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23,960 --> 00:00:26,600 ♥ 그 해 겨울.. 행복했던 시간을 기억하며 ♥ 2 00:00:26,600 --> 00:00:28,000 ♥ 씨네르바의 4번째 자막입니다 ♥ 3 00:00:28,620 --> 00:00:32,839 독일, 베를린 4 00:00:34,839 --> 00:00:38,839 1995년 5 00:01:08,180 --> 00:01:09,720 왜 안 깨웠어요? 6 00:01:11,420 --> 00:01:13,658 -곤히 자고 있길래. -그게 아니라.. 7 00:01:13,659 --> 00:01:15,800 나랑 같이 아침 먹기 싫어서 그런거죠? 8 00:01:15,859 --> 00:01:20,639 당신 달걀도 요리했소. 같이 먹기 싫었으면 그랬겠소? 9 00:01:20,819 --> 00:01:22,240 차로 하겠소? 커피로 하겠소? 10 00:01:22,750 --> 00:01:25,211 당신이란 사람... 만나는 여자들한테 11 00:01:25,378 --> 00:01:28,464 절대 속마음을 안 드러내죠? 12 00:01:28,464 --> 00:01:30,320 저녁에 뭐 할 건가요? 13 00:01:31,420 --> 00:01:33,399 딸을 만나기로 했소. 14 00:01:33,620 --> 00:01:36,680 딸이 있었어요? 말한 적 없었는데.. 15 00:01:36,939 --> 00:01:38,279 그랬나? 16 00:01:39,579 --> 00:01:41,639 그 아인 몇 년동안 외국에 있었소. 17 00:01:43,980 --> 00:01:45,479 차 마신다고 했던가? 18 00:01:46,420 --> 00:01:47,639 저 가요. 19 00:01:50,700 --> 00:01:52,720 딸이랑 좋은 시간 보내세요. 20 00:02:24,860 --> 00:02:26,399 차표 꺼내세요. 21 00:02:28,500 --> 00:02:29,520 표 보여주세요. 22 00:02:35,780 --> 00:02:36,920 차표요.. 23 00:02:41,300 --> 00:02:42,760 차표 보여주세요. 24 00:02:59,659 --> 00:03:04,399 서독, 노이슈타트 1958년 25 00:03:44,780 --> 00:03:46,279 이봐, 괜찮니? 26 00:04:13,300 --> 00:04:15,520 발 들어봐.. 발. 27 00:04:34,620 --> 00:04:36,439 이봐.. 꼬마야. 28 00:04:37,939 --> 00:04:39,480 일어서 보렴. 29 00:04:41,699 --> 00:04:43,199 괜찮아질 거야. 30 00:04:54,980 --> 00:04:56,639 어디 사니? 31 00:05:01,660 --> 00:05:02,920 이제 됐어요. 32 00:05:03,379 --> 00:05:05,319 이제 혼자 갈 수 있어요. 고맙습니다. 33 00:05:07,500 --> 00:05:08,840 그래 잘가라. 34 00:05:17,980 --> 00:05:19,720 몸조리 잘 해. 35 00:05:25,899 --> 00:05:29,480 걱정이 되니까 그렇죠. 얼굴이 말이 아니야. 36 00:05:29,579 --> 00:05:32,539 -자기가 병원 갈 필요 없다잖소. -가야 돼요. 37 00:05:32,540 --> 00:05:34,519 -안 가도 돼. -그럼, 그렇게 해. 38 00:05:34,620 --> 00:05:35,840 여보! 39 00:05:36,259 --> 00:05:38,119 더 이상 왈가왈부 하지 맙시다. 40 00:05:40,939 --> 00:05:44,199 너 몇 살이지? 41 00:05:44,300 --> 00:05:45,840 마이클은 15살이에요. 42 00:05:46,180 --> 00:05:48,779 성홍열입니다. *목의 통증과 고열, 발진이 생기는 전염병 43 00:05:48,779 --> 00:05:51,639 적어도 몇 달은 누워 있어야 합니다. 44 00:05:52,620 --> 00:05:54,840 다른 사람들로부터 격리시키세요. 45 00:05:54,939 --> 00:05:56,840 에밀리, 나가자. 옮으면 안돼. 46 00:05:59,779 --> 00:06:01,119 에밀리! 47 00:06:17,980 --> 00:06:19,800 좀 어떠니? 48 00:06:20,899 --> 00:06:25,720 좀 나아요. 전에 말씀드리려고 했었는데.. 49 00:06:26,259 --> 00:06:28,680 제가 아팠던 날, 어떤 여자 분이 도와줬었어요. 50 00:06:28,779 --> 00:06:30,360 여자가 도와줬다고? 51 00:06:30,540 --> 00:06:32,600 네.. 집까지 데려다줬어요. 52 00:06:33,660 --> 00:06:35,280 그 분 주소를 아니? 53 00:07:11,620 --> 00:07:14,360 -계신가요? -누구세요? 54 00:07:40,019 --> 00:07:42,840 꽃을 사왔어요. 감사의 뜻으로.. 55 00:07:43,459 --> 00:07:44,840 저기 싱크대에 두렴. 56 00:08:07,540 --> 00:08:09,979 안 아팠으면 더 일찍 왔을 거예요. 세 달이나 누워 있었거든요. 57 00:08:09,980 --> 00:08:12,559 -지금은 괜찮아진 거야? -네, 고마웠어요. 58 00:08:14,699 --> 00:08:17,879 -몸이 허약한 편이니? -아뇨, 그 전엔 한 번도 아픈 적 없었어요. 59 00:08:19,740 --> 00:08:22,600 침대에만 있으니 정말 지루했어요. 60 00:08:22,600 --> 00:08:24,500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61 00:08:24,699 --> 00:08:26,759 책도 못 읽게 했거든요. 62 00:08:32,139 --> 00:08:33,439 아무튼...감사합니다. 63 00:08:34,980 --> 00:08:39,479 잠깐만, 같이 나가자. 일 하러 갈거야. 64 00:08:43,419 --> 00:08:45,680 옷 갈아입는 동안 복도에 있으렴. 65 00:11:34,620 --> 00:11:38,680 아래 층에 양동이 두 개 더 있어. 석탄 채워서 들고 오던지.. 66 00:12:06,460 --> 00:12:09,479 꼴이 엉망이구나. 거울 좀 봐, 꼬마야. 67 00:12:13,100 --> 00:12:14,880 그런 꼴로 집에 가면 안되지. 68 00:12:18,980 --> 00:12:22,559 옷 벗어. 목욕 물 받아줄게. 69 00:12:43,259 --> 00:12:45,599 넌 바지입고 목욕하니? 70 00:12:59,419 --> 00:13:01,959 괜찮아, 안 볼게. 71 00:14:08,539 --> 00:14:10,239 수건 갖다 줄게. 72 00:15:11,460 --> 00:15:13,920 이것 때문에 다시 온 거니. 73 00:15:31,740 --> 00:15:33,400 당신은 너무 아름다워요. 74 00:15:35,500 --> 00:15:37,319 무슨 얘길 하는 거야. 75 00:15:47,379 --> 00:15:49,120 나를 봐. 76 00:15:53,100 --> 00:15:56,199 천천히.. 천천히 77 00:16:34,899 --> 00:16:37,000 엄마한테 걱정끼치면 되겠니. 78 00:16:37,259 --> 00:16:39,359 몇 번 말해요. 죄송하다고 그랬잖아요. 79 00:16:40,500 --> 00:16:42,359 -엄마가 내내 걱정했다. -길을 잃어버려서 늦었어요. 80 00:16:42,659 --> 00:16:44,760 그 뿐이라구요. 더 먹어도 되죠? 81 00:16:45,299 --> 00:16:47,680 자기 동네에서 길을 잃어버렸다는 게 말이 돼? 82 00:16:48,620 --> 00:16:50,800 성쪽으로 간다고 전차를 탔는데 운동장으로 가버렸단 말야. 83 00:16:50,801 --> 00:16:52,898 -거긴 서로 반대 방향이잖아. -니가 무슨 상관이야? 84 00:16:52,899 --> 00:16:53,920 오빠가 거짓말해요. 85 00:16:54,340 --> 00:16:58,239 거짓말하는 거 아냐. 한 번도 거짓말 한 적 없었어. 86 00:17:02,256 --> 00:17:04,778 아버지, 내일부터 학교 가게 해주세요. 87 00:17:04,779 --> 00:17:06,659 의사 선생님이 3주 정도 더 쉬라고 했어. 88 00:17:06,660 --> 00:17:08,160 전 갈 거예요. 89 00:17:09,060 --> 00:17:10,100 여보... 90 00:17:53,579 --> 00:17:57,120 -이렇게요? -그래.. 91 00:18:02,460 --> 00:18:04,239 너무.. 서두르지는 말구. 92 00:18:19,940 --> 00:18:23,600 괜찮아.. 다시 해 봐. 93 00:18:47,339 --> 00:18:48,680 이름이 뭐예요? 94 00:18:49,900 --> 00:18:52,120 -뭐? -누나 이름요? 95 00:18:53,140 --> 00:18:54,759 그건 알아서 뭐 하게? 96 00:18:55,579 --> 00:18:57,519 여기 세 번이나 왔잖아요. 97 00:18:58,740 --> 00:19:01,880 그러니 이름이 궁금하죠. 그게 이상한 건가요? 98 00:19:03,380 --> 00:19:07,199 니 말이 맞아. 이상한 건 아니지. 99 00:19:08,420 --> 00:19:10,080 내 이름은 한나야. 100 00:19:10,140 --> 00:19:11,799 거짓말 아니죠? 101 00:19:14,460 --> 00:19:16,719 -니 이름은 뭐니, 꼬마야? -마이클요. 102 00:19:17,859 --> 00:19:19,320 마이클.. 103 00:19:21,220 --> 00:19:23,360 내가 마이클을 만나고 있었네. 104 00:19:25,259 --> 00:19:26,979 한나.. 105 00:19:26,980 --> 00:19:31,400 비밀이라는 개념은 서구문학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106 00:19:33,140 --> 00:19:36,160 소설의 성격은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 가진 107 00:19:36,619 --> 00:19:42,239 구체적인 정보들에 의해 정의되는 것입니다. -오디세우스- 108 00:19:42,819 --> 00:19:45,039 인물들은 때때로 109 00:19:45,220 --> 00:19:49,120 비뚤어진 성격을 가지기도 하고, 때로 고상한 취향을 가지기도 합니다. 110 00:19:49,500 --> 00:19:52,799 인물들은 자신만의 사적인 정보를 잘 드러내지 않기 마련입니다. 111 00:20:05,859 --> 00:20:08,039 뭘 공부하는지 얘길 통 안하네. 112 00:20:09,380 --> 00:20:11,039 공부요..? 113 00:20:12,660 --> 00:20:14,999 학교에서 말야. 114 00:20:17,859 --> 00:20:19,799 언어도 배우니? 115 00:20:20,539 --> 00:20:22,360 네. 116 00:20:23,180 --> 00:20:24,999 어떤 거? 117 00:20:25,700 --> 00:20:27,479 라틴어요. 118 00:20:30,940 --> 00:20:32,880 라틴어로 아무말이나 해봐. 119 00:20:34,944 --> 00:20:36,862 "그대여, 어디를 서둘러 가는가?" 120 00:20:37,029 --> 00:20:40,783 "왜 그대의 오른손에 다시 칼을 들었는가?" 121 00:20:40,950 --> 00:20:43,536 호라티우스 작품이에요. *로마의 시인 122 00:20:44,299 --> 00:20:45,959 멋지다. 123 00:20:46,779 --> 00:20:48,999 그리스어도 말해볼까요? 