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블랙스톤입니다

 

오늘 밤도 거리로 나서네

 

갈 곳 없이 헤매는 매일 밤처럼

 

오늘 밤도 거리엔 아무도 없네

 

아무도 날 기다리지 않네

 

하늘로 퍼져가는 담배연기를

 

바라보듯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바라보듯

 

나의 아픈 현실을 생각하네

 

오직 당신만이
나를 구할 수 있어

 

홀로 서있는 이 몸

 

아!

 

오늘 공연도 우리 팀 승리인 걸

 

다들 우리를 보러 온 거였잖아

 

역시 라이브가 최고야

 

완전히 절정에 올랐다니까!

 

남자랑 할 때보다 좋냐?

 

남자에 따라 좀 달라

 

이젠 블랙스톤 도쿄 진출!

 

프로무대를 향해 새 출발!

 

역시 대학생은 흥이 없다니까

 

넌 여관을 물려받을 테니

 

취직 걱정 없이 놀 생각만 하라구

 

프로가 되는 것도

 

쉽진 않겠지만...

 

우린 해낼 수 있을 것 같아

 

렌, 너도 동감이지?

 

뭐야! 벌써 취한 거야?

 

일단 우리 건배나 하자

 

아직 건배 안 했나?

 

미안해

 

그러면

 

오늘 라이브의 성공을 축하하며!

 

건배!

 

건배!

 

어이

 

노부, 똑바로 걸어

 

MY Medicine...

 

읏~ 아파

 

위험해

 

잘 할 거야

 

알았다구

 

블랙스톤! 만세!

 

저놈 안 되겠어
두고 갈까?

 

얼어 죽을 걸

 

내가 택시로 보내고 갈게

 

야스는 돈도 많나 봐
미래의 변호사는 달라!

 

오늘 수고했어

 

어잇

 

렌, 잠깐만!

 

그 일, 노부에겐
내가 얘기할 테니

 

나나에겐 네가 제대로 말해

 

응?

 

무슨 얘기야?

 

응?

 

으~ 추워

 

감기 걸리겠어!

 

내 멋진 목소리가
쉬면 어떡하지?

 

손난로 같은 거 없니?

 

선물 좀 뒤져봐

 

멋진 걸

 

멋지네

 

있잖아, 나나

 

우리의 첫 만남 기억하니?

 

                 2
                 년
                 후
 
 
 
 
 

 

난 운명 같은 거
잘 믿는 성격이거든

 

이건 운명이라고 생각해

 

웃어도 좋아

 

나 나
 
 

 

저기요

 

저기, 죄송한데요

 

아퍼~!

 

괜찮아?

 

괜찮아요

 

미안해요

 

내가 미안한 걸
아프지 않아?

 

아무렇지도 않아요

 

그래

 

저기...

 

여기요... 자리 비었어요?

 

앉아

 

승객 여러분!

 

폭설로 열차가
잠시 정차했습니다

 

죄송하지만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급한데 정말

 

언제 도쿄에 도착한단 거야?

 

괜찮니?

 

네!? 일단 문자를

 

우와

 

요즘 여고생들은 진짜 빠르네

 

난 20살인데요

 

뭐?

 

미안, 동갑이네

 

동갑?

 

말도 안 돼!?
뻥 아냐?!

 

뭐야?

 

전화 왔당

 

나나입니다!

 

쇼지야?

 

그러게 말야

 

이러다 한밤중에 도착하겠어

 

괜찮아?

 

시간 알면 연락할게

 

알았어, 안뇽~

 

남자친구가 도쿄 사람야?

 

깨가 쏟아지네

 

으응

 

아...

 

혹시 남자 쫓아 상경한 거야?

 

아냐!

 

그게... 쪼끔은 그래

 

뭔 말이야?

 

원래는 고향에서 같은 학교였어

 

근데 미술대학에 가려고

 

1년 반 전에 상경한 거야

 

왜 그때 같이 안 갔어?

 

쇼지가...

 

반대하더라구

 

왜?

 

목표도 돈도 없는 내가

 

무작정 오는 건
옳지 않다고 했어

 

그건 그러네

 

울며 겨자 먹기로 고향에 남아
돈을 벌었어

 

쇼지가 합격하면
가기로 약속했지

 

그래서 도쿄에 가면

 

안 쫓겨나도록
열심히 살아야 해

 

첨 본 사람한테 별 말을 다 했네

 

미안해

 

괜찮아
더 이야기 해

 

도착하려면 한참 걸리겠어

 

그럼 들어줄래?

 

실은 무지하게 수다 떨고 싶어

 

도시락이나 음료 있습니다

 

맥주 안 마실래?

 

그러자

 

저기요

 

맥주 주세요

 

쇼지의 합격을
위하여, 건배!

 

나랑 뭔 상관야

 

그럼

 

동갑 여자애가 같은 기차로
같은 시간에 함께 상경한다

 

이 우연을 위해 건배할까?

 

넘 멋져!

 

한 가지 더 있어

 

내 이름도 나나야
나나!

 

- 건배!
- 건배

 

있잖아, 나나

 

우리의 첫 만남 기억하니?

 

난 내 이야기만 늘어놓고

 

나나에 대해선
묻지도 않았지

 

하지만 물어봤어도

 

넌 얼버무렸을 거야

 

나나!

 

쇼지!

 

흐

 

왜 울고 그래

 

그냥 막

 

5시간 동안 힘들었구나

 

근데 옆자리에 앉은 애랑

 

어딨지?

 

어딜 보는 거니?

 

쥰! 교스케!

 

고생했어

 

하나도 안 변했네

 

학창시절로 돌아온 것 같아

 

보고 싶었어

 

잘 잤니?
아르바이트 다녀올게!

 

6시쯤 올 거야

 

외출할 때 열쇠는
우편함에 넣어둬 - 쇼지 -

 

자기야?

 

나 왔어

 

기다렸어!

 

부동산 갔니?

 

좋은 방 있었어?

 

부동산?

 

계속 여기 살 건 아니잖아?

 

그치만... 오늘은

 

시간이 없었어

 

왜?

 

아참, 일자리 알아봤구나

 

괜찮은 데 있었어?

 

설마 계속 잔 거야?

