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마법계

마법이 있는 세계라
마법계라 부르고 있다

빗자루로 하늘을 날 거나
무거운 걸 공중에 띄우거나

아무것도 없는 데서
물건을 만들어 내거나 한다

 

모두가 당연하다는 듯이
마법을 쓰고

 

당연하다는 듯이
마법이 일상에 녹아든 세상

 

마법을 신이 내려 주신
것으로 여기며

마법 수준에 따라 신분이
결정되는 그런 세상

 

당연하다는 듯이
드래곤이 나는 이 세상 한 구석

 

덜덜 덜덜
그 깊고 깊은 숲속에

 

이 세계와 상반되는 존재인
그가 살고 있었다

 

헬스 하고 나서 먹는
슈크림은 각별하다

 

내 이름은 레그로 반데드

마을과 떨어져 있는 숲속에서
아들과 둘이서 사는

시크하고 엘레강트한 75세다

레그로 반데드

 

젊었을 적에는 여러모로 무모한
짓을 많이 했던 나지만

이 나이가 되면 어지간한 일에는
화가 나지 않게 된다

 

왜냐하면 거듭된 경험들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니까

스트레스에 대...

 

으아아아아아

 

아, 할아버지
다녀왔어

마슈 반데드

 

왜!

왜 문을 부수고
들어오는 거냐! 마슈!

미는 건지 당기는 건지
잘 모르겠어서

여기서 몇 년을 살았는데!!

 

그래서 어떻게
열어 보려다가...

결과적으로 부쉈지만!

 

미안해, 할아버지,
고칠게

 

아니, 뭐 반성한다면 됐다

매번 엄청
순진하단 말이야

 

으아아아아아

 

방향! 방향! 방향! 방향―!

이상하네, 안 들어가

아니, 방향!!!

 

응, 왜?

그거 일단 그만해!

그거 좀만 더하라고?

안 돼!!!!

 

미안해, 할아버지

고칠게

뭐...

 

마슈, 오늘 훈련은 다 끝냈니?

당연하지

 

저기, 할아버지

계속 신경 쓰였던 건데
왜 헬스만 시켜?

 

넌...

 

넌 평범한 사람과는 다르다

다른 사람과 달리 마법을
전혀 쓰지 못하는 것도 그 때문이지

그러니 최소한...

 

아니, 됐다,
나중에 얘기하자꾸나

그보다 난 잠깐 나갔다 오마

 

집 잘 보고 있어라

문 부수지 마라?

괜찮아, 고치는 거
이제 감 잡았어

문 여는 거나 잘하세요!

 

미는 건가? 당기는 거던가?

당기는 거!
당기는 거라고!

 

아무튼 난 나갔다 오마

 

몇 번이나 말했지만

내가 없을 때
마을에 가면 안 된다

 

응, 안 갈게

그래, 마슈는 순진하고
착한 애니까

 

그럼 다녀오마

다녀오세요

 

*고블린 슈크림
스페셜 메뉴 오늘 한정 판매
서두르세요

 

미안해, 할아버지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할 수밖에 없어

 

마법

 

마법

 

마법

 

여전히 손으로
할 수 있는 것들뿐이네

 

한정 슈크림 일곱 개 주세요

 

이렇게 됐네...
신나서 나도 모르게...

 

꽉 쥔다고
이게 이렇게 된다고?

 

죄송합니다, 고칠게요

 

고치다니?

 

계산 부탁드릴게요

아, 아니 좀...

무서워...
무서워... 거짓말...

싫어!

싫어!!!!!!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없어?

저거 봤어?

어딜 봐도 없어

-거짓말...
-없어

-정말로?
-믿기지를 않아

 

손님, 당신 혹시...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올해의 신각자가 결정됐습니다

 

신각자로 선발된 것은
마법회 명문고, 이스턴 마법학교

2학년인
레인 에임즈 군입니다

 

1년간 가장 우수한 학생에게
수여되는 이 칭호에는

귀족 계급으로의 승격과...

