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쿠마베어 펀치 03

이곳에서 마을의 특산품인
누에가 뽑아내는 실을 가공하고 있습니다

밀가루 대신 이 실과 천을
왕도로 가지고 돌아가면

실습은 종료예요

 

그렇구나

 

이 천, 예쁘지 않아요?

유나 씨한테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아뇨, 이쪽이 더 유나 씨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아니, 나한테 이런 건 좀…

그리고 이것도 어때?

여자애들, 친해졌네

 

티모르도 알고 있잖아?

얼마 전에 마물 무리한테
왕도가 노려졌던 사건

어?
아, 응

아버지가 슬쩍 가르쳐 주셨어

굉장한 실력의 모험자가
마물을 쓰러뜨려 줘서

왕도를 지켜주셨다고

그 얘기를 듣고서 굉장한 모험자도
있다면서 감동했었어

그래서 여러모로 얘기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온 건 저런 우스꽝스러운
차림의 도락 모험자야

화가 나지 않아?

마릭스

아버지!

가란, 갑자기 무슨 일이냐
손님들 앞이다

 

마물이야!
마물이 나타났어!

뭐라고?

어, 어떤 마물이지?
어디에 나타난 거지?

 

얘기를 들려주세요

 

저희가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도 몰라요

 

만난 것으로부터 시작됐어

세상이 물들어가

자, 지금

 

곰 곰 곰 베어
펀치!
sub by 별명따위

 

외톨이였던 그날을

외롭지 않다면서 거짓말을 쳤었어

무언가를 얻는다는 기쁨보다도

잃는 게 더 무서워

계속, 계속

홀로 틀어박혀 있기만 했지만

살며시, 살며시

마음의 문을 열어주었어

너와 만나 모든 것이 시작돼

세상이 반짝여 보이고 있어

좀 더 미래를 보고 싶어

언젠가 떠올리게 될 날까지

함께 그려보자

지금이라는 기억을

 

sub by 별명따위

누에 둥지 근처에
고블린들이 나타났어!

나는 어떻게든 도망쳐 나왔지만

아직 몇 명 오두막에
남아 있어!

누에 둥지?

네, 저쪽 산 중턱에 있습니다

아아, 둥지를 부숴버리면
마을의 특산품이…!

아니, 그것보다도 어서
구하러 가야 할 텐데

하지만, 아버지!
고블린이 10마리 이상 있었어!

- 뭐라고!?
- 우리만으로는…

 

지금부터 모험자를
부르려 해도 시간이…

저희가 구하러 가겠습니다!

- 마릭스!

사람이 마물한테
습격을 받고 있는데

거기에 목숨까지 걸려 있어

구하러 가는 건 당연하지

왕국의 학생

아니, 기사로서!

아직 기사도 아니잖아?

너희도 마릭스한테
뭐라고 좀 해 줘!

 

저는 상관없어요

고블린이라면 어제도
싸웠던 마물이니까요

구할 수 있는 생명이 있다면
그냥 둘 순 없죠

 

조건이 있어

 

먼저 무리는 하지 말 것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발길을 되돌릴 것

그리고 또 하나

 

유나 씨의 곰들의
힘을 빌리겠습니다

마물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면
위험도 적어지겠죠

그건…

시아 씨 말대로랍니다

 

나도 찬성

최소한 기습을 당할 일은
없어질 테니까

 

알겠어

 

분명 "그 곰"은 도움이 되니까

그러네

그럼 길 안내를 부탁드립니다

정말 고마워!

 

오른쪽에서 와
마물이 두 마리

 

오오, 역시 왕도의 학생!

 

아뇨, 이 정도는 당연하죠…

그보다도 갈 길을 서두르죠!

오두막은 조금만 더 가면 있어!

 

그럼 여기에서 잠시
숨을 가다듬도록 해요

어째서!

 

바로 저기에 도움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고!

무리는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었지?

모두 이런 상태인데
서두르는 건 위험해

그, 그렇겠군…
미안하다

 

알겠어

 

착하지, 착하지~

응? 왜?

유나 씨는 지치지 않으셨어요?

뭐, 모험자라서

단련하고 있으니까

 

그럴 수가…

 

카틀레아, 티모르를 원호해 줘!

나는 괜찮아!

 

알겠어!

시아, 카틀레아
바로 쓰러뜨리자!

- 오케이
- 알겠답니다

 

《파이어 볼》!