 

아냐!

 

청소하고 빨래도 하고

 

무지 바쁜 하루였다구!

 

그게 뭐야

 

뭐라니

 

그딴 일 하려고

 

온 건 아니잖아

 

직장도 구해서

 

독립해 살겠다고 약속했지?

 

그딴 일이라니?

 

다 너를 위해서 한 일이었어

 

부동산 매물정보

 

방 2칸 707호 7만엔

 

나나!

 

맘에 들었어요

 

뭐?

 

내 맘에 들었다구요

 

방이 7층인데

 

엘리베이터가 없어

 

뭐 어때요, 싸고 좋죠

 

젊어서 좋겠어

 

여기네

 

여기야

 

이런!
딴 곳과 겹쳤군

 

같이 좀 봐도 될까요?

 

좀 기다리쇼

 

이 손님이 거의
맘을 정했으니까

 

어머, 어쩜!

 

이런 우연이?!

 

누구지?

 

어머! 기억 못 하니?

 

농담이야, 기억나지

 

나나잖아

 

서로 아는 사이였어?

 

어쩔 거야?
입주할 거야?

 

어떻게 할까

 

할래요!
나 여기 살래요!

 

잠깐만!

 

내가 먼저 왔잖아
맘대로 정하지 마

 

그치만 아직 결정 못 했다면

 

좋아, 정했어

 

여기로 할래요

 

잠깐만!

 

난 이 집 아니면 안 돼!

 

넌 남자친구 집에 살면 되잖아

 

그렇겐 안 된다잖아

 

오늘 방 못 구하면

 

난 버림 받을 거야

 

둘이 같이 살면 어때?

 

남자친구니?

 

아냐

 

방이 확실히 나뉘어 있으니

 

프라이버시도 지켜질 거야

 

집세도 반으로 줄 거고

 

7만 엔의 반이면 3만 5천엔?

 

같이 살자?
나나!

 

반값이라니 꿈만 같아!

 

그치만 너말야

 

프라이버시 지키는 타입이니?

 

관두는 게 좋을 걸

 

남과 함께 사는 건
귀찮을 뿐야

 

꼭 그렇진 않지
인생 참 삭막한 놈이구만!

 

나나

 

나나!

 

이 컵 예쁘지 않아?

 

딸기 무늬네

 

싫어?!

 

맘에 들면 사

 

관둘래!

 

왜?

 

네 맘에 안 들면
나도 싫어!

 

세트로 쓰고 싶단 말야

 

난 뭐든 괜찮아
어서 사버려

 

근데 싫어하잖아?
딸기

 

딸기는 좋아해

 

그럼 사야지!

 

네 남자친구의 고충을 알겠다

 

무슨 말야?

 

넌 뭐랄까... 강아지 같아

 

강아지?

 

정도 많고 순종적이지만

 

무지 뒤치다꺼리가 필요하달까

 

강아지답게
하치라 불러줄게

 

하치?

 

가자, 하치

 

하치라니
더 예쁜 이름 지어줘

 

CD 살 게 있어
들러도 돼?

 

좋아

 

망설임보다 뜨거운

 

마음이 먼저 움터올라

 

신기하게도 두렵지 않아

 

오늘 트랩네스트
새 앨범이 나왔어

 

나 왕 팬이거든

 

사올게

 

- 어서 오세요
- 이거 주세요

 

이거 봐, 포스터 받았지롱

 

방에 붙이려고?

 

난 팬클럽에도 들었을 정도야

 

베이스 타쿠미의 팬이야

 

그래?

 

드러머 나오키도 멋지지만

 

진짜 매력적인 건
보컬 레이라야

 

목소리도 얼굴도
너무 예쁘단 말야

 

- 야
- 왜?

 

쟨 어때?

 

1번 기타 치는 이상한 놈

 

렌 말이구나

 

렌은 잘 생기고
인기도 최고지만

 

무뚝뚝하고 왠지
무서워서 난 별로야

 

아하하

 

왜 웃는 거야?

 

그냥 별 것 아냐

 

으흐

 

왜 그래?

 

아니래두

 

좋아하지?

 

왜 웃어?

 

나나도 좋아하지?

 

혼자만 놀러나 가서 미안해

 

아르바이트 구한 거

 

쇼지에게 알리려구

 

아침에 올 거지?

 

열쇠 가져가

 

너는 데이트 약속 없니?

 

남자친구는?

 

그런 거 없어

 

집 구할 때 온
그 친구 좋아하지?

 

그렇게 보였다구

 

야스는 그냥 친구야

 

그거였어

 

좋아하지만 솔직히
말 못 하는 느낌

 

알 것 같아
그치만 말야

 

마음을 닫아두면
행복이 도망가버려

 

충고 고맙수

 

별 말씀을!
갔다 올게

 

마음을 닫아두면

 

행복이 도망가버려

 

나한테 열쇠 채워서 어쩌려고?

 

나 더 이상

 

외톨이는 싫어

 

있잖아, 나나

 

나나는 제멋대로인
들고양이처럼

 

자존심도 세고 자유롭지만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안고 있었지

 

철 없는 나로서는

 

그것조차 멋지게

 

보였어

 

그게 얼마나 큰 아픔인지도
모르고 말야

 

감사합니다!

 

내가 할 테니 홀에 가봐

 

그치만

 

오늘 첫 출근?

 

맞아요

 

사치코입니다
잘 부탁 드려요

 

나도 잘 부탁해

 

아...

 

미대 다니니?

 

네

 

타마 미술대학요
유화 전공예요

 

그래?

 

나도 같은 학교야
유화 전공!

 

큰일이다

 

뛰자구

 

막차 놓치고 택시타면

 

오늘 번 돈
다 날리는 거야

 

네!

 

뭐 하는 거야?

 

됐다

 

완성!

 

들어

 

하나, 둘, 셋

 

영차

 

잠깐만

 

하나, 둘, 셋

 

영차!

 

정말 완벽해

 

파는 것보다 훨씬 멋져

 

식탁 없으면 불편하잖니

 

맘에 들어?

 

고마워, 나나
재주꾼인 걸

 

별 거 아냐

 

공사장에서 얻어온 목재로

 

돈 안 들이고 막 만든 거야

 

목수 해도 되겠어

 

그 쪽으로 일 찾아봐

 

목수 일 하다가

 

손가락 다치면 어쩌게?

