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케이앤엔터테인먼트
배급: CJ엔터테인먼트

 

미나토 호텔

 

조심해요
누가 보겠어요

 

보고 올게요

 

잘못했어요

 

한 번만 봐주세요

 

어찌됐나?

 

데라 토가시 말이야

 

아직 못 찾았습니다

 

쉽게 찾아지면
데라 토가시가 아니겠지요

 

보스 명령이니
당장 찾아 와!

 

데라 토가시를
찾으러 간다!

 

차 갖고 와

 

보스 오빠
다신 안 그럴게

 

약속해

 

빙고가 날 억지로
데려간 거야

 

말 안 들으면
맞을 것 같았어

 

그 말, 그놈 앞에서도
할 수 있나?

 

구로카와

 

보스...

 

보스!

 

정말 죄송합니다

 

네놈이 억지로
데려갔다더군

 

그렇다면

 

죽일 수 밖에 없군

 

잠깐만요!

 

난 몰라

 

보스가 생각하시는
그런 관계가 아녜요

 

언제부터야?

 

언제부터라뇨...

 

몇 번 잤나?

 

그게 아니라...

 

솔직히 말해

 

몇 번 잤나?

 

셀 수도 없나?

 

오늘이 처음입니다

 

이번 주에는!

 

마리씨!

 

원하면 말해주지

 

한두 번이 아냐!

 

이 사람 집에서
내 방에서

 

보스 차 안에서도!

 

보스!
거짓말이에요

 

마리 씨는 보스의
관심을 원해요

 

외로웠던 거죠

 

지금도 보스를
사랑하고 있어요

 

웃기고 있네!

 

마리 씨!

 

진절머리나!

 

보스 곁에 있는 거!

 

말 조심해요!

 

다 싫어!

 

죽이려면
빨랑 죽여줘!

 

앗 차거!

 

너무 차가워요

 

뭐가 차가워!

 

구로카와 씨, 좀 봐줘요

 

이웃 좋단 게 뭡니까...

 

되게 시끄럽네!

 

저기...
발을 푹 담그셔야죠

 

새로 발랐단 말이야!

 

부탁드려요

 

몇 시간 걸렸는지 알아?

 

- 아무래도 이런 폼으론...
- 뭔 상관이야!

 

구로카와 씨!

 

다 굳으면 불러

 

젠장!

 

이럴 때 데라 토가시가
와야 하는데

 

데라 녀석은
날 구해줬을 텐데!

 

데라를 안단 말이냐?

 

몇 번 만났을 뿐이에요

 

정말?

 

사진 속 인물이
데라 토가시냐?

 

비슷한데... 사진이
무지 흐리네요

 

데려올 수 있나?

 

데라 토가시를요?

 

옛날부터 팬이라서
만나보고 싶었어

 

데려오면
다 없었던 일로 해주지

 

할 수 있지?

 

알겠습니다

 

5일 안에!

 

녀석도 스케줄이 있을 테니
1주일 정도는...

 

보스가 5일이라면
5일인 거야!

 

그러죠

 

죽는 줄 알았네

 

발꼴이 이게 뭐야

 

화났어?

 

거짓말만 하고
너무하잖아요

 

왜 이래요?

 

데라와 아는 사이라
정말 다행이야

 

데라를 만나게 해주고
우린 여길 뜨자고

 

근데 누구죠?

 

데라 토가시요

 

어딜 가서 찾죠?

 

아는 사이라며?

 

본 적도 없어요

 

제정신이야?

 

바다에 처넣는다는데
뭔 말을 못해요?

 

기가 막혀!

 

꼭 찾을게요

 

뭐 하는 놈이에요?
패션 디자이너?

 

킬러야

 

킬러?

 

전설의 킬러!

 

나 왔어!

 

지배인님!

 

말 걸지 마

 

샤워실 좀 쓸게

 

발이 끈끈해

 

보스한테 걸린 거요?

 

나츠코!

 

마리 씨가 보스한테서
쫓겨났으니

 

호텔 방 좀 잡아줘

 

독한 걸로 한잔 줘

 

살아 돌아온 게
용하네요

 

이놈을 찾아야 돼!

 

5일 안에 못 찾으면
난 물고기밥이 돼

 

누군데요?

 

데라 토가시!

 

전설의 킬러?

 

그렇게 유명해?

 

나도 들은 적 있어요

 

나만 몰랐군

 

어디 사는데?

 

데라 토가시
얼굴은 아무도 모르고

 

동료도 없어요
그래서...

 

‘환상 속 킬러’라 하죠

 

어떻게 해야
만날 수 있지?

 

만날 수 있다면
환상 속 킬러가 아니겠죠

 

돌겠구만

 

이 동네에서 찍은
사진이네요

 

뒤에 부두 간판이
찍혀 있잖아요

 

이 동네 호텔
모조리 뒤져!

 

뭐야?

 

꼭 찾는다고
약속했잖아!

 

어쩔 거야!

 

바다에 가라앉기
싫단 말이야!

 

나도 그래요!

 

언젠가 들키지 싶었어요

 

늘 불안했어요

 

마리 씨는 악녀라고
모두 그래요

 

가엾은 사람이야

 

하필이면
왜 그런 여잘...

 

마리 씨와는
오래 알아왔어

 

내가 이 가게
막내였을 때

 

마리 씨는 백댄서였지

 

이를 악물고 일해서

 

결국 난 지배인이 되고

 

마리 씨는 보스의
애인이 된 거야

 

마리 씨에 대해
나쁘게 말하지 마

 

이 동네 말이에요

 

영화 속 세계 같아요

 

이 풍경

 

저 빌딩, 호텔도
모두...

 

큰 세트장 같잖아요?

 

듣고 보니 그렇군

 

영화 속에 있는 것 같아요

 

갱단에, 킬러에
시멘트에 발 묻기까지

 

현실 같지가 않아요

 

이 동네에서 벌어지는 일은
다 영화 같아요

 

영화라면 좋을 텐데

 

광고 촬영 왔대요

 

요새 촬영이 많군

 

이렇게 고풍스런 동네는
드물잖아요

 

그거야!

 

뭐요?

 

방법을 찾았어!

 

뭔데요?

 

영화!
영화가 해답이야!

 

무슨 말이에요?

 

살았다!

 

짝퉁을 데려오다니
말도 안 돼요

 

데라 토가시는
전설의 킬러야

 

아무도 얼굴을
본 적이 없지

 

보스도 몰라

 

연기할 배우에게
뭐라 설명하게요?

 

영화 촬영이라고
속여야지

 

세상에!

 

난 내일부터
영화감독이야

 

재밌겠는데!

 

성공할 리가 없어요

 

나 영화스태프로
일한 적도 있어

 

보스가 그 배우를
알아보면?

 

보스도 영화는 보잖아요

 

킬러 연기가 되면서도
안 팔리는 배우를 써야지

 

그런 배우가 어딨어요?

 

벌써 찾았다니까!

 

이 배우가 구세주야

 

맑게 갠 날의
해질녘을 떠올려봐

 

서서히 해가 저물어가지

 

아직 태양이
하늘에 있으니

 

주위가 어둡진 않아

 

해가 더 저물고

 

반 정도가
산 뒤로 숨었어

 

그래도 아직
하늘은 밝아

 

드디어 태양이
완전히 숨어버렸지

 

진짜 어두워지는 건
그때부터야

 

태양이 사라진 후

 

어둠이 내릴 때까지의
짧은 시간

 

그게 ‘매직아워’야

 

낮과 밤의 경계

 

세상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순간

 

그 순간에 촬영을 하면

 

몽환적인 빛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영상을
얻을 수 있지

 

그래서 우리
영화인들에게

 

매직아워는 하루 중
가장 소중한 시간이야

 

무라타, 가자고

 

사토 고이치

 

츠마부키 사토시

 

후카츠 에리

 

아야세 하루카

 

매직아워

 

성에 안 차겠지만
감독이 불렀다잖아

 

특별한 경우니까
거절 못 해

 

니시 씨!