참 좋겠어, 재능 있는
놈들은 말이야

 

그에 비하면 난 이런 데서
이런 시답잖은 인생이나 보내고 말이야

이제 용서해 주세요,
물건 좀 훔쳤을 뿐이잖아요

 

뭐? 웃기지 마

 

쓰레기 같은 범죄로
내 업무나 늘린 주제에

 

다시는 나한테 귀찮게 못하도록
똑똑히 후회하게 해주마

안 돼요!
이렇게 빌게요!

 

뭐야? 지금 일하느라 바쁘...

 

뭐야? 문양이 없는 꼬맹이가
거리에 있다고?

 

뭔가 아까는 엄청 떠들썩하던데

 

내가 없을 때
마을에 가면 안 된다

 

미안해, 할아버지

 

하지만 온 보람은 있었어

 

고블린 슈크림을 먹게 됐으니까

 

맛있다, 맛있다...

 

아, 죄송홰요

이봐, 이봐, 이봐, 이봐

 

이게 뭔 짓거리야?
업무 중인데 말이야!

 

[보드카-알코올 도수 90 ]
난 너희 일반인을 지켜주는
마법 경찰님이라고!

 

감사한 줄 모른다니까 너희는!

우린 쥐꼬리만한 월급 받고
일하는데 말이야!

네놈으로 스트레스 풀어줄까?

 

슈크림 드실래요?
왠지 불쌍해 보이시네

동정받았어!

심지어 먹던 거잖아!

 

먹던 슈크림 줘서 뭐 하게?

간접 키스라도 노리고 있는 거야?
나 좋아하냐?

지금 시비 거는 거냐?

그건 나라에 대드는 거랑
마찬가지인데?

그보다 이 옷은 어쩔 거야, 인마!
어? 어?

 

어머?

 

제 잘못이니 이 옷
빨아서 돌려드릴게요

 

옷이 아니게 됐잖아!
지금 이 순간! 너 때문에!

 

무슨 짓거리야, 이게!
어?

무슨 일이냐, 테리?

 

블러드 씨, 이 자식이...

 

시답잖은 일로
시끄럽게 만들지 마라

 

그보다 너 왜 알몸이냐?

블러드 콜먼

 

아뇨, 그게 저 꼬맹이가...

 

이 녀석인가?

우물
아까 신고가 들어왔던
문양이 없는 꼬맹이란 게?

우물 우물
아까 신고가 들어왔던
문양이 없는 꼬맹이란 게?

우물
아까 신고가 들어왔던
문양이 없는 꼬맹이란 게?

우물 우물
아까 신고가 들어왔던
문양이 없는 꼬맹이란 게?

우물
아까 신고가 들어왔던
문양이 없는 꼬맹이란 게?

우물 우물
아까 신고가 들어왔던
문양이 없는 꼬맹이란 게?

우물
아까 신고가 들어왔던
문양이 없는 꼬맹이란 게?

우물 우물
아까 신고가 들어왔던
문양이 없는 꼬맹이란 게?

그보다...

우물
이 상황에서
슈크림이 입에 들어가냐?

우물 우물
이 상황에서
슈크림이 입에 들어가냐?

우물
이 상황에서
슈크림이 입에 들어가냐?

우물 우물
이 상황에서
슈크림이 입에 들어가냐?

우물
이 상황에서
슈크림이 입에 들어가냐?

우물 우물
이 상황에서
슈크림이 입에 들어가냐?

우물
이 상황에서
슈크림이 입에 들어가냐?

우물 우물
이 상황에서
슈크림이 입에 들어가냐?

우물
이 상황에서
슈크림이 입에 들어가냐?

 

야, 거기 너

 

우리 아들이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좀 귀찮긴 하지만

출세할 기회일지도 모르겠군

 

놈들을 쫓아라!

 

멍청아!

 

그렇게 평소에 멋대로
마을에 가지 말라 그랬잖아!

정말로 죄송합니다,
이제 다시는 안 갈게요

 

엄청 풀죽어 있네?
반성하는 거겠지

이제 더는 못 혼내겠다

 

뭐, 그렇다면...

 

일단 벌로써 오전에 한 훈련을
다시 하고 오도록 해라

그리고 이거,
할아버지 거 슈크림이요

어, 고맙다

 

고마워, 할아버지

 

엄청 순진해

저맘때 되는 애들은 뭔가 혈기왕성하고

막 말대꾸도 하고

그렇게 반항하다가도

서로의 유대를 확인하는 그런 거 있잖아?

