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다크 개더링 04

에이코한테서 들었어

 

손에 대해서

하얀 털복숭이의 손으로 보이지?

하지만 아냐

이 하얀 건 신경이야

 

왠지 이상해

 

이 사진은 왼손이야

하지만 케이타로는 오른손이었어

 

역시 야요이쨩이야
알아버렸구나

 

맞아, 이 사진은 있지

 

내 손이야

 

중학교 3학년 여름
나는 저주받았다

에이코를 휘말리게 하고서

 

원흉이 되는 귀신을 죽이면
저주는 사라져

 

둘 다 해방될 수 있어

 

에이코를…

구할 수 있어!

 

조금만 생각해 봐도 될까?

괜찮아

 

함께 있었다가 불심검문을 당하면

제대로 가정교사라고
변호해 줄게

뭐?

 

절대 위험한 유괴범이 아니야

그런 걱정은 하지도 않았어!

 

그게 아니라

에이코를 구하고 싶어

 

그 후에 방에 틀어박힌 나를
사회 복귀의 길로 인도해 준 게

당사자인 에이코야

하지만 야요이의 권유는

그녀의 격려로 나아가게
된 것과는 정반대되는 행동이야

 

오컬트에 물드는 길

 

평범한 인생을 보내려는
노력을 계속해서

오컬트에서 멀어질 것인가

그게 아니면…

에이코를 구하기 위해서
오컬트에 다가갈 것인가

 

나는―

 

하나

그 눈에 새겨넣어 살아가자

 

다크 개더링
sub by 별명따위

숨어드는 영혼

그림자 없는 자

여기에 있어

현세에서의 후회는 새겨넣은 채

점점 더 강해지는 영감의
의미를 찾아보고 있어

저승에 울려퍼지는 태동

만날 수 없다면

No, 부족해, 부족해
아직 부족해

여기저기 덧붙인 이 방에

내 곁에 와 줘

저주해

귀에 거슬리는 화이트노이즈

목소리에 이끌려 어둠 속으로

구원 따윈 없을 정도로 깊게

화를 당해

울려퍼지는 랩노이즈

쫓아가서 잡아줘, 헌터

들러붙는 감각을 똑똑히 기억해 둬

하나

그 눈에 새겨넣어 살아가자

 

저주와 함께 살아가자

sub by 별명따위

 

저기~

어느 옷이 좋을까, 케이 군!

어느 쪽이든 귀여우니까 서둘러!

이러다 전철 타는 시간에
늦을지도 모른다니까!

 

이렇게 된 이상
차를 타고 가자!

 

대학에 차를 타고 간다고?

우리 학교는 차를 타고
통학하는 건 금지되지 않았어?

아무튼!

고속도로 타고 가면
늦지 않을 거야!

그래서, 어느 쪽이 어울려?

 

실은 차를 타고 대학에
가는 건 전부터 해보고 싶었어~

괘, 괜찮을까?

흥, 그래봐야 케이타로

야, 야요이!?

브이

왜 차에 탄 거야?

그보다 학교는!?

아직 봄 방학이야

그래서 좀 이른
오픈 캠퍼스 체험을

휘유~ 야요이쨩!
아카데믹해~

데… 데리고 가도 되는 거야?

오늘은 오리엔테이션하고
수업 견학을 하는 게 다니까

괜찮지 않을까?

 

드디어 가게 되네

 

 

본격적으로 대학 생활이 시작된다

 

- 그대가 호우즈키 에이코가 맞소이까!?

에?

에에~?

트트트, 틀림없소!

소생들의 정보공학 연구실에
들어오겠소이까!?

왠지 케이타로 계열
사람들 같은데 지인?

전혀…

그보다 내가 저렇게 보였어?

 

국제 정보 올림픽
일본 대표였던 분 아니오!?

본래 연구실은 4학년부터

그것도 면접을 통과한
학생 말고는 못 들어오는 곳이오!

굉장한 일이오!

방금 그 얘기 진짜야?

 

에이코, 실은 굉장한 사람?

그랬었나 보네
전혀 실감하지 못했어

 

- 그런 것이오~

소통 능력 장난 아냐!

