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dom.2.Far.and.Away

수비병

 

주흉인가?

 

누구의 명이냐?

 

죽을 사람에게 알려 줘 봤자
의미 없지

 

회의실이다, 수비병!

 

수비병!

 

대왕 전하를 보호해라!

 

대체 어디서 보낸 놈들이냐?

 

- 창문군
- 제 불찰입니다

 

대왕 전하, 피하시지요

 

영정

 

각오해라!

 

내가 좀 늦었지?

 

 

여길 어떻게...

 

제가 불렀습니다

 

사 씨!

 

이런 곳까지
자객이 침입해 올 정도라면

 

중원 통일은 아직 멀었군

 

전에 반기를 든
성교의 수하였던 네가

 

어째서 신을 불렀지?

 

반년 전 내란 당시

 

혼자서 주흉과 무타를
쓰러트리고

 

끝내 좌자까지 해치운
노예 출신

 

솔직히 대왕 전하의 수하들보다

 

더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신!

 

이 자식이!

 

고마워, 초

 

실력 많이 늘었지?

 

대왕 전하, 송구하옵니다

 

이 모든 일은
어리석은 저의 책임입니다

 

원하신다면 이 창문군

 

죽음으로 사죄드리겠습니다!

 

호들갑도 여전하군, 아저씨

 

아저씨라고?

 

치우...

 

치우만 왔더라면

 

너희는 전부 죽었을 거다

 

치우?

 

초인적 힘을 가졌다고 하는
전설의 암살 일족이다

 

일찍이 혼자서 소국을
멸망시켰다는 일화도 있지

 

괴물이야?

 

일명
'슬픔의 일족'이라고도 한다

 

'슬픔의 일족'?

 

시시하긴
어차피 그냥 소문이잖아?

 

그게 어떤 녀석이든
내가 가볍게 해치워 주겠어

 

성 내부에까지
자객이 들어오다니

 

외부에 알려지면 큰일이다

 

이번 일은 절대
입 밖에 내지 마라

 

대왕 전하!

 

- 돌아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 무슨 일이냐?

 

위나라가 국경을 넘어
진군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뭐라고?

 

아득히 이어져 온
전란의 세계

 

진, 조, 한, 연, 위, 제, 초
때는 춘추 전국 시대

 

중원 대륙에선 일곱 나라가
벌이는 치열한 싸움이

 

500년에 걸쳐
이어지고 있었다

 

중원의 서쪽 나라 '진'에서
전쟁고아로 자란 신은

 

친구인 표와 함께
대장군의 꿈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용모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국왕의 대역이 된 표는

 

왕궁의 내란에 휘말려
목숨을 잃는다

 

신은 중원 통일을 꿈꾸는
진나라의 젊은 왕 영정과 만나

 

산계의 왕 양단화와 함께
왕도 함양으로 향한다

 

왕좌를 탈환한 신 일행은

 

격동의 시대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된다

 

그리고 지금
주변국 위나라가

 

국경을 넘어 침공을 개시

 

양국은 사감 평원에서
결전의 때를 맞이하려 한다

 

킹덤 2: 아득한 대지로

 

진나라 왕도
함양

 

집합!

 

위나라의 침공이라

 

큰 전쟁이 시작되겠군

 

한번 노예가 되면
어른이 돼도 노예

 

벗어날 길은 검뿐이야

 

그래

 

금방 천하대장군이
돼 주겠어

 

 

드디어 시작이야

 

천하대장군이 되기 위한
진정한 첫걸음이라고

 

무운을 빈다

 

그래

 

초, 넌 여기서 기다려

 

- 하지만...
- 괜찮아

 

좋았어!

 

어디 한번 날뛰어 볼까?

 

가라!

 

전진하라!

 

서둘러라
전쟁이 끝난단 말이다!

 

시끄러워, 애송이!

 

넌 뭐야? 빨리 움직여!

 

우물쭈물 대지 마라!

 

어라?

 

아니, 신이잖아?

 

건달 미씨 형제잖아!

 

그렇게 부르지 마

 

살아 있었구나

 

표가 죽은 이래로
쭉 행방불명이어서

 

당연히 너도 죽은 줄 알았어

 

그래, 표는...

 

장례식에
사람들이 많이 왔었어

 

그래
다들 표를 좋아했으니까

 

전쟁에서 돌아오면
곧장 산소에 가 봐

 

그래

 

고마워

 

하지만 산소엔
우리 꿈이 이뤄진 다음에 갈 거야

 

신, 너 좀 달라진 거 같아

 

어디서 뭘 한 거야?

 

이 나라의 대왕을
내 손으로 구했지

 

상으로 작은 집도 받았어

 

나만의 성이라고!

 

여전히
바보같은 소리를 하네

 

옛날부터 표랑
천하대장군이 되겠다느니

 

허풍을 떨었더랬지

 

시끄러워!

 

나와 표의 길은
이제부터 시작이야

 

- 야, 기다려
- 잠깐만!

 

위군인가

 

성가신 적입니다

 

사방이 적국으로 둘러싸여 있어
오랜 시간 전쟁을 해 온 탓에

 

전군이 싸움에
익숙합니다

 

거기다 우리 군은
갑작스레 편성되는 바람에

 

선수를 빼앗겨...

 

위나라엔 분명

 

화룡이라 불리는
대장군이 있었지?

 

그렇습니다

 

우리 진나라의 육대장군처럼
위나라에는

 

'화룡칠사'가 있었사온데

 

생존자가 있다고 합니다

 

만약 그자가
나오기라도 한다면...

 

쉽지는 않을 것이옵니다

 

사람들이 모여 있어

 

'오'를 만들 테니
오장들은 모이도록!

 

오?

 

넌 '오'도 모르냐?

 

어디서 뭘 하다 온 거야?
첫 출진인 우리도 아는데

 

그게 뭔데?

 

'오'란 다섯 명의
보병 조직이야

 

오장을 중심으로

 

보병 다섯 명이
운명 공동체가 되어 싸우지

 

우리 보병들은
어떤 오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전공을 쌓고 돌아갈지
시체가 될지 결정돼

 

어이, 휘련과 상열이잖아?

 

- 우리랑 같이 싸우자!
- 뭐?

