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공원에서의 광경을 보고 난 뒤,

어째선지 타카다 군도 저도

평범하게 얘기하지 못하게 됐어요.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어두워!

 

고기다!

 

맛있겠네!

좋은 닭이군.

얘, 얘, 아다치 양,

 

저 두 사람, 돌아오고 나서
계속 저런 식인데,

뭔가 이상하지 않아?

으, 응...

장 보러 간 도중에 전화했을 때는

평범했었던 것 같은데...

 

정말로 어떻게 된 거야, 두 사람 다?

기껏 내가 와줬는데.

이 기묘한 분위기,

어떡하면 좋지?

 

야, 야, 애들아!

슬슬 그거 하자!

그거?

 

선물 교환!

 

그거다!

 

뭐야?

 

역시 다이 쨩,

분위기 파악을 안 해!

 

미소를 잘 짓지 못했었던

강한 척하는 데 너무 익숙해졌던

일상이 반복되는 와중에
사뿐하게 바람이 불었어

 

암묵의 룰 따윈 마치

없었던 것 같은 이노센트

포기했었던 마음에
옅게 미소가 불을 밝혔어

 

너의 마음 올곧게 받아들일 자격조차

없다고 의심했었어

 

사실은 무척 기뻐하고 있어

말로 하진 못해서

 

어떤 순간이든 정신 차려보면

너에 대해 떠올리며

어제보다 나를 좀 더
좋아하게 되고 있어

「고마워」란 말로는

다 실을 수 없는 감정에

휘둘리고 있는 지금이 사랑스러워서

계속 오늘이
끝나지 않으면 좋을 텐데

사정을 모르는 전학생이
다가온다.

 

제12화
「크리스마스 파티에서의 고백」

 

하나, 둘!

 

그럼 타카다 군부터
마음에 드는 선물을 골라 봐.

응!

그럼 있지...

 

난, 이걸로 할래!

그렇게 작은 걸로 괜찮겠어?

 

게임이라면 작은 게 더
레어 아이템일 가능성이 높거든?

 

쨘!

리, 립스틱?

 

그거, 내 거.

립밤이야.

 

립밤이구나.

겨울엔 공기가 건조하니까.

타카다 군은 입가 같은 데
신경 안 쓸 것 같지만,

 

남자애도 제대로 발라야지.

 

나도 입가 정도는 신경 쓰는데...

 

-이걸로 하자.
-그럼 이걸로 할까?

뭔가 소리가 나...

타카다 군, 역시

카스미 언니의 그걸 의식하고...

 

이 수염 씰, 타카다 군이지?

 

응, 맞아!

그럴 줄 알았어.

그럼 바로 수염 붙여버릴까?

 

갑자기 밤이 됐는데?

 

어때?

히노 군, 멋있어!

내, 내내, 내 거...!

다, 다이 쨩, 엄청 잘 어울려!

탱크탑이랑도 완벽하게 맞네!

땡큐, 우미!

으, 응!

잘 됐구나, 우미 쨩.

 

아,

그, 그거...

내가 고른 거...

그럴 줄 알았어.

니시무라 양,

은근히 옷 같은 거
신경 쓰는 것 같으니까.

그, 그렇지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거야.

그것도 용돈으로 살 수 있을 정도의
세일 물건이고.

 

뭐, 나쁘지 않은 센스 같은데.

 

고마워...

 

나, 나야말로...

운동회 때는 여러 가지로...

 

뭐, 그렇지!

 

카사하라 양?

 

질풍의 카사하라라니!

진짜로 부끄러웠단 말이야!

 

오늘은 확실히 갚아줘야겠어!

가, 갚다니...?

 

저거 음료수 맞지?

 

정말로 힘들었단 말이야.

하급생 여자애들이
팬클럽까지 만들고 말이야.

 

대단하네.

네가 더 대단해!

무려 나를 이 자리에 초대하다니.

 

그거, 모르고 한 거야?

점점 타카다 군을 닮아가는 거 아냐?

 

그, 그렇지는...!

