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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 sub by kairan

 

변환자재의

목숨을 한껏 드러내주거라

실태가 없는만큼

아직도 팔푼이구나

명전자성이라 했지요

풍문째로 빨아들여

본망을 이루어낸

그 다음을 보고파

가람과도 같이 공허한 이 오체

쓰고 버리며 앞서 축하자꾸나

이름은 대주마

단념해주겠느냐?

승리하는 길 따윈 바라지 않아

토대는 거의 운에 달렸으니

답 또한 내주마

찰나 속 명장의 지휘 아니더냐?

이쪽은

절찬 불당 순례 도중

노동이란 쥐의 천성이지

일어나시지, 은행원(Wake Up Bankers)

돈 뱉어라!(Pay Back!)

오늘도 또다시 노동

한 행마다 일격을(One verse One punch)

대답(Answer)으로는 공상(Fantasy)

궐기하라, 동포들아(Stand up my fav people)

 

용서해주오

지난 날 범했던 과오를

심판해주오

새로운 옳고 그름으로

타일러다오

기왕 건진 목숨이라면

사랑하는 이를 통해

이 세상의 절경을 뵈고 싶나이다

 

자, 오늘은 결국 오늘이고

내일 또한 내일이니

번민하며 나아갑세나

살아 숨쉬는 유랑아여

색즉시공이라 했지요

눈 깜짝할 새에 퇴색하여

임종(万歳)의 고동이

보시게, 어른거리니 덧없구나

 

아버지...

 

어째서...

어째서...
그런 눈으로 보시는 겁니까...

아버지...!

 

사무라이와 여자
 
 

정신을 차렸나

사기리

 

겐지 공...

여기는
어디입니까?

저는 대체...

 

이곳은 섬 내부의
뿌리 밑 공동...

주변에 괴물이나
벌레의 기척은 없다

 

임자는 나비의 인분이
품은 독기에 당해

정신을 잃었던 것이다

 

아직 움직이지 않는 게
좋을 게야

그럴 수는 없습니다

 

죄인에게서
눈을 뗄 수는...

 

아, 일어났다

이런?

몸은 괜찮으세요?
사기리 양

 

어, 저기...

이건 무슨...?

응?

밥 준비

헤진 옷을
수선하고 있었죠

현장 감독~

 

시간이 없다느니
그러지 않으셨나요...?

응, 뭐...

생각하는 바가
좀 있어서

 

사기리 양도
눈을 뜨셨으니...

지금 상황에 대해 다 같이
정보를 정리하지 않으시겠어요?

가비마루 씨가 만든 거라도
먹으면서

아, 찬성~!

아니!
기갈환(飢渇丸)이잖아, 이거!

좀 더 멀쩡한 걸
기대했는데~!

기갈환...?

 

주변에 있는 걸로
만든 거다

오히려
용케 만든 축이잖나

게다가...

재료를 찾는 김에
섬에 대해서도 조사해봤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변에서 그럴 듯 해 보이는 건
찾을 수 없었다

 

뭐, 섬의 전경도
모르는 상태이니...

뭐라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게 없다만

그보다
있었다손 치더라도

네가 판별할 수는 있어?

선약에 대해
뭐라도 알고 있단 거야?

 

아니...

선약이란 건
이 사명을 통해 처음 들었다

그림을 근거 삼아
찾아봤을 뿐이지

 

흐응...

 

재료를 찾다가 알게 된 것은
자생식물에 대한 거였다

종류가
혼재해 있을 뿐이지

대부분은 본토에 있는
평범한 식물이었어

뭐, 낯선 것도
몇 가지인가 있긴 했다만

 

류큐(琉球)가 가깝겠더군

그곳의 꽃일지도
모른다

헤에~

최고네~

 

마음에 걸린 것은...

'꽃으로 변한' 사무라이와 흡사한
꽃이 몇 가지인가 있었던 점이다

 

설마...!

파견된 사무라이들이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만일 이 섬의 식물들
태반이 '원래는 인간'이었다면

대략적으로
짐작은 되겠지?

 

뭐 그딴 걸
먹이고 난리야!!

'그래 보이는 건'
안 썼다~

 

아무튼...

이런 귤처럼 생긴 건
보이지 않더군

 

너무...

