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들어 보세요!

뭔데 그래요, 텐유?

아버지가 모두를
수확제에 데려가 주신대요

저도 가도 될까요?

안 돼요!

 

하지만 형님들은
다들 간다고...

당신은 형님들과 달라요

이 궁전에서 눈에 띄는
행동을 해선 안 돼요

만에 하나라도
적을 만들지 않도록 말이죠

 

네, 어머니

 

미안해요,
제가 힘없는 어미라서

 

이런 데 있었구나?

아, 텐준 형님

또 산술이랑
자연 과학이냐?

텐유, 넌 참 성실하구나

천성이에요

너도 가끔씩은 어전 회의에
얼굴을 내밀면 좋을 텐데

 

정치에는
관심이 안 가서요

황위 계승권을
가졌는데도 말이야?

18번째예요

형님들과는 태생도
입장도 다르니까요

분수에 맞는 생활만 가능하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해요

 

텐유 님, 큰일입니다,
어머님께서...

 

色つく気持ちは誰のせい
이토록 물드는 감정은 누구 때문일까?

semisweet afternoon
歌 유우카 아이라

何度向かい合っても慣れない
몇 번을 마주봐도 익숙하지가 않아

見つめないでそんな澄んだ目
그런 맑은 눈으로 쳐다보지 마

カップの中に映る私今
컵 속에 비치는 난 지금

どんな顔してるかで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答えはきっと隠せない
대답은 분명 숨길 수 없겠지

苦いはずの日々も貴方となら
분명 쓰디쓴 나날도 너와 함께라면

When I'm with you
너와 함께일 때

ケーキより甘すぎる
케이크보다도 더 다니까

少し控え目にして
좀 자중해줘

ここから始まる奇跡
여기서부터 시작하는 기적

喜びの歌
기쁨의 노래

祈りは無数の光, もたらすでしょう
기도는 수많은 빛을 가져오겠지

膨らむ幸せが溢れってしまわぬように
부푸는 행복이 넘치지 않도록

飲み干しましょう
다 마셔 버리자

色つく気持ちを味わって
물드는 감정을 맛보면서

It's Okay if it's too sweet
너무 달아도 괜찮아

 

「텐유 」

 

몸상태는 어떠세요,
어머니?

아무렇지도 않아요,
벌써 몇 년이고 이러니 익숙해졌으니까요

 

궁전 서고를 조사해도 된다는
허가가 떨어졌어요

이번에야말로
어머니의 병을..!

이제 됐어요, 텐유

 

이 몸은 분명 그 누가 와도
못 고칠 거예요

당신은 자신만을
생각하도록 하세요

그런...

당신이 별탈 없이
살아가 주는 것이

이 어미의
기쁨이니까요

 

제 기쁨은 당신이 별탈 없이
살아가 주시는 거예요

 

그래서 여러 방면으로
조사하던 중에

슬란타니아에서 귀중한 포션을
건네받았단 사례를 들었거든요

 

아, 네...

상급 포션이 시장에
나돌고 있다고 한다면

분명 그것은
뛰어난 약사가 있는 것이겠죠

그런 식으로 지레짐작을 해보아
유학을 오게 된 것입니다

그러셨군요

실은 그 정체가 세이 씨는 아닌지
생각도 해봤어요

 

정답~

틀린 추리였지만
결과는 좋았네요

솜씨 좋은 약사님과
중개해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맘이 아프다...

 

다만 그 약사분이 제 얘기를
들어주신다고 한들

더는 의미가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그 말씀은?

상태 이상을 회복시켜 주는 포션은
다양하게 있잖아요?

네, 하나의 증상에 개별적으로
대응하는 포션이 필요해요

사소한 증상의 차이로
효과가 안 나타나기도 하겠죠

그럴 수도 있겠네요

 

어머니의 증상은
서서히 심각해져가고 있어요

정신 차리고 보니
걸음도 잘 못 떼시게 되고

지금은 계속
누워만 계세요

제 입으론 상세한 증상을
얘기할 수 없어요

 

약사님이 직접
봐주시지 않는다면

정확하게 대응하는
포션은 만들지 못하겠죠

하지만 그건...

