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오늘 저녁밥 뭐야?

네가 제일 좋아하는 햄버거란다.

 

퇴거 요청

뭘 해도
잘 풀리지 않는 인생이었습니다.

 

이대로 살아봤자
앞으로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언제부턴가 저는
그렇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사사키 츠네히로 님
에다 병원 - 재검사 의뢰서 재중

 

잊고 있었네.

 

그런 내가,

사사키 씨,
그런 내가,

사사키 씨,
앞날 깜깜한 전락 인생 직진하던 내가...

4번 진료실로 들어가세요.
앞날 깜깜한 전락 인생 직진하던 내가...

 

앞으로 2년?

네,

이대로면 유감스럽게도...

 

이 뒤의 진행입니만,

앞으로의 치료 방침을 정하기 위해...

아직 열기가 남아있던 그날,

인생의 끝을 선고받은 겁니다.

 

2년...

 

2년인가...

 

정말이야,

지난번에 그 문 근처에서
봤단 말이야.

 

뭐, 앞으로 2년이면 참아줄까,

이 망할 인생.

 

어서 오세요, 어서 오세요, 어서 오세요.

자, 날도 저물고 찾아왔습니다.

해는 떨어져도
열기는 떨어지지 않고,

일은 정시에 퇴근해도
파칭코 야근은...

그렇다곤 해도

하는 짓은 평소랑 똑같아.

...끈질기게 끈질기게 버티세요.

팍팍 과감하게 팍팍 과감하게

따고 벌어가십시오.

 

돌아갈까.

이봐,

 

빌린 건 갚아야만 한다는 거
알고 있어?

세상의 룰은 지켜주실까요,

사사키 츠네히로 군?

여기선 뭣 하니까 말이야,

밖에 나가서 얘기할까?

 

네.

 

어디 구경났냐, 자식들아.

 

초임박 울트라 물고기떼 리치?

 

당첨됐다!

확률 변동이다!

뭐라고?

정말이네, 당첨됐어!

어이, 당첨됐어, 사사키 츠네히로...!

 

어라?

 

저 자식...!

쫓자!

 

지쳤어...

 

추심업자란 게 진짜로 있구나.

 

왜 이렇게 돼버린 걸까?

장래에는 상급 국민이 될
예정이었는데.

 

아, 뭐야!

살짝 돈 좀 빌린 것뿐이잖아!

왜 빌린 돈이
줄지 않고 늘어가는 거야!

늘면 갚을 것도 못 갚잖아!

이상하잖아!

 

잠깐만?

나 혹시 갚을 필요 없지 않아?

 

맞아, 앞으로 2년이잖아.

갚는다고 해봤자잖아.

아싸,

그럼 나, 반대로
맘껏 빌릴 수 있는 거 아냐?

 

좋았어.

한 번 해줄까요.

 

뭐, 뭘 할 건데,

사사키 츠네히로.

 

서, 선량한 시민으로서

잘못된 길로 들지 마...

 

-누님!
-누님!

-괜찮으세요?
-또 그렇게 무리하시니까...

누님!

 

-또!
-너, 또!

 

거기 서, 자식아!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습니다,

어차피 잘 풀릴 리 따윈 없다고.

 

결국 이렇게 되는 거예요,

내 인생 따윈.

 

한 번 넘어져서 떨어지면

그 뒤엔 계속 떨어지고
올라가지 못하는,

 

이젠 올려다볼 뿐인
인간이 되었구나 하고.

 

다치면 어쩌려고?

 

물살이... 너무 세서...

 

글렀네...

 

진짜 하찮네...

 

이대로 이세계로 전생 안 하려나.

 

오, 깨어났네?

 

얘들아, 깨어났어!

 

안심했어요.

다행이네요.

 

오늘은 사리 때고,

날씨면으로도 수온면으로도
조건이 갖춰졌어.

배를 돌린다는 선택지는 없었어.

 

전생한 게 아니잖아.

 

당신들, 누구야?

 

난 타카아키!

잘 부탁해!

 

그리고 저 애가 하나.

우선 고마워, 잖아.

살려줬는데.

살려줬어?

아, 기억 안 나?

