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9,968 --> 00:00:11,970 [주제곡] 2 00:00:44,002 --> 00:00:45,795 [하늘이 우르릉 울리는 소리] 3 00:00:45,879 --> 00:00:48,548 - [무거운 음악] - [쏴 내리는 빗소리] 4 00:00:58,016 --> 00:01:00,310 [세찬 빗소리] 5 00:01:19,412 --> 00:01:21,289 [말 투레질 소리] 6 00:01:37,055 --> 00:01:38,473 [관리1] 대군 자가 7 00:01:38,556 --> 00:01:41,309 살아남은 의병들이 더 있는지 물어보리까? 8 00:01:41,392 --> 00:01:43,269 [다가오는 말발굽 소리] 9 00:01:43,353 --> 00:01:44,479 [관리2] 누가 옵니다! 10 00:01:45,063 --> 00:01:46,981 - [말 울음] - [달려오는 발소리] 11 00:01:48,983 --> 00:01:52,195 [관리3] 대군 자가 도성에서 전교가 당도했습니다 12 00:01:57,700 --> 00:02:00,370 [부스럭거리는 소리] 13 00:02:10,630 --> 00:02:14,217 [관리4] 대군 자가 전하께서 무어라 하십니까? 14 00:02:20,682 --> 00:02:23,226 [하늘이 우르릉 울리는 소리] 15 00:02:25,186 --> 00:02:27,897 항전을 위한 의병 모집을 중지하고 16 00:02:28,606 --> 00:02:29,899 돌아오라 하십니다 17 00:02:32,652 --> 00:02:33,778 무슨 뜻입니까? 18 00:02:35,989 --> 00:02:38,575 항복하실 모양일세 19 00:02:39,617 --> 00:02:42,412 [하늘이 우르릉 울리는 소리] 20 00:02:53,631 --> 00:02:55,925 [계속되는 무거운 음악] 21 00:03:05,685 --> 00:03:06,811 [사내1의 성난 소리] 22 00:03:13,443 --> 00:03:14,527 [쨍 울리는 소리] 23 00:03:19,365 --> 00:03:20,533 [사내1] 가자 24 00:03:21,200 --> 00:03:22,619 - [사내2] 아이고 - [사내1] 일어나 25 00:03:56,444 --> 00:03:57,612 [한숨] 26 00:03:58,529 --> 00:04:01,282 [하늘이 우르릉 울리는 소리] 27 00:04:06,996 --> 00:04:08,539 [콰르릉 울리는 천둥소리] 28 00:04:08,623 --> 00:04:10,792 [말 울음] 29 00:04:13,586 --> 00:04:16,089 [어두운 음악] 30 00:04:17,257 --> 00:04:20,093 [연신 울리는 요란한 천둥소리] 31 00:04:46,369 --> 00:04:47,578 [코웃음] 32 00:04:52,458 --> 00:04:54,377 [사내] 조선의 왕은 들으라 33 00:04:55,044 --> 00:04:57,672 그대가 지난날의 과오를 뉘우치고 34 00:04:57,755 --> 00:04:58,923 화친을 청하니 35 00:04:59,007 --> 00:05:01,342 - [흐느끼는 소리] - 짐은 그간의 죄를 36 00:05:01,426 --> 00:05:03,344 모두 용서하고 37 00:05:03,428 --> 00:05:05,096 규례를 정하여 38 00:05:05,179 --> 00:05:08,891 군신이 대대로 지킬 신의로 삼고자 한다 39 00:05:09,976 --> 00:05:12,520 명의 고명과 책인을 헌납하고 40 00:05:13,104 --> 00:05:16,774 '명과의 수호를 끊고 그 연호를 버리고' 41 00:05:17,483 --> 00:05:19,694 '일체의 공문서에' 42 00:05:19,777 --> 00:05:23,072 '우리의 정삭을 받들도록 하라' 43 00:05:23,156 --> 00:05:24,657 [한숨] 44 00:05:24,741 --> 00:05:26,868 '또한 그대에게는' 45 00:05:26,951 --> 00:05:30,079 '적장자나 첫아들이 없다 하니' 46 00:05:30,872 --> 00:05:32,540 '그 아우를' 47 00:05:33,166 --> 00:05:34,709 '인질로 삼으라' 48 00:05:36,836 --> 00:05:38,796 '만일 그대에게' 49 00:05:41,299 --> 00:05:44,218 '뜻하지 않은 일이 발생하면' 50 00:05:45,511 --> 00:05:48,389 '짐이 인질로 세운 자를 삼아' 51 00:05:50,016 --> 00:05:51,392 '왕위를' 52 00:05:52,727 --> 00:05:55,688 '계승하게 할 것이다' 53 00:06:14,165 --> 00:06:16,125 [상궁] 중전마마, 송구하오나 54 00:06:16,209 --> 00:06:18,628 지금 영부사 대감께서 들어 계십니다 55 00:06:19,796 --> 00:06:20,755 알겠네 56 00:06:23,549 --> 00:06:27,136 대비께서 진한대군의 일로 많이 상심하셨는가? 57 00:06:27,720 --> 00:06:29,931 소인에겐 별 내색 없으셨습니다 58 00:06:33,434 --> 00:06:34,977 내일 다시 옴세 59 00:06:43,528 --> 00:06:44,612 [코웃음] 60 00:06:46,572 --> 00:06:48,449 주상이 지은 죄로 61 00:06:49,033 --> 00:06:51,702 내 아들이 대신 죽게 생겼습니다 62 00:06:52,411 --> 00:06:55,957 [영부사] 대비마마 상심이 크신 줄은 압니다만 63 00:06:56,040 --> 00:06:58,167 주상의 죄라니요 64 00:06:58,960 --> 00:07:00,586 혹여 누가 들을까 두렵습니다 65 00:07:00,670 --> 00:07:02,755 들으라고 하는 소리입니다! 66 00:07:02,839 --> 00:07:04,715 [대비] 진한대군이 끌려가는 마당에 67 00:07:04,799 --> 00:07:07,260 내가 주상의 눈치까지 봐야 합니까? 68 00:07:07,343 --> 00:07:08,761 고정하세요! 69 00:07:09,929 --> 00:07:11,639 [영부사] 대군이 청으로 끌려가기도 전에 70 00:07:11,722 --> 00:07:14,100 사달이 나는 것을 보고 싶으십니까? 71 00:07:20,314 --> 00:07:23,359 - [무거운 음악] - 대군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72 00:07:25,194 --> 00:07:28,614 [임금] 내 사려가 깊지 못하고 73 00:07:29,198 --> 00:07:31,784 도리를 지켜 청과 화친하지 말라는 74 00:07:31,868 --> 00:07:34,787 조정의 논의를 거절치 못한 것이 75 00:07:35,830 --> 00:07:38,332 오늘의 환란을 자초했다 76 00:07:38,916 --> 00:07:42,170 전하, 너무 자책하지 마시옵소서 77 00:07:42,962 --> 00:07:45,923 [진한대군] 그때는 그것이 이 나라의 종묘사직과 78 00:07:46,007 --> 00:07:48,718 백성을 위한 일이라 생각하신 것 아닙니까 79 00:07:50,845 --> 00:07:53,556 백성들이 나를 원망하고 욕하는 소리가 80 00:07:53,639 --> 00:07:56,601 [임금이 목멘 소리로]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아 81 00:07:58,019 --> 00:08:01,522 참을 수 없이 괴롭고 고통스럽구나 82 00:08:03,316 --> 00:08:06,277 너도 내가 원망스럽겠지? 83 00:08:07,028 --> 00:08:08,696 소신에게는 84 00:08:10,656 --> 00:08:13,951 전하를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죄만 있을 뿐 85 00:08:15,536 --> 00:08:17,205 어떤 원망도 없습니다 86 00:08:17,288 --> 00:08:20,458 내가 너를 저들에게 순순히 넘겨주는데도 말이냐? 87 00:08:20,541 --> 00:08:22,960 청에 인질로 끌려가는 것은 88 00:08:23,753 --> 00:08:26,339 전하와 이 나라의 백성을 위해 89 00:08:26,422 --> 00:08:27,840 종친인 제가 90 00:08:28,633 --> 00:08:31,260 마땅히 감당해야 할 도리입니다 91 00:09:00,915 --> 00:09:02,542 진한대군 92 00:09:04,085 --> 00:09:06,420 예, 전하, 말씀하십시오 93 00:09:08,631 --> 00:09:10,466 고개를 들라 94 00:09:19,767 --> 00:09:22,311 반드시 살아 돌아오라 95 00:09:22,395 --> 00:09:24,188 [애잔한 음악] 96 00:09:24,272 --> 00:09:26,107 [임금] 명을 어긴다면 97 00:09:26,190 --> 00:09:29,443 내 결단코 너를 용서치 않을 것이다 98 00:09:29,527 --> 00:09:30,903 알겠느냐? 99 00:09:34,198 --> 00:09:36,450 [목멘 소리로] 명심하겠습니다 전하 100 00:09:39,996 --> 00:09:41,622 형이라 불러 다오 101 00:09:43,374 --> 00:09:45,084 [임금] 어릴 적 부르던 것처럼 102 00:09:46,377 --> 00:09:49,088 내 너의 음성으로 듣고 싶구나 103 00:09:54,844 --> 00:09:55,678 형님 104 00:09:55,761 --> 00:09:57,388 [울먹이는 숨소리] 105 00:10:03,477 --> 00:10:04,687 [임금] 오냐 106 00:10:07,023 --> 00:10:09,775 나는 너의 유일한 형이고 107 00:10:10,943 --> 00:10:13,571 너는 내 유일한 아우다 108 00:10:15,406 --> 00:10:18,534 니가 상하면 나도 상하는 것이니 109 00:10:20,328 --> 00:10:23,289 부디 몸 성히 잘 다녀오거라 110 00:10:27,376 --> 00:10:28,878 예, 형님 111 00:10:34,759 --> 00:10:38,429 [안도하는 숨소리] 이것으로 한시름 놓았습니다 112 00:10:38,512 --> 00:10:42,016 대비전이 진한대군을 보내지 않겠다고 버티면 어쩌나 113 00:10:42,099 --> 00:10:43,184 걱정했는데 114 00:10:43,267 --> 00:10:45,394 대비전이라고 해도 115 00:10:45,478 --> 00:10:48,731 청나라 황제의 명을 따르지 않을 도리는 없지요 116 00:10:49,315 --> 00:10:50,733 대군이 없으니 117 00:10:50,816 --> 00:10:54,320 기세등등했던 대비전과 박종환의 세도가 118 00:10:54,403 --> 00:10:55,780 한풀 꺾이겠군요 119 00:10:55,863 --> 00:10:58,658 위기가 기회라고, 우리 가문이 120 00:10:58,741 --> 00:11:01,744 조정의 세를 장악할 때가 온 겁니다 121 00:11:02,662 --> 00:11:04,080 [관리] 중전마마 122 00:11:05,289 --> 00:11:07,708 하루빨리 전하의 뒤를 이을 123 00:11:07,792 --> 00:11:10,336 대통을 생산하셔야 하옵니다 124 00:11:11,462 --> 00:11:13,589 [떨리는 숨소리] 125 00:11:17,676 --> 00:11:19,845 [쏴 내리는 빗소리] 126 00:11:25,184 --> 00:11:26,685 [관리] 대군 자가 127 00:11:31,524 --> 00:11:32,733 스승님 128 00:11:33,401 --> 00:11:36,320 제가 돌아올 때까지 형님을 잘 부탁드립니다 129 00:11:37,154 --> 00:11:40,449 [관리] 그는 저의 소임이니 심려 마십시오 130 00:11:41,951 --> 00:11:44,495 심정은 좀 어떠십니까? 131 00:11:46,956 --> 00:11:50,751 청나라에 끌려가는 것이 두려우냐고 물으시는 거라면 132 00:11:53,337 --> 00:11:55,381 예, 두렵습니다 133 00:11:55,965 --> 00:11:58,175 - [차분한 음악] - [진한대군] 하나 134 00:11:59,802 --> 00:12:01,887 두려움보다 더 큰 기대가 있습니다 135 00:12:04,849 --> 00:12:07,518 일개 소국에 불과했던 청나라가 136 00:12:08,519 --> 00:12:10,980 어떻게 대국 명나라를 위협하며 137 00:12:11,063 --> 00:12:15,025 중화의 중심까지 넘보는 힘을 갖게 된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138 00:12:16,193 --> 00:12:18,529 청나라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면 139 00:12:19,947 --> 00:12:23,617 저들에게 패하지 않을 방도 또한 찾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140 00:12:26,036 --> 00:12:30,207 대군 자가를 처음 뵀을 때가 생각납니다 141 00:12:31,167 --> 00:12:34,795 자가께서는 연치 어리셨을 때부터 142 00:12:34,879 --> 00:12:37,131 쉬이 낙심치 않으셨지요 143 00:12:40,176 --> 00:12:42,219 제가 그랬습니까? 