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에?
고양이?

 

암살자인 내 스테이터스가
용사보다도 딱 봐도 더 강하다만


 

약해졌지만 죽진 않은 모양이야.

 

변신 엑스트라 스킬을 가지고 있어.

 

변신?

응.

진짜 드래곤이었다면
좀 더 애먹었을 거야.

 

이 마물의 이름은...

 

블랙캣.

 

용케 알고 있네.

세계안을 쓰고 있는 거야?

 

아키라는 왜 안 써?

 

잘 제어가 안 돼.

아마도 레벨이 부족한 거겠지.

 

그건 아키라가 거부하고 있는 것뿐.

 

이 정도의 자들에게
쓰러질 줄이야.

 

장난으로 과거에 봤던
드래곤으로 변신해봤다만

너무 까불었던 모양이다.

너, 말을 할 줄 알아?

 

본능 밖에 가지지 못한 마물과
똑같이 취급 마라.

마왕님께선 날 지성이 뛰어난
마의 존재로서 만들어내셨다.

자기가 자기 입으로
똑똑하다고 말하고 있네.

있지, 그런 녀석.

그쪽의 엘프는 또 몰라도,

100년도 못 산 풋내기 애송이가
뭘 아나?

잘난 듯이 떠들어주고 있는데,

입장을 알고 있는 거야?

 

조금 전의 대미지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할 텐데?

 

마음대로 해라.

단, 그 전에

마왕님으로부터 네게 보내는
전언을 맡아두고 있다.

 

마왕이 내게?

 

마족이 사는 대륙, 볼케이노,

그 깊숙한 곳에 있는
마왕성에서 기다리겠다.

이상이다.

 

이상하잖아.

왜 마왕이 날 알고 있지?

내가 여기에 올 것도
알고 있었단 거냐?

글쎄다.

마왕님의 깊으신 생각은
나 따위는 이해하지 못한다.

 

자, 역할은 끝냈으니 죽여라.

 

거절한다.

얌전히 죽여둬라.

마물이나 마족은
다른 종족들에게 있어서 공통의 적일 텐데?

 

나와는 관계없어.

말하는 김에 덧붙이자면...

 

'마족 = 적'이라는 전제는

아무래도 수상쩍어.

 

하지만 아키라, 보스나 침입자,
둘 중 하나가 죽을 때까지 문은 안 열려.

그런 것쯤은 알고 있어.

그럼 왜 죽이지 않지?

난 고양이를 좋아하거든.

뭐?

이렇게 훌륭한 털결을 가진
고양이를 죽일 수 있겠냐고?

심지어 짐승 같은 마물들과 다르게
얘기도 통하고.

날 업신여기는 건 상관없다만,
여기서 굶어죽어도 되는 거냐?

뭔가 수는 있는 거지?

꼼수 같은 게.

 

없지는 않지만...

역시 있군.

 

주종의 계약.

 

이 아이를 아키라의 사역마로 삼으면

보스가 아니게 돼.

 

헛된 이론이군.

계약의 의식은
주인의 범상치 않은 마력 조작이 전제.

미숙한 애송이는 못 할 터.

 

아키라는 아까 했었어.

 

그런 게 가능한 건

내가 아는 한 초대 용사님뿐.

날 현혹시킨 건
몸에서 떨어져나온 마력이었단 건가?

 

아키라는 의식을 거행할 수는 있어.

하지만 성공할지 어떨지는...

 

실패하면 어떻게 되지?

 

너와 나 둘 중 하나,

아니면 양쪽 다 죽는다.

 

좋아.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야?

죽을지도 모르는데.

왜고 자시고,
내가 그러고 싶은 것뿐이야.

 

어리석은 것.

난 실패해서 죽어도 상관없다.

마음대로 해라.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어.

너의 그, 살든 죽든 아무래도 좋다는
내던지는 듯한 태도가 말이야.

 

이 이상 살아봤자
좋을 게 하나 없어.

그렇게 생각하는 것에 불과하다.

 

의식을 하는 방법은?

아, 에 또,

우선은 아키라가
이 애한테 새로운 이름을 붙여.

 

요루(밤)는 어떨까?

 

그 아름다운 밤하늘 같은
털과 연관지은 이름이야.

