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어딘가의 높은 사람이
날 만나러 와?

왜?

이전에 왕후 귀족 분들을 초대하여
만찬회를 열었습니다만,

오시지 못한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중의 한 분께서
이번에 사리피 님을 뵙고자 한다하여.

 

기쁘네.

날 만나고 싶다고 해주는
사람이 있구나.

그렇게 태평스러운 말씀을
하고 계실 수도 없을 겁니다.

 

사리피 님께선
여주인, 미스트레스로서

그분을 환대해 주실 것,

이것을 왕비의 시련의 조건으로
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맞이하실 분 말입니다만...

 

가, 갈로아 공작이라면,

그, 그 갈로아 공작님?

알고 있어?

물론이랍니다.

직접 만나 뵌 적은 없지만요.

과거엔 수많은 전쟁에서
무훈을 세우신

전설의 무장.

특히 바다에서는 패배를 몰라서,

그 가차 없이 싸우는 모습 때문에

해신 갈로아라고 불리신 분이랍니다.

 

그리고 갈로아 공작님이라고 하면

뼛속 깊이 인간을 싫어하신다고
알려지신 분.

혹시 그분의 역린을
건드리는 일이 생겼다간

그냥 끝나진 않을 거예요.

 

제물공주와 짐승의 왕

이 목숨을 바쳐야 할 숙명이라면

거스를 생각은 어릴 적에 잃어버렸어

아버지와 어머니가 남긴 그 시선은

마음의 저주가 되었어

증오가 분쟁을 분쟁이 슬픔을

윤회처럼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면

자그마한 이 목숨에

살아있는 의미를 당신이 깃들여줬어

 

모조품끼리,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어

바란다면 마지막까지

 

이 소원을, 이 마음을

당신에게 바칠 거라면

위로도 연민도

필요 없으니까

 

이 목숨을 이 세상을

당신이 받아들이겠다면

그 목숨 울려 퍼지기를

이 맹세를, 이 숙명을

당신이 바라는 것이라면

괴로움도, 슬픔도

끌어안아줄 테니까

 

바다신과 제2의 시련

 

너도 참 심술궂은 일을 생각해 내는군,

까다롭기로 소문난
갈로아 공을 부추겨서

왕비의 시련에 이용하려 하다니.

갈로아 공께서 요청하신 일이다.

내가 수를 쓴 게 아니다.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준비가 필요해질 거다.

무도회에서 대접하라고 하는 건

인간 공주에게 실수를 저질러달라고
하는 거나 다름없는 얘기라고.

네 녀석,

설마 내가 진심으로 그 계집의 소질을
헤아리고 있다고 생각하기라도 한 거냐?

그 계집의 존재는
언젠가 왕을 죽일 것이다.

그렇게 되기 전에
어떻게 해서든 계집을 제거해야만 해.

그리고 잊은 건 아니겠지?

 

난 왕의 두뇌로써,

넌 왕의 검으로써

왕을 지키겠다고 맹세한 것을.

물론.

그러면 쓸데없는 참견은 하지 마라.

왕께선 그에 걸맞으신 왕비를
맞아주셔야 해.

인간 따윈 논외다.

그러냐.

넌 상대가 누구든 반대할 거잖나,

아비.

 

있잖아, 임금님.

갈로아 공작님이
그렇게 무서운 사람이야?

나도 직접 만난 적은 없다.

하지만...

온갖 수단으로 도적이나 정적들을
굴복시켜온 남자다.

자기 성에 차지 않는 일이라면

왕인 나에게도 검을 들이대겠지.

 

하지만 설령 갈로아가 뭐라 말하든

네게 손대게 두진 않을 거다.

널 지키기 위해서라면

나도 진정으로
두려운 남자가 되어 보이지.

 

그럼 난 임금님이
살벌한 표정 안 지어도 되도록

열심히 노력해야겠네.

 

드, 드디어 오셨어!

