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츠네자키 피난소]

 

여긴 코기츠네곶이란다

 

좀 더 걷는다

 

앞으로 우리가 살 집이란다

 

곶의 마요이가
 
 

예쁘구나

주인이 없어도
꽃은 피는구나

나도 이 부근에
사는 건 처음이야

기대되는구나

 

살 수 있긴 해?

 

어허, 힘 좀 썼구나

 

어라?
꽤 꾸며졌네

마가리야(曲り屋)라고 해서
옛날엔 그쪽이 마구간이었지

 

자, 둘 다 앉으렴

 

늑대?

극정 말그라

이 부근에 늑대는 없어

자, 앉아라

 

자, 오늘부터 여기가

유이랑 히요리랑 나
셋이 살 집이란다

 

잘 부탁해

 

됐어, 억지로
목소리 낼 것 없어

안정되면 말도 나오겠지

 

짐 풀고 한숨 돌리렴
이따 좀 도와줄 게 있거든

 

여기가 집..이라

 

이거면 돼?

 

너, 이름은?

 

아무래도 좋지만

 

여러분
센다 식품에서 주는 겁니다

패키지가 좀 찌그러졌지만
내용물은 멀쩡해요

한 줄로 서주세요

 

- 뭐냐
- 그쪽이 부딪쳤잖아

엉? 불만 있냐?

 

이런 이런, 괜찮니?

 

어머, 무슨 일이죠?

흠뻑 젖었잖아
감기 들겠다

저쪽에 수건 있다

타나카 씨
얘 좀 닦아주겠나?

그래요

 

저 애, 목소리가 안 나와

 

못 내게 됐달까?
무서운 경험을 해서 그런가?

올해 정월에 교통사고로
부모님이 돌아가셨거든

그쯤부터 같아

이 부근 친척 집에
요전에 맡겨졌는데

거기도 이번 지진으로...

그래서 혼자서
여기에 왔지

 

고마워

 

히요리 짱, 연휴 끝나면
학교 시작한다는구나

 

요시이 씨, 좀 와주세요

그래

 

얘, 넌 고등학생?

아직 명부에 기입 안 했지?

 

그게...

이름은?
가족은 같이 있고?

- 저기...
- 주소는?

이 근방 사람이 아니니?

- 전 괜찮아요
- 저기...

얜 말이지
우리 손녀

이름은...

아케미가 아니라...
사나에가 아니라...

뭔가 멋들어진...

 

- 유이
- 아, 그래

유이, 유이야

- 그리고, 그러니까...
- 히요리 짱도 손녀?

그래, 히요리야

히요리 짱 할머니였나요?

그래, 그래서 데리러 왔지

 

이렇게 큰일을 겪으면서
용케 살았구나

애썼구나

 

손녀라고 해도
만나는 건 처음이라서

이제 기억력도 떨어져서
좀처럼 이름도 생각 안 나

자, 갈까, 유이?
히요리도

저기, 할머니 이름은요?

- 야마나 키와입니다
- 사시는 덴요?

가능하면 키츠네자키에서
셋이서 살고 싶네요

이제부터 상의해보죠

아무튼 감사하네요

 

둘 다, 갈 데가 없으면
같이 가자꾸나

 

극정 말그라

 

걱정 말란 뜻이란다

비도 그쳤고

 

어쩌다 보니 오긴 했는데
괜찮은 거야, 그 할머니?

 

유이, 히요리

 

너희가 도와줄 일이 있단다

 

뭐야?

 

도와줄 일이라니

 

진짜!

일단 우물 주변까지면 된다
끝나면 복도 좀 닦고

우물?

 

진짜!

그보다, 왜 청소를 시키는 건데?

 

창호지는 찢어질 때
이런 소리가 나나?

둘 다 수고했다
슬슬 밥 먹자꾸나

 

- 옥잠화 된장국이란다
- 옥잠화?

너희가 벤 풀 중에
있던 거란다

쑥은 튀김으로
달래는 지져 먹을 거란다

- 죄다 풀이네
- 뭘

메인 디시는 햄버그란다

 

냄새 좋다

자, 들자꾸나

 

아, 잘 먹겠습니다

 

맛있어

 

튀김도 먹어보렴

 

맛있어

 

디저트는 밀크 푸딩이란다

 

이것도 풀이 들어간 거야?

 

맛있어

 

아, 잘 먹었습니다

별 말씀을

이런 밥은
집에서 먹어본 적 없어

 

자기 짐 정리됐으면
목욕하고 오렴

옷이 필요하겠구나

- 있긴 있는데...
- 그러니?

하지만 이것저것 필요하겠지?

내일은 셋이서 쇼핑이나 갈까?

 

밥이 맛있다고
방심하면 안 되지

어디서... 뭐더라?

 

[헨젤과 그레텔]

 

맛있는 걸 먹이고
살찌운 아이들을 먹는 이야기

 

둘 다 슬슬 목욕하렴

 

아까 그 얘기

아마 못된 마녀가
버려진 남매를 집에 불러들여서

삶아서 먹으려고
큰 냄비에 물을 데우고

큰 냄비에 물을...

