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다크 개더링 02

[야요이]

 

나는 오컬트가 싫다

 

영매 체질로 친구를 영적 피해에
휘말리게 한 적이 있어서

소중한 사람을
상처 입히는 게 무서워서

한동안 처박혀 살았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지지도 있어
사회에 복귀해서

멀쩡한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활동을 시작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싫어하게 되었던, 남들과
알고 지내는 훈련을 위해 시작한

가정교사 아르바이트

 

그랬다만…

 

케이타로

 

여어, 야요이

 

맡게 된 아이는

상성 최악의

영감 소녀였다

 

생을 짊어진 존재가
나날을 보내는 이승과

이 세상 것이 아닌 존재인
영혼이 활개치는 저승

 

서로 격절된 두 세계는
때로 섞여

죽은 망자는 이승에 사는
자들에게 위협이 된다

 

소녀는 사랑하는 자를
빼앗은 그 위협을 매장하기 위해

그 존재와 비슷한 힘을 가진
존재를 찾아 영속시킨다

 

망자의 원념을 더 강한
원념으로 덮어 씌우기 위해서

 

하나

눈에 새겨넣어 살아가자

 

다크 개더링
sub by 별명따위

숨어드는 영혼

그림자 없는 자

여기에 있어

현세에서의 후회는 새겨넣은 채

점점 더 강해지는 영감의
의미를 찾아보고 있어

저승에 울려퍼지는 태동

만날 수 없다면

No, 부족해, 부족해
아직 부족해

여기저기 덧붙인 이 방에

내 곁에 와 줘

저주해

귀에 거슬리는 화이트노이즈

목소리에 이끌려 어둠 속으로

구원 따윈 없을 정도로 깊게

화를 당해

울려퍼지는 랩노이즈

쫓아가서 잡아줘, 헌터

들러붙는 감각을 똑똑히 기억해 둬

하나

그 눈에 새겨넣어 살아가자

 

저주와 함께 살아가자

sub by 별명따위

 

그럼 오늘은 이걸로 끝

수고했어

여유~

수고했어~

 

오늘도 열심히 했네

에이코, 고마워

자, 야요이쨩한테는 코코아

 

꽤 솜씨가 대단하네

 

케이타로

 

[가장 무서운 심령 스폿]
도쿄 23구 완전 망라
심령 스폿 가자

 

절대 싫어

미, 미안
난 이제 볼일이 있어서…

쫄았네요

정말 케이타로답네요!

저기요!?

 

저, 정말로 볼일이 있다니까

 

혹시 제령?

응, 그거

 

제령?

맞아, 제령하러

렛츠고~

 

결국 기세 밀려
같이 가게 됐어…

 

저기, 부탁이야~

데리고 가 줘~

안 돼!
절대로 데리고는 안 가!

먼 데다가, 내일쯤에나 도착할 거라고!

괜찮거든요~

에이코!

그럼 나도 갈래~!

잠깐…

 

숨막혀, 숨…

 

어째서…

이런 일이…

뭐, 뭐~

이번에는 딱히
위험한 것도 아니니까

 

에이코는 이상할 만큼
야요이의 편을 들어주네

 

그러고 보니…

 

너는 공포를 사랑하고 있어

 

그건 뭐였을까?

저기, 케이 군

 

아, 왜?

이렇게 차를 타고
외출하는 건 즐겁지?

왠지 모험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케이타로, 항상 제령을
받고 있어?

아, 응

예전에 영적 피해를 입어서
그 후로 정기적으로…

 

지금부터 가려는 신사는

케이 군의 할머니가
신관을 맡고 계셔

 

케이타로의 할머니

 

도착했다~!

 

이 어린 것이!

 

대체 뭘 데리고 온 게냐!

 

할머니?

술 냄새 나

 

미안하다, 케이쨩
홀딱 젖게 만들어 버려서

 

네놈!

이 망할 꼬맹이

지장 님을 부쉈구나!

신사의 지장보살 님이
5개나 둘러붙어 있다!

 

아까워

 

7개

 

7… 7개?

 

할머니는 나보다도 훨씬
영감이 강해

그런 할머니에게
보이지 않는 것까지 야요이는…

지금 당장 돌아가라!

할머니!

싫어

 

막지 말거라, 케이쨩!

이런 위험할 뿐인 꼬맹이를
감쌀 필요가 있더냐!

