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내 이름은 모모치 히마리.

아기일 적에 부모님을 잃어,

달리 친척도 없던 나는

지금껏 시설에서 자라왔다.

 

시설 사람들은
다정하고 따스하고 무척 좋아했지만,

그래도 때때로

부모님은 어떤 분이었을까 하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그런 어느날,

열여섯 살이 된 내게

놀랍게도 돌아가신 부모님으로부터

생일선물이 배달됐다.

왜 이제 와서, 라고 생각했지만,

가족의 인연에 닿게 된 것 같아
조금 기뻤다.

 

그리고, 그 선물은...

 

집이었습니다!

 

받은 인연, 소중하게 간직할게,

엄마, 아빠.

실례합니다...

아니, 자기 집이니까
다녀왔습니다, 인가.

 

다녀왔습니다!

 

뭐야, 방금 건?

 

누구야?

 

아, 알몸...?

 

내 모습을,

봐서는 안 돼.

 

모모치 양네 집 아야카시 왕자

 

누구, 누구야?

왜 알몸?

 

아오이.

옷 입어!

 

이, 이 사람들, 혹시...?

도, 도...!

-도둑이냐!
-도둑이세요?

 

네?

 

그 첫 번째, 모모치 양네 집 수상한 사람들

저기,
그 첫 번째, 모모치 양네 집 수상한 사람들

당신들은 대체?
그 첫 번째, 모모치 양네 집 수상한 사람들

난...

그 전에...

 

먼저 자기 이름부터 대는 게 어떨까요?

 

나는 모모치 히마리!

이 집의 정당한 주인입니다!

정당한 주인이라고?

난 분명 이름 댔어요.

이번엔 당신들 차례.

나는 나나모리 아오이.

이런 데까지 용케 왔네,

히마리.

 

갑자기 이름으로 막 부르고...!

이쪽은...

유카리입니다, 안녕하십니까.

그리고...

이세다.

 

그래서, 당신들, 왜 이 집에?

그, 뭐냐,

우리는 이 집에

멋대로 살고 있어.

 

뭐?

 

그렇게 됐으니, 여긴 우리들의 집이다.

바깥 분께선 부디 물러가주시길.

그, 그런 불합리한!

당신,

이 집의 소문은 모르십니까?

 

바깥에선 이곳은 소위 말하는

귀신 저택으로 유명하다고 들었습니다만.

귀신 저택?

 

그러고 보니 여기 오는 도중에...

 

모모치 가?

그만두는 게 좋을걸.

 

거긴 세상 무서운 괴물 저택이여.

 

함부로 접근하면
오마모리 님의 천벌을 받을 게야.

 

귀신이라고 말하면
무서워서 물러날 줄 알았어요?

아쉽게 됐네요!

여긴 내 집!

나가는 건 당신들쪽이에요!

뭐라고?

잠깐, 이세.

증거도 분명 있어요.

 

유언장

이건?

 

부모님께서 남겨주신 유언장이에요!

이 모모치 가는

제 돌아가신 부모님께서

저를 위해서 남겨주신 거라고
엄연히 써있거든요!

 

확실히.

하지만,

애당초 수상하군요, 이 유언장.

 

속아넘어간 거 아니야?

그만해!

 

그 유언장은

처음으로 생긴 가족과의 연결고리,

부모님과의 인연이야.

그러니,

나쁘게 말하지 마.

 

가족...

 

히마리의 마음은 알겠어.

 

그럼?

하지만,

 

역시 넌 이 집을 나가는 편이 좋을 거야.

 

네가 여기에 있으면 곤란해.

 

내가 이 집의 정당한 후계자인 건
알았을 거 아냐!

응, 하지만...

이 집에선

그런 이승의 상식 따윈 관계없으니까요.

모모치 가의 주인의 아오이야.

이, 이상하잖아, 그런 거!

시끄러.

논리로 될 게 아니야.

그만두라니까, 이세.

 

하지만, 곧 어두워지니까,

오늘은 자고 가.

 

하지만...

 

아침이 되면 히마리,

넌 돌아가도록 해.

 

도, 돌아가라고 해도...

 

간단히 돌아가겠냐고!

애당초 자고 가, 라니,
지가 뭔데!

여긴 내 집이라니까!

 

그나저나 이 집 너무 어두워.

묘하게 으스스하고.

전기도 안 들어오다니, 어떻게 된 거야?

 

뭐야, 방금 소리?

쥐... 겠지?

 

모모치 가?

-그만두는 게 좋을걸.
-거긴 세상 무서운 괴물 저택이여.