144 00:12:43,429 --> 00:12:45,181 대군 자가 145 00:12:46,515 --> 00:12:47,683 부디 146 00:12:48,642 --> 00:12:50,394 몸조심하십시오 147 00:12:55,900 --> 00:12:57,735 [진한대군] 저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148 00:12:58,736 --> 00:13:02,698 심양에 당도하는 대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149 00:13:11,332 --> 00:13:13,375 - [계속되는 차분한 음악] - [한숨] 150 00:13:13,459 --> 00:13:16,086 "광화문" 151 00:13:17,004 --> 00:13:19,507 [새 지저귀는 소리] 152 00:13:28,140 --> 00:13:31,060 [시끌시끌한 소리] 153 00:13:31,936 --> 00:13:36,023 [백성들] 아이고, 대군 자가! 154 00:13:37,525 --> 00:13:40,694 [울며] 대군 자가! 155 00:13:41,862 --> 00:13:43,739 대군 자가! 156 00:13:43,822 --> 00:13:46,784 [백성들의 통곡하는 소리] 157 00:13:51,914 --> 00:13:55,793 [백성들이 연신 통곡한다] 158 00:14:08,639 --> 00:14:10,849 - [관리1] 낙향하겠다니? - [풀벌레 울음] 159 00:14:10,933 --> 00:14:12,893 그게 무슨 말인가? 160 00:14:12,977 --> 00:14:16,647 설마 자네도 오랑캐에게 항복하는 것이 부끄러워 161 00:14:16,730 --> 00:14:18,774 더는 벼슬하기가 싫은 겐가? 162 00:14:18,857 --> 00:14:21,443 [피식 웃으며] 항복이 무슨 대수인가? 163 00:14:21,527 --> 00:14:22,987 [관리2] 저들의 도륙이 시작되기 전에 164 00:14:23,070 --> 00:14:25,030 항복하지 않은 것이 문제고 165 00:14:25,114 --> 00:14:28,617 일어나지 않아도 될 변란을 막지 못한 것이 166 00:14:28,701 --> 00:14:30,327 부끄러울 뿐이네 167 00:14:31,412 --> 00:14:32,955 지금 조정엔 168 00:14:33,622 --> 00:14:36,041 자네 같은 사람이 필요하네 169 00:14:36,125 --> 00:14:40,421 전하와 이 나라를 위해 제발 다시 생각하게 170 00:14:41,463 --> 00:14:43,299 나도 이러고 싶지 않네 171 00:14:43,382 --> 00:14:46,385 [관리2] 하나 나라는 여전히 위태로운데 172 00:14:46,468 --> 00:14:50,306 조정의 세를 놓고 외척들끼리 다투는 꼴은 173 00:14:51,015 --> 00:14:52,808 차마 볼 수 없네 174 00:14:53,517 --> 00:14:55,895 [어두운 음악] 175 00:14:55,978 --> 00:14:57,229 [한숨] 176 00:14:58,856 --> 00:15:00,816 [포로들의 곡소리] 177 00:15:00,900 --> 00:15:02,693 [청병들이 청국어로] 빨리 가! 178 00:15:02,776 --> 00:15:06,155 빨리 움직여! 179 00:15:07,948 --> 00:15:10,284 [청병1] 빨리, 빨리 움직여! 180 00:15:12,119 --> 00:15:15,080 [청병2의 재촉하는 소리] 181 00:15:17,416 --> 00:15:19,793 - [고조되는 음악] - [포로들의 신음] 182 00:15:20,961 --> 00:15:22,296 [말 울음] 183 00:15:22,379 --> 00:15:24,590 [포로들의 힘겨운 신음] 184 00:15:24,673 --> 00:15:26,425 - [퍽퍽 때리는 소리] - [청병3] 어서 일어나! 185 00:15:26,508 --> 00:15:29,887 - [말 울음] - [청병들의 다그치는 소리] 186 00:15:31,013 --> 00:15:33,223 [진한대군이 한국어로] 당장 멈추지 못할까! 187 00:15:33,307 --> 00:15:34,433 [관리] 야, 이놈들아! 188 00:15:34,516 --> 00:15:35,768 [관리, 진한대군의 거친 숨소리] 189 00:15:35,851 --> 00:15:37,728 [청 관리가 청국어로] 원하는 대로 해 줘라 190 00:15:39,146 --> 00:15:40,606 인질이 상하면 안 된다 191 00:15:46,862 --> 00:15:48,113 [진한대군이 한국어로] 이보게 192 00:15:48,864 --> 00:15:50,157 괜찮은가? 193 00:15:51,283 --> 00:15:53,494 - 이보게 - [관리] 이미 숨졌습니다 194 00:15:57,247 --> 00:15:59,500 - [청국어로] 치워라! - [청병4] 예! 195 00:16:04,213 --> 00:16:05,756 [말고삐 당기는 소리] 196 00:16:10,386 --> 00:16:12,262 [분한 숨소리] 197 00:16:13,430 --> 00:16:15,349 - [한국어로] 정 통사! - [말 투레질 소리] 198 00:16:15,432 --> 00:16:16,725 [정 통사의 한숨] 199 00:16:17,685 --> 00:16:19,478 [진한대군] 당장 마 장군을 만나야겠네 200 00:16:19,561 --> 00:16:21,772 [정 통사] 마 장군께선 바쁘십니다 201 00:16:22,356 --> 00:16:23,816 제게 말씀하시지요 202 00:16:24,900 --> 00:16:25,985 [한숨] 203 00:16:27,403 --> 00:16:29,571 아무리 인질이고 포로라 해도 204 00:16:29,655 --> 00:16:30,823 잠시도 쉬지 않고 205 00:16:30,906 --> 00:16:32,741 하루에 수십 리를 걷게 하는 건 너무하지 않은가? 206 00:16:32,825 --> 00:16:34,910 [진한대군] 이런 강행군이 계속되면 207 00:16:35,619 --> 00:16:38,205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네 208 00:16:38,288 --> 00:16:39,540 대군 자가 209 00:16:40,124 --> 00:16:44,420 [정 통사] 지금 뭔가 크게 착각을 하고 계신 듯합니다 210 00:16:44,503 --> 00:16:45,838 이 전쟁은 211 00:16:45,921 --> 00:16:48,757 막돼먹은 오랑캐가 일으킨 것이 아니라 212 00:16:48,841 --> 00:16:50,801 어리석고 무능한 213 00:16:50,884 --> 00:16:54,513 조선의 왕과 조정이 자초한 것입니다 214 00:16:54,596 --> 00:16:57,725 조선 백성들이 처참하게 죽임을 당하고 215 00:16:57,808 --> 00:17:00,769 짐승만도 못한 대우를 받으며 포로로 끌려가는 것은 216 00:17:00,853 --> 00:17:01,979 [포로들이 흐느낀다] 217 00:17:02,062 --> 00:17:05,274 조선 왕과 조정의 탓이라 이 말씀입니다 218 00:17:05,357 --> 00:17:06,358 [정 통사의 헛웃음] 219 00:17:06,442 --> 00:17:09,028 - [어두운 음악] - 한데 이 모든 것이 마치 220 00:17:09,111 --> 00:17:11,572 청나라의 잘못인 양 구시니 221 00:17:13,615 --> 00:17:17,786 염치가 없는 것인지 생각이 없는 것인지 222 00:17:17,870 --> 00:17:21,373 내 이미 수년 전부터 청의 백성인데도 223 00:17:21,457 --> 00:17:23,834 조선 태생이라는 것이 부끄러워 224 00:17:23,917 --> 00:17:26,378 차마 얼굴을 들 수 없습니다 225 00:17:27,546 --> 00:17:31,467 대군 자가는 청의 손님이 아니라 인질입니다 226 00:17:32,760 --> 00:17:35,345 인질이면 인질답게 구십시오 227 00:17:36,013 --> 00:17:37,598 아시겠습니까? 228 00:17:37,681 --> 00:17:38,640 [말 투레질 소리] 229 00:17:40,934 --> 00:17:42,352 [청병5가 청국어로] 빨리 움직여! 230 00:17:42,436 --> 00:17:43,479 [청병6] 빨리! 231 00:17:43,562 --> 00:17:45,564 - 빨리 움직여! - [청병들의 다그치는 소리] 232 00:17:53,197 --> 00:17:56,283 [시끌시끌한 소리] 233 00:17:57,201 --> 00:17:59,203 [차분한 음악] 234 00:17:59,286 --> 00:18:00,579 [진한대군이 한국어로] 스승님 235 00:18:00,662 --> 00:18:03,499 무사히 심양에 당도하여 소식을 전합니다 236 00:18:04,792 --> 00:18:08,295 요사이 매일같이 청 황제가 가장 아끼는 동생 237 00:18:08,378 --> 00:18:10,589 예친왕과 바둑을 두고 있습니다 238 00:18:11,465 --> 00:18:13,425 - [잘그락 집는 소리] - 바둑을 잘 두는 것이 239 00:18:13,509 --> 00:18:15,052 - 얼마나 귀한 재주인지 - [탁 놓는 소리] 240 00:18:15,135 --> 00:18:16,887 이곳에 와서야 깨닫습니다 241 00:18:16,970 --> 00:18:17,805 [탁 놓는 소리] 242 00:18:18,388 --> 00:18:20,849 - 어제는 예친왕과 바둑을 두면서 - [탁 놓는 소리] 243 00:18:20,933 --> 00:18:24,269 조선 포로들의 속환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244 00:18:25,979 --> 00:18:29,441 [관리] 대군 자가의 서찰 잘 받았습니다 245 00:18:30,067 --> 00:18:33,195 다음에는 장계와 함께 보내지 마십시오 246 00:18:33,278 --> 00:18:37,199 - [잔잔한 음악] - 제가 따로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247 00:18:38,033 --> 00:18:39,201 [시끌시끌한 소리] 248 00:18:39,284 --> 00:18:42,079 [진한대군] 스승님 기쁜 소식이 있어 전합니다 249 00:18:42,162 --> 00:18:44,164 예친왕이 청 황제에게 청해 250 00:18:44,248 --> 00:18:47,626 속환금을 더 이상 올리지 않겠다는 약조를 받아 냈습니다 251 00:18:48,585 --> 00:18:52,131 [관리] 오늘 대군 자가와 포로들의 무사 귀환을 위해 252 00:18:52,714 --> 00:18:55,676 전하께서 손수 복사나무를 골라 253 00:18:55,759 --> 00:18:58,178 후원에 심게 하셨습니다 254 00:18:58,262 --> 00:19:00,514 동부승지에게 따로 255 00:19:00,597 --> 00:19:03,350 대군 자가 보듯 살뜰히 보살피라는 256 00:19:03,433 --> 00:19:05,686 - [한숨] - 어명까지 내리셨습니다 257 00:19:15,154 --> 00:19:16,530 [한숨] 258 00:19:16,613 --> 00:19:18,157 - [새 지저귀는 소리] - [진한대군] 스승님 259 00:19:18,240 --> 00:19:20,951 형님의 대를 이을 원자가 태어났다는 소식에 260 00:19:21,034 --> 00:19:22,995 기쁜 마음 가눌 길이 없습니다 261 00:19:23,662 --> 00:19:25,205 조정에서 염려한 대로 262 00:19:25,289 --> 00:19:28,333 황제가 원자도 인질로 보내야 마땅하다고 하였으나 263 00:19:28,417 --> 00:19:31,628 예친왕이 중재하여 그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264 00:19:31,712 --> 00:19:35,841 대신 제가 예친왕을 따라 원정을 가게 되었으니 265 00:19:35,924 --> 00:19:38,802 한동안 소식을 전하긴 어렵지 싶습니다 266 00:19:46,435 --> 00:19:48,228 -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 [시끌시끌한 소리] 267 00:19:48,312 --> 00:19:49,396 상화야! 268 00:19:49,479 --> 00:19:51,023 [새 지저귀는 소리] 269 00:19:51,106 --> 00:19:52,983 - 상화야, 이놈아! - [상화] 예! 270 00:19:53,066 --> 00:19:53,942 [진한대군] 어 271 00:19:54,026 --> 00:19:56,320 [진한대군의 가쁜 숨소리] 272 00:20:00,574 --> 00:20:01,408 이놈아 273 00:20:01,491 --> 00:20:02,326 [진한대군] 스승님 274 00:20:02,409 --> 00:20:05,871 예친왕이 드디어 저의 귀국을 허락했습니다 275 00:20:05,954 --> 00:20:08,248 해를 넘기기 전에 복사나무 아래에서 276 00:20:08,332 --> 00:20:11,168 형님과 바둑 한판 두고 싶다는 저의 숙원이 277 00:20:11,251 --> 00:20:12,377 드디어 이루어질 모양입니다 278 00:20:12,461 --> 00:20:14,671 [진한대군] 네 이놈! 