 

참, 기타를 친댔지

 

예전에 밴드 했댔지?

 

프로 기타리스트가 되려구?

 

난 보컬이야

 

보컬리스트

 

보컬?!

 

넘 멋져!
존경스러워

 

뭐가?

 

멋지잖아

 

그 대사는 내 노래
들은 후에 하렴

 

계세요?
택배 왔어요

 

내 짐인가?

 

나갑니다

 

안녕!

 

요녀석... 뭐 하러 왔어!

 

좋군!

 

기대한 바대로
열렬한 반응이군!

 

야스가 부탁한 거라구

 

네 짐을 갖다 주라고 말야

 

할 일 끝났으니
어서 돌아가

 

왜 이러냐

 

오늘 하룻밤만 재워줘

 

싫어

 

실은 나말야

 

듣기 싫어

 

가출했단 말야

 

듣기 싫다고 했지!

 

왜 이리 못되게 굴어?
친구잖아

 

노부 씨라 했죠?
괜찮아요?

 

그냥 노부라 불러, 나나

 

난 얠 위해서 이러는 거야

 

넌 나와 달리 축복 받았잖니

 

고향집 여관을 물려받으면

 

장래가 보장되잖아

 

난 기타만 칠 수 있으면 행복해

 

너도 알잖아?

 

넌 노래를 해줘야 해

 

야스로구나

 

응, 바꿔줄게

 

야스... 이 자식
좀 어떻게 해!

 

왜 나한테 보낸 거야?

 

너 노부 테이프 들었니?

 

테이프?

 

이시즈카 법률사무소
 
 
 
 
 
 
 
 
 
 
 

 

이시즈카 법률사무소
 
 
 
 
 
 
 
 
 
 
노부가 만든 신곡 테이프

 

훌륭해

 

네가 노래하면 완벽할 것 같아

 

정말 멋진 곡인 걸!

 

정말 네가 만들었어?
왕 감동이야

 

안녕하세요
블랙스톤입니다

 

야스, 듣고 있니?

 

잊지 못할 밤을 만들어줄게

 

그날 밤의 일은

 

정말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

 

가사도 없는 곡에

 

엉터리 영어를 붙여 노랠 했지

 

마치 묘한 주문에 걸린 듯이

 

나는 그 목소리의
포로가 되었어

 

항구 창고

 

렌

 

응?

 

기억나니?

 

우리가 처음 만난 날

 

몇 년 전이더라?

 

크리스마스 공연 때였어

 

2년 3개월 전

 

오늘처럼 눈이 왔어

 

넌 빨간 원피스를 입었었지

 

옷까지 기억 안 해도 돼

 

정말

 

넌 맘에 안 드는 관중이었어

 

사상 최악!

 

뭐야?

 

맨 앞줄에 꼿꼿이 서서

 

날 노려보기만 했지

 

이 기집애 정말
재수 없다 싶었어

 

나중에 노부에게
소개 받았을 때도

 

"나나예요"
한마디 뿐였지

 

할 말이 그렇게 없었어?

 

할머니가 돌아가신

 

직후였거든

 

아르바이트 비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산 거야

 

외톨이가 된 가엾은 날 위해

 

하늘거리는 새빨간
그 원피스였어

 

우습지?

 

그리고

 

난 그 모습에 반해버렸잖아

 

거짓말쟁이!

 

재수 없었다며?

 

드럼과 베이스 모집중

 

프로 무대에 서보지 않겠어요?

 

그렇구나

 

음악으로 먹고 살겠다

 

무지하게 큰 꿈인 걸

 

그지?

 

나나가 고향에서
밴드활동 할 땐

 

광적인 팬도 있고
무지 유명했대

 

나 정말 흥분된다구

 

꿈을 갖는 건 좋긴한데

 

생각대로 척척 진행될까?

 

걱정 마!

 

나, 도쿄 온 후에
아주 운이 좋아

 

네 운이 좋은 거랑
무슨 상관이니?

 

밤에 나나랑

 

노래방 가자

 

나나 노래 들으면
너도 팬이 될 걸

 

미안해

 

나 밤늦게까지 아르바이트 해

 

또 일해야 해?

 

힘들게 왔는데

 

자기가 일만 하니 재미가 없어

 

나와의 시간도

 

좀 생각해 달라구

 

늘 생각해

 

이렇게 밥도 같이 먹고 있고

 

매일 만나잖니?

 

난 좀 더

 

영화도 보고
레스토랑도 가고파

 

생각이 없는 건 너 아냐?

 

내가 잘못된 거야?

 

저기요

 

모집광고를 보고 왔는데요

 

오카자키 신이치

 

에...

 

실력은 아주 뛰어난데

 

중학교 중퇴

 

주소 없음

 

즉 가출청소년이란 말인 거네

 

뭐 어때? 실력 있으면 됐지

 

존경하는 베이스 주자는?

 

트랩네스트의 렌이요

 

나도 트랩네스
무지 좋아해

 

근데 렌은 기타리스트잖아

 

모르시나요?

 

예전 밴드에선
베이스 주자였어요

 

어머, 몰랐네

 

근데 난 타쿠미가 더 좋아

 

친하게 지내자

 

조건이 하나 있어

 

약속 못 하겠으면
지금 나가줘

 

렌을 넘어서야 해, 신

 

블랙스톤은
네가 만든 밴드잖아

 

아아

 

그러게... 걱정돼서
잠이 안 오잖아

 

변호사 사무소는
도쿄에도 있고 말야

 

어디서 하고 싶어?

 

긴자 근처가 좋겠어

 

이번에는 그림 수도 많으니

 

저거 봐

 

저기 좀 봐

 

교수가 요트를 좋아해서

 

요트 이야길 하면

 

점수를 잘 준대

 

- 설마!
- 진짜루!

 

진짜래두!

 

산이 좋다고 쓴 애
떨어졌다고 하던데

 

나나 양

 

네

 

할 얘기가 있어 괜찮아?