함부로 접근하면
오마모리 님의 천벌을 받을 게야.

바깥에선 이곳은 소위 말하는

귀신 저택으로 유명하다고 들었습니다만.

 

기분탓, 기분탓!

헛들은 거야, 헛들은 거!

분명 그럴 게...!

 

녀석은,

아직 못 찾았나?

약아빠진 것.

얼른 찾아내서 처리하자.

 

기분탓, 기분탓!

방금 본 건 전부 기분 탓!

그러니까, 안 질 거야!

 

반드시, 반드시 그 녀석들을 쫓아내고,

부모님의 집을 되찾고 말 테니까!

 

안 돼, 안 돼!

 

그 녀석들에게

내가 더 이 집의 주인으로서
걸맞는단 걸 증명해줄 거야!

 

그걸 위해선 먼저,

 

제대로 된 아침밥을...!

 

요즘 시대에 아궁이?

농담이지?

 

일단은 어디...

불부터 피워야 해?

그치만, 이거 대체 어떡해야...

아침 댓바람부터 뭘 하고 계신 거죠?

저, 저기, 아침밥...

조식이라면 이미 준비를 마쳐놨습니다.

당신 몫은 여기 있으니...

얼른 좀 드셔주시죠.

 

이거, 전부 유카리 씨가 만들었어?

네.

아오이가 당신 몫도 준비해주라고 하길래.

 

누군가가 만들어준 밥,

오랜만이네.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나, 이렇게 호화로운 아침밥 처음일지도!

뭐, 이 정도야

모모치 가의 부엌을 맡은 몸으로서는

할 줄 아는 게 당연하지만요.

 

분하지만 맛있어!

한 그릇 더 필요하신지?

 

잘 먹겠습니다!

 

좋았어!

요리에선 질지도 모르지만,

청소라면!

 

이래봬도 시설에선

청소의 여왕이라고 불린 몸이라고!

온 집안을 번쩍번쩍하게 닦아내줄 테니까!

 

그나저나,

이 방, 너무 심해.

 

무슨 일이 생겨야 이렇게...?

 

잘 잤다.

잠깐, 장지문을!

 

너, 아직도 있었어?

뭐, 있으면 안 돼?

 

잘 잤어, 히마리?

 

나나모리, 아오이...

 

다행이야,

오늘은 옷을 입고 있네.

아침부터 청소?

열심이구나.

여긴 내 집이니까

깨끗하게 하는 게 당연하잖아.

그래?

히마리는 장하구나.

 

말이야 그런데,

정리하려 해도 청소기도 못 쓰니

효율이 너무 나빠.

 

역시 수신불가인가.

그거, 뭐야?

뭐냐니, 스마트폰인데?

스마트폰...?

설마 몰라?

응.

 

-아오이!
-아오이!

 

괜찮으세요?

으, 응.

이 녀석에게 무슨 짓 당했어?

아, 아니야.

무슨 짓 당한 건 이쪽이라고!

 

내 스마트폰...

 

그나저나...

 

이 세 사람...
아오이가 다친 데가 없어서 다행이에요.

두 사람 다, 호들갑이야.

호들갑은 무슨.

너무 걱정 끼치지 마.

 

이 집, 역시 이상해.

방을 열어도 또 다른 방이 나오고.

어떻게 된 거야?

 

거기다...

 

어제 그거,

대체...?

 

뭐야, 이거?

 

가라...

 

물러가라...

 

물러가라...!

 

물러가라...!

 

웃기지 마.

귀신인지 뭔진 모르겠지만,

남의 집에 멋대로 살지 마!

 

나가...

 

나가란 말이야!

 

뭐, 뭐야, 방금 거?

히마리!

 

괜찮아?

대체 무슨 일이...?

 

저기...

 

무슨 상황이야,

이거?

 

봉인을 풀어!

너무합니다!

아오이 님, 아오이 님!

정말이지.

밧줄 좀 풀어줘!

 

소란스럽다 싶더니만.

야,

왜 나까지 이런 부적을?

소요괴들을 부추겼잖아?

잠깐 반성하자.

저기...

 

왜 인형이 말을...?

히마리,

 

그들은 인형이 아니라,

아야카시(妖)들이야.

아야카시?

응.

믿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요괴라든가 령이라든가,

인간과는 다른 신기한 존재들이야.

이 모모치 가에는 이 애들도 살고 있어.

그런 게, 설마?

네가 잘못한 거다!

그래, 그래!

아오이 님께서 시키는 대로
안 해서야, 이 녀석아!

 

미안, 히마리.

