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당신은 저승님 03

유키 씨

 

무슨 용무이신가요?

 

그게… 좀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부탁?

이거

 

아… 여름 방학 데뷔 같은 건
촌스럽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친구한테 영향을 받아서
전부터 뚫어보고 싶었던 건데!

그런데 내가 뚫자니
용기가 필요할 것 같아서…

유키 씨가 뚫어 줄 수 없을까?

제가 말인가요?

유키 씨도 피어스를 뚫었으니까!

경험자가 해 주는 편이
가장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알겠습니다

오오!
고마워!

 

단숨에 확!

해 줘!

 

유키 씨?

이… 이건 새로운 벌일까요…?

제가 무언가 실수라도…?

에?

죄송합니다!

히토요시 님의 몸에
구멍을 뚫는

그런 무시무시한 짓은
할 수 없습니다…!

 

아니… 사람의 몸에 구멍을
뚫는 게 본직이었던 게…?

 

저기, 유키 씨…

 

[오빠]
『개 주웠어』
 
 

[오빠]
『개 주웠어』
 
멍, 멍, 멍멍이~

어떤 아이일까?

활기찬 아이일까?
얌전한 아이일까~?

 

아!

오빠, 멍멍이 보여줘~!

 

히토요시 님의 여동생 님?

 

당신은 저승님.
sub by 별명따위
현관 문을 두드리면서

당신은 저승님.
sub by 별명따위
미끄러지듯 달려오며

방황하며 찾아온 온기는

모르겠어

 

네게서 위험을 없애주고

내게서 불안을 빼앗아 주는

절묘한 밸런스

하지만

 

랏땃땃따

너와 함께라면 춤출 수 있을 것 같아

지금까지 보였던 경치와는 많이 달라

아아, 나는 분명

앞으로도 쭉

어차피 평범해질 수는 없으니까

지켜줄게

예를 들면, 지금쯤

서로 다른 행복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모르는 채여도 괜찮아

 

곁에 있게 해 줘

 

sub by 별명따위

 

3화 『당신은 유키 씨.』
 

3화 『당신은 유키 씨.』
오오!

방이 깔끔해!

멍멍이는 말랑거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예쁜 메이드 씨가
있다는 건 듣지 못했어!

 

왜 가르쳐 주지 않은 거야?

잡아당기지 마!

정기 연락에서도 그런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잖아

그야 만에 하나 엄마가
알게 되면 걱정하지 않을까 싶어서

아빠한테는 뭐라고 했어?

새로운 가정부를
고용해도 되겠냐고 했어

평소랑 똑같이
전화 한 통으로 허락해 줬어

아빠는 오빠를 믿고 있는 건지,
방임하고 있는 건지…

그보다 지금 문제는
그게 아니잖아!

오빠의 은폐 공작 얘기를
하는 거잖아!

이건 용납될 수 없는 행위야!

 

두 분께선 따로 살고 계시는 건가요?

아, 네

 

저, 저기…

 

그치만 언니
얼굴이 너무 예쁜걸…

 

리코는 예쁜 사람이면 좋아 죽거든

그래서 리코한테는 말하고 싶지가 않았어
시끄러우니까

 

입에… 손을 넣지 마!

- 오빠 이 바보!
- 그만하라니까…!

혼자서만 차지하고!

 

아, 자기소개가 아직이었지?

나는 리코!

바보 오빠, 히토요시의 여동생입니다!
잘 부탁해!

은근슬쩍 내 욕을 끼워넣지 마

"리코쨩은 척척박사(오리코)"라고 기억해 줘~

그래서 언니 이름은 뭐라고 해?

 

저는…

유키

 

유키라고 합니다

근사한 이름이다~

네!

히토요시 님께서 붙여주신 이름이니까요

헤에

그 네이밍 센스라곤
조금도 없는 오빠가~

에?

붙여줬다는 건…

네, 전까지는 암살자를
하고 있었는데

유키 씨, 잠깐만―!

특정할 만한 이름이 없어서
이름을 붙여주셨습니다

 

사실입니다

 

그건… 그건…

엄청 근사해~!

 

예쁘고, 강하다니
퍼펙트한 거잖아!

사인해 주세요!

사인?

[리코의 척척박사 노트 8회차]
노트에 이름을 써 주기만 하면 돼!

응? 응?
부탁할게!

 

저라도 괜찮다면
써 드리겠습니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뿐인데도
이미 한 폭의 그림이야…!

 

암살자라기보다 어딘가의
아가씨 같은 느낌이야

다 됐습니다

아, 고마워!

[유키]
 

[유키]
이거면 괜찮으신 걸까요?

[유키]
 

 

어라?

- 생각했던 것과 달라

아, 마음에 안 드셨을까요?

아, 아니!
그렇지 않아!