 

해치웠다!

 

아가씨, 위험해!

아뿔싸―

 

자, 자~
추가로 5마리 더 온다~

 

어라?

방금 저 녀석, 저 곰보다도
먼저 말하지 않았어?

 

군, 게르드

여기 왕도에서 와 주신
학생들이 구해줬어!

- 살았어!
- 고마워!

감사합니다

 

곤란해하는 사람들을
지켜낼 수가 있었어

나는 해낸 거야!

 

그런데 왜 이렇게 갑자기
고블린이 나타난 걸까

거기다 이 녀석들

오두막을 부순다기보다 안으로
들어오려 하는 느낌이었어

 

모두 도망치자

뭐?
너는 뭐라고 하는 거야…

안 돼, 이미 늦었어
모두 오두막에서 떨어져!

 

어째서…

거짓말이지?

 

저건…

블랙 타이거

 

그렇구나

저 고블린들은 저 녀석한테서
도망치려고…

 

지금 우리를 봤어

「다음은 너희들이다」라고…

 

이길 수가 없어
여기에서 죽는 거야…

 

내가 고블린을 쓰러뜨리자고 해서!

 

내, 내가 미끼가 될게
그동안 도망쳐 줘!

- 마릭스!

책임은 질게
나 때문이니까

 

다 같이 정한 일이잖아?
마릭스 때문이 아냐

 

가란 씨네를 데리고 도망쳐

내가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고 있는 동안에

 

티모르

 

둘이라면 그만큼
더 시간을 벌 수 있어

어느 쪽이 먼저 공격을
당하든 원망하기 없기다

 

멋진 소리를 하고 있지만
손이 떨리고 있다

 

마릭스도

 

우리가 공격을 하면 달려!

마릭스, 티모르

 

- 티모르, 간다
- 응

 

뭐야?

너!

 

꿈쩍도 안 해…!

소용없어

이미 100마리 이상이나 되는 울프한테
포위되어 있으니까

 

섣불리 도망치기라도 했다간

오히려 마을에 불러들이는
꼴이 되어버리고 말 거야

어느새에…

 

여기서부터는 모험자가
처리할 일이야

기… 기다려!
네가 이길 수 있을 리가―

쿠마유루, 쿠마큐

울프를 견제하면서
모두를 지켜줘

 

곰들이?

커졌어!

시아, 모두를 부탁할게

네, 알겠습니다

 

시아, 왜 막지 않는 거야!

여기는 유나 씨한테 맡기자

그럴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내 책임인데…

 

거기에서 비켜!
네 주인이 죽을지도 모른다고!

 

도망쳐!

 

뭐야, 이거…

저 녀석은 돈으로
실적을 산…

도락으로 모험자를 하고 있는

그저 이상한 곰 아니었어…?

아냐

 

유나 씨는 자신의 힘으로
실적을 쌓아올린 진짜배기 모험자

모두 어머니한테 들었잖아?

혼자서 오크나 타이거 울프,

무수한 마물 토벌을 해냈다고

 

분명 듣긴 했지만요…

저런 차림을 하고 있는데
그 소리를 믿으라고 해도…

 

시아는 저 녀석이
강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

그럼 왜 가르쳐 주지 않은 거야?

생긴 걸로 바보 취급 당하는 유나 씨와

마릭스네와의 사이를
중재하는 것이 내 시험이었으니까

거기다 얘기해 봤자
믿지 않았을 거잖아?

 

아!

 

- 유나 씨!

그만둬!

《파이어 볼》

 

유나 씨!

괜찮으세요?

뭐, 아무래도 물렸을 땐
조금 식은땀이 나긴 했지만

 

자, 그럼 또 일을 처리하러 가보실까

어이!
어딜 가는 거야?

보스는 쓰러뜨렸지만 아직
부하들이 남아 있으니까

잠깐 정리하고 올게

 

울프라면 우리도…

 

걸림돌이야

 

바보 취급했던 나나

아무런 상관도 없는
마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저 곰…
아니

유나 씨는 혼자서 싸웠다

 

강하고 고결해

마치 기사 같아!

나도 저렇게…!

 

실수했다~

『곰 씨, 놀래키다』
멋진 표정으로
"걸림돌이야"

『곰 씨, 놀래키다』
전에도 그런 소리를
했던 적이 있었지

『곰 씨, 놀래키다』
나, 혹시 이 대사가
마음에 든 거야?