 

목욕은 어땠니?

 

아니...

왜 그러니?

 

이 집, 왜...

여기에 그...
우릴...

자, 이리 와서 앉으렴

차라도 마시자

 

민들레 뿌리로 만든 차인데
몸에 좋단다

 

이런 얘기 아니?

 

옛날 옛날, 어드매에

 

이 부근 말이란다

옛날 옛날, 어떤 곳에서─랄까?

 

어느 마을에
느긋하고 맹한

하지만 굉장히 친절하고
솔직한 며느리가 있었지

 

어느 날 며느리는
머위를 캐러 산 속에 들어갔지

 

좋은 머위를 찾는 와중에
점점 더 산 속으로 들어갔지

 

그 산 속에서 본 적 없는
훌륭한 문을 마주했다지

'이런 산 속에 누구 집일까?'

'비라도 피할까?' 하고
그 문을 조심조심 지나갔지

 

'계세요?' 하고
말을 걸어도 대답이 없고

며느리는 조심조심
안에 들어가 봤는데

 

아무도 없는데
아궁이엔 불이 붙어있고

진수성찬이 늘어서 있었지

 

며느리는 이런 진수성찬을
누가 먹나 싶었지만

슬쩍 저택을 뒤로 했지

 

그로부터 얼마 후, 며느리가
강에서 빨래를 하다 보니

두둥실, 깨끗하고 붉은
밥 공기가 떠내려왔지

 

며느리는 그 공기를 주워
쌀을 푸는 데 쓰기 시작했지

그랬더니 먹어도 먹어도
쌀은 줄지 않았다지

왜 쌀이 줄지 않냐고
집안 사람들은 며느리한테 물었지

며느리는 흘러든 공기가
너무 예쁘길래

쌀을 푸는 공기로 쓴단 것,

그게 어느 저택에 있던
공기와 닮았단 걸 얘기했지

 

그 집은 마요이가란다

찾아온 사람을 대접하고
부를 가져오는 집이지

마요이가를 만나면
집안 물건을 뭐든 챙겨도 되지

며느리는 욕심이 없어서
아무것도 가져오질 않아서

마요이가가 준 거라고
다들 떠들어댔지

그 며느리의 집은
그 후로 번성하고

장자님으로 불리게 됐다지

 

뭐야?
이 옛날 얘기

마요이가란 얘기란다

마요이가를 만나면
좋은 일이 있다고 하지

 

할머니는
왜 그런 얘길 한 걸까

 

어라?
이불 깔아주셨구나

어느 틈에...

 

나, 이쯤을 찢었었지?

이것도 그 할머니가?

 

졸리지?

맞다

 

무슨 일 있으면 도망쳐야지

 

얘도 데리고

 

일어났구나

 

- 안녕히 주무셨어요
- 잘 잤니?

오랜만에 푹 잔 것 같기도...

 

또 이상한 소리가...

 

- 마실 거 있어?
- 차라도 탈까?

 

물이면 되겠지

 

얼음도 있으면 좋겠네

 

뭐야, 이거
진짜 이 집 뭐야?

어젯밤에 얘기했잖니?
여긴 마요이가

길을 잃은 사람을
대접해주는 집이란다

마요이가?

 

유이가 찢은
창호지도 고쳐줬고

이불도 깔아줬지

목욕물도 적절히 데워줬지

전부 너흴 위해 해준 거야

 

널 위한 거다

전부 널 위한 거다

 

도망쳐야 해

 

그런...

 

뭐냐
다녀오셨냐는 말도 못 하냐?

다녀오셨어요...

요리할 시간이 있으면
공부를 해라

 

본인 성적이 어떤진 알겠지

 

뭐야, 불만이라도 있냐?

부모가 이런 말을 하게
만드는 네가 문제야

그 모양이니까 엄마가 나갔지

 

나갔다고!

널 위해 하는 말이다

 

전부 널 위해 하는 말이다

 

괜찮아?

 

안 다쳤어?

 

미안...

 

하지만...

 

히요리 짱도...

갈 데 없지?

 

유이, 히요리

괜찮니?

 

이런, 히요리 넘어졌니?

 

괜찮니?

 

무서울 것 없어
겁먹을 것 없단다

마요이가는 사람을
대접하고 싶을 뿐이야

 

유이나 히요리를
절대 해치진 않아

그러니까 돌아오렴

 

자, 아침을 들자꾸나

 

정말 괜찮은 거야, 이 집?

집은 사람이 살면서
점점 좋은 집이 된단다

열심히 공들여 칭찬해주면
좋은 집으로 자라지

사람이랑 똑같아

 

미안

 

맛있어

 

그거면 되겠니?

여자애라면
드라이기도 필요하겠지

소파에 둘 쿠션은 어떠니?

 

할머니는 이래 봬도
많은 데서 일했었거든

저금은 충분해
걱정 안 해도 돼

 

세상에, 진짜 예쁘다

그럼 살까?

 

맘에 들었지?

'세상에, 이거 엄청 예쁘다'

 

둘 다 정말
안 산 거 없니?

왠지 엉뚱한 데 쓰고 있잖아

그나저나 나...