 

나무에 닿았어

 

장난치긴!
놀랐잖아

 

크레인 무지 큰데!

 

갤럭시 크레인!
15미터야

 

타볼래?

 

다음에 태워줘

 

다시 해봐!

 

무라타가 와줘서
다들 기뻐해

 

감독이 원한대서
바쁜데도 온 거죠

 

화약 너무 많은 거 아뇨?

 

우리 배우
다치면 안 되는데

 

배우 다치게 한 적
한 번도 없어

 

화약 방면엔 나베 씨가
최고잖아!

 

시간이 되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감독님

 

무라 타씨 왔어요

 

무라타 다이키입니다

 

- 어떤 식으로 연기를...
- 현장에 가시죠

 

주연배우가 즉석에서
아이디어를 내니

 

미칠 지경이죠

 

주연배우 의견을
무시 못하니까

 

너무 갑작스러워서
문제죠

 

노지마 씨!

 

잘 지냈어?

 

무라타 씨 왔어요

 

갑자기 미안해요

 

아뇨

 

다치지 않게
조심하세요

 

- 꽤 높아서 말이죠
- 알겠습니다

 

잘 부탁해요

 

높긴 뭐가 높아

 

레디

 

액션!

 

잠깐만

 

이러지 마

 

말로 하자고

 

다들 진실을
알아줄 거야

 

용서 못 해!

 

컷!

 

오케이!

 

수고하셨습니다!

 

이와타 씨!
맘에 드세요?

 

저도 좋아요

 

다들 수고했어요

 

수고하셨어요

 

얼굴 안 찍혔지?

 

왜 그런 놈
대역을 시켜?

 

자네만 할 수 있는 걸
물어 오라며!

 

대역은 누구나
할 수 있잖아!

 

그렇지도 않아

 

이와타하고 키도 같고

 

나이도 비슷하고

 

시간도 많은 배우는
자네밖에 없어

 

안녕하세요!

 

독립영화지만
실력파 감독을 쓰고

 

돈도 들여서
제대로 만들려고요

 

감독은 누구?

 

접니다

 

당신?

 

예전부터 선생님의
팬이었어요

 

〈백발 야쿠자〉는
몇 번 봤는지도 몰라요

 

저기 카메 있네

 

봐, 카메 맞지?

 

대단해!
이젠 대스타라고

 

옛날에 같은
소속사였거든

 

카메!

 

카메, 여기야
이쪽에서 먹어

 

잘 지냈나?

 

〈백발 야쿠자〉라...

 

그 작품에서 킬러였죠?

 

제 영화에서도
그 이미지를 원해요

 

킬러가 나와?

 

주인공이 환상의 킬러
데라 토가시죠

 

대본은?

 

없어요

 

없어?

 

기타노 다케시
스타일이죠

 

몇 번째 감독작인가?

 

이게 처음이죠

 

무라타 씨!

 

우리가 좀 바빠
스케줄이 많거든

 

얘기 좀 해요
무라타 씨!

 

서둘러!

 

어서 타

 

같이 가요

 

그럴 순 없어

 

제발

 

내 걱정은 마

 

죽는 건 두렵지 않아

 

두려운 건

 

긍지를 잃은 채
살아가는 일이다

 

다음 세상에선
같이 살자

 

니코!

 

완차이!
사요코를 부탁해

 

곧 놈들이 올 거다

 

어서 가!
배 떠나겠어

 

사요코 씨

 

안녕...

 

니코!

 

어디서 뭐해?

 

다카세 마코토는
역시 최고야

 

그 영화 또 봤어?

 

〈암흑가의 요짐보〉
주연배우 끝내줘!

 

한 편 찍고
사라진 배우 아냐

 

끊을게

 

현장으로 좀 와

 

왜?

 

유베시가 주연인데
갑자기 배우가 필요하대

 

유베시의 야쿠자 액션물!
원했던 거잖아

 

슛 갑니다!

 

레디!

 

액션!

 

‘드디어...’

 

‘찾았구만!’

 

잠시만!

 

컷, 컷!

 

빗물 잠가요!

 

감독, 좀 와!

 

연기 좋았어
신경 쓰지 마

 

좀 더 민첩하게 될까요

 

느렸나?

 

단숨에 뽑아주세요

 

- 알았어
- 부탁합니다

 

사탕 줘

 

어깨 힘 빼고 해

 

내 식대로 할 거야

 

유베시 눈에 들면
앞날이 편해져

 

찬스야

 

죄송합니다

 

이번에 좀
다르게 해볼게요

 

원하는 대로
해도 돼

 

감사합니다

 

그 불고기집
요즘도 가세요?

 

어디?

 

나카메 불고기집이요
전에 뵌 적이 있는데

 

조감독!
왜 이리 늦어?

 

조명 세팅하느라...

 

그냥 하자고

 

- 뭐?
- 아뇨...

 

시작합니다!

 

비 뿌리고!

 

앞쪽까지 뿌려!

 

오케이!

 

테이크2!
슛 갑니다!

 

레디!

 

액션!

 

‘드디어!
찾았구만!’

 

감독!

 

컷!

 

비 멈춰요!

 

영 좀 그렇네

 

좀 기다리시죠
다시 부를게요

 

그러지

 

- 왜 저런데?
- 몰라

 

내 연기가
맘에 안 드나 봐

 

너 한번 해봐

 

제가요?

 

대사 알지?

 

‘드뎌 찾았구만!’

 

잘하는데

 

괜찮은데요

 

스타 탄생!

 

‘드뎌 찾았구만!’

 

저것들 뭐야!

 

배가 기다리고 있어

 

서둘러!

 

어서 타

 

같이 가요

 

그럴 순 없어

 

제발

 

내 걱정은 마

 

죽는 건 두렵지 않아

 

두려운 건

 

긍지를 잃은 채
살아가는 일이다

 

다음 세상에선
같이 살자

 

니코...

 

완차이!
사요코를 부탁해

 

암흑가의 요짐보

 

울 매니저, 왜 울상이야?

 

걱정 안 되겠어?

 

영화 처음 찍는
초짜라잖아

 

무라타 씨는 내 영화를
본 적 없어도

 

난 당신 영화를
다 봤습니다

 

그럼 충분하지 않나요?

 

충분한 것 같아?

 

이 사람은 날
필요로 하고 있어

 

난 이런 일을 원했어

 

내일 촬영할 대본입니다

 

데라와 보스가
만나는 장면이죠

 

보스는 뭐야?

 

지역을 장악한
갱단 두목

 

중요한 씬이니
잘 부탁해요

 

보스 역은 누구?

 

신인이라
말해도 모를 겁니다

 

상황설명만 써 있네?

 

대사는 언제 줘?

 

즉석에서 하면 돼요

 

올 애드리브야?

 

달달 외운 대사는
리얼함이 없어요!

 

수상쩍어

 

이런 막무가내 영화가
어디 있어?

 

결심했어!
이 영화에 날 바치기로!

 

저 사람들 뭐지?

 

우리 스태프들이요
촬영준비 중이죠

 

수고들 해!

 

- 미키!
- 네!

 

리허설해보게
배우 불러와

 

무라코시 씨, 다카세 씨
와주세요

 

다카세 마코토 씨!

 

차 긁혔잖아요!

 

어디가 긁혔어?

 

앞을 보고 다녀야죠!

 

여기 있어

 

방열쇠요

 

매니저님 거!

 

얘기 좀 해

 

그러죠

 

먼저 올라가

 

방 안내해주세요

 

잘생긴 오빠!

 

여긴 일손이 모자라니
짐은 직접 들고 가

 

죄송해요
방 2층이에요

 

자넬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작게 얘기해요

 

마담, 잘 먹었소

 

찻잔은 주방에
갖다 놔요

 

죄송합니다

 

왕 까칠한 호텔이구만

 

플롯도 대본도 없이
불안해서 어찌 일을 해?

 

절 믿으셔야죠

 

무라타는 의욕이
불타고 있긴 한데

 

난 좀 달라

 

그럼 뭘 원해요?