『곰 씨, 놀래키다』
 
 

 

호위 의뢰도 곧 끝인가~

이대로 아무 일 없이
끝날 것 같네~

그건 그렇고 이렇게나 큰 고치를
만드는 누에는…

좋아, 그만하는 건 그만두자

 

누에 둥지 근처에
고블린들이 나타났어!

저희가 구하러 가겠습니다!

 

매우 빠른 플래그 회수…

아무 일도 없이
끝날 리가 없었지

 

유나 씨는 지치지 않으셨어요?

뭐, 모험자라서

단련하고 있으니까

네, 거짓말이고요~

단련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는
평범한 은톨이입니다!

전부 곰 장비 덕분입니다!

 

역시 게임에서 봤던
블랙 타이거하고 박력이 다르네

초보자한테는 버거울 테니까
여기에선 내가 해치울 수밖에…

응?

내, 내가 미끼가 될게
그동안 도망쳐 줘!

- 마릭스!

설마 마릭스가
이런 말을 할 줄이야

조금 놀랐어

 

티모르

둘이라면 그만큼
더 시간을 벌 수 있어

어느 쪽이 먼저 공격을
당하든 원망하기 없기다

 

멋진 소리를 하고 있지만
손이 떨리고 있다

 

마릭스도

 

알고 있어
내가 나설 차례야

하지만…

 

저 남자의 우정을 확인하는
진지한 장면에

곰 옷을 입고 비집고 들어가기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해!

 

이 털가죽
집에 깔아두고 싶은데

하지만 《화염의 곰》을 날리면
불타버릴 테고

《곰 커터》로는
흠집이 생길 테고

역시 물 마법으로
질식사를 시키는 게 나으려나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니, 아프지 않네

그보다…

으악, 침!

《파이어 볼》

 

다음에는 멋진 대사는
겹치지 않게 해야지

 

이걸로 전부 해결 완료~

사, 살았어
고마워

 

응?

그렇네요
유나 씨, 감사합니다

네, 덕분에 살았어요

고마워요, 유나 씨

고마워!

아가씨 덕분에 이 녀석들도,
마을도 살 수 있었어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이 아이들을 지키는 게
내 일이니까

 

이런 곰한테 도움을 받아서
복잡한 심경이겠지

이해해~

그런데 미안하다만

누에 둥지를 확인하고 싶은데

그… 같이 와 줄 순 없을까?

나야 상관없는데… 일단 학생들을
호위하러 온 입장이란 말이지

저는 유나 씨가 괜찮다면
상관없어요

저도 상관없어요

나도 괜찮아

 

누에 둥지라~

응? 무언가 중요한 걸
잊고 있는 것 같은데

 

누에를 보자마자 보인
유나 씨의 얼굴!

 

시아 씨, 웃으면 실례되잖아요

 

다행이다!
모두 무사해!

 

말랑말랑~
말랑말랑~

왠지 귀엽네요

 

설마 누에가 마물이고!

거기다 그렇게나 클 줄은
생각도 못 했다구!

 

정말이지, 이래서 이세계는…

그런 유나 씨가
그렇게나 강하셨다니

지금도 믿기지 않아요

약하다고 한 적은 없어

 

지금 잠깐 시간 돼?

마릭스?
괜찮은데

 

무슨 일이에요?

 

응?

아, 그… 뭐냐

 

사과하러 왔어
유나 씨한테…

유나… 씨?

우리는 유나 씨를 모험자라고
믿지 않았어

이상한 차림이나 하고 다니는
여자라면서 바보 취급했어

위험한 행동을 하게 될 경우

동행하게 되는 모험자에게
지시를 요청하게 되어 있었는데…

- 죄송합니다!

그런 거라면 저도 그렇겠네요

정말 죄송해요

잠깐… 카틀레아까지…

 

그런 저희를 구해주셔서

 

- 감사합니다!

 

그건 이제 됐다니까

그게 내 일이었으니까

 

다음부터는 사람을
겉만 보고 판단하지 말 것!

그 교훈을 얻었으면 된 거지

- 하지만 유나 씨의 겉모습은~
- 응

그러게요

곰이니까

 

그렇단 말이지~

이야, 정말로 강했지!

정말 대단하셨어요

 

마차를 돌려주고 왔어

그럼 선생님께
보고드리러 가요

마음이 좀 무겁긴 하지만

 

마릭스잖아

 

너희, 지금 돌아온 거냐?