우리들이 배로
이곳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풍덩하고 소리가 나서

대물이 있다, 하고 생각해서 말이야,

다함께 낚싯대를 드리운 거지.

 

그래서 뭔가 낚였다, 하고 생각해서
랜딩 했더니,

인간이었잖아,
깜짝 놀랐다니까?

 

무슨 소릴 하는 건지.

제일 필사적으로 살린 게
타카아키잖아.

아, 그런 말을 해버리냐?

나중에 알고서
감동하는 부분이잖아, 그거.

 

뭐, 딱히 상관없지만.

아, 괜찮아?

 

뭐야, 이거?

라이프 재킷.

아까처럼 바다에 빠졌을 때,

안의 튜브가 부풀어서 구해주는 거.

 

제방에선 착용하지 않으면 위험하고,

애당초 입는 게 룰이니까.

룰은 지켜야지.

 

뭐 됐어.

일단 저, 돌아갈게요.

 

아, 저기, 가버리게?

여기서 헤엄쳐서 가려면
꽤나 거리 있는데?

 

뭐, 뭔가요, 여기!

 

여긴 이안제(離岸堤)라고 해서

그 이름대로 물가에서 떨어진
먼바다에 있는 제방이야.

낚시꾼들의 낙원이지.

 

알았어, 알았어.

미안하다니까.

낚시가 끝나면
차로 데려다 줄 테니까.

잠깐 기다리고 있어.

 

그럼 바로 요앞에서
하고 있을 테니까,

무슨 일 생기면 말 걸어줘.

 

낚시라.

 

아재의 취미란 느낌이 말이야.

 

아니 근데,

이 정리가 하나도 안 되는
집단은 대체...

아까부터 잘 낚이고 있는
낌새도 아니고.

낚이지도 않는데
뭐가 재밌는 거야?

이거라면 파칭코가
훨씬 더 잘 낚이겠네.

 

이런, 눈이 마주쳤어.

 

어라?

왠지 접근해오고 있는데?

 

일부러 눈을 피했는데,

이쪽으로 오면 더더욱 껄끄러워.

 

곧 있으면 날이 밝을 거야.

 

초보자도 낚기 쉬운 시간대란 거.

 

자, 이거,

8.6피트 미디움 라이트 로드라
던지기 쉬우니까,

해보지 그래?

아니, 전 괜찮아요.

어차피 기다리는 동안 한가하잖아.

사양할 거 없잖아.

아뇨, 한가한 걸로 충분하니.

됐으니까, 해봐.

뭔가 인연이라 생각하고.

속는 셈 치고 한 번 해보면 되잖아!

 

아니, 정말 진짜로 됐어요.

속고 싶지 않으니까.

우와, 고집쟁이!

 

해보면 진짜 즐거운데!

인생 바뀔지도 몰라!

 

아니, 인생 따윈
간단히 바뀔 리도 없고,

전 낚시 같은 거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서.

 

뭐?

 

그럼 뭐 하고 있을 때인데?

 

해보지도 않았으면서
인생 바뀔지 안 바뀔지 모르는 거잖아!

 

자자,

본인이 싫다면
억지로 안 해도 되잖아.

그렇잖아?

 

지금은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일할 때란 말이지, 사사키 츠네히로 군?

 

설마,

빚을 떼어먹으려는 건 아니겠지?

 

뭐야, 저거?

친구?

아뇨, 금융일을 하시는 분들이세요.

 

친구들을 불러서 도망칠 줄이야!

친구?

아무래도 그런 식으로
보이는 모양이에요.

 

얌전히 갚으면
무서운 일은 안 겪고 넘어간다고.

잘 들어, 너희들!

낚시가 하고 싶으면
참치잡이든 게잡이든,

뭣하면 인부들 쪽방이라도
준비해주지!

원하는 데다
한꺼번에 쳐넣어 줄 테니까,

거기서 얌전히 있어!

 

혹시 배 멀어지고 있지 않아?

어라, 뭔가 이상한데.

잠깐, 선장님?

어디 가는 건가요?

목적지, 저쪽 저쪽!

일단 얘기 좀 할까요?

선장이랑은 잘 아는 사이거든.

