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백성녀와 흑목사 08

세실리아 씨!

 

로렌!?

 

들은 것 이상의 과보호로군

 

나는 기젤베르트·올드릿지

여동생인 헤이제릿타가
매우 신세를 지고 있는 모양이더군

 

헤이제릿타 씨의 오빠인가요?

내 얘기는 헤이제릿타한테서 들었나?

굳이 어느 쪽이냐면 아벨한테…

그건 슬픈 얘기로군

그건 그렇고

그 아가씨가 녹아버렸다만?

 

서―!
그러니까…

왜 그러세요!?

이름…
아깐 불러줬는데…

 

목사 님과 성녀 님은
사이가 좋은 모양이군

이분이 성녀 님이라는 건

최대한 숨겨주실 수 있을까요?

 

그런 거라면 긴 얘기는
우리 저택에 가서 하지

 

사랑에 빠지는 순간 다시 태어나

푸른 하늘과 너뿐이야

 

(뚜루뚜 슈와)

(뚜루뚜 빠두빠)

백성녀 흑목사
sub by 별명따위

저기, 꽃이 피어난 길을 흔드는
두 사람의 그림자에

살짝 닿고서 몰래…

두근거리는 마음

정말, 항상 그런 표정이야

상냥하고 둔감한 미소

결국 알아주진 않잖아?

실망이야… 오늘도

 

Lan Lan♪

사랑의 스텝

Tu Tu♪

연주해 보자

「좀 더 알고 싶어」

「다가가고 싶어」

「나를 봐 줘」

「내 마음을 알아줘!」

Shining, Charming, Blooming, Be mine!

 

너를, 너를 「좋아해!」라고 외치고 싶어

나만을, 나만을 돌아보며 웃어줘

정말 신기해, 너를 생각하면

세상이 형형색색 물들어 가

아직, 아직, 아직, 아직
이대로 끝내지 않을 거야

사랑을

운명의 사람을 돌고 돌아 만났어

쭉, 영원히 곁에 있을게

좀 더 미소를 보여줘

 

sub by 별명따위

 

제8화
『프레데리카가 남긴 것』

 

세실리아의 손을 잡았다고?

하필이면 그런 짓을

어처구니 없는 짓을 벌이셨네요
오라버니

그거, 로렌스한테 경계당해도 싼
바보 같은 짓임다

둘 다 가차없군…

헤이제릿타?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상냥하게 대해줘도 된단다!

 

머리색이 똑같네요

그래!

이 아름다운 머리색을
어머니한테서 이어받은 것이

우리 남매거든!

여동생과 같은 머리색이라니
근사하다고 생각하지 않니?

일단 제대로 소개해 드릴게요

이게 제 오라버니이자

아벨의 고용주인
기젤베르트 오라버니

부모님이 출장을 가신 상태라
자리를 비우셔서

이 저택의 대리 주인이에요

시스콤이라는―

 

다시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로렌스라고 합니다

성녀 님의 주변 일을 전부
돌봐드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성녀 님을 대할 때에는
반드시 저를 거쳐 주시죠

이런?

너무 그리 경계하진 말아주게나

여동생이 친구를 데리고
온다는 일이 없어서 기뻤거든

며칠 동안은 편히
머무르다 가게

환영하지

 

우선 저녁을 들도록 할까?

호화로워

이 사람은 일일이
호들갑을 떨거든

 

아~ 잘 먹었다~

아벨

 

헤이제릿타는 저 둘과는
완전히 터놓고 얘기하는 모양이더군

그렇네요~

자기 나름대로 세실리아 님을
지키려고 하는 중이에요

가끔씩 헛돌긴 하지만요

자신만의 껍데기 속에
틀어박혀 있던 그때를 떠올리면

아벨에게 가정교사를
부탁한 건 정답이었군

이젠 거의 시중이나 다름없지만요

뭐, 그것도 포함한 걸로 치자구

그럼 돈을 올려주세요~

 

생각해 두지

 

여어, 로렌스 군

 

자네는 술을 마실 수 있는 타입인가?

이, 일단은…

 

아벨도 불렀다만

항상 완고하게
마시고 싶지 않아 해서

아, 저도 마시는 모습을
본 적은 없어요

그 녀석은 기본적으로
너무나도 자유분방해

저런데도 규율에는 엄격해 보이는
헤이제릿타 씨와 잘 다니네요

일단 아벨에게
의지하는 부분도 있으니까

저 아이는 다소 억지스러워서
융통성이 없는 구석이 있지

그 부분이 귀엽다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어릴 적에는 순진했는데
그것도 정말 귀여웠지~

 

자랑스러운 여동생인 것처럼 보이는 게

사랑받고 있는 헤이제릿타 씨는
행복하신 분이네요

이런?