놀래켜서 쫓아내려는 장난,

화내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용서해주지 않을래?

 

그들은 말이야,

이 모모치 가 이외엔

달리 갈 데가 없는 자들이야.

 

아오이도...

아야카시야?

 

아오이는 인간입니다.

 

유카리.

 

참고로 저는 아야카시입니다.

 

여기 있는 이세도.

 

그랬구나.

 

종족 따윈 상관없어.

아오이와 우린 친구나 다름없어.

 

그렇지요.

 

아오이,

이제 슬슬 이 폼 안 나는 부적 좀 떼어줘.

의외로 어울리는데요, 이세.

웃기지 마!

그럼 제대로 히마리에게
미안합니다, 라고 해.

 

나쁜 짓을 했으니까 사과해야지.

 

얼른.

 

왠지 좋은데.

 

아오이네는 서로 신뢰하고 있어서,

함께 있는 게
당연하단 분위기라 해야 하나,

다 함께 가족 같구나!

 

응,

유카리도 이세도 소중해.

그래?

 

있잖아, 아오이!

괜찮으면 앞으로도 우리들...!

하지만 히마리,

 

넌 나가줘.

 

여긴 네가 있을 곳이 아니야.

 

그래?

 

그렇겠지.

 

응, 미안.

 

히마리, 기다려!

 

부끄러워.

한순간이라도 저 사람들의 울타리 안에
들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니.

 

여긴 내 집일지도 모르지만,

내가 있을 곳은 아니야.

 

어라, 여긴?

모모치의 냄새...

뭐야?

 

모모치의 피...

맛있겠군...

 

히마리!

쿠모뉴우도예요!

저 자식!

 

돌아오길 잘했군.

히마리!

 

수, 숨이...!

 

히마리!

 

전부 빨아들였으니까, 이제 괜찮아.

아, 아오이...!

방금... 키, 키스...!

먹잇감...

모모치의 피...

방해하지 마라!

아오이, 위험해!

 

히마리.

 

내 모습을

봐서는 안 돼.

 

저, 저건...?

 

쿠모뉴우도여.

 

이곳에 돌아온 이상,

봉인 같은 싱거운 일로 끝나진 않을 게다.

 

누에!

 

와라,

시키가미들아.

-네!
-네!

 

미즈치 유카리.

쇼우죠 이세.

주인의 존전에!

내 명에 따라

오마모리의 힘으로 아야카시를 포박하라.

-알겠나이다!
-알겠나이다!

 

누에 님!

지금입니다!

 

제발 그만해!

 

구걸할 정도의 목숨도 아니잖느냐.

 

사라져라.

 

여, 역시...

 

아오이도, 아야카시, 였어?

 

아니.

 

아오이 님께선 오마모리 님이십니다.

저승과 이승의 틈새에 선 이 모모치 가.

 

그 모모치 가의 수호신 되시는
아야카시 누에,

오마모리 님인 아오이 님이야말로

정당한 모모치의 주인이십니다.

 

아오이가... 오마모리... 님...?

 

히마리!

 

어떻게 된 거지?

 

그녀만은,

구해냈을 텐데.

 

히마리를 구해내지 못했다면,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의미가 없어!

 

아오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히마리...

 

아오이...

 

히마리?

잘 잤어, 아오이?

 

히마리?

 

몸 상태는?

괜찮아, 괜찮아!

기운 가득!

그래?

 

기운 차려서 정말 다행이야.

 

하지만...

 

이걸로 알았겠지?

이 모모치 가엔
좋은 아야카시 뿐만이 아니야.

쿠모뉴우도 같은 것도 있어.

 

그러니...

고마워, 아오이.

 

나를 걱정해서 나가라고 해준 거지?

고마워.

 

히마리...

 

하지만 나, 여기에서,

모모치 가에서 안 나갈 거야.

왜냐면,

역시 이곳은 내 부모님께서
남겨주신 인연이니까.

아빠와 엄마는,

얼굴도 목소리도 모르지만,

여기에 있다보면 분명

뭔가를 찾아낼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어!

혹시 유언장이
가짜였다고 해도, 말입니까?

모모치의 피를 노리는 자는 많아요.

당신을 꾀어내기 위한 함정일지도요.

그러게, 확실히 수상할지도 몰라.

하지만 신경 안 써.

 

부정적인 걸 생각해봤자,
앞으로 나아갈 수 없잖아.

 

여기가 내 집.

그렇게 됐으니, 앞으로도 잘 부탁해,

아오이!

 

넌 참 강하구나,

히마리.

 

일단은 집세 받을게!

 

그 두 번째,
마요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