아니, 그건 또 부끄러워하냐?

역시 아까, 무슨 일 있었지, 너희들?

 

뭐, 뭐, 뭐가?

그야 타카다 군도 계속 이상하잖아!

야, 타카다도 여기 한 번.
그야 타카다 군도 계속 이상하잖아!

돌아오고 나서 하나도 얘기 안 하고,

시선도 안 맞추고!

너희들, 평소엔 안 그랬잖아!

 

타카다 군...

저거 봐, 역시 이상해!

대체 뭐냐고!

진짜!

카사하라 양도 참.

 

괜찮아?

 

니시무라 양.

 

왠지 장 볼 때부터
좀 이상해 보여서.

 

알아채버렸어?

응, 왠지 모르게.

 

있잖아, 니시무라 양,

 

난 니시무라 양이 좋은데...

 

하지만,

그게 히노 군이나 아다치 양이나
카사하라 양이나,

다른 애들을 좋아하는 거랑

어떻게 다른 건지가 알 수 없어서.

 

그냥 왠지,

다른 사람들이랑 다른 느낌이 드는데.

 

난...

지금의 난...

니시무라 양이랑

키스해도 괜찮은 걸까?

 

아...

안 돼, 타카다 군!

 

그러면... 안 돼!

언젠가 타카다 군이...

키, 키스할 상대는...

나일지도 모르고,

내가 아닐지도 몰라.

하지만,

그게 누가 됐든

좀 더 타카다 군이

진심으로 키스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고 나서가 좋을 것 같아.

 

난 니시무라 양이랑 진심으로
키스하고 싶다, 고 생각하는데?

 

거기, 거기!

뭘 단둘이서 얘기하고 있어?

 

수상한데?

카, 카사하라 양...

타카다 군!

이리 와서 같이 마시자!

 

응!

바로 갈게!

바로야!

꼭 바로 와야 돼!

자자, 이제 됐지?

 

얘, 너무 마셨어.

저거... 정말 음료수 맞지?
얘, 너무 마셨어.

저거... 정말 음료수 맞지?
아다치 양도 안 마신 거 아냐?

저거... 정말 음료수 맞지?
자, 얼른 마셔!

응, 그럴 텐데.
자, 얼른 마셔!

응, 그럴 텐데.
어서!

 

갈까?

으, 응.

 

아까 얘기, 언젠가 또 의논하자,

니시무라 양.

 

-타카다! 예이!
-샴메리, 나도 마실래!

타카다 군은

다른 사람들을 좋아하는 거랑
차이를 모르겠다고 했어.

 

니시무라 양이랑

키스해도 괜찮은 걸까?

 

그러니 저건

평소 같은 타카다 군의 거침없음이야.

 

분명 그런 거야.

왜냐면, 그게 아니라면...

 

난 분명

이 가슴속 두근거림 때문에
이상해질 거니까.

 

아카네 쨩이 받은 선물은 뭐였어?

 

저기, 뭘까?

 

태, 탱크탑...

 

좋겠다, 좋겠다!

멋져!

그, 그러게...

 

나도 다이 쨩 선물, 갖고 싶었는데.

마, 막 이러고.

 

딱히 타카다 군의 씰이
기쁘지 않은 건 아니야!

 

좀 더 멋있는 느낌의
수염으로 할 걸 그랬네?

저, 저기, 니시무라 양?

아다치 양은...

의외로 그런 걸 좋아해?

 

그런 거, 라니...

의외는 아닌 것 같은데.

 

의외지!

엄청 의외!

얘, 니시무라 양, 입어봐 봐!

분명 엄청 멋있을 거야!

 

그, 그건 좀...

 

러프한 차림을 좋아하는구나.

 

지금부터 타이요랑 엄마랑
데리러 갈 거야!

기다리고 있어!

 

좀 더 타카다 군이

진심으로 키스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고 나서가 좋을 것 같아.

 

난 니시무라 양이랑 진심으로
키스하고 싶다, 고 생각 하는데?

