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다크 개더링 05

대학 생활을 시작하기에 앞서

나는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영매 체질을 극복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과

틀어박혀 생활하게 되어
싫어하게 되었던

남들과의 관계성을
제대로 가지는 것이다

신입생 여러분

레이오 대학 서클
『숄』 집합 장소는 여기입니다

 

영매 체질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귀신에게 씌이지 않는 건강한
육체를 만들기 위해 운동하고 있다

 

그리고

 

어, 어떨까…?

응, 좋은 것 같아!

너무 노는 것 같지도 않고,
억지로 입었다는 느낌도 들지 않아서

무척 말 걸기 쉬워 보여!

그런 건 입는 옷에 따라
달라지는구나

옷이라기보다 인상일까?

계절이나 장소에 어울리는
차림새를 하고 있으면

자연스레 친해지기 쉬운
분위기가 나오는 법이거든

고마워

에이코한테 골라달라고
하길 잘했어

응!

그럼…

남은 건 이거!

 

안경?

렌즈는 없어

케이 군한테는 지적인 이미지가
어울려 보이니까

 

이걸로 완벽하게 꾸몄어!

 

내일 신입생 환영회
열심히 해!

 

나는 오늘 반드시
친구를 만들겠어!

 

하나

그 눈에 새겨넣어 살아가자

 

다크 개더링
sub by 별명따위

숨어드는 영혼

그림자 없는 자

여기에 있어

현세에서의 후회는 새겨넣은 채

점점 더 강해지는 영감의
의미를 찾아보고 있어

저승에 울려퍼지는 태동

만날 수 없다면

No, 부족해, 부족해
아직 부족해

여기저기 덧붙인 이 방에

내 곁에 와 줘

저주해

귀에 거슬리는 화이트노이즈

목소리에 이끌려 어둠 속으로

구원 따윈 없을 정도로 깊게

화를 당해

울려퍼지는 랩노이즈

쫓아가서 잡아줘, 헌터

들러붙는 감각을 똑똑히 기억해 둬

하나

그 눈에 새겨넣어 살아가자

 

저주와 함께 살아가자

sub by 별명따위

 

너, 신입생이지?

나는 서클 회장
나가야마다

오늘은 잘 부탁한다!

여행은 좋아하냐?

아, 아뇨
그…

오, 오늘은 함께 여행을 갈 만한
친구를 만들고 싶어 왔습니다!

그래!
좋은 포부인데?

만들 수 있도록
열심히 해 봐라~!

아, 네!

 

해보자고!

 

위험한 귀신을 모아서
악령을 죽여버리자

함께

이 저주를 풀기 위해서
원인이 되는 귀신을 쓰러뜨린다

그 전력으로 위험한 귀신을
모으자는 이야기다

성공하면 나와 에이코의
저주를 풀 수 있어

하지만 이건 사회 복귀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오컬트에 매우 깊이 관여하는
위험한 행위

 

날 지지해주는
에이코를 생각하면

가벼이 정해도 될 일이 아니야

 

그러니까 오늘은 평소대로
사회 복귀 활동에 전력으로 임하겠어!

 

그걸 감안하고서
제대로 생각하고서

야요이한테 답을 해주자!

 

아, 아뇨
그…

오, 오늘은 함께 여행을 갈 만한
친구를 만들고 싶어 왔습니다!

 

에이코, 욕실 비었어

뜨끔―!

 

방금 무언가 숨겼어?

 

아, 아무고토 아니야아!

에이코, 울고 있었어?

 

응, 조금…

케이 군이 있지

 

에이코

응?

대학이 시작되고서 나한테도
인사해주는 정도의 지인은 생겼어

하지만…

그거 전부 에이코의 친구야!

친구의 친구!

은근 먼 거리감이 느껴지는
괴로운 관계라구…!

그러니까 내가 스스로 내 친구를
만들러 가야만 해!

그래야 비로소
사회 복귀라고 할 수 있는 거야!

그렇게 홀로서기를 시작해서…

 

좋은 일 아니야?

 

하지만 좀 쓸쓸해서

최소한의 지원으로 세련된 옷이나
안경을 준 건 좋았는데

 

야요이쨩!

야요이쨔아아앙!

호호호

좋지 아니한가
좋지 아니한가~

무, 문학부 1학년
겐토가 케이타로입니다!

 

에이코는 컴퓨터를 잘 다뤄?