슬란타니아 왕궁에서
근무하는 약사님을

자이델라로 초빙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그렇다고 지금의 어머니는
또 여행을 하실 몸이 안 되시니까요

 

차라리 증상에
상관없이

고칠 수 있는 포션이
있다면 참 좋을 텐데

상관없이요?

예를 들자면 만능약이라고
하나요?

 

정말로 그런 약이 있다면
꿈만 같겠군요

 

죄송합니다

기나긴 얘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아, 아뇨

제가 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가능한 한 제 쪽에서
가능한 것을 해보려 합니다

 

부디 약사님께
잘 좀 전해 주십시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

 

만능약?

 

왜 느닷없이 그런 걸
생각한 거야?

그건...

텐유 전하를
위해서인가?

목적을 밝힌단
얘기는 들었지만

협력한단 소리는
또 처음 듣는데?

전하한테 입막음이라도
당한 거야?

아뇨, 그렇지는 않은데

그다지 남들한테 알려지고
싶지 않은 느낌이었어요

그렇군, 그래도 제대로
전할 건 전해야지

전하 건은 왕궁도
신경 쓰고 있는 일이니까

 

네 맘은 알겠지만
이쪽 사정도 생각해줘

모두가 세이를
지켜주려 하는 거야

죄송합니다

 

그래서 네가
만들고 싶은 건

어떠한 증상에도 대응하는
만능 포션이었지?

 

정말로 만들 수 있을지
자신은 없어요

그렇지, 뜬구름 잡는
얘기기도 하고

더 중요한
문제가 있어

 

만일 만들었다고 해도

그 제조법을 전하한테
제공해도 될지는

나 혼자만으론
판단할 수 없어

 

적어도 재상

경우에 따라선
국왕 폐하의 허가가 필요해

 

뭐, 개인적으론 세이가 연구하는 것
자체는 응원해주고 싶지만

네? 응원해
주시는 거예요?

하고말고

어려운 것일수록
의욕을 내는 이도 있으니까

그래도...

텐유 전하가 네게 자극을
준다는 게 딱 봐도 보이는데

도전한다고 뭐 하늘에서
천벌이라도 내리겠어?

감사합니다

다만 만들 때,
때와 장소는 가려서 해

아무리 그래도 네 힘을
밝힐 수는 없으니까

네!

 

세이

-편지 왔어
-고마워

 

-코린나 씨네?
-코린나?

클라우스너 영지에서
상냥하게 대해주신 약사 분이야

 

뭔가 안 좋은 소식이라도
적혀 있어?

그런 건 아닌데

만능약에 대해서
좀 물어봤거든

예상했던 답변이
오지 않은 거야?

 

그래도 참패라 할만한
수준은 아니야

응?

만능약에 대해선
짐작 가는 게 없는 듯해도

그 대신에 그 증상에 들을 수도 있는
약초를 알려 주셨어

우와, 과연 성지의
약사님이로구나

 

어라?

왜 그래?

-안 실려 있어
-응?

 

-그건...
-화초 사전

약초가 아닌 것들이
실려 있어

 

-이거 아냐?
-정말이네?

약초 취급을 안 하네?

클라우스너 영지의 약사들한테만
알려져 있는 건가?

그럴 가능성도 있겠네

약초가 아니라면 우리 쪽에서도
재배하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왜 그래?

이런 식으로 약초라 생각되지
않는 화초들이 잔뜩 있는데다

또 왕도에서도 손쉽게
손에 넣을 수 없다면

연구가 난향이겠다
싶어서

하기야...