 

다음은 손을 겹쳐서
자신의 마력을 상대 안에 넣어.

아키라라면 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이 앞을 넘어서면 돌이킬 수 없어.

성공해서 영혼이 연결되거나,

실패해서 죽거나.

 

난...

난 죽을 생각은 없어.

 

응.

 

여긴... 그 녀석의 안인가?

 

마을?

 

그만둬!

 

검을 뽑아라.

 

날 죽여라.

여기서 네 영혼이 죽으면
육체도 살아있는 시체가 된다.

날 죽이는 것 이외엔
살 수 있는 길은 없다!

 

할 마음이 생겼나?

 

자, 죽고 싶지 않다면
날 죽여라.

 

무슨 속셈이냐?

 

날 죽이면 끝날 일일 텐데.

 

난 널 죽이지 않아.

 

너도 사실은 죽이고 싶지 않을 텐데?

 

난 마물이다.

마물은 다른 종족을 죽여야만 한다는
규칙이라도 있어?

규칙이 아니다.

본능이다.

지성이 있어도 본능은 지울 수 없어.

넌 그런 거에
진절머리 난 거 아니야?

 

괜찮아.

 

내가 지켜봐주지,

 

네가 두 번 다시 이런 짓을

하지 않도록 말이야...

 

아키라!

 

끝난 거야?

 

아키라, 살아있어.

 

계약의 문장.

 

영혼이 이어졌다는 증표!

 

나도 보고 싶어졌다,

네 앞날을 말이지.

 

네 주인의 이름은 오다 아키라다.

요루, 잘 부탁해.

 

요루,

좋은 이름이군.

 

새로운 주인 오다 아키라여,

귀하를 모실 걸 맹세하지.

 

난 아메리아.

요루, 잘 부탁해.

음,

주인님의 동료에겐 경의를 표하지.

동료?

동료!

 

출구다.

 

마법진?

난 이곳의 보스가 아니게 되었다고
미궁도 인정한 모양이군.

 

자아, 바로 다음 곳으로 가고 싶지만,

요루는 움직일 수 없지?

 

출구는 쓰지 않으면
사라지지 않는다.

한동안 쉬게 해줄 수 있겠나?

 

보스 방에는
다른 마물들은 안 오니까.

그럼 모두가 수다떨래?

 

아메리아 양에게 찬성하지.

서로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갑자기 느긋하네.

 

뭐, 그걸로 됐나.

 

같은 대륙에
야마토란 이름의 나라가 있다고 듣고,

일단은 와봤는데...

 

몇 대인가 전에 소환된
용사가 만든 나라, 랬나?

좋은 곳이네, 여기!

 

잘 어울리는데, 두 사람 다!

 

좋아,

굉장히 좋아!

진짜?

진짜 잘 어울리나?

응, 응.

입혀주는 데에 시간 걸려버렸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잘 먹겠습니다!

 

설마 카이센동을
먹을 수 있을 줄이야!

온천도 들어갔고,

사토를 따라오길 잘했어!

 

내가 진짜 좋아하는
막부 말기스런 분위기가 있데이, 여기!

료마 씨라든가 콘도 씨라든가
불쑥 나올거 같데이!

유키 쨩, 와사비 가져가도 돼?

오이야.

 

다른 사람도 와사비 남으면 전부 줘!

시오리 쨩, 진짜 좋아하네.

 

상황을 정리하자.

 

우선은 소지금이야.

일을 찾지 않으면
슬슬 바닥이 날 거야.

모험자면 되지 않을까?

여행길에서 몇 명인가 지나쳤었고,

길드에 등록하면
의뢰를 받을 수 있다고.

응.

다음으로 정보.

우리들은 이 세계에 대해 너무 몰라.

다양한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가능하면 서물도 입수하고 싶어.

 

원래 세계로 돌아갈 방법도
어디 책에 안 써있으려나.

그거 말인데...

 

역시 돌아가기 위해선

마왕을 쓰러트리는 게 지름길이라고
난 생각해.

 

이유를 들려줘.

 

우리들을 소환한 국왕과 왕녀는
아마도 돌려보내는 방법도 알고 있겠지.