참치가 그렇게 쉽게 잡히겠냐고.

 

바이바이!

이제 오지 마!

 

험악한 놈들인데 괜찮으려나.

바다 위의 어부에게 거역하면
어떻게 될지 같은 건...

애도 아는 사실이잖아.

 

어라?

아까까지 무슨 얘기 했더라?

 

저기...

나, 낚시, 배워볼까?

 

이게 루어라고 해서,

작은 물고기처럼 꾸민
가짜 미끼야.

 

뭔가 장난감 같아.

맞아, 맞아.

이런 장난감 같은 걸

작은 물고기인 척 보여서 낚는 게
루어 피싱.

하나 쨩, 잘 부탁드립니다.

 

뭐, 뭐, 상관없지만.

 

우선 라인이 손가락을 걸고,

베일을 내려.

 

그리고 반드시
뒤에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

 

안전이 확인되면

낚싯대를 크게 휘둘러 올려서,

던지는 순간에 손가락을 놔서

캐스트!

 

그리고 착수하면 베일을 되돌리고,

일정한 페이스로 릴을 감으면,

루어가 헤엄치면서 돌아와.

 

네, 하나 쨩, 감사합니다.

이렇게 뭐,
이걸 반복하는 느낌이려나.

그럼 다음 히로야.

히로?

 

츠네히로가 이름이잖아?

그러니까 히로!

 

이르지 않나?

뭐가?

 

우선 뒤를 확인.

 

그리고 이걸 내리고,

라인을 손가락에 걸고,

휘둘러 올렸다가

던진다.

 

괜찮아.

처음에는 다들 그렇게 되니까.

이것만큼은 익숙해지는 수밖에 없지.

 

휘둘러 올려서...

던진다!

 

좋은데, 좋은데!

히로, 대단한데!

두 번째 시도에 던지다니,

보아하니 낚시 해본 적 있구나?

아, 아뇨, 처음이에요...

 

다음은 좀 더 팔꿈치 위치 올려서

휘둘러 올려봐.

이, 이렇게?

 

많이 날아갔네!

히로 말야,
낚시 센스 있는 거 아니야?

좋았어,

나도 해야지!

 

저기...

응?

물고기 낚는 건
즐거운 일인 걸까요?

 

성질 급하구나, 히로는!

뭐, 던지고 감고의 반복이니까.

시시하다면 시시하려나,

 

앵글러 이외는!

 

앵글러?

낚시꾼이란 뜻.

저, 딱히 앵글러도 아닌데.

 

있잖아, 히로,

우리들이 하고 있는 낚시란 건

프로 스포츠처럼
누군가와 경쟁하는 게 아니야.

물론 스포츠로서의 낚시도 있고,

그걸로 빡세게 버는 프로도 있어.

하지만 우리처럼
취미로 하고 있는 대부분은 달라.

 

낚은 물고기는 먹어봤자
식비에 보탬이 될 정도도 아니야.

그러기는커녕
코스트로 따지면 마이너스야.

 

그리고 준비에도 시간이 걸려.

목적인 물고기나 날씨,

물높이에 맞춰서
도구를 준비하거나,

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으니까.

 

낚시를 시작한 직후에
라인이 끊어져서

마음이 꺾일 것 같은 때도
종종 있어.

 

날씨도 언제나 좋은 게 아니야.

비 내리는 와중에
낚시를 하는 일도 있는가 하면,

혹한으로 라인이 얼어붙는 와중에도
낚시를 하는 일도 있어.

 

그래도 우리들은 낚시를 해.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하면...

 

왜일까?

뭐?

왜 낚시를 하고 있냐고?

 

본능이지.

뭘 갑자기 어려운 소릴 하고 있나요?

해피해지니까 그렇지.

낚은 물고기,

무척 맛있어!

 

뭔가 아니란 말이지.

내가 하는 말이 맞잖아.

누나,

-야, 내 말, 진리를 찌르고 있잖아.
-타카아키는 철학적 고민을 하고 있는 거야.

-난 아직 아무 대답도 안 했어.
-답이 안 나오죠.

 

거봐,

딱히 거창한 해답 같은 건 없잖아.

 

날뛰는데!