그, 그 정도까지는…

대강 파악했어

그러니까 이건 케이타로를―

도청에 도촬,

심박, 호흡, 체온, 위치 정보를
감시하는 소프트웨어

저번에 준 안경은
카메라가 달린 것

 

아니야?

 

에이코는 케이타로를 좋아해?

응!

깬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깬다

 

이런 건 어디에서 얻었어?

자, 자작…

굉장해

하지만 깬다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귀신의 목소리

아~

케이 군을 도청―

콜록!

마음이 통하면 대체로
항상 들리거든~

 

호오

 

깬다고 했어…

에이코, 애정이라는 건
아름답다고 생각해

아까하고 하는 말이 달라

내가 잠깐 이상했었나 봐

 

에이코를 전력으로 응원할게

 

자, 찾아왔습니다!
케이 군 실황~!

실황은 저, 호우즈키 에이코와?

해설은 얄짤없을 정도로 영매 체질인

익스트림 오컬트 키즈~

호우즈키 야요이쨩께서
방문해 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그럼, 야요이쨩

케이 군의 이번 친구 만들기는
어떻게 될 거라 봅니까?

어떤 실수를 할지
주목하게 되네요

어이쿠~!

애당초 성공할 거라고는
생각하고 있지도 않다!

이건 엄격한 견해네요~

아무튼 상황을 지켜보죠!

 

기대가 커지네요

 

반드시 친구를 만들어 주겠어

 

하지만 어느 쪽에게
말을 걸어보지?

어이쿠~

어느 쪽에게 말을 걸지
고민하는 모습!

자, 어떻게 할 거지?
케이타로 선수!

 

아, 안녕!

나는 문학부 소속
겐토가 케이타로!

두, 두 사람은 어느 학과야?

 

쫄보 근성 나왔다!

이 녀석, 케이타로!
쫄보 근성이 튀어나왔습니다!

설마 양쪽한테 말을 다
걸어보자는 대작전!

나는 법학부 소속
이케 아키라

저는 경제학부 소속
타이라 코토코예요

 

학과가 달라서
공통 화제가…!

아, 왜 이 서클에?

- 여행을 하고 싶어서

그, 그렇겠지?

나도 여행을 하고 싶어서~
교, 교토라든가!

교, 교토 좋지?

응…

 

대, 대화가 이어지지 않아!

어이쿠!

설마 케이타로 선수

『너는?』 전법을 모르고 있었다!

『너는?』 전법이란?

『너는?』

『어째서?』

『어떻게 생각해?』 등

상대에 대해 계속 캐물으면
이야기가 이어지는

간단한 대화법입니다!

정석적인 전법이지만
케이타로 선수에겐 아직 어려운 것인가

역시 케이 군은 제가 없으면
안 되겠네요~

왠지 기뻐 보여

 

여어, 고생하고 있는 것 같다

회장님

아니, 그렇지는…

 

이따가 우리끼리 2차를
가려고 하는데 너도 어때?

 

교류를 나눌 수 있는
찬스가 될 거라 생각하는데

오오, 큰 찬스가 도래!

오디언스는 대성황이네요

네, 잘 부탁드립니다!

응!

 

겐토가 군~
이쪽이야, 이쪽~

 

잘 부탁해

 

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운전은 괜찮으신가요?

나, 술은 잘 못 마시거든

그럼 가볼까?

 

자, 이거 마시고 술 좀 깨

하지만 1학년은
논알코올밖에 마시지 않았겠지만

아, 감사합니다

 

회장님의 집은 어디예요?

응? T단지야
알아?

아뇨

그럭저럭 유명한 곳인데

 

어, 어라?

 

왜 그래?

아, 아뇨
그…

이상한 소리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저, 영감이 강해서 한기가…

호오

 

그럼 그런 겐토가 군에게 마침
좋은 이야기를 하나 해줄까?

 

레이오 대학
자살 서클의 소문

 

레이오 대학에 존재한다는
위험한 녀석들인데

건전한 서클 행세를 하면서

신입생 환영회 때
집단 자살을 하는 녀석들이야

아, 아니…

그런 서클이 있다면 대학 측에서
없애지 않나요?