 

카메라 보여줘

 

카메라요?

 

카메라까지 없다곤
못하겠지

 

대본 없이
영화는 찍어도

 

카메라 없인 못 찍어

 

불가능한 일이지

 

설마 카메라가 없겠어요?

 

없다고! 카메라가!

 

- 어쩌게요?
- 보여달라는데 구해야지

 

- 어디서 구해요?
- 생각 중이야

 

불안해서 못 보겠네

 

여기 좀 실례!
가스회사에서 나왔는데

 

책임자는 누구신지?

 

난데 왜요?

 

작업 중 죄송한데

 

가스누출 경보가
울려서요

 

가스누출?

 

지금 확인 중이요

 

가스 냄새 나?

 

냄새 난 후엔
이미 늦은 법!

 

살고 싶으면
당장 대피하십쇼!

 

반경 30미터 이내로
접근금지!

 

모두 공원으로
대피해주십쇼!

 

- 빨리 움직여요!
- 공원으로!

 

빨리, 빨리!

 

당장 촬영을?

 

날씨가 좋아서요

 

데라가 마을에 오는 걸
먼저 찍을게요

 

- 미리 말하지!
- 지금 정했어요

 

여기 의상!

 

- 메이크업은?
- 쌩얼주의!

 

리얼함이 중요해요

 

장소 허가를 안 받아서
도둑촬영을 할 거라

 

스태프도 최소한으로
제한했죠

 

5분 후
촬영버스 출발합니다

 

너무 갑작스럽잖아!

 

무라타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지!

 

이해는 합니다만...

 

난 프로야
하라면 할 수 있어

 

자네 왜 이래?

 

중요한 씬이에요

 

여주인공과 처음 만나죠

 

여주인공?

 

다카치호 마리
보스의 애인인데

 

결국 데라와
사랑에 빠지죠

 

그렇군!

 

여배우는 벌써
준비가 다 됐어요

 

여배우를
기다리게 하면 못써!

 

잽싸게
옷 갈아입고 오지

 

뭐? 짝퉁 데라라고?

 

그렇죠

 

보스한테 죽고 싶어?

 

안 죽으려고 하는 짓예요

 

속을 리가 없어!

 

다 끝장이야

 

당신 힘이 필요해요

 

난 못해!

 

상황파악 좀 해요!

 

우리 목숨은 저 배우한테
달려 있어요

 

무라타가 가버리면
우린 죽어요!

 

왔어요!

 

잘 부탁합니다

 

마이크 좀 달게요

 

웬 턱시도예요?

 

킬러하면 턱시도지

 

007 몰라?

 

007은 스파이죠

 

킬러 복장이
좀 튀는 거 아냐?

 

리얼한 게 뭐 이래!

 

봐요, 꽤 괜찮은
카메라죠?

 

시간없으니 찍자고!

 

마리 씨, 나오세요

 

마리 씨 왜 저래요?

 

몰라

 

카메라 준비
오케이!

 

무라타 씨는
이쪽에서 올라와서

 

카메라 앞을 지나쳐서
저쪽으로 가요

 

마리 씨는
옆쪽에서 걸어오고

 

여기서 둘이 부딪혀요
운명적인 만남!

 

부딪힌다고?

 

시간없어요

 

그런 느낌으로 해줘요

 

- 뭔 느낌?
- 아무튼 해 봐요

 

좀 비켜요!

 

근데 뭔 생각을 하며
걷지?

 

뭐요?

 

상황을 모르겠어

 

이 동네 처음 왔는데
뭘 하겠어요?

 

숙소를 찾지

 

그럼 그렇게 해요

 

그럼 되는 건가?

 

카메라 돌리고!

 

일단 해보죠
릴렉스!

 

슛 들어갑니다
씬1, 컷1

 

씬1, 컷1

 

엥? 조명은?

 

자연광이 최고죠!

 

씬1, 컷1

 

레디!

 

액션!

 

실례!

 

근처에 호텔 없소?

 

여긴 처음이라 말이요

 

같이 가서 안내라도...

 

컷!

 

최고야! 촬영종료!

 

이제 믿겠어요?

 

한 번 더 하면 안 될까?

 

왜요? 최곤데요?

 

시간없어요

 

여배우가 괴로워해

 

왜요?

 

오른팔과 오른다리가
같이 움직이던데

 

그게 개성이죠

 

호텔로 갑시다!

 

철수!

 

버스에 타주세요

 

이봐, 마이크!

 

여기 있어!

 

칵테일 한 잔!

 

수고했어요
합석해도 되죠?

 

인사도 못했네요

 

무라타입니다

 

다카치호 마리예요

 

마리?

 

네

 

극중 이름 아녜요?

 

그렇군!

 

극중 이름을
예명으로 했군요

 

한때 유행이었죠

 

오늘 좀 긴장했죠?

 

네

 

처음엔 다 그래요

 

잘하려고
애쓰지 않는 게 낫죠

 

그냥 자기를
보여줘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

 

마음이 좀 편해졌죠?

 

그러네요

 

영화란 참
매력적이죠

 

영화 현장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요

 

나이도 천차만별

 

재벌도 있고
신용불량자도 있죠

 

다들 같은 목표를 향해
힘을 합하고

 

지혜를 짜내고
같은 도시락을 먹죠

 

이런 게 또
어디 있겠어요?

 

난 영화 자체보다

 

영화 현장이 더 좋아요

 

에이젠슈타인이 말하길...

 

다음에 들을게요
잘 자요

 

현장은 저 건물 2층

 

카메라는 건너편 건물
3층에 있죠

 

창문 너머로
방 안을 찍을 거예요

 

다 망원렌즈로 찍어?

 

배우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게 하려고요

 

방엔 스태프도
안 들어갑니다

 

배우가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그렇게 안 해도
집중해

 

대충 집중해선 안 돼요!

 

최고의 연기를
끌어내요!

 

감독은 어디 있게?

 

난 데라의 후견인 역으로
무라타 씨 곁에 있죠

 

연기도 해?

 

방 안에선 절대!
감독이라 부르지 말아요

 

완벽한 연기를 기대할게요

 

노력해보지

 

감독!

 

이제껏 여러 현장을
가봤지만

 

이렇게 스릴있는 건
처음이야

 

저도 그렇습니다!

 

무모한 짓 관둬

 

목숨 내놓은 남자는
딱 보면 알아

 

딴 방법이 없어요

 

살아서 와야 할 텐데

 

재수없게 왜 이래요!

 

제안 하나 할까?

 

난 액션 전문이라
개인기가 좀 되거든

 

액션도 보여줄까 봐

 

안 해도 돼요

 

총 잡는 법도
내가 개발한 건데

 

이건 또 왜!

 

난 액션 도구는
직접 준비해

 

필요 없대도요

 

시장님, 서두르세요

 

회의에 늦겠어요

 

저 배우, 지가 진짜
시장인 줄 아나?

 

매니저도 맛이 갔어요

 

근데 혹시
화장했어요?

 

분만 좀 발랐는데
안 되나?

 

쌩얼주의라니까!

 

아이라인까지!
내가 못살아...

 

이러지 마

 

방에 들어가면 바로
필름 돌아가요

 

이쪽으로!

 

데라 토가시를
데려왔습니다

 

자네가 데라인가?

 

맞다
내가 데라 토가시다

 

- 빙고
- 네

 

수고했네
자넨 자유야

 

감사합니다

 

왜 날 보자 했나?

 

일단 책상에서 좀
내려가게

 

데라 토가시!

 

우리가 아무것도
모를 거라 생각하나?

 

자네가 지난번에
뭔 짓을 했는지!

 

구로카와

 

다 알아봤어

 

뭔 소릴 하는 거야?

 

지난달에 보스가
이 방에서 저격당했지

 

옆 건물에서
날아온 총알은

 

보스의 귀를 스쳤고

 

아직 벽 속에 있어

 

자네가 쐈잖나?

 

처음 듣는 얘기로군

 

에보라 조직이
자넬 고용했을 텐데

 

에보라?
모르겠는데!