어떡해, 이거?

 

고등어야!

한 건 했네, 히로!

첫 피싱!

 

대단하다!

처음인데 덜컥 루어로 낚다니.

 

커다란 고등어네요.

좋겠다, 나도 낚고 싶어.

회수 직전에 걸렸구나.
좋겠다, 나도 낚고 싶어.

 

처음 낚은 물고기니까,
가지고 돌아갈 거지?

 

아루아, 우리도 힘내자.

-응.
-하나 쨩, 나도 낚을래!

 

낚인... 거야?

어때, 히로?

낚으니까 즐겁지?

 

아, 응...

그치?

좋았어,

나도 지고 있을 순 없지!

 

아니, 낚은 건 좋은데 말이야...

 

즐겁나, 이거?

 

좀 더 강렬한 손맛 같은 게
오는 건 줄 알았어.

 

또 온... 거야?

 

물고기도 필사적이야.

잡거나 잡히거나.

누구든 먹히는 건 싫잖아.

 

그렇구나.

물고기에게 있어서 루어는 먹이니까.

 

이것도 살아있는 물고기야.

 

살아있는 물고기...

 

생물인 것처럼...

 

생물인 것처럼...

 

생물인 것처럼...

 

생물...

살아있어,

 

난 살아있어...

살고 싶어.

그러니, 도망친다!

 

난 도망친다!

 

살고 싶으니까, 도망친다!

 

히로!

낚싯대 세워, 낚싯대!

 

뭐라고?

이렇게야, 이렇게!

 

이렇게?

 

농어다!

크다!

 

뭐야, 이거...?

 

무거워...!

 

여기서부터 어떻게 해야해?

잠깐, 잠깐, 잠깐!

서두르지 마.

천천히.

 

굉장하다!

바늘털이에 당했구나.

그치, 굉장했지, 저 크기?

팔에 느껴졌지,
이렇게, 꽈과과곽하고!

 

너, 운이 좋은데?

 

보일링이다!

설명은 나중에!

아무튼 찬스 타임이란 거야!

 

가자!

 

으, 응.

 

하나 쨩, 봐봐!

오, 왔다!

좋았어, 조금만 더!

 

점장님, 진정하세요.

 

보일링이란 건 아까 본 것처럼

작은 물고기 무리가 큰 물고기에게

수면까지 쫓겨서
첨벙첨벙 튀어오르는 상태를 말하거든.

대형어란 건
이번엔 농어였지만,

삼치나 방어나, 뭐 여러가지가 있지.

아니, 이봐.

 

듣고 있어?

아, 응.

 

하지만 결국
나, 보일링 때 못 낚았으니.

그 전에 고등어 낚았잖아.

그리고 놓쳤던 농어로 컸고.

그건 오늘 하나 쨩이 낚은
농어보다 컸어.

 

80센티는 넘었겠지.

뭐? 왜 갑자기 나야?

것보다, 내가 낚은 농어가 더 크거든!

아니, 아니,

오늘 하나 쨩의 농어,
68센티였잖아?

그건 그것보다 컸지.

 

오늘 허탕친 녀석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너무해!

낚이지 않는 날도 있잖아!

 

도착했다, 도착했어!

그럼 짐 내리는 것 좀 도와줘.

아이스박스 무겁네.

제방이 가까우면
배멀미 안 하네요.

 

그럼 나,
지금부터 시프트 있으니까.

-잘 자요.
-먼저 간다.

 

우리들 있잖아,
다들 여기서 알바하고 있어.

 

아, 마치다 씨는 점장님이었지.

에브리... 마트?

 

알바 모집중!
낚시 매니아 대환영☆

 

히로,

약속대로 집에 갈까?

 

억지로 어울리게 해서 미안했어.

피곤하지?

하지만 모처럼 낚았으니,

집에 가서 고등어 먹어.

생선 같은 건 손질할 줄 몰라.

조리기구도 없고.

뭔가 있을 거 아냐,
후라이팬이라든가 말이야.

뭐, 후라이팬 정도야 있지만...

아, 거기서 꺾어서
조금 더 간 곳이 우리집.

알았어.

 

있잖아...

후라이팬...

없는 거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