저게 해신이라고들 두려워하는

갈로아 공작!

 

기다리고 있었사옵니다.

재상 아누비스라 합니다.

명성이 자자하신
갈로아 공작 각하를 만나 뵙게 되다니,

영광으로...

시답잖은 인사는 아무래도 좋다!

얼른 왕의 애첩을 만나봐야겠다.

 

이거 실례하였사옵니다.

곧 오실 테니 잠시 기다려주시길.

 

거드름 피우기는.

 

재상님,

 

이것은 우리 주인께서
왕께 드리는 헌상품,

이스탄 산 와인 300년 된 것이옵니다.

 

이거 상당한 것을.

여봐라, 수령해가도록.

아, 네.

 

비린내 나는군.

 

이 남자는 특히 그렇다만.

 

어룡(魚竜)족이란

인간만큼은 아니라곤 해도

어쩜 이리 보기 흉한 종족인지.

 

많이 기다리셨습니다.

 

잘 와주셨습니다, 갈로아 공작 각하.

제가 오늘, 미스트레스를
맡게 되었습니다.

사리피라고 합니다.

이것은...

대체 무슨 짓이냐?

네?

무슨 농담이냐고 물었다!

이게 뭐냐!

인간 계집이 왕비 후보라고?

날 우롱할 생각이라면 돌아가겠다!

갈로아 님, 부디 진정하시길.

여기선 우선 왕의 말씀을...

 

네 이놈, 누구에게 하는 말버릇이냐?

 

정숙하라.

 

신성한 왕궁을 소란스럽게 하는 건
용납 않겠다.

처음 뵙겠사옵니다.

이스탄 영주 갈로아이옵니다.

위대한 왕을 알현하게 되어
영광스럽기 그지없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만,

아무리 왕이라 하셔도
간과할 수 없겠군요,

이런 나쁜 장난을 하시는 건.

전혀 나쁜 장난이 아니다.

이 사리피는 틀림없는
나의 왕비가 될 자다.

실례하오나

미천하고 하등한 인간 따위가 왕의 비에
어울린다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네 이놈!

갈로아 공작 각하,

 

확실히 인간 왕비란 건 전대미문,

당황하시는 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우롱하는 것이 아님을

부디 확인해 주십시오,

각하 스스로의 눈으로.

 

다양한 제사나 연회가 열리는
비룬에는

선택받은 왕후 귀족 분들이 초대됩니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아까는 어떻게 되나 싶었던 거야.

컨닝 페이퍼
아까는 어떻게 되나 싶었던 거야.

갈로아 공작의 반응을 예상하고
대본을 만들어두길 잘한 거야!

조마조마.

거기다 지금까지 공부하신 성과도
분명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아요.

이곳은 2천 년의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안뜰입니다.

긴 시대를 살아남아

수많은 빈객들께 사랑받아온...

 

저... 기...

대사 까먹었어!

 

역시 그랬군.

벼락치기로 내용을
통째로 암기했을 뿐인가.

인간이란 건 볼품없고 무능한 주제에
여하튼 약아빠졌지.

신용할 가치가 없는 생물이야!

불쾌하군!

이제 됐다!

얼른 만찬이나 열어주시지.

 

돌아가겠다고 하면
그걸로 끝났을 것을.

뭐, 됐어.

불씨라면 얼마든지 일으킬 수 있지.

 

그러면 공작 각하의 무훈과
오늘 이 좋은 날을 위해

건배.

 

건배의 선창한 미스트레스가
술잔에 입을 대지 않다니 어떻게 된 거지?

내가 보내준 술은
마실 수 없단 거냐?

송구스럽사옵니다, 각하.

마족의 술은 사리피 님의 입에는
맞지 않으신 모양입니다.

뭣이라?

그, 그렇지 않아!

사리는 마시지 않는 게 아니라
마시지 못하는 거예요!

똑같은 말이다!

