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전하, 잠시 괜찮으시겠습니까?

 

전하?

 

전하!

 

괜찮으십니까?

그래, 아무것도 아니다.

조금 피곤한 것뿐이다.

 

몸 상태가 좋지 않으시다면

황실 십자 병원에서 진찰받아보심이?

필요없다.

이 정도 현기증은...

 

이 정도 현기증은 늘 있던 일이다.

정기적인 현기증이라면
뭔가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시간은 뺏지 않을 테니,

진찰을 받으시지 않으시겠어요?

전하?

아무것도 아니다.

 

불가능이라고들 말한 것들마저도
분명 넘어서 갈 수 있을 거야

Believer

 

외과의사 엘리제

돌아가고 싶은 그 나날들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너는 어떤 길을 선택할 거야?

사람은 누구나가 그런 후회와
마주해나가면서 오늘도 살아가고 있어

기적이 일어난다고 한다면
그것을 두 번 다시 놓지 말아줘

(Believer)

양보할 수 없는 것 지금 끌어안고
몇 번이고 계속 도전하자

이루고 싶은 마음의 개수만큼
사람은 강해질 수 있어

운명(숙명)에 저항하는 힘을
몇 번이고 계속 믿어나가자

불가능이라고들 말한 것들마저도
분명 넘어서 갈 수 있을 거야

Believer

 

그레이엄입니다.

들어오게.

 

왜 그러지?

아, 아뇨, 아무 일도...

 

저분은 벤 자작?

 

저 소녀는?

새로 들어온 견습이다만,

무슨 문제 있나?

아니, 어디선가 본 적이...

 

큰일이야,

벤 자작에겐

어릴 적부터 자주 진찰받았었어.

내가 엘리제란 걸 눈치채이면
어떡하지?

그 아가씨가 견습 따위를 할 리가 없지.

 

아니, 아무것도 아닐세.

우연히 닮은 딴 사람이겠지.

그런가.

 

이 사람은 벤 자작.

황실 십자 병원에서 근무하는
제국에서도 제일 가는 의사일세.

아무쪼록 실례가 없도록.

네.

 

그렇게 예의 차릴 것 없네.

얘기를 좀 들려주게나.

저번의 비장 적출 수술 말씀이시죠?

그래, 그건 의학서에 남을 업적일세!

꼭 좀 자세히 들려줬으면 하는군!

그건...

 

제가 아니라,
이 사람에게 물어보십시오.

 

왜 저 아가씨에게?

그 수술을 한 건...

이 사람이므로.

그레이엄, 이상한 농담 하지 말게!

실례가 없게 하라고 말한 참이잖나.

 

이건 어떻게 된 일인지.

 

자네, 그레이엄이 한 말은 사실인가?

 

네, 제가 했습니다.

 

미안하네만,
거짓말을 하는 걸로 밖에 안 들리네.

자네는 아직 견습이잖나?

저는 옛날부터
의사가 되고 싶다는 일념으로

현대 의학의 기초가 되는
그라함 총론 등

다양한 책을 기반으로
공부해왔습니다.

그러면서 항상 더 나은 치료법이 없을까
모색해본 겁니다.

이번에 실시한
비장 적출 수술에 관해서도

몇 번이고 머릿속으로
수술을 하는 법을 검토했습니다.

사실은 아니지만,

전생에 외과의사였다고 말해도
믿어주지 않을 거고.

 

그걸 혼자서 생각해냈다고?

도무지까진 아니어도 믿을 수 없군.

혹시 정말로 자네가 했다고 한다면,

어떻게 수술을 실시했는지

이 자리에서 설명할 수 있겠나?

 

네.

 

이번 환자는 비장에 총탄이 관통하여,

지혈은 대단히 어려웠습니다만,

 

비장 자체를 절제하고

좀 더 근원 부분에서 혈관을 묶으면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걸 위해서
먼저 정중절개를 실시합니다.

어째서 정중절개를?

비장이 있는 곳은
몸의 중심이 아닌 좌측이잖나.

비장이 있는 곳은 좌측입니다만,

췌장은 중심에 있는지라.

 

췌장?

네,

비장과 췌장은 이어져있습니다.

그러니 먼저 췌장의 뒷부분을
박리할 필요가 있었던 겁니다.

