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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디...

오늘은 뭘 만들까...

 

마나는 카레를
먹고 싶다고 했는데...

 

뭐야...

대체...

이게 뭔데...

 

설마...

이게 〈공간진〉...?

 

시야 한가득

펼쳐지는 색채

그리운 장면

스르르 풀어내 흘려버렸지

선택한 결의를

옥죄는 Paradox

닿지 않는 내일에

가라앉혔지

움켜쥐는

이 손을 펼치면

건드려버리고 말아

이미 예전에 던져버린 희망을

눈물도 끝을 드러내고

향하네

이 어둠을 빠져나와

소박한 미래

당신이 그걸 바라보고 있대도

마침내

마침내, 마침내

거머쥘 수 있게 된 빛

아무도,

어떤 말도 필요 없어

모든 답은

여기에

제대로 있으니까

 

fan sub by kairan

 

시민 여러분께서는
지시가 있을 때까지

실내에 계시기 바랍니다

또한 회선이
끊겨 있기 때문에―

 

오라버니!

다행이다!

무사했습니―!

무사했습니까...?

 

오라버니...?

마나...!
저기, 이건 말야...

 

괜찮아요!

마나는
오라버니 편이에요!

앞으로 착실하게
죄를 뉘우치며 살아가요!!

하나도 안 괜찮잖아!

 

사정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뭘 굳이 우리 집에
처데리고 올 필요는 없잖아요!

 

어쩔 수 없었다고...

거리는 온통 패닉 상태지...
아무 말도 안 해주지...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어서...

 

일단은 마나의 옷을
입혀주도록 해요

지금 가져올 테니까...

 

창궁의 카르마
(※ 작가 전작)

 

오호라

언어체계는
대략 파악했어

 

왜 그래?

아니...

왜 그러냐니...

어제는...

"아~"나

"우우~" 같은 소리밖에
못 내던 애가

갑자기 유창하게
말하기 시작하는데

이게 안 놀라고
배기겠냐고요

마나보다 올바른 일본어를
구사하는 거 아닌지...

 

오라버니는
앞으로 한동안

"아~"나 "우~"밖에 못 말하게
되고 자빠질 것 같네요?

잠깐...!
좀 진정하자!

개성적인 네가 좋아!

알아먹었으면 됐고요!

 

그런데
좀 들어야겠는데요

당신은 대체
뭐 하는 사람이랍니까?

 

명백히
평범하진 않죠?

어제 공간진이랑
뭔가 관계라도 있는 겁니까?

 

미안...
모르겠어...

 

거짓말을 하는 느낌은
안 나는데요

그럼 아는 것만이라도
알려주면 안 될까?

그...
너에 대해서 알고 싶거든

 

기억하는 거라곤...

어제처럼

무언가가 폭발한 다음인 듯이
펼쳐진 지평...

그곳에
3명의 인간이 있었어...

 

젊은 남자가 둘 있고...
소녀가 한 명...

3명의 인간?

어제 같은
폭발 다음이라면...

유라시아 대공재(大空災)
말하고 자빠진 겁니까?

 

괜찮아?

괜찮아...

조금 통증을
느낀 것뿐...

그렇구나...

무리하지는 마

 

고마워

 

그래서~?

오라버니!

이 아이를 어쩔
생각이랍니까?

 

아니, 어쩔 거냐니...

경찰에!

아..아니, 기다려 봐!

어제부터 경찰이든
병원이든 엄청 혼란한가 본데

그런 곳에 느닷없이
내팽개쳐지면...

 

알고 있어요

우리 집에서 살펴보는 거면
되지 않을라나요

딱히 나쁜 애도
아닌 모양이고

 

나를 여기서
지내게 해주는 거야?

그렇죠!

아버님이랑 어머님도
지금 없으니까요

어, 보자...

그러고 보니
자기소개도 아직 안 했네요?

서로 이름도
말 안 하고 자빠졌네요!

 

이름...

맞아
나는 타카미야 신지

이쪽은 동생인...

타카미야 마나예요!

타카미야 신지...
마나...

그래서?
당신 이름은?

있긴 합니까?
이름

 

내.. 이름...

 

아아, 그...!

억지로 떠올리려고
하지 않아도 돼!

조만간 자연스레
기억이 돌아올지도 모르고

그래도 이름이 없으면
불편할 거 아녜요

뭐라도 부를 이름을
정해야...