공훈을 세우면 협상할 수 있을 거야.

 

클래스의 다른 애들은
왕궁에 남아있으니까.

응.

그러니 여비와 정보,

이 두 개가 갖춰지면
바로 마족의 대륙으로 가고 싶어.

아니, 아키라와 합류하는 게 먼저야.

여기에 머무르고 있으면,

아키라가 올 가능성은 높아.

내 스킬, 감이 그렇게 말하고 있어.

아키라는 우리보다 훨씬 강해.

그 녀석을 빼놓고서
마왕에게 도전하는 건 위험해.

아사히나 군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도.

좋은데.

나도 그 녀석이랑
다시 얘기해보고 싶거든.

취미도 잘 맞고.

 

사란 단장을 죽였을지도
모르는 녀석인데?

 

그 얘기는 이미 끝났을 텐데.

우리들의 인식이
저주로 왜곡되었던 것뿐이라고.

 

하지만,
오다 군만 쭉 개별행동 했었고,

우리랑 같이 할 수 있을라나?

 

이 파티의 리더는 사토 군이야.

사토 군은 아사히나 군의 의견을
어떻게 생각해?

 

나도 아키라에 대해
모르는 건 아니야.

우리들보다 강하단 건
아마도 그럴 거야.

 

단, 함께 싸우는 건 어려워.

 

그 녀석은...

 

유치원 때부터 쭉 같은 클래스인 나를

아직도 기억 못하는 그런 녀석이니까.

 

확실히 아키라는 협조성이 부족해.

나도 아키라와
쭉 함께 지냈으니 알아.

 

마왕을 쓰러트릴 수 있는 건
용사의 성검뿐이래.

그렇다면 파티의 연계가 중요해.

 

힘의 차이가 있는 상태에서
아키라에게 연계를 요구해도

귀를 기울이지 않겠지.

 

같은 정도의 강함이 되어서야 비로소

제대로 팀을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좋아.

동감이야.

 

그러니 여기서
아키라를 기다린다고 해도

근처에서 싸울 수 있는 마물이
우리들의 레벨에 걸맞을 동안 뿐이야.

그거면 될까?

-응.
-응.

 

-응!
-오케이.

 

좋아,

행동을 개시하자.

 

어, 어째서?

 

이쪽이 여쭙고 싶어요.

 

어째서...

당신은 아직 살아있죠?

 

나라를 나올 수밖에 없게 된 나는...

 

떠내려온 해변에서

검은 슬라임에게 집어삼켜져서...

 

다음에 정신을 차렸더니,
아키라가 있었어.

상당히 하드한 사정이군.

하지만 납득이 안 가는데.

슬라임은 사람을 포식하지 않아.

설령 먹었다고 해도
소화도 못하고 그대로라니.

 

덕분에 아키라랑 만났으니,

그 슬라임에겐 감사하고 있어.

 

그런 소리 하고 있을 때야?

너, 역시 자기 나라로 돌아가서
결판을 내는 게 좋을걸.

 

무리야.

내겐 더이상 돌아갈 곳은 없어.

 

대화를 해.

너랑 다투고 있는 건 여동생이잖아?

 

여동생이니까 무리인 거야.

 

가족이기에 더더욱 어려운 것도
알겠어.

하지만 말이야,

가족이라면 어떻게든 되는 법이야.

 

내게도...

여동생이 있어.

 

받아,

맨날 화면 깨진 채였잖아?

 

최근 졸려했었지?

 

무리해서 알바 늘려서까지
사주길 바란 거 아냐!

진짜, 최악이야.

 

나쁜 오빠구나, 동생을 울리고.

엄마.

일어나도 괜찮아?

응.

 

얘, 유이,
아키라의 마음도 알아주렴.

 

응?

 

알고 있으니까 열받는 거야.

 

뭐, 이번만 용서할게.

받아놓고서 내려다보듯 말하기야?

 

아무튼,

가족이라면 다소 꼬여도 괜찮아.

 

주인님의 가족은
다른 세계에 있다고 했지?

아키라, 보고 싶어?

응, 지금 당장이라도 돌아가서
엄마랑 여동생을 보고 싶어.

 

그래?

 

하지만 그 전에 해야할 일이 있어.