왜 이렇게 무겁느냐 279 00:20:14,755 --> 00:20:16,381 [웃으며] 아이고 280 00:20:16,465 --> 00:20:17,841 [진한대군의 웃음] 281 00:20:17,925 --> 00:20:18,884 [진한대군의 기쁜 숨소리] 282 00:20:18,967 --> 00:20:20,928 - [흥겨운 풍물 연주] - [백성들의 환호] 283 00:20:21,011 --> 00:20:23,430 - [백성] 진한대군이 돌아오셨다! - [밝은 음악] 284 00:20:23,513 --> 00:20:26,099 [백성들의 기뻐하는 소리] 285 00:20:59,216 --> 00:21:01,551 [잦아드는 음악] 286 00:21:03,470 --> 00:21:06,223 [백성들의 기뻐하는 소리] 287 00:21:07,057 --> 00:21:09,935 "광화문" 288 00:21:16,650 --> 00:21:18,068 [말 투레질 소리] 289 00:21:20,237 --> 00:21:21,613 [말 울음] 290 00:21:22,239 --> 00:21:23,782 [금군] 대군 자가 291 00:21:24,700 --> 00:21:26,576 송구하오나 입궐을 허한다는 어명이 292 00:21:26,660 --> 00:21:28,453 아직 당도하지 않았습니다 293 00:21:28,537 --> 00:21:30,414 예서 기다려 주십시오 294 00:21:32,749 --> 00:21:35,168 [휭 바람 소리] 295 00:21:40,674 --> 00:21:41,883 알겠네 296 00:21:43,343 --> 00:21:45,095 [관리1] 전하 297 00:21:45,178 --> 00:21:50,017 진한대군을 저리 계속 세워 둘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298 00:21:50,100 --> 00:21:53,770 그만 안으로 들게 하여 인사를 받으시지요 299 00:21:54,354 --> 00:21:55,731 [관리2] 전하, 아니 되옵니다 300 00:21:56,606 --> 00:22:00,777 진한대군이 예친왕에게 청해 황제의 선물을 받아 왔다 하옵니다 301 00:22:00,861 --> 00:22:02,821 전하께서 대군을 들이시면 302 00:22:02,904 --> 00:22:04,573 그 앞에 엎드려 303 00:22:05,073 --> 00:22:07,868 절을 하고 선물을 받으셔야 하옵니다 304 00:22:13,165 --> 00:22:15,959 [관리2] '뜻하지 않은 일이 발생하면' 305 00:22:16,043 --> 00:22:19,254 '짐이 인질로 세운 자를 삼아' 306 00:22:19,338 --> 00:22:21,048 '왕위를' 307 00:22:21,131 --> 00:22:24,134 '계승하게 할 것이다' 308 00:22:25,802 --> 00:22:27,179 [영부사] 전하 309 00:22:27,262 --> 00:22:30,891 예친왕에게 선물을 받아 온 것은 사실이옵니다 310 00:22:30,974 --> 00:22:33,143 - 하오나… - [임금] '하오나' 뭐요? 311 00:22:34,478 --> 00:22:36,563 [영부사] 그 선물은 물건이 아니라 312 00:22:36,646 --> 00:22:39,149 지난 변란 때 끌려갔던 백성들이옵니다 313 00:22:39,232 --> 00:22:40,567 진한대군이 314 00:22:40,650 --> 00:22:43,570 황제께서 하사하시려던 선물을 거절하고 315 00:22:43,653 --> 00:22:47,699 대신 백성들을 풀어 달라 간청했다고 합니다 316 00:22:48,492 --> 00:22:50,952 - [어두운 음악] - [코웃음] 317 00:22:52,120 --> 00:22:55,082 아주 성군이 나셨구먼 318 00:23:00,504 --> 00:23:02,255 [옅은 한숨] 319 00:23:07,677 --> 00:23:10,013 "인정문" 320 00:23:10,097 --> 00:23:12,557 [풀벌레 울음] 321 00:23:16,353 --> 00:23:17,312 대군 자가 322 00:23:17,896 --> 00:23:19,064 [상화] 물이라도 대령을 할까요? 323 00:23:19,147 --> 00:23:21,358 아니다 전하를 뵙고 나서 마시겠다 324 00:23:21,441 --> 00:23:22,943 [밤새 울음] 325 00:23:23,902 --> 00:23:25,278 - [상화] 예 - [진한대군의 한숨] 326 00:23:25,362 --> 00:23:27,906 [멀어지는 발소리] 327 00:23:27,989 --> 00:23:32,119 [대비] 영상, 진한대군이 무슨 대역죄인입니까? 328 00:23:32,202 --> 00:23:34,579 주상이 대군을 저리 푸대접을 하는데 329 00:23:34,663 --> 00:23:36,498 어찌 보고만 있는 겁니까! 330 00:23:37,082 --> 00:23:38,959 송구하옵니다, 대비마마 331 00:23:39,042 --> 00:23:40,710 [대비] 송구하단 말만 되풀이하지 말고 332 00:23:40,794 --> 00:23:43,130 어찌할 것인지 답을 하세요! 333 00:23:43,213 --> 00:23:44,923 - [달려오는 발소리] - [영부사] 대비마마 334 00:23:45,006 --> 00:23:46,299 고정하십시오 335 00:23:46,383 --> 00:23:49,761 [대비] 영부사는 어디서 무얼 하다가 이제 오시는 겝니까! 336 00:23:49,845 --> 00:23:51,471 [영부사] 방금 진한대군이 337 00:23:51,555 --> 00:23:54,724 전하를 뵈러 편전에 드는 것을 보고 왔습니다 338 00:23:57,185 --> 00:23:59,187 진작에 그럴 것이지 339 00:24:00,355 --> 00:24:02,315 [어두운 음악] 340 00:24:02,899 --> 00:24:04,276 [문 닫히는 소리] 341 00:24:43,523 --> 00:24:45,692 [임금] 예친왕의 총애를 받았다더니 342 00:24:46,443 --> 00:24:49,154 신수가 아주 훤하구나 343 00:24:52,032 --> 00:24:54,117 형님께서도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344 00:24:54,201 --> 00:24:56,953 - [임금] 닥쳐라 - [긴장이 감도는 음악] 345 00:24:57,579 --> 00:24:59,998 형이라 부르지 마라 346 00:25:01,499 --> 00:25:04,878 나는 너의 형이기 전에 이 나라의 임금이고 347 00:25:04,961 --> 00:25:08,173 군신의 관계는 니깟 놈이 감히 넘어서는 아니 되는 348 00:25:08,256 --> 00:25:10,383 지엄한 것이다 349 00:25:11,760 --> 00:25:13,553 알겠느냐? 350 00:25:15,847 --> 00:25:17,182 예, 전하 351 00:25:17,933 --> 00:25:19,684 명심하겠습니다 352 00:25:28,276 --> 00:25:30,278 [풀벌레 울음] 353 00:25:33,531 --> 00:25:34,824 [영상] 대군 자가 354 00:25:35,450 --> 00:25:37,744 오랜만에 인사 올립니다 355 00:25:41,039 --> 00:25:42,958 형님, 아니 356 00:25:44,584 --> 00:25:48,546 전하의 용안이 많이 상하신 듯 보였습니다 357 00:25:49,339 --> 00:25:52,300 [진한대군] 마지막 서찰을 받은 것이 그리 오래전도 아닌데 358 00:25:53,134 --> 00:25:54,886 어찌 된 일입니까? 359 00:25:57,097 --> 00:25:58,515 대군 자가 360 00:25:58,598 --> 00:25:59,933 [관리] 영상 대감 361 00:26:06,356 --> 00:26:08,525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362 00:26:08,608 --> 00:26:10,193 [영상] 무슨 일인데 그러시오? 363 00:26:10,277 --> 00:26:14,239 내 대군을 모시고 지금 말씀을 나누려던 참이오 364 00:26:14,948 --> 00:26:18,243 [관리] 전하와 국정에 대한 기밀한 일입니다 365 00:26:24,124 --> 00:26:26,543 [영상] 송구합니다, 대군 자가 366 00:26:26,626 --> 00:26:29,421 제가 곧 연통을 드리겠습니다 367 00:26:29,504 --> 00:26:33,300 그때 편히 마주 앉아 묵은 회포를 푸시지요 368 00:26:34,551 --> 00:26:36,553 알겠습니다, 그리하시지요 369 00:26:46,980 --> 00:26:49,065 대감, 어서 가시지요 370 00:26:57,407 --> 00:26:59,075 [달그락 놓는 소리] 371 00:26:59,159 --> 00:27:00,327 영상 372 00:27:01,369 --> 00:27:02,954 [중전] 내 조카 명하를 373 00:27:03,580 --> 00:27:05,582 사윗감으로 어찌 생각하시오? 374 00:27:06,166 --> 00:27:07,959 [중전의 웃음] 375 00:27:08,501 --> 00:27:12,213 우리 명하가 눈이 높아 그만 혼기를 놓쳤는데 376 00:27:12,297 --> 00:27:16,301 영상의 여식도 혼기가 꽉 찼다고 들었습니다 377 00:27:17,135 --> 00:27:18,470 어떻습니까? 378 00:27:18,553 --> 00:27:21,639 두 가문이 혼인으로 하나가 된다면 379 00:27:21,723 --> 00:27:26,102 우리 원자가 천군만마를 얻은 듯 든든해질 것입니다 380 00:27:26,186 --> 00:27:27,812 아니 그렇습니까? 381 00:27:32,776 --> 00:27:34,235 중전마마 382 00:27:34,319 --> 00:27:36,613 [관리] 혼사는 인륜지대사입니다 383 00:27:36,696 --> 00:27:40,367 어찌 이 자리에서 결판을 내려 하십니까? 384 00:27:41,076 --> 00:27:44,329 영상 대감을 너무 채근하지 마십시오 385 00:27:44,913 --> 00:27:46,956 채근하는 것이 아니라… 386 00:27:50,543 --> 00:27:51,544 [어색한 웃음] 387 00:27:52,545 --> 00:27:56,174 [중전] 그럼 깊이 생각해 보고 답을 주세요 388 00:27:57,509 --> 00:27:58,593 [옅은 헛기침] 389 00:28:00,553 --> 00:28:02,972 예, 중전마마 390 00:28:04,015 --> 00:28:05,892 [멀리 개 짖는 소리] 391 00:28:13,733 --> 00:28:17,153 [중전] 내가 너무 조급하게 굴어 일을 그르친 겁니까? 392 00:28:17,237 --> 00:28:19,739 [관리] 중전마마께서 어찌하셨든 393 00:28:19,823 --> 00:28:23,201 강항순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394 00:28:23,284 --> 00:28:25,120 이 모든 게 395 00:28:25,203 --> 00:28:28,581 진한대군이 죽지 않고 살아서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396 00:28:28,665 --> 00:28:30,959 - [어두운 음악] - 불행 중 다행이라면 397 00:28:31,543 --> 00:28:35,046 전하께서도 진한대군의 본색을 눈치채시고 398 00:28:35,130 --> 00:28:37,132 경계하게 되셨다는 겁니다 399 00:28:37,215 --> 00:28:38,675 [중전의 한숨] 400 00:28:39,426 --> 00:28:42,762 [중전] 전하의 병환이 날이 갈수록 위중해지는데 401 00:28:42,846 --> 00:28:45,640 세자 책봉은 입도 뻥끗 못 하게 막으시니 402 00:28:46,391 --> 00:28:48,059 그것이 걱정입니다 403 00:28:48,143 --> 00:28:51,604 이러다 갑자기 승하하시면 그땐 어찌합니까? 