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아내, 초등학생이 되다
자막 *isulbi*

 

극복할 수 없는 벽 앞에서

맴도는 것도 이제 그만두려 했어

그대가 없는 길은 마치

칸나(대패) 같아서 너무 고통스러워

다른 누군가가 인정하지 않아도 좋아

우리 자신이 서로 믿을 수 있다면

그것 이상으로 강한 조약이란 건

 

이 세상에 달리 또 없어

 

사랑이란 형태가 없는 것

무언가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

문득 어느새 마음 속에
살며시 생겨나는 것

행복은 형태는 분명히
각자 각자가 다른 것

우리는 우리들의 보금자리로 돌아가자

우리는 우리들의 사랑엔 이길 수 없어

 

누구보다도, 사랑하고 있어

마이, 진지하게 들어줬으면 좋겠어

 

아빠와 모리야 씨는

 

결혼하기로 했다

 

갑자기 무슨 소리야?

아빠

 

갑작스러운 일이라

혼란스럽게 만든 걸
우선 사과할게

 

우리도 최근에 결정한 일이야

하지만 결의는 굳건해

 

잠깐만, 잠깐만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

나를 놀리고 있는 거라면

전혀 안 웃기거든

놀리는 거 아니야

진심이야

그러니까 잠시
설명을 들어주지 않을래?

 

진심이라면 더욱더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

엄마는 어떡할 건데?

 

모리야 씨

무슨 착각을 하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아빠에게는 전부터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러니까...

알고 있어요

 

모리야 군에겐
타카에에 대한 걸 전부 얘기했어

타카에가 우리를 걱정해서
돌아와준 것도

그게 사실은 빙의였다는 것도

 

빙의?

 

빙의라니

 

무슨 소리야?

 

마이

타카에는 환생한 게 아니었어

타카에는 치카 씨 따님의 몸을
빌리고 있는 것뿐이야

 

무슨 뜻이야?

타카에는 한심한 내가 걱정돼서

죽어서도 영혼만이
계속 남아있었던 모양이야

 

그런데 우연히 마리카 쨩의
몸에 들어가버려서

 

그건 환생이 아니야?

아니야

 

마리카 쨩과 타카에는
다른 인물이야

타카에의 기억이
일시적으로 사라졌을 때

못 느꼈어?

 

그때의 인격은 타카에가 아니야

 

원래 마리카 쨩의 인격이야

 

뭐야, 그게?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

 

타카에의 미련을 없애고

마리카 쨩에게
몸을 돌려줘야만 해

 

돌려준다니

 

엄마는 엄마야

마이

그래, 엄마는 엄마야

초등학생이 아니야

 

그럼 그 엄마는 어떻게 되는데?

엄마는 어디로 가야 하는데?

 

그 말은...

엄마를 다시 죽게 하려는 거야?

아니에요

이건 타카에 씨의 바람이기도 해요

당신이 어떻게 엄마에 대해서
말할 수 있어?

 

마이!

 

모리야 군은...

모리야 군은 내가
새로운 출발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사람이야

 

타카에가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되도록

모리야 군과 시작하고 싶어

 

거짓말

거짓말이지?

거짓말이 아니야

그치만 그렇게나
엄마를 사랑했으면서

 

제가 케이스케 씨에게 고백했어요

언제까지고 기다리겠다고

 

뭐야, 그게?

엄마의 마음은 어떻게 되는 거야?

마이

계속 걱정해주고

계속 마음 써주고

그런데 지금에 와서 이런...

그만해라

이런 배신은 없어!

 

손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아니요, 괜찮습니다

 

미안해, 모리야 군

 

역시 바로 이해해줄 것 같지가 않아

전 괜찮아요

무리도 아니라고 생각하니까요

마이 씨에게

타카에 씨는 정말 사랑하는 엄마니까요

 

뭐가 뭔지 모르겠어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엄마!

 

도와줘 엄마

 

치카 씨

 

치카 씨?

 

왜 그러니?

잠시만 마이랑

 

딸과 얘기를 하고 와도 될까요?

 

어린애처럼 울고

무슨 일이야, 마이?

 

엄마

 

혹시 아빠와 모리야 씨 일이야?

 

엄마 알고 있었어?

왠지 모르게

나 아빠가 이해가 안 돼

갑자기 그런 말을...

 

마이

 

엄마는 엄마 맞지?

마리카 쨩으로 환생한 거지?

 

엄마, 거짓말이지?

 

설마 엄마도 그 몸에서
나가려고 하는 거야?