 

돌아가면 여동생 소개해 줄 테니
우리한테 와

 

이미 결혼했거든

 

이봐, 너희들
우리 오에 들어와라

 

당신은...

 

패랑 님이시다!

 

비켜!

 

패랑이 데려갔네

 

저 오가 최강이겠군

 

다음!

 

역시

 

강해 보이는 녀석부터
채가네

 

모두 들어라!

 

내가 바로
성호촌에서 온 신이다!

 

이 중에서
내가 제일 강하다고!

 

장난해?
나는 천하대장군이 될...

 

그만 좀 해!

 

창피하게 정말

 

너도 찬밥 신세냐?

 

꼬맹이 같아

 

너 올 데가 아니야
돌아가는 게 좋아

 

남은 사람들끼리
사이좋게 지내자고

 

 

사람이 말을 걸면
대답을 해야지

 

야!

 

남은 분들이군요

 

뭐?

 

오장인 택규라고 합니다

 

변변치 못한 오장이라
언제나 남는 분들과 함께했죠

 

이 약해보이는 아저씨는
누구야?

 

아 그럼 이렇게 다섯 명이네

 

망했다

 

이대로라면
바로 저승길이야

 

통성명이나 할까요?

 

나는 신

 

나는 미평

 

동생인 미도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쪽은요?

 

앞으로 생사를 함께할
동료입니다

 

이름 만이라도

 

강외

 

말하는 걸 싫어한다
이상

 

- 태도가 그게 뭐야?
- 괜찮습니다

 

모두 정렬해라!

 

천인장의 기마대가 지나간다

 

천인장의 기마대?

 

서두르시죠

 

천 명의 병사를 지휘하는
무장이 지나갈 겁니다

 

무례한 자는
베어 버릴 때도 있죠

 

어서요!

 

저 사람이 천인장이라고?

 

야!

 

저 멍청이
목이 달아나겠군

 

어이, 벽!

 

오랜만이야

 

이게 누구야, 신!

 

좋아 보이는군

 

진나라 천인장

 

응?

 

- 몰살이라고?
- 그래

 

위나라는 국경에 있는
'환성'을 공격했어

 

진, 환성, 위
위나라의 군세는 약 9만

 

그에 대항해 우리 군은

 

환성과 부근의 국경 수비대
5천으로 방어했지만

 

눈 깜짝할 새에 함락됐지

 

대왕 전하께선 원정 준비 중인
표공 장군에게

 

토벌 명령을 내리셨지만

 

이를 알아챈 위군은
환성을 버리고

 

부대를
사감 평원으로 전개했어

 

사감 평원
그때, 위군은 환성에 불을 질러

 

여자와 노인, 갓난아이들까지
학살했다고 해

 

그런 무자비한 짓을 한 게
대체 어떤 녀석이야?

 

위군의 총대장
오경 장군이다

 

- 오경 장군?
- 그래

 

위나라 일곱 명의 대장군인
화룡칠사 중 한 명이지

 

위나라 출신도 아닌데

 

전쟁의 신으로
대장군까지 올랐다고

 

오경 장군은 이번에

 

진나라 공격의 총대장을
자진했다더군

 

궁원 부장이 제1 언덕에
포진을 완료했습니다

 

장군님, 두 언덕을
먼저 확보했습니다

 

이것으로 우리 군이
압도적으로 유리해졌습니다

 

위나라 오경군 총대장
오경

 

언덕을 뺏겼다고?

 

침공하면서
방어선을 펼칠 셈인가

 

평지전에서 언덕은
성과 마찬가지다

 

방어가 견고하고
공격이 용이하지

 

- 장군!
- 장군!

 

표공 장군님

 

아직 보병이 전부
규합되지 못했습니다

 

적군은 두 언덕을 제압해
방어선을 펼칠 셈입니다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 편이...

 

진나라 표공군 총대장
표공

 

언덕을 빼앗겼다면
다시 뺏으면 된다

 

출진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신속한 결정이지만

 

이 상태에서 움직이는 건
너무 성급하지 않은가?

 

진나라 천인장
상록

 

이거 피를 많이 보겠어

 

우리 총대장님은
무슨 생각이신 걸까?

 

서둘러라!

 

적은 이미 진형을 갖췄다

 

얼마나 더
뛰어야 하는 거야?

 

우리가
뒤처져 있다는 뜻입죠

 

마음의 준비를 해 두세요

 

이럴 때 많이들 죽어나가요

 

뭔가 공기가 바뀌었어

 

왜 그래?

 

이 앞에 뭔가 있어

 

야, 신!

 

잠깐만

 

전군, 정지!

 

이게 진짜 전쟁터인가

 

제4군 보병들은 집합!

 

- 제4군?
- 우리 군입니다

 

가시죠

 

난 천인장 박호신이다!

 

곧 돌격할 것이다

 

진나라 천인장
박호신

 

각 오는 일렬로 정렬하라!

 

정렬!

 

천인장님, 기다려 주십시오

 

저희는 이곳 사감 평원까지
이틀이나 계속 달려왔습니다

 

적어도 숨을 고를 때까진
휴식을 주십시오

 

그럴 여유는 없다

 

하지만 상황도 모른 채
돌격하란 말씀이십니까?

 

상관에게 말대꾸하지 마라!

 

멈춰라!

 

병사들에게
무턱대고 손대지 말게

 

지금부터 최전선에서
목숨 걸고 싸워 줄

 

소중한 병사들이다

 

- 저 사람은 얼마 전...
- 벽

 

벽이라고 했나?

 

신참 주제에 나서지 마라

 

네 구역이나 신경 써!

 

박호신 부대 정렬!

 

어서 움직여라
굼벵이 녀석들!

 

주목!

 

우리 진군은 현재
수적으로 불리하다

 

위군에 언덕 두 개를 빼앗겨
지리적으로도 열세다

 

너희의 목적은 단 하나!

 

목숨을 걸어서라도
언덕을 빼앗아라!

 

이제부터 보병대는
전 병력으로

 

산기슭의 방어선을
강공 돌파한다!

 

무슨 명령이 저래!