124 00:21:01,571 --> 00:21:04,098 "어떤 이는 기병이나 보병을 또 어떤 이는 함선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지만.." 125 00:21:04,098 --> 00:21:07,518 "그것들은 당신들이 사랑하는 것일 뿐이라오." 126 00:21:07,940 --> 00:21:09,519 아름다워. 127 00:21:09,940 --> 00:21:11,479 어떻게 알아요? 128 00:21:12,380 --> 00:21:15,479 뜻을 모르는데, 아름답다는 걸 어떻게 느끼죠? 129 00:21:19,339 --> 00:21:21,439 독일어 시간에는 뭘 배우니? 130 00:21:21,460 --> 00:21:23,080 희곡이요. 131 00:21:25,460 --> 00:21:27,220 고트홀드 이프라임 레싱 작품이요. *18세기 독일 작가 132 00:21:27,220 --> 00:21:28,680 들어본 적 있죠? 133 00:21:28,720 --> 00:21:31,579 "에밀리아 갈로티" 라고.. *레싱의 비극 134 00:21:31,579 --> 00:21:33,479 빌려 줄까요? 135 00:21:33,579 --> 00:21:35,120 니가 읽어주는 게 더 좋을 것 같애. 136 00:21:36,180 --> 00:21:37,239 알았어요. 137 00:21:47,700 --> 00:21:49,439 "1막 1장" 138 00:21:50,019 --> 00:21:52,320 "장소: 왕자의 방들 중 한 곳" 139 00:21:53,220 --> 00:21:54,640 "왕자: " 140 00:21:56,339 --> 00:21:58,080 사실 저 잘 못하는데.. 141 00:21:58,900 --> 00:22:00,799 계속 해봐. 142 00:22:02,220 --> 00:22:05,920 "불평들.. 불평들 뿐이로구나." 143 00:22:06,859 --> 00:22:10,199 "그렇게도 할 일이 없단 말인가." 144 00:22:11,059 --> 00:22:14,120 "그들이 정말로 우리를 질투한다고 생각해 보라." 145 00:22:16,140 --> 00:22:18,279 실은 너 잘하지? 146 00:22:20,619 --> 00:22:22,279 뭘요? 147 00:22:26,460 --> 00:22:28,160 책 읽는 거 말야. 148 00:22:32,220 --> 00:22:33,640 왜 그렇게 웃는거야? 149 00:22:36,180 --> 00:22:38,080 한번도 뭘 잘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150 00:24:06,180 --> 00:24:08,920 뭐하자는 거예요? 왜 이래요? 151 00:24:09,660 --> 00:24:11,799 왜 생판 남처럼 모른 척 하는 거예요? 152 00:24:12,460 --> 00:24:15,479 니가 먼저 모른 척 했잖아! 내가 첫 칸에 타고 있는 거 봤으면서.. 153 00:24:15,579 --> 00:24:18,959 -왜 두번째 칸으로 갔는데?! -왜 그런 것 같애요? 154 00:24:19,059 --> 00:24:21,640 -왜 내가 그랬겠냐구요?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155 00:24:22,819 --> 00:24:24,920 나 일하고 온 사람이야. 씻어야 돼. 156 00:24:25,619 --> 00:24:29,360 혼자 할 거라구. 제발 좀 가줄래? 157 00:24:35,059 --> 00:24:37,120 기분 나쁘게 하려고 그런 거 아니예요. 158 00:24:39,579 --> 00:24:41,479 너 때문에 기분 나쁠 이유가 없지. 159 00:24:42,980 --> 00:24:45,502 넌 나한테 아무 의미도 없으니까. 160 00:26:03,019 --> 00:26:04,680 무슨 말을 해야되는거죠. 161 00:26:06,980 --> 00:26:09,199 여자애 사귀어 본 적도 없어요. 162 00:26:13,420 --> 00:26:15,120 근데 우리는 4주나 함께 지냈잖아요. 163 00:26:17,380 --> 00:26:20,510 누나없이 못 살아요. 그럴 수 없어요. 164 00:26:21,319 --> 00:26:26,199 그럴 거라고 생각하면 죽을 건만 같다구요. 165 00:26:30,099 --> 00:26:34,560 두번째 칸에 탄 건.. 누나가 키스해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였어요. 166 00:26:34,700 --> 00:26:37,759 너도 참... 그러면 전차 안에서 섹스라도 할 줄 알았니? 167 00:26:43,539 --> 00:26:45,999 아까 한 말 진심이에요? 168 00:26:46,180 --> 00:26:47,840 누나한테 내가 아무 의미도 없다는 말.. 169 00:27:01,299 --> 00:27:03,519 화 풀 거죠? 170 00:27:09,579 --> 00:27:11,160 나 사랑해요? 171 00:27:29,019 --> 00:27:31,799 -책 갖고 있니? -네, 있어요. 172 00:27:32,740 --> 00:27:34,199 아침에 챙겨 온 거 한 권 있는데.. 173 00:27:36,059 --> 00:27:37,320 어떤 건데? 174 00:27:37,619 --> 00:27:40,519 호머의 오디세이요. 숙제거든요. 175 00:27:44,140 --> 00:27:46,519 이제부터는 이렇게 할거야. 176 00:27:47,099 --> 00:27:50,759 너가 나한테 책을 읽어주고 나서.. 함께 자는 거야. 177 00:27:56,059 --> 00:27:58,080 "오디세이, 호머 지음." 178 00:27:58,420 --> 00:27:59,759 오디세이가 무슨 뜻이야? 179 00:27:59,940 --> 00:28:01,959 여정이요. 여행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거든요. 180 00:28:02,740 --> 00:28:03,840 그렇군. 181 00:28:08,180 --> 00:28:11,818 "노래를 들려다오. 한 용사와 여신, 그리고.." 182 00:28:11,819 --> 00:28:14,153 "항로를 벗어나 그가 겪어야 했던 고난에 대한 노래를." 183 00:28:14,153 --> 00:28:16,759 "한 때 신성한 트로이를 점령했던 그 용사의 노래를." 184 00:28:17,079 --> 00:28:18,640 이리 와. 185 00:28:26,019 --> 00:28:30,439 "그는 그녀의 손에 입을 맞추었다. 그녀는 죽어 있었다." 186 00:28:32,259 --> 00:28:35,039 "그가 가진 모든 것이 사라졌다." 187 00:28:43,779 --> 00:28:46,544 "나는 모든 곳을 들쑤시고 다녔고.." 188 00:28:46,545 --> 00:28:48,080 "침실만한 헝겊을 발견했다." 189 00:28:48,859 --> 00:28:52,519 "헝겊들은 모두 포도나무에 걸려 있었고 그 곳에 한 남자가 잠들어 있었다." 190 00:28:53,140 --> 00:28:56,039 "그는 내 친구 짐이었다." 191 00:28:57,380 --> 00:29:05,920 "니 놈이 그걸 배우게 되면 쫓아가서 널 소리쳐 부르마.." 192 00:29:06,460 --> 00:29:13,500 "채털리 부인은 자신의 살갖 속으로 그가 파고드는 것을 느꼈다." 193 00:29:14,180 --> 00:29:16,379 "한동안 그렇게 그는 그녀 안에 머물렀다." 194 00:29:16,380 --> 00:29:17,959 불결해. 195 00:29:20,099 --> 00:29:21,799 그 책은 어디서 났니? 196 00:29:22,460 --> 00:29:24,279 빌렸죠. 학교 친구한테서요. 197 00:29:25,339 --> 00:29:26,840 창피한 줄 알아. 198 00:29:30,859 --> 00:29:32,479 계속 읽어. 199 00:29:33,339 --> 00:29:38,719 "완전 조개 폭탄, 태풍 폭탄같으니! 그건 액체였다고." 200 00:29:39,700 --> 00:29:42,479 - "그게 대체 뭐였겠나?" -위스키! 201 00:29:42,579 --> 00:29:44,759 "위스키였어! 제기랄, 위스키였다고!" 202 00:29:45,700 --> 00:29:46,999 "위스키라구요?" 203 00:29:47,740 --> 00:29:49,618 "이봐요, 선장님. 그게 말이 됩니까?" 204 00:29:49,619 --> 00:29:51,160 오늘은 거기까지 하자, 꼬마야. 205 00:29:52,539 --> 00:29:55,799 혹시, 휴가 낼 수 있어요? 206 00:29:56,299 --> 00:29:58,279 같이 여행가요. 207 00:29:58,819 --> 00:30:00,320 무슨 여행? 208 00:30:00,460 --> 00:30:03,320 자전거 여행이요. 이틀만 다녀오는 거예요. 209 00:30:08,420 --> 00:30:11,840 누나한테 코스 보여 주려고 가이드북도 빌려왔어요. 봐봐요 210 00:30:13,500 --> 00:30:15,560 어떻게 생각해요? 211 00:30:18,500 --> 00:30:21,080 내 생각엔.. 너 뭔가 계획하는 거 좋아하는 것 같애, 그치? 212 00:30:37,140 --> 00:30:38,519 나는 두렵지 않습니다. 213 00:30:40,460 --> 00:30:42,239 그 어떤 것도 두렵지 않습니다. 214 00:30:43,619 --> 00:30:45,600 고통은 커질수록.. 215 00:30:46,059 --> 00:30:48,080 내 사랑도 깊어갑니다. 216 00:30:48,660 --> 00:30:51,160 위험만이 내 사랑을 키우며.. 217 00:30:52,059 --> 00:30:55,120 내 사랑을 깨어있게 하고 더욱 향기롭게 만들 것입니다. 218 00:30:56,700 --> 00:30:58,840 나는 당신의 소중한 천사가 될 것입니다. 219 00:30:59,460 --> 00:31:02,920 당신은 이전보다 더 아름다운 삶을 살 것이며.. 220 00:31:03,380 --> 00:31:06,439 생을 마감하는 날 당신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221 00:31:07,180 --> 00:31:09,719 "그대의 영혼을 완벽하게 만드는 것은..' 222 00:31:10,700 --> 00:31:13,160 '바로 사랑입니다' 223 00:31:39,299 --> 00:31:41,320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224 00:31:48,180 --> 00:31:49,880 -실례합니다. -안녕하세요. 225 00:31:51,220 --> 00:31:52,840 뭐 드시겠어요? 226 00:31:57,019 --> 00:31:58,799 뭐 먹을 거예요? 227 00:31:59,299 --> 00:32:01,279 니가 골라. 난 너랑 같은 거 먹을게. 228 00:32:01,700 --> 00:32:03,080 그래요. 229 00:32:05,140 --> 00:32:06,279 감자샐러드 두 개랑... 230 00:32:19,099 --> 00:32:20,759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231 00:32:20,940 --> 00:32:22,818 어머님도 즐겁게 식사하셨길 바래요. 232 00:32:22,819 --> 00:32:26,519 감사합니다. 