 

너희는 진짜
사이좋구나

 

죄송합니다

포션 만들기가
좀처럼 잘되지 않는데

아니, 그 솜씨가 뛰어난 약사 분의
말씀에 의하면요

에이,
사과하실 필요 없어요

그래도 어떻게든 전하가 있는 동안
성과를 내고 싶다고 생각하는 듯해요

그 약사 분 말이에요

 

맘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전하의 유학 기간은
1년이었죠?

 

실은 어머니의 시종에게서
편지가 왔는데

 

아무래도 병세가 안 좋은
모양이에요

 

어머니의
맘을 생각하면

이국의 땅에서
떨어져 지내는 것보다

곁에 있어드리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요

 

예전부터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왔던 탓인지

걱정이 좀 많은
경향이 있어서요

죄송합니다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맘은
저도 잘 알고 있으니까요

앞으로 어느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부디 또 대화할 수 있게 된다면
기쁠 거 같네요

네, 저도 그래요

 

호크 님?

세이, 약속했던 대로야

약속?

고향에서 왕도로 돌아와서
맨 먼저 네 얼굴을 보러 왔어

 

고향은 좀 어떠셨어요?

어머니랑 아버지
다 건강하시긴 했는데

마물의 증가 페이스가
보고보다 훨씬 빠른 것 같았어

지속적으로 상태를
봐야 할지도 모르겠어

그런가요?

상황이 진정된다면

내가 나고 자란 고향을
네게 보여주고 싶어

네, 저도 미력하게나마 성녀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지도 몰라요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아, 그래,
이거 한 번 열어 봐줘

 

-벌꿀인가요?
-고향 기념품이야

-제가 받아도 괜찮나요?
-물론이지

세이 너 주려고
갖고 온 거니까

감사합니다

벌꿀을 보는 건
상당히 오래간만이네요

그래요! 모처럼이니
차에 타먹어도 되나요?

어!

 

어라? 이 향기는
사과인가요?

용케도 알아챘네?

사과꽃에서
딴 벌꿀이야

향기가 남다르니까요

근데 사과꿀은
제 고향에서도 보기 힘들었는데

꽤 귀중한 거
아닌가요?

분명 많이 채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달콤한 건
좋아하잖아

좋아하지만...

그럼 사양 말고
받아줘

세이, 네가 좋아해 주면
나도 기뻐지니까

고, 고맙습니다

 

맛있네요

다행이다...

 

응, 정말 다행이야

 

좀 풀이 죽어 보였는데

웃는 얼굴이
돼서 다행이야

 

걱정 끼쳐 드려서
죄송해요

괜찮아, 연구로
고민하고 있던 거야?

좀 벽에 부딪쳐서요

그래도 한층
진정됐어요

이 벌꿀 정말 부드럽고
맛있어요

그렇구나

 

정말로 맛있어요

난 벌꿀을 차에 타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어

목 상태가 안 좋을 때
마시면 좋을지도 몰라요

잠 못 들 때 따뜻한 우유에
넣는 것도 추천드려요

여러 가지
효능이 있구나

 

네, 벌꿀은 만병에 잘 듣는다고
하기도 하고

사과도 하루에 한 개씩 먹으면
의사가 필요 없다는 말도 있으니까요

 

왜 그래?

생각난 게 있어요!

 

사과와 벌꿀을 배합해
포션을...

아니, 만능약을 만들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서요

 

약초와는 전혀 다른 것을 배합하는
접근법이 중요한 걸지도 몰라요

왜 그걸 알아채지
못했을까?

벌꿀의 종류에 따라서
효능이 바뀌려나?

연꽃이나 다른 꽃에서
딴 벌꿀이라면?

그래그래!

성녀의 술법을 쓰면 되겠어!
상급 포션을 만들 때랑 똑같이!

모종부터...!

네가 말한대로
이곳저곳 찾아봤지만

역시 이 시기에는 사과는
시장에 나돌지 않는군

가을까지
기다려야 되나요?

