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다크 개더링 20

하나

그 눈에 새겨넣어 살아가자

 

다크 개더링
sub by 별명따위

숨어드는 영혼

그림자 없는 자

여기에 있어

현세에서의 후회는 새겨넣은 채

점점 더 강해지는 영감의
의미를 찾아보고 있어

저승에 울려퍼지는 태동

만날 수 없다면

No, 부족해, 부족해
아직 부족해

여기저기 덧붙인 이 방에

내 곁에 와 줘

저주해

귀에 거슬리는 화이트노이즈

목소리에 이끌려 어둠 속으로

구원 따윈 없을 정도로 깊게

화를 당해

울려퍼지는 랩노이즈

쫓아가서 잡아줘, 헌터

들러붙는 감각을 똑똑히 기억해 둬

하나

그 눈에 새겨넣어 살아가자

 

저주와 함께 살아가자

sub by 별명따위

 

이게 그 물건이다

자세한 얘기를
들려주실 수 있나요?

그래

이건 닿은 것을 뭐든지
베어버리는 저주받은 나이프인데

얼마 전에

가지고 있던 영감님이
실수로 만졌다가

팔에서 몸통까지
두 쪽으로 나버렸어

 

유족이 공양해 달라고
부탁을 해왔는데

솔직히 나로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

우리 동문이잖아?
어떻게든 좀 해주지 않을래?

 

오즈왈드

 

수락해 드리죠

 

그런데 왼팔 미라 골동품에 대해
무언가 정보가 들어오면 바로 연락해 주세요

그래, 맡겨둬

그런데 그 전에
하나 물어봐도 괜찮을까?

 

이 할머니는 누구야?

동업자 파트너예요
그것도 유명인이에요

유명인?

뭣하면 그녀에게 부탁해 볼까요?

 

샤미 씨

이미 하고 있다

 

한 건 해결이군

이젠 생선 한 마리도
썰지 못하는 날붙이다

베이지 않았어…
굉장해!

그렇죠?

그럼 저희는 이만

정보는 잘 부탁드릴게요

자, 잠깐만!

 

너는 절대 그럴 일이
없을 거라 보지만

일단 대답해 줘

 

너, 뒤바뀌진 않은 거지?

 

수행 중에 당신이 절에
숨겼던 야한 책의 위치를

전부 맞혀 볼까요?

진짜구나…

분명 저희 영능력자는 악령과
가장 접하기 쉬운 위치에 있어요

그래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기도 하고

정기연락도 빠지지 않고
하고 있죠

우선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그게 최근 늘어나고
있다나 봐

얼마 전에도 친구가 당했어

그 녀석은 일가에서
처리하긴 했는데

본인의 영혼을 찾을 수가 없어서
사망한 걸로 처리되었어

뭐, 적어도 저는 반드시
2인 이상으로 행동해서

괜찮아요

그, 그러냐…

 

샤미 씨, 뒤바뀌는 일이 늘었대요

 

그야 그렇겠지

모르고 있겠지

뒤바뀌면 뇌에 있는 기억도
읽어낼 수 있다는 걸

얘기라면 얼마든지
맞춰줄 수 있어

어지간한 일이 있지 않은 이상
알 방법도 없어

거기다 몸의 주인의 능력조차도
장악할 수 있으니까요

 

강력한 영능력자일수록 굳이
알아서 흡수당하러 온단 말이지

 

유능한 천적의 능력만 있다면

관계자 눈에 들어서 새로운 동료를
만드는 것도 간단하죠

 

그런데 어떠세요?
새로운 몸의 상태는

아까 봤었지?
충분하고도 남을 성능이야

너나 난코보 영감한테도
뒤질 것 같지가 않은걸

그거 듬직해지는걸요

 

저는 좀 더
청취를 하고 다니겠습니다

샤미 씨는요?

[사원봉인부]
나는 이걸 두러 갔다 오지

 

방심은 금물이에요
조심하세요

이 몸이 있다면
간단하겠지

 

여기가 구 I수문

 

누군가 있어

 

어라?

케이 군, 저 사람 왠지
본 적 있지 않아?

뭐?

 

분명 어떤 TV 프로그램에서…

 

아!

예전에 심령 방송에서 자주 나왔던
영능력자잖아!

아, 그거다!

 

영능력자?
어떤 사람이야?

잠깐!
지금 조사해 볼게!

어디 보자…
찾았다!

