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우... 마...!

 

도망쳐, 효우마...

이 녀석은...

 

도망... 쳐...!

 

히이 군!

 

누나! 형!

 

마레비토,

토코요(常世)라 불리는
영혼이 만연하는 별세계로부터

때때로 이쪽으로
표류해 나온 것을 그리 부른다.

 

영적인 존재이기는 하나,

이것에는 낡은 기물에 들러붙어

수육(受肉) 하는 성질이 있어,

 

그 상태에서는
친숙한 호칭으로는 이렇게도 부른다.

 

츠쿠모가미.
(오래된 물건에 깃들어 탄생한 정령신)

 

사에노메.

그러하다.

사에노메 삼 가문 중 하나,

쿠나토 가의 계승자,

쿠나토 효우마다.

 

모노노가타리

 

효우마

 

그렇군.

우연히 이쪽으로
헤매어 나오고 말아,

엽전에 붙어,

육체를 얻고 말았다라.

그것참 필시 혼란스러웠겠지.

저기, 단순히 신세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뿐 아닌지...

뭐, 봐두라고.

저자도 또한
거리의 질서를 지키는 자,

이런 우리의 상식에서
벗어난 부류들을 상대로 말이지.

 

그 영혼, 잠시 이쪽이 간수했다가

조만간 원래 세계로 되돌려보내주지.

그걸로 괜찮다면
잠시 숙여줄 수 있겠나?

 

들러붙은 것을 그 그릇에 봉인,

차후 이것을 공양하면

한 건 해결이란 걸세.

 

브라보!

 

지금 본 엽전의 요괴 그것일세,

신입 형씨.

일반인에겐 감추고 있지만,

옛날부터 음지에선
곧잘 있는 광경이지.

아, 네...

 

반신반의하는군.

쿠나토 씨는 나랏님 밑에서,

이런 츠쿠모가미를 전문으로
대대로 단속해온

신불성 마레비토 대책실
"사에노메" 7대 실장 쿠나토 조우헤이

사에노메라는 일족이야.

 

사에노메...

 

잘 부탁하네, 신입군.

뭐, 조만간 실감이 날 테니.

네.

아, 쿠나토 씨,

손자분은?

 

한 개체 더 쫓고 있었는데,

습격당하거나...

아니, 아니,

그 녀석도 프로일세.

그리고 기본은 대화야.

대화를 거친 평화적 해결!

풍파를 일으키지 않고
일을 수습해야지 비로소

프로.

 

대... 화?

이것이 평화적 해결...

육체 언어에 의한 대화거든.

앞으로도 츠쿠모가미가 나타나면
우리에게 맡겨주시길.

정말이지...

 

여보세요?

나일세, 조우헤이.

 

갑작스런 이야기라 미안하다만,

우리 손자 일로 조금 상담할 게...

 

한 번 그쪽에서 돌봐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말이지,

검토해 봐주지 않겠나?

 

이번 상대는

츠쿠모가미화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람으로 변하는 방법도 미숙하다면

몸을 다루는 방법도 미숙.

하지만 그렇기에

힘 조절을 모를 가능성도 있죠.

따라서 무언가 피해를 내기 전에

선수 필승,

봉살하였습니다.

일이 거칠어지긴 했습니다만,

그것도 사에노메의 직무.

 

쿠나토 가의 차기 당주로서

소홀함 없이 일에 임하였습니다.

그게 아냐!

 

매번 매번 왜 그렇게 앞서나가는 겐지,

네 녀석은...!

그리, 말씀하심은?

 

녀석, 늘 말하지 않느냐.

완력은 최종 수단이라고.

마레비토란

대개가 이쪽으로
납치당해 온 거나 다름없어.

일단은 혼란스러워하고,

츠쿠모가미가 되어도
그 행동거지는 제각각.

확실히 악행으로 가는 자도 있다만,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다 생각하는 자도,

이쪽 세계에 익숙해지려는 자도 있어.

 

우리 사에노메의 소임은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인도해 주는 것이다.

 

그런데 뭐냐, 너란 녀석은.

 

매번 매번 대상을 찾는 즉시 덤벼들어

불문곡직 강제 봉인!

필요 없는 불씨까지
만들어낼 기세잖느냐.

응?