굉장히 맛있게 먹었어요. 233 00:32:42,019 --> 00:32:43,080 가요. 234 00:32:59,779 --> 00:33:02,080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려줄게요. 235 00:33:04,500 --> 00:33:06,080 괜찮아, 꼬마야. 236 00:33:06,980 --> 00:33:08,799 알고 싶지 않아. 237 00:34:59,308 --> 00:35:02,503 - 뭐 하니? - 시 쓰고 있어요. 238 00:35:02,670 --> 00:35:04,231 누나에 대해서.. 239 00:35:06,380 --> 00:35:09,199 -들려줄 수 있어. -아직 다 안썼어요. 240 00:35:10,139 --> 00:35:12,120 언젠가 읽어 줄게요. 241 00:36:28,460 --> 00:36:30,199 -안녕, 헨리? -안녕하세요, 버그씨. 242 00:36:30,659 --> 00:36:32,600 -306호 법정입니다. -고맙네. 243 00:36:33,139 --> 00:36:34,879 -마이클, 늦은 거 아냐? -괜찮아. 244 00:36:35,099 --> 00:36:37,759 -서둘러. 그 여판사 지각하는 거 싫어해. -지금 가잖아. 245 00:36:38,099 --> 00:36:39,319 -행운을 비네. -고마워. 246 00:36:41,500 --> 00:36:43,000 모두 일어서십시오. 247 00:36:47,820 --> 00:36:49,239 착석하세요. 248 00:36:53,780 --> 00:36:55,399 피고인측 시작하세요. 249 00:37:07,219 --> 00:37:08,319 온다. 250 00:37:13,699 --> 00:37:15,759 -안녕 -안녕 251 00:37:17,980 --> 00:37:23,719 -뭐래? -그냥 인사한거야. 여학생 여러분, 반가워요. 제군들은 새로 온 급우들에게 예의를 갖추기 바랍니다. 252 00:37:24,539 --> 00:37:26,839 -모두 앉으세요. -안녕 253 00:37:28,780 --> 00:37:31,199 -난 소피야. -난 마이클이야. 254 00:37:32,179 --> 00:37:35,560 오디세이입니다. 모두 책을 꺼내세요. 255 00:37:39,033 --> 00:37:41,859 사람들은 호머가 귀향에 대해 썼다고 생각하지만.. 256 00:37:41,860 --> 00:37:44,719 사실 오디세이는 여정에 관한 책입니다. 257 00:37:45,099 --> 00:37:47,719 고향이란 사람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죠. 258 00:37:47,892 --> 00:37:50,979 버그! 이제 그만 호머에 대해 공부하지 그래? 259 00:37:50,980 --> 00:37:52,520 소피에 대한 공부는 그만하고. 260 00:38:01,179 --> 00:38:02,279 날씨가 좋지? 261 00:38:02,500 --> 00:38:05,040 그러게. 멋진 여름이 될 거 같애. 262 00:38:19,139 --> 00:38:21,359 -왜 이렇게 일찍 가? -쟨 맨날 일찍 가. 263 00:38:21,940 --> 00:38:23,359 갈 데가 있어? 264 00:38:23,860 --> 00:38:25,239 내일 보자. 265 00:38:34,179 --> 00:38:35,399 늦어서 미안해요. 266 00:38:37,980 --> 00:38:39,440 학교에서 늦게 보내 줬어요. 267 00:38:41,980 --> 00:38:43,839 오늘 새 책 가져 왔어요. 268 00:38:44,579 --> 00:38:49,359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이에요. *결혼한 두 남녀가 휴양지에서 만서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 269 00:38:49,479 --> 00:38:51,479 안톤 체홉 작품이네요. *러시아 소설가 270 00:38:51,579 --> 00:38:54,405 "사람들은 산책로에 새롭게 나타난 그녀를.." 271 00:38:54,900 --> 00:38:56,839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이라고 불렀다." 272 00:39:09,099 --> 00:39:12,239 스미츠, 잠시만.. 273 00:39:12,940 --> 00:39:14,279 보고서를 훑어봤는데.. 274 00:39:14,699 --> 00:39:17,239 근무 실적이 완벽해. 275 00:39:17,380 --> 00:39:21,640 사무직으로 발령날 거야. 승진했다구. 276 00:39:21,659 --> 00:39:23,279 축하하네. 277 00:39:34,659 --> 00:39:37,319 어서 가자. 278 00:39:37,619 --> 00:39:39,359 마이클, 가자. 어서! 279 00:39:40,820 --> 00:39:43,279 -어서 와! -깜짝 생일파티를 할거야. 280 00:39:48,099 --> 00:39:50,040 뭐해? 어서 와. 281 00:39:50,699 --> 00:39:53,538 -진짜..미안해. -니가 좋아할 줄 알았는데.. 282 00:39:53,539 --> 00:39:55,520 마이클, 맥주 마시면서 춤추자. 283 00:39:56,900 --> 00:39:58,440 선약이 있어. 284 00:39:58,900 --> 00:40:00,600 마이클, 안 올거야? 285 00:40:06,739 --> 00:40:09,399 "여기 저기 별들이 빛나고.." 286 00:40:09,940 --> 00:40:12,000 "그 빛은 세상을 환하게 하고 있었다.." 287 00:40:12,619 --> 00:40:13,839 이봐..꼬마야. 288 00:40:14,500 --> 00:40:16,080 -왜요? -그만해. 289 00:40:16,539 --> 00:40:17,919 뭐가 또 문제예요? 290 00:40:18,860 --> 00:40:20,600 그런 거 없어. 291 00:40:23,619 --> 00:40:24,879 없다구.. 292 00:40:27,019 --> 00:40:30,799 그거 알아요? 누난 내 기분따윈 물어보지도 않죠. 293 00:40:31,019 --> 00:40:33,199 내 기분이 어떤 지는 궁금하지도 않아요? 294 00:40:34,179 --> 00:40:36,199 니가 말 안했잖아. 295 00:40:37,260 --> 00:40:39,600 오늘 내 생일이라구요. 296 00:40:40,619 --> 00:40:42,919 생일이라구요! 알아요? 297 00:40:43,940 --> 00:40:46,979 -생일이 언제인지도 안 물어봤죠! -나랑 싸우고 싶은거니? 298 00:40:46,980 --> 00:40:49,299 싸우고 싶다니요.. 대체 왜 그래요? 299 00:40:49,300 --> 00:40:50,960 니가 알 바 아냐. 300 00:40:52,179 --> 00:40:54,359 늘 자기 멋대로야. 301 00:40:55,539 --> 00:40:58,339 자기가 원하는 것만 하고.. 누나가 원하는 것만! 302 00:40:58,340 --> 00:41:01,299 -친구들이 생일파티를 준비했다구요. -그럼 거기 가지, 왜 왔어! 303 00:41:01,300 --> 00:41:03,759 파티에 가. 가고 싶잖아, 가라구. 304 00:41:30,619 --> 00:41:34,199 -왜 늘 나만 사과해야하죠? -사과할 필요없어. 305 00:41:34,539 --> 00:41:36,440 누구 잘못도 아니라구. 306 00:41:45,420 --> 00:41:47,319 "전쟁과 평화" 읽어줘, 꼬마야. 307 00:43:32,460 --> 00:43:34,960 이제.. 친구들한테 돌아가 봐야지. 308 00:43:40,860 --> 00:43:43,399 이겨라! 이겨라! 309 00:43:51,059 --> 00:43:52,560 너 괜찮아? 310 00:45:23,179 --> 00:45:24,600 오빠가 왔어요. 311 00:45:28,460 --> 00:45:29,759 잘 왔다. 312 00:45:30,579 --> 00:45:32,719 먹을 것 좀 주구려. 313 00:45:41,900 --> 00:45:45,319 너가 돌아올 줄 알았다. 314 00:46:54,659 --> 00:46:57,080 버그씨, 8시입니다. 315 00:46:57,659 --> 00:46:59,400 따님이랑 약속 있으시다면서요. 316 00:47:02,139 --> 00:47:03,399 고맙네. 317 00:47:07,099 --> 00:47:08,399 줄리아? 318 00:47:11,179 --> 00:47:12,919 많이 기다렸니? 319 00:47:13,059 --> 00:47:15,839 -제가 일찍 왔는 걸요. -잘 돌아왔다. 320 00:47:19,219 --> 00:47:22,399 그래.. 어떻게 할지 결정했어? 321 00:47:23,340 --> 00:47:24,919 아직이요. 322 00:47:25,179 --> 00:47:27,419 베를린에 온 건 잘 한 것 같아요. 323 00:47:27,420 --> 00:47:29,279 엄마랑은 연락하고 있니? 324 00:47:29,460 --> 00:47:31,399 좀 떠나있고 싶었어요. 그 뿐이예요. 325 00:47:32,179 --> 00:47:34,640 파리든.. 어디든 말예요. 326 00:47:35,099 --> 00:47:37,359 부모로부터 떠나 있고 싶었다고.. 327 00:47:38,820 --> 00:47:40,919 나도 알아. 내가 대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거. 328 00:47:43,260 --> 00:47:45,319 너한테 늘 마음을 열지 못했었지. 329 00:47:48,659 --> 00:47:50,680 어느 누구에게도 그러지 못했단다. 330 00:47:57,500 --> 00:47:59,279 절 멀리 하신다는 거 알고 있었어요. 331 00:48:00,940 --> 00:48:05,759 전 그게 제 탓이라고 생각했어요. 332 00:48:06,820 --> 00:48:08,279 줄리아.. 333 00:48:09,940 --> 00:48:12,160 어떻게 그게 니 탓일 수 있겠니? 334 00:48:23,300 --> 00:48:25,520 -조만간 또 뵈요? -그러자꾸나. 335 00:48:29,019 --> 00:48:30,879 -안녕히 가세요, 아버지. -잘 자라. 336 00:48:39,340 --> 00:48:43,520 특별 세미나 그룹 학생들은 그대로 남아주세요. 337 00:48:43,980 --> 00:48:46,279 롤 교수님께서 곧 오실 겁니다. 338 00:49:02,380 --> 00:49:07,000 하이델베르크 로스쿨 1966년 339 00:49:17,539 --> 00:49:22,399 음.. 몇 명 안되는군요. 340 00:49:22,500 --> 00:49:25,120 소수정예겠지요. 341 00:49:26,300 --> 00:49:29,759 이번 세미나는 매우 독특한 내용이 될 것입니다. 342 00:49:30,139 --> 00:49:33,520 첫 주제로.. 이걸 한 번 볼까요? 제군들. 343 00:49:34,380 --> 00:49:38,058 -칼 야스퍼스의 글입니다. -여학생도 있다구요. *독일의 실존철학자 344 00:49:38,059 --> 00:49:40,120 독일의 범죄행위에 대한 내용입니다. 345 00:49:57,780 --> 00:50:01,680 -음.. 여기가 니 방이구나. -응. 346 00:50:04,179 --> 00:50:06,120 들어와. 347 00:50:07,900 --> 00:50:11,239 -정말 법률가가 될 거니? -글쎄.. 348 00:50:11,900 --> 00:50:15,359 -진지한 편이구나. -그러니까 왔겠지. 349 00:50:17,579 --> 00:50:21,040 넌 어떤데? 법률 공부 계속할 거야? 350 00:50:23,699 --> 00:50:25,879 오늘 밤에 공부 꼭 해야돼? 351 00:50:27,579 --> 00:50:28,560 응. 352 00:50:30,420 --> 00:50:32,160 그치만 매일 여기서 공부하고 있을 거야. 353 00:50:33,420 --> 00:50:34,799 내일 봐. 354 00:50:48,860 --> 00:50:50,399 짐이 많구나? 355 00:50:52,780 --> 00:50:54,520 뒤로 물러서세요. 