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당신은 저승님 01

네~
지금 나갑니다

 

네, 네~

그러니까…

누구세요…

 

예고도 없이 대단히 죄송합니다

저를 사용인으로
고용해 주실 순 없을까요?

저를 사용인으로
고용해 주실 순 없을까요?

 

어느 날, 갑자기 메이드 씨가
영업을 하러 찾아왔다

 

당신은 저승님.
sub by 별명따위
현관 문을 두드리면서

당신은 저승님.
sub by 별명따위
미끄러지듯 달려오며

방황하며 찾아온 온기는

모르겠어

 

네게서 위험을 없애주고

내게서 불안을 빼앗아 주는

절묘한 밸런스

하지만

 

랏땃땃따

너와 함께라면 춤출 수 있을 것 같아

지금까지 보였던 경치와는 많이 달라

아아, 나는 분명

앞으로도 쭉

어차피 평범해질 수는 없으니까

지켜줄게

예를 들면, 지금쯤

서로 다른 행복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모르는 채여도 괜찮아

 

곁에 있게 해 줘

 

sub by 별명따위

 

1화 『당신과 운명의 만남.』

 

죄송해요

지금 부모님이 안 계셔서
좀 어질러신 상태거든요

아뇨

 

아, 뭐라도 마실래요?

신경 쓰지 마십시오

 

나도 모르게 집에
들이긴 했는데

 

이 사람, 정말로 영업을 하러 온 건가?

강매 같은 어떤 비합법적인 걸
팔러 온 건 아니겠지?

 

역시 적당히 말을 맞춰주다가
돌아가 달라고 할까?

 

저기…

사용인 씨라는 건 전에 어딘가에서
일하셨던 거죠?

주로 어떤 일을?

 

그렇네요…

주로 암살 등을

말은 그렇지만 어르신께 거스르는
괘씸한 존재들을 암살하는 겁니다만

이쪽에는 어르신의 소개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저기, 그…
농담이시죠?

 

농담?

 

돌아가 달라고 하자!

화나지 않게끔 정중히
거절하고서 돌아가 달라고 하자!

 

저기… 그, 소개라는 건
대체 무슨 말씀인가요?

저희 집안하고 어떤
인연이 있는 건가요?

 

어르신의

적자(嫡子)의 아내의
사촌의 차남의 댁에

얹혀 살고 있던
여성의 손자가 당신입니다

아니, 그건 타인 아니에요?

아, 큰일이다!
평범하게 태클을 걸고 말았어!

히익, 왠지 화난 것 같은데?

화제를 돌려야 해!

아~

아, 암살이라고 해도
여러 가지 있죠?

메이드 씨는 어떤 걸 잘하세요?

 

어떤가요?

자랑스러워하고 있어?

 

실제로 던지는 일은 적지만

이걸 보여드리는 편이

제 기술을 보다 더 쉽게
전해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저, 저기…

주, 죽여줬으면 하는 사람은
저한테는 없어요

그리고 여기를 소개해 주셨다는
어르신이라는 분도 잘 모르겠고

어, 어떤 사정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희 집에선 고용할 수…

없겠네요

 

그러십니까

 

번거롭게 해 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백일몽?

 

아니, 그건 타인 아니에요?

 

나는 뭐 때문에
들떠 있던 거지?

 

앞으로 어디로 가지?

 

어이~

 

메이드 씨!

 

잊고 간 거 있어요!

 

위험하잖아!

 

메이드… 씨?

 

무, 무사하신가요?

 

가, 감사합니다

 

죄, 죄송합니다

이런 식으로 직접 사람의 목숨을
구한 적이 없어서

두, 두근거리는 게 멎질 않아서…

 

여기요
잊고 가신 물건

 

감사합니다

 

메이드 씨!

 

마침 청소해 줄 사람을
찾고 있었는데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요코야]

 

나이프는 인류가 처음으로
얻은 도구라고도 하며

그 사용법은 단순하면서도

사용법에 따라 표적의 목숨을
확실하게 처리할 수가 가능―

잠깐… 스톱!

분명 도와줬으면 하는 일이
있다고 했을지도 모르지만

해 줬으면 하는 건 청소!
청소예요!

- 청소, 청소…
- 응, 응

 

그러니까 「암살(청소)」이죠?

암살이라고 쓰고 청소라고
읽는다 같은 거예요!?