 

나는 완전히 수상한 사람 취급이야…

입시 1등인데도
이런 차이일 줄이야

나, 나도 앞으로 소통을
열심히 해서 사회에 복귀할 거야!

사회 복귀…

에이코는 저주에 휘말렸는데도
나를 신경 써 줬어

 

가해자니까 보통
거리를 둘 텐데

그런데도 신경 쓰지 말라면서
내 버팀목이 되어줬어

 

그런 배려심에 먹칠을 하는
기분이 들어서 죄책감이 들지만

정말로 마음에 쌓인 건
없었던 걸까?

 

갑자기 이런 의문이 드는 건
내 성격이 나빠서 그런 걸까?

케이 군~

가볍게 받을 수 있는 수업이
소개되어 있는 팸플릿을 받았어

같이 이수 등록하러 가자

저 사람들은 괜찮은 거야?

응!

나중에 얘기를 나누자고
하고서 연락처 교환하고 왔거든

 

그리고 연구실은 거절했어

그래도 괜찮은 거야?

지금은 민족학 전형이니까

 

거기다 최우선해야 하는 건

케이 군과 같이
수업을 받는 거니까!

 

고, 고마워…

아냐, 아냐~

 

이게 캠퍼스 라이프

 

이수 등록?

쉽게 말하면 시간표를 정하는 거야

대학에서는 직접
정할 수 있어

 

무언가 재미있어 보이는
수업 보였어?

 

[도시전설]

 

그거 받고 싶어?

그그그… 그렇진 않아

 

절대 안 갈 거다

물론이지…

 

엄청 풀이 죽었어!

 

에이코는 어릴 적부터
무서운 얘기를 좋아했지

내 앞에서는 그런 얘기는
많이 안 하게 되었지만

지금도 그 점은
달라지지 않은 걸까?

 

나는 절대
들르고 싶진 않은데

[도시전설]

[무서운 이야기 주의]

 

겨, 견학만이라면!

 

응!

나, 과학 전반은 잘하지만

그걸로 해명하지 못하는 신비에
지적 호기심이 엄청 솟아난단 말이지~

이해해~

이해 못 하겠다

놀이 정도의 소문이라면
환영이라는 걸까?

 

[월요일 3교시]
[도시전설]

안녕하신가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제군

이 수업에서는 의혹이 있는
물건들을 소개하면서

진정한 공포를 맛보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보고자 한다

 

스스로 책임을 질 생각으로 즐기도록

진짜배기 수업에 와버렸다!

이번에는 이 비디오

요즘 애들 말로 표현하자면
동영상이겠군

어느 미대생이 촬영했다는
졸업 작품 제작이라더군

그 테마는

「자살」

 

졸업 작품 제작에서 난처해진
학생이 노이로제에 빠진 끝에

자기가 분신자살하는
장면을 촬영해서

그 비디오를 제출했다는 이야기다

죽었는데 어떻게 제출한 거냐는
태클도 들어오지만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그 다음 구절

 

이 비디오를 보면 등장인물이
보고 있는 사람으로 바뀌어

현실에서 불타 죽게 된다―

그런 이야기도 떠돌곤 하지

도망치고 싶어, 도망치고 싶어!
도망치고 싶어, 도망치고 싶어!

어디 검증해 보자고

 

- 영상이…
- 바뀌었어?

 

케이 군?

 

노, 농담이지?

사전에 확인했을 때에는
저렇게 나오지 않았다!

내가 아는 주지스님을
모셔오도록 하마!

기다리고 있어라!

뭔가 이 수업, 위험하지 않아?

돌아가자

 

이 아이들에게는 우리 세 명의
손톱이 들어가 있어

 

아마도 케이타로를
대신해 불탄 거야

 

내 모든 인형들이
붙타 버리기 전에

원흉을 죽이거나,

협박해서 저주를
풀게 만들지 않으면―

 

케이타로가 불타 죽어

 

야, 야요이쨩?

뭘…

 

붙잡았어

 

어, 어떻게 된 거야?
그거…

소금으로 테이프에서 쫓아내서
빙의하기 쉬운 인형으로 받아냈어

 

내 인형이 타고 있는 걸 봐서
비디오의 귀신이 강해

 

현재로선 쓰러뜨릴 수 없어

그래서 저주를 멈추는
방침으로 갈 거야

 

이건?