 

말도 안 돼

 

각오해 둬

 

박호신은
특공에 미친 인간이니까

 

너희처럼 약한 오는
한 방에 나가떨어질 거다

 

정말 저런 녀석들이랑
싸워야 한다고?

 

괜찮아, 형?

 

바보같이
토하기는

 

궁원 부장님

 

방금 도착한 진의 보병군이
대형을 정비하고 있습니다

 

위나라 오경군 부장
궁원

 

도착하자마자 바로 돌격인가?

 

너무 성급하군

 

언덕을 빼앗긴 지금

 

병사들의 정비를
기다리면 될 것을

 

돌격 신호를 울려라!

 

제3군 보병대가
아직입니다!

 

상관없다

 

뭐야?

 

돌격 명령이 내려왔습니다

 

잘 들으세요
절대로 혼자 남아선 안 됩니다

 

아시겠어요?

 

알겠다고요

 

드디어 시작하는군

 

잘 보고 있냐, 표?

 

표를 위해서라도

 

우리는 살아서
성호촌에 돌아가야 해

 

보병대, 준비!

 

후방 정규군

 

준비!

 

간다, 표

 

돌격!

 

방어 진형!

 

저건 뭐야?

 

돌아오세요!

 

혼자 가면 안 됩니다!

 

돌아와요!

 

저 바보를 먼저
꼬치로 만들어 줘라!

 

신!

 

죽어라

 

포위하라!

 

저기다! 돌격하자!

 

온다!

 

무엇 하느냐
밀어내라!

 

무리야

 

난 못 해

 

형!

 

형!

 

도와줘!

 

이 자식이!

 

괜찮아?

 

아프잖아, 이놈아!

 

도망가, 형
우리가 대적할 상대가 아냐

 

택 오장!

 

두 분, 지금입니다

 

멍청한 것들!

 

혼자선 아무것도 못 하는
잔챙이들 주제에!

 

닥쳐!

 

누가 뭐래도 상관없습니다

 

이것이
오가 싸우는 방식입니다

 

간다!

 

'다섯 명이
하나가 되어 싸운다'

 

이것은 훌륭한 전법입니다

 

젠장

 

하지만 우린
혼자 튀어 나간 신과

 

아무것도 못하는
꼬맹이까지 있으니 셋이야

 

신은 어디 간 거야?

 

비껴갔군

 

제길!

 

대장!

 

 

궁원 부장님

 

예상외로
전선이 밀리고 있습니다

 

제3 대대를 투입할까요?

 

아니다

 

그것을 내보내라

 

어디 올라와 보시지!

 

뭐야

 

위험해

 

도망가는 거냐!

 

적이 후퇴하고 있어

 

이겼나?

 

이봐, 신!
너 대단하다!

 

바보 녀석!

 

도망쳐!

 

도망치라고!

 

멍하니 있을 때가 아니야!

 

- 신
- 덕분에 살았어요

 

저게 뭐야?

 

전차대입니다

 

위가 중원 최강이라 자부하는
장갑 전차대죠

 

전차대라고?

 

우리가 이길 리 없잖아

 

진짜는 지금부터입니다

 

이번 건
제1파에 지나지 않아요

 

위의 전차대 본대는
제2파부터죠

 

도망갈 구멍이 없을 정도로
대군이 몰려올 겁니다

 

적의 전차대가
제4군 보병들을 유린하고 있습니다

 

기마대의 원조가 필요합니다!

 

표공 장군님

 

전 기마대에 전하라

 

네!

 

대기하라

 

네!

 

네?

 

젠장

 

지원군은 없는 거야?

 

이러다가 다 죽겠어!

 

모두 내 뒤에 바짝 붙어

 

이판사판
정면에서 부딪혀 보겠어

 

그건 너무 무모해요

 

그럼 어떡할까?

 

방법이 있어

 

- 너...
- 살아 있었군요

 

다행이에요

 

방법이 뭔데?

 

- 방벽을 만들면 돼
- 방벽?

 

그걸 무슨 수로?

 

시체를 쌓아

 

지금 무슨 바보같은 소리야

 

해 보죠

 

여러분, 시체를 모아서
쌓아 올려 주세요!

 

택 오장!

 

어서요!

 

기마 돌격 명령은 아직인가?

 

또 대기 깃발이
올라갔어

 

온다!

 

이제 됐다

 

뒤에 숨어라!

 

신, 서둘러!

 

쥐새끼 한 마리가 도망친다
잡아 죽여라!

 

피해!

 

해냈다!

 

잘했어, 강외

 

잘 들어!

 

우린 아직 진 게 아니다!

 

승부는 이제부터다!

 

우리 전차대는

 

적 제4, 2, 1보병대를
공격해 대부분 전멸시켰으며

 

소수의 제4보병대 잔당만이
저항 중입니다

 

표공은 보병대를
완전히 버린 것 같군

 

본진과 완전히 분단돼
고립되어 있다

 

우리 군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표공 장군은 전쟁을 몰라

 

본진을 지킬
수비대만 남겨 두고

 

전군은 언덕에서 내려가
진군하라

 

아래 남은 보병을 궤멸하고

 

표공의 목을 벤다!

 

보고드립니다!

 

적 부장 궁원의 주력 부대가
언덕에서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보병은 어떻게 됐지?

 

제1군, 전멸했습니다

 

보고드립니다!

 

제4군, 거의 궤멸됐습니다

 

소수의 보병이 전차대를
물리쳤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만

 

이제 시간문제입니다

 

제2군, 대부분 전멸했습니다

 

제3군, 고전 중입니다

 

여기선 일단 퇴각하시지요

 

그래, 제4군은
소수가 남아 있다고?

 

그렇습니다

 

장군님

 

일단 여기는 대피를!

 

아니, 이대로 대기한다

 

장군님

 

기다려

 

네!

 

언덕에서 점점
적군이 내려옵니다

 

원군은 왜 안 오는 거야?

 

그딴 건 기대하지 마!

 

대왕 전하
전황 보고가 도착했습니다

 

최전선은 어떤가?

 

보고에 따르면

 

아군 보병대가
위군 전차대에 짓밟혀

 

대부분

 

궤멸됐다 하옵니다

 

그런가

 

보병이 궤멸됐다니...