이렇게 많은 걸
누가 사준 건 처음 같아

 

그럼, 오늘은
쇼핑하느라 지쳤으니

식사는 간단히 할까?

 

다 됐다

 

아직 뜨겁단다

 

맛있어
된장이 향기롭고...

오늘은 오니기리랑 절임뿐이다

쇼핑해서 피곤하니까

그렇게 쇼핑을 했으니까
떡제조기까지 사고

어머, 그에 맞서
제빵기를 산 건 누구더라?

할머니가 막 구운 빵을
먹어보고 싶다길래...

막 만든 떡을
먹어보고 싶다던 건 누구더라?

 

넌 안 웃어도 돼

 

학교는 오랜만이지?
몇 학년이더라?

 

혼자서 괜찮겠어?

 

아, 잠깐만

 

이거, 쓰던 거지만

반 애들이랑 얘기할 때
이거 써

 

아...

 

읍내까지 가볼까?

 

다행이다
히요리 짱, 학교는 그대로구나

 

카나 짱뿐 아니라

히요리 짱까지
어디 가버리나 걱정했어

마키오, 오늘부터
키츠네마이 연습 시작하지?

응, 할 거야

 

아, 히요리 짱도 와
아직 본 적 없지?

 

그건 봉오도리지

 

마침 잘됐다
집에 찾아가야겠다 싶었거든

어때?
곤란한 일은 없니?

 

네...

다들 거주지 변경은 마쳤고?

전에 살던 곳 전출 증명서 떼고
절차 밟아야 한다

너, 학교는?

 

- 관뒀어요
- 어머, 그러니?

안녕

아, 안녕하세요

다행이다
잘 지내나 보구나

할머니랑 히요리 짱도
잘 지내니?

 

- 네
- 그러니? 잘됐다

그럼 난 가볼게

절차 얘기는
할머니한테 전달하고

고생 많아

 

집은 괜찮고?
꽤 낡았지?

아뇨...

거긴 우리 히이 영감이
살던 데거든

상당히 망가졌었는데

키와 씨가 수리할 거니
괜찮다고 하더라

수리...?

문제없니?
무슨 일 있으면 말하렴

키와 씨한테는
집세도 받고 있고

아무 문제 없어요

하지만 그런 데선 불편하지?

- 자전거는 있니?
- 없어요

게다가 자전거로는
언덕 오르기도 힘들고요

- 면허는 있니?
- 원동기라면요

그러니?

 

얜 우리 조카

죄송합니다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배달도 그만뒀거든

이런 낡은 거라도
괜찮다면 써

 

돈은 낼게요
지금은 힘들지만요

- 됐다니까
- 아뇨, 낼게요

- 정말 됐는데
- 됐다는구나

알바도 찾을 생각이었으니까

- 자리 잡으면...
- 어머, 그러니?

 

[센다 슈퍼]
토모코 씨
마침 알바 모집할 것 같아서

고등학생?

- 학교...
- 관뒀대

얘, 혼자 피난소에 있었는데
할머니가 데리러 와줬거든

왜, 히요리 짱
피난소에 혼자였잖아

그 애랑 할머니가
같이 지내고 있고

어라? 그렇다면

너랑 히요리 짱의
부모님끼리 남매?

그래?
여러모로 큰일이었겠구나

그리 많이는 못 주지만
괜찮으면 일하렴

 

잘 부탁합니다

 

- 어서 와라
- 다녀왔습니다

그건 어디서 났니?

요시이 씨 친척
소바집에서 받았어

헤에

알바도 잡았어

 

센다 식품 쪽에서
알바를 찾길래

잘됐구나

그건?

 

히요리한테
핫케이크라도 해줄까 해서

그거 좋지
히요리, 기뻐할 거다

 

우리, 옛날엔 어업을 했대

고기 잡는 배가 잔뜩 있고
어부들도 잔뜩 있었대

 

다녀왔습니다

그래, 레이카
어서 와라

어서 와라

할아버지랑 오빠

전에 얘기한
같은 반 히요리 짱

 

그래, 전학 온 애구나
들었다

키츠네마이는 처음이지?

 

피리 부는 건 어때?

그래

나중에 갖다 줄게

잘됐다

 

마키오 씨, 슬슬 하시죠

그래, 시작할까?

 

여러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모여주셔서 고맙습니다

올해는 여름 축제는 중지겠지만

가을 축제는 어떻게든
예년처럼 열고 싶습니다

여러모로 큰일일 겁니다

그래도 다 같이
힘을 합쳐 힘냅시다

 

그럼 다 같이 연주해봅시다

앉자

 

히요리 짱?

 

히요리 짱?

 

그리고, 면허 주소도
옮겨야 하고

그렇구나, 알았다

할머니가 해두마

 

하지만 전에 살던 곳
전출 증명서도 필요하고

친척도 아니고
성도 다르고...

극정 말그라
어떻게든 할 테니 괜찮아

 

이런, 돌아왔구나

 

어서 와라
학교는 어땠니?

 

키츠네마이

키츠네마이?