그 비디오는 보고 있는 사람이
등장인물로 바뀌는 것으로

저주가 옮겨가

그럼 이렇게 귀신 본인에게
보여주도록 만들면

타깃이 자기 자신에게 향해서
저주를 해제할 수밖에 없게 돼

 

그럴 거야

"그럴 거야"?

 

그럼 이걸로 해결된 거야?

그런 걸까?

뭐, 뭐야
그렇게 겁 먹을 필요 없었잖아

 

케이 군!

 

끄, 끝나지 않았어
전혀…

 

[월요일 3교시]
[도시전설]

귀신은 아마도 상자 안에 갇힌
이 처치가 효과가 있었기에

조바심이 난 나머지 공격이
통하지 않는 케이타로에서

옷으로 그 표적을
바꾼 거야

 

멈추는 것만으로는
한참 부족해

 

에이코, 부탁이야

응?

내 방에 비장의 수단이 있어

그러니까 차를 타고 데려다 줘

왜 하필 차야?

 

만약 이상한 곳에 불이 붙었다가
가솔린에 불이 붙으면 둘 다…!

케이타로

 

이대로 여기에 있는다면
학교가 위험한 데다가

길을 걸어서 돌아가거나

공공 교통기관을 사용해
돌아가는 건 논외

 

리스크는 있지만 인원을
최소한으로 제한할 수가 있고

그리고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이 최선이야

그걸 집으로 가지고 가면
케이 군은 사는 거지?

 

보장할게

케이 군, 여기는 나한테
맡기고 안심―

안 돼!

 

나 혼자서 어떻게든 해볼게

 

더 이상 휘말려들게
하고 싶지 않아

소중한 사람을 아무도…!

 

케이 군

 

사전에 확인했다는 교사는
저주받지 않았어

즉,

저주받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거야

 

논리대로 일이 흘러갈 거라는
확증은 없어

 

케이타로

 

에이코

저기, 케이 군
어릴 적에 있던 일 기억해?

 

나 있지

예전부터 줄곧 생각해
왔던 게 있어

 

에이코

 

절대로 저기에 다가가면 안 돼

 

케이 군이 그렇게 말한 곳은
확실하게 사고나 사건이 일어났어

 

무사해서 다행이다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따는 나

또래의 인기가 많은 아이, 어른

케이 군은 그들과는 선을 달리 하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었어

 

그 영매 체질로 아무런 보답도
바라지 않고 나를 지켜봐 주는 남자애였어

 

이 손의 저주도 그래

 

자기가 휘말리게 한 거라면서
스스로를 탓하지만

사실은 아냐

 

그때에도 내 담력시험에
어울려 주다가

위험한 것에서 감싸주다
저주받은 거야

 

결과적으로 나한테까지
저주가 옮겨붙고 말았지만

하지만 케이 군이 지켜주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무사한 모습으로
존재하진 못했을 거야

 

그래서 보호받기만 하지 않고
곁에서 받쳐주고 싶어

 

케이 군이야말로 내게 있어서
쭉 내 곁에 있어준 소중한 사람이니까

 

그때에도 에이코는 같은 말을
해주면서 나를 구해줬잖아

 

이렇게나 소중히 생각해 주는데
나는 뭘 보고 있던 거야!

 

에이코, 야요이

구해주지 않을래…?

 

케이타로만 치사해

나도 귀신하고 같이
놀고 싶어

이것저것 분위기가
다 망가졌어!

 

의, 의견이 일치했다는 걸로
봐도 될까?

그럼

나, 작전이 있어

 

이게 뭐야!

불타는 부분을 한정해서
불이 붙으면 바람으로 끄자 작전~

예이~

"예이"가 아니라고!

왜 미묘하게 한올
걸치긴 한 거야!?

알몸이 오히려 아무것도
타지 않는 거 아니야?