 

놈들이 이 지역을
노리고 있어

 

그래서 자넬 고용해
날 죽이려 한 거지

 

난 나한테 총 겨눈 놈
절대 용서 못해

 

그렇다면 나도!

 

좋은 거 하나
가르쳐주지

 

몸수색할 때

 

대충할 거면

 

안 하니만 못해!

 

총 버려! 어서!

 

네놈도!

 

말 들어

 

안녕히!

 

언제 이런 걸
준비했어요?

 

감독한테 말 안 했어?

 

미리 알면 김새잖아

 

놀래켜 주려고

 

잠깐만요

 

오늘 촬영은 그만하죠

 

- 내 탓이야?
- 그건 아니고...

 

잠깐만요

 

보스가 부르신다

 

촬영 재개!

 

땡큐
이번엔 잘할게

 

넌 여기 있어

 

- 그건 좀...
- 들어가

 

그렇게 맛있나?

 

맞다!

 

내가 데라 토가시다

 

왜 날 보자 했나?

 

내가 이상한가...?

 

이런 말 아까도
들은 것 같은데

 

권총 내놔

 

어떻게 알았지?

 

고무총입니다

 

이런 게 어딨어!

 

데라

 

제안이 있는데 말이야

 

뭐냐?

 

자네의 용기에
정말 감탄했네

 

그리고 대담한
유머센스

 

마음에 들었네

 

우리 쪽에 오는 거
어떤가?

 

대우는 섭섭잖게
해주겠네

 

나쁜 제안은
아닐 텐데

 

거절하겠다

 

이유가 뭔가?

 

의뢰인을 배신할 순 없지

 

킬러도 신용이
중요한 법!

 

이러다 고객 끊겨

 

안타깝군

 

컷!

 

컷, 컷!

 

좀 와봐요

 

곧 돌아오죠

 

조직에 들어간다고
해야죠

 

아니 왜...

 

데라가 죽으면
영화가 끝나잖아요

 

그 정돈 알아야죠

 

솔직히 거긴까진
생각을 못했어

 

이유는 뭘까?

 

일부러 적진에
뛰어드는 거죠

 

잘 좀 해요!

 

설명을 들어야겠군

 

뭘요?

 

‘컷’이란 게 뭐야?

 

네?

 

아까 ‘컷컷’ 외쳤잖아

 

데라의 별명인데요

 

별명?

 

친한 사람들은 그를
‘컷’이라 불러요

 

나이프로 목구멍 따는 게
특기라서요

 

보스, 기뻐하시죠

 

지금 ‘컷’하고... 아니
데라하고 얘길 했는데

 

조직에 들어오기로
약속했습니다

 

어찌 설득했나?

 

제 말은 다 들어요

 

어째서?

 

의형제거든요

 

들어와!

 

아깐 죄송했습니다

 

생각이 짧았어요

 

아까 일은 됐고

 

잘해볼게

 

카메라 돌고 있어요

 

데라 토가시

 

그렇게 맘에 들면
가지게

 

맞다
내가 데라 토가시다

 

왜 날 보자 했나?

 

또 그 말이냐?

 

뛰어넘어요

 

데라

 

내게 힘을 빌려주게

 

오늘부터 당신을
보스라 부르지

 

술잔 가져와!

 

빙고

 

네

 

자넨 후견인이다

 

알겠습니다

 

에보라 조직엔
내가 연락해두지

 

한 대 태우게

 

약속의 의미로
한 잔 받아, 컷!

 

지금 누가 ‘컷’이랬어?

 

누가 ‘컷’이라 했어?

 

난데

 

뭐야?
네놈이 왜 ‘컷’이라 해?

 

안 되나?

 

안 되나?!

 

자식 초짜냐?

 

잘 들어
다들 명심해!

 

‘컷’이라 말해도 되는 건

 

이 사람뿐이다!

 

오늘 찍은 건
언제 볼 수 있나?

 

모니터링은 안 해요
완성본을 기대하세요

 

내일은 어떤 씬?

 

나중에 연락할 테니까
호텔에 계세요

 

최악이야

 

들통났어요?

 

반대야

 

반대라니?

 

보스한테 고용됐어

 

어쨌거나 배우는
정말 대단해

 

무라타 씨가
연기를 할 땐

 

진짜 킬러로 보여

 

나까지
속을 뻔했대도

 

이런 장난감을 들고
여길 오다니

 

보통 놈이 아냐

 

여보세요

 

그래 날세

 

오랜만이군

 

그쪽이 보낸
데라 토가시 말인데

 

날 쐈던 녀석 말이야

 

멋진 놈이더군

 

그래서 말인데

 

우리하고
손잡기로 했네

 

오늘부로 텐시오 조직
일원이야

 

알려줘야 할 것 같아서!
이만!

 

데라가 저쪽에
넘어갔다는데

 

당신 행세를 하는 놈이
있단 말이로군

 

♪ 환상은 한순간에
허공으로 사라지네

 

♪ 꿈이라면 이대로..

 

아줌마!

 

내 돈!
도둑이야!

 

복도 많지

 

자길 위해 남자가
목숨을 걸다니!

 

날 위한 거 아냐

 

보스 옆에 있으면
됐을 걸

 

다 사정이 있어

 

마담 언니

 

돈 좀 빌려줘

 

개털 됐니?

 

안 갚을 사람에겐
안 빌려줘

 

보스한테 부탁해봐

 

호텔 마담인데요

 

여보세요

 

보스 부하 구로카와가
방금 와서

 

킬러를 데려갔어

 

갑자기 뭐야?

 

내일이라 들었는데

 

뭐가?

 

다음 씬 말이야

 

쒼?

 

바보냐?

 

어떤 분위기야?

 

- 뭐가?
- 지금 말이야

 

홍콩 마피아한테 사들인
무기를

 

동남아 게릴라 조직에
파는 거다

 

역시!

 

난 그런 설정
전문이야

 

고성능 라이플총

 

근데 그런 장소에
내가 나타나도 되나?

 

고용된 지
얼마 됐다고

 

내가 부탁했어

 

자네가?

 

왜? 왜 나를?

 

당신 실력을
확인하려고

 

별 신경을 다 쓰네

 

오늘 밤엔
푹 쉴까 했었다고

 

씬이 늘어나는 건
나쁘진 않지

 

미안, 미안

 

발 좀 치워봐

 

♪ 보물섬을 찾아서

 

빌려줘?

 

인상이 중요하다고

 

그럼 잠시

 

내려

 

매니저가 와야 매직기로
머릴 펴거든

 

놈들이 곧 도착한다

 

기다리라고 해

 

저놈 왜 데려왔어요?

 

난 쉽게 사람을
안 믿거든

 

총 줘도 됩니까?

 

손 써놨어

 

수상하게 굴면

 

여기서 죽일 거다

 

혹시
눈썹 그리셨어요?

 

허걱!

 

무지 무겁네

 

가방 무게는
연기로 표현하면 되지!

 

날 뭘로 보고!

 

놈들이 왔어요

 

내려

 

마음대로 시작해도 돼?

 

다들 스탠바이 됐나?

 

필요한 사람은 다 왔다

 

배우만 있다고 돼?

 

이 건은 내가
지휘한다

 

- 네가?
- 그래

 

자식
연출공부도 했나 봐

 

일단 나가볼까?

 

설정은?

 

교섭은 내가 하니
옆에 서 있어

 

어디에 숨겨놨어?

 

뭔 소리야?

 

모른 척 하긴!

 

날 죽이려는 놈 말이야

 

방향을 모르면
내 동선이 꼬이잖아

 

대충 감은 잡았어

 

저기쯤 있지?

 

어떻게 알았지?

 

멍청아!

 

나 이 업계에선
꽤 오래됐어

 

뒤쪽에서 노리면
저 이상한 게 걸리잖아

 

그럼 긴장감 꽝이야

 

가자

 

물건 넘겨

 

돈이 먼저다

 

물건이 먼저다!

 

가방 여는 거였어?

