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면 눈이 떠진다
이불에 들어가 자려고 해도
잠들지 못한 채
시간만이 흘러간다
잠들지 못하면
불안과 짜증으로
또 눈이 떠진다
5시쯤 되면
건너편 노인 집 셔터가
거기다 개까지
그리고 하늘이 밝아지고
커튼으로 빛이 비치고
아침이 오고
오늘도 또
절망한다
너는 방과 후 인섬니아
듣고 싶어?
우리 학교에
옛날에 천문부 여자애가
아픈 실연을 당하고
천문대에서 뛰어내렸거든
장례식도 끝나고
천문부 남자애가
달에서 손을 흔드는
죽은 여자애를
그는 무언가에 씐 듯이
잠도 자지 않고
마지막엔 이런 말을 남긴 채
그 애는 나한테
손짓하는 거였어
그 후로도 부원들이
천문부는 폐부
천문대는 창고가 됐어
하지만
굳게 닫힌 문 뒤에는
지금도 천문부의 유령이!
얼마 전에 2반 애가 봤대
항상 잠겨 있는 살짝 열려 있어서
들여다봤더니
부원들과 고문의 유령이 있지, 카니?
입만 움직이지 말고 뭐?
둘 다 움직이고 있거든
덧붙이자면
천문대의 소문
귀신이 돼서 나타난 건
아나미즈 너 말이야
불만 있으면
저기서 당당하게 나카미 군에게 말해줄래?
저기, 나카미
한가하면
본관 4층 계단참에 있거든
맞아, 일해라!
왜 내가…
괴담 이야기 하고 있는
있잖아
거긴 방금 말한
여자들은 가기 싫어해
유령 같은 게 어딨어
게다가 봐봐
난 묘비를
같이 만들기 시작했던 묘비를
세 명이 붙어서 만들어도
다시 말해
난 벌써
애초에
이거 봐, 야심작이야
부정적인 생각만 떠오르고
신문 배달 오토바이의 소리와
열리는 소리가 난다
자막: 고미무
천문부가 없는 이유
축구부 선배를 사랑했는데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여자애가 보인다고 했어
짝사랑했던 거겠지
매일 밤하늘을 바라보며
숨을 거뒀어
손을 흔드는 게 아냐
같은 최후를 맞이해
천문대의 문이
손짓하고 있었대
손도 움직이는 게 어때?
뛰어내린 여자부원뿐이거든
땡땡이치고 있는
상자나 더 가져와 줄래?
한가한 녀석이 있잖아
천문대가 있는 곳이라
혼자 두 개나 만들었어
아직 하나도 완성 못 했어
3인분 이상을 했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