404 00:28:52,772 --> 00:28:54,190 그 전에 405 00:28:54,733 --> 00:28:58,153 원자 아기씨의 세자 책봉을 확정 지을 것이니 406 00:28:58,820 --> 00:29:00,572 심려 마십시오 407 00:29:01,698 --> 00:29:04,242 [대비] 상을 내리지는 못할망정 408 00:29:04,325 --> 00:29:06,035 대역죄인 취급이라니 409 00:29:06,119 --> 00:29:09,581 [분한 숨소리] 내 분통해서 참을 수가 없소! 410 00:29:09,664 --> 00:29:13,042 외숙부님 어찌 된 일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411 00:29:13,126 --> 00:29:15,128 [영부사] 얼마 전 김종배가 412 00:29:15,211 --> 00:29:18,715 원자의 세자 책봉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청을 올렸는데 413 00:29:18,798 --> 00:29:22,552 전하께서 진노하시어 조정이 발칵 뒤집혔었습니다 414 00:29:22,635 --> 00:29:25,597 그 뒤로 김종배가 그 일을 무마하려고 415 00:29:25,680 --> 00:29:29,392 전하께 대군 자가를 음해하기 시작했습니다 416 00:29:29,476 --> 00:29:31,436 [무거운 음악] 417 00:29:31,519 --> 00:29:33,813 무슨 음해를 했단 말씀이십니까? 418 00:29:33,897 --> 00:29:36,608 도성 안팎으로 소문이 돌았습니다 419 00:29:36,691 --> 00:29:39,819 대군께서 용상을 바라고 420 00:29:39,903 --> 00:29:42,405 예친왕의 세작 노릇을 한다는 421 00:29:43,406 --> 00:29:45,533 [대비] 대군을 보호할 방도는 있겠지요? 422 00:29:46,367 --> 00:29:49,621 아, 서북 지방에 호환이 극심하다 하니 423 00:29:49,704 --> 00:29:52,081 그 핑계를 대고 변방으로 가 424 00:29:52,165 --> 00:29:54,334 사냥을 하는 척 피신하는 건 어떻소? 425 00:29:54,417 --> 00:29:57,003 [영부사] 도성을 벗어나는 것은 아니 됩니다 426 00:29:57,086 --> 00:29:58,755 주상과 김종배의 눈에는 427 00:29:58,838 --> 00:30:01,591 역적모의를 위한 행보로 비쳐질 것이고 428 00:30:01,674 --> 00:30:02,926 필시 이를 빌미 삼아 429 00:30:03,009 --> 00:30:05,345 대군은 물론 대군을 따르는 자들 모두 430 00:30:05,428 --> 00:30:07,472 - 척살하려 들 것입니다 - [대비의 한숨] 431 00:30:07,555 --> 00:30:09,974 [대비] 하면 어찌해야 한단 말씀이오? 432 00:30:10,767 --> 00:30:12,018 지금은 433 00:30:12,560 --> 00:30:14,270 저들의 눈 밖에 나지 않게 434 00:30:14,354 --> 00:30:17,232 [영부사] 숨죽여 엎드려 있는 것이 상수이옵니다 435 00:30:30,829 --> 00:30:32,163 [내관] 전하 436 00:30:32,247 --> 00:30:35,667 대비전에서 탕약을 올렸사옵니다 437 00:30:36,709 --> 00:30:39,087 [딱딱 깨무는 소리] 438 00:31:05,780 --> 00:31:07,991 [긴장되는 음악] 439 00:31:13,913 --> 00:31:15,123 [긴장한 숨소리] 440 00:31:21,546 --> 00:31:22,714 [툭 건드리는 소리] 441 00:32:06,966 --> 00:32:09,052 [새 지저귀는 소리] 442 00:32:19,312 --> 00:32:20,438 [한숨] 443 00:32:27,695 --> 00:32:30,198 [임금] 문안 인사 오지 마라 444 00:32:30,281 --> 00:32:33,117 내 너만 보면 역겨워 445 00:32:33,201 --> 00:32:35,370 병이 도질 거 같다 446 00:32:35,453 --> 00:32:37,538 대비전 문안도 하지 말고 447 00:32:37,622 --> 00:32:40,166 어명이 있을 때까지 입궐도 하지 마라 448 00:32:40,249 --> 00:32:41,668 알겠느냐? 449 00:32:45,880 --> 00:32:48,174 - 예, 전하 - [애잔한 음악] 450 00:33:04,315 --> 00:33:06,776 [긴장이 감도는 음악] 451 00:33:06,859 --> 00:33:09,779 [관리] 대군을 융숭히 대접해야 할 것인데 452 00:33:10,363 --> 00:33:12,073 준비는 되었느냐? 453 00:33:13,241 --> 00:33:14,701 여부가 있겠습니까 454 00:33:14,784 --> 00:33:18,287 만반의 준비를 하였으니 심려 마십시오 455 00:33:18,955 --> 00:33:23,126 한 치의 소홀함도 있어선 아니 될 것이야 456 00:33:23,960 --> 00:33:25,211 예, 대감 457 00:33:27,755 --> 00:33:30,591 [시끌시끌한 소리] 458 00:33:46,733 --> 00:33:48,067 [문 닫히는 소리] 459 00:33:52,530 --> 00:33:54,157 [의미심장한 음악] 460 00:33:54,240 --> 00:33:55,992 [쓱 뚫리는 소리] 461 00:33:58,202 --> 00:34:00,997 [긴장되는 음악] 462 00:34:10,965 --> 00:34:13,426 - [탁 놓는 소리] - [진한대군] 술을 더 가져오라 463 00:34:13,509 --> 00:34:14,802 [덜걱 문소리] 464 00:34:25,271 --> 00:34:28,941 술을 가져오라 했거늘 어찌 빈손이냐? 465 00:34:29,025 --> 00:34:31,444 여기 대령하지 않았습니까 466 00:34:34,280 --> 00:34:36,574 [위태로운 음악] 467 00:34:37,742 --> 00:34:39,077 [털썩 눕는 소리] 468 00:34:40,495 --> 00:34:42,955 [한숨 쉬며] 내가 누군지 아느냐? 469 00:34:43,623 --> 00:34:45,291 전혀 모르옵니다 470 00:34:45,792 --> 00:34:48,002 이제부터 알아 가면 아니 되는 것입니까? 471 00:34:48,086 --> 00:34:50,463 나를 깊이 알면 죽을 수도 있다 472 00:34:50,546 --> 00:34:51,672 [피식 웃는다] 473 00:34:52,381 --> 00:34:54,592 제발 죽여 주십시오 474 00:34:54,675 --> 00:34:56,677 소녀의 일생 소원입니다 475 00:34:56,761 --> 00:34:57,970 [진한대군의 한숨] 476 00:34:58,054 --> 00:35:00,098 [진한대군의 거친 숨소리] 477 00:35:03,392 --> 00:35:04,977 [기녀] 나리 478 00:35:05,061 --> 00:35:07,105 그렇게 함부로 하시면 아니 됩니다 479 00:35:07,188 --> 00:35:10,274 마음이 급할수록 천천히 정성을 들여 480 00:35:10,858 --> 00:35:14,862 가슴이 벌렁대고 울렁울렁 애가 타게 만들어야지요 481 00:35:14,946 --> 00:35:16,906 난 그런 거 모른다 482 00:35:19,992 --> 00:35:22,829 나리가 아끼시는 시구라도 속삭여 보셔요 483 00:35:25,456 --> 00:35:26,624 [한숨] 484 00:35:28,793 --> 00:35:30,044 '애지욕기생' 485 00:35:32,630 --> 00:35:34,257 '오지욕기사' 486 00:35:35,883 --> 00:35:38,594 '기욕기생 우욕기사' 487 00:35:39,387 --> 00:35:40,972 '시혹야' 488 00:35:42,098 --> 00:35:43,266 나리 489 00:35:44,392 --> 00:35:46,185 무슨 뜻입니까? 490 00:35:46,269 --> 00:35:48,646 [무거운 음악] 491 00:35:50,815 --> 00:35:53,609 '사랑할 때는 살기를 바라고' 492 00:35:56,654 --> 00:35:59,740 '미워할 때는 죽기를 바라거늘' 493 00:36:01,993 --> 00:36:05,621 '살기를 바래 놓고 또 죽기를 바라는 것' 494 00:36:08,082 --> 00:36:10,543 '그 변덕스러운 모순' 495 00:36:13,921 --> 00:36:16,549 '그것이 바로 미혹이다' 496 00:36:18,384 --> 00:36:19,552 나리 497 00:36:23,097 --> 00:36:25,099 [탁탁 푸는 소리] 498 00:36:26,309 --> 00:36:28,853 [기녀] 나리, 어딜 가십니까? 499 00:36:28,936 --> 00:36:30,146 소녀가 무슨 잘못이라도… 500 00:36:30,229 --> 00:36:32,023 너의 탓이 아니다 501 00:36:33,482 --> 00:36:35,026 그저 마음이 변했다 502 00:36:35,109 --> 00:36:36,944 [기녀의 당황한 숨소리] 503 00:36:37,028 --> 00:36:38,362 나리! 504 00:36:40,323 --> 00:36:41,282 [덜걱 문소리] 505 00:36:41,365 --> 00:36:43,910 - [기녀1이 웃으며] 나리 - [시끌시끌한 소리] 506 00:36:44,911 --> 00:36:46,412 [토도독 채는 소리] 507 00:36:54,712 --> 00:36:57,173 - [기녀2의 비명] - [쟁그랑 소리] 508 00:37:02,428 --> 00:37:05,056 [긴장이 감도는 음악] 509 00:37:10,478 --> 00:37:11,729 [달려오는 발소리] 510 00:37:12,813 --> 00:37:14,941 [작게] 어디로 가는지 쫓아라 511 00:37:23,115 --> 00:37:25,326 [밤새 울음] 512 00:37:43,886 --> 00:37:47,098 [딱딱 치는 소리] 513 00:37:47,181 --> 00:37:50,226 [딱딱 딱따기 소리] 514 00:37:55,231 --> 00:37:58,192 [멀어지는 딱따기 소리] 515 00:38:08,327 --> 00:38:10,329 [사내] 멀리 가지 못했을 게다 흩어져 찾아라 516 00:38:10,413 --> 00:38:11,622 [사내들] 예 517 00:38:13,916 --> 00:38:16,085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518 00:38:20,298 --> 00:38:23,175 다시는 뒤를 밟지 못하게 겁을 좀 줄까요? 519 00:38:23,259 --> 00:38:24,677 됐다 520 00:38:26,220 --> 00:38:27,722 소란 피울 것 없다 521 00:38:29,015 --> 00:38:31,183 [음악이 고조되다 멎는다] 522 00:38:48,284 --> 00:38:51,037 [새 지저귀는 소리] 523 00:38:55,166 --> 00:38:56,292 [진한대군의 시원한 숨소리] 524 00:38:56,375 --> 00:38:57,835 [탁 옷 터는 소리] 525 00:38:57,918 --> 00:38:59,879 [진한대군의 한숨] 526 00:39:02,548 --> 00:39:04,216 [상화] 일어나십시오 527 00:39:04,300 --> 00:39:06,218 여기서 주무시면 아니 됩니다 528 00:39:06,844 --> 00:39:08,346 누가 볼까 두려우냐? 529 00:39:08,429 --> 00:39:09,347 [상화의 한숨] 530 00:39:09,430 --> 00:39:10,890 송구하오나 531 00:39:10,973 --> 00:39:13,100 소인은 대군께서 어찌 어울리지도 않는 532 00:39:13,184 --> 00:39:15,186 허랑방탕한 난봉꾼 흉내를 내시는지 533 00:39:15,269 --> 00:39:16,771 이해가 아니 됩니다 534 00:39:16,854 --> 00:39:20,441 차마 보기 역겨운 게로구나, 쯧 535 00:39:21,108 --> 00:39:23,110 좀 봐줘라 536 00:39:23,194 --> 00:39:24,987 내 살려고 이러는 것이다 537 00:39:27,156 --> 00:39:30,618 예서 좀만 기다려 주십시오 말을 대령하겠습니다 538 00:39:43,047 --> 00:39:44,215 [진한대군] 아유 539 00:39:45,633 --> 00:39:47,051 [힘주는 소리] 540 00:39:50,930 --> 00:39:52,264 [탁 울리는 소리] 541 00:39:55,184 --> 00:39:56,185 [탁 울리는 소리] 542 00:39:57,269 --> 00:39:58,979 - [탁 울리는 소리] - [시끌시끌한 대화 소리] 543 00:39:59,063 --> 00:40:01,607 [흥미로운 음악] 544 00:40:11,951 --> 00:40:14,703 - [탁 울리는 소리] - [시끌시끌한 대화 소리] 545 00:40:14,787 --> 00:40:16,747 [진한대군] 아, 거참, 거… 546 00:40:17,832 --> 00:40:20,960 [사람들이 시끌시끌하다] 547 00:40:27,508 --> 00:40:28,426 [탁] 548 00:40:28,509 --> 00:40:30,344 [사내1] 카! 