자네도 그 성녀 님을
자랑하고 싶어질 때가 있지 않나?

성녀 님이요?

헤이제릿타가 인정할 정도다

분명 자네에게 있어서도
소중한 사람이겠지?

자네는 절대
잃지 않도록 하게

- 기…
- 로렌!

 

- 여기 계셨네요
- 성녀 님

기젤베르트 씨하고
같이 계셨던 건가요

응?

뭘 마시고 계신 거예요?

술이에요

조금만 마시는 거지만요

세실리아 씨도 마셔보겠나?

안 됩니다!

 

[다음날]

 

둘이 먼저 가라니

왠지 얘기했던 것하고
다른 것 같은데

아벨이 일어나질 않으니까요!

로렌스하고 세실리아하고
둘이서 먼저 가 주실래요?

 

에릭이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는데

 

우선은 둘이서
도시 안을 돌아볼까요?

 

네!

 

이것저것 많이 있네요

꽃을 모티브로 한 액세서리입니다

여기 이건 어떤가요?

양귀비를 본따
만들어진 겁니다

 

예쁘네요

 

- 살까요?
- 네?

당신은 식욕은 있지만
물욕이 없으니까

가끔씩은

 

기껏 이런 기회니까
착용하고 가시는 건 어떤가요?

여기요

 

왜 저한테?

선물을 하시는 거라면

걸어 드리는 것까지가
세트라 생각하거든요

 

그렇구나

로렌

 

걸어주실 수 있나요?

 

역시 로렌!
손재주가 정말 좋아요!

자, 이만 가요

 

소중히 할게요!

 

로렌하고 이 도시에
같이 온 것하고

처음으로 이름을 불러준 건
추억이 될 거예요!

 

그건 크게 상관없잖아요!

상관없지 않아요!

애당초 로렌이 평소에
불러주지 않으시니까 그런 거예요

 

언젠가 자연스럽게
부를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슬슬 점심시간이니
모두를 찾은 뒤 식사를 해요

 

네~

 

이름이라…

 

여기도 상당히
훌륭한 정원이네

그러고 보니 도시에서
이쪽으로 와 본 적이 없었나?

 

왜 굳이 이걸 드시고 싶다고…

- 쉽게 볼 수 없는 거라서요!

로렌, 이건 덥석 물고서
먹는 건가요?

상스럽게 보이진 않나요?

지금 와서 무슨 말씀을…

 

도시의 맛이 나요

 

도시…!

도시…

 

도시…

그래서 로렌스

세실리아하고 뭘 보고 왔나요?

네?

평범하게 보기 드문 것이나
액세서리를 좀

 

뭐, 급제점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 어째서 헤이제릿타 씨가
기뻐 보이는 거예요?

요즘 아가씨는 참견도가
더 심해졌단 말이지~

당신한테 듣고 싶지는 않네요!

죄, 죄송합니다

아가씨가 갑자기
일어서서 그런 거잖아요

닦을 걸 빌려 올게요

아, 저도 갈게요

 

로렌?
왜 그러세요?

아뇨, 왠지 머리가 아파서…

 

괜찮습니다

최근에는 많이 괜찮았었는데

예전부터 가끔씩
이렇게 되는 일이 있었거든요

세실리아 님, 또 가호를
너무 부여해 주셨다거나?

아뇨, 그 후로는
조심했으니까요

로렌, 언제부터
그 통증이 느껴지셨어요?

그러니까…
아, 그렇지

정원 옆을 지나갔을 때부터예요

 

역시 로렌스의
가호를 줄여보죠

아, 네!

 

어라?
멎어들었어요

 

다행이다

아벨, 그 정원에는
뭐가 있나요?

그 정원에는 어느 사람이
잠들어 있는 곳이니까요

 

어느 사람?

 

일찍이 이 도시에 있었던
프레데리카 성녀입니다

 

프레데리카 성녀?

아마도 너는 프레데리카 성녀의
가호의 영향을 받은 거겠지

그 말은 설마 그 정원에?

아벨

 

또 몰래 뭔가 하려고 하는 거예요?

그런 게 아니에요

애당초 아가씨도 제대로
얘기해 준 적이 없잖아요?

 

이 도시에 돌아오게 됐으니
제대로 얘기하려고 했었어요

어릴 적에 봤었던
성녀 님에 대해서

 

프레데리카 님은

이 도시에서 영향력을 지닌
자산가가 데리고 온 성녀였는데

명가의 딸이었던 저는

정원에서 편히 숨을 돌리고 있는
그녀를 곧잘 만나러 갔어요

 

헤이제릿타!

오늘도 와 주었구나!