좀 개성적인 글씨구나 싶어서…

얘기하는 거라면 잘할 수 있는데…

12개 국어 정도…

글로벌!

세계 각지를 다니며
일을 해서

멋지다~!

하지만 서도는 배운 적이 없어서

흉한 것을 보여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아니, 이건 이거대로
아이돌의 사인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귀여워!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아, 좋은 게 떠올랐어!

- 좋은 거?
- 응!

저기 있지, 올해 여름 방학의
자유연구 대상은 유키 씨로 하겠습니다!

이미 결정사항인가…

 

그래도 될까?

저 같은 사람이어도 괜찮으시다면

 

유키 씨가 좋은 거야

 

그럼 바로!

암살자다운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리코!

이상한 건 쓰면 안 된다?

물 하면 론이지~!

암살자다운,

암살자스러운

미인 메이드 씨의
연구 관찰일기라고 할 거거든!

에? 그건 세이프려나?

리코 님

 

정원으로 나가도 되겠습니까?

알겠습니다람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굉장해!

 

우와…

아!

저기, 저기!

유키 씨, 방금 어디에서
나이프를 꺼낸 거야?

품 속입니다

그밖에는?
나이프를 몇 자루 가지고 있어?

본래 16자루를 가지고 다닙니다

16자루?

하지만 너무 많다고
히토요시 님이 말리셔서

지금은 5자루입니다

그 5자루는 어디에?

품에 한 자루
나머지는

 

가터에 2자루씩
총 5자루입니다

자, 잠깐…!

스톱!

 

와, 이 방울 귀엽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방해되지 않아?

타깃의 귀에 들어갔을 때에는
이미 처리한 뒤니까요

멋지다~!
리코도 해 보고 싶어라~

타깃의 귀에 들어갔을 때에는…

 

모두의 귀에
제대로 들어갔는데

리코의 꼬르륵 소리

어쩔 수 없잖아!
배가 고파졌는걸!

그래, 그래

확실히 이제 점심을 먹을 시간이긴 하네

뭐라도 만들까?

아, 그렇지

유키 씨가 잘하는 요리는 뭐야?

에?

요리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그게 보고 싶어!

 

이건…

 

나이프로 단숨에
써는 게 아니었어?

이러는 편이 효율적이고
균일하게 썰 수 있다는 걸 깨달아서

 

와, 굉장해!

 

양배추만으로는 점심이라고
할 수 없으니까~

썰은 양배추는 밤에라도 먹자

 

[여름 축제]
[카츠타 불꽃축제]
오늘 여름 축제 날이잖아

가고 싶어!
가자~

유키 씨, 그거 있어
그거

그거라는 건…

소스 전병 노점

 

소슈우… 전벼엉…!

 

저, 저기…
히토요시 님…

 

응, 알겠어
갈까?

 

결정!
여름 축제를 향해 렛츠고~!

 

여기서부터 벌써 즐거워 보여!

 

자!

좋아~

돌격~

 

[사격]

 

사, 사격은 잘 못해서…

 

뭣…이!?

요, 요령을 가르쳐 주세요!
금붕어 프로!

요령은…

기척을 지우고서 타깃의 뒤로
재빠르게 들어가는 겁니다

그렇구나

조금만 더 손목부터 앞쪽을
유난하게 움직여서

네!

아가씨, 좋겠는데

상냥한 언니가 있어서

 

응, 좋겠지?

 

카츠타 소스으…!

설마 하던 소스다

잘됐네, 유키 씨

 

자, 여기!

 

소스으…
마시써…!

소스으…
마시써어…

 

다람쥐 같아!

 

아가씨, 잘 먹는데~
이거 기쁘구만!

 

자, 서비스다!

 

잠깐만, 잠깐만
리코가 음료수 사 올게~!

리코?

 

괜찮아!
금방 돌아올게

 

정말이지

여기서 움직이면 오히려
서로 떨어질 것 같으니까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을까?

 

축제라는 건 이런 거였네요

 

유키 씨는 축제에
온 적 없었어?

아뇨

제게 있어서 축제 날에는…

 

우와

 

예쁘다~

 

자, 유키 씨!

 

여름 축제 정말 최고지?

 

네!

 

뭘 하는 거야~

어이, 너 이거 흔든 거야?

 

아~ 만족했다, 만족했어~

선물로 가져갈 소스 전병도 샀고
그치?

 

음, 그런데

☆유키 씨의 데이터
· 소스 전병 8
· 라무네
 
기록에 의하면 이미 8개나 먹었으니까

오늘은 이만 삼가도록!

 

네…

 

어느 쪽이 언니인 건지

방해된다, 비켜!

 

누군가!
그 녀석을 잡아줘!

날기치범이야!

리코, 유키 씨!
위험해!

 

괜찮아?