 

위군이 잔당을
소탕하고 있어요

 

젠장, 갈 곳이 없잖아

 

빌어먹을

 

한 사람도 남기지 않고
죽일 셈이야

 

일단 적이 적은 쪽으로
움직이자

 

저기다!

 

미평!

 

강외, 당신은...

 

대박...

 

능력이 그 정도면
좀 도왔어야지

 

내 몸은 지키지만
너희를 지킬 의무는 없다

 

우리는 같은 공동체잖아요

 

그럼 뭐 하러
전쟁터에 온 거야?

 

찾았다!

 

여기다!

 

- 왔다
- 이젠 틀렸어

 

내가 여기서 막아 볼게
너희는 가

 

- 너무 위험해
- 닥치고 가라고!

 

저기 있다

 

이쪽이다

 

어서 가!

 

 

에워싸라!

 

알겠어

 

나중에 꼭 합류할게, 신!

 

가자! 어서!

 

이 자식, 이거 놔!

 

강외, 바보냐?
왜 남았어?

 

너도 도망쳐

 

도망치기보다
여기서 적을 맞는 게 편하다

 

저쪽으로 갔다!

 

마음대로 해
죽어도 난 몰라

 

난 죽지 않아

 

이런 데서 죽을 순 없어

 

나도 마찬가지다, 바보 녀석

 

꼬마잖아?
어서 해치워 버려

 

제길

 

토옹, 탕탕

 

토옹, 탕탕

 

뭐라고?

 

토옹, 탕탕

 

토옹, 탕탕

 

무서워서 돌아버렸나?

 

이 녀석, 괴물인가?

 

- 뭐야?
- 지금이다, 해치워라!

 

왜 그래?

 

- 숨이...
- 숨?

 

여자였잖아?

 

우릴 갖고 놀았겠다!

 

도망쳐!
포위당하겠어

 

위로 올라가

 

너...

 

어서 가!

 

강외, 도망쳐

 

그래, 너도 같이!

 

바보 자식!

 

미쳤구먼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

 

아직 움직이지 마

 

머리를 다쳤어

 

겨우 살았나

 

가까스로

 

네가 한 거냐?

 

일단은

 

넌 대체 뭐 하는 녀석이야?

 

어째서 여자인 네가
전쟁터에 나왔지?

 

어떻게 그렇게 강하냐고

 

말 안 해

 

뭐라고?

 

온몸을 던져서
창까지 막아 줬잖아

 

아이고야

 

죽겠네!

 

옆구리가 너무 아파

 

사람 살려!

 

시끄러워

 

하나만 대답해 줄 테니
선택해

 

좋았어

 

어떻게 그렇게 강하...

 

아니

 

어째서 여자인 네가
전쟁터에 나왔지?

 

원수를 갚기 위해서다

 

원수?

 

누구의?

 

누구냐니까

 

언니

 

강상 언니의 원수

 

목숨보다 소중한 언니가
살해당했어

 

언니를 죽였다는 자가

 

이 전쟁터에 있는 거야?

 

아니

 

원수는 위나라에 있어

 

하지만 가는 법을 몰라

 

그런 일 때문에
일부러 참전한 거야?

 

그런 일이라고?

 

죽여 버린다 너

 

그러니까

 

네가 죽을 수 없다고 한 건

 

언니의 원수 놈을
죽여야 하기 때문이었군

 

남자가 아니야

 

뭐?

 

원수는 동족 여자다

 

우리는 여자밖에 없어

 

여자뿐이라고?

 

됐어
나한테 신경 꺼

 

어떻게 그래?

 

네 눈...

 

너무 슬픈 눈이잖아

 

일명
'슬픔의 일족'이라고도 한다

 

일찍이 혼자서 소국을
멸망시켰다는 일화도 있지

 

초인적 힘을 가졌다고 하는
전설의 암살 일족이다

 

치우

 

그 이름을 어떻게 알지?

 

뭐 하는 녀석이냐?

 

나는 신

 

같은 오의 동료다

 

동료는 무슨

 

네 아픔은 나도 알아

 

나도 형제 같은 친구를...

 

표 말이지?

 

미평 형제랑
얘기하는 거 들었어

 

그런 녀석을 잃었으니
나와 같은 처지라는 거야?

 

그래

 

전혀 달라

 

네가 치우에 대해서
뭘 알겠어

 

그럼 뭐가 다른지
말해 보든가

 

너희는 대체 뭐야?

 

치우는 저주받은 일족이다

 

산에서 나오지 않고

 

어릴 때부터 오로지
살인 훈련만을 반복하지

 

후계자를 뽑을 때면

 

각 씨족에서 다음 치우가 될
후보자들이 모여

 

마지막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서로 죽고 죽이지

 

살아남은 최후의 1인만이
치우가 되고

 

하산이 허락돼

 

유족의 련

 

아족의 경

 

모두 강한 상대야

 

검 녹수

 

내일은 꼭
강외를 지켜줘야 해

 

강상 언니

 

강외

 

널 정말 친동생처럼
생각했어

 

나도 그래, 언니

 

하지만 내일은 서로
자신을 위해 싸워야 해

 

설사 눈앞의 적이
서로라고 하더라도

 

걱정하지 마

 

내일 살아남을 사람은
언니니까

 

그 말은
내일 넌 죽는다는 뜻이야

 

상관없어

 

내일 네가
죽지 않았으면 좋겠어

 

무리야

 

남는 건
한 사람뿐이잖아

 

- 그게 규칙인걸
- 알아

 

나도 안다고

 

나 역시

 

살아남아서

 

하고 싶은 게
산더미처럼 많은데

 

하고 싶은 거?

 

남자를 알고 싶어

 

남자?

 

너한테는 너무 이른가?

 

산을 나가서 평지에 있는
'나라'라는 곳도 보고 싶고

 

거기 사는 사람들도
만나고 싶어

 

그리고 무엇보다...

 

시작과 동시에
전력을 다하겠어

 

강해 보이는 녀석부터 벤다

 

나머지는 언니가 처리하겠지

 

강상 언니는

 

치우가 되어
바깥세상으로 나갈 거야

 

괜찮아, 녹수

 

그러기로 결심했으니까

 

이만 자자

 

수면향이라니!

 

언니!