꽃 화관을 만들러 왔어

 

성녀 님은 긴 금발을
바람에 흩날리며

붉은 드레스를 두른
아름다운 분이셨어요

 

병으로 몸져 누운 사람이나 부상자가

성녀 님과 얘기를 나누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런 평판이 돌아서
『자애의 성녀』라고도 불리면서

그녀의 온화한 미소를
보러 오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어요

 

그러고 보니 성녀 님
나중에 오라버니도 온다고 했어

 

오늘은 학교가
끝나는 게 빠르네

무언가 준비하는 편이 좋을까?

 

그 꽃 화관?

그, 그건…

내 건 그다지 잘
만들어지지 않아서…

그만큼 만들었는데도
능숙해지질 않은 건가

에? 길!

 

헤이제릿타, 착하게 있었니?

 

아얏!

어머, 헤이제릿타는 항상
착한 아이야

누구처럼 갑자기 뒤에
서 있거나 하지도 않으니까

그건 알아채지 못한 너도
잘못한 거 아니야?

어쩔 수 없는걸

얘기에 몰두하게 되는걸

도시 사람들 중에서도

그녀와 시간을 더 많이
보내고 있던 건

저희 남매였어요

어딘가 믿음직스럽지 못하지만
따뜻했던 사람

사랑받아야 할 사람이었는데

 

그녀를 관리하고 있는 자산가는
성녀를 신성시하던 나머지

인간으로서 취급하지 않았어요

그걸로 그치지 않고

도시 사람들을 그 신앙에
끌어들여서

반항하는 자에게는
압력을 행사해서

도시를 지배했던 듯했어요

 

저로서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요

그건 오라버니도
똑같았던 모양이었어요

당시의 신문 기사에서는

그 일은 대성녀가
해결했다고…

그러고 보면
누구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성녀에게 밀고를 한 덕에

사자가 와서 사태를
해결해 주었어요

 

하지만 그땐 이미
성녀 님에게 남은 시간은…

임종을 지켜봐 드렸어요

저희 가족이…

 

헤이제릿타 씨에게 있어서
소중한 분이라면

함께 있었던 기젤베르트 씨도…

 

저기

이건 제가 들어도 되는 얘기였나요?

오히려 들어줬으면 할 정도예요

더 이상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수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야 하는 거니까요

 

이야기는 여기까지예요

어두운 얘기를 해드려서 죄송해요

아뇨, 얘기를 해 주셔서 감사해요
헤이제릿타

 

그 사람에 대해 이렇게나
얘기를 한 건 처음이에요

아가씨, 손에서 땀 엄청 날 것 같아

조용히 하세요!

지금껏 입 밖으로 꺼내는 것조차
싫어했었는데

아가씨 안에서 무언가
변한 거 아니에요?

 

그러네요

 

프레데리카 성녀의 가호

제게 전하고 싶은 거라도
있는 걸까요?

 

오늘은 기젤베르트 씨를
보지 못했네

 

저기…

이쪽…이 아니라…

뭘 하고 계새요?

 

로, 로렌!

저기… 헤이제릿타의
얘기를 들은 후로

문득 정원이 신경 쓰여서요

네? 설마 이런 늦은 시간에
가실 생각은…

 

어라?
기젤베르트 씨죠?

밤인데도 어디로…

- 꽃다발을 들고 있네요
- 정말이다

친밀하게 지내는 분한테
가기라도 하는 걸까요?

성녀 님?

 

여기는…

바로 그 정원이네요

 

날 놓치지 않고
용케 잘 따라왔군

저기!

제가 따라온 것뿐이고,
로렌은 그냥 제 곁을 지켜주려고…!

무슨 말씀을 하세요!

막지 않았던 저도 똑같죠!

죄송합니다, 기젤베르트 씨

로렌, 먼저 사과하지 말아주세요!

 

꽃다발을 들고서
외출했던 게 신경 쓰였던 거지?

이걸 줄 상대를
만나고 가겠나?

 

이 정원은 원래
어느 자산가의 소유물이었는데

그들이 포기한 현재에는
우리 집안에서 관리하고 있지

그랬었네요

아름답지?

내가 어렸을 때부터 쭉
화려했던 곳이야

 

이곳은 프레데리카가
잠든 곳이니까

 

이 시든 꽃 화관은?

헤이제릿타가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기 전에 만든 거다

곧잘 둘이서 만들어서
추억이 많다고도 할 수 있지

나는 꽃 화관을 볼 때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지만

 

정말로 아무것도
할 수 없으셨던 건가요?

로렌?

죄송해요
실례되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남매가 프레데리카 성녀의
바로 곁에 있었으면서

헤이제릿타 씨가 그렇게까지
괴로워하고 있었는데

당신도 똑같은 마음을
품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요

거기다…

자네는 절대
잃지 않도록 하게

 

어제 그 말씀

행동을 일으킨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처럼 들렸습니다

대성녀에게 밀고를 한
사람이라는 건 당신 아닌가요?

