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아트리 01

아, 아파…

아파…!

 

구해줘…
추워…!

 

싫다구…
싫어!

 

젠장!
젠장!

 

엄마?

 

엄마―

 

또인가

일어났어?

 

왜 있는 거야?

 

그렇게 무서운 표정 짓지 말고~

 

부자로 향하는 티켓을
가져와 줬으니까

 

방해돼

그렇게 추파를 날려도 소용없어

정말, 점잔빼기는

 

이번에야말로 괜찮을 거라니까

신뢰할 만한 정보통에서
실동품이라면서 팔아줬으니까

그런 식으로 몇 번이나
속아온 건데?

 

대충 살아갔다간
멀쩡히 죽진 못할 거다

아무튼 해 보라고!

딱 한 번!
한 번만!

 

뭐, 지금까지 본 것중에선
제일 낫긴 하네

그렇지?

 

할 수 있는 만큼은 해 볼까

 

어차피 달리 할 것도 없으니까

 

이런 세상에선

 

Log 01 『바다의 요람으로』
새로운 대규모 에너지 공급원으로
기대되는 아마테라스 프로젝트

그 첫 단계로
오래전부터 계획되어 왔던―

 

이번에야말로 날긴 하는 걸까?

날지

 

하지만 불꽃을 쏘아올릴
여유가 있다면

우리의 삶을 좀 개선해 줘도
되는 거 아니야?

 

지금을 어떻게든 넘겨봤자
언젠가 파탄 나

 

미래를 만들어야 해

 

그건 그렇고 진짜 낡아 빠졌네

이런 걸로 정말로
잠수할 수 있기나 한 거야?

잠수하라고 한 건 아줌마잖아?

캐서린!

다음에 또 그러면
바닷속에 가라앉혀 버린다!?

애당초 "캐서린"도 가명이잖아?

그게 그거지

시끄러워!

사람한테는 여러모로
사정이라는 게 있어!

나츠 군~

 

나츠 군!
학교 가자!

 

부르고 있다

놔두면 언젠가 포기해

차였네

사랑은 단념하는 것도 중요해

 

그, 그런 게 아니에요!

 

기껏 모습을 안 보이게
됐다고 생각했는데

무슨 역귀 보듯이 말하지 마

나는 저 이카루가 나츠키 군의 파트너니까~

 

파트너?

 

적당한 소리하지 마

수상한 얘기를 가지고 온 심마니잖아?

수상하지 않아!

너희 할머니네 집에 보물이
잠들어 있다는 건 틀림없는 정보야!

나츠 군의 할머니?

그 어떤 학자라셨던?

해양지질학의 야치구사 논코 박사

그 할머니의 집에 잠들어 있는 보물을

이걸로 가지고 와서
서로 나누자고 하더라고

 

수, 수상해

끈질기네!

그래서?
됐어?

아까 그 부품이
문제없다면 하는 얘기지만

 

정말로?

자, 잠깐만

이걸로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거야?

뭐, 그렇지

그만두는 편이 좋아!

목숨을 소중히 하라고 했어!

괜히 참견하지 말고

이 아이도, 나도 돈이
어떻게 해서든 필요해

이런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정말로 괜찮은 거야?

보물을 찾자마자

"수고했어"라면서 나츠 군을
바닷속으로 내던져 버리는 거 아니야?

그럴지도

"그럴지도"라니!

재수없는 소리는 하지 마!

그럼 미나모도 올래?

 

이 녀석도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건 몇 년 만이야

일손이 몇 명 더
있었으면 좋겠어

 

치사해

 

뭐가?

 

딱히

 

세계 규모로 일어난
급격한 해면 상승

해발이 낮은 연안 부근은
마을째로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원인은 불명

온난화에 의한 바닷물의 팽창

지각 변동에 의한
초대규모 해저 융기 등

몇 가지 설은 존재하지만
결정적인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

한 번 올라간 수위는
상승한 채로 돌아가지 않고

큰 도시와 인프라를 잃게 되었고

지금도 천천히 육지를
집어삼키고 있다

 

그, 그러니까…

내가 안에 들어가서
해치를 닫으면

그 후크를 풀어줘

후크?

이 레버?

캐서린은 크레인 조작을 부탁해

 

그럼

 

움직였다

 

이 아이, 정말로 괜찮은 거야?

얼른 풀어
연료는 무한하지 않아!

정말

 

밸러스트 탱크 개방

 

역시 그만두는 편이 좋아!

