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장님, 저희도 가세를!

소용없다는 건 알고 있지 않나

우리가 가진 병기로는
저것들에게 대미지를 줄 수 없어

 

우리는 맡길 수밖에 없다

그들 『헌터』에게

 

각자 공격!

여기를 돌파당했다간
전선이 무너진다!

 

아, 안 되겠어…

우리 랭크 가지고는
이 녀석들한테 못 이겨!

 

젠장…
이젠 의식이…

 

회복 마법?

 

굉장해
상처가 단숨에…

 

위험해!

 

병구 군, 엎드려!

 

윤호 씨!

그래!

 

S급이다…

S급 헌터가 와 줬어!

그렇게 치고 나서면 안 되잖아
병구 군

죄송합니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이 구하고 싶어서요

거기다 두 사람이
지켜줄 거라고 믿고 있었으니까요

 

보스―

보스는 아닌 것 같군요

이 무리의 리더격 정도겠지

 

병구, 부상자를 부탁한다

맡겨주세요, 윤호 씨!

간다, 은석!

알겠습니다!

 

여전히 무식하게 힘이 강하시네

뭐?

 

리더조차도 아니었던 모양이네요

재미있는데~

 

아무래도 저쪽은
늦지 않은 모양이네요

 

그럼, 이쪽도 시작해 볼까요

최 대표님, 언제든 준비돼 있습니다!

 

공격 개시!

 

지금으로부터 십수 년 전

돌연 『게이트』라 불리는,
이차원과 이쪽 세계를 잇는 통로가 출현했다

 

게이트의 안쪽에는 이형의 괴물
『몬스터』가 존재했고

일반적인 병기가
통하지 않는 몬스터와

싸울 수 있는 능력을
각성한 자들을

『헌터』라 불렀다

 

헌터는 체내에 품고 있는
마력량에 따라

S급, A급, B급, C급, D급, E급으로
랭크가 매겨지게 된다

 

하지만 한 번 각성한 자는
본인이 얼마나 노력하든

그 능력이 성장하는 일은 없다

나 혼자만 레벨업
sub by 별명따위

 

오늘 레이드도 열심히 해 주세요

고마워

 

이봐, 김 씨!

오랜만!

어라?

박 씨잖아
무슨 일이야?

헌터 일은 이제
지긋지긋하다고 했으면서

 

색시가 둘째를 가져서

아아~

레이드에선 잘만 하면
한탕 제대로 벌 수 있으니까

 

그런데 불안해

공백 기간이 꽤 있었어서
몸이 제대로 따라와 주긴 할런지

가뜩이나 약한데

어라?
성 군이잖아

성 군, 안녕~

추운 날에 수고가 많아

아하하…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어이, 성 군
밥은 잘 먹고 왔어?

네, 제대로 먹고 왔어요

 

저건 누구야?
강해?

모두 인사를 하던데

 

반대야, 반대

박 씨가 그만둔 뒤에 들어왔는데

저 형씨는―

별명, 《인류 최약병기》야

최약?
최강이 아니라?

맞아

E급 게이트에서도
다쳐서 입원할 정도니까

헌터 중에서도 가장
약하지 않을까?

가장 약해?
그 정도인가~

그래서 저 형씨가 호출받은 레이드는
저급이라고 생각하면 돼

그렇구나~

들리면 곤란하니까
설명은 여기까지만 하고―

 

전부 들리고 있었거든요

뭐, 사실이라서
반박할 수도 없지만

어머나, 진우 씨
또 다쳤어!

아, 주희 씨
또 같은 팀이네요

 

그런 것보다도 그 얼굴에
생긴 상처는 뭐예요?

뭐, 평소에도 이런 걸요…

 

정말 조심해 주세요!

 

입원까지 했다면서요

E급 던전에서 저만 다쳐서요

 

그럼 힐러한테는?

다른 사람들은 랭크가 높아서

처음부터 힐러를
부르지 않았어요

그게 뭐예요!

자기들은 괜찮다고
그런 지독한 짓을!

괜찮아요
제가 너무 약한 것뿐이니까요

주희 씨도 잘 알고 있잖아요?

이미 익숙하니까요

 

이제 안으로 들어가는 모양이네요
가죠

 

외람되지만 이번 레이드에서
리더를 맡게 된 송치열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뭐, 당연하겠지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강한 실력자가 송 씨니까

안심하고서 맡길 수 있어

잘 부탁드립니다
송 씨

응!

자, 준비는 다 되셨죠?
그럼 들어가죠

 

성 군

 

우리 뒤에서 다치지 않도록
잘 버텨 봐

 

그럼 열심히 해 봐요!

 

아주 조금밖에 마력이
담겨 있지 않은 나이프

내 수입으로는 이걸
사는 게 고작이었지만

없는 것보다야 낫겠지

 

오늘이야말로 해내자!

 

수고하셨습니다
고 회장님

 

정부와의 회담은 어떠셨습니까?