건배도 못하는 자가
왕비를 맡을 수 있을 리 없지.

이래서 인간 따윈 믿을 게 못 돼!

 

갈로아 님, 식사 자리입니다.

부디 여기선...

닥쳐라!

식사 때엔 자리를 비키라고
항상 말했잖나.

네놈의 보기 흉한 낯짝을 보고 있으면
밥맛 떨어져.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네 녀석도다!

이 이상 인간 따위와 낯짝을 마주하고
식사 따위 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썩 이 자리에서 나가라!

 

임금님...!

 

송구합니다, 각하.

저는 자리를 비키도록 하겠습니다.

참석하신 여러분들께선

부디 편안히 식사를 계속해주십시오.

 

사리...

 

배고파...

 

퀴 쨩, 롭 쨩?

고마워!

잘 먹겠습니다...!

 

임금님?

 

혹시 이 밥, 임금님 거?

네 식사는 치워버리고 말았거든.

그럼 임금님
하나도 못 먹은 거 아니야?

내 왕비를 모욕한 자와
낯짝을 마주하고 식사 따위,

밥맛이 떨어진다.

 

뭐가 웃기냐?

아니, 웃기지 않아.

고마워.

나는 괜찮아.

이런 거 이젠 익숙하니까.

하지만...

그대로 화난 채로 두면 안 되겠지.

밤의 무도회에서 제대로 만회해야지.

그치?

 

사리피,

너는 정말로

나 같은 것보다 훨씬 강하다.

 

어서, 임금님도 먹어.

난 이제 배부르니까.

아니, 난 이쪽을 받도록 하지.

 

입가가 지저분해서야
만회고 뭐고도 없다.

 

녀석에게,

모두에게 깨닫게 해줘라,

너를 고른 내 눈이 틀림이 없었음을.

 

응.

 

사리피 님, 괜찮으실까요?

그만큼이나 춤 연습도 했으니,

분명 괜찮을 거야.

열심히 했어!

 

각하,

저와 한곡 추어주시겠습니까?

거절한다.

 

들리지 않았나?

거절하겠다고 했다.

이 갈로아가 인간의 손 따위 잡고
춤출 수 있겠느냐?

그, 그럴 수가!

그러면 사리의 시련이...!

 

시련이라니 대체 무슨 이야기냐?

재상!

아, 그것이,

사리피 님께선 미스트레스로서
주빈을 접대하지 못하셨을 경우,

왕비 후보에서 제외되기로 하였습니다.

아누비스.

실례하였사옵니다.

어찌 되었든

주빈이신 각하께서 물러나신다면

무도회는 중지하게 됩니다만.

아니, 그래선 재미없지.

나 대신 이 종자가
인간 상대를 해주도록 하지.

보기 흉한 낙오자들끼리
손을 마주 잡은 꼴은

좋은 여흥이 되겠지!

 

싫다면 거부하면 된다.

 

이거 송구하군, 인간 아가씨,

이 진작에 죽었어야 할 늙다리를
상대하게 만들어서.

 

문드러져서 벗겨져 떨어지는 비늘,

썩을 대로 썩은 악취,

내 모습은 너무나도
보기 흉하고 역겹지.

그렇지 않아.

왜?

처음에 상당히 얼굴을 찌푸리곤

쭈뼛쭈뼛 내 손을 만졌잖나.

그야 무척 아파 보였으니까.

 

오래된 상처다.
아픔은 없어.

그래?

거의 대부분이
백 년도 더 전의 전쟁에서 입은 것이다.

이 손으로 수많은 적을,

인간을 없애왔지.

그 보복으로 인간의 손에
이 몸이 불태워진 것이다.

당신도 역시 인간이 미워?

글쎄.

전쟁이란 그런 법.

둘 사이의 골은 깊다.

이 나라의 왕비가 되면

인간인 그대는 평생
그 현실을 받아들여나가야만 할 터.

