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모두가 한 명씩 차례로,

이 방에 찾아와.

 

나에게... 안기기 위해!

 

아니, 아니, 아니!

내가 마음에 정해둔 건
히메 단 한 명!

 

이 방에서 보내는 건

인연을 다지고
심연왕을 쓰러트리기 위해.

 

일단은 그 뭐냐,

우선은 제대로 대화를 하자.

 

암바르, 어느 틈에?

 

결혼반지 이야기 II

 

놀랐어?

반지왕은
암바르의 접근을 눈치 못 챘어.

 

방심은 가장 큰 적.

그, 그렇구나.

처음은 암바르였었지.

 

괜찮아.

반지왕이 걱정하고 있는 건 알고 있어.

 

응, 다행이야.

역시 이런 건 말이야...

걱정할 필요 없어.

암바르는 남녀의 정사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어.

 

남성기에서 체액을 채취해서,

체내에 보관되어 있는
드워프의 인자와 교배시킨다.

그렇게 하면 아이가 생겨.

아, 아이?

그래,

드워프의 마지막 공주와의 아이.

 

그, 그건 책임이 중대하네...

 

그걸 위해서 암바르의 몸은

인간 남성을 흥분시킬 수 있는
형태를 하고 있을 터.

 

반지왕,

확인해줬으면 해.

 

어때?

어떻냐니...!

 

제대로 이것저것 달려있어.

 

여긴?

스톱!

세, 세세한 부분까지는 몰라요!

 

하지만,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반지왕의 흥분을 확인.

이, 이이이, 이건 그...!

이번은 이걸로 종료.

 

기능의 확인을 하고 싶었던 것뿐.

애당초 암바르는
반지왕과 성행위를 할 필요가 없어.

 

암바르는
반지왕을 위해 만들어졌으니까,

이 이상 인연이 깊어질 일은 없어.

 

처음부터 최고니까.

 

그러니 암바르에 대해선
반지왕이 바라는 대로 하면 돼.

 

그게 암바르의 바람,
암바르의 운명.

 

그리고...

체액은
크리스토르 공주와의 행위 후에

조금 나눠주기만 하면 문제없어.

그런 걸로 되는 거야?

 

힘내, 반지왕.

 

으, 응...

 

자, 뭐 하느냐, 반지왕 사토?

사피르 쨩과
XX 할 수 있는 찬스이니라.

왜 그러나?

얼른 하거라.

미안.

뭔가 사피르한테는 그런 걸 할 마음이
안 생긴다고 해야 하나.

하?

인간은 알 수 없군!

난 초절정 미소녀인데?

종족의 가치관의 차이냐?

자기 평가 높네.

 

꺼이, 꺼이.

나는 반지왕의 노리개가 되어도
상관없다는 각오로 신부가 되었건만.

그런 느낌이었던가?

 

아니, 나한텐 그...

 

그냥 사피르가 어리게 보여서...

어려?

어디가 말이냐?

나의 어디가 어리다는 게냐?

여동생인 사피라도
이미 마르스와 잘하고 있다건만,

말투도 내가 더 어른스럽건만?

 

뭐, 좋다.

애당초 나도 그대에게
흥미 따윈 없으니 말이다.

그러세요?

많은 여자들에게 사모받아
결단해야만 하는 건 괴롭겠지.

하지만,

그대가 바라는 대로
마음대로 결정하면 되느니라.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즐기려는 것이니라.

 

왕궁에선
청초한 공주님이었으니 말이다.

바깥에선 힘든 일도 많다만,

지금은 뭐 제법 재밌구나.

 

그리고...

나의 몸이 갖고 싶어지면
솔직히 말하거라.

 

말 안 해.

 

그럼 난 이만 물러가고,

저쪽에서 저 녀석들이라도 놀려줄까.

너무 쓸데없는 소린 하지 마.

알고 있느니라.

 

너무해!

사토는 너무한 녀석이니라!

싫어하는 내게
그렇게 욕망을 있는 대로...

 

자, 다음은 네프리티스 님 차례야.

뭐냐, 재미없게.

그대, 제법 만만찮은 자로구먼.

뭐야.

 

안심해주세요.

전 크리스토르 님을
앞지를 일은 없을 테니까요.

 

저기...

 

조금만 더 곁에 기대게 해주셔도
괜찮을까요?

아, 응!

 

저, 항상 가능하다면 이렇게 쭉
곁에 기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사토 님의 마음은 알고 있어요.

크리스토르 님을
정말로 소중히 여기고 계시고.

전 사토 님이 제일이에요.

하지만 당신은 아니죠?

 

기다리고 있어도
그건 바뀔 일이 없겠죠.

