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마도메 07

성기사장의 권한과 함께
성검을 반납하겠습니다

 

성검이라는 힘을 받고서

사람들을 지키면서
싸우는 것에 자긍심을 갖고 있었어

 

그게 어느샌가 교회의
명령에 따르기만 하고

내 의지로 검을
휘두를 수가 없게 됐었어

 

그러니까 이거면 돼

 

샤스틸, 그러한 표정을
짓지 말아다오

 

내가 이 결정에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것처럼 보이나?

 

시간이 지나면 그대에게 내린
처벌을 철회시킬 수도 있겠지

그건 무슨…

성검은 자기 의지로
소유자를 선택한다

성검에게 선택받은 그대를
규탄한다는 것은

본래 있어서는 안 될 일

 

그러니 지금은 참아주게

이 늙은이가 반드시 어떻게든 해 주겠네

황송한 말씀입니다

 

교회에도 아직 이렇게
나를 인정해 주는 사람이 있구나

하지만 명심하게

내가 그대를 지켜줄 수 있는 건
정의의 뜻에 따른 이야기다

 

그 사내가 여기로 오고 있다

최강의 성검 소지자
라파엘·휴란델이

 

소문으로는 들었겠지만
매우 잔인한 사내다

무엇이 목적인지는 모르겠다만

최강의 성기사가
이런 타이밍에?

생각할 수 있는 거라면
배교자인 나를 숙청하러?

 

나는 그저 내가 손이 닿는 곳에
있는 사람들을 지키고 싶어서

성기사가 된 건데

 

사랑을 전하고 싶은데 이해할 수 없어

I promise you

Forever and ever..

느낀 그대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을

 

왕인 가 노
신부로 삼았는데 어떻게 사랑하면 되지?
sub by 별명따위

 

운명적인 만남은

믿을 이유가 없다고

네 앞에서는 말할 수가 없어

눈을 깜빡이는 것조차 아쉬워

심장소리가 시끄러워서

첫눈에 반한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안 돼

사랑스러운 너를 구해주고 싶으니까

웃는 얼굴을 보고 싶으니까, 자

서투른 말밖에 못 하는 나만이

천 년을 뛰어넘는다면
좀 더 제대로 전하고 싶어

사랑을 전하고 싶은데 이해가 안 돼

I promise you

Forever and ever..

그 손, 그 눈

You driver me crazy now!!

결말(골)로 이어지는 회로는 그릴 만한 게 아냐

『대체 뭐야!?』

아직도 말하지 못한 채

느낀 그대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을

 

sub by 별명따위

제7화
『마왕이라고 해도 어린 아이에게
손찌검을 하는 건 좋지 않다』

 

마왕의 각인인가

 

이 세계에 존재하는
마족이라 불리는 무언가

 

저의 왕이여
무엇이든 명령해 주십시오

그리고 그 마족이
고개를 숙인 각인

 

그 후로 보름 동안
조사해 보고는 있지만

마르코시어스의 마왕전에서
가지고 온 서적에도

단서는 없는 건가

 

네피인가?

 

이건 혹여나 나를 놀래키려고
하는 건가?

자, 뭘 하려는 거지?

 

누구게…!

 

어라?
저기…

이걸 어쩔까요…?

아니, 이건 오히려
내가 어쩌면 좋은 거지?

지금이라면 자간 님을
놀래켜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놀래켜서 어쩌려는 거지?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최근 열심히 조사하시느라
지친 얼굴이셔서

그…

 

나의 기운을 북돋아 주려고?

오히려 그 귀여움에
놀라고 있다!

그렇게나 귀여워져서
나를 어쩔 셈이지!?

음, 그래서 나한테
무슨 볼일이 있나?

아, 네!
점심 준비가 다 됐어요

 

전채는 시저 드레싱과
분말치즈로 간을 한

토마토와 녹색 야채 샐러드

빵은 호밀 버터롤

수프는 오토밀 맑은 수프

메인으로 어린 양 소테를 준비했어요

또 레시피가 늘었다

그건 그렇고 시저 드레싱이라는 건…

네!

마뉴엘라 씨한테 들은 바로는

시저 칼디아라는 마술사 님께서
고안하셨다고 해요

불로불사보다도 미각에
집착한 이색적인 마술사 님이신데

근대 요리의 기초를
만든 분이시라고

그 점원은 요리도
잘 알고 있는 건가

아무튼 잘 먹도록 하지

네!