 

그런 소릴 듣고 나서

무슨 표정으로 타카다 군을 봐야 하지?

왜 그러니, 아카네?

 

아, 아무것도 아냐.

준비는 다 됐니?

꼭 따뜻하게 입고 가야 한다.

 

으, 응.

 

새해 복 많이 받아, 니시무라 양!

올해도 잘 부탁해!

 

펴, 평범해.

 

왜 그러니, 아카네 쨩?

아, 아뇨!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복 많이 받아!
-복 많이 받으렴.

 

새해 장식이다!

멋지다!

 

역시 그건

평소 같은 타카다 군의
거침없음이었구나.

나만 의식해 버리고, 부끄러워...

 

그럼 갈까, 니시무라 양?

새해 첫 참배, 렛츠고!

 

잘 부탁드립니다.

네!

맡겨주세요!

 

여, 역시 부끄러워...!

 

엄청 붐비네.

항상 여긴 이렇게 붐벼?

글쎄.

아빠랑 새해 첫 참배 올 때는

사람이 좀 빠지고 나면 오니까.

 

우미 쨩네도 곧 있으면 도착한대.

 

추워!

감주 마실래.

 

감주!

 

네, 네!

나도 감주 마셔볼래!

애들도 마실 수 있는 거!

마실래, 마실래, 감주!

 

타이요!

나도 마시고 싶어!

지금 당장!

잠깐, 엄마!

참배 먼저 안 해도 돼?

 

그치만 마시고 싶단 말이야!

말이야!

치사해,

나도 그쪽에 붙고 싶어!

 

니시무라 양은 어때, 감주?

 

저는...

마, 마시고 싶어요.

그렇다면 난...

 

단팥죽 먹고 싶은데!

누나, 멋져!

 

그렇게 됐으니,

엄마는 사러 다녀올 테니,

여기 있으렴!

유키코, 부탁한다!

 

-다녀오세요!
-다녀오세요!

 

기대되지, 니시무라 양!

응.

 

왜?

아니!

아무것도 아냐.

 

정말로 평소대로구나.

뭘까, 조금 안심돼.

 

미, 미안해.

타카다 군, 즐거워 보인다 싶어서...

니시무라 양은 즐겁지 않아?

그, 그렇지 않아!

무척 즐거워!

나, 이런 시간에
친구랑 돌아다닌 거 처음이니까,

무척 두근두근거려.

그렇긴 하네.

이런 한밤중에
친구랑 외출하는 건 신선하지?

그러고 보니 나도 처음이네.

니시무라 양 덕분이야!

 

항상 고마워, 니시무라 양.

바, 반대야, 타카다 군.

 

요 1년은

내게 있어서 무척 소중했어.

 

1년 전에는 상상 못했어.

 

친구가 같이 집에 가자고 말해준 게
기쁘기도 했고,

 

눈앞에서 친구가 울어버리면

내 일보다 더 슬퍼지기도 했고,

 

처음으로

친구랑 도시락 교환하기도 하고,

처음으로

진심으로 운동회에 몰입하기도 하고,

처음으로

다 함께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도 하고,

내 처음은
전부, 타카다 군이 있어줬으니까,

전부 타카다 군 덕분이야.

 

그렇구나!

그랬다면 기쁘네!

왠지 조금 쑥스럽네.

 

그런가?

 

난 잘 모르겠네.

 

모르겠는 게 잔뜩 있어.

 

그거 알아?

새해 첫 참배에서 바란 일을

다른 사람에게 얘기해버리면

못 이루게 된대.

그러니까 뭘 빌었는지 묻는 것도

안 하는 편이 좋은 모양인데,

내가 바라는 거랑
니시무라 양이 바라는 거,

똑같을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

왜냐면 진짜 좋아하는 게
분명 같으니까!

 

나도,

나도 같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네, 기다리셨습니다!

아니,

왜 코피 흘리고 있니?

이야,

좋은 걸 봤어.

 

타카다!

니시무라!

 

새해 복많!