 

췌장의 박리가 끝나면

다음은 인대를 잘라냅니다.

아직 비장 절제는 안 하나?

수술의 성공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비장의 방향을 회전시켜야 합니다.

하지만 인대가
비장을 고정시키고 있으므로

먼저 잘라내는 겁니다.

 

이상입니다.

 

대단하군.

이런 일이 가능한 건가?

저 자는 아직 우리 병원에 온 지
1개월이란 말일세!

로제라고 했나?

네.

여기서 말고, 우리 황실 십자 병원에서
일할 생각은 없나?

 

제정신인가?

방금 그 설명을 들었잖나!

나는 저 아가씨의 재능을
직접 보고 싶다네!

황실 십자 병원...

 

명실공히 제국 최고의 의료기관.

거기에 내가?

 

바보 같은 소리 말게!

그러려면 저 자가 시험에
합격해야할 필요가 있잖나.

잊었나?

올해 시험은...

 

그러고 보니,

폐하께서 시험의 난이도를 올리라는
하명을 내리셨지.

올해는 포기하게.

내년이어도 괜찮잖나.

포기할 수 있겠나!

폐하께선 분명
저 아가씨 같은 인재를 골라내기 위해

하명을 내리셨음이 틀림없어!

말이야 그렇지, 올해 시험은
폐하의 탄생제 직후란 말일세.

지금부터 공부해서 붙을 리가 없지.

저도 이 사람은 의사 시험을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레이엄!

 

이 사람은...

 

로제는 진정한 천재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만난 어떤 의사보다도
높은 실력의 소유자입니다.

 

그레이엄 선생님...

 

이 사람을 제자로
받아들이긴 했습니다만,

이미 그 능력은
절 훨씬 능가하고 있습니다.

 

네가 그렇게까지
말하게 만들 줄이야.

 

의사 시험을 보려면

세 명의 교수의 추천이 필요하네.

나와, 그레이엄 교수,
그리고 고트 자작으로 마침 세 명 아닌가?

멋대로 이야기를 진행시키지 말게!

 

자네,

시험에 합격할 자신은 있나?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알았네.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나도 추천서를 써주지.

 

감사합니다!

 

앞으로가 기대되는군!

 

어머, 로제 선생님.

 

한층 밝아졌어, 고마워.

 

수험 자격을 얻어서 다행이야.

이 병원에서 추천을 받지 못했으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봐야 했었고.

 

말이야 그렇지, 올해 시험은
폐하의 탄생제 직후란 말일세.

 

폐하의 탄생제...

 

첫 번째 인생에선

탄생제 때
나와 전하의 혼약이 발표되었어.

 

그 시절의 나는

행복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믿고 있었어.

 

하지만...

 

사랑한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했어.

 

난 마지막까지
그의 미소 한 번 보지 못했어.

 

이번엔 혼약 발표 자체가 없어질 테고,

전하와는 다른 길을 가기로
마음 먹었으니까.

 

론 님...

 

분명, 로제라고 했지?

 

론 님께서 어째서 여기에?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잠시 들른 것뿐이다.

 

그러고 보니 분명...

 

잠시만요!

 

치료를 받으러 와주신 거지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래.

금방 진찰해드릴 테니,
이쪽으로 오시죠.

 

안색이 좋지 않으시네요.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거나,

무기력감이 느낄 때가 있으신가요?

그래.

그러한 상태를 자각하신 건
언제쯤부터일까요?

2개월 정도 전부터다.

 

식욕은 있으신가요?

그리고 체중에 변화 등은 있으셨나요?

식욕은 떨어진 것 같긴 한데.

 

그러면 현기증 증상에 대해
여쭙겠습니다만,

천장이 빙빙 돈다거나,

물건이 흐릿하게 보일 때가
있으신가요?

그래, 가끔.

 

난 뭘 하고 있는 거지?

내 현기증은 그 황실 십자 병원조차
원인을 몰랐단 말이다.

그녀가 올바른 진단을
내릴 수 있을 리가 없는데.

 

실례하겠습니다.

 

뭐, 뭘 하려고?

체온과 발한량을 확인하기 위한
촉진입니다만,

왜 그러시죠?

아, 아니...

 

체온이 약간 낮은 것 같군요.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그, 그렇게 구석구석까지
만져봐야 하나?

