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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 sub by kairan

 

철이 들었을
무렵에는

쭉 같은 소리를
들으며 살았다

 

쓰레기

막돼먹은 놈

식충이

 

빈민가에서
태어나 자랐다

부모에게는
나를 먹여 살릴 여유도...

기력도 없었지

 

배가 고프면
훔쳤고

빼앗았지

살인만 빼고는
무슨 짓이든 했어

 

잠들고 싶을 때에
잠들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났다

 

자유로웠지

 

아야...!

야, 어딜 보고
다니는 거냐!

부랑아인가

쓰레기 놈

 

이만...
용서해줘...

 

그쯤 해두거라

 

뭐야, 넌 또!

 

변환자재의

목숨을 한껏 드러내주거라

실태가 없는만큼

아직도 팔푼이구나

명전자성이라 했지요

풍문째로 빨아들여

본망을 이루어낸

그 다음을 보고파

가람과도 같이 공허한 이 오체

쓰고 버리며 앞서 축하자꾸나

이름은 대주마

단념해주겠느냐?

승리하는 길 따윈 바라지 않아

토대는 거의 운에 달렸으니

답 또한 내주마

찰나 속 명장의 지휘 아니더냐?

이쪽은

절찬 불당 순례 도중

노동이란 쥐의 천성이지

일어나시지, 은행원(Wake Up Bankers)

돈 뱉어라!(Pay Back!)

오늘도 또다시 노동

한 행마다 일격을(One verse One punch)

대답(Answer)으로는 공상(Fantasy)

궐기하라, 동포들아(Stand up my fav people)

 

용서해주오

지난 날 범했던 과오를

심판해주오

새로운 옳고 그름으로

타일러다오

기왕 건진 목숨이라면

사랑하는 이를 통해

이 세상의 절경을 뵈고 싶나이다

 

자, 오늘은 결국 오늘이고

내일 또한 내일이니

번민하며 나아갑세나

살아 숨쉬는 유랑아여

색즉시공이라 했지요

눈 깜짝할 새에 퇴색하여

임종(万歳)의 고동이

보시게, 어른거리니 덧없구나

 

제자와 스승
 
 

제자와 스승
 
아아~

 

막무가내로
해변을 걸어다녀봤자

섬 밖으로 이어지는
해류는 못 찾아

햇볕이랑 모래한테
체력을 빼앗겨서~

아, 진짜!
정론 좀 그만!!

바보 나름 생각하고
행동하는 검다!

숲에는 벌레나
괴물 같은 게 있잖슴까!

협력하면
쓰러뜨릴 수 있잖아?

여성이란 걸
알게 된 이상!

위험은
피하고 싶슴다!

하아~

역시 장가 와주라~

여러모로
시기상조임다...

 

장가니
뭐니 하는 것도

우선은 살아서
여기를 벗어난 다음 일이죠

시간은 좀 들더라도
안전책을 취합시다

전투는
철저하게 피한다!

신중한 부분도
딱 남편감이야

 

에...?

 

어, 어...

누구...?

방금 하늘에서...

 

숲이...
소란스러웠어

드문 일이지...

 

많은 조신들의
시체를 보았다

이 또한 드문 일이지

 

네녀석들이
한 짓이렷다?

 

남자가 됐다...?

괴물임다...!

도망칩시다!!

 

왜 도망을 가지?

 

에...?

 

부질없건만

 

딱히 상관은 없는데...

신경쓰이잖아?

평소랑
뭔가가 다르면

 

'그런 거' 싫거든

 

헤에...

잘 움직이네?

인간 주제에

 

빨라...

인간 주제에...

 

누루가이 씨!

 

제가 신호를 내면
달리는 겁니다!

쓰러뜨리잔 생각은 말고
도망치는 거야!

 

제가 지구력(스태미나)은 없지만...

 

검속만큼은
자신 있슴다!

 

어?

 

지금이야!!

 

옷이 찢어졌잖아

 

최악이야...

 

서...

선생님!!

 

달려라!

텐자!

알겠슴다!

 

누구야?

야마다 아사에몬...

시온!!

제 스승님임다!

눈이...
뭉개진 거 같은데...?

그런데...
숲을 달리고 있네!?

냄새나 소리로
'보고 있다'고 함다!