근데 엄청 순박해, 가볍기도 하고 뭔가...

 

뭐, 녀석도 밖에
나가고 싶을 나이인가?

 

지금까지 마슈를 생각해
마을을 피해 숲에 숨어 살았지만

 

게다가 마법 경찰 놈들에게도
마슈의 존재가 발각되고 말았어

 

빨리 어떻게든 해야만 돼

 

저건...?

 

오, 할아버지

아까 그 꼬맹이는 어디 있지?

 

위험하군

 

맘 잡고 하면 이런 건
5분 컷이지

 

자, 돌아가서 슈크림이나 먹자

 

슈는 슈크림의 슈~

크는 슈크림의 크~

림은 슈크림의 림~

 

미는 건지 당기는 건지
헷갈리네

 

뭐, 상관없겠지

영감도 다 알면서 숨긴 거잖아,
그 꼬맹이

 

유사 이래로 이세계에서 마법이
계속 번성하는 이유가 뭘까?

 

마법을 못 쓰는 열등한 피를
철저하게 솎아냈기 때문이야

 

사회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희생이지

좀 더 쉽게 말하자면 마법을 못 쓰는 놈들은
권리가 없는 거야

 

살아갈 권리 말이야

 

아니, 애초에
살아있는 게 문제 아닐까?

 

말해라, 꼬맹이는 어디 있지?

 

무슨 소릴 하는 건지
전혀 모르겠군

 

문양이 없는 놈을 숨기는 건
어엿한 범죄라고, 할아버지

 

얼른 꼬맹이를 넘겨라

 

거절한다!

 

말해라

꼬맹이를 순순히 넘기면
당신은 살도록 내가 윗선에 말해주지

 

말 안 한다

절대로! 절대로 말 안 할 거다!

 

왜 이런 일도 못하는 거니?

 

죄송해요

 

마력도 약하고 용량도 안 좋아

우리 핏줄에 너 같은
덜떨어진 애는 필요 없어!

 

죄송해요!

 

야, 이런 쉬운 일도 못 하냐!

 

이거 못 써먹겠네!

죄, 죄송합니다!

너 대신할 놈은 많다고!

(죄송합니다!)

옛날부터 난 덜떨어진 인간이었다

(덜떨어진 놈!)

옛날부터 난 덜떨어진 인간이었다

(죄송합니다!)

옛날부터 난 덜떨어진 인간이었다

 

어른이 되어서도 실패만 했고

 

또 실패한 거냐? 넌 해고다!

잘도 그러고 살아가네?

나 같으면 쪽팔려서 죽었어

 

누구도 날 필요로 하지 않았기에

인생을 끝내려 했다

 

그렇다면 차라리...

 

이 아이...

 

문양이 없어

 

문양이 없어서 버려진 건가?

 

너도 나와 똑같구나?

 

이때 태어나 처음으로
날 필요로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맹세했다

 

설령 피가 이어져 있지 않더라도
아무리 이 세상에서 부정당하는 존재라 할지라도

 

난 이 아이의 아버지로
남겠다고!

 

얼른 있는 곳을 말해,
할아버지

 

도망쳐라, 마슈!

 

(거기서 떨어져라, 마슈!)

이 영감탱이!

(거기서 떨어져라, 마슈!)

어이! 아마 이 근처에 있을 거다,
빨리 찾아!

(거기서 떨어져라, 마슈!)

알겠습니다

 

도망쳐라, 마슈...

 

이 영감이 진짜!

 

(얼른 도망치거라)

부디 들려라

닥쳐, 이 영감탱이!

 

(이 할아버지가 정말...)

너만이라도 살아다오, 부탁이다

(도망치거라)
너만이라도 살아다오, 부탁이다

 

넌 내게 단 하나뿐인...

도망쳐라, 도망쳐라, 마슈!!

 

작작 좀 해, 이 영감탱이!

 

후회하게 해주마

 

이 자식, 아까는
잘도 그런 짓을...