 

원래 세계의 난
유난히 존재감이 옅어서,

아무도 나 같은 건
염두에 두지 않았어.

 

그래서 스킬에 기척 은폐가 있는 건
묘하게 납득이 갔어.

 

그런 나를 바로 찾아내서

이 세계에서 살아갈 방법을
가르쳐준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은
더러운 녀석들에게 살해당했어.

 

나와 깊이 엮이지 않았더라면
죽지 않았을지도 몰라.

 

난...

사란 단장의 원수를 갚기 전까지
돌아가지 않겠어!

아키라!

 

주인님, 살기를 억눌러주지 않겠나?

 

미안...

 

그나저나 조금 전의 사란이란,

사란 미스레이 말인가?

 

나도 이름은 알아.

 

일국의 기사단장이기에
유명하긴 하지.

그런 거였어?

 

뭘 하고 있나, 주인님?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어버렸으니,

분위기를 좀 누그러트릴까 해서.

 

집 근처 길고양이랑 이렇게 놀았었어.

 

난 길고양이가 아니다.

아키라, 나도 그거 하고 싶어!

아메리아 양까지...

 

훌륭한 감촉이야.

이 참에 확실히 말해놓겠는데,

고양이가 좋다라고 한 건
그냥 둘러댄 게 아니라,

진짜거든.

나도 고양이 좋아.

이런 이런,

조금 더 빠릿해져주지 않겠나?

 

나와 주인님은 둘 중 하나가 죽으면...

다른 한쪽도 죽는다,

영혼이 이어져 있으니까.

맞지?

 

그렇다.

부산물로서 아무리 떨어져있어도
마음으로 대화를 할 수 있지.

스마트폰보다 편리한데?

부러워.

 

그렇겠지.

하지만 요루와 계약한 건 나야.

이 녀석은 내 사역마야.

 

아키라가 아니라 요루가 부러운데.

 

무슨 말 했어?

아무 말도 안 했어.

 

슬슬 나갈까?

요루, 이건 어디로 이어져있지?

난 모른다.

마법진의 지식을 보유하고 생성할 수 있는 건
지금에 와선 한정된 마족들뿐.

그렇군.

그럼 원수를 다 갚고 나면,

마족령에 쳐들어가서
마법진을 만들게 해야겠네.

하는 김에 마왕을 만나서
네 체면도 세워주지.

 

그거 고맙군.

 

옛날에 들은 적이 있어.

 

푸르고 창백한 전이 마법진은

바라는 장소에 갈 수 있어.

복수가 들어가면
누군가 한 명의 의지에 반응한다고.

 

그 이야기가 사실이라고 했을 때,

결국 어디로 나갈 지는
나가봐야 아는 건가.

 

난...

아키라랑 함께라면 어디든 좋아.

 

나랑 있으면
밥으로 곤란할 일 없어서지?

 

그럼 가자.

 

이때, 난 생각했다.

 

평온한 일상으로의 귀환을 바라면

마법진은 이루어주는 걸까?

 

머릿속을 스쳤지만
바로 지워버렸다.

 

그 바람은 아직 이뤄져선 안 돼.

 

거짓말...

저건 신성수.

즉, 이곳은...

포레스트 대륙,

엘프족령인가.

꽤 멀리까지 왔네.

 

하지만,

나쁘지 않은 출구야.

 

어째서?

아직 오고 싶지 않았는데...

 

아키라!

 

움직이면 목이 떨어진다.

 

아키라!

 

리암 글라디올러스...

 

묘한 빛이 보여서 조사하러 왔더니,

나라를 버린 죄인이 있었을 줄이야.

 

더이상 당신은 왕녀가 아니야.

이 나라에 당신의 자리는 없습니다.

 

그때처럼 도망치...!

 

묻지도 않은 걸
술술 떠드는 녀석은 싫거든.

 

아키라, 고마워.

 

아니, 대응이 늦은 모양이야.

 

이미 포위당했어.

 

잘도 돌아왔군요.

 

키리카...

 

부정 탄 아이인 주제에 저를 해한 죄,

이번에야말로 속죄해줘야겠습니다.

 

알겠지요, 아메리아 언니?

 

아니...

 

너무 꼬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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