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잠깐, 뭐야, 뭐야!

무슨 일이야, 대체!

 

16bit
-ANOTHER LAYER-

마주 해봐도 대화조차 해주지 않는

러브 컬쳐는 In The 모니터

그 시절의 갓이 사랑스러워서

그 무드가, 이 나라의 보물

여기서 하나 Song For 덕이 있는 댁들

끝나지 않았다구, 그 컨텐츠

전격 컴백은 아직 남겨져있다구

올바른 애정이 쌓이고 쌓여서

그런데도 요즘엔 답답해지고

또 다음 문제와 한데 섞여버리고

색이 바랜 걸(Girl)을 기억해내

무언가를 짊어지고 몇 년이 되든 간에

세로줄 무늬의 러브는 건재해요

켕기는 느낌 같은 건 한 발 물러서 보면

어머나, 순식간에 골대 안쪽

뭔가를 이유로 어떻게 생각하든

변함없는 그대는 특별해요

욕망 그대로 세계를 지배해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힘도 솟아나지요

 

『에코』

 

선생님, 어떻게 된 거예요?

 

천장에서 손님이 뚝 떨어지셨어요.

 

손님이란 게 이런 식으로 찾아와?

현관이란 곳으로 온다고 들었는데요?

다차원적 현관이라고 해야겠군요.

 

일어났다!

 

지금은 몇 년이지?

 

1985년입니다.

 

1985년...

 

어디지?

 

아니야!

 

어디 있는 거야!

 

찾았다!

 

PC-9801 U.

1985년 5월 발매된

첫 3.5인치 플로피 탑재기!

그렇단 건...

 

진짜로 1985년이야!

대단해!

 

그나저나 여긴 어디지?

여긴 에코 소프트.

이제 막 생긴 아키하바라의
작은 소프트 회사예요.

 

게임 상자를 열었더니,
빛이 나와서 타임슬립했다.

오후의 천사들은 1985년의 게임.

즉, 개봉한 게임이 발매된 해로
날아간다.

 

그런 건가?

 

거기다 이 장소...

 

알코올 소프트잖아!

 

아빠가 그 가게를 열기 전에도

여긴 게임 회사였던 거야?

 

하지만

여기서 어떻게
원래 세계로 돌아가야 하지?

 

코노하는 어떻게 돌아갔더라?

 

마모루 씨.

 

어떻습니까?

여기서 함께 게임을
만들지 않으시겠어요?

뭐?

실은 저희들,

아주 최근에 미소녀 게임이란 걸
만들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전혀 정답을 모르겠어요.

 

그러니 마모루 씨,

 

저희를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조건이 있어.

 

98이다.

내게는 98을 쓰게 해줘.

그렇다면 일해줄 수도 있어.

알겠습니다.

 

자기소개를 잊고 있었네요.

저는 에코 소프트 대표인

에코입니다.

 

나는 에코 소프트 사원인

에코야!

 

그럼 마모루 씨,

바로 오늘부터 잘 부탁드립니다.

 

응.

 

난 타임 슬립한 장소에 있었던

에코 소프트라는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코노하가 하던 일과 완전 똑같아.

어째선지 이 회사 녀석들은

내 이름도 알고 있었고,

선뜻 회사에 고용해줬다.

 

코노하의 게임이 어떻게 됐을지
신경 쓰이지만.

 

여기가 1985년이라면

말하자면
시간이 멈춰있는 거나 다름없어.

 

신경 써봤자 할 수 있는 게 없어.

 

돌아가는 방법을 모르는 이상,

난 여기에 있는 수밖에 없었어.

 

그나저나,
에코 소프트는 이상한 회사야.

 

게임 회사라고 하면서
두 명밖에 직원이 없어.

 

거기다 사장의 이름도 에코,

어시스턴트의 이름도 에코.

기르는 개 이름까지도 에코야.

 

웃기고 있네.

 

뭐, 난 그다지 남에게
간섭하지 않는 타입이야.

 

아르바이트로서 고용된 이상,

월급 받은 만큼의 일은 할 거다.

게임 프로그래밍도 업무의 일부다.

 

사장인 에코 원의 작업량은 엄청나서,

굉장한 기세로 게임을 만들고 있다.

 

그래픽 디자이너,
시나리오 라이터, 사운드 컴포저,

그리고 프로그래머도

전부 에코 원이 담당이야.

 

에코 소프트의 미소녀 게임 vol...
뭐, 80년대라면 드문 일도 아니야.

 

이건 랩 스캔이라는 옛날 테크닉이다.

 

이렇게 원화를 따라서...

 

그래픽스 에디터로 트레이싱 한다.

마우스는 쓰지 않는다.

 

실은 이거, BGM 작곡이다.

뮤직 매크로 랭귀지,

줄여서 MML이라는
전용 기술 언어를 써서

악보를 입력해 나간다.