 

식사라는 건 이렇게나
맛있는 것이었군

자간 님은 항상
그렇게 말씀하시네요

그리고 오늘은 디저트로
푸딩을 준비했습니다

 

푸딩?

마뉴엘라 씨한테 배웠어요

달걀과 생크림을 찐 과자예요

여러모로 많이 배웠군

이상한 짓은 당하지 않았겠지?

괜찮아요

조금 부끄러운 옷을
입었을 뿐이니까요

그건 조금도 괜찮지 않지 않나!

마뉴엘라 씨 말고는
보여주지 않았으니까 괜찮아요

그런 문제가…

 

이건…
어떻게 먹는 거지?

거기 있는 스푼으로 드셔주세요

 

- 달아!
- 네

세상이란 참 넓군

이렇게나 달콤하고
행복한 맛이 존재했던 건가!

 

손님이로군

마중을 나갈까요?

아니, 됐다
그냥 둬라

하지만…

 

성질이 급한 손님이로군

함정도 모두 처리했는데

꽤 실력이 출중한 녀석이군

 

네놈이 마왕 자간인가

남의 이름을 물을 때에는
자기 이름부터 대는 법이다

그런데 분명 옥션에서 봤었지?

『망령』 월·포레

마왕 후보였던 자들 중 한 명인가

마왕 자간!

네놈을 쓰러뜨리고
그 힘을 받아가겠―

지금 식사 중이다
잠시 거기에서 기다려라

 

마음에 드셨다면
또 만들어 드릴 수 있는데요

그건 부탁하겠다만

이 자리에서 스푼을
둘지는 또 다른 문제다

얼간이 취급을 하다니!

 

이 팔은…
마술이 아니군

 

어리석은 녀석
경고는 했다

음식에 먼지가 묻지 않나!

작작 해라!

 

속내와 명분을 잘못 말했다

뭐, 앞으로도 이런 녀석들이
늘어날 거다

결계를 강화하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군

 

네피, 그냥 놔둬라

당분간 일어나지는―

아뇨, 저기

이 아이

"이 아이"?

 

아이예요

 

혹시 나는 어린 여자애를
날려버려서 기절시킨 건가?

 

다, 다… 당황하지 말거라
네피여

분명 감기약이 있었을 거다

진정해 주세요, 자간 님!

감기약은 사용하지 않아요!

정신을 잃었을 뿐인 것 같아요

저, 정말인가?
죽지는 않은 거지?

 

나 참

손이 많이 가는 침입자군

 

자간 님은 역시 상냥하세요

뭐?

 

객실은 사용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만

네피의 손님이 올지도 모를 거라 생각해서
방을 정리해 두길 잘했군

그렇네요

 

여기는?

 

네놈!

 

네피한테 감사하거라

본래대로라면 목을 꺾어서
바깥에 버렸을 거다

 

네피 앞에서 그런 잔혹한 짓을
할 수는 없지만!

 

어째서냐?

뭐가 어째서라는 거지?

나는 네놈의 목숨을 노리고서
이곳에 찾아왔다

적대자인 나를 왜
죽이지 않는 거지?

말했을 텐데
네피가 너를 구했다

그래서 살려둔 거다
그뿐이다

그래서 무슨 생각으로
나를 공격한 거지?

힘이 필요했다

 

나는 약하니까

그렇군

뭐, 살아가기 위해서
힘은 필요하지

그럼 하필이면 나를 노린 건 어째서지?

자간은 신참 마왕

그리고 『마술사 살해자』의
이명이 진짜라면

마술사 외의 존재에게는
약할 거라고 생각해서…

분명 종족으로서의 능력은
마술이 아니니 봉인할 수 없지

종족?

단단한 비늘,

빛의 숨결

너, 용이지?

 

현존하는 개체가 있었을 줄이야

용이라는 건 몇백, 몇천

때에 따라서는 1만 년 이상도
살아간다고 한다

 

그치만…

아까부터 영 말하기가 껄끄럽군

원한 같은 거창한
얘기는 일절 없고

이 상황은 마치…

그렇구나!

이 녀석, 그거다!

먹을 걸 훔치려다
붙잡혔을 때의 나와 똑같다!