들어가는 건 얕은 곳이고
장소도 알고 있어

문제없어

 

거기다 한 번 가야만 하니까

 

누군가가 가지 않으면
바닷속에 영원히 남겨진 채일 테니까

 

모두가 살고 있던 마을인데

 

나츠 군

 

저건가

 

이렇게나…

그대로 남아 있구나

 

나츠 군, 어디야?

 

미나모, 먼저 간다

 

그럼 안녕~

 

나츠 군, 잠깐만~

 

찾았어?

어, 응

 

여기다

 

이건 뭐지?

 

뭐야?
금괴라도 있었어?

있을 리가 없잖아?

난파선도 아닌데

 

캡슐?
아니

 

여자애다

 

인형?

 

휴머노이드인가

 

끌어올린다

크레인의 후크를 내려줘

알겠어

 

도저히 인형처럼 보이지 않아

이렇게나 정교하게 만들어졌다니

 

처음 봤어

 

나츠 군!

나츠 군, 무슨 일이야?

 

싫어, 싫어…

 

싫어!

나츠 군!
나츠 군!

싫어―!

 

아트…

아트리?

 

윈치를…

뭐?

 

얼른 윈치를!

 

나츠 군!

 

저기 있다

 

다리

내 의족이

 

안 되는 건가

 

아름답네
빛이란 건

 

정말로…

아름다워

 

ATRI
~My Dear Moments~

sub by 별명따위

 

휴머노이드

로봇이라는 거야?

당신들 인간이 그렇게
총칭하는 정밀기계에 속합니다만

그런 호칭은 다소
광범위하다고 생각해요

굉장해

이렇게 인간을 똑 닮은
휴머노이드는 처음 봤어

당연하죠!

고성능이니까요!

 

그건 그렇고 이런 걸
숨기고 있었을 줄이야

인간과 흡사한 휴머노이드는
꽤 오래전에 생산이 중지됐으니까

비싸게 팔릴 거야~

에?
팔아버리는 거야?

당연하지!

그걸 위해서 인양한 거니까

그치만 그건 마음대로
하면 안 되는 건…

맞아요!
안 돼요!

저를 마스터의 허가 없이
매매하는 건 위법이에요!

마스터?

야치구사 논코 박사님이에요

 

네 마스터는

 

1개월 전에 병으로 돌아가셨어

 

논코가…

그런가요

아, 저기…

죽은 건가요~

 

그건 아쉽네요!
합장~

왜, 왠지 가벼워

그거야 그렇겠지

말도, 행동도 모두
프로그래밍대로 말하는 것에 블과해

그렇게 됐으니까 지금 마스터는
그 손자인 여기 도련님

이 사람의 명령에 따라야 해

도련…

 

잘 부탁드립니다
도련님 씨

호칭은 도련님 씨라고 하면 될까요?

그밖에도 파파?
오빠야, 오라버니 같은 게 있는데요~

 

도련님이 아니야

나츠키다

 

이카루가 나츠키

나츠키 씨?

너는 뭐라고 부르면 되지?

형식 명칭 말인가요?

아니, 이름이다
없는 건가?

아뇨

 

아트리

 

아트리라고 해요!

「ATRI」로, 아트리예요!

아트리

 

네~

고유명을 부여받는다는 건

물건인 로봇이 생명이 있는 존재로
승인되었다는 증표!

고성능인 저의
하나의 스테이터스예요!

아, 그래도 나츠키도
꽤 멋진 이름이라고 생각해요

무슨 눈높이로 말하는 거야?

응? 이런 눈높이인데요

 

모르는 건가

 

혹시 저, 바보 취급당한 건가요?

 

내가 학교에서 돌아올 때까지
절대 팔면 안 돼

알고 있어

 

절대로야!

절대로!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휴머노이드를 둘 여유가
있을 리가 없잖아?

이 다리도 어떻게든
해야만 하니까

그렇게 나와야지

 

아트리

네~

 

간다

마스터, 산책인가요?

가면 알아

 

꽤나 느린걸
도망치는 거 아니야?

휴머노이드라고?

마스터의 명령에
거스를 리가 없잖아

 

그렇게나 신기해?

네, 전부 처음 보는 경치예요

 

최근 몇 년 동안 이곳도
꽤 많이 변했으니까

 

몇 년 잠들어 있었어?

응?

그렇게나 잠들어 있었던 건가요?

그것도 모르는 건가

메모리는 전부 잃은 모양이에요

 

따라와

아, 잠깐

 

원하는 걸 골라도 돼

뭐야?
사 주려고?

그러는 편이 판매 가격이
내려가지 않아서 좋잖아?

그렇구나

뭐야?