응, 모종밖에 손에 넣지
못했는데 괜찮겠어?

 

오히려 잘 됐어요!

네 마법은 반칙이니까

 

세이, 저거야

 

이건...

네가 사용하려는 건
성녀의 술법이잖아?

남들 눈에 안 띄도록
폐하께 부탁드려 심어달라 했지

 

감사합니다

아무리 크게 벌려놔도
괜찮아

자, 네 맘껏 해

 

네!

 

나도 도움이 되고 싶어

그 부드러운
벌꿀처럼...

 

아침 일찍 이렇게 호출에
응해줘서 감사하네

아닙니다

아카데미에는
적응했나?

덕분에 주위 분들이 친절하게
대해 주셔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귀하는 약초에
관심이 있어 보이는군

네, 그렇습니다...

예전에 우리 나라에 약사의 시초라
하는 자가 있던 걸 들어봤는가?

아뇨, 안타깝게도..

그렇군

그자는 무척이나
뛰어난 약사로

지금은 만들지 못하는 약의
제조법에도 통달한 듯하더군

 

그건?

왕가에 남겨져 있는 그 약사가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포션이다

만능약이라
불리고 있지

 

만능약 말인가요?

어떤 상태 이상도
고칠 수 있다는군

독이든 마비든
질병이든

모든 증상에
구애되지 않고

 

이것을 귀하에게
주겠네

 

우리 나라와의
우호의 증표로서

 

받을 수는 없습니다

어째서지?

 

전 힘없는
왕자입니다

이것에 걸맞는
대가를 준비할 수는 없습니다

 

나도 한 나라를 이끄는 몸이니
대가는 필요 없다 말은 못 하겠네

하지만 딱히 지금 당장
준비할 건 없네

 

그것은...

투자라고
생각해주게

주위 평판에 따르자면
귀하는 성실한 인간인 듯하니

우리는 귀하와 진정한
친구가 되고 싶은 것이니까

 

감사히 받겠습니다

 

세이, 텐유 전하한테서
온 거야

어!

 

-전하, 귀국하신대
-그런 것 같네

직접 보고 작별하지 못한 건
좀 쓸쓸하네

 

인연이 있다면
또 볼 수 있겠지

 

갑자기 나라에
급한 용무가 생겼다고 하던데

세이, 네 약을
받아서 그런 거겠지?

아마도 그렇겠지

취급은 폐하한테
맡겼으니

실제로 어떤 대화가
이뤄졌는지는 난 모르지만

 

들었으면 좋겠다

 

언젠가 텐유 전하에게
어머니의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다

 

Lilac melody
歌 유우카 아이라

昨日は少し震えていた
어제는 조금 떨렸어

今も少し震えている
지금도 조금 망설여져

時計のように刻む思い
시계처럼 새겨지는 마음

羞恥心で言葉も遮って
수치심에 말을 못 꺼냈겠어서

顔を赤めてそらす目線
얼굴을 붉히며 피하는 시선

だけど言わなくちゃ
하지만 말해야 하겠지

伝わらないようね
전해지지 않을 테니까

風よ運んで
바람이여, 전해줘

 

Lilac melody
라일락 멜로디

小さい花の一つ一つが
작은 꽃 하나하나가

私の気持ちです
제 기분이랍니다

愛しさも切なさも束ねたら、ほら
사랑스러움도 애달픔도 한 다발로 묶으면 자

世界であなただけへ送るブーケ
이 세상에서 당신에게만 보내는 부케랍니다

 

자이델라는 앞으로
며칠 뒤면 도착할 듯합니다

그렇군

 

대체 어떤 분이
만드신 걸까요?

 

그러게

 

누가 만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누가 힘써준 것인지는
잘 알겠어

 

내가 만능약에 대해
이야기한 건 딱 한 번뿐이었으니까

 

분명 어머니를
고쳐줄 거야

 

다음 화
「막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