그건…

분명 하는 행동은
막무가내인 데다가

솔직히 성가신 애지만

그래도…

이, 이 아이는
지금 내가 가르치는 학생인데

나도 내 입장이라든가
책임이라는 게 있어

 

거기다 이건 남들과 어떻게
사귀는지에 대한 훈련에도 필요한 거니까

 

뭐, 케이쨩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잘 듣거라, 망할 꼬맹이

케이쨩한테 무슨 짓이라도
저지르려고 했다간

곱게 안 끝날 게다!

 

케이쨩, 제령 준비는 다 됐으니 오거라

마취 선생님도 오셨다

알겠어

 

굿 잡, 케이타로

 

그것보다도 정말로
지장보살 님을 부순 거야?

 

왜 그런 짓을…

강한 악령을
봉인하고 있어서

더더욱 왜 그런 건데!

 

그 악령이 엄마를
데리고 간 녀석일지도 모르니까

 

1년 반쯤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서―

저렇게 심령 스폿에
가고 싶어 하는 건

아마도 엄마를 찾고 있는 걸 거라 생각해

 

야요이…

 

케이쨩, 명상은 제대로 하고 있니?

밥은 잘 먹고
운동도 하고 있니?

 

응, 제대로 하고 있어

 

명상을 통해 느껴지는 힘을
갈고 닦으면

위험한 곳이 어딘지
알 수 있게 된다

건강하고 생명력이 넘치면
귀신에게 씌이지 않는다

 

나는 할머니에게 영매 체질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배우고 있다

 

내가 사회 복귀에 발을
내딛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심령 현상에 남을 휘말리지 않게
할 수 있는 전망이 보였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지원해주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도 바깥으로
나가진 못했겠지

 

그럼 시작한다

 

야, 야요이쨩?

 

엿보고 올게

아니, 아니
그건 정말 혼날 거야

 

그럼 대신 좋은 걸 보여줄까?

좋은 거?

 

예를 들면, 예전에 케이 군의
할머니에게 보여주기 위해 찍었던

장갑으로 숨기고 있는
부분의 사진이라든가!

어서 보여줘

덥석 물었네…

 

이해해 줘, 케이 군

자!

 

이건?

하얀 털복숭이의 손으로 보이지?

하지만 아냐

이 하얀 건 신경이야

 

항상 이게 조금씩 자라나서
통증이 심해진대

 

그래서 그럴 때마다
마취를 해서

축문을 읊어가며
어신도(御神刀)로 잘라내는 거야

 

이제 궁금증이 풀렸니?

 

왠지 이상해

 

허리가 다 아프구나

 

고마워, 할머니

별거 아니다!

수고했어~

간식 사 왔어

에이코, 야요이

 

고마워

 

케이타로?

 

아직 손의 감각이 없어

굉장해, 할머니
작아졌어

당연하지

하지만 둘 다 기운이 없어졌어

쉬는 편이 좋아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

 

이게 그…

그러다 씌인다

 

받아가도 돼?

 

이 꼬맹이가
뭐라는 거냐

꼬맹이, 무서운 걸 좋아하냐?

카레만큼이나

카레 좋아하지?

 

그럼 재미있는 얘기를 해줄까?

 

재미있는 얘기?

 

우리는 인형을
공양하는 신사인데

사연이 있는 인형들이
자주 봉납되는데

보물전이라는 곳 지하에
엄청난 인형을 모시고 있다

절대로 들어가선 안 되는 곳이다

모두에게 그렇게
타이르고 있다

 

좀 지쳤네

 

어라?

보물전에 가지고 가는
와중에 떨어뜨린 걸까?

 

할머니, 지쳤을 테니까
가지고 갈까?

 

안 된다고 하지만

 

만약 출입금지라는
규율을 깨고서

누군가가 들어간다면 인형들은
어쩔 거라 생각하느냐?

 

공양당한 한 때문에
살려보내지 않으려

살아 있는 인간과
몸을 바꾸려고 한다

그래, 예를 들면

너 같은 꼬맹이하고 말이지!

꺄악!

 

재미있었어

 

할머니

그 인형은 어떤 거야?

 

긴 머리의 일본 인형이다

그중에서도 위험한 건

새빨간 꽃무늬 기모노를
입고 있다

보물전에 다녀올게

 

지금 얘기를
듣긴 한 게냐!

야요이쨩

케이타로가 그 인형에게
끌려가고 있었어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할머니의 힘, 약해져 있어

케이타로도 감각이
둔해져 있었어

아마도 그 틈을
파고 들었어

 

구할게

 

어두워

 

나는 뭘…?