 

빈 가방이다!

 

이놈들이!

 

좀 무겁길래...

 

잠깐만!

 

잡아라!

 

뭐야 이게!

 

시작됐구만!

 

영수증 주쇼

 

위험해!

 

어떻게 알았나?

 

놈들이
가짜 돈 가져온 걸

 

내가 당신한테
빚진 셈이 됐군

 

별거 아냐

 

폼나게 갈겨보자고

 

액션 끝내주는데!

 

리얼리즘이니까요

 

컷!

 

컷!

 

컷, 컷!

 

컷! 컷! 컷!

 

그만 안 둘 겨!

 

나 어땠어?

 

멋지긴 한데
너무 오버하잖아요

 

완전 몰입했지 뭐야

 

- 매직기
- 늦었잖아!

 

분위기 살벌하네요

 

나도 이런 건
처음이다

 

쟤들한테 더 앞으로
오라고 해

 

너무 멀잖아

 

왜 계속 쏴대?

 

그만!
이제 됐다고!

 

일본사람 아닌감?

 

알아들어?
휴식시간!

 

브.레.이.크.타.임!

 

그만하라니까 그러네

 

너네 소속사가 어디야?
이나가와 프로덕션?

 

매니저 어디 있어?

 

병원에 갈 건 없겠소

 

가벼운 뇌진탕이니까

 

감사합니다

 

조심들 하쇼

 

의사양반였구나

 

옛날엔
원양어선 탔었다던데

 

승선 의사?

 

오늘 찍은 건
언제 보지?

 

모니터링은
안 한다니까!

 

놈들이 날 물로 봤구만

 

물건은 안 빼앗겼으니
다행이군

 

데라는 어떻던가?

 

보통 놈이 아닙니다

 

총알이 빗발치는데
웃어가며 피하더군요

 

사장님
이만 가보겠습니다

 

앞으로 어찌할지
들었지?

 

다 들었습니다

 

조심하도록

 

네

 

데라와 식사를 하고 싶군

 

알겠습니다
준비하죠

 

뭐래요?

 

보스가 내일 데라와
식사를 하겠대

 

점점 더 보스의 신임을
받고 있어

 

언제까지 계속 하게?

 

끝까지 속일 수
있을 것 같아?

 

지금 관두면
우린 바로 죽어요

 

보스가 당신 공연을
보고 싶다는군요

 

리허설이야?

 

보스와 데라가 마음을 트는
중요한 씬이라

 

리허설을 하려고요

 

카메라는 없지만
본촬영이라 생각하고

 

실수 없이 해주세요

 

이봐, 잠깐만!

 

당신네 소속사 어디야?

 

프리랜서야?

 

배우 맞지?

 

어쩜 그리
진짜 깡패 같냐?

 

아얏!

 

입에 맞으신지요

 

맛있구만

 

감사합니다

 

어젯밤엔 활약이
대단했다지?

 

그 정도야 뭐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더구만

 

어떠십니까?

 

맛있구만

 

다이어트하나?

 

내가 왜?

 

먹어도 돼요

 

리허설인데

 

본촬영과 똑같이 해야죠

 

구로사와 스타일이야?

 

곧 시작합니다

 

스타일?

 

뭔 스타일?

 

♪ 난 영원히 비누방울을
불 거예요

 

♪ 떠다니는 예쁜 비누방울

 

♪ 높이높이 날아올라

 

♪ 하늘에 닿아요

 

♪ 그리곤 내 꿈처럼
터져 사라지지요

 

♪ 행운은 늘 숨어 있어요

 

♪ 난 곳곳을 찾아다니죠

 

♪ 난 영원히 비누방울을
불 거예요

 

♪ 예쁜 비누방울을
날릴 거예요

 

들어와요

 

이나가와 프로덕션에
물어봤는데

 

어젯밤엔
촬영 없었대

 

외국배우 소속사는
딴 데도 많아

 

관두고
도쿄로 돌아가자

 

나 아까 심장에
큰 충격을 느꼈어

 

울 아버지도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셔서 걱정돼

 

몸 안 좋으면
혼자 돌아가

 

너흰 영 어설퍼

 

네?

 

리얼리티가 모자라

 

명색이
지역 보스의 부하인데

 

동네 양아치처럼 보여

 

죄송합니다

 

걸음걸이부터 배워

 

무대 위의 마리는
정말 매력적이야

 

고마워

 

여러모로 생각해봤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빠 곁에 있어줘

 

원하는 건
뭐든 해줄게

 

곁에 있어 주기만
하면 돼

 

만사가 뜻대로 될 거라
생각하지 마

 

스톱!

 

뒤로 살짝 가고

 

확! 야리고

 

턱에 눈이 달렸다고
생각해

 

천천히
한 번 더!

 

스톱!

 

좋아, 그거야

 

한 번 더!

 

자신있게!

 

스톱!

 

확! 야리고!

 

턱에 눈!

 

잘하는데!

 

성가신 일이
생겼습니다

 

국세청에서
감사를 나온다는군

 

우리 회사는
업무성격상

 

비밀장부가 있는데

 

거긴 특별한 사업의
거래 내역이 써 있어

 

밀수품 매매 같은 거?

 

맞아

 

국세청은 우리
회계사를 쫓고 있어

 

일단 회계사를
숨어 있게는 했다만

 

이 사람이 워낙
바른생활맨이라

 

몰래 국세청 사람과
내통했단 소문이 있어

 

오늘 밤 안에
회계사를 없애

 

옛썰

 

어쩔 거예요!

 

이러다 무라타 씨
살인자 되겠어요

 

어쩌게요?

 

할 수 없지

 

솔직히 다
털어놔야지

 

저기요

 

데라 토가시는
내 인생 최고의 배역이야

 

저기 실은...

 

이런 역을 맡고 싶었는데

 

아무도 시켜주지 않았지

 

날 불러줘서
정말 고마워

 

뭐 그런걸

 

나 이외의 사람들은
대부분 초짜지만

 

영화의 성공은
마음가짐에 달렸어

 

이 영화는 내가
꼭 성공시킬 거야

 

그게 자네에 대한
보답이지

 

근데?

 

뭔가 말하려 했잖아

 

메이크업은 옅게
부탁 드려요

 

오케이

 

나 여기 있어

 

좀 앉아도 되겠소?

 

회계사가 숨어 있는
병원 약도다

 

그림 진짜 못 그렸네

 

내가 그린 건데

 

스태프 시키지

 

난 남을 안 믿어

 

어디서 이런 돌+아이를
데려왔어?

 

자식 웃겨

 

에보라가 왔어

 

구로카와 선생 아냐

 

빙고도 있네

 

안녕하세요

 

이쪽은?

 

모를 리 없을 텐데

 

몰라

 

에보라 회장이
당신을 모른다니

 

어찌된 거야?

 

잠시 실례

 

또 뭐야? 에보라?

 

저 배우는 수시로
리허설을 하는 타입이죠

 

맞장구쳐 줘요

 

오랜만이군

 

누군데 이래?

 

나야 나

 

이 얼굴론 모를 수 있죠

 

‘천의 얼굴을 가진 사내’라
불리니까요

 

변장했나?

 

회장님께
진짜 얼굴을 보여드려

 

고개 돌려요!

 

이 얼굴 모르시나?

 

데라 토가시

 

그쪽에서 고용했던
킬러잖아요

 

오랜만이군

 

이제 됐어요

 

기억나셨나?

 

물론이지

 

데라! 원할 땐 언제든
다시 돌아오게

 

자네 용기는 여전하구만

 

빙고

 

나 마음먹었어

 

여길 떠날래

 

아직 안 돼요

 

들통나는 건 시간문제야

 

지금 도망쳐야 해

 

무라타 씨는?

 

내버려둬

 

그 사람 없어도
뛰어난 배우는 많아

 

보스 제안을
왜 거절했죠?

 

보스는 날 곁에
두고픈 것뿐이야

 

난 인형이 아냐

 

보스라 해도 어차피
시골 야쿠자야

 

마리 씨!