 

언니

 

다행이야

 

언니가 이겼구나

 

거짓말

 

언니

 

언니가 약해서가 아니었어

 

오히려 강했기 때문에
시작과 동시에 모두가 노렸지

 

전부 유련이
꾸민 일이었어

 

그 녀석이 언니의 원수야?

 

그래

 

내 목숨은 그저

 

그자를 죽이기 위해
존재할 뿐이지

 

복수가 끝나면?

 

죽어서 언니가 있는 곳으로
갈 거야

 

헛소리하지 마

 

내가 허락하지 않겠어!

 

- 넌 틀렸어
- 뭐가?

 

속사정은 모르지만

 

그런 눈을 하고
계속 원수를 쫓다가

 

원수를 갚고 나선
너도 죽겠다고?

 

그래, 그게 나빠?

 

당연하지!

 

여기서 죽을 수 없는 이유가
고작 그거야?

 

바보 자식

 

난 천하대장군이 될 거야

 

표의 꿈이기도 했지

 

표랑 약속했거든

 

그래서 난 죽을 수가 없어

 

최고가 될거야

 

그걸 보면
표도 분명 웃어 줄 테니까

 

이게 내가
죽을 없는 이유야

 

강외

 

너희 언니는 어떨까?

 

네가 원수를 갚고 죽는다면

 

과연 언니가 기뻐할까?

 

하지만...

 

난 그것밖에 할 게 없어

 

언니의 꿈은 뭐였지?

 

기억 안 나

 

언니도 꿈이 있었을 거야

 

그 꿈을 떠올리면

 

슬픔을 덜어낼지도 몰라

 

해가 떴군

 

적에게 발각되겠어

 

이젠 끝이야

 

이봐!

 

- 여기!
- 뭐야?

 

- 여기 있었군
- 신

 

왔구나!

 

살아 있었냐!

 

무사했군요

 

정말 다행이다

 

뭐가 다행이냐

 

우리가 위험한 건
매 한가지야

 

- 강외!
- 강외 씨

 

- 둘 다 살아 있었구나
- 잘됐다

 

너...

 

여자였어?

 

오늘로 승패가 결정된다

 

어제 있었던
전차대의 공격으로

 

적의 전선 부대는
대부분 궤멸됐습니다

 

이제 진군에 저항할 힘은
남아있지 않을 겁니다

 

평지로 나간 제3 대대를
출진시켜라!

 

네!

 

전군, 돌격 신호입니다

 

궁원 부장의 대대가
적 본진을 향해 진군을 개시!

 

위군의 본대가 온다

 

움직일 수 있는 자는
무기를 가지고 대열로 돌아가라

 

제길!

 

단숨에 표공 장군님의 본진으로
쳐들어갈 기세야

 

명령은 아직인가?

 

아직 대기다

 

제4군 기마대

 

방어 진형!

 

아무래도 위의 주력 부대와
교전 상태에 들어간 것 같군요

 

우리가 있는 곳은

 

적의 대군과 본진이 있는
언덕 사이입니다

 

아군과는 완전히 동떨어져
고립되어 있죠

 

주변에 아군은
얼마나 남아 있지?

 

보병 30명 정도일 겁니다

 

도망치자

 

평원 쪽으로 가자

 

아니

 

도망치지 말고
공격하는 건 어때?

 

뭐라고?

 

꼬맹이!
어떻게 공격하겠다는 거야?

 

저길 봐

 

수비대다

 

들켰어

 

잘될 거라며, 신!

 

간다!

 

보고드립니다

 

언덕 기슭에서
적 잔당 수십 명이

 

이쪽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수십 명?

 

그 정도로 이 언덕을?

 

진나라는 멍청이들만 모여있군

 

잔챙이들은 내버려 둬라

 

중턱에 있는 수비대 2천으로
대응하면 된다

 

그보다도

 

우리 목표는 표공의 목이다

 

궁원의 주력 부대에 의해
전선이 궤멸되었습니다

 

장군팀, 후퇴해야 합니다

 

제4군 생존자 수십 명이

 

궁원이 있는 언덕 기슭까지
도달했다는 보고입니다

 

수십 명이라고?

 

수가 너무 적어

 

당하는 건 시간문제다

 

재밌군

 

표공 장군님!

 

미미한 불꽃이다

 

하지만

 

제4군의 보병 중에

 

예사롭지 않은
작은 불꽃이 있어

 

그런 곳엔
특별한 '뭔가'가 있기 마련이지

 

하나의 움직임이
열을 움직이고

 

천으로 이어져
만을 무너뜨린다

 

작은 불에서 시작되는 연쇄가
큰 불을 지피고

 

전국은 단숨에
종국으로 치닫게 되는 거지

 

전쟁이란 그런 거야
제군들

 

네!

 

- 전령을 보내라
- 알겠습니다

 

제4군의 전장으로

 

전군

 

돌격이다!

 

네!

 

제1, 2, 3 기마대에
명한다

 

제4군의 전장에 집결하라!

 

제4군 기마대에 명한다

 

적 대대의 침공을 저지하라!

 

제4군 전장에 합류하라!

 

돌격 명령이다!

 

올 게 왔군

 

돌격하라!

 

박호신!

 

적 대대에 머릿수로는
이길 수 없어

 

두 편으로 갈라진다!

 

적은 기슭의 대대가 아니다

 

표공 장군님의 진짜 목표는

 

지금부터
판세를 뒤집는 것이다

 

이대로 적진을 돌파해서

 

남아 있는 보병대와 함께

 

언덕에 있는 부장
궁원을 노린다!

 

그건 무리다
개죽음이 될 거야!

 

원군이다!

 

벽, 이젠 되돌아 갈 수 없어

 

젠장

 

벽 부대! 박호신 부대의
돌파를 원호하라

 

우리 부대는
중앙을 돌파한다

 

나를 따르라!

 

이거 놔!

 

- 형!
- 이런 망할!

 

적의 수가 너무 많아

 

수비대가 이 정도라니

 

박호신 부대 돌격!

 

위의 수비대를 쳐라!

 

위 수비대는 숲으로 후퇴하여
태세를 정비하라!

 

박호신 대장이야

 

저 아저씨가 뚫은 건가?