 

하루에 두 번이나...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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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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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찰싹

 

왜....

왜 도망치지 않은 거냐, 마슈?

 

가족이니까

 

내게 단 하나뿐인...

 

미안해, 할아버지,
내 멋대로 굴어서..

 

그대로 일단...

 

너희 전부 지옥행이야

 

재밌는 소릴 하는군

마법도 못 쓰는 주제에
뭔 수로 나와 겨루려고?

 

멍청하긴, 블러드 씨는
전직 마법국 경비대원이라고

어중이떠중이 같은 마법사들은
명함도 못 내밀지

 

그걸 마력도 없는 열등한 인종이
상대를 하다니

말도 안 되는 얘기야

 

3초 만에 끝내주마

 

저건! 마법국 전속 경비대 시절에
드래곤을 쫓아버렸다는 마법!

이런 데서 보게 될 줄이야!

 

받아라!

 

나르콤파스!

 

마슈!!!

 

마슈...!

 

어? 지금...

 

나르콤파스를 이 꼬맹이...

 

받아쳤어, 날아오는 걸...

 

그게 저렇게
칠 수가 있나?

 

지금 마법 드래곤을
쫓았던 마법인데?

엉? 그건 말도 안 돼!

 

꽤 하는구나, 꼬맹아!

 

하지만 이건 어떠냐!

 

저 마력 출력...

이 일대까지 부술 셈인가!

 

안 돼요, 블러드 씨!

 

그건 안 돼요!

나르콤파스 디아골스!

 

받아라!

 

이 자식!

무릎으로 충격을 줄이고 있어!

정말 부드러운 터치야

 

그렇다면 이건 어떠냐!

 

그리고 저글링까지?

 

엄청난 드리블까지!

 

이 꼬맹이, 완전히
깔보고 있어

 

할아버지, 지팡이 빌릴게

 

어떻게 된 거지?

 

이 자식, 마법을 쓸 수 있는 건가?

 

뭐, 상관없다

 

어찌됐든 평범한 마법으로는
나에게 닿을 수 없을 거다

 

처음 봤어, 마법 지팡이를
저렇게 쓰는 놈

 

다시 우리 가족한테
손대면 죽일 거야

 

덜덜덜덜
덜덜덜덜
덜덜덜덜

아니 스스로 지키라고 운동을 시킨 건 난데
저렇게 강해지나?

 

하지만 이제 끝이야

이 녀석들을 일단 쫓아낸다 해도 금방...

 

재밌군

거래다, 버섯 머리

내 제안을 들어준다면
네놈도 영감도 눈감아주마

 

거래?

 

이 나라에는 1년에 한 번

가장 우수한 학생을 뽑아
신에게 선택받은 자로 떠받드는

신각자라는 게 있다

 

거기 선발돼 봐라,
마법 학교에 가서 말이다

 

쉽게 말해서 거기 선발되면
신이 인정했다는 뜻이지

 

다시 말해 세상이
널 인정하게 된단 거다

난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금품과 권리만 얻으면 된다

 

물론 지원은 해주마

귀 기울이지 마라, 마슈!

 

아까까지 적이었던 놈이
하는 말이다!

 

의심하든 말든
너희 자유지만

거절하면 우리는 평생
너희를 쫓을 거다

 

내가 쫓는 것은
국가가 쫓는단 거다

 

넌 강하니 괜찮겠지만
저 영감은 어떨까?

 

하루종일 맘 못 놓는 생활
마을도 못 돌아다니겠지

 

뭐, 네 선택에 달린 거지

 

평생 쫓기는 신세로 살지

이판사판으로
역전을 노려볼지

 

받아들일게

제정신이니!
마법학교란 말이다!

 

괜찮아, 할아버지,
마음만은 남들보다 훨씬 강하니까

아니, 마음 문제가 아니야!

 

그리고 또 할아버지랑
평화롭게 살고 싶거든

정말 착한 애라니까

My Son...

 

할아버지랑 평화롭게 지낸다

 

그런 당연한 것도
못하는 세상이라면

 

쳐부수술 수밖에 없잖아?

 

맨주먹으로

 

다음 화
마슈 반데드와 이상한 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