 

돈만 많지 뭐

 

게다가 지금은
내리막길

 

곧 이 동넨
에보라에게 먹혀

 

끝이 보이는 사람에겐
흥미 없어

 

당신에겐 미래가 있어

 

같이 도망치자

 

새로운 곳에서
둘이 살자고

 

우리 둘이?

 

새 인생을
시작하는 거야

 

우리 둘이서!

 

시작하면 되나?

 

그럼요

 

감독은?

 

숙소에서 모니터를
보고 있어요

 

좋아, 가자고

 

지배인은?

 

다시 전화해 볼게요

 

안 받아도 돼

 

- 나츠코일 거야
- 받지 말래도

 

안 받아도 돼!

 

어디예요?

 

알았어

 

제발 돌아간다곤
하지 마

 

마리 씨

 

제발 부탁해

 

무라타 씨를
버려둘 순 없어요

 

뭔 상관야!

 

무명이지만
훌륭한 배우예요

 

그게 뭐?

 

그러니까...

 

뛰어난 배우라 해도
영원히 속이진 못해

 

언젠간 들통나

 

그럼 우린 어떻게 돼?

 

생각해 봐!

 

심장엔
이상 없습니다

 

다행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총을 맞으신 것 같네요

 

뭐 하는 겁니까?

 

먼저 가세요

 

여기서 뭐 해요?

 

여긴 왜?

 

보다시피 촬영중이죠

 

촬영?
들은 적 없는데

 

마침 잘 왔어요
뒤를 부탁해요

 

촬영허가 안 받았어?

 

안에 못들어오게
막아요

 

부탁해요!

 

촬영중이라잖아요

 

안 돼, 안 돼요!

 

진정하시고

 

들어가면 큰일 나요

 

빙고 씨 안 오나...

 

말려요

 

연기가 너무 좋잖아

 

컷!

 

감독 왔네

 

연기 훌륭했어요

 

빵!

 

자넨 연기 좀 하네

 

긴장 풀어

 

어디서 카메라를?

 

전에 그 팀 거요

 

어떻게?

 

가스누출사고가
또 생겼다고...

 

걱정 많이 했지?

 

철수!

 

너무 좁아

 

오늘 촬영한 건
언제 보나?

 

촬영 끝날 때까지
안 본다니까요!

 

저 사람은
왜 데려왔어요?

 

내가 같이 가자고 했어

 

혼자 남아 뭐 하겠어?
안 되나?

 

좁아 죽겠네!

 

이제 전
어떻게 되나요?

 

뭐 하세요?

 

무라타 씨는
소속사가 있죠?

 

그렇죠

 

너무 부러워요

 

프리랜서예요?

 

그런 셈이죠

 

진짜 영화배우 하게요?
쉽진 않을 텐데

 

여길 떠나 큰 무대에서
노래하고 싶어요

 

관객이 가득 찬
극장에서...

 

왜 그래요?

 

이 영화 알아요?

 

암흑가의 요짐보
 
내가 처음 본 영화죠

 

그래요?

 

초등학교 때 아버지하고
극장에 갔죠

 

킬러 역 다카세 마코토가
어찌나 멋지던지!

 

쿨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고독했어요

 

푹 빠져버렸죠

 

이 영화 때문에
난 배우가 됐어요

 

죽는 건 두렵지 않아

 

두려운 건

 

긍지를 잃은 채
살아가는 일이다

 

대사예요

 

외워버렸죠

 

어른 2장!

 

이제 보스도
꼼짝 못하게 됐어

 

어찌된 거야!
나 잡혀왔잖아!

 

왜 촬영허가를
안 받았어?

 

나 지금까지 조사받고
죽을 뻔...

 

거기 서!

 

같이 가!

 

무슨 일이야?

 

골치 아프게 됐어요

 

데라가 실패했습니다

 

회계사는?

 

간발의 차로 놓쳤습니다

 

큰일이군

 

지금은 경찰서에
가 있습니다

 

어떡할까요?

 

보스께 알릴 테니
대기해

 

알겠습니다

 

18살 때
연기를 시작했어요

 

큰 스크린에 내 얼굴이
클로즈업되고

 

그걸 객석에서 보는 것

 

그게 내 꿈이죠

 

언제 실현될지...

 

좋은 거 보여줄까요?

 

구린내 나요!

 

스튜디오 구석에 낡아빠진
모포가 있었죠

 

30년도 더
스튜디오에 있었대요

 

기무라 타쿠야가
덮었을 수도 있고

 

〈암흑가의 요짐보〉의
다카세 마코토가

 

깔고 잤을지도 몰라요

 

이건 그 모포의
조각이에요

 

많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땀이 스며 있죠

 

내 부적이에요

 

같이 떠나지 않을래요?

 

나하고?

 

지금 당장이요

 

지금?

 

촬영이 남아서 안 돼요

 

다 끝나면 가요

 

그러시든지!

 

영화 시작해요

 

면목이 없습니다

 

뭐?

 

데라가
실수를 해서요

 

그런 건 괜찮네

 

완벽한 인간은 없어

 

어쩌시려고요?

 

아무것도 안 해

 

하지만...

 

회계사가 경찰에
넘어간 걸 걱정하나?

 

네

 

그건 문제가 아냐

 

더 큰 문제는
부하의 배신이지

 

여긴 멋진 동네야

 

안색이 안 좋군

 

한 수 가르쳐주지

 

승부를 걸 땐 말이야

 

백프로
승산이 있어야 해

 

승부사의 철칙
아니, 인생의 철칙이야

 

그 점에서 자네 작전은
매우 허술했네

 

한 편의 영화같군

 

어떤 영화일까?

 

안됐지만
이건 코미디야

 

어이없는 코미디!

 

총격전이 벌어져도
왜 경찰이 안 왔는지

 

생각해 봤어야지

 

이곳 경찰서장과 난
중학교 동창이거든

 

고마워, 친구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

 

큰일 났어요

 

빙고 씨가 잡혔어요

 

어리석긴!

 

빙고 씨는 당신을 위해
애썼던 거잖아요

 

그때 도망쳤으면 됐잖아

 

무라타 씨는?

 

영화 보고 있어

 

얼마나 지루하던지
나 혼자 와버렸어

 

빙고 씨가 걱정도
안 돼요?

 

재수없어

 

쟨 어릴 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줄곧 혼자 살아왔대

 

상처를 많이
받았었나 봐

 

남에게 의지는 하면서
정작 믿진 않지

 

그게 인생에서 저 애가
배운 거야

 

할 수 없죠!

 

빙고 씨는
내가 구할 거예요

 

스케줄이 변경돼서

 

보스 씬을
먼저 찍게 됐어요

 

이렇게 밤늦게?

 

보스 역 배우가 내일 아침
도쿄로 돌아가야 한대요

 

당장 사무실로 가서
보스를 쏴 죽이세요

 

총 받아요

 

왜 보스를
쏴 죽여야 하는데?

 

이유야 많죠

 

너무
막나가는 거 아냐?

 

이렇겐 못해!
감독 불러와!

 

데라의 활약에
보스는 위기를 느끼고

 

구로카와를 시켜
데라를 감금하고 마구 팬다

 

그제야 데라는 자신이
이용당했단 걸 깨닫는다

 

데라는 멋지게 탈출
보스의 방으로 달려가

 

보스를 쏴 죽인다

 

어떻소?

 

완전 내 스탈이야!

 

날 잘도 속였군!

 

얼굴이 왜 그런가?

 

가슴이 아프군

 

당신을 아버지처럼
생각했는데

 

그건 몰랐군

 

믿었단 말이야!

 

입에서 뭐가
삐져 나왔는데

 

이런 날이 오다니!

 

데라 토가시!

 

뭐가 마음에 안 드나?

 

마지막만이라도
폼 나게 죽어줘

 

잘 가요

 

아버지!

 

아버지...?

 

총 치워!

 

컷!

 

뭐, 뭐야...?

 

다치면 어쩌려고!

 

벌써 다쳤구만

 

위험하게!