저길 끊다니 549 00:40:30,428 --> 00:40:32,012 아니, 어찌 저걸 못 봤지? 550 00:40:32,596 --> 00:40:35,266 [사내2] 난 저기 아까부터 다 보고 있었어, 어 551 00:40:35,349 --> 00:40:36,350 아니, 그나저나 552 00:40:36,434 --> 00:40:39,103 대마가 다 죽었는데 이제 어떻게 하시려나? 553 00:40:39,186 --> 00:40:41,188 [사내3] 사활을 걸고 묘수를 찾아야지 554 00:40:41,272 --> 00:40:43,190 [사내1이 코웃음 치며] 하나 마나 한 소리 555 00:40:43,274 --> 00:40:45,025 그런 훈수는 나도 두겠다 이 양반아 556 00:40:45,109 --> 00:40:46,694 [사내3] 아유! 바둑의 '바' 자도 모르는 사람이 557 00:40:46,777 --> 00:40:48,487 [사내1, 사내3의 어이없는 소리] 558 00:40:48,571 --> 00:40:49,613 [진한대군] 조용히 좀 하시오 559 00:40:51,449 --> 00:40:53,784 [사내1의 헛기침] 560 00:40:55,035 --> 00:40:55,995 어허! 561 00:40:59,874 --> 00:41:01,459 - [탁 내던지는 소리] - [사내4] 에이그, 참 562 00:41:01,542 --> 00:41:03,711 당최 시끄러워서 집중을 할 수가 없구먼 563 00:41:04,712 --> 00:41:05,588 어르신 564 00:41:05,671 --> 00:41:09,175 [사내5] 방금 돌을 놓으신 겁니까 던지신 겁니까? 565 00:41:09,258 --> 00:41:11,051 던진 거다, 내가 졌다 566 00:41:11,635 --> 00:41:12,595 [사내들의 한숨] 567 00:41:13,179 --> 00:41:14,763 [사내5] 좀 더 두어 보시지요 568 00:41:14,847 --> 00:41:17,600 [사내4] 됐다, 다 죽었는데 구차하게 무슨, 에이 569 00:41:17,683 --> 00:41:20,311 - [잘그락 바둑돌 소리] - 그럼 약조하신 대로 570 00:41:20,394 --> 00:41:24,190 이 바둑판과 바둑돌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571 00:41:24,273 --> 00:41:25,191 [한숨] 572 00:41:25,274 --> 00:41:26,859 [사내4] 참 나 573 00:41:28,402 --> 00:41:31,238 - [사내3] 아이고, 아이고, 아유 - [사내1] 아, 아, 저… 574 00:41:33,449 --> 00:41:34,658 [사내4] 잠깐만 575 00:41:35,451 --> 00:41:37,036 내일 한판 더 두자 576 00:41:37,119 --> 00:41:39,705 니가 원하는 건 뭐든 들어주마 말만 해 577 00:41:40,247 --> 00:41:42,500 송구하지만 아니 되겠습니다 578 00:41:42,583 --> 00:41:43,709 아니, 왜? 579 00:41:45,044 --> 00:41:46,837 [사내5] 제가 이기는 건 좋아하는데 580 00:41:46,921 --> 00:41:48,714 지루한 건 581 00:41:48,797 --> 00:41:50,299 죽어도 못 참는 성정인지라 582 00:41:50,382 --> 00:41:52,718 [사내들이 저마다 낄낄댄다] 583 00:41:52,801 --> 00:41:54,261 [사내4의 헛기침] 584 00:41:54,970 --> 00:41:58,015 [사내4] 나 말고 널 이길 기객이 있다 585 00:41:59,016 --> 00:41:59,934 나리 586 00:42:00,768 --> 00:42:04,146 [사내5] 도성 10리 안에는 저를 이길 자가 없습니다 587 00:42:04,939 --> 00:42:06,607 한 분 빼고는 말입니다 588 00:42:07,733 --> 00:42:09,026 그게 누구인데? 589 00:42:09,652 --> 00:42:11,946 얼마 전 심양에서 귀국하신 590 00:42:12,029 --> 00:42:13,405 진한대군 591 00:42:14,823 --> 00:42:16,033 [사내5] 기회가 된다면 592 00:42:16,116 --> 00:42:19,495 내 대군을 모시고 승부를 겨뤄 보고 싶습니다 593 00:42:19,578 --> 00:42:20,621 [사내4] 에이, 관둬라 594 00:42:20,704 --> 00:42:22,248 뭐, 진한대군이야 한때 뭐 595 00:42:22,331 --> 00:42:25,084 입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을 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596 00:42:25,167 --> 00:42:26,752 아주 오래된 일이다 597 00:42:26,835 --> 00:42:28,796 [사내1] 어르신 말씀이 맞습니다 598 00:42:28,879 --> 00:42:31,924 아이, 요사이 도성을 떠들썩하게 만든 599 00:42:32,007 --> 00:42:34,301 그, 흉한 소문도 있지 않습니까 600 00:42:34,385 --> 00:42:36,720 [사내2] 오랑캐 예친왕의 아마 세작이라지? 601 00:42:36,804 --> 00:42:38,097 - [사내1] 응 - [사내3] 아유 602 00:42:38,180 --> 00:42:40,099 아무리 용상이 탐이 나도 그렇지 603 00:42:40,182 --> 00:42:42,351 인간의 탈을 쓰고 어찌 그런 짓거리를 해? 604 00:42:42,434 --> 00:42:45,145 [사내4] 내 조정 중신에게 직접 들은 얘기가 있는데 말일세 605 00:42:45,229 --> 00:42:46,105 염병 606 00:42:46,689 --> 00:42:48,732 [사내5] 밑구녕으로 처먹고 입으로 똥 싼다더니 607 00:42:48,816 --> 00:42:51,151 더럽고 역해서 더는 못 들어 주겠네 608 00:42:51,235 --> 00:42:54,071 [사내4] 네 이놈! 바둑 좀 둔다고 오냐오냐 봐줬더니 609 00:42:54,154 --> 00:42:55,739 뉘 앞에서 그런 상소리를 하는 게야! 610 00:42:55,823 --> 00:42:58,325 [사내1] 곤장 맞기 싫으면 당장 어르신께 사죄드려! 611 00:42:58,409 --> 00:43:00,703 염병, 사죄 좋아하네 612 00:43:00,786 --> 00:43:02,871 [사내5] 아, 곤장은 댁들이 맞으셔야지 613 00:43:02,955 --> 00:43:05,374 대군께서 청나라에 가고 싶어 가셨나? 614 00:43:05,457 --> 00:43:06,625 할 수 없이 인질로 끌려가 615 00:43:06,709 --> 00:43:08,335 갖은 고생 끝에 겨우 돌아오신 분께 616 00:43:08,419 --> 00:43:10,212 뭐? 청나라 세작? 617 00:43:10,296 --> 00:43:12,172 [사내2] 괜히 그런 말이 나왔을까! 618 00:43:12,256 --> 00:43:14,967 아니, 오랑캐에게 아첨하고 총애를 받았다잖아! 619 00:43:15,050 --> 00:43:16,719 아이고, 나라도 그리했겠네 620 00:43:17,553 --> 00:43:19,263 [사내5] 서슬 퍼런 오랑캐 땅에서 621 00:43:19,346 --> 00:43:21,640 그럼 황제의 뜻을 따라야지 거역해? 622 00:43:21,724 --> 00:43:23,100 아, 그런 바보짓이 어디 있어? 623 00:43:23,183 --> 00:43:25,436 만약 대군께서 알량한 자존심 내세워 624 00:43:25,519 --> 00:43:26,687 황제를 거역했다 치자고 625 00:43:26,770 --> 00:43:28,355 - [흥미로운 음악] - 그럼 누가 제일 손해야? 626 00:43:28,439 --> 00:43:31,984 끌려간 포로들 이 나라 백성들이 제일 손해고 627 00:43:32,067 --> 00:43:34,028 온 나라가 또다시 오랑캐에게 짓밟혀 628 00:43:34,111 --> 00:43:36,196 영영 회복지 못할 해를 입게 됐을 거라고 629 00:43:38,782 --> 00:43:39,617 [사내3의 헛기침] 630 00:43:39,700 --> 00:43:41,076 [하 내뱉는 숨소리] 631 00:43:42,411 --> 00:43:43,871 아, 뭐야? 632 00:43:43,954 --> 00:43:45,289 할 말 있어? 633 00:43:50,586 --> 00:43:51,712 더 하시오 634 00:43:53,881 --> 00:43:55,633 아, 뭐, 이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니 635 00:43:55,716 --> 00:43:59,219 한 수 앞도 내다보질 못하고 나한테 줄줄이 바둑판을 뺏기지 636 00:43:59,303 --> 00:44:01,472 [사내4] 아니, 네, 네… 이놈이, 이놈이, 이게! 637 00:44:01,555 --> 00:44:03,849 [사내2] 어르신 이, 일어나시지요, 예 638 00:44:03,932 --> 00:44:06,352 아무래도 오늘 일진이 좀 사나우신 모양입니다, 예 639 00:44:06,435 --> 00:44:09,229 [사내5가 헛웃음 치며] 일진 사나운 건 나야 640 00:44:10,105 --> 00:44:12,024 - [사내들의 황당한 소리] - [사내4] 저, 저, 저… 641 00:44:18,489 --> 00:44:20,157 [사내들의 의아한 소리] 642 00:44:26,497 --> 00:44:27,873 [잘그락 바둑돌 소리] 643 00:44:27,956 --> 00:44:29,166 [사내5의 못마땅한 소리] 644 00:44:29,917 --> 00:44:32,628 청나라 바둑판에 목이나 매지 말든지 645 00:44:33,379 --> 00:44:34,922 [사내들의 웅성대는 소리] 646 00:44:35,005 --> 00:44:35,923 [사내4] 아하 647 00:44:36,006 --> 00:44:39,259 저건 돈 주고도 못 구하는 귀한 물건인데, 이거 참 648 00:44:39,343 --> 00:44:41,553 [사내1] 제가 말리지 않았습니까 649 00:44:41,637 --> 00:44:44,264 어르신 실력으로는 아니 된다고 650 00:44:44,348 --> 00:44:46,141 [사내4] 아하, 참… 651 00:44:46,225 --> 00:44:47,685 귀신에 홀린 기분일세 652 00:44:48,394 --> 00:44:49,520 그, 하나만 물읍시다 653 00:44:51,355 --> 00:44:53,440 [진한대군] 저 녀석 이름이 뭐요? 654 00:44:54,358 --> 00:44:55,651 어디 사는 누구요? 655 00:44:55,734 --> 00:44:57,152 [사내1의 헛기침] 656 00:44:57,236 --> 00:44:58,487 모르오 657 00:44:58,570 --> 00:45:01,824 [사내1] 본시 지면 이름을 가르쳐 주는 걸로 유명한 놈인데 658 00:45:02,408 --> 00:45:04,576 [한숨 쉬며] 여태 한 번도 진 적이 없는지라 659 00:45:04,660 --> 00:45:06,745 아무도 저놈 이름을 모르오 660 00:45:06,829 --> 00:45:08,580 [진한대군] 아니 성씨도 모른단 말이오? 661 00:45:08,664 --> 00:45:09,915 [사내1] 응 662 00:45:09,998 --> 00:45:12,209 한데 댁은 뉘시… 663 00:45:12,292 --> 00:45:14,795 - [사내들의 의아한 소리] - 저, 저, 저, 저, 저, 저… 664 00:45:14,878 --> 00:45:17,089 [흥미로운 음악] 665 00:45:18,340 --> 00:45:19,675 - [진한대군] 어 - [상화] 대군 자가 666 00:45:19,758 --> 00:45:20,634 오래 기다리셨습… 667 00:45:20,717 --> 00:45:23,137 오다가 바둑판 메고 가는 젊은 사내 보았느냐? 668 00:45:23,220 --> 00:45:24,346 [상화] 예? 669 00:45:24,430 --> 00:45:26,056 어, 예, 방금… 670 00:45:26,140 --> 00:45:27,224 [진한대군] 그래 671 00:45:27,307 --> 00:45:28,767 [상화] 저, 대군 자가 672 00:45:30,769 --> 00:45:32,563 - 아니… - [진한대군의 다급한 소리] 673 00:45:33,313 --> 00:45:35,399 대체 그 사내가 누구길래 이리 안달이십니까? 