아, 키츠네자키에 전해지는
카구라 춤이란다

아이들이
여우 복장을 하고 추지

여우 가면을 쓰고
마를 떨치는 화살을 쥐고 추지

바다 근처인데 웬 여우?

그건 말이지

옛날 옛날, 어드매에

 

아직 이 해변에
이름이 없던 시절에

이 부근에 길이가 8척이나 되는
바다뱀 괴물이 흘러들었다지

 

사람이 해변에 들어오면
그 사람을 쫓아내고

바다에서 배로 들어오면
배를 두 동강 내 가라앉혔지

그 괴물의 눈을 보면

사람들은
무시무시한 환상을 보지

 

주위 사람들이
곤란해하던 어느 날

해변 근처에 살던
할아버지네에

할아버지가 늘 물고기를 주던
여우들이 나타났지

 

여우들은 마를 베는

'마키리'라는
주머니칼을 가져왔어

그걸로 괴물의 눈을
찌르라는 거지

 

마을 사람들이
음악을 연주하며

화살을 쥐고 춤췄지

카구라에도 화살에도
마를 약하게 하는 힘이 있으니까

 

인간 세상에 나타난 마는
인간만이 쓰러트릴 수 있어

한 목숨과 맞바꿔
괴물은 퇴치됐지

 

그 후로 이 곶을
코기츠네곶이라 부르게 됐다지

좋을시고

헤에, 그게 키츠네마이의 시작?

그런 것 같지?

 

도망쳤어

도망쳤다고?
키츠네마이에서?

 

왜?

 

장례식이랑 닮았어

 

부모님을 한꺼번에 잃다니

졸음운전 하는 차에 치였대요

저 앤 앞으로 누가?

키츠네자키의 먼 친척이

괜찮은 거야?
저 애, 목소리가...

 

저 애만 살았대요

혼자라니, 가여워라

 

히요리...

안녕하세요

 

고양이?

여자뿐이니 개라도 키우면
어떨까 해서 찾아봤는데

도통 안 보여서

그랬더니 고양이는 있더라
털도 좋고 누가 키우던 걸지도?

고양이도 좋지

- 키워도 돼?
- 그래, 괜찮겠지

다행이다

너도 집이 생겨서 잘됐구나

- 이름은 코후쿠로 하자
- 코후쿠?

小福(작은 복)이라 쓰고 코후쿠

전에도 고양이는 키워봤는데
다들 그 이름을 붙였어

복은 크지 않아도 돼

작은 행복이
매일 여기에 있으면 돼

 

안녕하세요

 

굉장하다!
피크닉 같아

- 듬뿍 먹으렴
- 네!

 

맛있다!

- 자, 홍차
- 고맙습니다

 

나 어제 민폐였지?

아니, 나야말로 억지로
키츠네마이에 불러냈지

 

마키오네 집은 종갓집이었지?

그래서 수호신 관련 축제는
저희가 대대로 맡고 있대요

그러니?

그럼 레이코 짱도
카구라를 추니?

네, 저도 여름 가을 축제엔
꼭 나갈 거예요

아, 할아버지가 이담에
히요리 짱한테 피리를 알려준대요

원한다면요

그거 괜찮겠구나

히요리는 어떠니?

 

다행이다

 

맛있어!

 

좋겠다, 히요리 짱
맨날 이런 거 먹지?

뭐 봐?

건너편은
소데가우라라고 한단다

저 바위 더미에는
미츠가마이나리가 있었는데

쓰나미에 떠내려갔다는구나

지금 피해 상황을
알아보는 중인가 봐

미츠가마?

소데가우라에는
동굴이 3개 있어

1번 가마, 2번 가마, 3번 가마

3번 가마는 커서
삿파선이 들어갈 수 있고

- 삿파선?
- 저 작은 배

안쪽은 공동이 있어서
날이 좋으면 새파랗고 예뻐

 

사실은 4번 가마도 있지만

- 그래?
- 4번 가마?

썰물 때도 보이지 않는
바닷속이란다

몰랐어...

 

4번 가마가 제일 크지

 

분명 4번 가마는
없던 걸로 치부하고 싶었겠지

 

자, 맛있는 디저트가 있단다

유이, 내일 저녁엔
손님이 있어

평소보다 식재료를
많이 살 거야

좀 도와줄래?

그건 좋은데, 몇 명이나?

7~8명?
좀 별난 사람들이지만

별났다니?

 

파스타?
유이는 파스타 뭐 할 줄 아니?

- 까르보나라라든가?
- 좋지

유이도 실력 발휘 좀 할까?

 

내일은 쏟아지겠구나

 

안녕하십니까

먼 길 잘 와줬구나

뭘, 강을 따라왔을 뿐인데
얼마 안 됐어

중대한 일인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뭐든 하겠어

하지만 우리는
바다엔 들어간 적 없지

강이랑 똑같이
들어갈 수 있으려나?