 

그래도 가능하다면
좀 더 사랑받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될까요?

 

난...

 

저, 크리스토르 님께
안심하세요, 라고 말하고 왔어요.

아무것도 안 하겠단
약속을 하고 왔어요.

 

하지만...

아주 조금만,

약속을, 깨려고 해요.

 

괜찮아요.

사토 님은 아무것도 안 하셨으니까요.

 

그, 그렇구나.

 

좋았어!

다음은 나로군!

 

힘내세요.

 

안달났네, 안달났어.

 

각오를 해줘야겠다, 반지왕 사토.

 

나의 여자로서의 매력과

너의 신념, 어느 쪽이 더 뛰어난지.

 

자, 잠깐만, 너무 갑작스러워!

 

단념해라.

완력에서 날 당해낼거 같나?

 

자, 자,

어떠냐?

 

기다려줘!

이건 장로의 함정이야!

정말로 이런 짓을 할 필요가 있어?

그 과거의 반지왕의 이야기도...!

그 걱정은 안 해.

 

지금의 반지왕은

스스로의 욕망을 위해
우리들을 탐닉하지 않을 거다.

넌, 크리스토르를 사랑하고 있으니까.

 

그러니,

크리스토르를 배신하는 짓만은
절대 하고 싶지 않은 거겠지.

그 신념은 인정하겠어.

 

하지만,

그래도...

 

내 지금의 이 감정은
어떻게 되는 거냐?

 

난 마법을 쓸 수 없고,

검 실력만으론 널 지켜낼 수 없어.

 

그러니...

 

단 한순간이라도 좋아.

내게 가치를 부여해줘,

 

반지왕...

 

그라나트...

 

혹시... 초조한 거야?

 

따, 딱히 초조하진 않다!

 

아니,

그라나트라면 좀 더 솔직하게

아기를 만들고 싶으니까,

뭐 그렇게 말할 줄로...

 

대체 뭐야, 가치라니?

 

난 지금도
충분히 그라나트를 의지하고 있고,

그...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해.

 

정말이냐?

난 제대로 네가 보기에 매력적이냐?

 

응.

그렇다면 조금 정도는...

그걸 태도로 보여줘도 좋지 않겠나?

 

이번엔 그걸로 용서해주지.

 

알았어.

 

이, 이이이, 이만 됐다!

알았다, 충분해!

 

뭐지, 뭐지?

이런 거...

처음이야...

 

그라나트...?

 

사토,

너란 남자는

난적이로군.

 

어라, 어라?

어떻게 된 걸까?

 

그럼 마지막은 언니구나.

 

그 전에 할 얘기가 있으니까,
잠깐 이쪽 와주지 않을래?

 

드디어,
드디어 여기까지 견뎌냈어!

 

마지막 히메 차례!

 

사토...

 

기다렸지?

 

히메...

 

사토?

 

이거...

 

뭐야, 그게?

야해!

 

마법의... 문양.

 

피임 효과가 있대.

 

뭐라고!

 

언니 있잖아,
피임 방법 찾고 있다면서?

 

듣고 있었어?

들려버렸어!

 

실은 있잖아,
나 찾아버렸어.

 

이 방에 있던 장로님의 책 안에

피임 마법에 대해 쓰여있었어.

 

어떻게든 원한다면야,

시험해봐줄 수도 있어.

나, 난 딱히...

 

할 거야, 말 거야?

 

할게.

언니, 엉큼해!

왜!

 

괜찮아, 괜찮아.

가족 계획은 중요하니까.

 

이건 말이야,

생이별한 언니에 대한
나 나름의 응원이야.

 

이 마법이 통하고 있는 동안은

아가쨩이 생길 걱정은 없대.

 

이건...

사토가 강해지기 위해

필요한 일이니까...

 

사토...

 

야한 짓... 하자?

 

히메!

 

지금의 난 그저,
히메랑 야한 짓이 하고 싶어!

 

나도 같은 마음이야.

 

있잖아, 사토,

 

여기 만져봐.

 

굉장히 뜨거워.

 

이거... 마법 때문일까?

 

여자 측의 철저하게 계산된
소극적 유혹,

이게 이세계 방식이란 건가?

 

이 목소리는 장로?

어디서 보고?

내 관측실이다만?

보지 못해서야 의미가 없지 않나.

지금은 공기를 읽어 좀!

그건 실례.

너무나도 풋풋해서
잠자코 있을 수 없어서 말이지.

 

뭐, 신경 쓰지 마라.

젊은 둘이서 마음껏 힘써라.

바보야!

보고 있단 걸 알고 있으면서
그게 되겠냐?

히메의 부끄러운 모습은
나만의 것이야!

 

아, 귀찮아.