어째서 그런 가시밭길을 가려는 거지?

 

난 그저,

임금님 곁에 있고 싶은 것뿐이야.

 

인간인 내가 지금 여기서
살아있을 수 있는 건

임금님 덕분이니까.

 

마족과 인간,

두 가지 모습을 가진 임금님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나에겐 아무런 힘도 없지만,

조금이라도 돕고 싶어.

 

그 말은 즉,

그대는 왕과 사랑에 빠졌단 건가?

 

임금님과...

사랑...?

 

이런, 이런.

늙은이는 툭하면
젊은이의 사정에 참견하고 싶어지지.

 

뭔가 이야기하고 있는 모양이군요.

왠지 즐거워 보이는데.

 

저기 할아버지.

하, 할아버지?

아프지 않으면
조금 더 쥐어도 괜찮을까?

제대로 손을 잡지 않으면
춤추기 힘들어서.

자.

 

이보시게,
너무 이 늙다리를 휘두르지 말게나.

 

미안해.

 

뭘 실실거리는 거냐?

인간 따위와 살갑게 굴기나 하고,

정말이지 흥이 식었군.

 

이 어룡족의 수치도 모르는 것!

 

무슨 속셈이냐, 계집?

감싸줄 생각이냐?

방해된다, 비켜라!

 

싫어요.

사리피 님!

건방진 것.

이것은 우리 어룡족의 문제,

인간 따위가 나설 자리가 아니다!

거길 비켜라!

 

싫어요.

 

어리석은 것이.

그 시련이란 걸 달성 못하면

네 녀석은 정비로 가는 길이
끊기게 된다.

네 녀석이 명운은
이 내가 틀어쥐고 있단 말이다.

그만두게, 아가씨.

이분께 거역해선 아니되네.

나라면 괜찮네.

이런 일은 익숙해.

늙은이는 현명하군.

한때의 싸구려 정의감으로
본분을 잊는 건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

그래서야 어차피
정비의 그릇 따위는 못 된다.

자, 선택해라.

현명한 판단을 하여
미래를 이어갈 것인가,

그 늙다리 한 마리를 위해
신세를 망칠 것인가.

어떠냐?

 

사리...

 

사리피,

난 믿는다, 너를,

너의 결단을.

 

임금님,

미안해.

나, 왕비님은 못 될 것 같아.

 

마, 말도 안 돼!

네 녀석,
지위와 권력을 버려가면서까지

그 늙다리 한 마리를 감싸겠다는 거냐!

그래, 그만두시게.

그대는 말했잖나.

왕을 받쳐주기 위해
곁에 있고 싶은 거라고.

그렇다면 여기선...

그래서야.

 

이렇게 해서
언젠가 왕비님이 된다고 해도

난 임금님의 곁엔
있을 수 없게 될 테니까.

나는...

임금님 곁에 가슴 펴고 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그러지 않으면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세상을
바라는 임금님과

같은 미래를 볼 수 없을 테니까.

 

눈앞에서 상처받고 있는 사람을
모르는 척하는 게 왕비의 그릇이라면,

난 왕비가 되지 않을 거예요.

 

그게 네 대답이냐?

맞아, 상어 아저씨.

아저...!

네 녀석, 누굴 보고 그런 말버릇을...!

거역 못하는 사람에게
막 으스대면서 심한 짓 해놓고,

그러고도 정말 훌륭한 무인 분이야?

다, 닥쳐...!

당신, 그러고도 정말로 해신이야?

 

역시 이 남자...

 

이제 됐다, 충분하다!

공작의 검을 한 손으로!

 

촌극은 끝났나?

이스탄 영주, 해신 공작 갈로아?

 

갈로아 공작?

이 노인이?

설마...

 

어째서 이러한 모략을 꾸민 거지?

우리 어룡족은

선대왕 시절까지 오랜 세월에 걸쳐
냉대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왕 폐하 즉위 이후,

조금씩이긴 합니다만
시대는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왕은 빛.