 
간단해 보이는 상대를 발견해서
바로 찔러봤더니

[빵 먹고 싶어]
간단해 보이는 상대를 발견해서
바로 찔러봤더니

 
간단해 보이는 상대를 발견해서
바로 찔러봤더니

[이 도둑 놈이!!!]
간단해 보이는 상대를 발견해서
바로 찔러봤더니

[힘이 필요해]
가차없이 맞고서
반쯤 울상을 지었던…

 
가차없이 맞고서
반쯤 울상을 지었던…

그렇구나

마술사나 용을 운운하기 이전에
이 녀석은 평범한 어린애다

그렇다면 어떻게 다룰지는
하나밖에 없지

 

마왕인 내게 도전해 온 거다

너한테는 벌을 내리겠다

 

자간 님―

네게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
네피를 도울 것을 명한다

 

도우미를 시켜가며 해도 될 일과
그래선 안 될 일을 가르쳐 주면 된다

선악의 개념을
논할 만한 입장은 아니지만

악당 나름의 규칙이라면
가르쳐 줄 수 있다

그럼에도 같은 짓을 반복한다면
나는 모른다

 

나를 먹는 게 아니었나?

뭐!?

내가 악인 같은 얼굴이라는
자각은 있다만

어린애를 잡아먹는 녀석처럼
말하는 건 좀…

인간은 용의 피를 섭취하면
강해질 수 있다고…

 

그런가요?

용의 피를 뒤집어 쓰게 되면
불사신이 될 수 있다

고기를 먹으면 무한한 마력을
얻을 수 있다

뼈를 달여 마시면
어떤 병에도 효과가 있다

예로부터 그런 전승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래서 정체를 숨기고 있었던 건가

바보 취급하지 마라

 

너 같은 꼬맹이를 먹는
씁쓸한 짓을 할 수 있겠나…

 

그래서 어린애는 싫어

이런 때에 같은 쓰레기장에
있었던 연장자 애들은 어떻게 했었지?

 

네피, 점심은 아직 남아 있나?

 

무슨 생각이야?

모르겠나?
이건 은혜라는 거다

강자가 약자에게 주는
자비라고도 하지

 

말해두겠다만 나는 음식을
소홀히 다루는 녀석이 제일 싫다

특히 네피의 요리를
소홀히 대하면―

죽인다

 

맛…있어

당연하다!
네피가 만든 거니까!

쑥스럽네요

 

나는 서고로 돌아간다

너는 다 먹거든
네피 말을 따라라

기, 기다려!

 

내가 이 여자를
덮칠 거라는 생각은 안 하는 건가?

그렇지 않더라도
도망칠 거라고는…!

마음대로 하면 된다

네 비밀을 안 내 앞에서
도망치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리고 착각하는 것 같다만

네피는 너 같은 녀석보다
훨씬 강하다

 

마음대로 하라고는 했다만
정말로 위험한 일이 벌어지진 않겠지?

 

월·포레 씨, 이 빨래를 부탁드려요

나중에 갤 거니까요

 

네피가 그 수프를 만들었어?

 

맛있었어

그거 다행이에요

그리고 방에 있는 건
뭐든 사용해 주세요, 월·포레 씨

나는 "포르"라고 부르면 된다

 

알겠습니다, 포르

포르는 자간 님이 무서우신가요?

얼굴은 무섭지 않다

좀 더 입이 찢어져 있었다면
남자답다고 해도 괜찮다고 생각해

 

그런가요…

용의 미적 감각인가

무서운 건 힘

전혀 상대가 안 됐어

괜찮아요

자간 님은 함부로
힘을 휘두르지 않으세요

그랬었나?

도적이나 마술사들을
꽤 숯검둥이로 만들어 왔는데

응, 실력의 일부조차
보여주지 않았어

이상한 인간

신기한 분이라고는 생각해요

 

포르는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모르겠어

다른 마왕을 노리기에는
나는 너무 약해

역시 힘이 필요하신가요?

용이라는 건 좀 더 느긋하게
사는 종족이라 생각했는데

애당초 왜 어린 용이
인간의 마을에서 마술사 흉내를 내는 거지?

네피는 왜 그 남자를 따르고 있어?

저는 자간 님이
구입해 주셔서 여기 있는 거예요

하지만 자간 님은
저를 노예가 아니라

한 명의 사람으로서
대접해 주셨어요

그러니까 제가 있을 곳은 여기예요

 

포르에게는 그런 곳은 없나요?