356 00:51:15,420 --> 00:51:18,839 -경찰이 왜 온 거죠? -시위대 때문이지. 357 00:51:19,659 --> 00:51:22,640 -찬성쪽이요? 반대쪽이요? -양쪽 다 왔어. 358 00:51:28,300 --> 00:51:29,919 와, 완전 서커스장인데.. 359 00:51:33,099 --> 00:51:34,640 모두 일어서십시오. 360 00:51:37,300 --> 00:51:39,480 사진기자분들은 이제 퇴장해 주십시오. 361 00:51:41,099 --> 00:51:43,759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착석해주십시오. 362 00:51:47,380 --> 00:51:51,040 먼저 각 피고측 의견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363 00:51:52,179 --> 00:51:55,098 형량이 확정될 때까지 피고들을 형무소에 364 00:51:55,099 --> 00:51:58,640 수감하면 안되는 이유에 대해 논의하겠습니다. 365 00:51:58,980 --> 00:52:00,658 참고로 본 법정에서는 피고들을 개별적으로 처리하게 됩니다. 366 00:52:00,659 --> 00:52:02,680 -펜 빌려줄까? -펜 있어. 367 00:52:03,179 --> 00:52:04,960 한나 슈미츠? 368 00:52:06,739 --> 00:52:08,130 이름이 한나 슈미츠 맞습니까? 369 00:52:08,900 --> 00:52:10,120 네. 370 00:52:10,619 --> 00:52:12,759 큰 소리로 다시 말해주십시오. 371 00:52:12,940 --> 00:52:15,319 -제 이름은 한나 슈미츠입니다. -감사합니다. 372 00:52:16,099 --> 00:52:20,719 -1922년 10월 21일생 맞습니까? -네. 373 00:52:22,019 --> 00:52:26,799 헤르만슈타트 출생이군요. 올해 43세 맞습니까? *루마니아의 도시명 374 00:52:26,900 --> 00:52:28,239 네. 375 00:52:28,380 --> 00:52:31,080 1943년, SS에 들어갔군요. 376 00:52:32,179 --> 00:52:33,658 네. 377 00:52:33,659 --> 00:52:35,560 왜 들어가셨습니까? 378 00:52:37,780 --> 00:52:40,640 당시 지멘스 공장에서 일하고 있었지요? 379 00:52:40,860 --> 00:52:42,199 네. 380 00:52:42,260 --> 00:52:46,160 승진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SS로 옮긴 이유가 뭡니까? 381 00:52:47,019 --> 00:52:49,899 -이의 있습니다. -질문을 수정하죠. 382 00:52:49,900 --> 00:52:54,839 SS에 들어간 것은 본인의 선택이었습니까? 383 00:52:55,980 --> 00:52:57,960 순전히 본인의 자유의사였나요? 384 00:52:58,820 --> 00:53:01,040 일자리를 준다고 들었습니다. 385 00:53:01,340 --> 00:53:02,520 계속 하세요. 386 00:53:02,860 --> 00:53:08,319 그 때 지멘스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SS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387 00:53:08,699 --> 00:53:11,480 입사하면 어떤 일을 하게 될 지 알고 있었나요? 388 00:53:12,619 --> 00:53:14,799 경비원을 뽑는다고 했어요. 389 00:53:16,420 --> 00:53:18,178 일자리가 필요해서 갔습니다. 390 00:53:18,179 --> 00:53:21,239 -첫 근무지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였죠? -네. 391 00:53:21,980 --> 00:53:23,839 1944년까지 근무했고, 그 후에 392 00:53:24,820 --> 00:53:27,960 크라코우근처의 작은 수용소에서 근무했지요? *폴란드의 도시명 393 00:53:28,739 --> 00:53:30,279 -자네, 괜찮아? 394 00:53:30,820 --> 00:53:32,499 -네, 괜찮습니다. 395 00:53:32,500 --> 00:53:36,359 1944년 겨울, 수감자들을 서쪽으로 이동시켰죠? "죽음의 행진"이라고 알려진.. 396 00:53:58,099 --> 00:54:00,839 -그래, 어떻던가? -글쎄요.. 397 00:54:02,860 --> 00:54:05,120 제가 예상했던 것과는 상당히 달랐습니다. 398 00:54:05,139 --> 00:54:09,319 그래.. 어떤 면에서 말인가? 어떨 거라고 예상했었나? 399 00:54:10,099 --> 00:54:11,879 전, 흥분되던 걸요. 400 00:54:12,300 --> 00:54:16,239 흥분되었단 말이지..? 이유가 뭔가? 401 00:54:16,659 --> 00:54:18,719 정의를 구현하는 현장이니까요. 402 00:54:47,820 --> 00:54:53,379 사회가 도덕성에 의해 운영된다고 생각하지만 403 00:54:53,380 --> 00:54:57,960 그렇지 않습니다. 사회는 법에 의해서 운영됩니다. 404 00:54:59,460 --> 00:55:04,279 아우슈비츠에서 일했다는 사실만으로 유죄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405 00:55:05,179 --> 00:55:08,879 8000명이 아우슈비츠에서 근무했지만.. 406 00:55:09,139 --> 00:55:13,979 19명이 기소되었고 6명만이 살인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407 00:55:13,980 --> 00:55:17,759 살인죄로 기소하려면 의도적인 행위임을 증명해야 합니다. 408 00:55:19,059 --> 00:55:20,640 그것이 법입니다. 409 00:55:21,539 --> 00:55:26,879 문제는 잘못했냐가 아니라 법을 어겼냐는 겁니다. 410 00:55:27,659 --> 00:55:30,799 현재의 법에 비추어서가 아니라.. 411 00:55:30,860 --> 00:55:31,960 그게 아니고! 412 00:55:32,579 --> 00:55:34,480 그 당시의 법의 기준에서 말입니다. 413 00:55:34,860 --> 00:55:37,160 -그건... -응? 414 00:55:38,500 --> 00:55:42,839 -너무 협소한 기준 아닙니까? -그렇지. 법의 기준은 협소합니다. 415 00:55:44,179 --> 00:55:49,698 그러나 이걸 생각할 필요가 있죠. 나는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416 00:55:49,699 --> 00:55:53,680 그것이 잘못된 행위임을 이미 자각하고 있었을 거라고 봅니다. 417 00:55:54,579 --> 00:55:56,359 슈미츠 양! 418 00:55:56,980 --> 00:55:59,279 이 책을 알고 있나요? 419 00:56:01,139 --> 00:56:02,374 네. 420 00:56:02,375 --> 00:56:06,080 책의 일부분은 이미 본 법정에서 낭독되었습니다. 421 00:56:06,219 --> 00:56:08,080 생존자 분이 읽으셨죠. 422 00:56:08,780 --> 00:56:12,680 수감자중에서 생존하신.. 일라나 마서양이었습니다. 423 00:56:13,460 --> 00:56:16,098 수감될 때 어린 아이였기 때문에 424 00:56:16,099 --> 00:56:18,520 -엄마랑 함께 있었죠? -네. 425 00:56:18,900 --> 00:56:23,480 책 내용 중에는 선발과정에 대해서 묘사된 부분이 있습니다. 426 00:56:24,139 --> 00:56:28,440 매월 말일에는 수감자 중 60명이 427 00:56:29,539 --> 00:56:33,259 선발되어서 아우슈비츠로 보내졌습니다. 428 00:56:33,260 --> 00:56:35,600 그렇죠. 맞습니까? 429 00:56:36,420 --> 00:56:38,600 네, 맞습니다. 430 00:56:38,900 --> 00:56:42,618 지금까지 다른 모든 피고인들이 431 00:56:42,619 --> 00:56:46,080 이 선발과정과 자신은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432 00:56:46,219 --> 00:56:50,719 질문 하겠습니다. 당신은 선발과정에 관여했습니까? 433 00:56:53,099 --> 00:56:54,919 네. 434 00:56:57,780 --> 00:57:01,399 그러니까... 수감자를 선발하는 것을 도왔다는 말이죠. 435 00:57:02,019 --> 00:57:04,399 -네. -인정하시는군요. 436 00:57:10,059 --> 00:57:15,199 그렇다면, 선발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설명해주시겠습니까? 437 00:57:16,300 --> 00:57:22,359 6명의 경비원이 있어서 각자 10명의 사람을 뽑았습니다. 438 00:57:24,340 --> 00:57:26,839 그렇게 했어요. 한 달에 한 번씩요. 439 00:57:27,300 --> 00:57:29,480 경비원 모두 각각 10명씩 맡았어요. 440 00:57:29,539 --> 00:57:32,160 그 말은 다른 동료 피고인들도 선발 과정에 참여했다는 겁니까? 441 00:57:32,820 --> 00:57:34,719 우리 모두... 그랬잖아요. 442 00:57:35,420 --> 00:57:37,480 다른 피고들이 모두 참여사실을 부인하고 있는데.. 443 00:57:37,940 --> 00:57:41,299 당신은 참여했다고 증언했습니다 444 00:57:41,300 --> 00:57:44,120 맞습니까, 슈미츠양? 445 00:57:45,099 --> 00:57:51,059 모르시겠습니까? 당신은 수감여성들을 죽음으로 몰았단 말입니다. 446 00:57:51,059 --> 00:57:56,018 네,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계속 새로운 여성수감자들이 도착했기 때문에 447 00:57:56,018 --> 00:57:59,160 이전 수감자들 방의 일부를 비워야만 했습니다. 448 00:58:00,739 --> 00:58:04,217 -그게 말이 됩니까? -모든 사람을 수용할 수가 없었다구요. 449 00:58:04,340 --> 00:58:06,279 -공간이 없었어요? -그게 아니라! 450 00:58:07,219 --> 00:58:11,719 제 말은.. 다시 정리해보죠. 451 00:58:12,780 --> 00:58:15,899 방을 비우기 위해서 당신은 여성들을 골랐다는 말이죠. 452 00:58:15,900 --> 00:58:18,799 너, 너, 너는 죽으러 가야겠다고 말입니다. 453 00:58:20,260 --> 00:58:23,160 판사님이라면 어떻게 하셨겠어요? 454 00:58:33,460 --> 00:58:36,120 취직하지 말았어야 했나요? 455 00:58:48,300 --> 00:58:51,480 마서양, 출두해 주십시오. 456 00:58:54,380 --> 00:58:55,960 어서, 어서 가세요. 457 00:59:08,579 --> 00:59:10,680 -마이클은 어딨나? -모르겠습니다. 