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유키치!

 

유키치, 유키치!

 

도와줘요!

도와주세요!

동생을 구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제 목숨은 필요 없어요!

그러니, 제발...!

 

금빛... 까마귀?

 

걱정 마라.

두 사람 다 부모에게 돌려보내주마.

 

언젠가 다시 만날 일도 있겠지.

 

지금은 잊고 잠들거라.

 

까마귀는 주인을 고르지 않는다

 

야마우치,

 

깊은 산이 늘어서 있는 이 땅에는

고대로부터 야타가라스라 불리는
일족이 살고 있다.

 

세 개의 다리를 가진
이 이형의 새는

어느 때부턴가 사람의 모습이 되어
대지에 내려서서는

 

논밭을 일구고,
마을을 이루어나갔다.

 

야타가라스들의 장로는
금오라 불린다.

금오는 야마우치의 최고권력자로,

그 지위는 부모에게서 아이로
대대로 이어져 내려간다.

 

금오는

오랜 세월에 걸쳐
백성들을 잘 다스리고,

야마우치에 번영을 가져다주어왔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옥좌에 몰려드는 자들의

권모술수의 역사이기도 했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이

황태자, 동궁의 비를 고르는

등전이다.

 

미래의 금오의 아내라는

단 하나의 자리를

귀족 집안의 귀녀들이 쟁탈한다.

그야말로 가문을 짊어진
치열한 싸움의 막이

지금 오르려고 하고 있었다.

 

앵화궁 등화전

 

아세비는 어떻겠느냐?
(마취목)

 

아세비?

그대의 가명이다.

 

명색이 동궁의 아내가
될지도 모르는 귀녀가

이름도 없는 둘째 딸이어서야
이상하지 않겠느냐.

아니면,

내가 붙여준 이름은 불만인 게냐?

 

다, 당치도 않습니다!

 

황후께서 친히...

분에 넘치는 영광이옵니다.

어머나...

아세비래요.

황후님께서도 장난이 지나치셔요.

무슨 뜻인지 모르시는 걸까.

그럼 결정됐군, 아세비 아기씨.

 

춘전을 부탁하느니라.

 

아, 네!

 

축하드립니다.

오늘 등전의 의식을 기해

여러분들께선 정식으로
동궁 전하의 비 후보가 되셨습니다.

남가의 첫째 귀녀,

하마유우 님.

서가의 첫째 귀녀,

마스호노스스키 님.

북가 셋째 귀녀,

시라타마 님.

그리고

동가 둘째 귀녀,

아세비 님.

하지만 최종적으로 선택받는 건

한 분뿐.

이곳 앵화궁에서 서로 절차탁마하며

1년 후, 좋은 날을 맞이하실 수 있기를.

황후 - 오오무라사키노오마에
1년 후, 좋은 날을 맞이하실 수 있기를.

 

그나저나 주빈께서 안 계시는 건
역시 허전하군요.

오늘이야말로 초대에
응해주실 거라 생각했습니다만.

정말이지, 동궁께선
무슨 생각을 하시는 건지.

북가 당주 - 겐야
소중한 딸을 보내는

북가 당주 - 겐야
이쪽 입장도 되어봐주셨으면 하는군.

동가 당주 - 하루히토
이쪽 입장도 되어봐주셨으면 하는군.

동가 당주 - 하루히토
시라타마 님께선 아직 열넷이셨던가요?

그야 걱정되시겠지요.

남가 당주 - 토오후
우리 네 가문을 소홀히 대해서

남가 당주 - 토오후
정사를 보실 수 있을 리 없지.

머지 않아 이해하시게 되겠지.

서가 당주 - 아키라
오오, 무섭구먼, 무서워.

무얼 꾸미고 계신 걸까?

 

어찌 됐든
어느 귀녀가 선택을 받든 간에

서로 원망하기 없기다.

 

언니!

 

내친왕 - 후지나미
내친왕 전하!

 

몇 년만인가요.

설마 여기서 뵐 수 있게 될 줄이야.

편지도 못 드리고 실례했습니다.

전하도 건강하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딱딱한 소린 그만둬요.

저와 당신의 사이인 걸요.

 

네.

그럼 후지나미 님.

 

그나저나

정말로 아름다워지셨군요.

오라버니,

동궁 전하의 눈에 드실 게 틀림없어요.

어머,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건 과찬이셔요.

아뇨, 정말이에요!

전 언니가 선택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야 그러면 우린 정말로
자매가 되는 거잖아요?

 

벌써부터 동궁 전하의
여동생분의 환심을 살 줄이야.

제법 하는군.