 

왜 그래?
어딘가 다친 데라도…

처, 처음으로 아빠 말고
다른 사람이 공주님 안기를 해 줬어

별 탈 없어서 다행이네

아, 유키 씨의 소스 전병이…

 

너무하네

진짜 저런 악당한테는
천벌이 내려져야 돼!

천벌 말인가요?

절도한 데다가 하마터면
사람까지 죽을 뻔했어

그렇게 생각하는 게 평범한 거야!

 

알겠습니다

응?

 

유, 유키 씨!?

 

아아… 가 버렸다

오빠!
유키 씨를 쫓아가야지!

그렇네
걱정되니까―

유키 씨가 악당을 흠씬
두들겨 패는 걸

반드시 관찰일기에 적어야 해!

두들겨 팬다고 하지 마…

 

흥, 간단한 일이군

 

유키 씨, 저기 있어!

 

굉장해
유키 씨, 히어로 같아!

그런 말을 할 때야?

 

아!

 

오빠, 이쪽으로 가면
합류할 수 있을 것 같아

쫗아

 

만약 이렇게 사람들 눈에 띄는 곳에서
사건이라도 일으켰다간…!

 

큭… 젠장

 

유키 씨!

 

죽이면 안 돼!

 

천벌입니다

 

히토요시 님

 

평범하다는 건 배가 고파지는 거네요

 

소스 전병
한 번 더 사러 갈까?

앗싸~
리코도 먹을래

오늘은 더 이상
먹으면 안 된다며?

리코는 괜찮거든요~

이 녀석이에요!
날치기범!

어째선데~

잔뜩 먹어야지!

잠깐, 당신
저쪽 파출소까지 동행 가능합니까?

 

정말, 괜찮다니까

 

혼자서 돌아갈 수 있어

안 돼, 안 돼
시간도 늦어졌으니까

오늘은 일이 너무 많았으니까

일이 너무 많아서
시간이 늦어진 거야

반대야, 반대!

오늘 일을 얘기하면
모두 놀랄 것 같아~

모두…

최고의 자유연구가 됐어~

그 자유연구라는 건
모두 하는 건가요?

응, 맞아

 

유키 씨는 학교에
다닌 적 없어?

학교 말인가요?

맞아!

공부를 하거나, 친구하고 만나서
수다도 떨고, 부 활동도 하고!

학교라는 곳은
엄청 즐거운 곳이야!

 

[엄마]
   『오빠가 바래다 주는 길에 돌아갈게!』
『조심해서 오렴. 오늘 저녁은 비프 스튜야』
 
와우, 비프 스튜?

갑자기 배가 고파졌어!

얼른 돌아가야지~

어이, 어이

오빠
얼른, 얼른~

나 참, 폭풍 같은 녀석이네
정말로

네, 하지만 정말 즐거웠습니다

그럼 다행인데

어이~

저것이 평범함…

저것이 평범함이라는 걸까요?

 

만약 그렇다면

저도 학교에 다녀보고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유키 씨는
몇 살쯤이지?

 

분명 친구를 만든다면
학교에 가는 것도 좋겠지?

관심이 있다면 다녀보는 건 어때?

 

그리고 깨닫고 보니
폭풍 같은 8월도 끝을 고하고

 

신학기가 시작됐다

 

유키 씨, 혼자서 괜찮을까?

어이, 히토요시!

 

그 소문은 알고 있냐?

소문?

그래!

이 마을에 엄청난 미인 메이드 씨가
출몰한다는 소문이야!

 

- 더러워라
- 미안

 

아니, 뭐… 눈에 띄는 데다가

여름 축제 후에도
리코하고 자주 다녔다는 모양이니까

 

아~ 그렇구나
몰랐어

하핫! 내 승리다~

뭐, 나도 들은 게 다지만

나는 도서관에서 봤어

그 사람, 코스프레를 한 것치고는
기합이 들어가 있지?

도서관?

어이

너희, 자리에 앉아라

 

왜 도서관에?

그래도 뭐, 우리 집에
메이드 씨가 있다는 건 들키지 않았나 보네

 

신학기 시작부터 질문공세를
받는 것도 그러니까

당분간은 숨겨둘까

갑작스럽지만 전학생을 소개하겠다

 

요코야 유키입니다

유키라고 불러주십시오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

당연한 일상이 저 멀리 보여

천지창조보다도 어려워

인력에 빨려들어가듯 쏙 자리잡은

네가 사는 상자 속

깨지 않은 채 궤도 위에 있고 싶어

잊고 있었어

기쁠 때에도 눈물이 나온다는 걸

슬플 때에는 그것을 나눠 가질 수 있다는 걸

 

눈부시고 따스한 세계

또 늘었어, 다른 표정들

어디까지가 나일까?

점점 모르게 돼

"좋은 아침"도, "다녀오겠습니다"도

네가 있기에 할 수 있는 말이야

흔한 일상이 호박색을 띤 빛을 비춰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