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로시데레 05

아… 진짜 그건 아니지

뭐가 "내가 받쳐줄게"라는 거야!

뭐가 "군말 없이 손을 잡아"라는 거야!

아, 진짜 수치사하겠네!

 

아랴, 분명 좋아한다고 했던 거지?

 

가끔씩 러시아어로 부끄러워하는 건
그냥 장난으로 하는 게 아니었던 건가?

들킬랑 말랑 하는 스릴을
즐긴다는…

하지만 그건 아랴의 본심…

 

아니, 그럴 리가 있겠냐!

나하고 똑같이
텐션이 올라간 것뿐이겠지

지금쯤 다시 돌이켜 보고서
수치와 후회에 짓눌리는 거 아니야?

응, 그럴 것 같아!

 

또 일이야?

당신, 집구석에 얼굴은
코빼기도 비추질 않잖아!

정말, 당신은 항상 그래!

사과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사랑이라는

그런 불확실하고 애매한 것에
머리를 싸맨다는 건 바보 같아

 

"내가 받쳐주겠다"라

유키한테 스오우 가문의 중책을
떠맡기고 도망친 내가…

웃기지도 않은 헛소리인걸

 

그 녀석, 볼일이 있던 게 아니었나?

 

아니

오늘 일이 나를 학생회에
넣기 위헤 벌여진 일이라고 한다면

유키가 계획을 거들고
있었다는 건 당연한 일인가

 

응?

 

그 캐릭터도, 태도도 내게는 없는 거라서

깨닫고 보면 언제나 쭉 신경 쓰게 돼

말로는 거짓말을 치고 말지만

진심은 말하지 않을 거야

계속

그저 계속

분명 보이지 않는 마음의 뒤편에선

잠깐만

조금만 더 오른쪽으로 가 줘

여기에선 보이지 않는다구

 

일등성도 우연히 빛나

보이지 않았다는 말은 하지 말아줘

달려나갔던 건

너를 향한 마음이 지금껏

옆얼굴에 써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니까

 

가끔씩 툭하고 러시아어로 부끄러워하는
옆자리의 아랴 양
sub by 별명따위

 

sub by 별명따위

 

제5화 『각자의 결의』
 
 

제5화 『각자의 결의』
꺄앙~
오빠 변태~

너 이 자식, 타이밍을 노리고서
튀어나온 거냐?

- 들켰나?
- 들키지!

 

보나마나 내가 현관문을
닫는 소리를 듣고서 나온 거겠지

 

어이, 어이
거기 서시지

내가 왜 이런 짓을
벌였는지 궁금하지 않아?

일단 옷이나 입어

뭐, 들어 보라구
마사치카 군

뭐?

나는 아까 전
엄청난 사실을 깨닫게 됐어

엄청난 사실?

그래

오랫동안 한 지붕 아래에서
지내놓고서―

환복 조우 이벤트를
소화해내지 않았던 것을!

예상을 넘어서
진짜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네!

모든 오빠는 여동생이 옷을
갈아입는 상황을 맞닥뜨리잖아!

이차원이었다면 그랬겠지!
이 오타쿠 사고에 뇌가 절여진 녀석이!

오빠한테는 듣고 싶지 않아!

그렇게 됐으니 서비스 샷~

꺄앙~

어딜 보고 말하는 거냐
어딜!

에, 바보한테는 보이지 않는 카메라

알몸이라서 그런다는 거냐?

뭐, 농담은 여기까지만 하고서

이건 오빠한테 기습을 해버린
최소한의 사과예요

사과의 의미로 알몸을 보여주지 마

어이, 어이, 오빠야
그냥 말하게 뒀더니만

뻔뻔한 소리를 마구 내뱉잖아~

위에서 아래까지 스캔한 건
알고 있어, 앙~?

유키

 

이런 기회니까
이것만큼은 말해둘게

 

전부 보여주는 건
되레 안 꼴린다

 

은꼴리즘이야말로 정의다

 

그렇구나

이건 맹점이었어

반짝-☆ミ

 

어이, 거기 서시지

어딜 어물쩍 넘어가려고?

너, 봤지?

위에서 아래까지
완벽하게, 확실하게 봤지?

 

가슴 외에는 보지 않았어

인정했겠다?
이 가슴 성인!

시끄러!
이 치녀!

 

그건 그렇고 오라버니여

뭔데?

그보다 왜 자연스럽게
남의 방에서 머리를 말리는 거야?

회장이나 마샤 선배하고
얘기를 나누고서

학생회에 들어올 결심이 선 거야?

 

아… 그거 말인데

응?