 

전용 소프트로 작곡하는
그런 방식도 있지만,

사람에 따라선 MML을 쓰는 편이
훨씬 빠르다.

캐릭터 작성엔
패턴 에디터라는 전용 툴을 쓴다.

이런 식으로 캐릭터의 도트 그림을
그리는 것뿐만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기능도
붙어있다.

 

이봐, 잠깐 괜찮을까?

네, 왜 그러시죠?

왜 녹색을 쓰지 않는 거야?

8색밖에 쓸 수 없어서요.

아니, 그건 알지만.

 

이 캐릭터의 갑주는 파란색이에요.

녹색은 다른 캐릭터에서 쓸 거예요.

 

그럼 이 검은 부분은 혹시랄 것도 없이
그림자랍시고 한 거야?

맞아요.

 

잠깐 내가 건드려도 될까?

 

네...

 

어때?

이거, 이거,

팔고 있는 게임 같군요.

이게 타일링이란 거야.

뭐, 어디서 본 대로 흉내낸 거지만.

 

마모루 씨,

그 외에도 이것저것
가르쳐주실 수 있을까요?

 

응.

감사합니다.

 

예를 들면, 효과음에까지
PSG를 쓸 필요 없이

Beep을 이렇게...

 

그렇군요, 그렇군요.

 

마모루 씨는 프로그래머시면서
이것저것 할 줄 아시네요.

당연하지.

프로그래머는
게임 만들기의 임금님이야.

옛날엔 하나부터 열까지
프로그래머가 스스로 했던 적도 있고.

 

참고로 지금 만들고 있는 게임은
88용이다.

 

수상쩍은 소프트 회사지만,

하고 있는 일 자체는
평범한 메이커와 다를 게 없어.

다만 속도가 차원이 달라.

 

에코 원은 시행착오나
수정보완 같은걸 전혀 안 해.

터무니없는 이야기지만,

하루 정도 있으면
그럭저럭 게임을 완성시켜버려.

 

에코 소프트의 미소녀 게임 vol.39

아무리 그래도 너무 인스턴트다.

 

어시스턴트인 에코 투는

항상 이상한 옷을 입고

내게 귀여운지 어떤지
점수를 매겨달라고 한다.

 

마모루 군!

난 오늘 몇 점?

 

잘 모르겠으니까
적당히 점수를 매기고 있다.

이것도 업무의 일부라고 한다.

 

돌아가지 않아도 괜찮으려나.

 

안 되겠지.

 

TV 이렇게 많은 숫자로
볼 필요 있어?

하나 있으면 충분하잖아,
똑같은 방송이니까.

전부 똑같게 보이세요?

 

제가 보기엔 전부 다 다르게 보여요.

 

완전 글렀어.

 

뭐야, 이건?

 

이건 게임의 에너지를 재는 장치예요.

재밌는 게임은 에너지도 커요.

 

이상한 장치네.

제가 만드는 게임엔
에너지란 게 전혀 없어요.

뭐,

재미와 에너지의 관계는 모르겠지만,

 

상자 디자인부터
전혀 재미있음이 느껴지지 않네.

 

그건 상상인가요?

반대로 왜 상상이 안 가는 거지?

제게는 상상력이 없어요.

 

상상력이 없는 곳에서 왔어요.

그래서 몰라요.

 

매번 계산은 맞습니다만,

실제로 게임을 만들면
그대로의 열량이 전혀 안 돼요.

 

상상력이란 걸 알기 위해서

게임을 이렇게 만들고 있는 거예요.

 

마모루 군!

 

난 오늘 몇 점?

 

상상력이 없는 인간이란 게
이 세상에 있는 건가 하고 생각했는데,

상상력이 무엇인가,
그것을 가르쳐주는 건 제법 어려웠다.

 

상상력이 없다니 이상한 얘기야.

 

너, 도넛의 맛은 알잖아?

먹어본 적이 있는 건 알 수 있어요.

 

이것과 이것은 대강 똑같은 맛이야.

그러면 이것의 맛도
대강은 상상이 가잖아?

그건 상상이 아니에요.

경험에 근거한 추론이에요.

아니, 그게 아니라.

저기...

 

어째 나도 뭐가 뭔지 모르게 됐네.

 

마모루 씨,

당신들은 재밌다는 것을
느끼는 능력이 있어요.

누군가의 생각을
자신의 것으로 느낄 수 있어요.

즉, 그것은 상상력이에요.

 

스스로 그 정도로 설명이
가능하면서 모르겠단 거야?

 

이건 단순한 분석이에요.

상상력이 아니에요.

 

상상력.

 

상상력이란 뭐지?

 

어느 날, 에코 투가 사라졌다.

 

그리고 일주일 돌아오지 않았다.