 

그렇다면...
그러네...

 

맞다, 미오

 

미오?

삼수변(氵)(零)이라고 써서
미오(澪)!

일단은...

응, 나쁘진 않은 거
같은데요?

참고로 유래는?

그 왜, 어제는
5월 30일이었잖아?

3하고 0이니까
미오!

 

미오...

 

그래도
세간의 시선도 있으니까

당분간은
우리 친척인 걸로 해두죠!

그러니까 풀 네임은
'타카미야 미오'란 걸로!

 

타카미야 미오...

 

어라...?

이상하다...

기쁠 텐데...
어째설까...

 

이런...

 

이봐, 아이크

정말 이런 마을에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이미 어딘가로
도망쳐버렸을지도 모른다고

 

뭐가 어쨌든...
무사하기라도 하면 좋을 텐데

 

좋았어~!

 

겨우 땄네!

 

받아, 미오

 

나한테 주는 거야?

그러려고 딴 거니까

그게 아니면
필요 없었어?

산책중에 계속 보길래
난 또 이런 걸 좋아하는 줄...

 

좋아해...?

 

좋아한다...

바람직하다고
느끼는 감정

대상에 강렬히
흥미를 가지는 것...

 

그거다...!

응...!

분명 이건 '좋아'!

나, 네가 좋아!

 

어, 그...
미오

만일 괜찮다면
나랑...

데..데이트 안 할래!?

 

좀 더 연습해야겠다...

조..좋은 아침, 미오!

날씨가 좋네!

잠깐 어디 안 나갈래?

 

아니, 아니잖아...

어차피 툭하면
둘이서 장보러 가는데...

그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데이트!

데이트를 하는 거라고
미오도 느꼈으면 하는 거잖아!

 

미오

나랑 데이트 하자

응!

 

미..미오!?

왜 그래, 신?

어..언제부터 거기에...?

신이 "아니, 아니잖아"라고
하던 부분부터

 

그래서 신

언제 하는 걸까?

어...?

뭐..뭘?

 

그러니까

데이트!

 

데이트!?

데..데이트라 한 겁니까!?

그 무뚝뚝이에
늦깎이인 오라버니가

데이트를 신청했다고!?

 

헤에엥...

 

응...

그런데
생각해보면

데이트라는 건

남녀가 둘이서
만나는 거잖아?

신이랑은
매일 같이 지내는데

굳이 날을 잡아서
둘이 외출한다는 게 어떤 건지

잘 모르겠어서...

 

아니!

요컨대 오라버니는

미오 씨랑 좀 더
친해지고 싶은 거라고요!

 

미오 씨한테
호의를 처나타내는 거랄지~

 

미오 씨?

 

그렇구나...!

신은 나한테
호의를 품고 있는 건가...

그건 기쁘다...

 

진짜~!

 

좋았어!

그런 거라면!

준비해버리자고요!

 

얘기는 들었지!

호무라 하루코!

마나의 베프입니다~

 

나한테 맡겨주실까!

베프...?

아, 사전에는
안 실린 말이니까

신경쓸 거 없다고요

 

하루코는
패션에 빠삭해서

도우미로 와달라 했죠

오오~

듣긴 했지만
진짜 예쁜 사람이네!

이런 미소녀랑 데이트하는
행운의 Boy는 대체 누구래니~?

뭐, 우리 오라버니지만요

어?

진짜냐고, 해냈네~!

 

좋았어!
잘 알아들었다!

이거 이런저런 의미로
보람이 넘치겠는데~!

 

우선은!

집중력 증폭
아이템 장착이다~!

 

어떤 걸로 해볼까~

 

그..그럼...

잘 부탁해...

 

 

왜 그래?
무서운 표정을 짓고

 

미..미안!

내가 그런 표정을 했어...?

하던데?

마치 전쟁이라도
나가는 것처럼

전쟁(데이트)이라...

 

미안, 좀 멍했거든

그게...

미..미오가
너무 귀엽길래!

 

그..그럼...

 

출발할까?

 

응!

시작하자

우리의 전쟁(데이트)을!

 

fan sub by kairan

 

바다...

한 번 봐보고 싶다고
했었잖아?

기뻐...

고마워, 신!

그래

기쁘다니 다행이지

 

미오!

 

미오!
스커트 밑단이...

 

신!

 

미오!?