458 00:59:12,539 --> 00:59:15,960 부인은 책에서 선발과정에 대해 쓰셨죠? 459 00:59:17,219 --> 00:59:18,480 네. 460 00:59:18,739 --> 00:59:22,680 우리에게 일을 시켰고 쓸모가 없는 사람들은 461 00:59:22,739 --> 00:59:25,359 다시 아우슈비츠로 보내서 죽였어요. 462 00:59:26,340 --> 00:59:29,799 -선발과정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법정에 있습니까? -네. 463 00:59:31,260 --> 00:59:33,160 직접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464 00:59:34,619 --> 00:59:36,680 손가락으로 지목해 주시겠습니까? 465 00:59:49,420 --> 00:59:51,160 저 여자요. 466 00:59:54,579 --> 00:59:55,799 그리고 저 여자.. 467 00:59:58,500 --> 00:59:59,719 저 여자.. 468 01:00:02,579 --> 01:00:04,120 저 여자.. 469 01:00:06,260 --> 01:00:07,879 저 여자.. 470 01:00:10,380 --> 01:00:12,040 그리고 저 여자요. 471 01:00:13,539 --> 01:00:16,440 감사합니다. 계속해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472 01:00:16,699 --> 01:00:19,319 경비원들은 정해진 숫자의 여성들을 선발했습니다. 473 01:00:20,139 --> 01:00:22,399 그런데 한나 슈미츠는 다르게 선발했어요. 474 01:00:23,340 --> 01:00:24,879 어떻게 달랐습니까? 475 01:00:29,699 --> 01:00:31,839 자신가 원하는 사람으로 골랐어요. 476 01:00:33,380 --> 01:00:37,399 주로 어린 여자 아이들었죠. 거기 있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죠. 477 01:00:38,420 --> 01:00:41,120 그녀는 아이들에게 음식을 주고 잠자리를 마련해줬어요. 478 01:00:41,460 --> 01:00:45,879 밤이 되자, 그녀는 자기와 함께 자자고 말했어요. 479 01:00:46,059 --> 01:00:49,960 그 때 우리는.. 애들이라 그런가보다 했죠. 480 01:00:50,960 --> 01:00:52,837 그런데 그녀는.. 481 01:00:52,837 --> 01:00:52,960 큰 소리로 책을 읽게 했어요. 482 01:00:58,916 --> 01:01:00,837 그녀에게 책을 읽어줬죠. 483 01:01:02,556 --> 01:01:05,837 그래서 우리는 이 경비원은.. 484 01:01:07,357 --> 01:01:09,756 감성적이고, 더 인간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485 01:01:10,596 --> 01:01:16,797 더 친절하다고요. 때때로 약하고 아픈 애들을 골라서 486 01:01:17,677 --> 01:01:20,677 따로 불러 내길래 보살펴 주려는 줄 알았어요. 487 01:01:21,277 --> 01:01:26,157 근데 아우슈비츠로 보내 버렸죠. 488 01:01:27,157 --> 01:01:28,677 그게 더 친절한 건가요? 489 01:01:37,997 --> 01:01:41,036 "죽음의 행진"부분으로 넘어가겠습니다. 490 01:01:41,237 --> 01:01:45,173 수 개월동안 따님과 그 행진을 하신 걸로 아는데 맞습니까? 491 01:01:45,317 --> 01:01:48,396 1944년 겨울, 우리가 있던 수용소가 문을 닫았어요. 492 01:01:49,516 --> 01:01:51,317 이동을 해야한다고 했습니다. 493 01:01:51,476 --> 01:01:53,836 하지만 상황이 매일 바뀌고.. 494 01:01:54,597 --> 01:01:56,956 눈 속에서 여자들이 죽어갔어요. 495 01:01:58,397 --> 01:02:00,397 걷는 동안 절반가량이 죽었어요. 496 01:02:00,596 --> 01:02:02,310 책에서 제 딸이 그런 표현을 했더군요. 497 01:02:02,886 --> 01:02:06,436 걷다가 죽는 게 아니면 뛰다가 죽었다고. 498 01:02:07,796 --> 01:02:11,876 교회에서 지냈던 날 밤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시겠습니까? 499 01:02:19,281 --> 01:02:21,756 그 날 밤은 운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500 01:02:21,757 --> 01:02:23,876 그래도 지붕아래 있을 수 있었으니까요. 501 01:02:24,596 --> 01:02:25,796 계속하시죠. 502 01:02:27,516 --> 01:02:33,357 마을에 들어서게 되었는데.. 경비들이 항상 좋은 곳을 차지하기 마련이니 503 01:02:33,397 --> 01:02:37,397 자기들은 사제관에서 자고 우리는 교회 건물에서 자게 했어요. 504 01:02:38,757 --> 01:02:44,197 한 밤 중에 폭격이 시작되었고.. 교회 건물이 맞았어요. 505 01:02:45,796 --> 01:02:51,470 처음엔 교회탑이 불 타는 소리만 들었죠. 506 01:02:51,471 --> 01:02:58,596 그러다 대들보가 타는 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무너지기 시작했어요. 507 01:03:01,357 --> 01:03:05,557 모두가 서둘러 피했어요. 508 01:03:05,557 --> 01:03:08,557 문 쪽으로 달려들었죠. 509 01:03:10,557 --> 01:03:14,957 그런데 문이 잠겨있었어요. 밖에서요. 510 01:03:14,957 --> 01:03:19,657 교회가 불타서 무너질 때까지 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군요. 511 01:03:19,657 --> 01:03:20,657 맞습니까? 512 01:03:21,477 --> 01:03:23,907 아무도 오지 않았어요. 513 01:03:23,907 --> 01:03:25,917 사람들이 타 죽고 있는데도 말이죠. 514 01:03:29,836 --> 01:03:34,877 -몇 명이나 죽었습니까? -모두요. 515 01:03:37,477 --> 01:03:39,157 부인만 살아났군요. 516 01:03:47,276 --> 01:03:48,475 감사합니다. 517 01:03:51,111 --> 01:03:57,082 오늘 이 자리에서의 증언을 위해 독일까지 와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518 01:04:01,157 --> 01:04:02,231 모르겠습니다. 519 01:04:03,784 --> 01:04:07,737 -법이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구요? -그런가? 520 01:04:07,877 --> 01:04:09,613 교수님은 계속 법조인처럼 사고하라고 하시지만.. 521 01:04:10,000 --> 01:04:13,437 법이라는 게.. 역겨워요. 522 01:04:14,064 --> 01:04:14,772 어떤 점이 말인가? 523 01:04:15,191 --> 01:04:18,718 피해자는 독일인이 아니라 유태인이라구요. 524 01:04:19,276 --> 01:04:23,076 -뭘 하자는 거죠?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거지. 525 01:04:23,077 --> 01:04:26,036 여섯 명의 독일여성이 300명의 유태인이 타죽는 걸 보고만 있었어. 526 01:04:26,037 --> 01:04:27,717 이해하고 말고 할 게 뭐가 있어? 527 01:04:30,877 --> 01:04:34,597 말해봐. 말해보라구! 뭘 이해해줘야 하는데? 528 01:04:38,037 --> 01:04:40,676 처음 공부를 시작했을 때는 이번 사건이 흥미롭다고 생각했어요. 529 01:04:40,717 --> 01:04:43,676 근데 이제보니.. 그저 핑계일 뿐이에요. 530 01:04:44,357 --> 01:04:47,477 핑계라니? 무슨 말이지? 531 01:04:47,597 --> 01:04:50,076 6명의 여성을 골라서 법정에 세우고 532 01:04:50,477 --> 01:04:53,236 그녀들만 악마고 그녀들만 유죄라는 거 아닙니까. 533 01:04:53,477 --> 01:04:55,717 그 수용소에 대한 책이 나왔으니까 534 01:04:56,173 --> 01:04:59,557 거기서 일했던 사람들만 법정에 세우고 나머진 모두 빠져나가겠다는 거잖아요! 535 01:04:59,557 --> 01:05:01,556 유럽 전역에 얼마나 많은 수용소가 있었는 줄 알아? 536 01:05:02,597 --> 01:05:05,477 사람들은 남들이 모두 아는 것만 신경쓰고 있다고. 537 01:05:05,597 --> 01:05:08,996 "누가 진실을 알고있지?" 자기들도 알면서 말야! 538 01:05:09,277 --> 01:05:12,397 우리 부모, 선생들 모두 몰라서 그런게 아니라.. 539 01:05:13,597 --> 01:05:15,996 알면서도 내버려 뒀다구요. 540 01:05:16,196 --> 01:05:18,796 잘못이라는 걸 알았으면 그 때 가서 직접 죽이지 그랬어요! 541 01:05:22,433 --> 01:05:26,676 수 천 개의 수용소가 전국에 깔려 있었어. 다들 알고 있었다구! 542 01:05:35,756 --> 01:05:37,397 그 여자만 해도 그래. 543 01:05:39,196 --> 01:05:42,157 -어떤 여자? -너가 맨날 뚫어져라 쳐다보던 여자말야. 544 01:05:42,756 --> 01:05:44,397 눈치채서 미안하지만..그랬잖아. 545 01:05:53,636 --> 01:05:55,477 누굴 말하는지 모르겠는데.. 546 01:05:56,837 --> 01:05:58,116 내가 뭘하고 싶은지 알아? 547 01:06:00,876 --> 01:06:05,157 총을 가지고 가서 직접 그녀를 죽여버릴 거야. 548 01:06:07,957 --> 01:06:10,556 거기있는 모든 사람들을 죽여버릴 거라구. 549 01:09:05,636 --> 01:09:07,477 왜 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까? 550 01:09:10,316 --> 01:09:12,316 왜 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까? 551 01:09:15,837 --> 01:09:18,837 여러분 모두에 물었는데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군요. 552 01:09:19,957 --> 01:09:22,996 이 법정에 계신 두 분의 피해자는 대답을 들을 자격이 있습니다. 553 01:09:27,717 --> 01:09:30,677 이것은 SS의 보고서입니다. 복사본을 봐주십시오. 554 01:09:31,677 --> 01:09:35,116 이 보고서는 당시 사건 직후에 피고들이 555 01:09:35,117 --> 01:09:37,036 직접 작성한 것입니다. 556 01:09:37,197 --> 01:09:41,837 보고서에 의하면, 피고들은 화재가 끝날 때까지 557 01:09:41,838 --> 01:09:43,597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558 01:09:44,597 --> 01:09:46,510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렇죠? 559 01:09:47,236 --> 01:09:48,197 어떤가요.. 560 01:09:50,317 --> 01:09:51,597 사실이 아니죠? 561 01:09:55,797 --> 01:09:57,717 질문이 뭔지 모르겠어요. 