땅 위에 있는 것보단 낫겠지

조금 짠 정도겠지

 

놀라게 했구나

 

소개하마
사루가이시의 캇파

옆에 있는 게 시즈쿠이시강,
다음이 키타카미강에 코즈치강

- 난 토요사와강
- 난 마베치강에서 왔어

안녕

 

얜 우리 손녀 히요리

지금 목소리가 안 나와서
고생하고 있지

그거 딱하구나

느긋이 기다리면
조만간 목소리도 나올 테고

걱정할 것 없단다

 

3개의 구멍이 보이지?
그 옆에 4번째 구멍이 있어

입구는 바닷속에 있는 것 같아
거기에 들어가 주지 않을래?

아마도 봉인돼있던 게
없어졌을 거야

신사가 덮개 대신이었을 거야

 

- 쓰나미에 당했구나
- 과연, 뚜껑이 쓸려갔다고?

- 알았어!
- 좋아, 가보실까!

 

잠깐만

 

바쁘구나

너희도 식사 준비를
도와줘야지

 

무서웠니?

 

나쁜 존재들이 아닌 건
히요리도 알겠지?

 

캇파든 뭐든
좋은 건 좋은 거란다

 

자, 유이를 깨우러 갈까?

 

아침부터 이렇게 많이
뭘 만들려고?

게다가 오이만 이렇게

캇파가 좋아하는 거니까

 

손님은 캇파

 

히요리까지...
열은 없지?

 

고생들 했어

우선 우물에서
소금기를 빼

아무리 당신들이라도 하루 종일
바닷속에 있었으면 힘들었겠지

좀처럼 입구를 못 찾아서
큰일이었지

 

유이, 진정하렴
캇파는 있단다

옛날 얘기뿐만이 아니란다

확인할 게 있어서
모여달라고 했어

캇파가 있단 걸
아는 인간은 드물지

그 인간 중에
유이도 히요리도 들어가렴

같이 사는 가족이 된 이상
익숙해지는 수밖에 없겠지

물론 이 일을 함부로
다른 사람한테 얘기하진 말고

어때, 싫니?

 

기분 나쁘니?

 

히요리는 괜찮아?
안 무서워?

 

좋은 사람 캇파들

 

히요리가 괜찮다면
나도 괜찮아

 

좋은 언니구나

유이는 거침없고 최선을 다해

난 그 점이 좋단다

자, 도와다오

 

실례합니다

 

이거 맛있겠는걸

고맙구려

 

그래서, 4번 가마엔 들어갔고?

- 어떻게 들어갔어
- 참 큰 동굴이었지

그거 할멈 걱정대로더구먼

뭔가 봉인돼있었단
느낌은 있었어

도망쳤겠지
동굴 안은 비어있었어

덮개를 대신하는
신사가 떠내려갔으니

봉인은 풀린 거나 마찬가지지

못된 짓 하기 전에
붙잡아야지

그때는 다시 불러줘
도와줄게

이건 대체 뭐지?
맛있네

까..까르보나라

최고구먼
캇파르보나라

 

우리 손녀 유이가
만들어준 거란다

그래?

 

맛있네

 

이건 본 적 있지
먹어본 적은 없지만

 

할머닌 대체 뭐야?

애초에 인간이야...?

할머니는 신기한 존재들을
후시깃토라고 부르지

인간 중엔 극히 드물게
후시깃토와 통하는 사람이 있지

 

노래 부르고 싶어졌어

- 하지 마
- 기분 나빠

 

- 불러보라지 뭐
- 뭘 부르게?

강 근처 유치원에서
들려와서 외워버렸어

개랑 고양이가 나오고
귀여운 노래지

그런 거 말고
엔카 같은 걸로 하자

 

어라, 까먹었다

 

잘 먹었수다

 

진짜 잠이 안 와

 

어라?

 

즐거웠나?

 

코후쿠

 

뭐야, 저건?
뱀?

 

알바 다녀올게

그래, 지장보살께 부탁했단다

뭘?

유이랑 히요리가 탈 없이
여기 있을 수 있도록

 

고마워

- 뭐 만들어?
- 비누란다

비누도 만드는구나

안에 허브를 넣어서
향도 좋단다

 

정말, 냄새 좋다

나중에 나한테도 알려줘
만들어볼래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다녀와라

 

- 또 보자
- 고맙습니다

 

배달 부탁해도 될까?
끝나면 그대로 가도 돼

- 어서 오세요

어머, 안녕

 

마침 잘됐다
요전 얘기 말인데

이미 수속 끝났더라
내 착각이었어

 

관공서도 일손이 부족하거든
미안하구나

 

아뇨...

 

센다 식품입니다
배달 왔습니다

그래, 고생 많아

거기 둘래?

 

그래, 오늘 연습 날이었지?

괜찮아?

 

원동기는 좀 어때?

- 괜찮아요
- 다행이다

오늘은 키츠네마이 견학?
참가하는구나

네? 아뇨, 배달하러...

참가자가 늘면
다들 신날걸?

아니, 저기...

청년부는
이걸 두 손에 쥐고 춰

아니, 그러니까...