 

그럼요

 

마지막 열차가

 

곧 출발합니다

 

늦지 않도록 주의해 주십시오

 

문이 닫힙니다

 

먼저 가!
차 놓치겠어

 

뭐야?

 

뛰어야 차 타는 거 알면서

 

그런 신발을
왜 신고 온 거니?

 

일부러 그랬어

 

됐어

 

괜찮아

 

미안하잖아

 

나 때문에

 

감기 걸려

 

여보세요

 

쇼지~

 

왜 그러니?

 

밖에 있지?
왜 집에 안 와?

 

일 끝났을 시간이잖아

 

막차를 놓쳤어

 

택시 기다리는 중이야

 

어쩜 좋아~

 

나 직장에서 잘렸어

 

잘못 걸린 거야

 

원래 경영이 어려운 가게였대

 

근데 주인이 내가 귀여워서

 

한 달만이라도 쓰려고

 

채용했대

 

말이나 돼?!

 

골치 아프게 됐네

 

만나고 싶어
지금 당장 만날래

 

미안해

 

너무 늦었으니

 

내일 아침에 집으로 갈게

 

하치가 늦는 걸

 

일하러 갔어?

 

그런가 봐

 

어디서 일해?

 

사브리나

 

뭐 하는 데야?

 

응

 

응, 피스타치오

 

이것 좀 까두면 안 될까?

 

사치스런 소리 하긴

 

아...

 

나 왔어

 

어서 와

 

어이

 

기분 안 좋아 보이는데

 

하치!

 

응?

 

라이브 하게 됐어

 

뭐?

 

요코하마 이벤트에
빈 자리가 생겨서

 

우리가 나가게 됐어

 

대단한 걸!

 

멋져!

 

울 강아지 흠뻑 젖었구나

 

다 같이 건배하자구

 

고마워

 

블랙스톤의
도쿄 진출을 축하하며

 

건배!

 

막 상경한 나는

 

어떻게 살아갈지
아주 불안했어

 

하지만 나나와
사는 것에 대해선

 

신기하게도 불안함이 없었어

 

이유는 모르겠지만 말야

 

다들 주목!

 

여기 좀 봐

 

인사해요

 

고마츠 나나예요

 

컴퓨터는 못 해도
의욕은 넘쳐요

 

잘 부탁 드립니다

 

출판사?

 

너 같은 애가 용케 뽑혔구나

 

너, 출판사 일 할 수 있니?

 

문제 없어

 

잡일만 하면 되고
회사도 작아

 

근데 장소가 아오야마라구!

 

세련된 쇼핑거리!?
역시 도쿄야!

 

카드 빚이나 만들지 마

 

걱정 마
나나를 보며 지내다 보니

 

나도 이젠 철이 들었다구

 

나나라니?
같이 사는 애?

 

응

 

역시 인생엔 목표가 필요한 거야

 

알뜰히 저축해서
결혼자금 모을 거야

 

결혼?

 

누구하고? 쇼지랑?

 

쇼지에겐 말하지 마

 

쇼지가 결혼 얘길

 

한 건 아니거든

 

아직 젊으니까

 

혹시나 해서... 혹시

 

쇼지는
에그 샌드위치 좋아하나 봐

 

달걀 맛있잖아

 

어제도 먹지 않았니?

 

이거 말곤 먹을 게 없어

 

음료수 사다 줄게

 

고마워

 

오늘도 카페오레지?

 

정답!

 

잠깐만!
찬 걸로 부탁해!

 

오케이

 

쟤 뭐야?

 

뭐?

 

사랑이 넘치는 걸

 

사치코는 친구야

 

사치코라

 

이름도 막 부르네

 

같은 과에, 일도
같은 데서 하다 보니

 

자주 함께 지내거든

 

그러다 편해진 거야

 

어제 나나를 만났는데

 

응...

 

열심히 일하더라

 

너랑 결혼할 자금을 모은대

 

뭐라구?

 

있잖아, 쇼지

 

네가 나나 성격에 지쳤고

 

다른 위안이 필요하단 건

 

이해해

 

하지만

 

나나 성격 알면서

 

사귄 거잖아

 

괜한 짓 하지 말고
끝까지 잘 지내

 

물론 그럴 거야

 

근데

 

친구로만 지낼 수 있겠어?

 

뭐가?

 

사치코!

 

사실 완전히 네 타입이잖아

 

어쨌건 더 깊어지기 전에

 

사치코와는
확실히 연을 끊어!

 

편집장님

 

노구치 선생님의
원고 왔어요

 

수고 많군

 

오늘 한잔 할까?

 

안 됩니다

 

안 되긴?
한잔 하자구

 

실례할게요

 

- 고마츠!
- 네!

 

너 복사도 제대로 못 하니?

 

다 번졌잖아

 

죄송합니다

 

이런 쓸모 없는 앨
왜 채용한 거야?

 

나나 씨~

 

네에

 

커피 좀 줘잉

 

나두~

 

네...

 

저기 말야

 

응?

 

잠깐 서봐

 

왜 그래?

 

실은 말야

 

하고픈 말이 있어

 

걸으면서 좀 들어줘

 

막차 놓치면 택시비 줄게

 

저기 말야

 

미안해!

 

나 실은

 

정말 미안해!

 

네 잘못은 전혀 없어

 

내가 먼저

 

맘대로 좋아한 거니까

 

난...

 

쇼지와 여자친구를

 

절대 방해하진 않을 거야

 

그러니까

 

친구일 뿐이라도
괜찮으니까...

 

그냥 친구라도 되니까...

 

그만 보자고는 하지 말아줘

 

왔지롱!

 

미안해
연락 없이 와서

 

유니폼 어울리는 걸

 

하치의 동거인
나나예요

 

하치?

 

저기 말야

 

이쪽에 앉아

 

난 창가가 좋아

 

이상하네
쇼지는 어딨지?

 

얌전히 좀 있어

 

일하는 중이잖아

 

암튼 우리 쇼지
멋지지 않니?

 

말할 땐 좀 바보 같지만

 

사치코 씨, 뭐 하는 거야?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피가 나는데

 

손수건…

 

괜찮아요, 빨리 지혈해야죠

 

죄송합니다

 

도망쳐서 해결될 순 없지

 

예쁘고

 

맘씨도 고운 여자친구네

 

무슨 일 있었어?