562 01:09:58,317 --> 01:10:01,597 첫번째 질문은 왜 문을 열어주지 않았냐는 겁니다. 563 01:10:01,598 --> 01:10:02,531 분명한.. 564 01:10:03,766 --> 01:10:05,117 분명한 이유가 있었어요. 565 01:10:06,916 --> 01:10:09,156 -열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왜 열 수 없었습니까? 566 01:10:09,597 --> 01:10:10,843 우리는 경비원이였어요. 567 01:10:12,316 --> 01:10:14,596 경비원은 수감자들을 감시하는 사람이에요. 568 01:10:15,477 --> 01:10:17,999 그냥 수감자들이 도망가도록 풀어줄 수는 없었어요. 569 01:10:18,077 --> 01:10:19,036 그렇군요. 570 01:10:19,597 --> 01:10:22,437 그러니까 문을 열어줘서 수감자들이 도망치게 되면 571 01:10:22,477 --> 01:10:24,156 -당신들이 처벌받을 거라고 생각했군요. -그게 아니라.. 572 01:10:24,916 --> 01:10:26,156 그럼 뭡니까? 573 01:10:26,957 --> 01:10:29,357 문을 열게 되면 엄청나게 혼란스러운 상태가 될 텐데.. 574 01:10:29,957 --> 01:10:31,876 그럼 질서를 어떻게 잡겠어요? 575 01:10:32,557 --> 01:10:36,477 모든 게 순식간에 일어났어요. 폭설에, 폭격에, 화염까지.. 576 01:10:37,077 --> 01:10:39,916 온 마을이 불타기 시작했고 사방에 비명소리가 나기 시작했어요. 577 01:10:39,957 --> 01:10:43,317 점점 더 불길이 번지고 모든 사람들이 뛰쳐 나오는 상황에서 578 01:10:43,318 --> 01:10:46,197 수감자들을 그냥 쉽게 풀어줄 수가 없었어요...그럴 수 없었다구요. 579 01:10:46,198 --> 01:10:48,597 우리가 수감자들을 책임져야 했으니까요. 580 01:10:52,717 --> 01:10:57,077 그러니까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고 선택을 한 거죠? 581 01:10:57,916 --> 01:11:02,276 수감자들이 도망가게 내버려두느니, 차라리 죽게 내버려 두기로 말입니다. 582 01:11:04,957 --> 01:11:08,357 다른 피고들이 당신에 대한 새로운 주장을 제기했던데.. 583 01:11:08,358 --> 01:11:10,357 알고 계십니까? 584 01:11:11,557 --> 01:11:13,717 당신이 총 책임자였다고 하더군요. 585 01:11:14,837 --> 01:11:17,916 그렇지 않아요. 전 그냥 경비원 중 한 명이었어요. 586 01:11:17,957 --> 01:11:19,197 -책임 경비원이었어요. -맞아요! 587 01:11:19,198 --> 01:11:21,437 -그녀가 지시했어요. -그녀가 책임자였어요. 588 01:11:21,477 --> 01:11:23,357 -이 보고서도 당신이 썼습니까? -아녜요. 589 01:11:23,358 --> 01:11:27,477 모두 함께 상의했어요. 보고서도 함께 썼어요. 590 01:11:27,478 --> 01:11:29,327 그녀가 썼어요. 그 보고서를 썼다구요. 591 01:11:29,604 --> 01:11:30,404 그녀가 책임자였어요. 592 01:11:30,439 --> 01:11:31,317 -사실입니까? -그렇지 않아요? 593 01:11:31,318 --> 01:11:33,317 -당신이 했잖아! -누가 한 지가 그렇게 중요해요? 594 01:11:33,318 --> 01:11:34,436 -저 여자가 썼어요. -맞아요. 595 01:11:34,437 --> 01:11:36,756 피고인의 필체를 확인해야겠습니다. 596 01:11:39,236 --> 01:11:41,357 -제 필체요? -네. 597 01:11:41,358 --> 01:11:42,957 당신이 리포트를 썼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598 01:11:42,958 --> 01:11:43,916 -경비원! -재판장님... 599 01:11:43,917 --> 01:11:45,996 부적절한 결정입니다. 20년이나 지났습니다. 600 01:11:45,997 --> 01:11:48,396 종이를 갖다주세요. 변호사 앞으로 나오세요. 601 01:11:48,397 --> 01:11:50,197 20년이나 지난 지금에 어떻게 필체를... 602 01:11:50,198 --> 01:11:52,597 변호인은 앞으로 나오세요. 603 01:11:57,837 --> 01:12:01,437 -제 법정에서는 그런 무례함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판사님.. 604 01:12:10,077 --> 01:12:11,957 니가 읽어주는 게 더 좋아. 605 01:12:31,197 --> 01:12:32,677 확인할 필요 없습니다. 606 01:12:37,197 --> 01:12:38,916 제가 보고서를 썼습니다. 607 01:12:53,317 --> 01:12:54,916 조용히 해주십시오! 608 01:12:56,437 --> 01:12:57,597 정숙하세요! 609 01:13:10,477 --> 01:13:12,636 세미나 도중에 빠져나갔었지? 610 01:13:36,197 --> 01:13:38,152 알고 있는 게 있습니다. 611 01:13:39,061 --> 01:13:41,126 피고 중 한 명에 관해서요. 612 01:13:42,197 --> 01:13:45,156 -알려지지 않은 정보 말입니다. -정보라니.. 613 01:13:53,996 --> 01:13:57,717 나한테 말할 필요는 없네.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두게. 614 01:13:57,718 --> 01:14:00,797 법정에서 증언하게 되면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하네. 615 01:14:00,837 --> 01:14:03,916 피고에게 유리한 정보가 될 겁니다. 616 01:14:04,837 --> 01:14:09,077 그녀에게 도움이 될 거예요. 영향을 미칠 수 있다구요. 617 01:14:09,797 --> 01:14:12,437 -최종 판결에 말입니다. -뭐길래? 618 01:14:13,557 --> 01:14:14,957 착오가 있어요. 619 01:14:15,957 --> 01:14:19,957 피고는 중요한 정보를 숨기고 있다구요. 620 01:14:23,557 --> 01:14:25,837 -잠시만 기다려주겠나? -죄송합니다. 621 01:14:33,957 --> 01:14:36,116 왜 그것을 숨기고 있지? 622 01:14:38,837 --> 01:14:40,756 밝히기가 창피하니까요. 623 01:14:42,197 --> 01:14:44,156 창피하다니..? 624 01:14:49,717 --> 01:14:52,516 -그녀와 얘기해 본 적 있나? -당연히 없죠. 625 01:14:53,557 --> 01:14:55,636 -당연히라니.. 626 01:14:56,916 --> 01:14:58,236 어떻게 얘기를 해요. 627 01:15:00,077 --> 01:15:01,797 그럴 수 없죠. 628 01:15:02,996 --> 01:15:04,477 그녀랑 얘기를 해보라구요? 629 01:15:05,957 --> 01:15:09,717 중요한 건 자네의 감정이 아니야. 그건 전혀 중요치 않네. 630 01:15:09,718 --> 01:15:12,357 문제는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야. 631 01:15:14,317 --> 01:15:18,557 자네는 학생이야.. 뭔가를 배우지 않을거면 632 01:15:18,717 --> 01:15:22,197 왜 여기에 있는 건가? 633 01:15:30,437 --> 01:15:31,636 슈미츠! 634 01:15:32,916 --> 01:15:34,477 면회다! 635 01:15:48,116 --> 01:15:49,717 정숙하십시오! 636 01:16:01,317 --> 01:16:03,077 마이클 버그! 637 01:16:06,597 --> 01:16:08,837 워터 찰리! 638 01:17:43,317 --> 01:17:44,557 면회시간 끝났어. 639 01:18:04,396 --> 01:18:05,517 들어올 거야? 640 01:18:16,116 --> 01:18:17,597 오래 걸렸네. 641 01:18:40,716 --> 01:18:41,837 왜 그래? 642 01:19:03,876 --> 01:19:05,237 어디 가? 643 01:19:07,037 --> 01:19:11,476 미안해. 난 혼자 자야돼. 644 01:19:57,237 --> 01:19:58,557 한 대 피고 갈게. 645 01:20:28,757 --> 01:20:29,396 나치! 646 01:20:29,436 --> 01:20:31,330 -나치 앞잡이! -부끄럽지도 않냐. 647 01:20:42,196 --> 01:20:43,837 법정에서 정숙하십시오! 648 01:20:44,277 --> 01:20:46,277 법정에서 정숙하십시오! 649 01:20:46,716 --> 01:20:48,237 모두 일어서십시오. 650 01:20:55,196 --> 01:20:58,077 판결하겠습니다. 651 01:20:58,116 --> 01:21:02,997 피고 리터 베카트, 캐롤리나 슈타인호프, 리기나 크로이트, 안젤라 지바, 652 01:21:03,237 --> 01:21:07,757 안드리아 루만은 300명의 살인을 공모하고 653 01:21:07,758 --> 01:21:09,997 교사한 점이 인정되어 유죄를 선고한다. 654 01:21:10,436 --> 01:21:14,757 피고 한나 슈미츠는 300명을 살인한 점이 인정되어 655 01:21:15,476 --> 01:21:18,196 유죄를 선고한다. 656 01:21:22,476 --> 01:21:25,676 형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657 01:21:25,716 --> 01:21:31,517 피고 리터 베카트, 캐롤리나 슈타인호프, 리기나 크로이트, 안젤라 지바, 658 01:21:31,518 --> 01:21:38,317 안드리아 루만은 모두 4년 3개월 감옥형에 처한다. 659 01:21:39,116 --> 01:21:40,557 한나 슈미츠의 경우, 660 01:21:41,396 --> 01:21:44,757 자발적으로 가입했으며 책임자의 위치에 있었던 점이 인정되어 661 01:21:45,396 --> 01:21:47,557 형량에 차이가 생겼습니다. 662 01:21:48,396 --> 01:21:50,837 본 법정은 한나 슈미츠에게 663 01:21:51,476 --> 01:21:53,396 무기징역을 선고한다. 664 01:22:26,797 --> 01:22:30,557 -어디 가요? -도착하면 말해준다고 했었지? 665 01:22:31,636 --> 01:22:36,476 -깜짝파티 좋아하잖아? -난 깜짝파티가 좋아요. 666 01:22:40,757 --> 01:22:44,317 서독, 노이슈타트 1976년 667 01:22:53,876 --> 01:22:56,597 많이 자랐죠, 그쵸? 668 01:22:57,716 --> 01:23:00,357 글쎄다. 