 

없어

 

그래서 어린애는 싫어

 

그 후로 며칠 동안

월·포레는 조금이지만
경계심을 푼 모양이라

불평 하나 없이
얌전히 일을 했다

 

단서는 없는 건가

역시 한 번 더
마르코시어스의 성

마왕전을 조사해 보는 게 좋겠군

천 년이나 산 마왕이 마족에게
관심을 안 가졌을 리가 없어

그렇다면 의도적으로
숨겨둔 건가?

나와 다른 시점을 가진 마술사가
있었으면 좋겠다만

 

저녁 다 됐어

그런가
지금 가겠다

 

너는

이러고 있는 지금, 내가 뒤에서
습격할 거란 생각은 안 하는 건가?

 

나를 살려두면 반드시
너를 죽이게 될 거다

반드시 말이다!

네가 죽을 때까지 포기할 것 같냐!

 

전에도 너와 같은 소리를
한 녀석이 있었어

그때 나는 "언제든 덤벼라"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네게도
같은 대답을 해 주마

언제든 덤벼 봐라

질 때마다 네가 일을 할 시간은
길어지겠지만

 

맛있나요, 포르?

 

응…

 

자간

 

전에는 식사 중에
방해해서 미안했다

 

네피가 만든 식사를
먹고 있었는데 방해했다

화내는 건 당연하다

 

흥, 알면 됐다!

 

이거라면 괜찮겠지

 

- 네피
- 네

다음에 이 녀석을 데리고서
마왕전을 조사하러 가려고 한다

 

제정신인가?

그건 내게 선대 마왕의 지식을
주겠다는 말과 똑같다!

 

아까도 그랬었다!

마술사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서고에 출입하게 만들고!

내가 지식을 훔칠 거라는
생각은 안 하는 거냐!

딱히?
상관없어

기술이나 지식은 훔치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나도 이 성의 마술사를
죽이고서 지식을 빼앗았으니까

이해할 수 없다

힘으로 나를 따르게
만들 수도 있는데 어째서?

그런 짓을 하면 네피가 슬퍼하잖아!

네가 얼마나 되는 세월을 살아온 용이고,
얼마나 뛰어난 마술사라고 해도

여기에서는 한낱 어린애다

 

어린애는 어린애답게
원하는 만큼 떼를 부려라

여기에는 그런 걸로
화를 내는 사람은 없다

 

에, 나?
내가 울린 건가?

어린애…

 

에잇, 울지 마라!

우선은 밥을 먹어라!

네피의 요리를 먹으면
눈물은 금세 멈출 거다!

울지… 않았어

 

뭐, 마왕을 따른다는 건
너에게도 나쁜 얘기는 아닐 거다

너의 정체가 무엇이든

내 기분을 언짢게 만들면서까지
손을 대는 녀석은 적어질 거다

 

알겠어

그리고 나는 "너"가 아니야

 

자간도…
"포르"라고 불러도 돼

 

나 참, 밥을 다 먹고 나니
그대로 잠들 줄이야

용이라곤 해도
어린애는 어린애군

자간 님이 적이 아니라는 걸
가르쳐 주셔서

안심한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처음에 여기 왔을 때
그랬으니까요

그, 그건 그…
그거다!

너는 내 것이다!

내 것은 소중히 한다!

네, 감사합니다!

또 "것"이라고 해버렸어

 

아버지…

 

부모의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왜 그러지?

왠지 아이가 생긴 것 같네요

 

아이―!

아, 아아아… 아이!?

 

아, 아니에요!

그… 자간 님은 포르를
보호해 주시려는 것 같아서

그, 저기…

아, 응
알고 있다, 알고 있어…!

걱정하지 마라!

 

아이, 가족

마왕인 내가 남들과 같은
행복을 바란다는 건

우스꽝스러운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마음을 죽이고 산다거나

욕심을 버린다는

그런 게 쭉 버릇이 되어 있었어

 

아무도 모르니까

그거면 됐을 텐데

어째서 그걸 알아버리는 거야?

 

너무나도 소중한 것처럼 살짝

상냥한 손으로 어루만져 주니까

언젠가 잠가두었던 녹슨 마음을

천천히, 지금 열어가

 

당신의 등도

숨결도, 말도

나를 나답게 해주는 마법

둘이서 손을 뻗는다면

달에도 닿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그렇게 믿고 싶어

 

다음 화
『용을 주웠더니 잘 따르게 돼서
딸로 삼기로 했다』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