그림에 집착하지 않는 편이
좋을지도 모릅니다

막부가 말하는 "비시향실"[시간을 잊는 향나무 열매]이든
"극락정토"든

본래는 각각
다른 문화권의 말이기도 하고

 

섬에 산재해 있는 석상도
불교나 도교에 가까워...

종교적인 정합성을 찾는만큼
부질 없는 짓일지도...

그보다도 생각해야 할 것은
상 자체죠

석상, 소상(塑像)을 만드는
기술이 섬에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누가 만든 것인가?

애초에 그 사람이
이곳에 살기는 하는 것인가?

 

이런 섬에...

사람이 살 수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괴물이든
벌레든...

인간에게는
너무나도 위험해요

생태도, 습성도
의문점이 많은데다

베어본 감각으로는―

 

근육이나
골격은 있습니다만

내장이나...

그...

 

생식기?

네...

그것이
보이지 않더군요

 

꼬추 없구나~

 

외견도
어딘지 이상합니다

인체구조 위에

다른 생물이
그대로 얹혀 있다든지...

 

뭐라고 하면
좋을까...

무슨 말씀인지
알 것 같습니다!

괴물이 두르고 있는 것들도
난잡하다고 할지...

종교적이기는 하지만
세부적인 부분은 조잡하고...

굳이 표현하자면―

 

불량품 신령님...

섬이든 괴물이든
죄다 그런 느낌이고

무시무시하긴 하지만
뭔가 얼빠져 있습니다

 

자연물이라기에는
너무나도 비현실적...

신비의 현현 치고는
너무나도 인공적...

 

마치 취향이 고약한 만다라 속에
내동댕이쳐진 기분이야...

 

정체를 알 수 없는데다
해명할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는...

 

내장도 없이
살아가는 생물 자체가...

불로불사의 단서로군...!

선약이 섬에 있다는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있다면
찾아낼 수 있고

찾아낸다면 무죄가 되어
돌아갈 수 있어...!

 

우리가 이미
어디선가 죽었고

여기가 진짜 저세상이
아니라면 말야♪

 

그것만큼은 아니길
빌고 싶네요...

 

가비마루 씨의
말씀대로

우선은 괴물의 생태를
조사해보는 게 좋을 듯 합니다

괴물이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건지...

위험은
동반되겠지만

선약에 대한 단서는
목하, 그것뿐이니까요

 

해질녘...

아직 섬에 당도한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어

 

겐지 공...

 

사기리

임자는 배를 타고
본토로 돌아가도록

 

무슨 말씀을...!

사명은 소생이
대신 맡도록 하지

담당할 죄인도
죽었으니 말이야

임자는 사무라이이기 전에
야마다 가문의 규수다

여자에게는 차기 당주와
결혼한다는 책무가 있지 않은가

 

소생을 대신해 돌아간다면
명을 거스르는 것도 아닐 테니

 

지금의 임자로선
죽는다!

 

돌아가게나
사기리

 

이것은
저의 직무...

완수하는 것이
무사의 사명입니다

 

갸륵한 마음가짐이나...

현실을 보도록

지금의 임자에게
가비마루를 벨 힘이 있긴 한가?

 

게다가 그 검...

어디서 주운 건지...

아무거나 잡히는 대로
챙겨둔 것 아닌가

 

검이란
무사의 정신

임자는 이미...

야마다 가문의 정신을
잃은 것이다!

 

뭐, 전장에서야
사뭇 당연한 일이다만...

전쟁터에서는
칼이란 쓰다 버리고

그 자리에서
조달하는 법이니 말이야

 

물론 임자의 검기는
훌륭하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어용 시참인의 것―

처형의 기술!

한 편,
이 섬(여기)에서 요구되는 것은

전장에서의 기술

빼어난 검기와 빼어난 전력이
반드시 일치하진 않는다

이 섬에서 임자는
명백히 역부족―

여자의 한계일세

 

애초에 그리 간단히
돌아갈 수나 있을까요?

 

센타...

파견된 사무라이들의 태반이
귀환하지 못했던 섬이야...

 

배를 쓴다 해도...

쉽사리
탈출할 수는 있을지...

 

아무튼
섬에서 떨어져야 해!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안 보인다 할지라도!

시참(타메시) 일도류 10위
야마다 아사에몬 텐자

무사도란 전진하는 것이라
보았도다!!

 

하아...

사무라이란 건 왜 저렇게
다들 바보 같은 건지...

뭣이라!?