 

잠깐, 미오...

 

미..미오!?

 

오늘 밤 식사는
어쩔 거야?

아직 못 정했네

미오는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난 신이 만드는
요리라면 어떤 거든~

 

미오?

 

이쪽이야!

미오!?

 

왜 그러는데, 갑자기!

 

나중에 설명할게!

얼른!

 

뭐야, 너희들...!

 

신, 나를 붙잡아...!

 

신!

괜찮아...!

그보다 어서...

 

손을 보여줘!

 

어...?

 

저녀석들은
대체 뭐야?

아마 나를
쫓아온 거 같아

 

점점 떠오르기
시작했어

처음으로
눈을 떴을 때

아까 그 사람이 있었거든

그 후로
나를 붙잡으려고...

 

미안해...

나 때문에
너를 말려들게 해버렸어

도망쳐!

이 다음은 내가―!

싫은데

 

신기한 힘을 가진 애를
보호해버린 시점에서

어느 정도의 트러블은
이미 각오했거든

 

우리들...

가족이잖아

 

아무튼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장소로 나가자

그 다음은 경찰이지!

 

법치국가
얕보지 말라 이거야!

 

물러나!

 

미오!?

괜찮아...

죽이진 않아...!

 

어이, 어이...
진짜냐?

왜 하필이면 또
나한테 와버리는데...

 

"미오"라는 건
그 아이의 이름인가?

그래!
내가 지어줬어!

 

그런가...

좋은 이름이야

이봐, 지금 행복해?

 

적어도!

적의를 품은 상대한테
쫓기면서

기뻐하는 성벽은
가진 적 없어!

 

아니...
그런 게 아니고...

걔랑 같이 있고 싶냐는
얘기야

 

그런가

 

어서 가봐

 

무슨 뜻이야...?

 

뭔 뜻을 찾고 있어?

잔말 말고 어서 가!

 

그 아이를...

미오를 잘 부탁하마
꼬맹아

 

오랜만인걸, 정령

만나고 싶었단다♪

 

그쪽의 소년은
처음 보는 거였지?

우리의 정령을
보호해줘서 고맙구나

정말로 감사하고 있어

 

웃기지 마!

우리는 네 여동생을
"보호"하고 있다

 

피차...

올바른 위치로
돌려보내주지 않겠어?

이자식!!

마나한테
허튼 짓 해봐라!?

절대로
용서 안 할 거다!

 

호오...

마나라고 하나?
그녀는

이런 우연이 다 있나

정령이 흘러가 당도한 것도
무심코 납득하게 돼버리는군

 

약속해줘!

내가 그쪽에 가면
마나를 돌려주겠다고

 

그래...
물론이다마다

 

미오!?

괜찮아

원래부터 나는
여기 있을 리 없었던 존재

 

한때라도 너와
지낼 수 있어서 행복했어

 

웃기지 마...

 

웃기지 말라고!

 

신, 뭐 하는―!?

 

바보야!

약속 같은 걸
지키겠어!?

미오를
손에 넣었다고

쟤네가 나랑 마나를
안 죽일 거란 보장이 어딨는데!?

 

미오가
여기 있는 한!

저녀석들은
마나한테 손 못 대!

그렇다면 여기선 일단
다음 기회를 엿보는 게 가장 좋아!

 

신...?

이런, 이런

난 거짓말을 할
생각은 없었다만?

 

신!

 

미...

 

오...

 

그렇구나...

다시 만들면 되잖아...

 

이제...
다시는 놓지 않아...

다시는...
절대 틀리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기다려줘

제4화
시원의 정령

 
 

 

당연한 듯이 지나가는

뭐 하나 특별할 것 없는 행복

찾아내고는

물음을 던지는 메마른 바람에

두둥실 흩날리는 꽃잎 하나

 

언젠가

언젠가 이뤄질 거라 간직한

아련하고도 선명한 그림자

아직 여기서 숨을 쉬는

앙상한 통증과

당신을 기다린다는

그것뿐

 

뭐 하나 특별할 것 없는 행복

 

살아갈게, 이 세상에서

 

타카미야 미오

정령들의 어머니

격전 속에서

어떤 자는
사랑해 마지 않는 사람과

또 어떤 자는
숙적과 마주하는데―

다음, 제5화
「어머니 된 0(제로)

하늘에
죽음의 꽃이 만발하고...

fan sub by kai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