 

상처주기 전에

 

우리 끝내자

 

뭐 하냐?

 

쇼지랑 얘기도

 

별로 못 했잖아

 

업무시간이니 어쩔 수 없지

 

요즘은 별로 대화도 못 했어

 

일 끝날 때까지
같이 기다려줘

 

앞으로 1시간

 

난 갈게

 

잠깐, 잠깐!

 

매정하게 굴지 마

 

여기 혼자 서 있긴
너무 외로워

 

그럼 안에 들어가자

 

안 돼!
안 돼, 안 돼!

 

왜?

 

기다리지 말랬는데

 

계속 기다리는 건 역효과라구

 

그러니까 집에 가자구

 

집에 간 척 했다가
짠! 나타나면

 

남자 마음을 확
잡을 수 있단 말야

 

별 짓을 다 하네

 

그렇게 계산하는 여자
질색이야

 

뭐가?

 

연애하는 여자의
마음을 모르는구나

 

순수하게 좋아서 기다린다면

 

같이 있겠지만

 

그건 물론 기본 전제지

 

그럼 괜한 말들 하지 말고

 

조용히 꼬리 내리고 기다려

 

괜찮아
네가 춥잖아

 

난 추운 데서 자라서 괜찮아

 

그렇구나

 

걸쳐

 

저기... 나

 

여자친구랑 헤어질게

 

뭐 하는 짓이야?

 

말 좀 해봐

 

설명해 보라구!

 

그만해요

 

넌 비켜

 

때리지 말아요

 

넌 상관 없어

 

상관 없는 건 그 쪽이죠!

 

내가 먼저 좋아한 거예요

 

애인 있단 거 알고도
어쩔 수 없었어요

 

때리려면 날 때려요

 

배짱 좋군
때려주지

 

하치!

 

넌 뭐 하고 있는 거야?!

 

네가 싸워야지!

 

네 남자친구잖아!
이대로 뺏길 거야?!

 

필요 없어

 

이젠 꼴도 보기 싫어

 

좀 더 넓은 데서 하고 싶어

 

욕조가 좀 좁긴 하지

 

라이브 공연 말야

 

팬도 많아졌는데

 

넓은 곳 없을까?

 

알아보든지 해

 

남의 일처럼 말하네

 

야스가 아까
한 얘기 뭐야?

 

말투가 심각하던데

 

참! 약 먹어야지

 

아직도 약 하니?

 

피임약이야!

 

네가 피임을 안 해서 그래

 

애라도 생기면 어쩔 거야?

 

낳아서 기르면 되지

 

난 학교 안 다니고
일만 했기 때문에

 

돈은 꽤 많아

 

애 한두 명은 문제 없어

 

넌 괜찮겠지만
난 안 돼

 

난 육아보다
음악을 하고 싶어

 

나나

 

왜?

 

넌...

 

네가 원하는 대로 살아

 

뭐?

 

난 도쿄에 갈 거야

 

이번 일은 쇼지가
나빴긴 해

 

하지만 너도

 

넌 누구 편야?

 

쇼지는 날 배신했어

 

계속 날 속여온 거라구

 

계속은 아녔어

 

난 노력했다구

 

취직해서 자립하려 했어

 

그러니까 그건
네 문제잖아

 

넌...

 

늘 너만 생각해

 

쇼지를 제대로 배려해 줬어?

 

사랑에도 노력이 필요한 거야

 

상대를 배려 못 하면
잘 될 수 없어

 

안녕하세요?
블랙스톤입니다

 

열린 창 밖으로

 

마구 돌아가는 짙은 하늘

 

숨이 차오르네

 

반복되는 하루하루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소리를 질러보자

 

뛰쳐나가자, GO!

 

신발을 벗어 던지고

 

웅덩이 물을 튀기며

 

플래쉬백
너는 멋진 사람이었지

 

기억이 나

 

저 무지개를 건너

 

그 아침으로 돌아가고파

 

그 꿈들을 펼쳐놓고

 

둘이 함께 걸었던
GLAMOROUS DAYS

 

우리 사랑의 날들에
아무런 의미가 없어?

 

한숨을 내뿜고

 

다 뱉어버려, GO!

 

마셔버려, 로큰롤

 

숨막히는 전장

 

플래쉬백
너의 내음

 

기억이 나

 

저 별들을 모아서

 

내 가슴에 달고 싶어

 

그 꿈들을 이어서

 

둘이 함께 춤추었던
GLAMOROUS DAYS

 

GLAMOROUS DAYS...

 

잠들 수가 없어

 

고마츠 나나 씨 댁인가요?

 

그런데요

 

사인 좀 해주세요

 

하치, 고향에서
편지가 왔어

 

내가 대신 사인할게

 

그렇게 해

 

감사합니다

 

아...

 

뽑혔어

 

추첨에 뽑혔어
트랩네스트 콘서트

 

제일 앞줄이야
게다가 2장!

 

어떻게 해!

 

타쿠미를 만날 수 있어

 

도쿄에선 절대
이런 자리 못 구해

 

같이 갈 거지?

 

그지?

 

갈 거지?

 

저기, 있잖아
저기, 저기!

 

내 말 좀 들어봐

 

트랩네스트 콘서트

 

다음 주에 고향에서 하는데

 

같이 갈 사람
손 들어용!

 

나나한테도 물었는데
안 가겠대

 

좀 멀긴 해도
맨 앞줄이라구

 

아깝잖아

 

나나는 당연히 안 가겠지

 

아무 얘기 못 들었냐?

 

렌과 나나가?

 

그래

 

트랩네스트의
렌과 나나가?

 

렌은 처음부터
트렙네스트였던 건 아니야

 

우리랑 같은 밴드였는데

 

트랩네스트에 스카우트됐지

 

그랬구나

 

넌 왜 놀라지 않아?

 

다 들었거든요

 

요전에 노부 형이
취해서 말했어요

 

내가 얘기했다고?

 

- 내가 정말?
- 맞아요

 

이거 참

 

근데 왜

 

나나는 안 따라갔어?

 

렌과 같이 밴드는 못 해도
함께 살면 되잖아

 

렌만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자기 노래로
밥벌이 하고 싶다고

 

나나 씨는 그렇게 정했대요

 

왜 네가 말하는 거야?