새해 복 많이 받아!

-새해 복 많이 받아!
-새해 복 많이 받아!

 

올해도 모두와 함께

잔뜩 놀 수 있기를.

 

니시무라 양은 뭐라고 소원 빌었어?

 

아, 안 되지, 타카다 군,

말해놓고 벌써 궁금해하면.

 

그랬지.

지금은 아직

이게 정답이라고 생각해.

답을 맞춰보지는 못하지만.

 

나, 스마트폰 사주셨어.

니시무라 양 연락처도 가르쳐 줘.

 

어디까지나 안전을 위해서야.

게임 같은 건 못하게 해놨으니까.

정말, 알고 있다니까.

 

니시무라 양에게 잔뜩 메시지 보낼게!

이걸로 니시무라 양이랑 좀 더

이것저것 얘기할 수 있겠네.

 

기뻐 보여.

 

소원...

아마도 똑같... 겠지?

 

이것도 분명,

평소의 타카다 군의 거침없음이야.

 

나도 잔뜩 얘기할 수 있으면 기쁠 거야...

그럼 주소 교환!

응.

 

거침없이 다가오면 부끄러워.

하지만...

기뻐.

 

새해 복 많이 받아, 니시무라 양!!

아까도 들었어 타카다 군(웃음)

그러게! 이상해!!(웃음)

 

스마트폰은 하루에 30분 만이란다.

 

자리 바꾸기

얘, 얘, 그거 알아?
자리 바꾸기

자리 바꾸기 소문?

알아, 알아.

연속으로 옆자리가 된 남녀는

붉은 실로 운명이 이어진다며?

 

사신 옆자리야?

최악, 저주받아 버리겠네!

 

이번엔 타카다 군이랑 떨어져 버렸네.

 

선생님!

칠판 글자가 안 보여서
앞쪽에 앉은 사람이랑 바꿔도 될까요?

응, 그래.

얘, 얘, 아카네 쨩,

부탁해도 될까?

 

응, 물론이지.

 

니시무라 양이 내 옆자리?

 

아싸!

기뻐하지 마, 타카다!

몇 번을 옆자리가 되는 거야,
너네들은 말이야!

 

두 번째...

연속으로 옆자리가 됐어.

너희들 또 같이 앉게 됐어?

응!

타카다 군은 아마도
그런 거 신경 안 쓰겠지만.

두 번 연속이구나, 니시무라 양!

 

그러게.

 

그건 무슨 의미로 말한 걸까?

 

지나가는 바람이라면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는 걸까

이름 없는 만남의

뒷이야기를 내일을 운명을

 

가슴에 귀를 대면

있을 수 없는 고동 소리가 들려

어디에도 실려있지 않은 감정

달콤하고 씁쓸하고 정체가 뭘까?

아무렇지 않은 일로부터

너무 깊이 생각해보기도 하고

어중간한 사이는 이제 오늘까지

분명 아무도 모르는 그 미소

찾아내버리고 말았으니까

바뀌고 바뀌는 사람들 속에서

네가 빛을 발하고 있었어

돌고 돌아가는 계절에도

언제나 변함없을 그 마음씨

흔들리고 흔들리는 눈동자에도

비치기 시작한 새로운 세상

살며시 이웃하는 그 마음씨

언젠가 하나 되고픈 그 마음씨

 

지우개 떨어져 있었어.

 

자, 니시무라 양.

고, 고마워.

 

왜, 왜 그래?

 

조금만 더 이러고 있어도 돼?

 

왜, 왜?

저주 파워를,

잔뜩 받고 싶거든!

 

그, 그래...

 

이런 모습,

누가 보면

분명 또 놀림받을 거야.

 

하지만 아마도,

그런 거 타카다 군은...

 

조금도 신경 안 쓰겠지.

 

멋있어.

 

나도 타카다 군처럼 되고 싶네.

 

왜 그래?

아니, 뭔가...

찌릿하고 왔어.

 

이게 저주 파워인 걸까?

 

글쎄...

 

10년후도,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