 

제법 거리를 뒀군...

누루가이 군...!

아니, 씨!

이분만 있으면
이제 걱정할 거 없슴다!

시온 씨는
제 은인이자!

시참(타메시) 일도류 4위
야마다 아사에몬 시온

시온 씨는
제 은인이자!

시참(타메시) 일도류 4위
야마다 아사에몬 시온

 
검술 스승이니깐요!

 

엄청 굉장한 사람임다!

 

방금 전 검놀림!

검속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움직임이 조잡했다!

그런 상대는 우선
목이나 다리부터 노려라

파고들 때의 허술함도
소리로 딱 알겠더구나

아얏...!

검격 하나하나를
꼼꼼히!

아극~!

좀, 진짜...!

이런 때조차
영락없이 선생님스럽구만요~

왠지 오히려
한시름 놨슴다~

마무리가 어설픈
네 버릇은 낫질 않는구나

정말이지...

무사해서 다행이야

배에서 본 게
'마지막이 될 줄' 알았잖니

어...

딴죽 걸어주길
기다리시는 검까...?

 

그보다 선생님은
혼자 뭘 하시던 검까?

 

내 역할을 끝마치고
귀로에 오르려 했다만...

 

섬 바깥으로 나가는
해류를 찾지 못해...

곳곳을 뒤지고 있었지

우리랑 똑같네...

딱 한 곳, 밖으로 이어지는
해류로 보이는 장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껏 들어본 적조차 없는
소리와 기척이 들어서 말이다...

 

아무래도 눈이 먼 나
혼자서는 한계가 있겠다 싶어

마찬가지로 귀로에 오를
인물을 찾고 있었지

 

거기로
데려가주십쇼!

셋이라면
어떻게든 될 검다!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 전에...

 

뭐...

뭐 하시는 검까...?

선생님...

이번에는
네가 설명해다오

왜 죄인을
감싸고 있지?

규칙 위반이나
상정밖의 사태라면

즉각 죄인을 처형하라고
명 받았을 텐데?

 

나는 그리 했다

 

아사에몬(나)
농락하려 했던 죄인을

 

처형했지

하다못해 괴롭지는 않을
방식으로 말이다

 

너는 그 죄인의 편을
들고 있는 듯 보인다만

이유를 설명해다오

경우에 따라서는...
내가 처형하지

 

이 아이는...!
죄를 저지르지 않았어요!

인별첩의 내용은
얼추 머릿속에 넣어뒀다

죄인들의 사정은
충분히 알고말고

하지만
'죄'라는 것은!

무릇 시대가
정하는 법이다, 텐자

 

야마다 아사에몬이란
시대가 내리치는 검...

검이 스스로 벨 인간을 골라서는
도리에서 벗어나게 되지

무엇보다
네가 규칙을 어겼다간

야마다 가문 전체의
모반으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한 명의 행동으로

집안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야!

 

하지만...

선생님은 저한테
검을 가르쳐주셨슴까...

 

무뢰한인데다
집도 없는 저를...

주워줄 이유도 없던
저를 주워주셨던 건

선생님 아니셨슴까!

 

그것은
너에게서 재능과...

가능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저도 똑같슴다!!

이 아이가
자유롭게 살 수 있을 세상에!

가능성을
느끼고 있어!

 

제법 그럴싸한 소리를
할 줄 알게 됐구나

선생님한테
영향받은 검다!

 

게다가
전 알고 있걸랑요...!

선생님은
다정하니까...

진지하게 호소하면
들어줄 거라고...!

 

남을 돕는다니
뭐 하러 그러는지 몰라

 

뭐!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거 보라니까!!

그쵸!?

결국
좋은 사람이라니깐요~

어, 응...

 

하지만
어디까지나 보류다

만일 그녀를 감싸는 게
야마다 가문을...

혹은, 너를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면...

 

그때는...

응?

뭐냐?

"그녀"라니...

옹케 알아채셨구만요!

그야 알지~

 

내가 '보는 눈'은
좀 자신 있거든

참 좋아하신다니깐요
그런 농담...

 

잘 부탁해...
선생님...

 

잘 부탁하마, 누루가이

하지만 네가
선생님이라 부를 필요는 없다

난 너에게 아무것도
내어주지 않았으니 말이야

 

그럼 바로~!