물론

전부 물리쳐 버릴 뿐.

그런 건 됐으니까!

 

저로선 이 방식이
잘못됐단 생각이 안 듭니다.

 

결국

언제 이빨을 드러낼지 모르는 상대

섣불리 손을 내미는 것이야말로
위험합니다.

 

과거에 그것을 눈앞에서 봤습니다.

 

효우마,

씻어내지 못하겠느냐,

츠쿠모가미에 대한 증오란 건.

네.

 

딱 잘라 말하기는.

 

넌 거기에 너무 붙들려있어.

난 말이다, 효우마,

그럼에도 너라면
극복해낼 일이라 생각했었다.

누가 뭐래도

내 자랑스런 손자니 말이다.

 

하지만 도무지 말을 안 듣잖니.

그렇다면 극약 처방을
하는 수밖에 없겠지?

네?

 

아, 몇 번이고 미안하군.

얘기해두었던 건,

역시 부탁해야겠어.

수고를 끼쳐 미안하군.

신세 좀 지겠네.

 

자, 그나저나 효우마 씨,

특례를 알고 계신지?

네.

이쪽이 내는 조건을 받아들이는 대신,

어느 정도의 자유를 얻은 츠쿠모가미.

실제로 만난 것은 없지만요.

정답이다.

실은

조금 그런 부류의 지인이 있거든.

지금 전화 상대에 그 특례다.

 

한 명이 아니야.

그 녀석들은 츠쿠모가미끼리
패밀리로서 살고 있지.

그것도

어느 인간을 주인으로 삼아서 말이지.

 

사람과 츠쿠모가미의 공생?

그런 일이?

있다.

그리고 효우마,

네게 처방할 극단 요법 말이다만,

모레부터 감시역이라는 명목으로

넌 한동안 더부살이로
그들과 함께 살아줘야겠다.

잠...!

기각.

말했잖느냐, 극약이라고.

애당초 말이다...

지금 이대로는
언젠간 자멸할 게 뻔해!

이 안을 거부한다면

사에노메 자격은 박탈!

그게 싫다면
어서 썩 짐 싸 들고 오거라!

 

어쩌다 이렇게 되었지.

츠쿠모가미 전부가
대화에 응한다면 또 몰라도,

이쪽을 습격해올 거란
위험성을 품은 이상...

 

사람에게 위해를 끼치기 전에

이것을 처리한다,

그게 최선의 방책 아닌지?

 

이것도 가져갈까.

 

효우마!

히이 군!

 

저쪽에서 신세 지게 될
나가츠키 가의 주인은

보탄 씨라 한다.

나이는 너와 비슷한 정도다.

나가츠키... 보탄?

효우마,

그들의 생활을 접하는 건

네게 있어서 큰 의미를 가질 게다.

오랜 세월 사람과 함께 있어온
츠쿠모가미 중에서도 희한한 사례다.

그 관계 속에 있는 것,

그것을 접하고 다시 한번

츠쿠모가미를 잘 바라보거라.

 

좋았어, 갈까.

 

어째서냐,

어째서 츠쿠모가미가
츠쿠모가미를 사냥하지?

 

어째서냐니.

 

먹고사는 일이니까.

 

슬슬 돌아갈까.

알았어.

 

큰일인데,

더부살이 건 잊고 있었어.

지금 집에 누가 있지?

그게,

하오리랑 쿠시게?

 

그 말은 수상쩍은 것들밖에 없단 거지?

 

연락하셨던 쿠나토 효우마 씨죠?

저는 지금 부재중 대리를
맡고 있습니다.

하오리라 합니다.

 

이쪽은 쿠시게.

 

츠쿠모가미인가.

참으로 수상쩍군.

 

나가츠키 보탄은 없나?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끝내죠.

왜 그래 본 쨩?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끝내죠.

왜 그래 본 쨩?
다음 주엔 다음 장을 나갈 테니,

완전 잊고 있었네.
다음 주엔 다음 장을 나갈 테니,

완전 잊고 있었네.
쭉 한 번 읽어두세요.

오늘 3교시 그냥 쉴까.
쭉 한 번 읽어두세요.

오늘 3교시 그냥 쉴까.
아, 다음 주엔 레포트 제출도 잊지 말...