 

형한테 다 들었으니까요

 

으아, 내가?

 

하지만 나나는 그렇게 하고
정말 괜찮았대?

 

나나는 자립한 어른이야

 

렌이 떠나서
제 길 가는 동안

 

된장국 끓여놓고

 

기다릴 여잔 아냐

 

그러니까

 

혼자 노래할 수
있다고 결심하고

 

언젠간 꼭 도쿄에
갈 거라 결심했지

 

사랑보다 자존심을
선택한 거야?

 

간단히 말하면 그렇지

 

뭐... 진심은 본인 밖에 몰라

 

나나는 렌에 대해

 

가슴 속에 계속
봉인해놓고 살 거든

 

렌을 뛰어넘어야 해, 신

 

뭐 하는 거야?

 

다른 데 붙일 거면
도와줄게

 

아냐

 

있잖아, 나나

 

응?

 

우리 같이 가자
트랩네스트 콘서트

 

콘서트는 안 봐도 돼

 

우리 집에 놀러 안 갈래?

 

별 것 없는 집이긴 한데

 

너를 가족에게

 

소개하고 싶어

 

좋아, 가자!
콘서트

 

왜?

 

왜라니

 

왜 갑자기 맘이 변했어?

 

그냥 갑자기 보고 싶어졌어

 

정말?

 

네 부모님 모습이!

 

꽤 큰 집인 걸

 

부잣집 공주님이냐?

 

이게 보통이야

 

여긴 땅값이 싸

 

어서들 와
편히 쉬렴

 

어서 와

 

신세 좀 질게요

 

언니 왔어?

 

어머?
남자랑 온 거 아니네

 

남자라니, 뭔 소리야?

 

남자 따라 집 나간 거잖아

 

다 뽀록났어

 

그지?

 

오해한 거야

 

난 나나랑 살아
남자 따윈 없어

 

그지?

 

뭐?

 

실망인 걸

 

이런 성가신 애를

 

돌봐주는 남자가 있나 싶어서

 

만세를 불렀다구

 

큰 짐 내려놓은 기분였는데

 

미안해
수다만 떨었네

 

아뇨

 

어서들 들어와

 

차 마실까

 

네 엄마 멋진 걸

 

상상 이상이라서 감동했어

 

뭐가?
그냥 아줌마잖아

 

아빠도 오실 텐데
보통이랄까

 

볼품 없으니까 기대하지 마

 

보통이라 좋은 거야

 

난 부모가 없어서

 

이런 가족 많은 집이 부러워

 

부모님이 안 계셔?

 

그게 말이지

 

4살 때 엄마가 집을 나갔어

 

원래 아빠는 없었고

 

줄곧 외할머니랑 살았어

 

엄마도 엄마지만

 

외할머니도
15살 때 돌아가셨지

 

나참, 그렇게 침울해 하지 마

 

기뻐서 그래

 

뭐?

 

이런 이야기 처음 했잖아

 

네 얘길 너무 안 해서

 

난 좀 섭섭했었어

 

그랬어?

 

몰랐는 걸

 

물어만 보면
뭐든 얘기하니까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

 

뭐가 웃겨?

 

넌 정말 남자 같아

 

여자친구라기보다
남자친구 같아

 

조금 가슴이 뛰었어

 

난감하네

 

정말 뭐든지 말해줄 거지?

 

그래

 

절대로 숨기지 않을 거지?

 

뭔데 그래?

 

지금도 렌을 좋아해?

 

알고 있었구나

 

미안해
모르는 척 해서

 

난 그냥

 

알고 나를 데리고
와준 거구나

 

고마워

 

이데아홀
 
 
 
 
 
 
 
 
 
 
회장은 이쪽입니다

 

감사합니다

 

담배 한 대 피고 들어갈게

 

그래

 

나나는 결국

 

내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레이라!

 

타쿠미!

 

나보다 두 살 위야

 

공연 끝나고 소개시켜줄게

 

분명히 반할 거야

 

됐어, 난 그냥
공연 보러 온 거야

 

렌은 태어나자마자
창고에 버려졌어

 

뉴스에도 났었대

 

지금도 그 창고에
살고 있어

 

그곳이 자기 원점이래나

 

프로 뮤지션을 꿈꾸는데

 

오히려 그런 태생이 도움된대

 

그런 남자 싫어

 

불행을 팔아서
동정을 사려는 거야

 

바보 같아

 

서두르자
공연 시작하겠어

 

너무나 눈부신

 

오렌지 빛 하늘이
거리를 물들이네

 

돌아보지 않을 어제를 버리고
이젠 여행을 떠나네

 

망설임보다 뜨거운
마음이 먼저 움터올라

 

신기하게도 두렵지 않아

 

나를 찾기 위해

 

가슴에 품은 슬픔까지도

 

넘어서네 so far away

 

꿈만을 가방 속에 채워 넣고

 

저 멀리 반짝이는 빛을

 

애절한 마음으로

 

쫓아가네

 

난 눈보라 속을 달렸어

 

코트 안에 빨간색을 숨기고

 

그날 밤 생긴 감정을

 

어떤 이름으로 부르면 좋을까

 

그때까지 비굴하게
살아온 나에게

 

렌은 너무나
눈부신 존재였어

 

나와 렌이 맺어진 것은

 

만난 지 딱 1년 된
크리스마스 밤였어

 

‘나나’ 씨에게

 

손수 만든 거야
나도 인기 좋은 걸

 

독이 들었을 거야

 

내 팬이 보낸 거야

 

"저 여자 렌과 사귀나 봐"

 

"죽여야겠어" 하고

 

네가 맛 봐

 

추억도 없이
살해 당하긴 싫어

 

나도 싫어

 

팬이라면 알 거 아냐

 

내게 손대지 않는 게
블랙스톤 룰이란 걸

 

이제 추억이 생긴 거니까

 

죽어도 괜찮은 거니?

 

죽어도 좋다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난 렌을 원했으니까

 

너무나 원해서
견딜 수 없었으니까

 

연꽃이야?