 

이제 됐어

 

우린 이제 살았어!

 

나머진 기마대가
처리해줄 거야

 

멍청이들
아직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어!

 

용케 전차대 공격에서
살아남았다

 

거기다 반격에까지 나선 건
박호신 부대의 자랑이다

 

절체절명의 사지를
헤치고 나온 너희들이라면

 

그보다 더한 사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우리 부대는

 

언덕의 정상에 있는

 

적 부장 궁원의 목을
칠 것이다

 

거짓말이지?

 

겨우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진작 그랬어야지

 

우리 부대엔
이상한 녀석들만 있다니까

 

이번 일전은

 

진군의 승리와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싸움임을 명심해라

 

보병들은 기마대의 뒤를 따르라!

 

쓰러진 녀석들은
주저 없이 두고 간다

 

각오해라!

 

저 숫자를 돌파하란 말이야?

 

돌파가 목적이라면
적을 쓰러트릴 필요는 없어

 

전력으로 달리면 된다

 

무슨 일이야?
갑자기 말을 다하고

 

이런 데서 죽을 순 없으니까

 

그렇지

 

좋아, 너희들

 

돌격이다!

 

네가 대장이냐!

 

이봐, 저게 뭐지?

 

습격인가?

 

기마대인가?

 

대군을 뚫은 거야?

 

적의 습격이다!

 

적군이 사방에 깔렸어

 

이걸 어떻게 싸워?

 

머릿수에 흔들려선 안 돼!

 

돌파가 목적이다

 

눈앞의 적들만 베어 버리면
반드시 빠져나갈 수 있다!

 

그렇군!

 

말은 쉽지!

 

저지하라!

 

병력 차가 너무 커

 

오래는 못 버티겠어!

 

미도!

 

지금이야

 

신을 따르라!

 

뚫었다!

 

너희 괜찮냐?

 

보병과 갈라진다

 

기마대는 전력으로
정상으로 향한다

 

이봐

 

기마대의 보호가 없으면
저 녀석들은 못 버텨

 

기마나 보병이나
다 같이 사선 위에 있다

 

모든 건 승리를 위해서야
그게 '군대'라는 거다

 

너는 오에서 나와
선두에 서라

 

지금은 기마가
한 기라도 더 필요하니까

 

어서 가, 신

 

신이 오에 담길 그릇이
아니라는 건

 

진즉에 알고 있었습니다

 

천하대장군이 될 거라며?

 

강외

 

부탁해

 

민폐야

 

그런 말 하지 마

 

간다

 

위에서 보자

 

그래

 

가자!

 

궁원의 목을 치면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

 

적 본진에 있는 오경을
끌어내자!

 

끝이 없구먼

 

미도 씨!

 

나는 신

 

같은 오의 동료다

 

고마워

 

나보다 형을 도와줘

 

다리를 다쳤는지
움직이질 못해

 

언니의 꿈은 뭐였지?

 

언니도 꿈이 있었을 거야

 

그 꿈을 떠올리면

 

슬픔을 덜어낼지도 몰라

 

일어나, 도망친다

 

안 돼

 

움직일 수가 없어

 

난 됐으니 동생을 도와줘

 

부탁이야!

 

그 동생이 부탁해서 온 거야

 

강외

 

됐어! 이제 끝이야

 

난 여기서 죽어

 

너라도 살아남아

 

나 역시 살아남아서

 

하고 싶은 게
산더미처럼 많은데

 

하고 싶은 거?

 

산을 나가서 평지에 있는
'나라'라는 곳도 보고 싶고

 

거기 사는 사람들도
만나고 싶어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껏 웃고 싶어

 

그게 뭐야

 

언니

 

강외

 

그냥 웃는다니

 

강외, 가!

 

일어나, 간다

 

난 글렀어

 

할 수 있어

 

넌 아직 살아 있잖아!

 

알겠어

 

형, 괜찮아?

 

그래

 

가자

 

후미는 내게 맡겨

 

모두 살아서
정상에 도착해야 해

 

가!

 

위에서 보자

 

본진이 보입니다

 

궁원 부장님

 

중턱 수비대를 돌파한 기마대가
이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황리현

 

맡겨 주십시오

 

황리현 궁병대
일제 사격 준비!

 

발사!

 

적장을 잡았다

 

화살 따위에 겁먹지 마라

 

정상이 눈앞에 있다!

 

발사!

 

괜찮습니까?

 

여기서 쓰러질 순 없다

 

 

이걸로 끝이다

 

말도 안 돼!
내 화살이 보였다는 거냐?

 

부장님, 대피하십시오!

 

당황하지 마라

 

놈들 운이 좋았을 뿐이다

 

운이 아니야

 

죽은 동료들이 만들어 준
다리를 건너서

 

난 여기까지 왔다

 

어리석군

 

나를 쓰러트리지 못하면
모두 개죽음이지

 

천인장!

 

이젠 눈도 안 보이는 내게
다가오다니

 

너야말로 어리석군

 

위군 부장 궁원

 

물리쳤다!

 

궁원 부장님!

 

퇴각하라!

 

당장 퇴각하라!

 

어서 꺼져!

 

벽, 저기 봐!

 

언덕에 진나라 깃발이 있어

 

궁원의 언덕에
진나라의 깃발이 세워졌습니다

 

천인장님의 무용 덕분입니다

 

하지만 중턱에 있던 수비대가
추격해 오고 있습니다

 

천이 넘는 적군에 비해
우리는 열 명에 불과합니다

 

분하지만 궁원의 목을 들고
일단 언덕을 내려가야 합니다

 

바보 같은 소리 마

 

내려가고 싶은
녀석들은 내려가

 

난 여기서 싸울테니까

 

뭐가 어쩌고 어째

 

보병 주제에 말을 삼가라!

 

박호신 천인장은

 

아군의 희생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어

 

그런 중요한 곳을

 

천 명이 밀고 올라온다고
순순히 포기하겠단 거야?

 

꼬맹이

 

이름이 무엇이냐?

 

 

잘 들어라, 신

 

용맹과 무모는 다르다

 

그걸 잘못 이해하면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죽음을 앞당길 뿐이지

 

이걸로

 

판세는 바뀔 것이다

 

모두와 함께
언덕을 내려가거라

 

죽은 이들의 몫까지

 

네가 앞으로 나아가라

 

승리를...