선생님이 말씀하신
해류 쪽으로 가보십시다!

큰소리를 내지 마라!

 

서두르지 말고
신중하게 하자

 

목하, 위험한 것은
방금 전의 괴물이로군...

도저히 사람으로
여겨지지가 않아

 

조우했을 대의 대처법도
생각해두자

달아나는 것만이라면

아까 전 요령으로
될 것도 같은데 말임다~

 

얕보였나 보네...

 

사..살았슴다, 선생님!

고마워...

 

선생님!?

 

어라?

목이 날아갔을 줄
알았는데...

제법이다?

 

그건 눈에 익었어

 

사실은
살아 있지 않으면...

"단"이 되지 않지만...

 

짜증나니까
그냥 죽이자

 

어쩐다...?

달아나는 게
상책인데...

하지만...!

 

아니, 여기서
해치우는 수밖에 없다!

 

시참(타메시) 일도류 오의...!

 

기다려, 텐―!

 

작달비!!

 

익숙해졌다니까

 

텐자아아!!

 

fan sub by kairan

 

이봐, 선생~

왜 나 같은 걸
주워 온 거냐?

존댓말은?

왜 나를
주워오셨슴꽈아~

 

아사에몬(우리)의 일은
인명을 빼앗는 것...

그밖의 시간은
남을 돕는 데에 쓰고 싶다

뭐, 그야...
너는 난폭한 구석도 있다만...

 

심지에서는
가능성이 느껴지거든

아이고~
참 잘나셨어~

남을 돕는다니
뭐 하러 그러는지 몰라

 

젠장!!

 

검을 다루는 게
조잡하다!

감정에
휘둘리고 있어

분노

그리고

망설임!

난 딱히 사무라이가
되고 싶은 게 아니거든...

이런 짓을 해봤자...

 

처음부터 무사도의
마음가짐을 품으라고는 안 하마

하지만...

만일 언젠가 너에게
지키고 싶은 게 생겼을 때

단련한 검술은
분명 도움이 될 거다

 

지키고 싶은 거...?

 

봐라, 저 벚나무를

줄기가 메말라
아직 봉오리인 그대로지

하지만 봉오리란 것은
다양한 가능성을 품고 있어

 

너도 마찬가지다

가능성이란 봉오리가
꽃을 피울 순간이 꼭 올 거야

 

쓰레기

막돼먹은 놈

식충이!

부랑아인가

 

자, 계속하자

없거든...

 

가능성 같은 거...

없다고!!

 

신분도 없어...!

돈도 없어!

태어났을 때부터
나한테는...!

가능성 같은 건
없었다고!

 

그만둬주마...

뭐?

 

때려치워준다고!

이딴 답답해 죽겠는
생활은 지긋지긋해!

난 마음껏
살고 싶다고!!

 

진심으로 하는 말이냐?

그래!

그렇다면...

조건이 있다

조건...?

 

한 판이면 된다

언제 어느 때든 좋아

나한테서
한 판을 따내봐라

만일 성공한다면

네가 관두는 걸
인정하마

 

누가 좋다고
어울려주겠냐...

 

어디 갈 셈이지?

도장은 반대편이다만

 

시온한테서
이야기는 들었다

너는 벌써
한 판 따낸 건가?

 

나..를 데리고
돌아갈 생각이냐?

네 좋을 대로
하면 될 일이지

뭐...?

하지만...

마지막으로 산보 정도는
좀 어울려주거라

너무 일찍 일어나니
할 일이 없어서 말이다

 

여기에
잠들어 있는 건...

일찍이 시온의 사제였던
남자다

 

이름은 텟신

사제?

너를 닮아 품행이 불량한
녀석이었는데 말이다

재능은 있었으나
의욕이 결여돼 있었지

 

그럼 딱 봐도
선생이 막 굴려댔겠네~

나처럼~

 

당시의 시온은

자신의 기술을 연마하는 데에
여념이 없어

지금만큼 지도에
열을 올리진 않았다

 

결국 텟신은 멋대로 살겠다는
말을 내뱉곤 도장을 떠났지

 

한동안 아무 변함 없는
나날이 계속됐다

그날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시온은 검을 시험하러
출장을 나가

죄인의 앞에 섰지

 

하지만
치켜든 칼을...