 

렌의 꽃

 

혼죠 렌
오자키 나나

 

렌은 내게 노래하는
기쁨을 가르쳐 주었어

 

기타를 가르쳐 주었고

 

살아갈 희망을 부여해 주었어

 

나는 렌이 내뿜는 인력에

 

거세게 요동치는
파도와 같았어

 

하지만 난 렌을 위해서

 

노래하기로 한 건 아니었어

 

난 나를 위해서

 

오늘까지 노래를 해온 거야

 

난 렌의 모습만
눈으로 쫓았다

 

나나가 와있단 걸
렌이 알아채도록

 

계속 텔레파시를 보냈다

 

전해지지 않는 걸까

 

당신의 마음이
변하지 않았다면

 

내 곁에 있어줘

 

오늘 밤

 

강한 척 하는데 지쳐버렸어

 

당신을 생각할 때마다

 

난 어린애였지

 

이젠 말할 수 있어
당신이 그리워

 

미안하다고
말하는 건 어려워

 

다른 누군가가 아닌

 

당신을 위해

 

짐은 이게 다니?

 

기타와

 

담배 뿐!

 

거짓말야

 

택배로 다 보냈어

 

무거우니까

 

이젠 내가 짐도
못 들어주잖아

 

시간 다 됐어

 

영원히 함께 하고파

 

우리가 함께 했던 추억들이

 

지워지지 않도록

 

이대로 내 곁에 있어줘

 

따스하게 녹아 들면서

 

서로를 확인해

 

부드러운 물방울이

 

가슴 속에 퍼져가네

 

애절할 정도로
당신이 그리워

 

겹쳐진 이 손을
놓지 말아줘

 

이루어질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당신을 위해

 

이 노래를 부르고 싶어

 

끝나지 않는 이야기

 

그칠 새 없는 사랑

 

렌과 함께 지낸
1년 3개월

 

아직 눈이 남아있는
봄이 시작될 무렵

 

우리는 끝났다

 

다른 누군가가 아닌

 

당신을 위해

 

이 노래를 부르고 싶어

 

끝나지 않는 이야기

 

그칠 새 없는 사랑

 

렌은 가끔
이쪽을 보는 것 같았지만

 

바로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렸다

 

영원히 함께 하고파

 

다른 누군가가 아닌

 

당신을 위해

 

이 노래를 부르고 싶어

 

끝나지 않는 이야기

 

계속되는 반짝임들

 

언제나 말하고 싶어

 

영원히 함께 하자고

 

너 두 번째 곡 틀렸지

 

잘 넘어가려
노력은 하더라만

 

다 표 났어

 

화장실 갔다 올게

 

렌도 실수를 하는구나

 

호머도 졸작을
쓴 적이 있다잖아

 

앵콜, 앵콜!

 

앵콜!

 

렌이 보지 못한 걸까?

 

저런 조명에선 앞이 안 보여
객석 따윈

 

그래?

 

잘은 몰라

 

난 이런 큰 무대에
선 적이 없거든

 

그럴 수가...

 

기분 좋겠지

 

이렇게 넓은 데서 노래하면

 

야마자키 법률사무소입니다

 

야스!
나나가 와있어

 

알고 있었지?

 

왜 말 안 했어?

 

깜짝 놀라게 하려고

 

덕분에 음도 놓쳤어

 

어레인지로 얼버무리긴 했지만

 

핫핫핫

 

나나 친구의
핸드폰 알려줄게

 

만나려면 전화해

 

이제 와서 어떻게
나나를 만나?

 

만날 생각 없다면

 

나나는 내가 갖겠어

 

레이라!

 

앵콜 2곡을 부르는 동안

 

렌은 한번도
이쪽을 보지 않았다

 

들어가

 

다녀왔어요

 

어서 와라

 

배고프지?

 

밥 해놨어

 

여보세요

 

그래

 

바꿔줄게

 

야스야

 

왜 그래?
무슨 일이야?

 

그 전화로 렌이
연락할지 몰라

 

잘 부탁해

 

무슨 말이야?

 

쓸데 없는 짓 하지 마!

 

난 그 놈하고

 

대화할 맘 없어!

 

그럼 직접 말해

 

너 아직 그 열쇠 갖고 있잖아

 

돌려줘버려

 

다신 안을 수 없는 여자에게

 

묶여있는 렌을 생각해 봐

 

알았어

 

렌 있는 곳 알려줘

 

나나

 

이제 어쩔 수 없어

 

열쇠 돌려주고 올게

 

열쇠?

 

렌의 목에 걸린
자물쇠 열쇠야

 

그치만

 

돌려주면
그걸로 끝일 텐데

 

택시 좀 불러줘

 

잠시만요

 

관계자인가요?

 

그런데요

 

신분증 좀 보여주시죠

 

내가 부른 사람이야

 

못 본 걸로 해줘

 

분명히 돌려줬어, 열쇠!

 

이거 주러 온 거였어?

 

이제 다 끝났어

 

그 말 하러 왔어

 

질질 끄는 거 성격에 안 맞아

 

잘 지내

 

잠깐만!

 

착각하지 마

 

이젠 네게 할 말 하나도 없어

 

그래

 

한마디만 할게

 

언젠가 반드시
너희 팀 넘어설 거야

 

나나

 

넌 변함이 없구나

 

잘 지내는 것 같아
안심이야

 

렌...

 

이거 놔

 

다시 시작할 생각 없어

 

놔

 

보고 싶었어

 

오지 말아야 했어

 

그 때 나나는

 

어떤 맘으로 렌을
만나러 간 거였니?

 

네 진심은 어떤 거였어?

 

‘쇼지’

 

‘삭제’

 

‘1건 삭제’

 

‘쇼지’를 삭제할까요?

 

‘쇼지’를 삭제했습니다

 

하긴, 좋아한단 말을

 

가볍게 할 수 있는
상태였다면

 

더 빨리 만나러 갔었겠지

 

뭐 하는 거니?
비싼 장미꽃으로

 

좀스럽게 왜 이래?

 

트랩네스트의 기타리스트가!

 

어차피 꽃은 금세
시들어버린다구

 

넌 영원히 시들지 않을 거야

 

이러니까 옛날로
돌아간 것 같네

 

항상 욕조에서

 

많은 얘길 했었지

 

그 창고는 아직 빌린 상태야

 

아무도 안 살잖아?