저기, 분명 남가의...

하마유우 님,

무례하구나.

그랬사옵니까.

이거 실례를.

 

당신...

아니, 동가의 둘째 귀녀.

아, 네.

아세비라는 가명을 받고

정말로 기뻐하고 있는 건가?

 

네, 근사하고 좋은 이름이어요!

 

그거 걸작이군.

하마유우!

저기, 제가 뭔가...?

아씨, 그건 추후에 제가.

아세비는 말이 취하는 나무(馬酔木)
라고 쓴답니다.

 

마취목의 꽃엔 독이 있거든요.

 

그 꽃을 입에 대면

말은 꼴사납게 취해버리죠.

 

꽃이란 건 당신,

그리고 말이란...

 

기품 있는 척하지 말고 확실하게 말해.

말은 동궁을 가리키는 거라고.

 

얼빠진 말이 마취목을
입에 대다 취해버리 듯이

동궁 정도의 남자라면
네게도 취해 정신이 팔릴 것이다,

어디 한 번 잘 해보거라, 란 뜻이다.

말하자면

황후께선 네 가명을 이용해서

동궁을 업신여기신 거야.

그야말로 그 위인께서
하실 만한 일이야.

그런...

동궁께서 말이시라니, 전...!

아씨, 그 이상은 아니되십니다!

 

후지나미 님...

 

가엾으시게도.

사랑하는 오라버니에 대해
그런 말을 들으셔서야...

 

당신 탓이 아니예요.

정식으로 소개할게요.

서가의 첫째 딸,

마스호노스스키예요.

아, 저는...

전 아름다운 것이나
귀여운 것을 매우 좋아한답니다.

당신과는 좋은 친구가 될 것 같군요.

 

네...

 

그나저나

성질 고약한 것에 붙잡히시고,
참으로 안 되셨군요.

 

나왔군, 나왔어, 서가의 팔방미인.

악착스럽고 기품 없는
남가보다는 낫답니다.

남가는 솔직하거든.

속이 빤히 보이는
거짓 웃음은 못 지어.

참으로 어엿하셔라.

그럼 동궁 전하께도
그 무뚝뚝한 얼굴이 통하면 좋겠군요.

저기...
그럼 동궁 전하께도
그 무뚝뚝한 얼굴이 통하면 좋겠군요.

그래, 그러도록 하지.

상대해주지 않는 거예요.
그래, 그러도록 하지.

 

시라타마 님?

당신도, 저도.

비에 선택받을 리가 없다고.

 

그만둬, 그만둬.

술맛이 떨어질 것 같군.

 

그럼 여러분,

실례하겠사옵니다.

 

앵화궁 춘전
좀 더 잘 사정을 알려드렸어야 했습니다.

동가 시녀 - 우코기
좀 더 잘 사정을 알려드렸어야 했습니다.

다들 내가 적임이다 하고
등전에 임하고 있습니다.

어느 가문이든

자기네 귀녀를 금오의 비로 삼으려고
기를 쓰고 있으니까요.

 

지쳤어.

이젠 뭐가 뭔지...

 

야마우치 전달집,

이걸로 공부하시죠.

아씨께서 어리셨을 적에

우코기가 읽어드렸었지요.

 

그 졸려오는...

아씨!

먼저 기본 중의 기본,

야마우치의 내력부터 복습하겠습니다.

잘 들으십시오.

 

산신님께서 이 땅에 왕림하셨을 때,

산봉우리로부터는 물이 흘러넘치고,

순식간에 나무엔 꽃이 달리고,

벼이삭은 무겁게 고개를 숙였다.

그 풍요로운 땅을

산신님께선 야마우치라 이름붙이시고

자기 대신 다스리도록

금빛 까마귀에게 명을 내리시어,

금빛 까마귀는 네 명의 아이에게
토지를 나누어주기로 했다.

첫 번째에겐
꽃이 피는 동쪽 땅을,

두 번째에겐
과실이 여무는 남쪽 땅을,

세 번째에겐
벼이삭 고개 숙이는 서쪽 땅을,

네 번째에겐
물이 샘솟아 춤추는 북쪽 땅을.

이것이 네 가문 네 영토의 시작입니다.

한편 금빛 까마귀는 금오라 칭하며,

산신님에게 가장 가까운 중앙산을
대대로 거처로 삼으셨습니다.

네 가문을 상대로
이쪽은 종가라 불리며...

아니, 아씨!

깨어계십니까?

 

무, 물론이지!

금오가 산신님께 섬김으로써

야마우치의 안녕이
유지되고 있는 거지?

바로 맞습니다.