 

나는

아랴를 학생회장으로 추천하기로 했어

 

오…

 

아랴 씨한테 오빠를 NTR당했어!

아니, 누가 NTR을 당했다는 거야!

젠장!
이 가슴 성인 녀석!

내 C컵 가지고는
만족하지 못했다는 거야?

아랴 씨의 E컵(추정)에 홀려서는…!

컵 수치 같은 생생한 소리를
하지도 마!

머리를 좀 식혀 봐
브라더!

아니, 브래지어!

주무르지 못하는 E컵부터
주무를 수 있는 C컵이 훨씬 좋잖아

아니, 둘 다 주물러선 안 되는데요!?

좋아, 얼른 들어옵셔~!

상냥하게 해주십쇼!

왜 그렇게 텐션이 높은 거야!

에~ 어떻게 할래?

여동생의 퍼스트 찌찌 터치를
빼앗아 버릴래~?

찌찌 터치라고 하지 마

말은 이러지만

초등학생 때 이미 오빠한테
빼앗겨 버렸으니까!

그런 기억은 없어!

 

에?

에?
진짜로?

 

오빠… 잊은 거야?

그건 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에? 에??

 

술래잡기를 하는 도중에
정면 충돌을 해버려서

내 가랑이 사이로
안면 다이브를 하고서

오른쪽 가슴을
쪼물딱거렸던 걸!

그런 기적을 일으킨 적은 없어!

운 좋은 변태 이벤트를
날조하지 마!

방금 혀 찼지!?

나 참

너, 그 시절에는 천식이 심해서
거의 바깥에 나가지도 못했잖아

그런 애가 지금은
이렇게나 건강 우량아~

중학교 이후로 감기 한 번
걸린 적도 없어~

조금만 더 다소곳하게
해도 되는데?

하고 있잖아!
집하고 학교에서!

왠지 미안

사과하지 마!
받아주기나 해!

 

부탁합니다~

 

그렇구나

오빠는 아랴 씨하고
입후보하기로 했구나

미안하다

응? 딱히 사과할 일은 아닌데?

남매 대결이라고 하니까
왕도 같아서 불타오르잖아

 

만일을 위해 말해두겠는데

딱히 네가 싫어져서
그런 건 아니다?

알고 있어

 

오빠는 나를 엄청 좋아하니까~

 

뭐, 그렇지

 

오빠가 부끄러워한다

시끄러워

 

아, 이제 괜찮아

그래?

응, 고마워

 

그럼 뭐, 앞으로는
라이벌이라는 걸로 알아둘게

아, 그렇지
그렇지

응?

나, 어느 정도 바람을 피는 건
신경 쓰지 않는 편한 여자니까

아랴 씨한테 질리면
언제든 환승해도 돼

아니, 바람이라고 하지 마

그런 짓은 안 해

 

최종적으로는 내 곁에
돌아올 거면서

 

무슨 팔방미인이야?

니히히~

그럼 갈게
바이냥~

 

그렇구나

의욕을 내게 해 주는 사람을
찾은 거구나

 

아아~ 나로선 안 됐었나

 

뭐, 그래도

지지 않을 거지만

 

평소였다면 소란스럽게
깨우러 왔을 텐데

역시 내심 상처 입었던 건가?

 

그럴 녀석은 아닌가

그래도 뭐, 조금은
위로해주지 않으면 안 되겠지?

 

시리어스 파트로
끝날 것 같았어?

아쉽게 됐군!

나는 한다고 하면
하는 여자야!

너 이 자식, 이게…!

 

어라?

 

당겨줘

뭐?

나가지 못하게 됐어

다 말하게 하지 마
부끄럽게

 

응?

 

뭘 하는 거야…!

이게… 묻어주겠어!

이게, 이게!

 

남자 냄새가 지독해!
임신하겠어!

하겠냐!

순진한 온실 속 처녀냐!

틀림없는 온실 속 처녀인데
무슨 불만이라도…!?

 

안녕~

어제 드라마가 말이야

아~ 그거 진짜 좋았지?

응, 엄청 두근거렸어!

 

뭘 신경 쓰는 거야

보나마나 평소처럼 피곤해 보이는
얼굴로 올 뿐이잖아

평소랑 똑같이 있으면 돼

어, 마사치카
안녕~

안녕, 마사치카

응, 안녕

 

안녕, 아랴

어머, 안녕
쿠제 군?

그거, 예습이야?

 

어, 응…

응? 왜 그래?

 

딱히

그래?

 

마사치카, 타케시하고 얘기했는데
다음에 노래방 안 갈래?

오, 좋은데
언제?