 

박호신 천인장님!

 

- 박호신 천인장님!
- 천인장님!

 

신!

 

너희들!

 

살아 있었구나!

 

아야, 아야

 

너무 아파

 

강외 씨 덕분입니다

 

우리를 위해서 뒤에 남아

 

지쳐쓰러질 때까지
싸워주었어요

 

고마워, 강외

 

적이 올라오고 있어

 

궁원의 목을 가지고

 

적이 없는 뒤편으로
언덕에서 내려간다

 

박호신 천인장은?

 

물론 모시고 간다

 

가자

 

적군 사이에
두고 갈 수 없지

 

나도 돕겠어

 

- 넌 뒤로 가는 길을 맡아라
- 응

 

말도 안 돼

 

이 많은 대군이
대체 어디서...

 

저 언덕 위를 봐

 

위의 본진이 있던 언덕이
텅 비었잖아

 

적 총대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건가?

 

젠장

 

겨우 언덕 정상에 도착했는데

 

협공으로 죽게 생겼네

 

궁원 부대의 두 배는 되겠어

 

위의 화룡, 오경

 

적장 오경의 전법은
백 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우리 총사령관 창평군은

 

여불위 승상과 함께
원정 중이라니

 

함양에도 그 정도의
군사가 있었더라면...

 

뭐라고?

 

무슨 일이냐, 창문군?

 

우리가 모르는 새

 

어떤 군대가

 

사감 평원으로 향했다는
보고입니다

 

누군가

 

전쟁으로부터

 

오랫동안 동떨어져 있던
자입니다

 

설마...

 

어째서 여기에 있지?

 

정말 그 녀석인가?

 

네, 이대로 제1 언덕을
500기로 올랐다고 합니다

 

고작 500기로?

 

무슨 생각인 거냐?

 

어쨌든 적이 적은 쪽으로
도망쳐야 해

 

저런!
벌써 돌아가려고요?

 

이제 겨우
재밌어졌는데

 

- 왕기 장군님
- 왕기 장군님

 

소년, 신

 

또 만났군요

 

당신

 

멀리서 봐도
꽤 눈에 띄더군요

 

- 놀랐어?
- 하지만

 

천하대장군이 되겠다면
얘기가 다릅니다

 

한마디로

 

기대에 어긋났다고 할까요

 

기대에 어긋나?

 

맞아요

 

내가 약해보인다는 거야?

 

비슷합니다

 

기세만 앞선다고 할까요

 

그거 알아요?

 

아까부터 쭉
사지에 서 있다는 걸

 

저희 보병의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이런 전황 속에서

 

장군님이 도착하신 것은
하늘이 도운 일입니다

 

부디 저희를 포함하여
제4군을 이끌어 주십시오

 

싫습니다

 

장군님

 

우리는 참전 허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멋대로 끼어들었다간
혼나거든요

 

저는 그저

 

전망이 좋아 보여
올라왔을 뿐입니다

 

그렇지요, 등 부관?

 

네, 최고의 전망입니다

 

보세요

 

전쟁의 판도가
움직이는 순간입니다

 

변화의 기미를 간파해

 

신중하면서도 대담하게 움직이지요

 

위나라 장군 오경은 틀림없이

 

열국의 위협이 될
명장입니다

 

지략에 관해서라면
위나라에서 최고 으뜸입니다

 

하지만 전장은
지략이 전부가 아닙니다

 

때로는

 

야성의 직감에 따라 움직이는
본능이 이길 때도 있죠

 

본능?

 

저길 보세요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장군이

 

지략의 오경과
부딪치려 하고 있군요

 

빠르다

 

저 사람이 우리 총대장

 

표공 장군이군

 

소년, 신

 

나와 내기하지 않겠습니까?

 

지략이 이길지

 

본능이 이길지

 

대단해

 

자, 오경은
어떻게 나올까요?

 

보고드립니다

 

표공이 제1 대대를
돌파했습니다!

 

가루로 만들어버려라

 

전차대입니다!

 

장군들 뒤의 기마대가
당하고 있어

 

역시 오경입니다

 

기습당하는 형세였지만

 

대응도 빠르고 적절하군요

 

성난 소를 잡는데

 

갑자기 머리부터 노릴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렇습니다
우선 기세를 꺾는 게 철칙이죠

 

정말이야
표공 부대의 기세가 꺾였어

 

무모한 돌격이었나?

 

확실히 표공은

 

지금까지 무모하다 할 만큼
무리하게 군을 움직여 왔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궁원은 죽었고

 

오경은 유리한 언덕을 내려와
표공과 상대하게 됐습니다

 

다시 말해

 

무모한 죽음으로 보였던 전투도
표공 식으로 말하면

 

모두 승리를 위한

 

고귀한 희생이에요

 

그렇다면...

 

알겠습니까?

 

소년, 신

 

지금까지의 희생을 포함해

 

지금 이곳에서의 상황은 전부

 

저 두 사람이 이기기 위해
유도한 밑그림이에요

 

겨우 두 사람이서

 

이런 엄청난 전쟁을...

 

소년, 신

 

그것이 장군이라는 존재지요

 

장군

 

천하대장군

 

왕기 장군
내게 말을 빌려줘

 

주십시오

 

 

고마워

 

이봐

 

이따 봐

 

저 녀석

 

가 버렸어

 

저 소년이
꽤 마음에 드신 모양이군요

 

저런 바보들은 대개
일찍 죽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가끔 가다
거물이 되는 수도 있지요

 

좌측에 농민병입니다

 

포위하라!

 

붙어라!

 

해치워라!

 

에워싸라!

 

해치워 버려!

 

그대로 오경이 있는 곳까지
돌파한다

 

가자!

 

- 표공이 옵니다
- 허둥대지 마라

 

전군은 임전태세를 취하라!

 

알겠습니다

 

장군님, 일단 후퇴하시지요

 

왕기

 

왔구나

 

이러니까 그만둘 수 없는 거야

 

전쟁을!

 

오경

 

이제야 만나게 됐군

 

너희들은 개입하지 마라

 

냉철한 책사인 줄 알았더니

 

의외로 정념이 깊어 보이는군

 

대장군끼리의 싸움이야

 

나는!