아뇨, 크기는 이게
제일 좋아요

하지만 디자인성은 이쪽이겠네요

 

이러다 날이 저물겠다

네가 정해 줘

 

어때?

 

사이즈도 딱 맞아요!

 

구두 가지고 그렇게나 기뻐?

네!

 

그야 마스터가 저를 위해

물건을 주셨으니까요!

 

기뻐하는 게 이상했나요?

 

아니

이상하지 않아

 

평범한 인간과 다를 것 없이 보이네

뭐, 그래서 생산 중지가 된 거겠지만

 

괜찮으신가요?

 

아까 빠졌으니까

뭐, 이 의족도 애당초
오래된 형식이었으니까

고성능이 아니네요

 

뭐, 그런 거다

 

음~

그렇군

 

야마사키 팩토리의 제4세대

 

응, 이 녀석의
2세대 다음 형식이로군

2세대

그동안 인간과
상당히 흡사해졌네

응, 나왔을 당시에는
상당히 화제가 일었지만

하지만 그 후에 리콜이 발각됐어

리콜?

그럼 가격은?

 

비켜 봐!

어떤데?

흠, 흠~

 

이 금액을 둘이서 나눈다고?

스, 승리했어!
인생이라는 도박에!

 

리콜을 했다는 건
문제가 있었던 거지?

이렇게나 비싸도 되는 거야?

컬렉터라는 건
그런 걸 좋아한다고

그러니까 만족하실 만한
프라이스가 붙은 거네요!

역시 고성능인 저!

어쩔래?

바로 사고 싶다는 녀석을
찾아 올까?

그야 물론!

저기

응?

파는 건 조금
기다려 주실 수 있을까요?

 

전 마스터

아뇨, 논코에게서
명령을 받았어요

잠들기 전에…

그걸 실행한 뒤에
해 주셨으면 해요!

 

할머니의 명령?

뭔데~

그건!

 

로스트했어요

뭐?

어라?
뭐였지?

그러니까, 그러니까…

잊기도 하는 거야?
로봇인데

인간과 사고 패턴을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서

인간과 똑같이 잊기도 해요!

그러니까 뭐였지?

 

마스터, 기억하지 않으세요?

내가 기억할 리가 없잖아

정말, 도움도 안 돼…

곤란해!

저기 말이야…

 

이런 중요한 사실을
로스트하고 말다니

고성능인 저인데…

역시 리콜품

 

잘도 가격이 붙었네

저런 고철덩이

 

로봇을 고철덩이라고 하는 건

로봇 차별 금지법 위반이에요!

정정해 주세요!

그런 걸 어디에 숨기고 있었어!

 

그런 것보다도 얼른 떠올려 내

어쩔 수 없네

오늘은 내가 맡아둘게

 

당연하잖아?

마스터의 허가가 있으면
팔 수 있는 거잖아?

너한테 맡겨뒀다가
튀면 여간 골치 아픈 게 아니라고

파는 거야?

팔지 않게?

 

죽은 마스터의 명령을
떠올린들 뭐가 되는데?

애당초 저래서는
실행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그 다리, 새 걸로 바꾸고 싶은 거지?

 

아트리

네!

 

캐서린과 가

 

 

그럼 구매 상대가 보이면
연락할게

 

- 간다
- 네

 

어, 어이

 

기다려

 

기다려!

 

뭐? 고장?

역시 싸구려는 안 되겠네!

 

저기

응?

 

위험해!

근성을 보여달라고!

이 고철덩이가!

 

어이, 기다려!

 

기다려 줘…

 

기다려…

 

마스터

 

나츠 군

 

팔꿈치 까졌어

지금 구급상자를…

미안
혼자 있게 해주지 않을래?

 

 

아카데미까지 다니게 해 줬는데
도망쳐 돌아오다니

꼴이 그게 뭐냐?

 

어쩔 수 없잖아

 

나도…

 

젠장!
젠장!

 

싫어, 싫어…!

 

아트리

 

나츠키 씨

 

저, 마스터의 다리가 될게요!

 

분명 그런 거야, 우리는

태고의 시대부터

서로 이끌리는 운명이었던 거야

우주는

알고 있었을 거야

지구의

사랑의 탄생을

깊은 바닷속

하나의 생명

저 빛은 뭘까?

앞으로 미래가 어떻게 될지

누구도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어딘가에

항상 빛이 보이고 있었어

그건 머나먼 우주에서 온

희망과도 같은 별의 반짝거림

어떤 말을 자아내고 있는 걸까?

해가 떠오를 때까지 꿈이여

깨지 말아줘

 

저 빛은 뭘까?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