그들이 하는 말은
항상 똑같지

던전 브레이크는 곤란하다

하지만 던전에서 얻을 수 있는
물자의 안정적인 공급은 원한다

 

그들의 요구는 무엇 하나
잘못되지 않았어

우리 헌터는 던전에서
얻을 수 있는 물자를 팔아

그것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인간이지

 

쓰러뜨린 몬스터에게서
나오는 결정체

이 마법석은 돈이 되지

 

해… 해냈어

드디어 한 개째야

진우 씨!

 

진우 씨!

주희 씨는 물러서 있어!

 

나는 다음 몬스터를
잡으러 간다

주희 씨는 성 군을!

아, 네!

 

이제 괜찮아요!

제가 반드시 치료해 드릴게요

 

랭크가 높은 몬스터에게서
나온 마법석은

몬스터를 쓰러뜨리기 위해
더 강력한 무기나 방어구로 바꿀 수도 있지

 

던전에서 채굴되는 마나 광석도
똑같이 사용할 수 있지만

마법석에 비해서
효과는 적지

하지만 정부가 원하는 사용법은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싶어 하지

 

원자력보다도 안전하고,

수력, 풍력, 지열보다도
효율이 좋고

화력처럼 대기를
오염시킬 일도 없지

 

이상적인 에코 에너지

정부도 마나 광석이나
마법석을 통한 발전 방식을 추진하고 있네

헌터만 채집해 올 수 있는
희소 자원

 

그렇기에 헌터가 짊어진
역할은 막중하다네

 

끝났다!

해냈어!

좋았어!
던전 보스를 쓰러뜨렸어!

역시 송 씨

 

해내셨네요

 

진우 씨

설마 고집을 부리면서까지
헌터를 계속하는 건 아니죠?

 

이대로라면 언젠가
정말로 큰일이 벌어질 거예요

배만이 아니라 몸 곳곳을
이렇게나 다쳐선…

죄송해요

사과를 받고 싶어서
하는 말이 아니에요!

걱정된다구요!

 

모두, 전리품 회수는 다 했어?

어느 정도는 회수했는데

이곳은 마나 광석의 광맥도 적어서

수입 면으로 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데

 

끝나버렸나

내가 얻은 건
이 E급 마법석 하나뿐

죽을 고생을 해서
얻은 것치고는 수지가 안 맞네

 

어이~

이쪽에 좀 와 봐

 

- 동굴?
- 지하도?

안쪽까지 쭉 이어져 있는 모양이야

이중 던전인가
얘기로는 들어봤었는데

던전 보스를 쓰러뜨렸는데
던전이 닫힐 기색이 없어서

응,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그렇다는 말은!

그래, 이 안에 아직
사냥감이 있다는 말이다

모두, 들어줘

이런 예측하지 못한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헌터 협회에 지시를
요청하는 게 일반적이야

잠깐 기다려 봐, 송 씨

그건 나중에 오는 녀석들이
맛있는 부분을 가져간다는 거지?

 

같은 D급 던전이니까
문제없잖아요

이 사람은 둘째도 태어나는데
마나 광석이 너무 적었어

조금쯤은 양보해 줘도
괜찮지 않겠어?

안 되겠슴까?

마음은 이해하네

하지만 위험을
동반한다는 것도 사실이다

다수결로 정하도록 하지

나는 좀…

가죠~

반대입니다

반대

가볼까…?

- 나도
- 응

그만두죠

- 나는 갈래
- 당연하지

죄송하지만 가고 싶지 않아요

음, 이걸로 찬성 6에 반대 6인가

남은 건 성 군뿐인데
자네는 어떻게 할 거지?

저, 저는…

 

내게 있어서 D급 던전도
위험하다는 건 잘 알고 있어

하지만

아빠가 실종되고,
가족 중에서 일할 수 있는 건 나뿐이야

 

엄마의 치료비가 필요해

대학 수험을 앞둔
여동생이 있어

 

나한테는 돈이 필요해…!

 

가겠습니다!

 

그럼 그 검은 수정에
한 손을 대 주세요

 

다음 분, 들어오세요

 

당신, C급인가요?
부디 저희 길드에―

저희의 계약조건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노동조건은 여기 있습니다

 

네, B급 1명, C급 2명에게서
계약 승낙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순조롭습니다
최 대표님

그거 훌륭하군요

남녀노소 따지지 않고
유망해 보이는 분에게는 말을 걸어 주십시오

하지만 우리 차해인을
뛰어넘는 인재는

쉽게 나타날 리가 없겠지만요

 

누군가 붙잡아 줘!

비켜, 비켜!

 

비켜!
치여 죽고 싶은 거냐!

 

아, 저기…

여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차해인이다!

차해인!

S급 헌터인!

- 굉장해!
- 실물이다!

 

저, 저기…
그…

 

오, 굉장해!

역시 S급 헌터야

 

동굴에 들어오고서
얼마나 걸었어?

40분 정도려나?

보스를 쓰러뜨리고
1시간 후면 게이트가 닫히니까

20분 정도 여유가 있겠군

 

저기… 죄송합니다

뭐가 말이에요?