674 00:45:35,482 --> 00:45:37,359 [진한대군] 전혀 모르는 녀석이다 675 00:45:37,443 --> 00:45:38,527 [상화] 예? 676 00:45:38,610 --> 00:45:40,195 전혀 모르는 자를 어찌… 677 00:45:40,279 --> 00:45:42,489 [진한대군] 서둘러라 놓치겠다, 이러다 678 00:45:42,573 --> 00:45:43,532 [상화] 예 679 00:45:44,032 --> 00:45:46,785 - [계속되는 흥미로운 음악] - [시끌시끌한 소리] 680 00:45:49,746 --> 00:45:50,998 [진한대군의 다급한 소리] 681 00:45:52,082 --> 00:45:53,417 [진한대군] 아니 682 00:45:53,500 --> 00:45:56,545 다람쥐도 아니고 어찌 이리 빨리 내려왔단 말이냐? 683 00:45:56,628 --> 00:45:57,796 아유, 참 684 00:45:57,880 --> 00:46:00,215 설마 길이 엇갈린 건가? 685 00:46:00,299 --> 00:46:01,300 [진한대군의 한숨] 686 00:46:01,383 --> 00:46:03,177 [상화] 아무래도 놓친 듯합니다 687 00:46:07,848 --> 00:46:08,807 어, 저기 있다! 688 00:46:14,938 --> 00:46:16,023 [진한대군의 다급한 소리] 689 00:46:18,108 --> 00:46:20,527 [진한대군이 탁 잡으며] 잡았다! [거친 숨소리] 690 00:46:20,611 --> 00:46:23,530 - 무슨 짓이오! - [진한대군] 아, 용서해라, 내… 691 00:46:23,614 --> 00:46:27,075 아휴, 내 너의 이름을 몰라 이리 무례를 범했다 692 00:46:28,911 --> 00:46:31,163 계곡에서부터 내 뒤를 쫓아오신 겁니까? 693 00:46:31,246 --> 00:46:33,081 [사내1] 설마 아까 일로 시비를 걸려고 하는 거라면… 694 00:46:33,165 --> 00:46:34,208 [진한대군] 그런 게 아니야 695 00:46:34,833 --> 00:46:38,295 내 너의 소원을 들어주러 왔다 696 00:46:39,421 --> 00:46:40,464 소원? 697 00:46:41,089 --> 00:46:43,175 무슨 소원 말씀이신지? 698 00:46:44,051 --> 00:46:46,178 바둑 한판 두자는 소원 말이다 699 00:46:47,429 --> 00:46:48,305 예? 700 00:46:49,264 --> 00:46:52,643 [사내1] 아, 내가 비싼 바둑판을 좋아하긴 합니다 701 00:46:52,726 --> 00:46:56,104 오늘은 늦었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그때 두시지요 702 00:46:57,856 --> 00:47:00,776 - [상화의 숨 들이켜는 소리] - [흥미로운 음악] 703 00:47:01,777 --> 00:47:02,986 [사내1의 한숨] 704 00:47:03,987 --> 00:47:05,239 이런 식은 곤란합니다 705 00:47:05,322 --> 00:47:07,199 [진한대군] 그럼 어떤 식이 좋겠느냐? 706 00:47:12,329 --> 00:47:13,455 하, 참 707 00:47:15,249 --> 00:47:16,333 나리 708 00:47:17,501 --> 00:47:19,169 꽤 자신이 있으신 모양입니다 709 00:47:20,379 --> 00:47:22,714 [사내1] 도성 안팎으로 난다 긴다 하는 기객은 710 00:47:22,798 --> 00:47:23,882 제가 다 아는데 711 00:47:24,591 --> 00:47:25,676 뉘십니까? 712 00:47:26,677 --> 00:47:28,387 어느 댁에 기숙하고 계십니까? 713 00:47:30,556 --> 00:47:31,974 [숨 들이켜는 소리] 714 00:47:32,474 --> 00:47:34,601 [진한대군이 헛기침하며] 아 그게, 그… 715 00:47:37,813 --> 00:47:38,814 [헛기침] 716 00:47:38,897 --> 00:47:41,275 - [우당탕 소리] - [여인들의 비명] 717 00:47:41,984 --> 00:47:44,611 - [사내들의 위협하는 소리] - [사람들의 겁먹은 소리] 718 00:47:44,695 --> 00:47:46,822 [긴장되는 음악] 719 00:47:47,656 --> 00:47:48,782 [신음] 720 00:47:48,865 --> 00:47:50,284 [여인] 아유, 어떡해 721 00:47:51,034 --> 00:47:53,537 [사내2] 도성 안 기루를 이 잡듯 살피고 722 00:47:53,620 --> 00:47:56,164 마지막으로 여기 온 거다 723 00:47:56,248 --> 00:47:58,250 묻는 말에 답해라 724 00:47:58,333 --> 00:48:01,003 진한대군이 어제오늘 725 00:48:01,086 --> 00:48:03,422 여기 들른 적이 있느냐? 726 00:48:03,964 --> 00:48:06,508 대군 자가의 그림자도 뵌 적 없다고 727 00:48:06,592 --> 00:48:08,051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728 00:48:09,845 --> 00:48:12,180 [사람들의 비명과 겁먹은 소리] 729 00:48:13,515 --> 00:48:16,018 [사내2의 한숨] 거짓말이 입에 붙었구나 730 00:48:17,144 --> 00:48:20,188 하긴 나쁜 버릇은 고치기 어려운 법이지 731 00:48:20,272 --> 00:48:22,232 [고조되는 음악] 732 00:48:22,316 --> 00:48:24,401 집안 내력인가 보지요 733 00:48:30,490 --> 00:48:32,242 [사내2] 그간 내 많이 소홀했지? 734 00:48:33,118 --> 00:48:35,787 오늘은 제대로 손을 봐 주마 735 00:48:35,871 --> 00:48:37,205 각오해라 736 00:48:37,748 --> 00:48:39,875 마음대로 해 보십시오, 어디 737 00:48:41,585 --> 00:48:42,711 오냐 738 00:48:45,005 --> 00:48:46,131 [사람들의 놀란 숨소리] 739 00:48:46,965 --> 00:48:48,759 [사내들의 놀란 소리] 740 00:48:48,842 --> 00:48:50,802 [사람들의 놀란 소리] 741 00:48:52,346 --> 00:48:53,930 - [사내들의 당황한 소리] - [여인들의 비명] 742 00:48:54,014 --> 00:48:57,851 [사내2] 누구냐 감히 나를 공격한 미친놈이 743 00:48:57,934 --> 00:49:00,520 [진한대군] 온종일 나를 애타게 찾아다닌 모양일세 744 00:49:00,604 --> 00:49:02,564 [사람들이 조용해진다] 745 00:49:05,233 --> 00:49:06,985 자네 얼굴이 눈에 익은데 746 00:49:08,737 --> 00:49:12,783 [현보] 인사 여쭈옵니다 예조좌랑 유현보라 하옵니다 747 00:49:12,866 --> 00:49:14,034 [헛웃음] 748 00:49:14,117 --> 00:49:16,995 예조의 관리가 기방 난동이라 749 00:49:17,079 --> 00:49:18,997 [진한대군] 내 듣도 보도 못한 짓거리군 750 00:49:19,081 --> 00:49:20,248 [사내1의 가쁜 숨소리] 751 00:49:20,332 --> 00:49:23,251 김종배 대감이 시키던가? 내 뒤를 샅샅이 캐내라고 752 00:49:23,335 --> 00:49:24,961 [현보] 오해 마십시오 753 00:49:25,045 --> 00:49:27,631 대군께서 생각하시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754 00:49:27,714 --> 00:49:29,091 - [진한대군] 오해? - [사내1] 대군? 755 00:49:29,174 --> 00:49:32,052 [진한대군] 하면 지난밤 내 뒤를 밟은 것도 모자라 756 00:49:32,135 --> 00:49:34,680 나보다 한발 먼저 와서 난동을 피우는 것을 757 00:49:34,763 --> 00:49:36,390 내 어찌 생각해야 하는가? 758 00:49:37,182 --> 00:49:39,434 대군 자가, 그것은… 759 00:49:39,518 --> 00:49:41,561 [진한대군] 벌써부터 구린내가 진동을 하는데 760 00:49:41,645 --> 00:49:43,271 뭘 뭉개고 있어? 761 00:49:43,355 --> 00:49:44,564 썩 물러가라! 762 00:50:12,968 --> 00:50:14,261 [사내1] 저… 763 00:50:15,137 --> 00:50:16,304 대군이라면 764 00:50:17,180 --> 00:50:19,349 설마 진한대군이십니까? 765 00:50:21,017 --> 00:50:23,562 [잔잔한 음악] 766 00:50:23,645 --> 00:50:24,980 [어색한 웃음] 767 00:50:34,030 --> 00:50:35,449 [한숨] 768 00:50:37,951 --> 00:50:39,286 [놀란 숨소리] 769 00:50:47,502 --> 00:50:49,838 [어두운 음악] 770 00:50:53,383 --> 00:50:55,969 저 내기 바둑꾼 놈은 771 00:50:56,720 --> 00:50:58,889 가만두면 아니 되겠다 772 00:51:00,015 --> 00:51:01,892 손 좀 봐 줘라 773 00:51:01,975 --> 00:51:02,893 [사내] 예, 나리 774 00:51:21,995 --> 00:51:23,205 재밌군 775 00:51:24,039 --> 00:51:25,957 [상화] 대군 자가, 상화입니다 776 00:51:26,541 --> 00:51:28,335 - 오냐, 들어와라 - [달그락 소리] 777 00:51:28,418 --> 00:51:29,669 [덜걱 문소리] 778 00:51:39,513 --> 00:51:41,848 [진한대군] 본주인이 보면 눈물깨나 쏟겠구나 779 00:51:41,932 --> 00:51:44,518 유현보 그자가 용케 피했으니 망정이지 780 00:51:44,601 --> 00:51:45,769 큰일이 날 뻔했습니다 781 00:51:45,852 --> 00:51:48,313 그 홍장이라는 기녀와 사연이 있어 보이던데 782 00:51:48,396 --> 00:51:51,733 예, 행수 말로는 혈육지간이랍니다 783 00:51:52,776 --> 00:51:54,194 혈육지간? 784 00:51:55,028 --> 00:51:56,696 사족의 여인이란 말이냐? 785 00:51:56,780 --> 00:52:00,492 예, 청나라에 끌려갔다 돌아온 환향 여인이라 합니다 786 00:52:02,118 --> 00:52:03,578 몹쓸 자다 787 00:52:03,662 --> 00:52:05,622 제 아우를 지켜 주지도 못한 주제에 788 00:52:05,705 --> 00:52:07,541 핍박까지 하다니 789 00:52:07,624 --> 00:52:09,000 [홍장] 대군 자가 790 00:52:09,835 --> 00:52:11,044 [진한대군] 들어오라 791 00:52:28,854 --> 00:52:30,564 홍장이라고 합니다 792 00:52:30,647 --> 00:52:32,691 오늘 제가 술 한잔 올리겠습니다 793 00:52:33,400 --> 00:52:34,568 오냐 794 00:52:35,610 --> 00:52:37,320 아까 그 내기 바둑꾼도 들라 해라 795 00:52:37,404 --> 00:52:40,657 오늘 일은 나보다 그 녀석 공이 더 크다 796 00:52:42,033 --> 00:52:44,661 대군 자가, 참으로 송구하오나 797 00:52:44,744 --> 00:52:47,330 그분은 이미 가고 아니 계십니다 798 00:52:47,414 --> 00:52:50,041 - [잔잔한 음악] - 뭐, 뭐라? 799 00:52:50,125 --> 00:52:51,084 가고 없어? 800 00:52:51,167 --> 00:52:53,253 예, 날이 저물기 전에 801 00:52:53,336 --> 00:52:55,255 급히 가 봐야 할 곳이 있다 하셨습니다 802 00:52:57,048 --> 00:52:58,842 [진한대군의 한숨] 803 00:52:59,843 --> 00:53:01,678 그 녀석 이름이 뭐냐, 대라 804 00:53:02,846 --> 00:53:04,222 용서하십시오 805 00:53:04,306 --> 00:53:07,142 쇤네 그 성함을 분명 알고 있으나 806 00:53:07,225 --> 00:53:10,312 그분의 허락 없이는 절대 고하지 않을 것입니다 807 00:53:11,563 --> 00:53:12,772 너의 정인이냐? 808 00:53:15,483 --> 00:53:17,068 은인입니다 809 00:53:17,152 --> 00:53:19,279 쇤네의 속환금을 대신 내어 주신 810 00:53:20,155 --> 00:53:21,781 [홍장] 바둑판을 판 재물로는 811 00:53:21,865 --> 00:53:25,118 많은 사람들을 돕기가 어렵다고 늘 한탄이셨는데 812 00:53:25,201 --> 00:53:27,704 이번에 대군께서 예친왕과 담판을 지어 813 00:53:27,787 --> 00:53:31,541 변란 때 끌려갔던 백성들이 풀려났다는 소식을 듣고 814 00:53:31,625 --> 00:53:33,919 얼마나 좋아하셨는지 모릅니다 815 00:53:38,423 --> 00:53:40,675 또? 