 

역겨워!

 

숨이…!

 

알겠니, 케이쨩

 

보물전 지하에는
절대 들어가면 안 된다

 

항상 제대로 조심하고 다녔는데…

 

어째서…

 

야요이!

 

인간에게 손을 대면 안 돼

 

다음에 한 번이라도 그랬다간―

 

모두 목을 쳐낼 거야

 

케이 군, 야요이쨩!

 

케이쨩

괜찮아!?

 

괘, 괜찮아…

 

그건 그렇고 이 꼬맹이

 

또 도움을 받았어

끌려가게 됐던
지난번과는 달라

 

이번에는 방심했다가
금지된 곳에 발을 들인

내 자업자득이었어

 

야요이한테도 위험한
상황이었을 텐데

 

구해주러 왔어

케이타로

 

이런 위험할 뿐인 꼬맹이를
감쌀 필요가 있더냐!

그건…

 

그때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지만

조금은 이해가 간 기분이 든다

 

야요이

 

조심해서 돌아가거라

응, 고마워
할머니

또 올게요!

그래, 또 와라

또 올게

너는 두 번 다시 오지 마라

 

할머니

응?

낮에는 제대로
말하지 못했지만

야요이는 상냥한 아이야

 

분명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하지만 사회 복귀나
내 입장 같은 건 제쳐두고서라도

제대로 마주해 나가고 싶어

 

내 첫 학생이니까

 

케이쨩

 

꼬맹이한테 붙어 있던 지장보살 님

공양차 선물로
드리는 정도면 되니까

장식물이라도 사서
모셔드리거라

 

케이쨩

케이쨩이 느끼는 힘은
너와 네 친구를 지킬 수 있는 힘이다

불행한 것도, 꺼려할 것도 아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할머니한테 기대거라

 

 

고마워, 할머니

 

고마워, 케이타로
소중히 할게

이걸로 한시름 놨네

어머~ 야요이쨩이
좋아하는 걸 갖다 바친다~

그러지 말아줘…

케이타로, 이거 같이 장식하자

답례로 내 방의
컬렉션을 보여줄게

응? 컬렉션?

잘됐네, 케이 군!
분명 놀랄 거야~

뭐?

 

실례하겠습니다

미안, 밤 늦게

아냐, 아냐
들어와

 

[야요이]
여기

 

어째서 나는
깨닫지 못했던 것일까

 

문이 열리기 전까지

이렇게나 가까이에 있었던
농밀한 기척을…

야요이…!

이거, 혹시 전부…

응, 고르고 골라
데려온 위험한 녀석들

 

야요이

그거, 오늘 봤던 인형이잖아

받아왔어

 

뭐? 할머니가 그래도 된다고 했어!?

나중에 승낙을 얻을 거야

지친 할머니 곁에
두는 게 더 위험해

하, 하지만 야요이도 위험하잖아?

문제없어

 

아무래도 물건에
들러붙은 귀신은

물건의 상태에 동조하나 봐

 

잘렸던 목이 신경으로 이어져 있어…?

 

그러니까

 

항상 이게 조금씩 자라나서
통증이 심해진대

 

이거 봐
싱크로하고 있어

이 아이와 마주하려 한 것을
바로 후회하고 있었다

 

다가갈수록 목표로 하는
멀쩡한 길에서 멀어져 가는 것 같아

 

나는 앞으로 잘 해나갈 수
있는 걸까?

 

미, 미안
그렇게나 놀랄 줄은 몰라서…

 

에, 에이코

 

괜찮아?
일어설 수 있겠어?

 

그보다 에이코!

어서 이 방에서
멀어져야 해!

이런 게 가까이 있으면 위험해!

어떤 일을 당할지!

 

아, 진정해

분명 나도 처음 봤을 땐 놀랐지만

야요이쨩이 말하는 심령 현상 같은 건
아무것도 안 일어나

평범한 인형 컬렉션이야

 

에이코는 몰라!

영감이 없으니까!

 

저건…

귀신 컬렉션이야!

 

에이코의 말대로야

 

호우즈키 가문에는
아무 일도 안 일어나

케이타로의 안전도

 

보장할게

 

그러니까

 

손톱

 

저주를 초래하는 오컬트의 힘을
두려워하는 케이타로는

제발로 그곳으로 다가가는
야요이와 에이코를 이해 못 한다

 

그런 케이타로를

두려움과 저주에서
해방시켜 주기 위해서

야요이가 추구했던 것은
어느 신의 힘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