 

너희 진나라가 멸망시킨

 

소국의 왕족이다

 

조국과 내 일족

 

모두를 빼앗은 진나라를
멸하기 위해

 

단지 그것만을 꿈꾸며!

 

나는 위나라로 넘어와

 

대장군의 자리까지 올랐다

 

그랬군

 

그것이 네 참전 이유인가?

 

소국의 도태는
전국 시대에선 흔한 일이다

 

네가 맛본 씁쓸한 고통 따위

 

어디든 널려 있다!

 

그렇군

 

그래서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

 

지금까지 5백 년간
전쟁이 이어졌으니

 

앞으로 5백 년이
더 이어질 수도 있다

 

난 차후 5백 년의 희생을
막기 위해 검을 들 것이다

 

나는

 

중원을 통일하는
최초의 왕이 된다

 

원한을 풀겠다!

 

덤벼라, 오경!

 

꽤 오랜만이군요

 

표공 장군

 

왕기인가

 

그대가 언덕 위에서 노려본 게
꽤 도움이 됐어

 

아닙니다

 

저는 그저 지나가다가
구경만 했을 뿐입니다

 

저 오경을 쓰러트리다니
역시 대단하십니다

 

승리의 함성을 올려라!

 

지장 오경을 물리침으로써
위군의 사기는 저하됐습니다

 

장군을 잃은 위군은
퇴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전면 대결을 피해

 

우리 군의 희생을 최소화했다고
할 수 있겠군요

 

신!

 

어이, 신!

 

여기 있었구나

 

- 무사했구나
- 그래

 

다 끝났어

 

우리 살았어!

 

집에 가자!

 

아수까지 가세

 

술이나 한잔하지

 

아쉽지만

 

저는 다른 볼일이 있어서 이만

 

술판이다!

 

강외

 

잠깐만

 

가는 거냐?

 

언니의 복수를 하러?

 

적어도 다 같이 한번
요란하게 놀고 가야지

 

힘들게 이겼잖아

 

됐어

 

나는 위군을 쫓겠어

 

위나라가 어디인지
몰라서 그러지?

 

시끄러워

 

넌 이 전쟁터에 와서

 

우릴 만나서 다행인 줄 알아

 

어째서?

 

너 뭔가 조금

 

눈빛이 달라진 것 같거든

 

기분 탓이야

 

그럴지도 몰라

 

오히려

 

내가 너희를 더 많이 도왔어

 

그랬지

 

나도 갈 길이 멀어

 

천하대장군이 되려면
아직 수행이 필요해

 

- 수행?
- 그래

 

장군들을 보고 알았어

 

나도

 

진심으로 영정과
중원의 통일을 바란다면

 

더 수행해야 한다는 걸

 

지금보다 강해질 거다

 

반드시 돌아와라

 

강외

 

넌 이제 우리 동료니까

 

그리고 다시 한번
같이 싸우고 이겨서

 

그때야말로 축배를 들고

 

다 같이 떠들고
실컷 웃어 보자

 

또 보자

 

또 봐

 

안녕

 

뭐야?

 

설마 내가 죽었을까 봐
걱정했냐?

 

아니거든

 

그나저나 확실하게 무공을 세우고
돌아왔겠지?

 

당연하지

 

좋아, 고생 많았어

 

그래

 

잘 돌아왔어

 

그래

 

 

네가 없는 동안
나도 결심했어

 

뭘?

 

나도 전장에 나갈 거야

 

뭐라고?

 

너처럼 약해 빠진 녀석들은
바로 죽어

 

검이 아니라
머리를 써서 싸울 거야

 

응?

 

바보 같은 너를
언젠가 이 머리로 도와주겠어

 

그게 뭔지 알아?

 

'군사'라고 하지

 

맘대로 해

 

재밌겠군

 

- 신이 백인장이라고요?
- 그래

 

방금 논공행상에서 정해졌다

 

단 한 번의 싸움으로
노예 소년이 백인장이 되다니

 

분명 이례적인 출세지만

 

현장 장교들의
추천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

 

이번엔 우리 전쟁이군

 

사 씨

 

우리 진영에 와 준 데 대해
감사하오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다

 

대왕 전하

 

일전의 일을 자세히
조사해 보았더니 역시

 

자객을 성 깊은 곳까지
끌어들였던

 

내통자가
있지 않을까 하옵니다

 

그런 짓을 할 수 있는 자는

 

오로지 한 사람

 

여불위

 

보고드립니다

 

방금 여불위 승상이
도착했습니다

 

창평군과 몽무가 함께
대왕 전하를 알현코자 합니다

 

- 들라 해라
- 네

 

훌륭한 승리였습니다

 

사감 평원의 전투는
온 백성이 기뻐하고 있습니다

 

그래
병사들 덕택이다

 

하온데

 

왕궁 내에 약간의 소동이
있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누군가 대왕 전하를 암살하려는

 

불순한 일족이
있었다나 없었다나

 

그 건에 관해서는

 

분명 극비였을 텐데
어떻게 알고 있지?

 

그것은...

 

흑막이 바로
신 여불위이기 때문입니다

 

인정했어

 

농담 그만하시오, 승상

 

그런 짓을 할 리
만무하지 않소

 

물론 농담이옵니다

 

가라앉은 분위기를 띄워볼까 하여
큰 무례를 범했습니다

 

용서하시옵소서

 

말도 안 돼

 

범인이라 자처해도
잡을 수 없다니

 

그만큼 힘의 격차가 나는 거다

 

지금은 참아야 한다

 

이번 일의 전말은

 

제 심복들이 반드시
소상히 밝히겠습니다

 

잘 부탁하네

 

미안해, 연 씨

 

아닙니다

 

신 공께 힘을 보태라는
벽 님의 분부를 받았으니까요

 

저기가 왕기 장군의 성입니다

 

그렇군

 

그런데
여긴 무슨 용무로...

 

수행을 받을 거야

 

왕기 장군에게

 

기다려라

 

원작
하라 야스히사의 '킹덤'

 

각본/ 쿠로이와 츠토무
하라 야스히사

 

감독
사토 신스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