 

감독 불러!
감독 어디 있어!

 

감독!

 

저놈들이
진짜로 묶고 난리야

 

아파 죽겠네!

 

잘 좀 가르쳐

 

자넨 왜 여기 있어?

 

무라타 씨

 

사과할 게 있어요

 

왜 그런 짓을 했나?

 

왜냐니 뭐가?

 

당신을 믿었는데 말이야

 

이게 뭔 상황이야?

 

방값은 빙고한테 받아요

 

무라타 씨도 잡혔어요

 

두 사람을 구해주세요

 

마리 씨는 정말
불쌍한 사람이네요

 

마리 씨가 외로운 건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죠

 

사랑을 줄 수 없으면
사랑받지도 못해요

 

네가 뭔데 잔소리야?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바쳐본 적 있나요?

 

보스를 설득해 봐

 

내가 왜?

 

그게 가능한 사람은
마리뿐이니까

 

이런 일에 말려들게 해
정말 죄송합니다

 

몇 번을 사과해도
모자라겠지만

 

하지만 전...

 

뭔 짓이야!

 

점점 굳어지는데

 

이거 진짜 시멘트잖아?

 

굳으면 무지 골때려

 

떼내기 얼마나 힘든데!

 

집어넣어!

 

굳기 시작했대도

 

넣어!

 

감독...

 

혹시 이거...
영화가 아니고 현실?

 

이제까지 촬영한 건?

 

부두 총격전은?

 

영화가 아녔다고?

 

내 연기, 필름으로
안 남아 있어?

 

그런 연기
두 번 다신 못해!

 

거 진짜 말 많네!

 

닥치고
찌그러져 있어!

 

마리 씨!

 

아무것도 묻지 마

 

- 어떻게...
- 어서 도망쳐!

 

- 일부러...
- 입닥쳐!

 

내 걱정 말고
어서 가!

 

나는, 나는?

 

풀어줄게요

 

저도 좀
부탁드려요

 

기다려요

 

마리 씨

 

이봐

 

지금 그럴 때가 아냐!

 

괜찮아요
난 맞을 만해요

 

어서 나가!

 

- 같이 가요
- 그건 안 돼

 

마리 씨를 두고는...

 

괜찮아!

 

보스가 가만 안둘 텐데

 

내 걱정은 마!

 

뒷일은 내가 책임지지

 

이걸로 빚은 갚은 거다

 

다음에 만나면
죽여버리겠어

 

어서 나가!

 

어서!

 

꼭 구하러 올게요

 

됐거든

 

저기요!

 

굳어버렸어요

 

무라타 씨!

 

무라타 씨

 

잠깐만

 

실례합니다만

 

저기요

 

혹시
다카세 마코토 씨 아니세요?

 

〈암흑가의 요짐보〉!

 

맞소만

 

다카세 씨가 여기 있어!

 

가야 해요

 

라스트 이별장면에서
표정연기 최고였어요

 

고마워요

 

가요!

 

급해서
이만 실례할게요

 

전 무라타 다이키입니다

 

빨리!

 

저도 배우예요!

 

마음이 변했어

 

다신 도망 안가

 

당신 곁에 있을 거야
그러니 그 사람들 용서해줘

 

이렇게 빌게

 

어디 갔었어?

 

할 일도 없고
나 가려고

 

기다려
나도 갈 거다

 

무라타 씨!
이것만 알아둬요

 

당신 연기는
완벽했어요

 

네놈이 뭘 알아!

 

다 됐소

 

당신들 날마다
뭘 하는 거요?

 

치료비는 숙박비에
포함시켜둘게

 

조심들 하쇼

 

감사합니다

 

마리 일은 잊어

 

마리 씨는
어떻게 될까요?

 

여잔 말이야, 생각보다
훨씬 강한 동물이야

 

감독한테 전해줘요

 

배우랬지?

 

사인해줘!

 

마리 씨를 구해낼 거야

 

나만 떠날 순 없어

 

어쩌려고요?

 

그러게

 

비밀장부도
놈들 손에 넘어가고

 

무기가 없군

 

9월 2일 빨간구두 레스토랑
회비 50만엔

 

9월 13일 권총 13자루 매각
420만엔

 

총알 50발 매각...

 

다 외우고 있어?

 

내 말 좀 들어요

 

이제야 깨달았어요

 

피하기만 하면 절대
길은 열리지 않아요

 

우리가 살 길은
단 하나!

 

먼저 덤벼야 돼요

 

보스는
우릴 죽이려 할 테니

 

보스 눈앞에서
죽어주면 되죠

 

물론 연기로!

 

시나리오는
내가 구상하고

 

주연은 무라타 씨
바로 당신!

 

제발 부탁이에요

 

한 번만 더
힘을 빌려주세요

 

택시 왔어

 

미안해

 

감독!

 

또 오라고

 

연극 섭외가 들어왔어

 

‘지료초 삼국지’라고
주연은 아니고

 

배역이 뭐더라...

 

난 영화배우야

 

그랬지

 

이런!

 

영화시사가
예약돼 있으니

 

빨리 찾아 나오세요

 

고마워

 

일단 한번 보세요

 

왜 울고 난리야?

 

보시면 알아요

 

틀어주세요

 

이 극장이라도 있어서
다행이에요

 

문제가 뭔데?

 

분명 우리가 찍은 필름을
현상한 건데...

 

그게 어쨌단 거야?

 

때깔 좋구만

 

누구야?

 

저도 몰라요

 

이 사람들
뭐 하는 거야?

 

몰라요

 

뭘 하려고
저런 걸 찍은 거야?

 

그러게요

 

뭐 하는 사람이야?

 

킬러 같아요

 

무라타 다이키

 

이제 오세요

 

누구지?

 

배우래요
알아요?

 

조건이 있다

 

데라에게 어울리는
최고의 엔딩을 만들어 줘

 

이 작품만 잘 끝내면
난 후회 없어

 

이젠 배우 관둔대

 

제 탓인가요?

 

자네 덕분이지

 

무슨 말인지...

 

촬영한 걸 봤어

 

자넨 내게서 최고의
연기를 끌어내 줬어

 

덕분에
결심할 수 있었지

 

나도 부탁할게

 

훌륭한 엔딩 만들어 줘

 

카메라로
찍진 않을 건데요

 

내가 보면 돼

 

난 무라타의
열혈 팬이거든

 

행복한 노후를 위한
토탈케어 노인요양원

 

컷!

 

촬영중에 뭐야!

 

이 사람들 막아!

 

화약에 관해선
나베 씨가 일본 최고야

 

아, 그래요?

 

갑자기 불러 미안해요

 

미안할 게 뭐 있어!

 

무라타가 부르면
만사 제치고 와야지!

 

근데 내용이 뭐야?

 

‘게릴라 등장’

 

‘보스의 여자인 마리를
본 게릴라들은’

 

‘마리를 데려가려 한다...’

 

9월 2일 빨간구두 레스토랑
회비 50만엔

 

9월 13일 권총 13자루 매각
420만엔

 

총알 50발 매각 수입
750만엔

 

9월 16일...

 

완벽한 기억력이군

 

원하는 게 뭐랍니까?

 

교환하자는군

 

마리와 회계사를!

 

빙고가 나를?

 

정말
어리석은 놈이야

 

이러면 그놈을
죽일 수밖에 없는데

 

괜찮겠나?

 

안타깝군

 

젊은 놈이
목숨 아까운 줄 모르고!

 

알았네

 

오셨구만

 

웬일인가

 

미리 알려주는 게
예의인 것 같아서

 

거 고맙군

 

이 사무실에 안 온 지도
벌써 꽤 됐군

 

얼마나 됐나?

 

독립해 나간 지
3년 됐죠

 

3년 만에 이렇게 크다니
정말 대단하구만

 

여러분들 덕분이죠

 

바쁘니까
용건부터 말하게

 

용건? 그러지

 

텐시오 사장!