 

아까워

 

괜찮아
거긴 내 원점이니까

 

언젠간 그걸 사서

 

늙으면 돌아가서
너와 함께 살 거야

 

맘대로 정하지 마

 

어릴 때 거긴

 

빈 창고였는데

 

고아원을 나와

 

그곳에 숨어들어서
밤새 기타를 쳤어

 

타고난 재능은 없어도

 

그만큼 연습하면 잘 하게 돼

 

그런 얘기 처음 들어

 

누구에게도 말 안 했지

 

천재로 생각되고 싶었으니까

 

렌, 있지

 

응?

 

무리야

 

이젠 옛날처럼
너랑 살 순 없어

 

나도 꿈이 있으니까

 

하지만 가끔 이렇게 만나서

 

서로 안아주고

 

대화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

 

그리고 언젠가

 

더 나이를 먹고

 

꿈도 허영도 다 없어지고

 

음악에도 지치게 되면

 

나도 그곳으로 돌아가도 돼?

 

그때 난 두 번 다시

 

사랑 따윈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하지만

 

아무리 상처 받고 괴로워도

 

다시 한번 꿈을 꾸자고

 

누군가를 마음 깊이
사랑해 보고 싶다고

 

그때 나나의
행복을 빌면서

 

그렇게 생각했었어

 

렌하고 어떻게 됐어?

 

뭐든 말해준다고 했잖아

 

이번에 신세 많이 졌어

 

뭐야?

 

원하는 거 있으면 말해

 

타쿠미 사인!

 

별 거 아니네?
렌에게 부탁할게

 

렌에게?

 

사인 정도야, 뭐

 

아니야

 

렌이랑 원래대로
돌아간 거야?

 

돌아갔달까

 

정말 잘 됐다

 

뭐가 잘 됐냐?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이러려던 게 아닌데

 

왜 그래?

 

끝장 내려고 간 거였어

 

다 끝내려고 했던 건데

 

난 왜 이렇게
흘러가는 건지

 

꼴사나워

 

그렇게 말하며

 

붉게 상기돼
작게 웅크린 나나는

 

이제까지 본적 없을 정도로 예쁘고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고마츠!

 

왜 이 정도 일도 못 하는 거야?

 

시간은 충분했잖아

 

내가 네 나이 땐

 

책임감이 있었어

 

붕 떠서 놀다 가면

 

되는 줄 알아?!

 

이 곳은 아무래도

 

내겐 맞지 않는다

 

다른 일을 찾아
빨리 관두고 싶어

 

핸드폰도 진동으로 바꿔!

 

하지만

 

이런 내게 어울리는 장소가

 

이 세상에 있기나 한 걸까?

 

나나가 부럽다

 

리치!

 

정말?

 

너, 너무 빠르잖아

 

뭐야?

 

끝났어

 

으아~ 정말?

 

- 리치 일발
- 또야?

 

다브돈 도라이치

 

어이...

 

그렇기 해도
넌 너무 잘 하는데

 

좀 봐주면서 해

 

봐준 건데요

 

잠시만!
잠시 조용

 

하치인가?

 

하치인가 봐

 

문 열어줘라

 

어서 와

 

나나!

 

울려버렸어

 

그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온 건

 

그 꿈 같은 사건이

 

나나가 준비해준
선물이었다는 걸

 

바로 알았기 때문이었어

 

받아

 

고맙다고 백만 번 듣는 것보다

 

더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었지

 

그게 너무나도 기뻤어

 

조금도 어른이 되진 않았지만

 

어리광만 부릴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나나는 너무나도
달콤한 꿈을 보여주었어

 

무지 행복한
첫사랑 같은 시절이었어

 

                    원
                    작
 
                    야
                    자
                    와
 
                    아
                    이
 
 
 

 

                    원
                    작
 
                    야
                    자
                    와
 
                    아
                    이
 
 
열린 창 밖으로

 

 
 
 
 
 
 
 
 
 
 
 
열린 창 밖으로

 

                    감
                    독
 
                    오
                    타
                    니
 
                    켄
                    타
                    로
 
열린 창 밖으로

 

                    감
                    독
 
                    오
                    타
                    니
 
                    켄
                    타
                    로
 
 

 

                    감
                    독
 
                    오
                    타
                    니
 
                    켄
                    타
                    로
 
마구 돌아가는 짙은 하늘

 

 
 
 
 
 
 
 
 
 
 
마구 돌아가는 짙은 하늘

 

소리를 질러보자

 

나 나
 
 

 

반복되는 하루하루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소리를 질러보자

 

뛰쳐나가자, GO!

 

신발을 벗어

 

웅덩이 물을 튀기며

 

플래쉬백
너는 멋진 사람였지

 

기억이 나

 

저 무지개를 건너

 

그 아침으로 돌아가고파

 

그 꿈들을 펼쳐놓고

 

둘이 함께 걸었던
GLAMOROUS DAYS

 

우리 사랑의 날들에

 

아무런 의미가 없어?

 

한숨을 내뿜고

 

다 뱉어버려, GO!

 

마셔버려, 로큰롤

 

숨막히는 전장

 

플래쉬백
너의 내음

 

기억이 나

 

저 별들을 모아서

 

내 가슴에 달고 싶어

 

그 꿈들을 이어서

 

둘이 함께 춤추었던
GLAMOROUS DAYS

 

GLAMOROUS DAYS...

 

잠들 수가 없어

 

SUNDAY, MONDAY

 

번개 같은 TUESDAY

 

WEDNESDAY, THURSDAY

 

눈의 꽃

 

FRIDAY, SATURDAY

 

일곱 색깔 EVERYDAY

 

먹구름이 걷힌 보름달

 

답해줘, 내 목소리에

 

저 구름을 걷어내고

 

너의 미래를
비추게 하고파

 

이 꿈을 가슴에 품고

 

혼자 걸어가네
GLAMOROUS DAY

 

저 무지개를 건너

 

그 아침으로 돌아가고파

 

그 꿈들을 펼쳐놓고

 

둘이 함께 걸었던
GLAMOROUS DAYS

 

GLAMOROUS SKY

 

Origin by  Michael Archang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