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피,
왜 갑자기 선대왕과 왕비의 초상화를
아, 응.
절반은 인간의 피를 가진 레온하트,
아버지가 이전 임금님이니까
아마 어머니가 그런 걸까 생각했는데...
사리도 왕비가 되면
왕비라니,
난...
퀴 쨩?
어머, 무례를 용서해 주셔요.
당신이 사리피 님이시군요?
아, 네, 네.
소문은 전부터 들었습니다.
저는 비존드 황국 황녀,
아, 안녕하세요.
그나저나
왕의 총희께서
전 다소 걱정이 되고 마는군요.
걱정?
실은 제가 이번에
임금님께 결혼을 청하러 왔답니다.
여묘와 파충의 공주
와, 왕이시여, 부디...!
부디 노여움을 가라앉히소서!
닥쳐라!
왕인 이 나에게 허락도 없이.
대체 누가 그런 걸 허가했느냐.
저이옵니다.
아누비스.
황공하오나,
앞선 사리피 님을 선보이는 연회 이후,
각국으로부터 항의, 문의의 서한이
이대로 왕이 인간 왕비를
체면이 구겨진 제후들과의 원한을
지금까지 왕께서
모든 혼담을 거절하신 것을
다만,
한 번이라도 살펴봐주신 결과라면...
그런 건 결코 인정할 수 없는 거다!
임금님의 왕비가 되는 건 사리피라고!
라고!
물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거, 비비안 님.
코라 왕녀,
알바 공주도.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럼 다음 기회에.
저희는 모두 제각기 나라의 기대를
하다못해 측실로서라도
나라의 백성들을 대할 낯이...
어머, 죄송해요, 저도 참,
왕비가 되실 분 앞에서 이런 소릴.
대화할 수 있어서 기뻤답니다.
그럼 이만.
아, 깜짝 놀랐네!
그렇게 큰소리 낼 것까진.
네가 하도
지금 뭐라 했나?
그러니까 있지,
오늘 온 공주님들과 제대로 만나서
시간 낭비다.
난 아무도 후궁으로 들일 생각은 없고,
어느 공주도 만날 생각이 없다.
그건 좀...
한 번도 안 보고 돌려보내다니.
이번 일은 아누비스 녀석이
내가 바란 일이 아니다.
하지만 재상님이 하는 말은
나도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해.
인간인...
나 때문에
너무 높은 사람들의 반감을 사는 건...
그럼
내가 제후 놈들의 비위를 맞춰주고
측실을 둔다고 치면,
그게 어떤 의미인지 넌 알고 있느냐?
의미?
측실이 뭔지 정도는
내게 직접 쳐들어올 정도로
곁에 두면 언젠가 네 왕비 자리를
혹시 그 사람이 더
임금님의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난 그래도 좋아.
그건 진심으로 하는 말이냐?
그야 나, 임금님의 족쇄 같은 건
넌 내가 너 하나 품어주지 못할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거냐?
그런 말 안 했어!
임금님 오늘 뭔가 이상해!
이상한 건 너다!
이 건으로 이 이상
얼른 그 입을 닫고 잠이나 자라!
이제 됐어!
좋지 않은 거야!
그치만 임금님도 참
하, 하지만 우리가
나중에 눈깔이 튀어나올 만큼
보고 싶단 얘길 꺼낸 거야?
언젠가 여기에 이름이 걸릴 거야.
비비안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귀여운 분이셨다니,
쇄도하고 있사옵니다.
맞이하게 되어서야,
수복할 수 있을지 어떨지.
이 아누비스 물론 잘 알고 있사옵니다.
짊어지고 보내어진 몸.
왕께서 곁에 두어 주시지 않는다면,
이해 안 되는 소릴 하니 그렇지.
얘기를 해줬으면 해.
독단으로 한 짓.
임금님 이래저래 고생이잖아.
일단 나도 알고 있는데.
만만찮은 자들이다.
위협하려 들지도 모른다.
되고 싶지 않은걸.
도량 좁은 왕이라고,
너와 이야기할 생각은 없다!
엄청 고집 세잖아.
사리를 숨겨주고 있단 게 알려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