이거

 

[경의로운 영능력자]
[샤미 나기코]

심령연구가인 샤미 나기코 씨

[경의로운 영능력자]
[샤미 나기코]

10년 전쯤 했었던 심령 방송인데

[경의로운 영능력자]
[샤미 나기코]

다양한 의혹이 있는 스폿을 보러 가거나

[경의로운 영능력자]
[샤미 나기코]

심령사진을 불태워 공양하기도 하던 분인데

최근에는 심령 인터넷 동영상에서
등장하는 일이 많은 모먕이야

 

Z묘지에서 상태가 이상해진
택시기사를 제령한 것으로 화제가 됐다나 봐

 

Z묘지?

이후에 갈 예정이었던
A랭크 심령스폿이지?

추월당했어

 

이것도 우리 예정과
겹치긴 하는데

 

그 후에 구 K터널에 가서
무사히 돌아왔대

 

참고로 위험도는 S랭크

S랭크면 여기하고 똑같지?

 

할머니

굉장한 영매사라는 거 정말이야?

영능력 보여줘

이 꼬맹이는 뭐냐

 

- 야요이!

초면인 사람한테 실례잖아

죄송합니다!

유명한 사람인 줄
알고서 실수로!

 

뭐, 뭐지?

방금 한순간 엄청
꺼림칙한 느낌이…

여기가 어떤 곳인지
알고서 온 거냐?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서도
온 거라면 따라와라

 

그래도 되는 건가요?

모쪼록 떨어지진 말고

네!

저, 저는 겐토가 케이타로라고 합니다

여기 있는 애가
호우즈키 에이코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그리고 여기 어린애는
호우즈키 야요이

 

샤미 씨는 제령하러
오신 건가요?

뭐, 그렇지

 

그럼 안전을 위해서라도

사전정보로써 이 심령스폿의
의혹을 공유해 둬요!

응?

- 부탁해
- 응!

그럼 읽을게

 

구 I수문

통칭 『적수문』

 

1924년, 강의 물이 불어나
주변 지역이 침수 피해가 생겨

수리(水利) 관리를 하는
수문이 건설되었다

 

현재는 새 수문이 건설되어
그 역할을 이어받았으며

이곳은 도쿄도 선정 역사적
건물로 지정되어 보존되어 있다

 

그 경관 덕분에 낮에는
주민들의 쉼터가 되고 있으나

한편, 밤에는 영적 체험을
했다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는다

 

쇼와 후반부터 심령스폿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래서 의혹은 이런가 봐

 

시체가 흘러드는 곳에서

그대로 그 자리에 머문
영혼들이 나타난다

 

물 위에 떠 있는
검은 인영의 소문

 

수면에 해체된 사람의 팔다리가
떠 있는 게 보인다

 

수문 위에 서 있는
여성 귀신이 목격된다

 

수문이 생긴 후로 근처에서
목을 매는 자살이 일어나게 되었다

 

근처에 수몰자 공양을 하기 위해
놓여진 지장의 목이 떨어진다

 

이런 일들이 소문으로 돌고 있어

야요이

아까부터 신경 쓰였는데

왠지 지금까지 갔었던
위험한 스폿 정도의 압박감이

여기에서는 느껴지지 않아서…

 

긴장을 늦추는 건 상관없다만
그래선 못 간다

뭐?

 

약한 것들이 잔뜩 있어

 

조사해보지 않는 이상
뭐라고 할 수 없겠어

 

- 가자
- 그래

 

아, 이제 돌아가야겠어

- 응
- 나도

그럼 가자

내일도 여기에서 게임하자~

 

저녁은 뭘까?

 

어라?

 

저 아이

 

같이 돌아가지 않는 걸까?

 

밤에는 영적 체험을
했다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는다

 

안녕, 어두우니까
이만 돌아가는 게 어때?

위험할 거야

 

호오, 소통 능력이 엄청 낮은
저 케이타로가

어쩜…!

 

분명 엄마가 맛있는 저녁을
준비하고서 기다리고 계실 거야

 

보여주는 거야?

 

[아빠하고 저는 둘이서 살고 있습니다]
[엄마는 없습니다]

 

엄마가…

 

기분 상할 질문을
해버려서 미안해

그림 잘 그리는구나

 

[아빠가 새로운 엄마를 데리고 왔습니다.
사이좋게 지내라고 들었습니다]
[사이좋게 지낼 겁니다]

 

이어서 읽으라는 건가?

 

[엄마와 저는 사이가 좋습니다]
[아빠가 슬픈 표정을 지으면 싫으니까
사이가 좋습니다]

 

이건 학대잖아…

 

어라?

 

저런 곳에…

 

[엄마가 제 방은 베란다라고
정해줬습니다. 춥습니다]
[배가 고픕니다.
부럽습니다. 하지만 사이가 좋습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아동상담소에
말해야 하지 않나?