더 말해 보라 816 00:53:43,094 --> 00:53:44,721 대군께서 오셨으니 817 00:53:44,804 --> 00:53:47,766 이제 이 나라가 달라질 거라고도 하셨습니다 818 00:53:48,767 --> 00:53:51,102 [잔잔한 음악] 819 00:53:51,186 --> 00:53:52,520 [한숨] 820 00:53:54,648 --> 00:53:57,150 [시끌시끌한 소리] 821 00:54:04,658 --> 00:54:07,035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822 00:54:24,678 --> 00:54:27,347 - [풀벌레 울음] - [밤새 울음] 823 00:54:33,144 --> 00:54:34,521 [덜걱 소리] 824 00:54:34,604 --> 00:54:36,773 - [문 닫히는 소리] - [놀라며] 아, 깜짝이야 825 00:54:36,856 --> 00:54:38,608 [여인] 아, 기척 좀 하고 들어오너라 826 00:54:39,192 --> 00:54:40,276 아유 827 00:54:41,111 --> 00:54:42,487 - 아, 놀라라 - [문 열리는 소리] 828 00:54:43,780 --> 00:54:46,074 [하인] 아기씨, 쇤네 들어가요 829 00:54:46,157 --> 00:54:47,409 - 하, 참 - [문 닫히는 소리] 830 00:54:50,120 --> 00:54:51,538 [하인의 힘주는 소리] 831 00:54:53,707 --> 00:54:55,834 [쓱쓱 닦는 소리] 832 00:55:01,548 --> 00:55:03,883 지가 생각을 좀 해 봤는디요 833 00:55:03,967 --> 00:55:08,596 아기씨가 개미 방귀 소리만 나도 깜짝깜짝 놀라시는 이유 말이어요 834 00:55:08,680 --> 00:55:11,474 [하인] 만날 사내 옷 입고 몰래 바둑 두러 댕기시니 835 00:55:11,558 --> 00:55:14,060 제 발이 저려 그러시는 거 같단 말이지요 836 00:55:14,144 --> 00:55:16,354 그 이야기는 이미 결론이 나지 않았느냐 837 00:55:16,438 --> 00:55:17,647 염병 838 00:55:17,731 --> 00:55:20,817 그놈의 결론은 백날 천날 아기씨 혼자 내리시면서, 무신 839 00:55:20,900 --> 00:55:21,901 또 그 염병 소리 840 00:55:21,985 --> 00:55:23,361 [여인] 자근년 니가 시도 때도 없이 841 00:55:23,445 --> 00:55:24,612 염병 소리를 해 대니 842 00:55:24,696 --> 00:55:26,614 나까지 입에 염병이 붙어서… 843 00:55:26,698 --> 00:55:28,033 [한숨] 내가 오늘 그분 앞에서 844 00:55:28,116 --> 00:55:29,743 염병 소리를 몇 번이나 한 줄 아니? 845 00:55:30,744 --> 00:55:32,328 - [한숨] - [자근년] '그분'이요? 846 00:55:33,121 --> 00:55:34,205 그분이 누군데요? 847 00:55:36,458 --> 00:55:37,751 몰라도 된다 848 00:55:39,002 --> 00:55:39,919 설마… 849 00:55:40,003 --> 00:55:41,880 절대 아니다, 교리 나리는 850 00:55:43,256 --> 00:55:44,132 그럼 누구? 851 00:55:47,886 --> 00:55:50,180 [자근년] 지가 속이 보타 죽겄어서 그래요 852 00:55:50,263 --> 00:55:52,932 인자 곧 혼인도 하셔야 할 분이 밖으로만 나도시니 853 00:55:53,016 --> 00:55:54,517 혼인은 무슨 854 00:55:54,601 --> 00:55:55,935 누가 혼인을 한다 그러더냐? 855 00:55:56,895 --> 00:55:58,063 교리 나리요 856 00:55:59,522 --> 00:56:01,649 - 하, 내가 정말 - [탁 놓는 소리] 857 00:56:01,733 --> 00:56:03,693 [여인] 우리 집에 발도 들이지 못하게 해야겠다 858 00:56:03,777 --> 00:56:05,779 [자근년] 아유, 이미 늦었구먼요 859 00:56:06,654 --> 00:56:08,406 그게 무슨 말이야, 늦었다니? 860 00:56:08,490 --> 00:56:11,034 방금 마님 퇴청하셨는디 861 00:56:11,117 --> 00:56:13,745 그, 교리 나리도 함께 드셨단 말씀이지요 862 00:56:13,828 --> 00:56:15,038 뭐? 863 00:56:15,121 --> 00:56:16,831 - [발랄한 음악] - 그걸 왜 이제 말하는 게야? 864 00:56:16,915 --> 00:56:20,418 쇤네 요 입을 달싹도 못 하게 막으신 분이 뉘신데요? 865 00:56:21,044 --> 00:56:22,045 [여인의 다급한 숨소리] 866 00:56:22,128 --> 00:56:23,588 [자근년] 아, 아이고 아, 아기씨, 아기씨 867 00:56:23,671 --> 00:56:25,381 - 머리, 머리, 머리, 머리 - [여인] 어 868 00:56:28,635 --> 00:56:30,762 [부드러운 음악] 869 00:56:42,649 --> 00:56:44,192 [여인] 아버지, 용서하십시오 870 00:56:44,275 --> 00:56:46,486 퇴청하신 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871 00:56:46,569 --> 00:56:49,447 괜찮다, 이리 와 앉거라 872 00:56:57,580 --> 00:56:59,958 낭자, 그간 잘 있었소? 873 00:57:00,041 --> 00:57:02,001 닷새 전에도 오셨으니 874 00:57:02,085 --> 00:57:04,879 [항순 여식] 그간이라는 말씀은 맞지 않은 듯합니다 875 00:57:06,548 --> 00:57:09,259 [옅은 웃음] 내 낭자와 바둑을 두러 왔소 876 00:57:09,342 --> 00:57:11,094 [항순 여식]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877 00:57:11,177 --> 00:57:14,264 전 한 번 이기면 두 번 다시 대국하지 않는다고 878 00:57:14,889 --> 00:57:16,558 절 이기지 못한 분과는 879 00:57:16,641 --> 00:57:18,351 혼인하지 않는다고요 880 00:57:18,435 --> 00:57:20,603 그래서 온 거요 881 00:57:20,687 --> 00:57:23,314 [명하] 내 낭자와 혼인하려면 이겨야 하고 882 00:57:23,398 --> 00:57:24,566 이기려면 883 00:57:24,649 --> 00:57:27,152 계속 바둑을 두러 와야 하지 않겠소? 884 00:57:29,279 --> 00:57:31,823 전 나리와 혼인 안 합니다 885 00:57:31,906 --> 00:57:34,909 난 반드시 낭자와 혼인할 거요 886 00:57:36,161 --> 00:57:37,203 [한숨] 887 00:57:38,204 --> 00:57:40,874 [명하의 옅은 웃음] 그리 보지 마시오 888 00:57:40,957 --> 00:57:42,167 더 반하겠소 889 00:57:47,464 --> 00:57:50,008 아버지, 전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890 00:57:51,009 --> 00:57:52,010 오냐 891 00:58:02,687 --> 00:58:04,898 [멀어지는 발소리] 892 00:58:11,362 --> 00:58:15,074 대감, 따님과의 혼인을 허락해 주십시오 893 00:58:17,202 --> 00:58:21,080 중전마마와 부친의 뜻을 따르고 싶은 894 00:58:21,164 --> 00:58:22,790 자네의 효심은 알겠네 895 00:58:22,874 --> 00:58:24,876 효심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896 00:58:25,460 --> 00:58:27,545 [명하] 전 고모님과 아버지께서 반대하셔도 897 00:58:27,629 --> 00:58:29,214 청혼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898 00:58:29,797 --> 00:58:31,591 난 희수를 899 00:58:31,674 --> 00:58:33,885 억지로 시집보낼 생각이 없네 900 00:58:33,968 --> 00:58:36,763 따님을 귀히 여기시는 것 잘 압니다 901 00:58:36,846 --> 00:58:38,306 하나 902 00:58:38,389 --> 00:58:42,018 언제까지 품 안의 자식으로 둘 순 없지 않겠습니까? 903 00:58:42,101 --> 00:58:43,603 아니 그렇습니까? 904 00:58:48,816 --> 00:58:51,236 - [잘그락 집는 소리] - [항순] 희수야 905 00:58:53,488 --> 00:58:54,948 그리 싫으냐? 906 00:58:55,031 --> 00:58:56,282 [잘그락 집는 소리] 907 00:58:56,366 --> 00:58:57,742 [한숨] 908 00:58:59,244 --> 00:59:00,411 [희수] 예 909 00:59:01,204 --> 00:59:03,122 [항순] 그럼 무엇이 좋은고? 910 00:59:05,083 --> 00:59:08,920 [희수] 이렇게 아버지와 마주 앉아 바둑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911 00:59:09,003 --> 00:59:10,630 [헛웃음] 912 00:59:12,173 --> 00:59:16,511 [항순] 난리 때 어미도 없는 널 혼자 두고 떠났던 애비다 913 00:59:16,594 --> 00:59:18,596 원망도 아니 되느냐? 914 00:59:19,389 --> 00:59:20,557 [옅은 한숨] 915 00:59:21,140 --> 00:59:22,850 지금은 아니지만 916 00:59:22,934 --> 00:59:25,353 어려선 당연히 원망했지요 917 00:59:25,436 --> 00:59:29,399 하나 자근년이 우는 저를 먹이고 입히고 918 00:59:29,482 --> 00:59:31,067 손을 잡아 줬습니다 919 00:59:31,150 --> 00:59:32,402 [부드러운 음악] 920 00:59:32,485 --> 00:59:34,487 자근년도 그땐 작고 어렸으니 921 00:59:34,571 --> 00:59:37,448 제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들었을 터인데 922 00:59:37,532 --> 00:59:38,449 [희수의 옅은 웃음] 923 00:59:38,533 --> 00:59:41,786 자근년도 힘들다고 울고불고할 때가 많았지요 924 00:59:42,662 --> 00:59:46,082 [희수] 그때마다 누군가 저희를 돌봐 줬습니다 925 00:59:46,708 --> 00:59:50,753 아버지께서 대군 자가를 보필하며 힘겹게 싸우고 계신다는 걸 926 00:59:50,837 --> 00:59:52,714 다들 알고 있었으니까요 927 00:59:56,009 --> 00:59:57,385 [잘그락 집는 소리] 928 00:59:57,468 --> 01:00:01,180 혼인이 싫은 게냐 김명하가 싫은 게냐 929 01:00:02,515 --> 01:00:03,558 [옅은 한숨] 930 01:00:04,142 --> 01:00:05,518 혼인은 해야지요 931 01:00:06,978 --> 01:00:08,855 제 짝이 나타나면 932 01:00:10,231 --> 01:00:12,066 [항순] 널 이기는 사람과 말이지? 933 01:00:12,775 --> 01:00:15,111 호호백발 신선이 나타나면 어찌하려고? 