 

뭐, 뭐야, 이거?

 

장로, 대체 무슨 짓을...?

 

있잖아, 사토...

 

나... 더는 못 참겠어...

 

보여져도 상관없으니까...

 

설마...!

 

틀림없어!

최음 가스다!

 

그라나트?

자, 아기를 만들자!

더는 못 기다려요.

 

좋지 아니하느냐.

사피르까지?

 

암바르는?

 

여, 역시 무사하구나.

 

아니, 보고 있기만 할 거야?

 

사토...

 

히메... 잠깐 기다려...!

 

이대로는...

 

젠장...

 

아니야!

이런 건 잘못됐으니까!

 

맞아, 모리온은 어떻게 됐지?

 

불렀어, 오빠?

 

안 돼.

이 녀석도 확실하게 말려들었어.

 

참 나쁘다, 오빠.

여자애의 어필에는
제대로 대답해줘야지.

 

정말, 오빠...

 

암바르, 모두를 말려줘!

 

말려?

못할 건 없지만.

뭐든 상관없으니 얼른!

 

그럼 전원 때려서 혼절시킬게.

미안!

부탁한 내가 잘못했어!

 

고집 센 남자로군.

 

부본의지만 힘을 빌려주지.

 

반지의 힘으로
여자들을 제정신으로 되돌리겠다.

 

어떻게?

너는 마음껏 힘을 발산해라.

뒷일은 내게 맡겨라.

 

알았어.

바람이여!

 

최음 작용이 있는 안개를
정화시켰다고?

 

모두 들어줘.

 

맺어진다,

결혼한다라는 건

언덕 위의 작은 새하얀 외딴집에서

개를 기르고,

둘이서 사이 정답게 행복하게 보낸다,

그런 거라고 생각해!

 

뭔가 이상한 소릴 꺼내기 시작했어.

장로님도 포기하지 말아줘!

 

확실히 우리들은
심연왕을 쓰러트리지 못했어.

하지만 다음 번도 틀렸다고
정해진 건 아니야.

난...

아니, 우리들은
분명 극복해낼 수 있어!

 

포기하는 건가요, 그 사람을?

 

너무하잖아요,

쓸모없어졌다는 양,
목숨까지 빼앗는 건.

 

뭘 망설일 게 있지?

우리들이 얼마나 그 남자에게
수치를 당하고 탐닉당해왔는지.

 

이건 정당한 복수야!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 사람은 쭉 혼자서 싸워왔어요.

저희들은
그저 요구받는 것에만 안주하고,

함께 설 의지를
가지지 않았던 것뿐이에요!

 

포기... 라.

 

난 포기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군,

나 자신에 대해서도,
그 남자에 대해서도.

 

뭐, 너희들은 마음대로 하도록 해.

 

그럼...

서고의 문을 열어줄 생각은 없다.

 

자력으로 극복해보이시지.

 

마법이야?

 

네.

아바마마나 어마마마처럼은 못하지만,

조금씩이라도 공부해볼까 해서요.

 

네프리티스는 장한걸.

 

내 어머니는 강하고 어엿한 전사셨다.

 

하지만 왕가의 관례에 따른 맞선에서

아버지께 패배하고

두 번 다시 검을 쥐는 일 없이,

날 키우기 만을 위해서 사셨어.

 

하지만 어느날...

어렸던 나를 버리고

어딘가로 떠나버리셨지.

 

난,

어머니 같은 빈껍데기는
되고 싶지 않아.

 

그라나트 님...

 

묘한 이야기를 해버렸군.

잊어줘.

 

저기...

고양이인의 마법에 대한
책을 찾았어요.

무슨 소리지?

고양이인이 마법을 쓸 수 있다곤
들은 적도...

 

이 책에 따르면

고양이인의 마력은 타종족과는
다른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대요.

 

그렇기에 깨닫기 힘든 것뿐이라고.

 

그러고 보니,

사토가 만졌을 때,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뜨거운 걸 느꼈어.

 

그게 바로 그거라면...

 

분명, 뭔가 계기만 있으면

그라나트 님도
반지의 마법을 쓸 수 있을 거예요.

 

고마워.

네프리티스 앞이면
부담없이 이야기를 해버리는군.

신기해.

 

그럼 슬슬 돌아가도록 할까?

저녁 먹을 시간이니 말이다.

 

오늘 저녁은 뭘까요?

기대되네요.

 

크리스토르가 실력을 발휘해서
만들고 있겠지.

 

그라나트 님.

 

잊어달라고 하셨지만,

아까 들은 이야기는
제 마음속에 고이 넣어둘게요.

 

제가 알고 있다는 걸 기억해두세요.

 

묘한 말을 하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