 

해류나
똑바로 읽어

힘에 맡기기만 해선
몸도 홀딱 젖고

체력만 빼앗길 뿐이야

 

사무라이는
'있지도 않은 것'에 사로잡혀

똑똑한 행동이란 걸
모르더라

오호라!

공부가 됨다!!

산의 민족...

산카(サンカ)의 지혜란 검까?

할아버지의 가르침이야

무슨 일이든
낭비를 덜어내랬지

 

애초에 이대로
섬을 떠나 돌아간다 쳐도

선약이 없으면
어차피 사형 아냐?

그런 건~

제가 윗분들을
설득할 거니 괜찮슴다~

 

저를 믿어보십쇼~

반드시 너를
되돌려보내드립죠!

누루가이 군!

 

참가했던 죄인들 중에서
누구보다도!

네가 가장
살아야 할 인간이니까!

 

오오!
저거 좀 보십쇼!

분명
막부의 배일 검다!

크잖아~

 

이제
돌아갈 수 있겠슴다!

 

막부의...

아..아니, 달라...

설마...

지금껏...

섬을 탈출하려 했던
배들임까...?

 

fan sub by kairan

 

바보야!
칼 뽑지 마!

아혜?

 

대개의 동물은 빛나는 거랑
적의에 민감하다고!

저기서 바로
배를 돌렸다면...!

어쩔 수 없잖슴까!

어려운 건
잘 모른다고요!

 

쓸만한 배를 찾읍시다...!

 

달아나라, 누루가이!

네가 죽으면
산의 민족(산카)의 피가 끊겨버린다!

 

우리는
없는 걸 믿진 않아

하지만...
뭘 어째도 생각하고 말아

이건 천벌인가...!?

 

이봐

길을 헤매고 있는 거라면
기슭까지 안내해줄게

 

너, '에미시'냐?

그렇다면
마을에서 좀 쉬게 해다오

 

에미시가 뭔데?

 

"따르지 않는 민족"을
말하지

막부 밑으로
귀순하지 않고

독자적인 문화로
산과 들판에 사는 자들의 총칭―

 

도쿠가와 님의 치세에는
역적이다

 

끌고 가라!

다른 촌락의 위치를 실토하게
만든 후에 처형하겠다

 

이걸로 이 땅의 야인(산카)들은
드디어 씨를 말렸군

 

미안해, 다들...

미안해, 할아버지...

내가 사무라이를
데려와버린 탓에...

나는...!

 

저는 아사에몬

막부에
고용된 몸입니다만...

뭘 어째도 죄도 없는 소년을
처형할 이유를 모르겠어

 

살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살아야 함다!

 

나는...
어쩌면 좋지...?

 

마을의 피를 끊기게
하지 않기 위해 살아야 하나?

마을의 모두에게
속죄하기 위해 죽어야 하나?

 

나는...!

 

키쇼 씨...!

어째서!?

 

점다!
텐자임다!

알아보시겠슴까!?

그만둬...!

이미 글렀어...!

 

포..포위당했다...

 

뭐 하는 검까!?
누루가이 군!

 

이제 됐어...

도망치려면
혼자 도망쳐...

나는 이제...
됐어...

허어!?

뭐라는 검까...!?
모르겠슴다!

계속 생각했어

난 살아야 하나
죽어야 하나

 

겨우 깨달았어...

'이건' 천벌인 거야

할아버지를...

모두를 죽게 만든
나한테 떨어진...!

 

하나도
모르겠는데!?

그게 뭐라고
죽는다는 검까!?

사무라이는
바보라면서요!

똑바로
설명을 해달라고!

 

산의 민족(산카)은 산의...

마을의 모두를 위해
살아가는 게 풍습...

나는 혼자서
살아남아버렸어...

나 때문에
모두가 죽어버렸는데...

 

전혀 모르겠어!

풍습이란 건
또 뭠까!?

어려운 말
하지 좀 말아줘!

 

그...

그러니까...!

 

시..신경쓰지 말랬잖아!

 

제대로
설명을 안 해주면...

납득을 못하면...

난 못 돌아가...!

 

슬슬 한계라고요!
지구력(스태미나) 없으니깐!

 

작작 하고
설명이나 좀 해줘!

할아버지니, 마을이니
하는 게 아니라!

'너 자신이
정말 죽고 싶은지'를!

 

죽고 싶을 리가
없잖아...