너무 오래만에 봐서.. 669 01:23:00,396 --> 01:23:01,837 무슨 말을 하겠니. 670 01:23:03,517 --> 01:23:05,237 죄송해요. 671 01:23:06,203 --> 01:23:08,155 미리 말씀드리고 왔어야 했는데.. 672 01:23:08,156 --> 01:23:11,196 아빠는 이제 자기 집이 생겼어요. 673 01:23:14,476 --> 01:23:17,517 엄마, 실은 안좋은 소식이 있어요. 674 01:23:17,916 --> 01:23:20,156 줄리아한테 이미 얘기했지만.. 675 01:23:20,916 --> 01:23:23,436 아내랑 이혼할 거예요. 676 01:23:23,476 --> 01:23:27,517 넌 아버지 장례식에도 안오더니 이혼한다고 여기 온거니. 677 01:23:29,713 --> 01:23:31,716 이 마을에 돌아오는 게... 쉽지 않았어요. 678 01:23:31,717 --> 01:23:34,396 -그렇게나 여기서 불행했었니? -제 말은.. 679 01:23:34,436 --> 01:23:36,757 -그래서가 아니구요.. -그럼 뭐 때문인데? 680 01:23:39,797 --> 01:23:42,317 아내는 걱정할 필요없어요. 제가 신경쓸거고.. 681 01:23:43,037 --> 01:23:46,797 이제 검사도 됐으니까 682 01:23:46,956 --> 01:23:49,716 -저보다도 많이 벌게 되겠죠. -마이클.. 683 01:23:51,956 --> 01:23:54,277 애엄마 걱정은 안한다. 684 01:23:55,116 --> 01:23:56,757 내가 걱정하는 건 너야. 685 01:24:41,476 --> 01:24:46,517 "노래를 들려다오. 한 용사와 여신, 그리고.." 686 01:24:46,716 --> 01:24:50,757 "항로를 벗어나 그가 겪어야 했던 고난에 대한 노래를." 687 01:24:50,767 --> 01:24:54,997 "한 때 신성한 트로이를 점령했던 그 용사의 노래를." 688 01:25:19,716 --> 01:25:22,495 215호, 우편물! 689 01:25:24,305 --> 01:25:27,256 217호, 우편물! 690 01:25:29,004 --> 01:25:31,442 220호, 우편물! 691 01:25:43,116 --> 01:25:47,037 -121966215. - 번호. 692 01:25:49,597 --> 01:25:50,597 개봉하세요. 693 01:26:07,797 --> 01:26:11,716 테스트, 테스트 1, 2, 3. 테스트, 테스트. 694 01:26:31,156 --> 01:26:33,357 "오디세이, 호머 지음." 695 01:26:47,116 --> 01:26:49,876 "오디세이, 호머 지음." 696 01:26:50,797 --> 01:26:53,876 "노래를 들려다오. 한 용사와 여신, 그리고.." 697 01:26:54,436 --> 01:26:59,557 "항로를 벗어나 그가 겪어야 했던 고난에 대한 노래를." 698 01:26:59,557 --> 01:27:03,557 "한 때 신성한 트로이를 점령했던 그 용사의 노래를." 699 01:28:54,916 --> 01:28:58,916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안톤 체홉 지음." 700 01:29:01,213 --> 01:29:05,300 "사람들은 산책로에 새롭게 나타난 그녀를.." 701 01:29:05,467 --> 01:29:07,553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이라고 불렀다." 702 01:29:34,716 --> 01:29:36,317 책을 빌려가고 싶은데요. 703 01:29:38,357 --> 01:29:39,517 어떤 거 줄까요? 704 01:29:49,116 --> 01:29:51,757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있나요? 705 01:29:52,476 --> 01:29:53,997 이름이 뭐죠? 706 01:29:57,476 --> 01:29:58,956 한나 슈미츠요. 707 01:30:29,797 --> 01:30:31,876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708 01:30:53,876 --> 01:30:56,837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709 01:30:57,037 --> 01:30:58,436 T h e.. 710 01:31:26,797 --> 01:31:31,317 서독 1980년 711 01:32:01,956 --> 01:32:05,476 - 이번에 보내준 것 고마워, 꼬마야. 정말 재밌더라. - 712 01:32:23,956 --> 01:32:25,956 -편지는 없었나요? -없었어요. 713 01:32:26,037 --> 01:32:42,956 서명하세요. 714 01:32:42,956 --> 01:32:49,517 - 사랑 이야기를 많이 보내줘 - 715 01:33:02,716 --> 01:33:06,257 -내 생각에 실러는 연애를 해야할 것 같아.- *독일의 시인 716 01:33:15,636 --> 01:33:18,916 -내 편지 받고 있는 거니? 답장 해줘, 꼬마야.- 717 01:33:55,716 --> 01:33:58,317 -마이클 버그씨인가요? -네. 718 01:33:59,157 --> 01:34:00,277 서독 1988 719 01:34:00,277 --> 01:34:02,103 전화주셔서 감사합니다. 720 01:34:02,476 --> 01:34:03,916 제 편지 받으셨죠? 721 01:34:04,196 --> 01:34:05,916 네, 받았습니다. 722 01:34:05,956 --> 01:34:09,916 편지에 적었듯이.. 한나 슈미츠양 곧 석방될 겁니다. 723 01:34:10,557 --> 01:34:13,476 한나는 20년 넘게 수감생활을 해왔습니다. 724 01:34:13,956 --> 01:34:17,436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어서.. 725 01:34:18,277 --> 01:34:20,557 연락하고 지내는 사람은 버그씨 뿐이예요. 726 01:34:21,196 --> 01:34:23,716 면회는 안가셨다고 들었는데.. 727 01:34:24,277 --> 01:34:25,797 네, 안갔습니다. 728 01:34:26,237 --> 01:34:30,317 그녀가 출소하면 직장도 구해야 하고 729 01:34:30,716 --> 01:34:32,328 살 곳도 필요해요. 730 01:34:32,329 --> 01:34:34,597 그녀에게 변한 세상이 얼마나 무섭게 느껴질지는 상상이 가실 겁니다. 731 01:34:43,196 --> 01:34:45,517 달리 부탁드릴 사람이 없어요. 732 01:34:46,196 --> 01:34:51,597 버그씨가 거부하시면 한나씨에게는 희망이 없어요. 733 01:34:55,476 --> 01:34:59,557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734 01:35:43,754 --> 01:35:45,277 -마이클 버그씨인가요? -네. 735 01:35:45,317 --> 01:35:47,317 저는 루이지 브랜입니다. 안녕하세요. 736 01:35:47,357 --> 01:35:48,436 반갑습니다. 737 01:35:48,757 --> 01:35:50,637 일찍부터 기다리고 있었어요. 738 01:35:51,476 --> 01:35:54,637 사실대로 말씀드릴게요. 한나씨는 오랜동안 자신 안에 갇혀 지냈어요. 739 01:35:54,638 --> 01:35:56,916 변할 것 같지 않았죠. 740 01:35:57,317 --> 01:36:01,157 최근 몇 년간은 완전히 달라졌어요. 소통하기 시작했죠. 741 01:36:04,797 --> 01:36:07,036 바로 식당으로 모셔다 드릴게요. 742 01:36:08,797 --> 01:36:10,996 지금쯤 점심 식사를 다 하셨을 거예요. 743 01:36:23,157 --> 01:36:24,516 가보세요. 744 01:37:10,556 --> 01:37:12,637 다 자랐구나, 꼬마야. 745 01:37:27,476 --> 01:37:29,677 재단사하는 친구가 있어요. 746 01:37:32,357 --> 01:37:34,117 그 사람이 일자리를 줄 거예요. 747 01:37:35,757 --> 01:37:37,516 그리고 살 곳도 구했어요. 748 01:37:38,436 --> 01:37:40,956 좋아요. 좀 작긴해도..좋은 곳이죠. 749 01:37:42,476 --> 01:37:44,476 -맘에 드실거예요. -고마워. 750 01:37:46,637 --> 01:37:51,956 문화와 관련된 지역교육센터도 많아요. 제가 등록해 드릴게요. 751 01:37:52,516 --> 01:37:54,837 공공 도서관도 가깝구요. 752 01:38:01,036 --> 01:38:02,436 책 많이 읽으시잖아요. 753 01:38:05,277 --> 01:38:07,237 듣는 걸 더 좋아하지. 754 01:38:12,516 --> 01:38:14,317 이제 더 이상 들을 수 없겠지? 755 01:38:24,838 --> 01:38:26,317 결혼은 했니? 756 01:38:26,677 --> 01:38:27,797 했었요. 757 01:38:30,157 --> 01:38:31,556 딸이 하나 있어요. 758 01:38:32,876 --> 01:38:34,757 원하는 만큼, 함께 지내지 못하지만.. 759 01:38:34,837 --> 01:38:36,837 그래도 자주 만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760 01:38:39,757 --> 01:38:41,516 결혼 생활은 잘 되지 않았어요. 761 01:38:57,556 --> 01:39:00,117 예전 일에 대해서 생각하시면서 지내셨나요? 762 01:39:00,436 --> 01:39:01,717 너랑 함께 지냈던 시절 말이니? 763 01:39:02,148 --> 01:39:04,596 아뇨. 그게 아니고.. 764 01:39:06,108 --> 01:39:07,637 저랑 지냈던 시절을 말하는 게 아니예요. 765 01:39:17,036 --> 01:39:19,677 재판 전까지는 한 번도 그 때 생각을 해본 적 없어. 766 01:39:20,340 --> 01:39:21,036 >자막제작: CINERVA / 피드백: cecile1120@hotmail.com 767 01:39:21,036 --> 01:39:22,516 그럴 필요가 없었으니까. 768 01:39:23,036 --> 01:39:24,109 지금은요... 769 01:39:26,497 --> 01:39:28,091 지금은 어떠신데요? 770 01:39:29,876 --> 01:39:31,876 내 느낌은 중요하지 않아. 771 01:39:33,036 --> 01:39:35,036 내 생각이 어떤지도 중요하지 않아. 772 01:39:37,237 --> 01:39:39,197 사람들이 죽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773 01:39:46,637 --> 01:39:48,916 그동안 뭘 깨달으셨는지 모르겠네요. 774 01:39:49,357 --> 01:39:51,317 뭘 깨달았냐구? 775 01:39:52,916 --> 01:39:54,797 글을 깨우쳤다. 776 01:40:08,876 --> 01:40:10,797 다음 주에 모시러 오면 되겠죠? 777 01:40:19,916 --> 01:40:21,637 그러면 되겠구나. 778 01:40:24,596 --> 01:40:27,516 그냥 차분하게 보내고 싶으세요? 아니면 파티같은 걸 할까요? 779 01:40:28,357 --> 01:40:29,637 차분하게.. 780 01:40:32,157 --> 01:40:34,036 그래요, 차분하게 보내죠. 781 01:40:37,117 --> 01:40:38,277 차분하게.. 782 01:40:47,476 --> 01:40:48,533 조심해서 가라, 꼬마야. 783 01:40:49,222 --> 01:40:51,404 몸 조심 하세요. 