제가 찬성해서
보스를 찾으러 가게 돼버려서…

저라면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정말로 괜찮으세요?

정말로 괜찮…

정말로 괜찮을 리가 없잖아요!

벌써 잊었어요?

진우 씨는 아까 조금만 더
위를 찔렸다면 죽었을 거예요!

팔하고 다리도 제가 가까스로
치료를 했는데!

제정신이 아니에요!

머리라도 찧은 거 아니에요?
그런 거죠?

죄송합니다

 

분명 B급 힐러인 주희 씨 덕분에
항상 목숨을 부지했었지

정말로 반성하고
있는 거 맞아요?

 

그럼 다음에 사과로
밥 좀 얻어먹을까…

네?

뭐예요?
저하고 밥 먹는 건 싫어요?

아뇨!
그런, 설마!

도착했어
보스방이다

 

문이 있는 방은
좀처럼 보기 드문 곳이군

왠지 위험해 보여

응…

난 간다

여기까지 와서
빈 손으로 돌아갈 수 있겠어?

그럼!
나도 간다

 

팀 다 같이 나아간다

그렇게 정했었죠?

송 리더

 

그래, 그렇지

 

새로운 각성자 여러분

헌터 협회 회장인
고건희입니다

여러분 중에서는 향후
헌터가 되실 분도,

구태여 그 길을
걷지 않는 분도 있겠죠

게이트가 출현한 지 십수 년

여지껏 던전 안은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습니다

헌터는 목숨을 걸고
하는 직업입니다

레이드에 익숙해졌다 해도
결코 방심해선 안 됩니다

자만해서는 안 됩니다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됩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 하나

겁쟁이로 존재해 주십시오

 

오, 불이 붙었어

분위기 나는데~

이런 던전은 처음이야

 

이 석상은 뭐지?

상당히 오래된 것 같은데요

악기를 들고 있는 것도 있어

 

이것만 더 크다

 

진짜로 크네

뭐지?

왠지 꺼림칙해

 

그보다 몬스터가 없지 않아?

그러게…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아

 

음? 뭐지?
마법진?

송 씨, 여기에 무언가 쓰여 있어요!

 

고대문자인가?
어디 보자

 

『카르테논 신전의 규칙』

『첫 번째, 신을 경애하라』

『두 번째, 신을 숭상하라』

지, 진우 씨

 

『세 번째, 신을 신앙하라』

지금, 저 거대한 석상…
눈이 움직였어요

우리를 보고 있었어요!

 

설마요
잘못 보신 거 아니에요?

『이 규칙을 지키지 않는 자는
살아서 돌아가지 못한다』

 

어이, 문이 닫혔어!

 

어째서?

설마 우리, 갇힌 거 아니야?

 

그래서 싫었어!

깔보고 덤벼드니까
이렇게 되는 거야!

처음부터 오는 게 아니었다고!

나는 돌아간다

보물이든 뭐든
전부 다 가지라고!

 

그럼 잘 있어라

 

거기에서 떨어져!

 

싫어!

- 거짓말이지…?
- 움직였어!

설마 저거하고 싸우는 거야?

 

지금 죽은 사람의 랭크는…

D급?

최소 E급인
나보다는 강할 거야

 

그런데 단숨에…

이상하잖아
여기는 D급 던전이야

이런 괴물이 있다는 건
듣지 못했어!

 

석상이 움직인다는 건 설마…!

 

나는 지금껏 몇 번이나
죽음의 기로에 섰었다

 

인생 첫 레이드에서
모두와 떨어져 조난당하거나

E급 몬스터한테 당해
몇 주 입원한 적도 있다

미궁에 갇혀
아사할 뻔한 적도 있었다

아무리 랭크가 낮은 던전이라 해도

내게는 항상 목숨을
도전하고 가는 곳이었다

 

헌터들은 보통 마법석을 팔아
번 돈으로 무장한다

보다 더 강한 몬스터를 쓰러뜨려
보다 더 많은 보수를 얻기 위해서

 

하지만 내게는 싸구려
나이프가 최대한이었다

그게 부서지면
맨손으로 싸울 수밖에 없다

 

이 신발도 이젠 못 신겠어

 

그렇게 하루,
또 하루…

 

바보 취급을 당하는 나날을 버티며

목숨을 걸어가며
수지에 맞지 않는 일을 해왔다

그래도 살아남기 위해
빈틈을 살피면서

주의 깊게 주변을 관찰하면서

 

그래서일까?
잘 알 수 있다

 

모두 엎드려!

 

웃기지 마!

이걸 어떻게 해먹으라는 거야

이게 대체 뭐야!?

나라고 알겠어!?

- 괜찮아?
- 응…

- 김 씨는?
- 괜찮아

이젠 싫어…
이젠 싫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지?

 

대체 어쩌다가 이런 일이…

갇혔어
도망칠 수 없어

죽는다, 죽는다…?

 

살해당한다!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