 

동궁께서도 지금은
황태자의 입장이십니다만,

머지 않아 금오로서 즉위하시겠지요.

동궁의 비가 되는 것은

야마우치의 평화를 뒷바라지 하는 것.

그것은 귀녀를 보내는
어느 가문에게 있어서든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라고 하는 건 겉치레일 뿐이고!

 

이것은 전쟁입니다!

저, 전쟁?

종가의 위광은 널리
야마우치의 정치 경제까지 미칩니다.

당연히 금오의 비도
그것은 예외가 아닙니다.

황후님 말이야?

 

한 번 비를 보내면
그 집안엔 이러니저러니

막대한 이익과 권력이 굴러들어오지요.

아이가 태어나시면

후견인이 어쨌는 둥
감시역이 저쨌는 둥

더더욱 일족들을 종가로 끌어들여

그 아이가 남자라면
장래에는 다시 금오가 되어...

집안의 장래는 평안하게...

그렇습니다.

 

결론적으로 등전은

귀녀분들에 의한
네 가문의 대리 전쟁인 것입니다!

 

어쩐지.

풋내기인 나는 상대해줄 리가 없어.

약한 마음을 잡수셔선 안 됩니다!

아씨,

 

추전의 마스호의스스키 님으로부터

인사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목홍빛 의복이야.

어머, 자수도 어쩜 이리 섬세하게...!

이이, 이런 훌륭한 것을!

답례는 어쩌지.

 

내일, 다과회를 열 거랍니다.

부디 마음 편히 오시어요.

 

친구와 다과회라니 처음이야!

마스호노스스키 님께선
어쩜 이리 좋은 분이실까!

 

이번 등전에는

까마귀 광대가 섞여든 모양입니다.

서둘러서 제거할 필요까진 없겠지요.

오히려 자극이 돼서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지도.

 

금상 폐하

 

어디 한 번 즐겨보도록 하지요,

동궁 전하의 솜씨와 함께.

 

앵화궁 추전
이쪽은 시라타마 님께서 가져오신 향이옵니다.

북가 대대로 전해져내려온 것이옵니다.

북가 시녀 - 오챠노하나
제법도 조합도 비전 중의 비전.

 

오늘은 여러분들을 위해 특별히...

확실히 보기 드문 향인걸.

정향이 강하려나.

뭐, 흑방(黒方) 향과도
비슷한 것 같으니까

대략적인 배합은 알겠네요.

 

서가 시녀 - 키쿠노

시라타마, 제 향은 어떤가요?

조금 사향이 강하려나요.

말리꽃과도 닮았습니다만.

 

잘 알아보시는군요.

그쪽은 마스호노스스키 님께서

본인께서 직접 조합하신 것이랍니다.

우코기, 이건?
본인께서 직접 조합하신 것이랍니다.

향의 배합을 맞추는 놀이입니다.

 

안 좋은 예감이 맞아떨어져 버렸군요.

아세비 아기씨,

당신의 향은 어떠한 것인가요?

네?

 

죄송해요, 전 잘 몰라서.

 

향은 쓰지만,

뭘까요?

사향이라든가
그런 고가의 것은 아닐 것 같아요.

 

농담이시죠?

귀족의 소양인데요.

믿을 수가 없군요.

동가는 그 정도로 여유가 없는 걸까.

송구스럽습니다만,

저희 동가에도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유서 깊은 향은 있습니다.

하지만 아씨께서는

어릴 적부터 몸이 아주 약간 약하셔서

향에 익숙하시지 않은 관계로.

어머, 그건 가엾군요.

얼마 후면 히나 축제이니,

나쁜 기운을 털어냈으면 좋겠군요.

 

저기,

저, 가지고 있어요!

 

히나 축제의 인형.

 

어쩜 저리 초라할까.

미천한 인형이잖아.

그만두렴.

시골 분들은 저게 최선을 다한 거야.

 

아세비 아기씨, 당신...

정말로 여기에 있기에
걸맞는 분이시려나요...

 

어머,

이거 실례했습니다.

아씨께서 마음에 들어하시는
왜가리 문양 다기가!

어허, 키쿠노!

꼴사납게!

 

아씨!

 

아씨!

 

보아하니 짓궂은 짓을 당한 모양이군.

 

마스호노스스키냐, 시라타마냐?

 

제게는 여기에 있을
자격 같은 건 없어요.

 

사실은 언니가 왔어야 했어요.

하지만 병으로

급히 제가 등전을 하기로.

 

기뻤어요.

사물의 분간이 갈 나이 때쯤엔

전 이미 시골의 별저에 있었어요.