 

보다시피 시장님과
경찰서장님이

 

우리 조직을
밀어주기로 하셨네

 

그렇군

 

지역사회를
지키기 위한 걸세

 

앞으로 살 길을
미리 생각해 두라고

 

충고 고맙네

 

그럼 이만!

 

서장, 우리 회계사 건은
여러모로 고마웠네

 

내가 할 수 있는 건
거기까지였어, 미안!

 

죽는 건 두렵지 않아

 

두려운 건

 

긍지를 잃은 채
살아가는 일이다

 

그런 대사는 말 자체에
무게감이 있어서

 

담담한 어조가
효과가 더 좋아

 

알겠습니다

 

이제 곧
‘매직아워’로군

 

하루 중 최고의 순간

 

그 순간을 놓치면
순식간에 밤이 되지

 

무라타

 

네

 

매직아워를 놓쳤을 때
어쩌면 되는지 아나?

 

글쎄요

 

간단해

 

내일을 기다리는 거지

 

매직아워는
꼭 다시 오거든

 

태양이 없어지지 않는 한!

 

호텔에서 들었는데
배우 관둔다면서?

 

아무리 노력해도
다카세 씨처럼 안 되니까요

 

알 수 없어

 

사실 난 카메라 공포증이
있어서

 

지금도 촬영할 때
다리가 후들거려

 

그럴 리가요

 

스크린 속 내가
멋있게 보이는 건

 

스태프들 덕이야

 

좋은 스태프들
만난 게 행운이었지

 

〈암흑가의 요짐보〉
라스트 씬에서

 

내 표정이 좋았댔지?

 

최고였죠

 

그날 날씨가
무지 추웠거든

 

콧물이 흘러나와서

 

콧물을 삼키는
표정이었어

 

포기하기엔
이르지 않나?

 

아직 젊잖아

 

이건 비밀인데

 

나도 아직
기다리고 있어

 

다음 매직아워를!

 

이 나이에도
아직 기다린다고

 

할아버지
준비해주세요

 

그러지

 

이대로 엎기엔
아깝잖나?

 

니시 씨, 더 오른쪽!

 

알았어

 

받아요

 

주머니에 편지 있으니
지시대로 해요

 

고마워요

 

당신
여배우 아니라면서요

 

그래요

 

난 일반인한텐
관심없어요

 

바빠서 이만!

 

잠깐만요

 

먼저 나가

 

이제 못 뵙겠네요

 

빙고, 잊지 않을게

 

이 동네
그리울 거예요

 

저 사람들
뭘 하러 가는 거요?

 

곧 저들의 인생을 건
최고의 영화가 시작돼요

 

최고의 영화? 관객은?

 

이 지역
갱단 보스!

 

다 각본대로예요

 

거기 서!

 

차 세워!

 

비켜!

 

길 끝에 국세청 차가
기다리고 있어요

 

보스도 이젠 끝이죠

 

가자!

 

거기 서!

 

데라 양반, 요전 밤엔
실례가 많았군

 

또 네놈들이냐?

 

형님, 보스 애인이
저기 있는데요

 

나방이 불 속에
뛰어들었구만

 

그 여자, 이리 넘겨

 

먼저 가

 

하지만...

 

내 걱정은 마

 

좀 낮춰!

 

너무 오버 아녜요?

 

죽는 건 두렵지 않아

 

두려운 건

 

긍지를 잃은 채
살아가는 일이다

 

다음 세상에선
같이 살자

 

완차이!
사요코를 부탁해

 

마리를 부탁해

 

걱정 마시죠

 

어서 가!

 

배 떠나겠어

 

뭔 배?

 

저쪽에 차가 있어요

 

여자를 넘겨!

 

어서 가!

 

잠깐 스토옵!

 

죽이려면 날 죽여!

 

- 비켜
- 싫어!

 

여긴 내 무대라고!

 

난 당신 얘기
도통 이해가 안 돼!

 

마리, 어서 도망쳐

 

도망치라고!

 

날 노리는 거잖나?

 

쏠 테면 쏴!

 

쏴! 쏘라고!

 

쏴봐!

 

일본말 몰라?

 

쏴!

 

상황이 묘하게 됐네

 

난 모든 걸 잃었어

 

에보라에게
동네도 뺏기고

 

회계사가 증언하면
회사는 끝이다

 

다 필요 없어!

 

마리를 지키고
죽을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

 

진심이야?

 

당연하지

 

빙고!

 

마리를 잘 부탁한다

 

자!

 

어서 쏴!

 

쏴!

 

잠깐만!

 

미안, 나 안 갈래

 

오빠 곁에 있을래

 

그치만...

 

괜찮아

 

젠장, 두고 봐!

 

당신 용기에
저들이 진 거야

 

당신 정말...

 

정체가 뭐야?

 

영원히 오빠 곁에
있을게

 

마리!

 

그럼 난...

 

미안하게 됐어

 

그래도 그렇지...

 

이 사람은 날
필요로 해

 

이제야 깨달았어

 

난 모든 걸
잃었는데

 

내가 있잖아

 

무지 고생할 거야

 

난 괜찮아

 

빙고
상황파악 했지?

 

미안해

 

세상에...

 

저렇게 좋다는데
어쩌겠어?

 

뭐야, 총격전 안 해?

 

빙고 씨
쇼크받았나 봐요

 

미치진 않겠지?

 

내 사랑 마리

 

오빠가 앞으로
잘 챙겨줄게

 

마음에 안 드는 건
다 말해줘잉

 

- 우린 갈까?
- 가자

 

그럼 우리 먼저
실례하겠네

 

마리 씨

 

잘 지내요

 

이럴 줄 몰랐는데
아무튼 미안해

 

- 내가 운전할래
- 진짜? 진짜?

 

배고프지?

 

라면 먹으러 갈까?

 

보스!

 

보스!

 

보스!

 

원랜 어떤 결말이었죠?

 

무라타 씨가 총 맞아 죽고

 

마리 씨도 벌집이 되고

 

내가 그 시체를 껴안고

 

저기 서있는 차에
올라타고

 

마지막엔 차와 함께 폭발!

 

길다!

 

근데 이게 뭐야!

 

마리가 행복하길
바랐잖아

 

그럼 된 거야

 

무라타 씨는 괜찮아요?

 

괜찮긴!

 

이렇게 어이없는 라스트
본 적도 없어

 

최악의 스토리구만

 

이러면 배우생활
접을 수가 없잖아

 

그러게

 

인상 좀 펴

 

이젠 이 동네에
있을 수도 없고

 

어쩌게?

 

천천히 생각해 봐야죠

 

자넨 어디서든
잘 살 거야

 

그럼 난...

 

이만 가봐야겠어

 

스태프들이 일부러
와 줬는데 어쩌죠?

 

촬영이 취소되는 건
흔한 일이야

 

나중에 한잔하면 돼

 

무라타 씨!

 

또 만날 수 있을까요?

 

날 만나고 싶으면
영화관에 가!

 

기대할게요

 

앗 저기!

 

의사선생님?

 

잘도 내 행세를 했겠다!

 

데라 토가시!

 

총 내려놔

 

데라 토가시는...

 

나다!

 

그럼 어느 한쪽이
사라져야겠군

 

데라 토가시가 왜
전설의 킬러인지

 

모르나보군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니까!

 

그랬더니 가짜가
날뛰더구만

 

그게 다가 아냐!

 

데라에겐
총 따윈 필요 없어

 

몸이 바로
살인병기거든!

 

준비됐지, 나베 씨!

 

죽고 싶은 놈 나와!

 

무슨 짓이야!

 

나츠코!

 

이봐!

 

컷!

 

제자로 삼아주시죠

 

힘들 텐데

 

열심히 할게요!

 

다들 일어나

 

나베 씨, 완벽했어!

 

정말 영화 같았어요

 

근데...

 

지금 찍은 건
언제 볼 수 있어, 감독?

 

다들 수고하셨어요!

 

철수!

 

각본, 감독: 미타니 코키

 

이치카와 곤 감독을 추모하며

 

사토 고이치

 

츠마부키 사토시

 

후카츠 에리

 

니시다 토시유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