 

산으로 돌아갈래...

 

그렇다면 해야 할 일은
하나뿐이잖슴까...

 

뭔 일이 있어도
살아남아!!

 

저기에
쓸만한 배가 있어!

여기를 돌파해서
저기에 타자고요!

 

그래...!

 

강하구만요
누루가이 군...

덕분에 살았슴다...

 

내가 할 소리지

 

일단
달아나긴 했지만

결국
돌아와버렸구만요

그래

아마 이 주변
해류 전부가

섬으로 흘러들어가게
돼 있는 걸 거야

 

밖으로 나가는
해류를 찾아내지 못하면

선약이 있어도
돌아갈 수 없어

게다가
그 괴물...

섬에 있던 거랑은
또 다른 종류겠지

좌초선박의 산더미들도
섬을 둘러싸고 있는 거 같더만요

그 수는 요 수년간의
파견단만이 아닐 거야

 

아무튼...!

피나 씻어내고
생각합시다!

 

'꽃으로 변한' 요리키의
배도 돌아왔잖아

밖으로 나가는 해류도
분명 있을 검다!

그래, 그러게~

 

응?

 

누루가이 군...

어..어째, 그...

몸의 선이 꽤나
여자애 같다고 할지...

어, 그...

같다고 하기보다...

여자 맞는데?

 

아니, 쯰암..!
잠깐, 진짬까!?

그보다, 악...!

뭘 그리
허둥대는 거야?

뜨아...!

저쪽이나 돌아봐요!
여자애라면!!

 

사무라이는 진짜
별 것도 아닌 거에 연연하더라

별 거 아닌 게
아님다~!

 

알겠으니까
저쪽 좀...!

 

네 남자다움에
홀딱 반했다고!

무사히 돌아가면
장가 와주라!

아니, 뭐냐...

뭐랄지 섬에 대한 거든
뭐든 아무튼 머리가 꽉 찼슴다

저, 바보인지라...

 

아..아무튼!

해야 할일을
정리해보겠슴다!

 

우선은

섬의 바깥둘레를 돌며
밖으로 이어지는 해류를 찾는다!

탈출경로의 확보는
대전제니까 말야

 

게다가
괴물 놈들을 돌파하려면

단둘이선
위험함다!

함께 돌아갈
동료도 찾아봅시다!

 

날이 밝으면
배를 타고 귀환해라, 사기리

이 사명은
여자가 짊어질만 한 게 아니다

 

저도...

반절은 겐지 씨의 의견에
찬성입니다

이유야 어쨌든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가는 게 좋을 곳이야

 

하지만
다른 반절은...

여차할 때 가비마루 씨를
제압하기 위해서라도

당신이
남아주셨으면 해요

 

그..렇습니까...?

뭐, 제 직감이지만요

 

해변에서 처음 봤을 때와
지금의 가비마루 씨의 인상은

상당히 달라

아까는 당신을 구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2인조가 아니어선
돌아갈 수 없다...

그런 이유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그의 변화에 당신도
짐작 가는 게 있진 않나요?

 

떨어져 있어

 

그렇다면...

당신이 남아주시는 편이
저희로서도 든든합니다!

당신이 남아주시는 편이
저희로서도 든든합니다만...

 

그..런가요...?

 

그렇게 밤새
감시할 셈이냐?

 

이몸은
자지 않네만

다른 아사에몬과 교대하며
보기로 했으니까요

 

그렇다면...

다른 조들은
밤에 어쩌는데?

보면 볼수록 막부(나랏님들)의 계획은
막돼먹었군 그래

사무라이는 그저
명에 따를 뿐입니다

 

-그럼...!
-저기...

 

먼저 말씀하시죠

 

아니...

몸 상태는 이제...
괜찮은 거냐...?

예!?

그 표정은 뭔데...

아, 아뇨...
하도 의외라...

 

아니...

이몸이 입힌
상처 탓에...

벌레의 독이
빨리 돌았을 거 아냐

그러니까
일단은...

그...

 

시간이 없다느니
그러지 않으셨나요...?

응, 뭐...

생각하는 바가
좀 있어서

 

임자한테는
빚을 진 것도 있으니...

 

덕분에
냉정함을 찾았다

각오를 다졌어...