 

그때의 내가 할 수 있는 건
한정돼 있었으니까

명가라는 점을 이용해도

만나는 게 어렵다던 대성녀에게
편지를 보내는 게 고작이었다

헤이제릿타에게는
말하지 않은 거네요

괜히 쓸데없는 생각을
품게 해주고 싶지 않아서

몇 번이나 프레데리카를
데리고 가보려고 했던 적도 있었지만

그것도 말하지 않았다

데리고 가보려고 했다니…
괜찮았던 건가요?

그래, 전부 미수로 그쳤지

본인이 거절하더군

그녀 나름의

성녀로서의 삶의 방식이
있었던 모양이야

성녀에 관해 적힌
서적을 뒤져봐도

나로서는 그 마음을
이해할 수가 없었어

하지만 그녀 또한 살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야

지켜주지 못했던 건
지금도 내 마음에 한으로 맺혀 있어

 

말이 많았군

후회를 늘어놔 봤자
부끄러울 뿐이군

성녀와 목사가 상대라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입이 가벼워졌군

 

나는 먼저 돌아가지

네? 기젤베르트 씨…

 

뒤는 부탁하지

 

저기…

성녀 님, 저희도 돌아갈까요…

 

죄, 죄송해요!
왠지 눈물이 나와서…

 

두 분께선 프레데리카 성녀를
정말 소중히 대하고 있었네요

 

아아…

이걸 전해줬으면
하셨던 거네요

 

프레데리카

길!

어서 와
이거 봐!

꽃 화관, 정말 예쁘게 잘 만들어졌어

아… 응

그치?

 

프레데리카

역시 여기에서 도망치자

 

근사한걸

소설 속 이야기 같아

프레데리카!

안 돼
나는 성녀니까

사람들이 날 바란다면
그에 응해줘야지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거기다 그런 짓을 했다간
너도, 너희 집도 위험해져

 

네게는 소중한 여동생이 있잖아

 

그 아이를 사랑해 주었으면 좋겠어

 

너는 타인의 행복만을
바라고 있었지

기젤베르트 씨!

 

자네들

기젤베르트 씨는 성녀에 대해
조사해 봤다고 하셨죠?

 

그래, 과거의 기록이나
전승을 주로

그럼 성녀의 가호라는 건
들어본 적이 있나요?

성녀가 사람들을
지키려는 의지…였던가?

맞아요, 그 말처럼
당신과 헤이제릿타는

앞으로 큰 부상이나
병에 걸리는 일은 없을 거예요

 

이건 두 분이 앞을 보며
살아가 주길 바랐던

프레데리카의 가호예요

 

그녀는 마지막까지
두 분을 소중히 하셨던 거예요

 

정작 자신은 병으로
죽게 되었는데…

정말로 타인의
행복만을 바라고

곤란한 사람이군

 

성녀 님?

 

이 눈물은 그녀에게
공감해 흐르는 걸까요?

 

프레데리카

당신도 좋아하는 사람과
있는다는 행복을 알고 있었던 거네요

 

산들바람처럼 그것은

틈 사이를 어루만지며 웃고 있어

항상 다른 매일을 장식해가고 있어

날 비춰준 것만 같았어

어디에나 있는 매일을

이 손에 쥐어준 것만 같았어

부드럽게 웃는 네 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어

마음에 지펴진 이 온도를

지켜나가고 싶어

특별할 것 없는 이 나날을

끌어안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언제까지나 이 경치를

당신과 웃으며 보고 싶으니까

기도를 바람에 실어

당신이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형태는 없지만

둘도 없는 이 추억은

언젠가 말이 되어주길 바라

 

길?

안녕

 

여, 여기는 2층이야

시험 결과가 나빠서

부모님한테 외출 금지라는
말을 들어버렸어

이런 엄격한 집안만 아니었다면

정정당당히 현관으로
들어왔을 거야

그래도 그런 집안 출생이니까

성녀인 나를 만나는 걸
허락받은 거잖아?

네가 성녀가 아니었다면
말을 거는 것도 간단했을 텐데

하지만 성녀가 아니었다면
분명 날 만날 일은 없었을 테고

이렇게 평범한 얘기를
할 일도 없었을 거야

그런 건 섭섭하잖아?

그렇게 말하는 걸 들으니까

네가 나와의 평범한 대화를
바라는 것처럼 들리는데?

 

기, 길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딱히 상관없어

생각하고 있어!
생각하고 있다니까!

엄격한 집안이라느니, 성녀라느니

너와 만나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한 건데

 

응, 그렇지?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