934 01:00:16,195 --> 01:00:17,947 그게 운명이라면 935 01:00:19,365 --> 01:00:20,241 따라야죠 936 01:00:21,868 --> 01:00:23,286 [항순] 하 937 01:00:24,078 --> 01:00:25,413 이런 낭패가 있나 938 01:00:25,496 --> 01:00:26,664 [웃음] 939 01:00:26,748 --> 01:00:28,124 하하하 940 01:00:28,875 --> 01:00:31,002 - 하 - [웃음] 941 01:00:31,085 --> 01:00:33,212 [새 지저귀는 소리] 942 01:00:35,340 --> 01:00:36,299 다녀오마 943 01:00:37,050 --> 01:00:38,384 [희수] 예, 아버지 944 01:00:54,275 --> 01:00:56,319 [발랄한 음악] 945 01:01:00,406 --> 01:01:02,659 - [문 닫히는 소리] - [자근년] 아기씨, 아기씨 946 01:01:02,742 --> 01:01:05,078 - 며칠 잠잠하다 했더니, 또 - [희수의 한숨] 947 01:01:05,161 --> 01:01:06,913 그냥 지를 밟고 가셔요 948 01:01:07,830 --> 01:01:09,290 자근년이 너 949 01:01:09,374 --> 01:01:10,875 정녕 나랑 척을 질 참이냐? 950 01:01:10,958 --> 01:01:12,877 참말로 서운하구먼요 951 01:01:12,960 --> 01:01:15,380 [자근년] 쇤네는 앉아도 아기씨, 서도 아기씨 952 01:01:15,463 --> 01:01:17,298 뒷간서도 아기씨뿐인디 953 01:01:17,382 --> 01:01:19,509 [희수가 한숨 쉬며] 자근년아 954 01:01:19,592 --> 01:01:20,843 부르지도 마셔요! 955 01:01:21,552 --> 01:01:23,721 내가 어찌 이러는지 몰라 막는 게야? 956 01:01:24,305 --> 01:01:26,891 전란 중에 백성들에게 도움을 받았으니 957 01:01:26,974 --> 01:01:28,351 인자 우리가 도와줘야 한다는 958 01:01:28,434 --> 01:01:30,395 아기씨 그 착한 뜻을 지가 어찌 모르겄어요? 959 01:01:30,478 --> 01:01:31,854 - [한숨] - [자근년] 허지만… 960 01:01:31,938 --> 01:01:34,899 몸값이 올라 그나마도 속환이 어려워지고 있대 961 01:01:34,982 --> 01:01:36,567 [희수] 내가 가진 재주로 도울 수만 있다면 962 01:01:36,651 --> 01:01:38,778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니? 963 01:01:40,363 --> 01:01:41,531 지헌테는 964 01:01:41,614 --> 01:01:44,951 그 사람들보담 아기씨가 더 중혀요 965 01:01:47,787 --> 01:01:49,205 [한숨] 966 01:01:50,665 --> 01:01:52,083 [희수] 알았다 967 01:01:52,166 --> 01:01:55,503 내 이번에 동지사 나가실 때 보낼 속환금만 마련하고 968 01:01:55,586 --> 01:01:56,963 그만두마 969 01:01:57,547 --> 01:01:58,548 참말이지요? 970 01:01:58,631 --> 01:02:00,133 [희수] 응, 참말이다 971 01:02:00,216 --> 01:02:02,677 [기뻐하는 숨소리] 972 01:02:03,720 --> 01:02:04,804 [한숨] 973 01:02:04,887 --> 01:02:06,139 아유, 참 974 01:02:06,222 --> 01:02:07,140 [자근년의 웃음] 975 01:02:07,223 --> 01:02:09,434 [새 지저귀는 소리] 976 01:02:11,894 --> 01:02:12,895 영부사 대감 977 01:02:13,479 --> 01:02:14,689 영상 대감 978 01:02:16,399 --> 01:02:17,734 [영부사] 대군 자가 돌아오신 후 979 01:02:17,817 --> 01:02:19,986 회포를 푸실 겨를이 없었다고 들었습니다 980 01:02:20,069 --> 01:02:23,156 축하연을 겸해 자리를 마련코자 하는데 981 01:02:23,239 --> 01:02:25,158 언제가 좋으시겠습니까? 982 01:02:25,241 --> 01:02:28,411 [항순] 대감께 괜한 수고를 끼칠 순 없지요 983 01:02:28,494 --> 01:02:31,956 대군 자가께는 제가 따로 연통을 드리겠습니다 984 01:02:32,039 --> 01:02:33,624 [영부사의 웃음] 985 01:02:33,708 --> 01:02:35,042 [영부사] 영상 대감 986 01:02:35,126 --> 01:02:37,420 [다가오는 발소리] 987 01:02:37,503 --> 01:02:39,839 [긴장이 감도는 음악] 988 01:02:48,139 --> 01:02:50,308 이런 말씀까지 드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989 01:02:50,391 --> 01:02:51,809 어쩔 도리가 없군요 990 01:02:52,393 --> 01:02:54,395 대군 자가께서 돌아오셨으니 991 01:02:54,979 --> 01:02:59,025 이제 그만 어느 쪽에 서실지 뜻을 밝혀 주십시오 992 01:03:01,235 --> 01:03:03,196 남인지 북인지 993 01:03:03,279 --> 01:03:05,782 동인지 서인지 밝혀 달란 말씀이십니까? 994 01:03:05,865 --> 01:03:07,283 예 995 01:03:07,366 --> 01:03:08,868 어느 쪽이십니까? 996 01:03:10,745 --> 01:03:13,122 해는 동에서 떠서 서로 지고 997 01:03:13,206 --> 01:03:16,751 [항순] 계절은 북에서 시작하여 남으로 끝나지요 998 01:03:16,834 --> 01:03:19,420 거기에 무슨 뜻이 있겠습니까? 999 01:03:19,504 --> 01:03:20,505 다만 1000 01:03:22,089 --> 01:03:25,843 이 몸은 외척과 외척이 다투는 데 1001 01:03:26,594 --> 01:03:28,846 끼어들 마음이 없습니다 1002 01:03:51,369 --> 01:03:52,620 [희수의 한숨] 1003 01:03:52,703 --> 01:03:55,164 대군 자가께서 매일같이 오십니다 1004 01:03:55,248 --> 01:03:58,167 [홍장] 정녕 아니 보실 생각이십니까? 1005 01:03:58,251 --> 01:03:59,252 [한숨] 1006 01:03:59,335 --> 01:04:02,380 염병 소리를 했어, 두 번이나 했어 1007 01:04:03,798 --> 01:04:07,301 [한숨] 밑구녕으로 처먹고 입으로 똥 싼다고도 했고 1008 01:04:07,969 --> 01:04:09,637 못 봬, 아니 돼 1009 01:04:10,221 --> 01:04:12,640 그런 것을 신경 쓰실 분이 아닌 듯 보였습니다 1010 01:04:12,723 --> 01:04:14,767 내가 신경 쓰여, 내가 1011 01:04:15,810 --> 01:04:16,811 [웃음] 1012 01:04:18,980 --> 01:04:20,147 [한숨] 1013 01:04:20,773 --> 01:04:23,276 [시끌시끌한 소리] 1014 01:04:24,819 --> 01:04:26,070 [홍장] 몸조심하십시오 1015 01:04:29,156 --> 01:04:31,701 [긴장되는 음악] 1016 01:04:36,873 --> 01:04:38,583 [사내들의 다급한 소리] 1017 01:04:40,084 --> 01:04:41,794 [사내들의 위협하는 소리] 1018 01:04:43,880 --> 01:04:45,590 이를 어째 1019 01:04:46,841 --> 01:04:49,510 [한숨] 염병 소리만 안 했어도 1020 01:04:50,469 --> 01:04:52,638 - [희수] 어찌해 보겠다고 -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1021 01:05:09,697 --> 01:05:12,283 [긴장이 감도는 음악] 1022 01:05:12,366 --> 01:05:15,494 [사내들의 가쁜 숨소리] 1023 01:05:16,412 --> 01:05:19,040 [놀란 숨소리] 1024 01:05:20,082 --> 01:05:23,794 겁도 없이 감히 우리 나리를 욕보였겠다? 1025 01:05:24,503 --> 01:05:26,756 아, 뭣들 하느냐? 쳐라 1026 01:05:26,839 --> 01:05:29,842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1027 01:05:33,346 --> 01:05:35,014 [긴장한 숨소리] 1028 01:05:35,097 --> 01:05:36,307 [사내1] 멈춰라! 1029 01:05:36,390 --> 01:05:39,268 - [음악이 멈춘다] - [강조되는 효과음] 1030 01:05:39,352 --> 01:05:41,646 [정적이 감도는 효과음] 1031 01:05:41,729 --> 01:05:44,190 [잔잔한 음악] 1032 01:06:00,039 --> 01:06:01,499 [희수의 놀란 숨소리] 1033 01:06:03,125 --> 01:06:04,210 대군 자가 1034 01:06:04,293 --> 01:06:05,920 늦지 않아 다행이다 1035 01:06:08,297 --> 01:06:10,800 여긴 어찌 알고 오셨습니까? 1036 01:06:10,883 --> 01:06:15,096 내 오늘은 너를 볼 수 있을까 하여 기루에 갔었는데 1037 01:06:15,179 --> 01:06:17,139 - [진한대군] 홍장이… - [사내2의 기합] 1038 01:06:17,223 --> 01:06:18,766 - [강조되는 효과음] - [희수의 놀란 소리] 1039 01:06:18,849 --> 01:06:21,394 - [날카롭게 울리는 소리] - [잦아드는 음악] 1040 01:06:34,490 --> 01:06:35,783 대군 자가 1041 01:06:36,701 --> 01:06:37,868 피가… 1042 01:06:39,120 --> 01:06:40,955 [달려오는 발소리] 1043 01:06:41,038 --> 01:06:42,331 [희수의 놀란 숨소리] 1044 01:06:45,126 --> 01:06:46,419 [찰그랑 떨어지는 소리] 1045 01:06:47,003 --> 01:06:48,129 [상화] 씨! 1046 01:06:52,174 --> 01:06:53,801 [진한대군] 이까짓 거 별거 아니다 1047 01:06:54,385 --> 01:06:56,929 뭐, 생각보다 상처가 깊, 깊지… 1048 01:06:58,264 --> 01:06:59,724 [진한대군의 신음] 1049 01:06:59,807 --> 01:07:00,891 [울먹이는 숨소리] 1050 01:07:00,975 --> 01:07:02,309 대군 자가 1051 01:07:03,394 --> 01:07:04,979 괜찮으십니까? 1052 01:07:07,189 --> 01:07:09,900 니가 보기보다 겁이 많구나 1053 01:07:11,152 --> 01:07:12,528 [진한대군의 옅은 웃음] 1054 01:07:12,611 --> 01:07:14,155 [진한대군] 다행이다 1055 01:07:15,031 --> 01:07:17,533 니가 아니라 내가 칼을 맞아서 1056 01:07:18,534 --> 01:07:20,578 [감성적인 음악] 1057 01:08:27,770 --> 01:08:28,771 대군 자가 1058 01:08:30,481 --> 01:08:32,066 - [희수] 아이고 - [진한대군] 날 보러 와 놓고 1059 01:08:32,149 --> 01:08:33,234 어딜 도망가는 게야? 1060 01:08:33,317 --> 01:08:35,319 [희수] 전 내기 바둑만 둡니다 1061 01:08:35,402 --> 01:08:37,404 [진한대군] 여긴 내 바둑판이 없으니 1062 01:08:37,488 --> 01:08:40,241 니가 원하는 걸 걸겠다, 무엇이냐? 1063 01:08:40,324 --> 01:08:42,284 [항순] 지존의 자리엔 오를 수 없는데 1064 01:08:42,368 --> 01:08:44,745 지존의 숙명을 타고났으니 1065 01:08:44,829 --> 01:08:46,080 [진한대군] 하니 내가 세제의 자리를 1066 01:08:46,163 --> 01:08:47,998 탐할 것이란 생각은 거두시오 1067 01:08:48,082 --> 01:08:51,627 [항순] 그래서 위태롭고 위험하다 1068 01:08:51,710 --> 01:08:52,837 - [빗소리] - [사내] 비가 오신다 1069 01:08:52,920 --> 01:08:54,171 몽우다 1070 01:08:54,255 --> 01:08:55,840 [진한대군] 몽우가 내리는 날 1071 01:08:56,465 --> 01:08:58,676 여기 이 자리에서 다시 보자 1072 01:09:02,847 --> 01:09:04,849 자막: 최혜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