 

같이 해

 

고생하셨습니다

다음 주에 보자

유이 짱, 조심해라
왠지 요즘 이상해

어젯밤부터 우리 개가
이상하게 짖어대고

아는 집 고양이도 없어지고

요즘 요괴를 봤다는
사람도 여럿 있어

쿠시야키 집 하던 무라타 씨
현관에 죽은 마누라가 나타났대

여보, 그만 여길 나가자

그 탓인지 무라타 씨
진짜로 여길 떴어

그러고 보니 코미야마 씨는
멀리 이사했을 이웃을 봤대

코미야마 씨도
이사하는 게 좋아

외롭지 않게

- 꿈 아냐?
- 대낮이었대

 

뭔가 위험하지 않아?

어제의 뱀 같은 것도
관련 있으려나?

그 캇파들이 말한
봉인이 풀려 뭔가가 나왔다는...

대체 뭘까

 

방금 뭔가...

 

뭐야?
어제 그 뱀?

 

유이, 히요리

 

해태?

일부러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피난소 뒤
신사에 있던 해태란다

그때 그...

 

해태님들은 한동안
여기 있어줄 거다

아까, 눈이 빨간 그건 뭐야?

 

옛날 옛날, 어드매에

 

키츠네마이 때도 얘기한
바다뱀 괴물

빨간 눈이라서
'아가메'라고 불렸지

 

아가메는 그 빨간 눈으로

인간에게 무시무시한
환상을 보여주지

 

소중한 사람이
죽어버리는 환상

 

사랑하는 사람의 환상

 

아가메는 마음의 외침을
집어삼키며 커지지

그리고, 자신이 살기로 한 곳에서
다른 존재들을 내쫓지

누구 하나 남지 않도록

 

아무도 없어진 곳을
자신만의 거처로 삼지

키츠네마이 얘기에 나오는
괴물이란 건

이 아가메란다

 

4번 가마가 제일 크지

 

이 이야기는
술술 풀리진 않았지

마음의 외침을 집어삼킨다니?

마음의 외침엔 공포나 슬픔이나
울고 싶은 마음이 담겨있지

히요리는 키츠네자키에 오기 전에
괴롭고 슬픈 일이 있었지?

 

그리고 키츠네자키에 왔더니
그 지진까지

불안하고 무서웠겠지

히요리는 지금
어떻게 생각하니?

 

왜 나만?
난 아무 잘못도 없는데

 

히요리뿐만 아니란다

누구나 괴롭고 슬픈 일을 겪으면
왜냐는 생각이 들게 되지

어쩔 수 없어
그런 표정 안 지어도 돼

 

지금 여기엔 수많은 마음이
소용돌이치고 있어

그때 그랬으면 좋았을걸,
안 그랬으면 좋았을걸 하는 마음

여길 뜬 사람들과
만나지 못하는 서운함

자신만이 살아남았다는 슬픔

그런 마음이 지금, 잔뜩 쌓여
소용돌이치고 있어

그걸 아가메가 먹고
힘을 기르고 있어

 

- 극정 말그라
- 하지만...

 

뭐..뭐야?

 

뭐야, 저거

 

읍내까지 같이 좀 가자

 

이 부근일 것 같은데

 

아, 저거겠구나

 

유이, 불 좀 꺼봐라

 

이번엔 일부러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쪽은 모리오카에 계신
타나카 지장보살님이란다

 

그런데 당신까지 나오면
대체 뭐랍니까?

당신이 없어져서 모리오카에선
무슨 소동이 일어났을까요?

그치만 할멈
나도 걱정이 태산이라

와보지 않고는
마음이 안 놓여서...

걱정인 건 알죠

하지만 당신은
너무 눈에 띈다고요

알았어, 알았어
그렇게 화내지 마

화내는 건 아닙니다
감사하고말고요

오늘 밤엔 또
어디서 와주셨나요?

츠나토리의 야루키지장
자이모쿠초의 사케카이지장

니시네와 하나마키의
지장보살

이치노세키의 지장보살에

미야기에서 잇케지마 신사의
아즈노 님, 운즈노 님

그러면 다른 분들은
작은 분들뿐이겠군요

- 안심했습니다
- 하지만 할멈

어쩌면 눈에 띄고 말고를
따질 때가 아닐지도 몰라

정말로 위험할 땐
우리 모두 날아올 테니까

그땐 말해

네, 고마운 말씀입니다

 

카나 짱한테서
답장이 없어

왜 그래

 

한 번도?

 

카나 짱, 카나가와현으로
간다고 연락하고선

그쪽 주소가 정해지면
편지 쓴다고 하고선

그 후로 내내 연락이 없어

날 잊어버린 걸까?

나도 키츠네자키도
잊어버리고 싶은 걸까?

 

엄마는 분명 지진에 대해
잊고 싶은 걸 거라고...

안 그러면 살아갈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 이해해주래

 

하지만 난 있는데...

난 여기에 있는데...

 

잊지 않았어

 

그쪽에 적응하기 힘들 거야
나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절대 잊지 않아

 

그럴까?

 

어서 오세요

 

유이 짱?

 

많이 늘었구나

피리가 성격에 맞았나 보구나

 

이런, 어서 와라

 

무슨 일 있었니?

 

왔어

누가?

 

아버지

 

나... 도망쳤어

 

그대로 집에 있으면
내가 망가질 것 같아서...

