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의 높은 사람이
왜?
이전에 왕후 귀족 분들을 초대하여
오시지 못한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중의 한 분께서
기쁘네.
날 만나고 싶다고 해주는
그렇게 태평스러운 말씀을
사리피 님께선
그분을 환대해 주실 것,
이것을 왕비의 시련의 조건으로
그래서 맞이하실 분 말입니다만...
가, 갈로아 공작이라면,
그, 그 갈로아 공작님?
알고 있어?
물론이랍니다.
직접 만나 뵌 적은 없지만요.
과거엔 수많은 전쟁에서
전설의 무장.
특히 바다에서는 패배를 몰라서,
그 가차 없이 싸우는 모습 때문에
해신 갈로아라고 불리신 분이랍니다.
그리고 갈로아 공작님이라고 하면
뼛속 깊이 인간을 싫어하신다고
혹시 그분의 역린을
그냥 끝나진 않을 거예요.
제물공주와 짐승의 왕
이 목숨을 바쳐야 할 숙명이라면
거스를 생각은 어릴 적에 잃어버렸어
아버지와 어머니가 남긴 그 시선은
마음의 저주가 되었어
증오가 분쟁을 분쟁이 슬픔을
윤회처럼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면
자그마한 이 목숨에
살아있는 의미를 당신이 깃들여줬어
모조품끼리,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어
바란다면 마지막까지
이 소원을, 이 마음을
당신에게 바칠 거라면
위로도 연민도
필요 없으니까
이 목숨을 이 세상을
당신이 받아들이겠다면
그 목숨 울려 퍼지기를
이 맹세를, 이 숙명을
당신이 바라는 것이라면
괴로움도, 슬픔도
끌어안아줄 테니까
바다신과 제2의 시련
너도 참 심술궂은 일을 생각해 내는군,
까다롭기로 소문난
왕비의 시련에 이용하려 하다니.
갈로아 공께서 요청하신 일이다.
내가 수를 쓴 게 아니다.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무도회에서 대접하라고 하는 건
인간 공주에게 실수를 저질러달라고
네 녀석,
설마 내가 진심으로 그 계집의 소질을
그 계집의 존재는
그렇게 되기 전에
그리고 잊은 건 아니겠지?
난 왕의 두뇌로써,
넌 왕의 검으로써
왕을 지키겠다고 맹세한 것을.
물론.
그러면 쓸데없는 참견은 하지 마라.
왕께선 그에 걸맞으신 왕비를
인간 따윈 논외다.
그러냐.
넌 상대가 누구든 반대할 거잖나,
아비.
있잖아, 임금님.
갈로아 공작님이
나도 직접 만난 적은 없다.
하지만...
온갖 수단으로 도적이나 정적들을
자기 성에 차지 않는 일이라면
왕인 나에게도 검을 들이대겠지.
하지만 설령 갈로아가 뭐라 말하든
네게 손대게 두진 않을 거다.
널 지키기 위해서라면
나도 진정으로
그럼 난 임금님이
열심히 노력해야겠네.
드, 드디어 오셨어!
저게 해신이라고들 두려워하는
갈로아 공작!
기다리고 있었사옵니다.
재상 아누비스라 합니다.
명성이 자자하신
영광으로...
시답잖은 인사는 아무래도 좋다!
얼른 왕의 애첩을 만나봐야겠다.
이거 실례하였사옵니다.
곧 오실 테니 잠시 기다려주시길.
거드름 피우기는.
재상님,
이것은 우리 주인께서
이스탄 산 와인 300년 된 것이옵니다.
이거 상당한 것을.
여봐라, 수령해가도록.
아, 네.
비린내 나는군.
날 만나러 와?
만찬회를 열었습니다만,
이번에 사리피 님을 뵙고자 한다하여.
사람이 있구나.
하고 계실 수도 없을 겁니다.
여주인, 미스트레스로서
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무훈을 세우신
알려지신 분.
건드리는 일이 생겼다간
갈로아 공을 부추겨서
준비가 필요해질 거다.
하는 거나 다름없는 얘기라고.
헤아리고 있다고 생각하기라도 한 거냐?
언젠가 왕을 죽일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계집을 제거해야만 해.
맞아주셔야 해.
그렇게 무서운 사람이야?
굴복시켜온 남자다.
두려운 남자가 되어 보이지.
살벌한 표정 안 지어도 되도록
갈로아 공작 각하를 만나 뵙게 되다니,
왕께 드리는 헌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