방금 전에

그러는 지그르드도
방금 돌아온…

그러는 지그르드도
방금 돌아온 것 같진 않네

신세를 진 모험자분들을
배웅해 드리고 있지

이쪽은 우리를 호위해주신…

어라?
곰 아가씨인가!

정말이다
유나쨩이야!

어, 저기…

누구지?

미안!
나는 제이드

크리모니아에서 일을 했을 때

몇 번인가 아가씨를 본 적이
있어서 나도 모르게 말을 걸었네

나는 메르
갑자기 말을 걸어서 미안해

저기… 제이드 씨하고 메르 씨도
학생을 호위하신 거예요?

응, 편한 일이었지?

에?

우수한 학생들이라
위험한 일은 하지 않고

지시도 꼬박꼬박
잘 들었으니까!

 

저기, 그 이상한 차림을 한
여자애가 정말 모험자예요?

응, 크리모니아에선 유명해

그렇구나

확실히 이런 이상한 차림을
하고 있으면…

유나 씨는 우리를
호위해주신 모험자다

이 사람을 모욕하는 건
내가 용서 안 해

그렇네

유나 씨를 바보 취급한다면
그 싸움은 우리가 받아줄게

물론 저도 그렇답니다

뭣하면 포슈로제 가문에서
그 싸움을 다 받아줄 수도 있어

 

아, 알겠으니까
그렇게 화내진 말아줘…

잠깐, 모두?

나는 딱히 화나진 않았어

 

- 지금 돌아왔습니다!

 

어머나

 

그럼 바로 실습
보고를 듣도록 하지

그럼 유나

우리는 다른 곳에서 얘기하자

유나 씨가 함께여서
정말 즐거웠어요

쿠마유루하고 쿠마큐한테
안부 잘 전해주세요

저, 어떻게든 유나 씨처럼
남들을 지킬 수 있는 기사가 될게요!

이번 일로 중요한 걸
배운 것 같아요!

- 감사합니다!

어떻게 된 거지?

 

다들 며칠 전과는
다른 사람들인걸

 

뭐, 골치야 아팠지만
나도 즐거웠어

 

블랙 타이거가 나타났단 말이지

유나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니까 소름이 끼치는걸

정말로 고마워

 

그래서 마릭스네의
행동은 감점 대상이야?

자기들의 입장만을
생각했다면 감점이었겠지만

안이하게 못 본 체하겠다는
선택지를 고르지 않은 건 좋다고 생각해

 

장래에 그 아이들도 언젠가
목숨을 선택하게 될 날이 오겠지

그러니까 좋은 공부가
되었을 거라고 생각해

사람을 키워낸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네

그래서?

유나가 보기에
모두 어땠어?

그렇네

 

마릭스는 행동력은 있지만

바로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밖에 보이지 않는 것 같아

뭐, 그건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겠네

티모르는 마음이 약해 보이지만
여차할 때에는 담력이 있었어

카틀레아는 주변 상황을
잘 파악하는 아이인 것 같아

그럼 시아는?

시아는…

 

엘레로라 씨가 더 잘 알고 있잖아?

 

유나, 이 일 또 해보지 않을래?

의외로 맞―

싫어요

어머나, 아쉬워라

 

유나 씨~

응?

시아, 그리고…
이런 곳에서 뭐 하고 있어?

 

물론 유나 씨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같이 식사하러 가요

뭐?

여러모로 가르쳐 준 것에
답례를 하고 싶어서

학생이라서 그렇게까지
돈이 있는 건 아니지만

싸고 맛있는 가게를
알고 있어

아니, 그치만…

모험이 끝나면 파티를 열고서
뒷풀이를 하는 건 당연한 거예요!

자, 가요!

 

아니, 잠깐 기다려 보라니까!

 

뭐, 그건 그렇고

역시 우리 집이 제일 좋네~

 

아빠하고 같은 소리를 하네

그래도 유나 언니가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야

뭐, 내가 강한 건 알고 있잖아?

응, 하지만 블랙 타이거하고
싸웠다니까 걱정하지

고미워

 

피나한테는 미안하지만
걱정받는 건 좀 기쁘네

 

그렇지, 유나 언니가 돌아오면
같이 먹으려고 푸딩을 만들었는데

먹을래?

 

물론이지!

 

차회
『곰 씨, 소녀를 인도하다』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