막무가내로 서둘러봐야
위험해지기만 할 뿐이고

숨은바위 도당이 상륙했을 땐
요격하면 그만이라고 말야

 

아내와 함께 살아가기로
결심했거든

이 사명보다도
오래도록 이어질 인생을...

그렇다면 인생(그것)을 방해하는
존재한테서는 도망치지 않아

정면에서
받아치겠어

 

강하시군요...

 

임자도 강하잖나

'이몸 이상'으로

 

그..그렇지는...!?

충분히 그래

'그런 것'을 간파하는 것만은
틀림없다고, 이몸은

 

심기체라는 놈일는지...

마음씨가
영향을 기치는 건지

적어도 옥중에서의
임자는 강했다

 

인상이 아냐...

보다 구체적인
강인함...

그 감각은
대체 뭐였을까아...

 

의외라는 듯한
표정이로군

예, 뭐...

 

마을에서도
자주 들었지

스스로 갖은 수라장을 헤쳐보지 않곤
자신이 얼마나 강한지는 알 수 없다, 고

 

자신에 대해서는 뜻밖에
스스로는 알지 못하는 법이로군

직접 행동을
해보기 전까지는...

다들
마찬가지인가

 

결국 아무 것도
나타나지 않았군

괴물도 밤에는
활동하지 않는 것인가?

 

사기리,
돌아갈 채비는 끝났나?

소생의 배까지
안내해주지

배려 감사합니다

 

하지만
돌아가진 않습니다

 

사명의 규칙이라면
신경쓰지 마라

아뇨...
이것은 이미...

제 삶의 방식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더더욱 시답잖군!

임자는 여자다

무사히 돌아가

야마다의 후사를 낳는다는
삶도 있지 않나

 

줄곧...
그런 말을 들어왔습니다

 

칼을 휘두르는
여자에게 쏟아지는...

기이함와
조소가 담긴 시선...

여자 주제에
무얼 하고 있느냐며...

무엇보다도...

아버지께서
이따금씩 보이시는...

낙담의 눈초리...

 

여자여서는 야마다 가문의
검을 잇게 할 순 없다

 

무리할 필요는 없어!

여자로서
살아가려무나

 

목 베는 망나니의
딸로서 살아가면

바깥 인간들이
업신여기고...

야마다 가문의
무사로서 살아가면

친족이
탐탁지 않게 여겨...!

 

여기서 돌아갔다간
분명...

평생을
따라붙게 되겠죠...

이해할 수가 없군

여자에게는 여자로서의
역할이 있단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저로서는!

'그런 눈'을 도저히
견딜 수가 없단 말입니다!

 

뭐라고...?

 

부디 저를...

한 명의 사무라이로서
지켜봐주십시오...

네 이놈!!

 

부디!

사형께 대드는
무례와!

제가 살아가는 방식을
용서해주십시오!

 

제가 약하고...

미숙하단 것은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생(그것)을 방해하는
존재한테서는 도망치지 않아

 

그저...!

자신의 삶 정도는
스스로 정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분명
남자든, 여자든...

혹은
입장조차 상관 없이

너나할 것 없이
품고 있는...

사람으로서
당연한 감정이 아닐지요

 

아무쪼록
이해해주십시오...

 

차마 못 들어주겠군

그것은
사무라이의 삶이 아니다!

 

이 섬은
전장과도 같은 곳!

여자와 어린 것들은
있을 곳이 아니다!!

 

어느새!?

전장에서는...

칼은 그 자리에서
조달하는 법―

 

전날 밤
겐지 공께 그리 배웠지요

네놈!!

칼이란
무사의 정신!

그것을
빼앗는다 함은!!

 

게..겐지 공...

 

살며시 포개어보았지

하지만 비어져 나왔거든

끄트머리 부분만

찢어냈지

하지만 당신은 그대로도 괜찮다며

어질러진 조각들을

다시 한 번 이어내곤

고쳐주었지

마음은 종이 한 장과도 같아

그 마음을 계속 느끼고파

 

언제 어느때든

밝아오는 내일을 기다리며

덧없는 꿈을 애타게 그리곤

당신은 누군가를

오늘도 마음 속에 떠올리며

가슴 속에 품은 소망

하염없이 뒤좇겠지요

언젠가 그 목소리가

닿을 수 있기를

몇 번을 상처입는다 해도

간절히 지켜왔던 사랑이

언젠가 당신을

포근히 감싸안기를

 

fan sub by kai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