 

그러고 싶다고 생각해

 

싫어!

너무 잔혹해

왜 두 번이나 엄마를 잃는
슬픔을 맛봐야만 하는데?

마이, 그게 아니야

두 번 이별을 경험하는 게 아니야

다시 만나는 기회를 얻은 거야

 

실은 있을 수 없는 일이

 

하지만 난 엄마랑 같이 있고 싶어

엄마가 없었으면
새로운 일도 못하고

렌지 씨와도 못 만났을 거야

앞으로도 의논하거나
보고하거나 하고 싶은데

 

이 공원에서 마이가 어렸을 때

자전거 연습을 했던 게 기억 났어

처음엔 보조바퀴 달린 걸로
즐겁게 달렸어

보조바퀴를 떼었더니
넘어져버려서

 

자전거가 무서워져서
한동안 탈 수 없게 돼버렸지

하지만 아빠와 엄마가 도와줬더니

 

어느샌가 탈 수 있게 됐어

 

마찬가지야

난 이제 보조바퀴 역할을 다했어

이제는 마이 혼자서
살아갈 수 있을 거야

 

무리야

 

마이

엄마가 없는 미래를

웃으며 살 자신이 없어

게다가 엄마가 너무 가여워

엄마를 성불시키기 위해서

아빠와 모리야 씨가 결혼을 하다니

말도 안 돼

확실히 아빠답지는 않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엄마를

나를

이해해준 거라고 생각해

 

단지...

 

아마 그 두 사람

 

왜?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래서 마이는
이제부터 어떡할 거야?

돌아가서 아빠랑 얘기할래?

오늘은 렌지 씨 본가에 가서
재워달라고 할 거야

 

아빠 얼굴 보고싶지 않아

 

그래

 

그럼 갈게

 

엄마

 

난 아직 납득할 수 없어

엄마가 없어진다니

 

마이, 이것만은 기억해두렴

 

아빠도 엄마도

너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어

 

나머지는 당신에게
맡길 수밖에 없어

케이스케

 

어째서 사람은 죽는 걸까?

 

어째서 이별을
경험해야만 하는 걸까?

 

잃어버리는 두려움도 생겨나는데

어째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려고 하는 걸까?

 

그럴 때마다 괴로운 경험을
해야 한다면

 

만나거나 재회하는 일을

분명 후회하고...

 

후회?

 

뭐야, 이 초라한 저녁밥은?

10년 만의 외출이야

즐기자

 

해피 버스데이, 엄마!

축하해, 타카에

 

마이, 이것만은 기억해두렴

 

아빠도 엄마도

너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어

 

마이 씨

 

마이 씨?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고는
생각할 수 없어

 

기분 진정됐어?

고마워요

재워주셔서

아니

하지만 의외였어

마이 씨가 아버님과 싸우다니

그런가요?

두 사람은 엄청
사이가 좋다고 생각했으니까

 

나 말이야

케이스케 씨 좋아해

 

마이 씨와 케이스케 씨의 관계는

이상적이야

사이가 좋고 가족을 생각하고

나도 그런 부모가 되고 싶다고

 

왜 그래?

 

나도 언젠가
부모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부모가 될 각오는
아직 부족한 것 같지만

태어날 아이는
행복했으면 좋겠고

내가 줄 수 있는 행복을
모두 주고 싶어

 

오늘은 파도가 높아

 

이런 날은 조심해야 해

 

렌지 씨는 강하네요

 

잘 극복해내고

 

강해지려고 한 건 아니야

단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뿐이야

 

게다가 함께 슬퍼해준
친구도 있었으니까

 

다행이네, 안 깨졌어

 

아빠

 

어서 와, 마이

 

미안했어

모처럼 선물까지 준비해줬는데

 

좋아

 

모리야 씨와 결혼해도

 

마이

하지만 말이야

내 얘기도 들어줘

아빠와 모리야 씨가 결혼해도

엄마가 성불한단 법은 없지 않아?

 

어쩌면 다른 미련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그건 이대로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시간이
해결해줄지도 몰라

마이

아빠가 진심으로
모리야 씨를 사랑하고 있다면

결혼해도 좋아

하지만 엄마를 위해서라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야

 

아빠는 내 행복을 바란다고
엄마가 말했어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러니까 한 번 더 잘 생각해봐

이게 정말 행복해질 수 있는 선택이야?

 

그래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은

행복의 첫걸음이야

 

만약 모리야 군과의 결혼으로

타카에의 미련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다음 방법을 찾을 거야

 

어째서?

어째서 그렇게까지 해서
엄마를 지우려고 하는 거야?