물론

하지만 그때마다 이름을 바꾸거나

다른 서클을 빼앗아
부활하는 모양이라서

실체를 종잡을 수가 없거든

하지만 그걸 증명하듯이
한 가지 계승되는 게 있어

 

- 계승?
- 그래

반드시 어느 성을
대는 사람이 있거든

반드시 어느 성을
대는 사람이 있거든

그렇다면 흑막은 분명 그 녀석이니
붙잡으면 끝이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그렇게는 되지 않았거든

 

왜냐면 그 녀석은

집단 자살 사건이 일어나면
반드시 죽으니까

그리고 다음 해마다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

 

종잡을 수 없는
애매한 인물

그 녀석의 이름은―

 

나가야마

 

에?

 

나는 서클 회장
나가야마다

 

농담이시죠…?

 

빙의령

 

뭐, 뭐지?

갑자기 잠이…

 

에이코

 

이 녀석은 농담을 하는 게 아냐

그렇다고 머리가 이상한
인물도 아냐

 

빙의되었어

케이타로가 위험해

 

구하러 가자

 

[마치다]

 

여기는?

대체…

 

무슨 소리지?

 

자, 네 차례야

 

정 하기 힘들면 도와줄까?

 

T단지

검색 결과에 의하면
1980년대에

자살자가 133명에까지 달했던
자살 명소라고 해

1… 133명?

이 녀석은 살아 있는 인간을
자살로 이끄는 귀신인데

이곳을 자살 명소로
만든 범인

이해가 안 되는 건

어째서 레이오 대학의 서클에
있냐는 거야

 

거기, T단지라고
할 정도니까

근처 역은 T역이지?

[대학] [M역]
캠퍼스와 전철이 한 줄로
연결돼 있는 곳이니까

[☆T단지]   
    [하숙 학생]
[T역]     
사는 학생들이
많은 걸지도 몰라

[☆T단지]   
    [하숙 학생]
[T역]     
레이 대학생한테 빙의해서

[☆T단지]   
    [하숙 학생]
[T역]     
사람들의 유입이 많은 서클을 노려서

집단 자살을 부추긴다

 
이 귀신의 이름이 나가야마라면

[나는 나가야마!]
이 귀신의 이름이 나가야마라면

죽은 나가야마가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수수께끼는

매번 다른 사람에게 빙의되었다는 걸로
하면 설명이 되잖아?

그렇구나

하지만 굳이 집단 자살을
부추기는 목적은…

예상은 가

 

하지만 가면 확실해질 거야

 

어이, 어이

여기까지 와서 괜히
손이 가게 만들지 말아달라구

 

에이코, 서둘러

응!

 

여기야

 

하지만 문이…

 

열렸어

거짓말!
이렇게 간단히?

오래된 문이 아니면 무리야

에이코는 케이타로를

내가 남자를 상대할게

잠깐… 뭐?

 

케이 군!

뭣… 둘 다 어떻게?

 

응?

 

이럼 안 되잖아

어디에서 들어온 거야?

 

우선 귀신은 쫓아냈어
하지만

 

젠장…
누굴 깔보고 있어

 

죽어!

죽어버려, 모두!

 

나도, 너희도 남김없이
죽어버리면 돼!

죽어!

 

귀신이 떨어져 나갔는데도
그 말투

 

역시 빙의될 정도로 동조될
이유를 가지고 있었어

하지만 내가 온 이상

외도에게 자유 따윈 없어

 

어, 어른을 쓰러뜨렸어!

이 녀석의 진짜 이름은
「마치다」

 

[레이 대학생들의 서클에서
집단 폭행 용의로 체포]
죄를 짓고서 붙잡혔지만

[레이 대학생들의 서클에서
집단 폭행 용의로 체포]
그 후, 집행유예 처분을 받고 석방

하지만 돌아온 사회에서
매우 질타를 받아

타인을 원망하게 되었어

 

그래서 모두에게 원한을 품고서
이런 짓을…

자신이 죽고 싶다고 해서
남을 끌어들이지 마

 

목숨을 불사르는 방법은 사람마다
자신의 의지로 정하는 거야

 

그럼 나머지는
경찰에게 맡기고서

- 튀자
- 지금 바로!

아, 잠깐…
기다려!

 

케이타로

아무튼 무사해서 다행이야

 

응, 고마워

아냐, 아냐~

하지만 운이 좋았어

연탄 자살이었다면
끝장이었을 거야

 

그러고 보니

어째서 집단 자살인데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목을 매는 방법을…

 

케이 군?

왜 그래?

 

뭘까…

처, 처음 느껴보는
기척이라고 해야 할지

유령…인지 무엇인가가
갑자기 늘어나고…

금방 줄어든 듯한…

케이타로, 전에 악령을
죽이자고 한 건 기억해?