 

2호가 전혀 안 돌아오는데.

그렇네요.

그렇네요, 라니.

걱정 안 돼?

걱정?

그게 뭔가요?

뭔가 의미심장하게 실종됐다고.

위험한 일을 당한 거 아니야?

에코는 괜찮아요.

위험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어요.

정말로 괜찮은 거야?

네.

다만 돌아오지 않으니

불편하네요.

 

2호를 찾으러 다녀오지.

 

마모루 씨는

어떤 게임을 재밌다고 생각할까요?

 

어디 갔었던 거야?

 

마모루 군!

 

어떻게 여기 있어?

어떻게고 자시고,

계속 안 보여서 찾으러 나왔잖아!

왜?

왜냐... 니...

 

뭐, 이렇게 만나버리면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아무 말 없이 갑자기
일주일이나 사라지면 걱정하잖아.

 

걱정?

걱정이 뭐야?

 

요 일주일 동안 뭐 한 거야?

에코랑 함께 산책이요!

 

상당히 긴 산책이네.

그럼 난 돌아갈게.

 

마모루 군!

나도 같이 돌아갈래!

 

마모루 군!

나, 오늘은 몇 점?

 

선생님,

저, 상상력이 뭔지 알았어요.

 

그건 어떤 것인가요?

설명할 수 없어요.

그걸 표현할 수 있는 게 없어요.

그런가요?

저도 뭔가를 알게 된 걸지도 몰라요.

 

융합해주세요.

 

옥상으로 와주세요

 

이렇게 길었었던가?

 

여깁니다, 마모루 씨.

 

여어, 마모루 씨.

 

뭐야, 그 차림?

장치의 메인테넌스를 하고 있었어요.

 

아키하바라의 거리가 보이는군요.

여기, 이렇게 높은 곳이었어?

 

마모루 씨,

마모루 씨는 이 거리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99년에 비하면 조금 어두우려나.

 

저에겐 보여요,

 

이 거리에 모여드는 수많은 에너지가.

 

조만간 이곳은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그런 장소가 될 거예요.

 

이건 관찰에 근거한 추론이 아닌

제 상상력이에요.

너도 상상력을 익히게 됐구나.

 

마모루 씨,

인간의 상상력이란 걸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글쎄, 난 기술자니까.

그런 문화적인 이야기는

코노하나 쿈시 같은
그런 사람에게 맡기고 있어.

본 적도 없는 몬스터가 활보하는 세계,

공중에 떠있는 낙원,

땅속에서 되살아나는 죽은 자,

어디에도 없는 어딘가,

현실에 없는 걸 상기하여
형태로 만드는 힘.

 

인간은 누구든지
그런 것을 만들어낼 힘,

그리고 그것을 느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그건 인간의 본질이라고

그렇게 생각 안 하세요?

 

우리가 만들어가는 게임,

그리고 만화, 소설, 영화,

고대로부터 이어진 온갖 이야기들,

거기다 종교, 국가, 공동체,

꿈이나 희망이나 절망,

모든 게 상상력을 공유함으로써
만들어진 개념이에요.

뭐든지 다 상상력으로
설명이 되는 게 아니잖아.

그거야말로 상상 속의 이야기잖아.

마모루 씨는 알고 있을 거예요,

상상력을 발휘했을 때
모여드는 에너지를.

불과 얼마 전까지 마모루 씨는
그런 체험을 했었을 거예요.

그렇죠?

 

지진?

지극히 보기 드문 생명체야.

 

사람은 그 상상력에 의해
다차원적인 존재가 되어,

현재, 과거, 미래, 다른 시공,
다른 사상(事象)에 액세스 하여...

응축된 가능성으로부터
커다란 에너지를 획득할 거야.

 

열역학적으로도 타당해.

 

너희들...

대체 정체가 뭐지?

너희들은 미래이기도 하고...

과거이기도 하며...

현재이기도 해.

 

상상력이 시간도 공간도 변화시켜.

상상력이 현실을 정의해.

 

당신들이 만든 게임의

지지자입니다.

 

언젠가 또 만날 수 있겠죠.

 

그렇구나,

이런 느낌이었어?

 

산 것들,

전부 놔두고 와버렸네.

 

무수한 빛에 별조차 사라진 거리

꿈빛의 벽, 손을 뻗어보았어

모니터 속 천사는 미소 지으며 말하지

「너를 만나고 싶어서 태어났어」

그 마음은 시간을 넘어
(Ancient Time)

고개 숙이기만 하던
우리가 나래를 펼 세상을 주었어

 

소원을 담은 프로그램 속에서
(속에서)

네가 엮어나가는 미래는 무한대
(무한대)

시작하는 그날은 지금 여기서부터 만들자
(만들자)

엔터키 하나로
모든 것이 움직이기 시작할 거야.

 

『여기 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