좀 더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일인지라.

 

설마, 다른 환자 때도 이러는 건가?

 

어, 언제까지 만지고...

 

네, 끝났습니다.

설명 드릴 테니 잠시 기다려주세요.

 

여기서 기다리면 되겠나?

네,

뭔가 문제가 있으실까요?

아무것도 아니다.

조금 지친 것뿐이다.

론 님,

2개월쯤 전에
감기에 걸리지 않으셨나요?

그래, 걸렸다만.

그때, 조금 전에 제가 만진 부분에
아픔은 없었나요?

어떻게 그걸?

론 님께선

아급성 갑상선염이십니다.

 

아급성?

 

갑상선은

우리 몸의 연료인
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 곳입니다.

거기에 염증이 발생하여

그 후유증으로 갑상선 호르몬의
생성 기능이 저하된 것이겠지요.

그건 수술이 필요한 병인가?

아니요,

약을 드셔주시면
금방 좋아지실 겁니다.

 

그런가.

 

처방전을 내어드릴게요.

 

약제과에서 약을 받아가세요.

 

알았다.

이걸로 치료는 끝났나?

아니요,

사흘 후에 다시 와주세요.

증상의 경과를 보고
약의 양을 조정할 테니.

2개월 정도는 와주시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하고.

2개월인가.

 

통원이 힘드시다면,

황실 십자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셔도 괜찮습니다.

그때는 보고서를 이쪽에서.

아니, 됐다.

또 오지.

 

그 후로 몸 상태는 좀 어떠실까요?

응, 놀랄 정도로 좋아졌다.

그대 덕분이군.

다행입니다.

 

그럼 오늘은 어떤 치료를 할 거지?

역시 먼저 촉진부터인가.

다음부터는
이제 오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뭐, 뭐라고?

경과도 양호하니,

약만 계속 드셔주신다면.

 

치료는, 여기까지란 건가?

 

네.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론 님, 어째서 여기에?

치료는 이제 끝났습니다만.

아니, 그... 뭐냐,

잠시 산책하러.

그러셨군요.

나도 모르게 그대의 얼굴을
보러 와버렸다, 라고는 말 못해.

 

이걸 나르면 되는 거지?

 

그건 너무 죄송한데요.

상관없다, 가자.

 

저기, 이제 괜찮으니...

아니, 도와주지.

도운다고 말씀하셔도...

실례입니다만, 론 님,
청소 경험은...?

일절 없다.

 

그럼 가르쳐 드릴게요.

 

대걸레 방향은 이렇게.

이렇게 바닥을 깨끗하게 하겠습니다.

 

이렇게인가.

 

좀 더 힘을 넣어주세요.

이렇게입니다.

 

이, 이렇게로군?

맞습니다.

 

의료 현장에선
청결함이 최우선입니다.

 

그래...

 

청소란 건 의외로 심오하군.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래.

오늘은 이래저래
많이 도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할 건 없다.

론 님께선 다정한 분이시군요.

 

론 님이라.

 

그녀는 기쁠 때, 이렇게 웃는군.

 

전하.

뭐지?

산더미처럼 쌓인 일을 놔두고,

최근 어디를 다니고 계신 겁니까?

 

음, 그건...

 

뭔가 곤란한 일이 있으시다면,

제게 뭐든 분부하시지요.

그대의 형제는 뭘 좋아하지?

크리스 말입니까?

엘리제 공녀 쪽이다.

여동생이 또 뭔가 폐를 끼쳐드렸는지?

그런 게 아니야.

그녀에게 답례를 할
필요가 있어서 말이다.

특별한 감정이 있어서
그러는 건 아니니,

신경 쓰지 마라.

딱히 신경 쓰고 있진 않습니다만.

 

그럼 됐다.

 

아무튼 공녀가 좋아하는 걸 알고 싶다.

네,

리제라면 먹는 걸 좋아합니다.

뭐라고?

특히 딸기 케이크라면 사족을 못 쓰죠.

 

그 외엔?

망고 푸딩과 바나나 타르트와...

아, 우유는 싫어하고.

그런 걸 물은 게 아니다!

 

좀 더 뭐랄까...

여성에게 보낼 선물로
걸맞는 것 말이다.

여성에게... 선물?