 

그래서 집을 떠나고

도중에 자신감이 생겨서

 

내내 생각했어

왜 나만?

 

그렇게 생각했어

 

극정 말그라

 

말했지?
넌 거침없고 최선을 다하고

난 그 점이 좋단다

 

유이, 알바는 주말에 쉬지?

다음 연휴에 셋이서
토오노에 가보지 않으련?

 

토오노까지 이걸로?

그래

얼마나 걸려?

흐름을 거슬러야 하니
하루 종일 걸리려나?

 

즐겁지?

되는 대로 서두를게

무리 안 해도 돼

도중에 토요사와강으로
교대할 거니까

 

- 할머니
- 오랜만이야

다들 잘 지냈니?

- 응!
- 할머니도 잘 지냈어?

그럼, 무척 잘 지냈단다

 

덕분에 살았어
고마워

마요이가가 옛날에
몇 번 있던 곳이구나

맘에 들면 이리저리
움직이질 말지

 

 
이 부근은 할머니가
어릴 때 놀던 데란다

[롯코시 신사]
이 부근은 할머니가
어릴 때 놀던 데란다

히요리 정도 나이였던가?

뒷산에서 길을 잃고
도달했었지

 

하여간 산 속을
어슬렁거리는 집이니까

 

찾았다

 

진짜 장난 아니지?

이 마요이가는
가장 오래된 마요이가로

상당히 세련됐지

 

- 끝내준다
- 그렇지?

한동안 여기서 지내자꾸나

 

여기 사는 앤가?

아, 좌부동자란다

정말?

 

텐구 님에
산사나이, 산아가씨

오시라님, 눈아가씨도 왔구나

아오모리의 텐코로바시
미야기의 탄탄코로린

후쿠시마의 온보노야스
야마가타의 나베오로시

아키타의 산키치오니까지

다들 모였구먼

도호쿠 전역의 후시깃토가
걱정하고 있으니까

도호쿠뿐만이 아냐

일본 전역... 아니
전 세계에서 걱정하고 있어

후시깃토뿐만이 아냐

인간도 지진을 겪은 땅을
걱정하고 있단다

그쪽은 곤란해질 것 같아

아가메는 어떻게든 키츠네자키에서
사람을 쫓아내고 싶은 모양이군

우린 한동안
키츠네자키의 산에 가볼까 해

나도 갈래!

위험하니까 애는 안 돼

할머니, 조심해

 

네, 충분히 조심할게요

후시깃토님들도 와준다면
정말 안심이죠

토오노에 돌아온
보람이 있었네요

 

자, 저녁 들자꾸나

오늘 저녁은
징기스칸인가 봐

 

그러고 보니 유이는
앞으로 어떡할 거니?

 

장래에
뭐 하려는 건 없니?

 

생각해본 적 없어

흥미 있는 것
하면 즐거운 것

좋아하는 것

 

생각해보렴

잔뜩 생각하고 고민해보렴

그러면 어딘가에
도달할지도 모른단다

마요이가에 도달했듯이

그렇게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거지

 

다들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밖에 없어

 

끝내준다

 

한동안 여기서 지낸대

 

여기 싫어?

 

혹시 돌아가고 싶어?

 

그 말 잘하는 마요이가로?

 

그래... 그렇겠지

 

거기가 히요리랑 나랑
할머니의 집이니까

 

고맙습니다

 

내가 이걸 쓸 때가
올 줄이야

 

두 사람을 부탁하마

 

있어?

 

어째서? 열어줘!

 

열어줘, 열어줘!

안 그러면...

극정 말그라

 

극정 말그라

 

가야 해!

할머니가... 할머니가!

 

내가 무서워해서
할머니 혼자 우리를 지키려고...

 

난 아무것도 못 하지만
아무 힘도 없지만

그래도 우린 가족이라고!

 

고마워

 

그럼, 해보실까

 

이건?

 

안 돼!

 

뭐야, 저거

 

유이

 

찾았단다, 유이

 

아버지...

 

걱정했단다
왜 갑자기 나갔니?

무슨 일 있으면
아빠한테 얘길 하지

 

왜 말이 없지?

 

왜 대답이 없어!

 

돌아간다

 

건드리지 마라!
넌 생판 남이다!

 

그래... 그렇겠지

거기가 히요리랑 나랑
할머니의 집이니까

 

유이 언니...

 

유이 언니!

유이 언니, 유이 언니!

 

가지 마!
가족이라고 했잖아!

같이 있자고 했잖아!

 

유이 언니, 유이 언니

유이 언니!

 

- 히요리?
- 간다

이거 놔!

나한텐 가족이 생겼어
동생이 생겼다고!

돌아간다

난 여기 있을래
여기서 지낼래

여기서 살아갈래

여기가 내 집이니까!

이거 놔!

나한테 신경 꺼!

 

언니

 

다행이다

히요리, 목소리가

 

내 목소리, 나왔어

 

예쁜 목소리네
유이 언니라고 해주는구나

나, 무서웠어

나도 무서웠어

 

자, 가자
할머니를 구해야지

 

그래, 가야겠구나

여길 떠야겠구나

 

마키리로는 이제...