시온은 좀처럼
내려치지 않았다

 

설마...!

그래

시온은
알아챈 거지

눈앞의 죄인이
텟신이란 것을 말이다

 

텟신은
도장을 떠난 후

머지 않아
밥줄이 궁해져

죄로
손을 물들였지

선생은...?
어쨌슴까...?

 

물론 베었고말고

'야마다 아사에몬'으로서

 

시온은 똑똑히
텟신의 마지막 말을 들었다

그녀석은
이렇게 말했다고 하더군

 

"선생님, 죄송합니다"라고

 

그때부터였다

시온이 사제들의 지도에
열을 올리며

남들을 돕게 된 것은

무뢰배로서
살아간다면

언젠가 같은 말로를
걷게 될지도 모르니...

너도 그렇게 생을 마감하는 게
아깝겠다 느낀 것이겠지

 

너도 마찬가지다

가능성이란 봉오리가
꽃을 피울 순간이

꼭 올 거야

 

어쩌겠나?

넌 한 판도 따내지 못한 채
이대로 도망치려는 거냐?

 

텐자냐...

 

선생,
대련으로 가르쳐줘

 

호오...

이전과는
다른 모양이구나

 

지금껏...

무언가에 진지하게
몰두해본 적 따윈 없었어

하지만―

 

아직 겨드랑이가
허술하다!

 

한 번 더!

 

한 번 더...!

 

한 번 더!

 

아직 멀었어...!

 

이 사람한테서
한 판을 따내고 싶다!

 

이 사람은...

내 가능성을
처음으로 믿어줬어...

있잖아, 선생...

난 내 가능성을
믿어봐도 되는 걸까?

 

그리고 언젠가
선생이 말했던 것처럼

나한테도...

나한테도 지키고 싶은
사람이 생기려나?

 

손가락끝이
점차 싸늘해져 간다...

그런데도...

가슴 위로는
그을리는 듯이 뜨꺼워

 

그런가...

나, 죽는구나

다들 여기서...

 

이 괴물한테
살해당하는 건가

 

절대 그렇겐 안 돼!

 

내가 죽어도!

저 둘만큼은
도망치게 하겠어!

어떤 수단을 쓰든
상관 없어!

전력으로...!

시간을 벌어라!

 

오면 안 돼...

도망쳐...!

제발 도망쳐줘...!

 

둘 다...

도망쳐...!

 

안 돼, 선생님...!

못 이겨...!

알잖아...!

 

목을 당해버려서
목소리가 안 나와...

 

선생님, 도망쳐줘...!

한 마디면 돼...!

목소리를―!

 

텐자...!

악!

아아악!

으아아아아아!!

 

선생님
죄송합니다

기껏 눈여겨봐주셨는데

누루가이 씨, 살아줘

너에게는
가능성이 있으니까

 

가능성...

나한테는 어떤...

 

끈질겼네

 

왜 버리는 거야!

난 돌아갈 거야!

안 된..다...!

이것이...!
텐자가 바란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선생님이라며!

제자라며!!

그 이상이다!

 

뜻을...
함께 하는 동료다...!

그가...!

죽음마저
불사한 각오...!

헛되이
할 수 있겠느냐...!

 

지금은
괴물(저것)을 이기지 못해...

그대로 있다간
모두 죽었을 거다...!

일단 물러나는 수밖에
없었어!

하지만 기필코...

 

이 빚은
톡톡히 받아내겠다...!

 

좋았어어어!

한 판 따냈다고!!

훌륭하더구나

이 다음은
네 마음대로 하려무나

 

선생!

앞으로도
나한테 검을 가르쳐줘―!

아, 아니지...!

선생님!

앞으로도 저에게
검을 가르쳐주십쇼!

 

물론이지!

 

그 마음을 계속 느끼고파

 

언제 어느때든

밝아오는 내일을 기다리며

덧없는 꿈을 애타게 그리곤

당신은 누군가를

오늘도 마음 속에 떠올리며

가슴 속에 품은 소망

하염없이 뒤좇겠지요

언젠가 그 목소리가

닿을 수 있기를

몇 번을 상처입는다 해도

간절히 지켜왔던 사랑이

언젠가 당신을

포근히 감싸안기를

 

fan sub by kai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