뭐? 기억하고 있는데…

엄밀하게는 이미 죽어 있는
귀신은 죽지 않아

응? 무슨 말이야?
이거랑 관계있는 얘기야?

[죽은 직후]
귀신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생명 에너지가 줄어서

[성불]
바닥이 드러나게 되면
성불하게 돼

하지만 그중에는 성불을
거부하고서

이 세상에 머무르려 하는
녀석들이 있어

그래서 이루어지는 것이

다른 귀신을 잡아먹어서
에너지를 늘리는 것

 

먹힌 쪽은 죽지 않지만

에너지가 고갈될 때까지

먹은 쪽의 뱃속에서
양분이 되어

흡사 죽은 상태가 돼

이게 귀신을 죽인다는 거야

얘기를 다시 되돌리겠는데

[마치다]
 

[마치다]
나가야마에게 씌여 있던 마치다가

 
나가야마에게 씌여 있던 마치다가

자살했어

 

뭐?

그리고, 왜 목을 매
자살하는 방법을 택한 거냐고

케이타로가 그랬지

 

그건―

 

먹기 쉬운 높이에
내장이 위치해 있으니까

 

케이타로가 느꼈던
「늘었다」는 감각은

마치다가 죽어서 그런 거고

줄은 것은 먹힌 자

나가야마가 구태여 집단 자살을
꾸민 건

저렇게 자살한 사람의
영혼을 먹고서

이 세상에 머무르기 위해서

 

돌아가자

 

야, 야요이

 

딱 좋은 양분

100명 이상을 먹어치운 굉장한…

 

그날, 도시전설이 하나 사라졌다

 

앞으로 T단지에서 새로운
피해자가 나올 일은 없겠지

 

회장님을 제외한,
목을 맨 학생들은 구조되어

목숨을 부지했다고 한다

 

우리는 경찰이 오기 전에
바로 귀로에 올랐다

 

아아… 분명 신입생 환영회에
갔다고 갔는데…

엄청난 일에 휘말려서
친구나 만들고 있을 때가 아니었어…

아니, 애당초 평범하게
걱정은 하고야 있었지만

도, 도전했다는 그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케이타로, 친구 만들기는
데스 게임

죽어서 배우는 거야

그런 건 말도 안 된다구!

 

왠지 나, 올해 들어서 영적인 사건에
머리를 싸매는 일이 늘어난 것 같아…

 

케이타로의 귀신을 불러들이는
강력한 체질로

오컬트와 연관되지
않는다는 건 어려워

 

귀신에 씌이지 않도록
하는 것보다도

사건에 맞닥뜨렸을 때
대처법을 배우는 편이 좋아

 

그러게

지금 오컬트에 연관되는 한이 있더라도

적극적으로 영매 체질을
극복하는 방법을 익힌다면

저주를 없애고,

귀신에게 위협당하는 일 없이
사회에 복귀할 수 있을지도 몰라

 

그런다면 나만이 아니라
타인을 지킬 수 있게 될지도 몰라

 

하지만…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공포에 맞설 수가…

 

저 아이처럼

 

손끝부터 발끝까지
다 가르쳐 줄게

 

휘유~

야요이쨩, 섹시 여교사~!

색기 전개

 

그러고 보니, 둘 다 어떻게
내가 위험하다는 걸 알았어?

뜨끔!

내가 어디 있는지
연락조차 하지 못했는데

 

여자의 제6감

 

굉장해!

야요이는 그런 것까지
알 수 있구나!

엄청 대충

얼버무렸다~

 

여자의 감은 굉장하다

 

퍼붓는 빗속에서

 

그날의 소망이

온기만 남기고 있어

또 하나 꽃잎이 지고 있어

색을 잃어버린 배경 속에서

(가지 말아줘, 가지 말아줘)

손을 뻗어본들

(사라지지 말아줘, 없애지 말아줘)

더 이상 닿지 않아

하지만 아직 기억하고 있어

그 꽃의 색을

 

옅은 세계의 색이 검게 물들어

언젠가 보이지 않게 된대도

그날 나누었던 약속을 믿고서

퍼붓는 빗속에서

세상의 색이 변해가

 

야요이, 에이코와 함께
캠프장에 찾아온 케이타로

바람에 흔들리는 녹음

온화한 강이 흐르는 소리에

따스한 온도가
서로의 거리를 줄이고

숨기고 있던 마음을 해방한다

하지만 그곳에도―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