 

이곳 모두의 슬픔은
이토록이나...

할머니

 

 

할머니가 위험하다
타라!

 

하지만 저런 걸 상대로
어떡하란 거야?

 

저건...

 

할멈, 괜찮나?

타나카 지장보살님
불을 막지 않으면 마을이!

그래, 원군을 막기 위해
산에 불을 놓은 모양이야

지금 다들 불을
틀어막아 주고 있어

 

이런 걸 대체 어떻게?

할머니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

 

마을 사람들이
음악을 연주하며

화살을 쥐고 춤췄지

카구라에도 화살에도
마를 약하게 하는 힘이 있으니까

 

유이 언니, 따라와!

히요리?

 

다들 여기에 남아서
애쓰고 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것

 

히요리?

이런 활로?

 

히요리!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

할머니, 히요리!

 

마을 사람들은 아무것도
기억 못 하는 모양이야

안심했어

 

이런 데에 모실 것까진...

아가메한테도 외치고 싶은
무언가가 있었을 테니까

 

할머니는 앞으로 어쩔 거야?

어디 갈 거야?

 

- 할머니!
- 이런, 깼구나

많이도 잤구나

눈꺼풀이 들러붙었나 싶었다

목소리가 나와서 잘됐구나

안 돼, 가지 마

할머니도 같이

그래, 나도 일찍
부모님을 여의었지만

모두한테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지

이런저런 곳을 전전해온
나한테도 가족이 생겼어

둘이 키츠네자키를
떠나고 싶어질 때까지

여기 있을 거란다

 

나, 어딜 가게 되더라도
다시 여기에 돌아올 거야

여기가 맘에 들고
여기가 고향이 됐으니까

 

나, 또 토오노에 가고 싶어

좌부동자랑 놀래

캇파들한테 답례도 하고 싶고

해태나
타나카 지장보살님도 만날래

 

히요리는 후시깃토들이
좋은가 보구나

응, 할머니 손녀인걸

그래, 나도 어릴 때
후시깃토들이랑 친구가 됐지

그런 일은 드물지 몰라도
없지는 않지

히요리는 이 인연을
소중히 하렴

나처럼

 

그럼 히요리는
할머니처럼 될 수 있어?

뭘 놀라니?

내 손녀인걸
당연하지

 

맞다, 너희한테
보여줄 게 있단다

 

벚나무란다

해변에 흘러든 걸
여기에 심었지

크게 자랄진 모르겠구나

아무튼 이 나무는
여기에 흘러들어 뿌리내렸지

 

꽃이 필까?

물론, 예쁘게 필 거란다

 

おかえり、
어서 오렴,

ずっとまっていたよ
내내 기다렸단다

もう大丈夫だから
이제 괜찮으니까

おやすみ、
잘 자렴,

君の明日はどうしたってやってくる
너의 내일은 어떻게든 찾아온단다

 

行け、行け
가라, 가라

その明日が
그 내일이

きみを苦しめようと
너를 괴롭힌다 할지라도

行け、行け
가라, 가라

痛み知る優しい人でありなさい
아픔을 아는 상냥한 사람이 되렴

言葉よ、どうかいつも側にあり
말이여, 부디 언제나 곁에 있으면서

これからの奇跡に全部
앞으로의 기적에 전부

形を与えてください
형태를 부여해 주소서

そうしてきみは小さな幸せ
그리고 그대는 자그만 행복을

宝箱いっぱいに集めて
보물 상자 한가득 모아서

世界を愛してください
세계를 사랑해 주소서

 

でっかい夢も綱渡りの不安も
커다란 꿈도, 모험적인 불안도

話してごらん
말해보렴

未来を今、始めよう
미래를 지금, 시작하자

萌ゆる草木のように逞しく生きて
싹트는 초목처럼 듬직하게 살고

傷ついたら泣きなさい
상처 입으면 울렴

 

行け、行け
가라, 가라

その先が闇に思えようと
그 앞이 어둠으로 보일지라도

行け、行け
가라, 가라

今ここにあなたを信じる場所がある
지금 여기에 너를 믿는 곳이 있어

命よ、どうか輝きをやめず
생명이여, 부디 찬란함을 멈추지 않고

これからの奇跡を全部
앞으로의 기적을 전부

僕らに照らしてください
우리에게 비춰 주소서

そうしてきみはありあまる夢を
그리고 그대는 넘쳐나는 꿈을

花束いっぱいに抱きしめて
꽃다발 한가득 끌어안고

世界を愛してください
세계를 사랑해 주소서

 

祈っている、
빌고 있어,

たとえどんなに遠く離れても
제아무리 멀리 떨어진다 해도

君の今、君のすべてが
그대의 지금, 그대의 모든 것이

喜びで溢れますように
환희로 넘치기를

 

溢れますように
넘치기를

 

おかえり、
어서 오렴,

ずっとまっていたよ
내내 기다렸단다

もう大丈夫だから
이제 괜찮으니까

おやすみ、
잘 자렴,

君の明日はどうしたってやってくる
너의 내일은 어떻게든 찾아온단다

 

하느 (@harne_ / https://blog.naver.com/harne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