달리 청소라고 한다면…

있잖아요?

이 쓰레기로 어질러진 공간을 보세요!

제가 어지르긴 한 거지만요!

 

그렇군요

이 안에 있는 것 중 어떤 것이
시체가 든 봉투…

일단 거기에서 멀어졌으면 해요!

그 왜, 쓰레기를 버린다거나
청소기를 돌리고, 빨래를 하고

필요한 건 하우스 키퍼!

하우스 키퍼

 

목숨을 구해주셨으니까

심성은 나쁜 사람 같지 않단 말이지

 

그… 집안일을 할 줄 알면

여기에서 고용해 주실 수 있을까요?

 

[요코야]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청소도구를 빌려준 것뿐인데!

놀라울 정도로 서툴러!

 

죄죄죄죄죄죄… 죄송합니다

지, 지금 정리할 테니

 

메이드 씌이…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이 이상의 추태―

아무래도 이 이상의 추태는…

아차차…

혹시 메이드 씨

꽤…
아니, 상당히

엄청 덜렁이?

 

정말로 죄송합니다

이러한 추태만 보여드려서야
고용해 주실 수는…

 

뭐, 익숙지 않은 일을
시킨 건 나니까

 

앞으로 익혀나가면 되지 않을까?

나도 도와줄게

아니, 둘이서 정리하자

도와주지 않을래요?

 

오오~

꽤 많이 정리됐다!

우선 거실은!

이야, 혼자서는 전혀
할 생각이 안 들어서

덕분에 도움이 됐어!
고마워!

 

우와, 벌써 이런 시간이네!

여러 일이 있어서
점심을 먹질 못했으니까

아! 혹시 메이드 씨는
요리를 할 줄 안다거나?

 

아, 응
미안

괜찮아!

오늘 밤은 최강 메뉴가 있었어!

밥을 먹기 전에
목욕이라도 하고 와!

 

덕분에 도움이 됐어!
고마워!

 

나, 요코야 히토요시!

극히 평범한 고등학교 1학년!

부모님이 안 계신 여름 방학을
절찬 만끽 중인 나는 지금

일찍이 없었을 정도의
긴장을 느끼고 있다!

 

그건 갑자기 나타난
메이드 씨가 암살자라고 소개해서…

그게 아니라!

 

어, 어쩌지!

저런 누님이시니까 아무 생각 없이
수건 하나만 걸치고 나올―

저기

아, 네!

먼저 실례 좀 했습니다

사춘기 패배!

 

저기…

어려울 것 같으면
딱히 하지 않아도 돼

아뇨, 써는 건
누구보다도 잘하니까요

 

양배추 채썰기
완수했습니다

아, 고마워

 

나머지는 인스턴트 된장국에
반찬으로 돈까스를 플레이팅하면 돼!

돈까스?

어라?
메이드 씨, 돈까스 몰라?

전에 비슷한 걸
먹어봤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식사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어서 기억이 애매해서…

제 안에서 식사는 생명유지를 위해
취한다는 인식입니다

맛이나 품목을
신경 쓴 적은 없습니다

정말로?
아깝게!

하지만 그런 메이드 씨도
이 돈까스를 먹으면 세상이 바뀔 거야!

짠!

창업 60년

우리 마을의 상점가가 자랑하는
카츠타 반찬 가게!

카츠타 부부가 정성을 담아
만든 반찬은

싼 데다가 아무튼 맛있어!

[카츠타 반찬 가게]
소문으로는 유명인이 몰래
사러 온다는 얘기가…

카츠타의 돈까스!
한번 맛을 보시라!

 

네…

거짓말이지?
지금까지 본 것 중에 가장 반응이 약해!

 

저기, 어서 드셔주세요

 

괜찮아!

 

이렇게 해서…
이렇게 하면!

 

이거 봐 봐!

2인분 완성!

나하고 메이드 씨―

그러고 보니 메이드 씨의
이름은 뭐라고 해?

 

이름…

 

이름은 없습니다

지금까지도 고용주께서는
원하는 대로 불러주셨습니다

 

그러니까 요코야 님께서
원하는 대로 불려주셔도 괜찮습니다

그래?

음…

그럼 우선은 지금까지처럼
"메이드 씨"라고 부를게

나는 네이밍 센스가 없어서

 

어째서일까?