쿠제 군, 왠지 기운이 없는 건가?

〈아랴 시점〉
분위기가 어딘가 덧없어서

〈아랴 시점〉
그보다 왠지 좀 멋있는 것 같기도…

 
그보다 왠지 좀 멋있는 것 같기도…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보나마나 또 수면 부족 때문일 거야!

 

자지 않아
어째서?

 

혹시 정말로?

나를 위해서 평소에서부터
태도를 고쳐보려고?

앞으로는 내가 곁에서
너를 받쳐줄게

 

쿠죠 씨!

 

[A팀] [B팀]
 

 

쿠제!?

어이, 괜찮아?

 

눈 뒤집혔잖아!

 

공은 친구…
그딴 말은 환상이야
(※캡틴 츠바사)

 

배고프다

쿠제 군, 괜찮아?

응?

 

아랴?

무슨 일이야?

네가 다친 건 아닐까 싶어서

아, 보고 있었나

괜찮아?
보건실 갈래?

아니, 정말 괜찮다니까

체육관이 더워서
나온 것뿐이니까

좀 쉬고 나면 돌아갈 거야

그래?

잠깐만

 

이거, 그다지 잘 모르겠네

그, 그래?

 

E컵!
진짜로?

아니, 잠깐만!
「(추정)」이라는 건

어쩌면 그 이상일
가능성도 있는 건가!?

 

뭐야!? 겨드랑이를
슬쩍 보여준다고!?

너, 노리고 그러는 거냐?

 

유키, 이런 걸 말한 거다

역시 은꼴리즘이야말로 정의야!

 

왜 그래?

아, 아니!

 

아무튼 물을 마시는 편이 좋아

뭐? 아… 응

 

Oh~

 

잠깐… 쿠제 군?

뭐, 뭘 하는 거야?

 

그냥

머리를 좀 식히려고
물리적으로

그, 그래?

어머, 어머
쿠제 군?

 

무슨 일이야?

물이 뚝뚝 떨어지는
멋진 남자?

안녕하세요
마샤 씨

잠깐 머리를 식히려고
한 거니까 걱정 마시길

왜 그래?
하늘에 뭐라도 있어?

구름이 있네요

그러네

무슨 당연한 소리를 하는 거야?

 

체육복은 좋은 거였구나

 

그렇게 젖고선
닦을 건 있어?

아뇨~ 없네요

뭐, 놔두면 알아서 마르니까 어떻게든…

자~ 고개 숙이렴

 

뭐… 뭐야, 이건!?

이런 이벤트는
본 적이 없어!

 

자, 끝~!

 

어때?
개운해졌어?

네, 뭐…

강아지의 기분을 맛봤어요

어머~

아키타 견?

아뇨, 견종은 모르겠지만요

죄송해요

교육이 안 된 똥개라서

 

장난이 많은 강아지는
그것대로 귀여워

 

자!

돌아가자, 쿠제 군

마샤도 이만 수업을 들으러
돌아가는 편이 좋지 않아?

뭐~?

언니는 온 지
얼마 안 됐다구?

우리는 이만 돌아가 볼게

네~

 

방과 후에 또 보자~

아, 네
이따 봬요!

타월은 감사합니다!

 

아, 이건 그거다

불결하다든가
응큼하다는 소리를 듣겠어

 

그래서 이제 괜찮아?

 

에?

머리

공 맞은 곳
제대로 식히지 않아도 돼?

 

아!

공을 맞은 곳을 식히기 위해서
물을 뒤집어 쓴 거라 착각하고 있는 건가?

아~ 아니, 괜찮아

혹이 난 것도 아니니까

정말로?

아니, 정말로 괜찮으니까!

 

뭐야?
왜 그렇게나 상냥한 거야?

썸이야?
썸 타는 거야!?

 

아… 아랴 씨?

왠지 오늘은 이상하게
상냥한 거 아니에요?

 

그야…

아침부터 왠지 기운이 없어 보이길래

어쩐 걸까 싶어서
조금 걱정한 것뿐이야

 

아… 아아~

역시 어제 있던 일 때문에
표정에 드러나고 있었나

 

아니, 딱히 기운이 없는 게 아니라

 

아침밥을 안 먹고 와서 좀…
말이지…

 

뭐?

 

꽤 성실하게 수업을
받고 있구나 싶었더니

공복 때문에 자고 있을 때가
아니었던 거구나?

아니, 그건 평범하게
잘 자서 그런 거고

흐응, 헤에

그렇구나
잘 잤다고?

나는 좀처럼 자지도 못했다는데!