물어봐야 해

 

케이 군, 왜 그래?

 

케이 군?

 

케이타로?

 

귀신에게 조종당하고 있어

그런 것치고는 저 아이가 모두에게
뚜렷하게 보이고 있어

 

어느 쪽이야?

 

인간

 

저기, 너

 

고기 경단?

그거 도시락이야?

 

보면 알 거라는 걸까?

[엄마가 모르는 아저씨를
데리고 왔습니다]
[알몸인데 춥지 않은 걸까]
[베란다는 춥습니다]

 

[아빠가 돌아와서 아저씨하고 씨웠습니다]
[아빠가 움직이지 않아]
[왜 그러는 거야]

아버지가 외간 남자한테…

살인사건이잖아

 

아저씨하고 엄마가
목욕탕에서 놀고 있습니다

아빠도 있었는데 사라졌습니다

쓱싹쓱싹 시끄럽습니다

베란다는 추워

 

버리고 오라면서
그릇을 받았습니다

고기 경단이 들어 있었습니다

 

적수문에서 버리려고 했는데
배가 고파져서

예전에 아빠하고 먹었던
도시락을 떠올렸습니다

 

배고파

 

잠깐만

 

그건…
그 고기 경단은…

 

아빠―

아빠 아니야?

 

몰래 먹었습니다

맛있지 않았습니다

 

팔이… 멋대로?

 

엄마가 아저씨를 찔렀습니다

무서워서 저도 도망쳤지만

적수문에서 붙잡혔습니다

 

케이타로

 

사…

살려줘…

케이타로

케이타로!

 

환각?

하지만 이 고통은…?

 

없어

 

엄마한테 몇 번이고 찔렸습니다

아팠습니다

저는 까매졌습니다

그건 진짜 체험…

 

엄마가 아저씨와 저를
고기 경단으로 만들었습니다

 

수문에 버려졌습니다

 

전에 제가 먹었던 고기 경단이
뭐였는지 알게 됐습니다

 

아빠…

죄송해요

 

뭐야?
비명?

 

아마도 그 소년의 짓

 

목소리가 들리기 전에
홀연히 사라졌어

신기루처럼

 

인간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짐작이 틀렸었나 봐

 

주변의 수분과
빛의 굴절을 이용해서

물리적으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는 건가

 

의도한 상을 상대에게
보여줄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고

그 기척을 완벽히
숨길 정도의 실력을 가진 귀신

 

그 아이는 자신의 처우를
알아주길 바라는 귀신이었나?

그래서 이걸?

 

엄마, 용서 안 해

 

아니야

 

알아주길 바란다는
그런 게 아니야

 

저기

 

여자 귀신?

 

어라?

 

너… 대신

매달려 줘…

 

내 사냥감이다

- 호오
- 굉장해!

샤미 씨

 

엄마

사라졌어

 

찾았다

 

엄마가 잔뜩 있어요

지금까지 엄마가 아니었던
사람들이 엄마로 보여요

 

어쩌지?

 

모두 고기 경단으로 만들자

 

기, 기껏 손에 넣은 몸이…!

 

역시 큰 착각을
하고 있었어

 

엄마고기경단

엄마고기경단엄마고기경단

엄마고기경단엄마고기경단엄마고기경단

고기경단

고기경단고기경단

고기경단고기경단고기경단

고기경단고기경단고기경단고기경단

고기경단고기경단고기경단고기경단고기경단

고기경단고기경단고기경단고기경단고기경단
고기경단

고기경단고기경단고기경단고기경단고기경단
고기경단고기경단

고기경단고기경단고기경단고기경단고기경단
고기경단고기경단고기경단

고기경단고기경단고기경단고기경단고기경단
고기경단고기경단고기경단고기경단

이 아이가 이해나 동정을
바라고 있다거나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야

이건…

 

배고파

 

순수하고, 무차별적인
증오의 발로

 

Tonight

소망이 이루어진다면

Tonight

그런 말을 되뇌이면서

차가운 핸들을 쥐었어

------멀리

이대로 어딘가로 데려가 버리고 싶어

------I Love, Therefore I Am

살며시 올려다 본 곡선은 밤의 무지개

신비하게 빛나는 것 같은 Intaglio

사라지지 않는 각인을 비춰주고 있어

틀린그림 찾기 같아

Tonight

모르는 척을 한 채

Tonight

거짓말이어도 상관없으니까

Tonight

 

스케치북에 그려진
무자비한 현실

결코 흘러가 버릴 일 없는 회한

 

누구에게도 닿지 않았던
소년의 통곡과 원념이

야요이 일행에게 어금니를 드러낸다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