주변은 걱정 많은 시녀들뿐이고,

바깥에 나갈 일도

같은 나이대의 아이와
놀 일도 거의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안 되겠네요.

너무 자리에 안 맞아요.

 

그럼 집으로 돌아갈 테냐?

 

그러고 보니 이번엔 당신 말고
한 명 더 자리에 안 맞는 게 있었지.

 

긴 외유로부터 돌아왔더니
이상해졌다더군.

세간 말로는

터무니 없는 얼간이라고.

 

동궁 말이야.

동궁께서?

제법 유명한 이야기인데 말이지.

당신,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는군.

 

그럼 이것도 처음 들으려나.

 

실은 금오의 후계자로는
동궁 말고 따로 최유력 후보가 있었다.

 

동궁은 차남이야.

 

본래라면 금오를 잇는 건
다섯 살 위의 형님 전하,

매우 영리한 아이로

장래엔 명군이 될 거란 소문이
파다했던 모양이야.

 

하지만 무슨 생각을 한 건지,

종가의 신관은 뒤를 잇기에
걸맞는 건 형님 전하가 아닌

아직 아기였던 동궁이란 말을 꺼냈어.

 

형님 전하의 어머니는 정실, 즉 황후고,

동생인 동궁이 측실의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야.

 

중앙에선 난리가 났었던 모양이야.

형님 전하파와 동궁파로 두 동강이.

 

결국 권력 투쟁에서 지는 형태로

형님 전하는 출가를 강요당했어.

 

그래서 황후님께선
제 가명으로 동궁 전하를.

그 형님 전하께서도 가엾으셔요.

뭐, 외부적으로는
일단락 된 걸로 여겨지고 있지만,

실제로 속내로는 어떨는지.

 

이번 등전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하마유우 님께선...

당분간은 강 건너 불구경.

 

맞아, 소문 한 가지 더.

 

얼간이 동궁은

 

아마도 진짜 금오인 모양이야.

 

진짜?

 

북령

 

주인 나리.

 

오, 유키마사,

건강했느냐.

네.

북령 수빙향 향장 - 유키마사
이번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중앙에서 돌아오시는 길이십니까?

북가 본저
그래,

북가 본저
등전이 시작돼서 정신없어서 못 견디겠군.

 

그나저나 유키마사.

네.

아들들은 와 있느냐?

 

무, 물론입니다.

 

그거 기대되는군.

작년엔 배탈이 났다니 어쩌니 해서

유키야는
얼굴을 비추지 않았으니 말이다.

필시 많이 컸겠군.

 

어딜 나돌아다니고 있는 거지,

그 멍텅구리가.

수빙향 향장 차남 - 유키야

저기,

어떻게 해서든 지불은
못해주시겠다, 이건가요?

그러니까 네 녀석이 착각한 거라고!

이런 꾀죄죄한 꼬마네 가게에서
무전취식을 할 리가 없잖아.

거짓말이야!

아니, 분명 우리 가게 떡을!

끈질기군!

 

애당초 너희들 야마가라스가

우리 미야가라스에게
예를 다하는 건 당연한 일.

설령 떡을 먹었다고 한들,

그게 뭐 어쨌단 거냐?

저기...

 

목격자도 많은데,

조사해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떡값, 내어주실 수 없을까요?

 

분수도 모르는 야마가라스 녀석.

따라와.

유, 유키야!

괜찮아, 괜찮아.

얘기하면 이해해주실 거니까.

 

유키야, 괜찮아?

유키야 형!

 

어라?

형님이랑 유키치, 무슨 일이세요?

수빙향 향장 장남 - 유키마
멍청아!

항상 혼자서 무모한 짓이나 하고!

수빙향 향장 삼남 - 유키치
유키야 형은 잘못 없어!

그 녀석들 중앙의 미야가라스라면서

우릴 무시하고
제멋대로 하고 다니잖아!

그러고 보니 오늘은

북가의 연회였죠?

응.

하지만 그 얼굴론...

 

당연히 그 미야가라스도 오겠지?

 

어이, 너 또 무슨 짓을...

왜 그러세요, 형님.

딱히 꾸미고 있는 건 없어요.

그럼 먼저 가 있을게요.

 

유키야!

 

역시 아프네.

 

까마귀는 주인을 고르지 않는다

 

비 후보인 시라타마 귀녀를
추대하는 북가

일족의 연회에서
소동을 일으킨 유키야는

얼간이란 소문의
동궁의 시중으로 지명된다.

 

유키야와 동궁,

두 사람의 기구한 운명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다음 시간,

멍텅구리 차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