이름 같은 건 지금까지
어떻게 불려도 신경 쓰지 않았는데

 

그럼!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음! 맛있어!
천재!

 

어, 어때?

 

여전히 맛이 좋은지
판별이 되지 않아

그래도…

 

따뜻해

 

어때?

 

네, 무척 맛있습니다

 

다행이다!

 

따뜻해

목욕물도, 식사도

이분도

아, 메이드 씨의 방
2층 끝쪽 방이면 괜찮을까?

 

우선 침대 시트하고
베개 커버는 새로운 걸로 했는데

만약 불편하면 말해줘

준비해 주신 건가요?

 

이름

이름은 없습니다

합격이다

(유키)」처럼 새하얀 피부,

(유키)」처럼 차가운 마음

오늘부터 네 이름은―

이름은 없습니다

 

그렇구나

그래서 나는 이 사람에게
차가운 여자라고 불리고 싶지 않은 거구나

 

응? 어라?

메이드 씨, 그대로
돈까스를 먹고 있잖아

 

그럼 안 되는 건가요?

돈까스에는 돈까스 소스!

이거, 카츠타 반찬 가게의
오리지널 소스야!

돈까스 소스

 

맛있었어?

 

돈까스 소스…!

 

그 꿈, 오랜만에 꿨네

 

컵라면이 있었을 텐데

 

에?

부엌에 누군가 있어?

 

암살을 잘합니다

에엣!?

서, 설마…

 

아아! 저기!
이건… 죄송합니다!

아니…

여러모로 안심했으니까 괜찮아

 

메이드 씨도 배고파?

나도 배가 고파서

그, 저는…

만약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더니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이 소스를 맛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그거라면 좋은 게 하나 떠올랐어!

 

이것저것 소스 퐁듀!

이렇게 말해도
대단한 건 없었지만

어서 먹어 봐!

 

돈까스 소스

혹시 소스의 맛 자체를 좋아하는 거야?

 

저기

요코야 님께선 무언가
무서운 꿈이라도 꾸신 건가요?

에, 왜?

소, 소스를 먹으러
침실을 나왔을 때

요코야 님의 방에서
짓눌리는 듯한 소리가 들려서

 

암살자의 습격을 받았을
가능성을 생각해서

실례되는 줄은 알지만
방에 들어갔습니다

그런 가능성이 있는 거야?

 

혹시… 봤어?

 

부, 부끄러워!

무슨 말 했었어?

네, "엄마"라고 몇 번이고…

아아악!

 

저도…

 

꿈을 꿨습니다

 

돈까스 소스가 말을 걸었습니다

말을?

"나는 이렇게나 크니까
아무리 먹어도 없어지지 않아

원하는 만큼 먹으렴"이라고―

그런데 먹으려고 했는데
잠이 깨서…

아… 엄청 슬픈 꿈이네

그래도

 

처음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꿨던 꿈은
사람을 죽이고, 살해당하고

그런 꿈만 꿔서

그럼에도 꿈에서 깼을 때에나
꿈속에서도

특별한 감정은 느끼지 않았습니다

 

아직 더 꿈을 꾸고 싶어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날에 요코야 님께선
악몽을 꿨다고 생각하니

조금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요코야 님을
달래드릴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그게 정말 쓸쓸하게 느껴졌습니다

 

걱정을 끼쳐서 미안해!
가끔씩 꾸는 꿈이야

 

엄마!
어딜 가는 거야?

엄마!

 

나 말이야

어릴 적부터 꿈자리가 사나워서
울면서 일어났을 때에는

엄마가 무릎베개를
해 주지 않으면 자질 못했거든

 

무릎베개?

 

그렇다면

 

제 무릎을 베도록 하세요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어릴 적 얘기이고!

지금은 미풍양속을
구분할 줄 아는 일반 남자인데!

그보다 그건 사춘기 남자한테는…

어라?

 

역시 나는…

너는 사람을 죽이기만을 위해
태어난 존재다

나는…
내게는…

아아…
추워…

 

부드러워…

따뜻해

 

네, 저도

 

저기, 요코야 님

아, 저기…

"히토요시"라고 불러도 돼

아, 알겠습니다

그럼 슬슬 나는…

 

잠이 올 것 같나요?
히토요시 님

 

[요코야]
 

[요코야]
응, 고마워

 

이것은 외톨이 메이드 씨에게
가족이 생기기까지의 이야기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