엄마는 우리를 만나러 와준 거야

기적까지 일으켜서 돌아와줬는데

너무해, 아빠!

엄마가 마리카 쨩에게
빙의했다고 말한 것도

난 아직 믿지 않아

엄마 속에 마리카 쨩 같은 건 없어

그건 내 엄마야!

 

단 하나

부모로서 나만의 힘으로

마이에게 가르쳐줘야만 하는 것

그것이 지금껏
미덥지 못한 부모로 있어왔던

나의 책임

-마이를 부탁할게
-마이는 나에게 맡겨

 

마이는 나에게 맡겨

 

마이를 부탁할게

 

앞으로도 계속 함께 엄마랑...

 

마이!

 

한 번 죽은 사람은
절대 살아돌아오지 못해!

만나는 것도 얘기하는 것도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불가능해

그것이 죽음이야

그것이 자연스러운 거야

 

다들 살다보면

반드시 소중한 사람과
만날 수 없게 되는 순간이 와

 

그건 갑자기 찾아오는 일도 있어

 

그 후에

일상이 순식간에 텅 비어서

부패한 사람처럼 될 때도 있어

 

그래도

앞을 향해서 살아가려는 강한 힘이

사람에게는 있어

그 앞에는 반드시
행복이 있다는 사실을

렌지 군과 마이가 가르쳐줬어

 

그러니까 잘못된 기적에
의지해선 안 돼

적어도 누군가를
희생하는 그런 기적에는

 

마이, 이해해줘

 

마리카 쨩은 치카 씨에게 있어
소중한 외동딸

그건 나와 타카에 입장에서 보면
마이와 마찬가지야

 

나는 마이의 인생이

하루라도 줄어버리는 건 싫어

 

쓸 수 있는 시간을

소중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잃는 건 원하지 않아

 

하지만 엄마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도

소중한 시간이잖아

마이!

 

겨우...

겨우 행복해졌는데

 

그러네

행복했었지

함께 지낼 수 있어서

꿈과 같은 시간이었어

 

하지만 너무 행복해서

난 근본적인 잘못을 깨닫지 못했어

 

죽은 타카에에게
걱정을 끼쳤다는 사실을

 

타카에를 불러들인 건
내 나약함이야

자신의 슬픔을 이기지 못해서

소중한 널 지탱해주지 못했어

 

너의 소중한 시간을
빼앗고 말았어!

 

어쩔 수 없어

 

왜냐면 우리에게
엄마는 특별했으니까

 

응, 특별했어

소중한 사람이었어

 

그렇기에 더욱 생각해서
제대로 알았어야 했어

타카에가 가장 바라는 것을

 

엄마의 바람?

 

처음 타카에가 돌아왔던 날

이렇게 말한 거 기억해?

 

앞으로는 제대로 살아가겠다는
자세와 미래를 보여줬으면 한다고

 

 

타카에는 요 10년

계속 바라고 있었을 거야

 

남겨진 우리가 부디 행복하기를

 

아래만 바라보지 말고

앞을 향해서 걸어가기를 이라고

 

난 타카에가 돌아오기 전에

그 뜻을 깨달았어야 했어

 

그리고 마이에게

앞을 바라보고
슬픔을 나누며 살아가자고

전했어야 했어

 

타카에를 누구보다 사랑했는데

가장 슬프게 만들어버렸어

 

그러니까 이번에야말로
잘못하고 싶지 않아

마이, 아직 늦지 않았어

아빠와 함께

엄마를 잘 보내주자

 

우리가 아는 타카에는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분명 바라고 있을 거야

 

알았어

 

엄마와 이별할게

 

그야

아빠가 더 엄마와
함께 있던 시간이 많아서

분명 괴로울 텐데

 

그런 아빠가 선택했다면

더 이상 난 아무말도 안 할게

 

그리고 나도 마리카 쨩을
내버려둘 수 없어

 

마이

 

아빠

마이는 틀림없는 타카에의 딸이야

다정한 딸로 자라줘서
정말 고마워

 

이제 얼마나 지난 걸까

당신과 만나고

모르는 사이에 색깔이 변해가는

매일조차도 사랑스러워

강한 바람이 이 마음을

차갑게 흔들어도

헤매지 않고 나아가는 건 도착할 장소

내게 믿음을 주고 있으니까

양지 속에서 살아서

당신이 미소를 지을 수 있다면

어떤 미래도 세상에서도

모든 것을 안아줄 수 있을 것 같아

설령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설령 이제 만날 수 없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