주인께서는 아직 학생의 신분이시라,

현재 부재중이십니다.

그런가.

하지만...

 

마침 잘 됐군요.

주인 이외에는 다들 모였습니다.

 

미안해, 하오리 쨩.

카가미
미안해, 하오리 쨩.

카가미
늦어버렸어.

아니,

스즈리
아니,

스즈리
하지만 이 사람도 지금 막 온 모양이야.

 

보탄의 경우엔

유우
보탄의 경우엔

유우
아무렇지 않게 대학 가버렸고요.

 

나기
엉?

나기
이 녀석이 쿠나토 댁의 문제아인가?

이 녀석이 쿠나토 댁의 문제아인가?

 

자, 자, 나기,

실례잖아요.

보시는 대로

츠쿠모가미 6명에

주인이신 보탄을 더한 것이
이 나가츠키 가입니다.

이색적인 세상이긴 하겠습니다만,

잘 와주셨습니다.

 

착오가 없도록 미리 말해두겠지만,

난 츠쿠모가미가 싫다.

 

사람이 아니면서 사람으로 둔갑해

사람에게 접근하여 사람을 기만하지.

신용할 수 없어.

 

하, 하지만

이번엔 서로에게 다가서기 위한...

나는 옆에서 지켜볼 뿐이다.

 

그러니 환영 따윈 받지 않아도 돼.

 

돌겠네!

 

그거 우리랑은 상관없잖아?

좀 작작하라고.

 

아니면 화풀이로

스트레스 발산이라도 하고 싶냐?

너희들이야말로

그 보탄이란 자를 홀려서

뭔가 꾸미고 있는 거 아닌가?

 

방금 거,

철회해라.

거절한다.

 

역시 싸움에 익숙하군.

 

이 꼬맹이는 용서 못 해!

손대지 마, 너네들!

네.

 

괜찮겠냐고?

뭐, 서로 장난 좀 치는 거지.

 

저 아이, 착한 아이인걸.

바로 털어놔 줬잖아.

 

아무리 그래도 죽이진 않을 거야.

 

하지만 칼등치기도 아플걸.

 

도검인가.

원래의 그릇에 따른 형태로
자신을 바꾸는

츠쿠모가미 특유의 힘.

 

공격 수단으로 바뀌어버리면,

그것은 인간에게 있어서 위협이야.

 

울려주마!

 

지긋지긋한 것들!

 

할 생각이야.

 

너희들은 우리 어르신과
아는 사이라 들었다.

그러니 나도 약속하지.

부수진 않겠다.

 

뭐라 해야 하나...

진짜로...!

 

배짱 좋구나, 자식아!

 

어라, 부러졌어?

아니, 지워졌어.

아마도 저게

경계의 수호자,
사에노카미에게 선택받은

사에노메,

무언가 모종의 능력.

 

재밌네.

 

대단해.

나기의 공격을 다 파악하고 있어.

나기는 아직 진심이 아니에요.

그건 저 남자도 마찬가지.

 

왜 그래, 형씨!

어디 반격해 보라고!

 

부수진 않겠다고 했다.

 

이 자식...!

 

하오리!

 

보탄이 3교시를 쉬고

돌아옵니다!

 

잠깐, 지금 몇 시야?

13시 10분.

그럼 벌써 도착할 때가 됐잖아!

 

남자들!

싸움은 그만해주세요!

시끄러, 카가미!

죄, 죄송해요...!

 

조금은 하는데?

 

이젠 강경 수단!

 

다 같이 두 사람을 제압해.

 

어이...!

 

저기...

아차.

어, 어라?

다들 효우마 씨 노렸어요?

쿠, 쿠시게는 참가 안 했어요.

 

저기...

왠지 미안하네.

 

역시 츠쿠모가미는...

믿을 수... 없어.

 

처음... 뵙는군...

쿠나토... 효우마... 다.

 

저기,

나가츠키 보탄, 이에요.

아니...

저기 얘들아?

이거 어떻게 된 걸까?

 

왜 잠자코 있어?

 

세상엔 츠쿠모가미란 것이 있다.

그것에 빠져든 소녀와

그것을 증오하는 청년.

삼자가 뒤섞인 공동생활의
막이 열리는 순간이다.

 

다음 시간
해안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