 

이 불성실하고 속 편한 남자는

그런 건 전혀 신경 쓰지도 않고
코나 골고 있었다는 거야?

그렇구나

 

뭐… 뭐, 들어 봐
아랴여

주께선 말씀하셨어

뭔데?

설마 「이웃을 사랑하라」라고
할 셈이야?

아니?

주께선 말씀하셨어

「오른쪽 뺨을 맞았다면
왼쪽 뺨을 내밀라」라고

 

어라?

마조 돼지 새끼를
보는 눈이니?

헛소리나 하면서 먹고 잘 줄만 아는
남자를 보는 눈이야

 

정말, 걱정해서 손해만 봤어!

최악이야!

역시 저런 농담이나
하는 사람을 좋아할 리가 없잖아!

 

다행이다
평소의 아랴야

 

아랴 씨?

같이 학생회실에 안 가실래요?

 

조금 지나쳤던 걸까?

 

- 실례했습니다!

 

저번에 봤던 야구부하고 축구부?

 

실례합니다

 

엉?

 

죄송합니다
잘못 찾아왔습니다~

 

미안해

야구부하고 축구부 녀석들이
돌아온 줄 알고

네…

저기… 그들이 뭘 했나요?

내 귀여운 후배가
중재를 하러 갔다는데

그 녀석들은 그걸 거들떠 보지도 않고
흉한 말다툼을 계속 벌였다며?

그래서 뭐, 가볍게 혼쭐을―

 

주의를 좀 주려고~

그렇구나…

그래도 죽도를 가지고 오는 건
좀 지나친 거 아니에요?

 

괘… 괜찮아!

내 주먹으로는 사람이 죽지만

죽도로는 사람이 죽을 일이 없으니까!

그렇슴까?

죽도가 먼저 부서지니까

 

사라시나 선배

얼핏 남자들한테 "누님"이라고
불리는 걸 들은 적은 있는데

그렇구나

 

토우야!

 

뭐, 그렇게 긴장하지 마라
쿠제

치사키는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어

그저 폭력을 배경으로
겁을 준 것뿐이다

잠깐… 토우야!?

 

정말… 정말!

미안, 미안

아, 흐뭇해지네

정말이지, 얘도 참!

- 정말! 정말!
- 치사키? 어깨 빠지겠어

- 바보!
- 어깨 빠진다니까…

- 바보, 바보!
- 어깨 빠진다니까…

흐뭇한…가?

 

미안해
좀 늦은 걸까?

어머, 어머

학생회실에서 노닥거리는 것도
적당히 해 줘~

따, 딱히 그런 게 아니야!

미, 미안해
아팠어?

응? 아
괜찮아

어깨가 결렸는데
마침 딱 좋았을 정도야

정말로 미안해

힘 조절이 잘 안 돼서

어디 사는 전투민족이야?

괜찮아

그러려고 단련한 거니까

얼마든지 와!

 

토우야

에? 달달한 분위기로
바뀔 요소가 있었어?

 

정말, 말이 지나치잖아

 

저기, 사라시나 선배는
누님이라고 불릴 정도니까

역시 가슴붕대(사라시)
두르고 있는 걸까?

왜 그렇게 되는 거야?

아니, 만약 두르고 있다면

가슴 붕대를 두른(사라시나) 사라시나 선배가
되는 게 아닐까 해서

 

어머, 어머
사이가 좋네

 

어딜 봐서!

흥, 언니한테는
숨길 수가 없는 모양이다

뭐?

우리의 돈독한 사이를

짜증 나

 

실례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좀 늦었어요

아, 신경 쓰지 마라
스오우

 

그럼 학생회 회합을 시작한다

- 잘 부탁드립니다

그럼 쿠제

다시 한 번 자기소개를
해 줄 수 있을까?

아, 네

 

이번에 서무로 학생회에
들어오게 된 쿠제 마사치카입니다

내년에는 여기 있는
쿠죠 아리사와 함께

회장 선거에 입후보할 생각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넓은 우주에서 수많은 것 중 하나

푸른 지구의 넓은 세계에서

작은 연심은 닿을 거야

작은 섬에 사는 당신 곁에

 

당신과 만나 시간은 흘러가

마음을 담은 편지도 늘어나

어느샌가 두 사람은 서로에게 울려퍼져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절절하게

울림은 저 멀리 아득한 저편으로

상냥한 노래는 세상을 바꾸네

이거 봐

당신에게 있어

소중한 사람일수록 바로 곁에 있어

그저 당신에게만 전해졌으면 좋겠어

울려라, 사랑의 노래

들어 봐

울려라, 사랑의 노래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