하지만 요즘 들어 그 왕께서

실성하셨다는 소문이 들려왔사옵니다.

듣자 하니 왕비로 걸맞지 않은 자를
선택하실 모양이라고.

그럼 네놈은 사리피를 시험하기 위해

부하에게 폭군을 연기시키고,

스스로는 보잘것없어진 노병을
연기해 보였단 거냐?

말씀하신 대로이옵니다.

원래부터 그 어떤 단죄든 받을 각오로.

하오나 딱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뻔뻔하다!

이 이상 무슨 소릴...

 

말해봐라.

 

이번 일은 전부 제가 독단으로 정한 일,

부하는 전부 제 명을 따른 것에
지나지 않사옵니다.

부디 왕의 분노는
이 갈로아 목 하나로 거두어주시옵소서.

부디!

 

잠깐 기다려!

이야기가 다르잖여, 영감쟁이!

영감 혼자서 죄를 뒤집어쓰겠단 얘긴
내는 못 들었어!

죠즈?

 

부탁이여, 임금님!

가져갈 거면 내 목으로 해줘!

영감은 우리의 등대여!

사라져버리면 다들 곤란하단 말이여!

내 목 따위
따봤자 부족할지도 모르지만,

영감을 위해서라면
내는 죽어도 상관읎어!

 

뭐 하고 있나?

끌어내라!

하, 하고 있지만 굉장한 힘이라...!

할아버지를
정말로 소중하게 생각하는구나.

 

그렇다면 죽어도 된단 말은 하면 안 돼.

 

저기, 임금님,

처벌은 꼭 해야만 해?

난 어디도 다친 데 없는데.

 

화, 화 안 난겨?

내는 당신헌티 심한 소릴...

그야 진심이 아니었잖아?

난 신경 안 쓰고 있고,

제법 즐거웠는걸.

 

아니,

왕인 나를 속이고

내가 총애하는 자를 모욕한 죄는 무겁다.

상응하는 처벌을 내리지 않고서는
분이 안 풀린다.

 

이스탄 영주 갈로아,

그리고 이스탄 해군 총대장 죠즈,

이하 이번 건에 관여한 모든 어룡족은...

 

이 나에게 영구적인 충성을 맹세해라!

이 나를 위해
몸 바쳐서 나의 나라를 수호하라!

 

관대한 처분 감사하옵나이다.

 

우리 어룡족은 앞으로

위대하신 왕께 앞으로 영원한 충성과
경애를 맹세할 것을 약속드리옵니다.

그리고

왕 폐하의 정실,

미래의 비전하 후보로서

사리피 님을 지지하겠습니다!

 

다음에 헤엄치는 법 가르쳐 줄겨!

 

미안해, 임금님.

나 또 제멋대로 해서.

 

나, 왕비님은 못 될 것 같아.

 

그렇군.

네 입에서 그러한 말은

가능하면 두 번 다시 듣고 싶지 않다.

 

너를 왕비로 맞아들이겠다고
마음먹은 날부터

진작에 각오는 되어있다.

너는 타인을 짓밟아가면서까지
자신을 지키려는 자가 아니다.

난 네 대답을 믿고 있었다.

그대로의 대답을 내놓는
너이기에 더욱

나는 너를 왕비로,

아내로 맞아들이고 싶다고
생각하는 거다.

아내...?

 

임금님, 어디 가?

방은 저쪽인데?

 

무도회 회장...

 

사리피,

 

나와 한 곡 춤춰주겠느냐?

 

네 이놈, 인간 계집!

그 갈로아 공작을
손바닥 위에서 갖고 놀다니.

더 이상 수단을 가리고 있을 순 없다!

어떻게 해서든 그 계집을 제거해야 해!

왕의 곁에서...

왕과 재상의 추억

나의 왕의, 곁에서...
왕과 재상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