다음 주에 뵐게요. 784 01:43:03,956 --> 01:43:06,237 한나 슈미츠씨를 모시러 왔습니다. 785 01:43:11,677 --> 01:43:13,317 잠시.. 앉으시죠. 786 01:43:38,956 --> 01:43:40,357 짐을 안 싸셨어요. 787 01:43:41,516 --> 01:43:43,757 떠날 생각이 없으셨던 거죠. 788 01:43:49,837 --> 01:43:56,436 "사람들은 산책로에 새롭게 나타난 그녀를.." 789 01:43:57,357 --> 01:43:59,396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이라고 불렀다." 790 01:44:06,757 --> 01:44:08,677 저에게 쪽지를 남기셨어요. 791 01:44:10,157 --> 01:44:12,036 일종의 유언장이죠. 792 01:44:14,516 --> 01:44:16,916 버그씨와 관련된 부분을 읽어드릴게요. 793 01:44:24,956 --> 01:44:29,916 낡은 차 상자속에 돈이 있어요. 그걸 마이클 버그에게 전해주세요. 794 01:44:31,036 --> 01:44:35,677 은행에 있는 7000 마르크(400만원)를 보태서 795 01:44:36,157 --> 01:44:38,837 화재에서 살아남은 소녀에게 전해주라고 하세요. 796 01:44:39,436 --> 01:44:41,076 그녀에게 남기는 겁니다. 797 01:44:41,876 --> 01:44:44,237 그녀가 알아서 그 돈을 쓰길 바랍니다. 798 01:44:47,996 --> 01:44:50,956 그리고.. 마이클에게 안부를 전해주세요. 799 01:46:09,396 --> 01:46:11,317 -마서양이신가요? -네. 800 01:46:12,357 --> 01:46:14,357 -마이클 버그씨군요. -네. 801 01:46:14,759 --> 01:46:15,996 기다리던 참이었어요. 802 01:46:17,596 --> 01:46:19,357 -앉으시죠. -감사합니다. 803 01:46:21,556 --> 01:46:25,637 무슨 일로 절 만나시려고 미국까지 오신 건가요? 804 01:46:25,757 --> 01:46:29,357 미국에 온 건 보스톤에 회의가 있어서였습니다. 805 01:46:29,396 --> 01:46:30,677 -변호사시라구요? -그렇습니다. 806 01:46:30,678 --> 01:46:32,672 보내셨던 편지는 잘 읽었습니다만.. 807 01:46:32,673 --> 01:46:34,916 무슨 얘기를 하시려는 건지는 정확히 이해가 안되더군요. 808 01:46:35,876 --> 01:46:39,436 -당시 재판에 참석하셨었다구요. -네, 벌써 20년 전이네요. 809 01:46:40,277 --> 01:46:45,396 그 땐 법대생이었죠. 마핀양도 봤었고.. 어머님도 뵜었죠. 810 01:46:46,476 --> 01:46:49,396 어머닌 오래 전에 이스라엘에서 돌아가셨어요. 811 01:46:51,996 --> 01:46:55,717 -그러셨군요. -괜찮아요.. 계속 말씀하시죠. 812 01:46:56,876 --> 01:47:01,916 혹시 안나 슈미츠가 최근에 죽었다는 소식을 들으셨나 모르겠습니다. 813 01:47:02,757 --> 01:47:04,237 자살했죠. 814 01:47:05,277 --> 01:47:06,916 그 사람과 친분이 있으신가요? 815 01:47:08,237 --> 01:47:10,717 그런 셈이죠. 816 01:47:11,436 --> 01:47:12,996 간단히 말씀드리면.. 817 01:47:14,357 --> 01:47:17,956 한나 슈미츠는 평생 글을 읽을 줄 몰랐습니다. 818 01:47:18,637 --> 01:47:21,157 그 때문에 그런 행동을 했다는 건가요? 819 01:47:22,677 --> 01:47:24,797 -아닙니다. -문맹이니까 용서하라는 건가요? 820 01:47:24,837 --> 01:47:26,956 그게 아니라.. 821 01:47:30,062 --> 01:47:33,637 한나는 감옥에서 글 읽는 법을 스스로 깨우쳤어요. 822 01:47:34,076 --> 01:47:36,036 제가 테입에 책을 녹음해서 보냈죠. 823 01:47:39,317 --> 01:47:43,157 그 분은 책 읽어주는 것을 좋아했었거든요. 824 01:47:50,036 --> 01:47:52,677 좀 더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825 01:47:52,678 --> 01:47:54,556 그래야 제가 이해가 될테니까.. 826 01:47:55,837 --> 01:48:00,476 친분이 있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아는 사이죠? 827 01:48:03,516 --> 01:48:06,436 제가 어렸을 때 한나와 사귄 적이 있습니다. 828 01:48:12,117 --> 01:48:14,856 제가 뭘 도와드릴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829 01:48:16,157 --> 01:48:18,596 설사 그런 게 있다해도 별로 그러고 싶지 않구요. 830 01:48:18,597 --> 01:48:21,237 그 분을 만났을 때 전 고작 16살이었고, 831 01:48:21,277 --> 01:48:23,117 여름 한 때를 함께 했을 뿐입니다. 832 01:48:23,118 --> 01:48:24,277 그런데.. 833 01:48:26,237 --> 01:48:27,996 그런데.. 뭐요? 834 01:48:34,117 --> 01:48:35,277 알겠어요.. 835 01:48:38,036 --> 01:48:42,637 한나 슈미츠가 당신 삶에 영향을 끼쳤군요. 836 01:48:44,556 --> 01:48:46,860 수감자들이 받은 영향과는 전혀 다른 것이지만.. 837 01:48:52,677 --> 01:48:56,596 다른 사람에게 이 이야기를 한 건 처음입니다. 838 01:48:58,916 --> 01:49:01,996 사람들은 저한테 수용소에서 무엇을 깨닫게 됐냐고 물어보죠. 839 01:49:03,516 --> 01:49:05,277 하지만 수용소는 치유하는 곳이 아니예요. 840 01:49:07,436 --> 01:49:09,916 수용소가 무슨 대학이라도 되나요? 841 01:49:11,677 --> 01:49:13,717 뭘 깨달으려고 거기 갔던 게 아닙니다. 842 01:49:15,036 --> 01:49:18,036 솔직하게 말씀 드려야겠군요. 843 01:49:21,757 --> 01:49:26,357 저한테 뭘 부탁하러 온 겁니까? 당신 기분에 맞춰서 그 사람을 용서해달라는 건가요? 844 01:49:27,076 --> 01:49:30,476 제가 충고 드리죠.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싶으면 극장에 가세요. 845 01:49:30,477 --> 01:49:32,996 아니면 소설을 읽으시던가요! 846 01:49:33,436 --> 01:49:42,157 수용소에 있었던 사람들한테 말구요. 아무것도 줄 게 없으니까요. 847 01:49:42,940 --> 01:49:43,837 아무것도. 848 01:49:58,357 --> 01:49:59,520 그 분이 원했던 건... 849 01:50:00,803 --> 01:50:04,723 그 분은 자기 돈을 당신한테 드리라고 했습니다. 850 01:50:05,556 --> 01:50:07,076 제가 가져왔어요. 851 01:50:07,237 --> 01:50:08,396 뭘 주라고 했다구요? 852 01:50:10,436 --> 01:50:12,117 괜찮으시다면요... 853 01:50:23,277 --> 01:50:24,556 이겁니다. 854 01:50:33,436 --> 01:50:37,036 저도 어렸을 때 보물들을 넣어두는 차 상자가 있었죠. 855 01:50:38,357 --> 01:50:42,717 이것과 똑같은 건 아니고.. 키릴문자가 적혀 있었죠. 856 01:50:45,036 --> 01:50:47,117 수용소에도 가져 갔었어요. 857 01:50:47,357 --> 01:50:48,916 도둑 맞고 말았지만. 858 01:50:49,476 --> 01:50:52,277 -그 속에 뭐가 있었나요? -어린 소녀의 감상이었죠. 859 01:50:52,556 --> 01:50:58,076 기르던 강아지 털이나 아버지와 함께 같던 오페라 티켓 같은 것들.. 860 01:50:58,277 --> 01:51:00,757 속에 들었던 것 때문에 훔쳐간 게 아니라.. 861 01:51:00,876 --> 01:51:03,876 상자때문에 훔쳐간 거였어요. 862 01:51:04,237 --> 01:51:05,837 당시엔 값어치가 있었으니까요. 863 01:51:07,076 --> 01:51:08,637 어쩔 수 없었죠. 864 01:51:16,996 --> 01:51:19,431 이 돈은 제가 쓸 수가 없겠네요. 865 01:51:20,357 --> 01:51:23,637 유태인을 죽였던 사람의 돈을 유태인 단체에 기부한다는 건 866 01:51:23,638 --> 01:51:28,757 일종의 면죄부를 준다는 의미인데.. 867 01:51:28,797 --> 01:51:31,117 그건 적절치 못한 것 같습니다. 868 01:51:31,837 --> 01:51:36,797 혹시라도.. 이 돈을 문맹 퇴치를 위해 기부하면 어떨까 생각했었습니다만.. 869 01:51:41,076 --> 01:51:43,956 네.. 좋은 생각이네요. 870 01:51:44,357 --> 01:51:48,637 -그것과 관련된 유태인 기구이 있나요? -없어요.. 놀랍죠. 871 01:51:48,638 --> 01:51:51,117 유태인 기구는 뭐든지 관여하는데 말입니다. 872 01:51:51,916 --> 01:51:55,436 유태인 중에는 글을 못 읽는 사람이 거의 없는거죠. 873 01:51:56,956 --> 01:52:00,556 직접 찾아보시고.. 돈을 보내시면 좋을 것 같네요. 874 01:52:16,596 --> 01:52:18,916 한나의 이름으로 기부해도 될까요? 875 01:52:20,516 --> 01:52:22,157 그게 맞다고 생각하신다면.. 876 01:52:27,237 --> 01:52:28,996 저는 차 상자를 간직하도록 하죠. 877 01:52:33,916 --> 01:52:35,436 감사합니다. 878 01:53:18,837 --> 01:53:23,797 1995년 1월 879 01:53:27,797 --> 01:53:29,157 어디 가는 거예요? 880 01:53:29,396 --> 01:53:31,596 내 기억으로는 너가 깜짝파티를 좋아했던 것 같은데? 881 01:53:32,357 --> 01:53:35,797 맞아요. 저 깜짝파티 좋아해요. 882 01:54:39,677 --> 01:54:42,197 한나.. 슈미츠 883 01:54:46,876 --> 01:54:48,317 누구예요? 884 01:54:50,396 --> 01:54:52,657 너한테 늘 얘기 해주고 싶었던 사람이란다. 885 01:54:54,916 --> 01:54:57,237 그래서 여기 온 거야. 886 01:55:05,396 --> 01:55:06,996 그럼.. 이야기 해주세요. 887 01:55:18,916 --> 01:55:20,956 그 때.. 15살이었어. 888 01:55:23,596 --> 01:55:26,197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이었지. 889 01:55:28,036 --> 01:55:30,197 몸이 많이 아팠었는데... 890 01:55:31,677 --> 01:55:33,996 한 여인이 다가와 나를 도와줬고.. 891 01:55:40,677 --> 01:55:43,996 감독 : 스티븐 달드리 892 01:57:47,296 --> 01:57:50,996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