그러지 않으면 차 안의 다른 게
타버릴지도 모르니까

이 귀신의 저주는

비디오를 전부 시청한 시점에서
상대에게 옮겨가는 거라 생각돼

 

그러니까 이 상자 안에서

귀신에게 비디오를 마지막까지
보여줄 수 있으면

우리의 승리

하지만 물론 저항은 할 거야

 

지금은 아직 귀신은
가만히 있는 상태지만

차가 달리기 시작하면
내가 재생 버튼을 누를 거야

그러면 전력으로 멈추게 만들려고
또 불을 붙이기 시작할 거야

그걸 달리는 차에서 바람의 기세로
끄자는 거야?

잘될까?

괜찮아

아무튼 재생이 다 끝나기 전까지
케이타로가 버틸 것

 

불이 꺼질 정도의 속도를
차가 유지할 것

이 두 가지가 필요해

 

마음 단단히 먹어
케이타로

아, 어떻게든 돼버려!

렛츠고!

스트~

 

재생 개시

 

왔다!

 

에이코, 속도를 올려

라저!

 

에이코, 좀 더

 

적신호가 켜진 틈을 타서
죽이려 하고 있어

 

최후의 발악인가

아마도 한계가 가까워

 

멈추면 안 돼
좀 더 올려

 

아, 아슬아슬했어…

사, 살았어?

 

- 다, 다행이다…

 

어서 와
내 방에

 

즐겨주길 바라

 

미안해, 케이 군

내가 이상한 수업에
가자고 해서

 

아니, 위험한 일에 어울리게
한 건 나인데 병원까지 와 주고…!

뭐랄까, 정말…

고마워

케이 군은 상냥하네

그러고 보니 케이 군이
치료를 받고 있을 때 전화가 와서

야요이쨩이 저주의
유래에 대해 물었대

물었다고?
누구한테?

비디오의 귀신의 몸에

야, 야요이…

그 영상은 자살을 강요당해서
찍게 된 거래

 

괴롭힘이 있었던 모양이야

 

괴롭힘이라기보다 오히려
두 말할 것 없는 범죄지만

 

시시한 스트레스 발산의
타깃이 되어서

그게 점점 더 심해져서

결국 가족한테까지
피해가 갔다나 봐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돼서
절망에 빠진 미대생은

가해자 말대로 할 뿐이었대

 

저주는 자살한 학생이 발단이지만

그는 가해자를 저주해 죽인 후
원한을 풀고서 성불했대

 

하지만 저주받아 죽은 쪽이

오히려 저주받아 죽은 것에
강한 원념이 남아, 그게 계승되었어

 

발단이 된 귀신은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었어

하지만 이 녀석에게
자비는 필요 없어

제대로 조교했으니까 안심하래

뭘 한 걸까?

 

그건 그렇고 괴롭힘이라

인간 관계는 역시
어려운 걸까?

 

나는 그런 일로 번지지 않을
친구를 제대로 만들 수 있을까?

 

에이코와의 관계를 지키면서,
웃으며 졸업할 수 있을까?

그래도 케이 군이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

 

앞으로 함께 열심히
대학 생활을 즐겨보자!

 

적어도 이 관계를
소중히 이어나가는 것이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겠지

 

응, 나야말로

 

다녀왔어~

 

한때는 어떻게 되나 싶어서
정말 식은땀이 났었어

 

미안해

 

케이 군이 상처 입는 건
절대 싫다고

그렇게 생각하는데

나, 지금도 오컬트를 향한
관심이 끊이질 않아

 

그야…

 

더 이상 휘말려들게
하고 싶지 않아

소중한 사람을…

 

어둠에 다가갈수록 너는
몸을 내던져서라도 나를 지키려 해

그때마다 취미와 애정이
둘 다 채워져서

점점 빠져들어가고 있어

 

사랑을 느껴버리게 된단 말이지~

 

케이 군

 

나는 네게 빠져버렸어

 

오늘을 무사히 끝마쳤으니까

내일도, 모레도 다시
쭉 함께 있을 수 있어

 

위험한 귀신을 모아서
악령을 죽여버리자

 

함께

 

이 저주를 푸는 것과
풀지 않는 것

 

어느 쪽이 에이코를
소중하게 여기는 걸까?

 

저주가 원인이 되어
틀어박히게 되고

타인과 사귄다는 것을
잃었던 케이타로

다시 그것을 얻기 위해서

스스로를 다그쳐 내딛은
너머에서 기다리는 것은

희망인가, 아니면―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