 

그랬지.

렌은 일에만 열중하는 성실한 남자.

이러한 방면의 상담을 해봤자
소용없었나.

 

이런 류에 화제를
잘 아는 자라고 하면...

 

그렇지,

미하일이라면 나보다도 훨씬...

 

아니, 무슨 바보 같은 생각을...

 

전하.

 

뭔가 떠올랐나?

보석은 어떠실까요?

뭐라고?

생각해보면

엘리제는 어릴 적부터

화려한 것들을 좋아했던 걸로
생각됩니다.

 

확실히,

공녀의 그러한 소문은
나도 들은 적이 있지.

 

하지만 어째설까.

보석을 받고서 그런 식으로 미소지을
그녀의 모습이 상상이 안 가.

 

뭐,

렌이 그렇게 말한다면,
한 번 물어볼까.

 

사양하겠습니다.

 

이건 내 부하 란돌의 목숨을
구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이다.

특별한 의미 같은 건 없으니
신경 쓰지 마라.

딱히 신경 쓰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럼 어째서지?

저는 의사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

이러한 선물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그런가.

미안하군.

아닙니다, 저야말로.

모처럼 마련해주셨는데.

마음만 감사히 받겠사오니...

아니,

그대라면
그렇게 말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받은 빚은 돌려주지 않고서는
직성이 안 풀려.

치료비를 받았습니다.

그걸로 충분하리라 생각합니다만.

그 미미한 치료비 말인가.

달리 뭔가 원하는 건 없나?

 

그렇다면, 글쎄요...

언젠가 딸기 케이크를
대접해주시겠어요?

뭐라고?

저, 딸기 케이크를 제일 좋아해요!

너무 과식하니까, 라면서
집에선 좀처럼 먹게 해주질 않아서.

망고 푸딩은 어떻나?

 

네, 그것도 아주 좋아합니다!

바나나 타르트도 좋아하겠군.

그리고 우유는 싫어하고.

 

어떻게 그걸?

 

앞으로는 마음껏 먹게 해주지.

 

그럼 다음에.

 

갑자기 불러들여서 미안하군.

실은 로제란 소녀에 대해
묻고 싶어서 말이지.

그대의 병원에서
견습을 하고 있다고 들었네만.

네, 오랜 세월 의사로서
일을 해왔습니다만,

그녀는 틀림없는 천재입니다.

마치 의사가 되기 위해 태어난 듯한.

 

그런가.

 

저기, 로제가 무슨 문제라도...

귀공은 하문하신 것에
그저 대답하면 된다.

네.

이번의 의사 자격 시험의 준비는
잘 진행되고 있나?

폐하의 분부에 따라
출제 문제를 엄선하고 있습니다.

 

의사는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직업이므로,

자격이 없는 자가
합격하는 일이 없도록.

할 얘기는 이상일세.

네, 실례하겠사옵니다.

 

그대도 재밌는 걸
생각해내는군, 벤트 경.

네, 황송합니다.

 

처음에 들었을 땐 놀랐네.

의사 자격 시험의 난이도를 올리라니.

그녀의 재치와 혈통은

지금 우리 나라에 필요한 것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황후가 되어주셔야 합니다.

뭐, 혹시 그 아이가
정말로 천부적인 의사라고 한다면,

이 정도 시련은 있어도 되겠지.

폐하, 실은 한 가지 더
제안드리고 싶은 게 있사옵니다.

 

뭐지?

 

폐하의 탄생제 때,

전하와 공녀의 혼약 발표를
해버리시는 겁니다.

 

하지만 공녀와의 내기는 어떻게 되나?

이 내게 한 번 한 약속을
철회하라는 겐가?

 

제게 생각이 있습니다.

 

시련

 

그저 바라는 건... 당신의 행복.

 

어두운 방 희미해져가는 세계의 초점

차곡차곡 쌓인 책들 틈사이에
끼어있는 후회의 책갈피

더는 누구도 잃고 싶지 않아

얽혀서 풀리지 않아

운명 속을 자유롭게 헤엄쳐서
당신을 만나기 위해 살아가

 

봄이 지나가는 소리를
결코 놓치지 않고 듣는 영원에

난해하다 해도 몇 번이고
난해하다 해도 몇 번이고

그저 바라는 건... 당신의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