목적을 위해 취한 행동이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정령을...!

 

그것밖에 방법이 없을 정도로
궁지에 몰려있었겠죠.

 

희생된 정령의 영혼의 슬픔도
씻어낼 순 없어요.

왜냐하면 당신들 왕가에 있어선
과거의 일.

 

하지만
영구를 살아가는 정령에게 있어선

어제 일이나 다름없어요.

하지만, 난...

 

전하, 전 충고 드렸어요,

각오해주세요, 라고.

 

어.

 

폐하도 그 저주의 목소리가
들렸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가족에게 손을 댔어요.

 

병은 기세를 더해가고 있어요.

 

아마도 앞으로 왕도는
혼란에 말려들겠지요.

 

라비스엘 폐하는
저희를 만만히 보고 있었어요.

 

이만한 일을 해놓고서도

저희들이 도와줄 거라곤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이건 최후의 경고예요.

앞으로 일절
저희와 접촉하지 말아주세요.

 

그런...

 

난...

 

난...

 

이 이상 할 이야기는 없어요.

 

에렌!

 

난 그저,

너와 이야기하고 싶은 것뿐이야.

 

그것조차도

용납되지 않는 거야?

 

나쁜 꿈에 허우적대다

목이 말라서 눈을 떴어

이건 언제적 기억이었더라?

누군가를 잊고 있는거 같아서
다시 잠들어

 

어린아이인 척 하면서

발돋움해서 방패가 되어주고 싶어

손을 마주 잡으면 따뜻하고

서로 마주 안으면 부드러워서

약속하자

「우리들」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앞으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방해꾼 따윈 끼어들지 않기를

소중한 사람을 소중히 하고 싶어

오리지널 맹세를

작게 읊조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