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1:23,317 --> 00:01:28,847 미켈란젤로가 아직 살아있다고 말해도 2 00:01:28,848 --> 00:01:30,637 놀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3 00:01:31,725 --> 00:01:36,088 그의 작품은 영원불멸이니까요 4 00:01:38,278 --> 00:01:41,522 미켈란젤로의 명성은 세상 끝날까지 영원하며 5 00:01:41,523 --> 00:01:45,007 그의 이름은 사람들의 입은 물론 6 00:01:45,008 --> 00:01:47,404 작가들의 펜대 속에서도 영원히 살아있을 겁니다 7 00:01:53,447 --> 00:01:57,969 질투와 죽음마저도 그를 이기지 못합니다 8 00:02:17,726 --> 00:02:20,523 평생을 바쳐 깨달은 게 있지 9 00:02:22,442 --> 00:02:25,398 돌덩이는 인간의 뜻에 절대로 굴복하지 않아 10 00:02:33,647 --> 00:02:38,809 돌은 자신을 억압하는 모든 것을 발가벗길 뿐이지 11 00:02:43,253 --> 00:02:46,369 이 대리석은 저항하고 12 00:02:48,720 --> 00:02:49,997 반항하며 13 00:02:52,045 --> 00:02:53,929 사람의 손길을 거부하지 14 00:02:59,573 --> 00:03:01,522 제멋대로일 때도 있어 15 00:03:04,928 --> 00:03:06,125 마치 내 인생처럼... 16 00:03:30,965 --> 00:03:36,447 미켈란젤로 17 00:03:47,285 --> 00:03:49,122 조르조 바사리입니다 18 00:03:49,123 --> 00:03:52,527 저는 1511년 아레조에서 태어났으며 19 00:03:52,528 --> 00:03:57,130 화가이자 건축가 미술사학자입니다 20 00:03:57,131 --> 00:04:00,918 우선 저는 치마부에부터 저와 동시대를 사는 21 00:04:00,919 --> 00:04:05,650 이탈리아의 훌륭한 화가와 조각가, 건축가들의 삶을 22 00:04:05,651 --> 00:04:09,534 가감 없이 솔직하게 여러분께 설명하겠습니다 23 00:04:09,535 --> 00:04:12,843 그리고 제게는 좋은 작품과 훌륭한 작품을 뛰어넘어 24 00:04:12,844 --> 00:04:17,686 최고의 작품을 선택하고 판단할 권리가 있습니다 25 00:04:21,491 --> 00:04:22,161 '미술가 열전' 치마부에부터 우리 시대까지 26 00:04:22,162 --> 00:04:26,653 '미술가 열전' 치마부에부터 우리 시대까지 저는 모든 접근법과 태도 방법을 기록으로 남기며 27 00:04:26,654 --> 00:04:29,689 이 예술가들이 한 말과 상상의 산물도 기록했습니다 28 00:04:29,690 --> 00:04:31,768 모든 예술 분야에서 발생하는 29 00:04:31,769 --> 00:04:35,524 발전의 원인과 뿌리도 또한 조사해 왔습니다 30 00:04:40,081 --> 00:04:45,163 제가 하느님을 무한히 찬양하는 제일 큰 이유는 31 00:04:45,163 --> 00:04:48,487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를 알게 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32 00:04:48,488 --> 00:04:50,245 피렌체 출신의 미켈란젤로와 33 00:04:50,246 --> 00:04:54,161 저는 점점 친해지면서 친구가 됐습니다 34 00:04:54,162 --> 00:04:57,406 그래서 저는 그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적었으며 35 00:04:57,407 --> 00:04:58,765 그 내용은 전부 사실입니다 36 00:05:02,810 --> 00:05:09,602 미켈란젤로는 1475년 3월 6일에 태어났습니다 37 00:05:13,055 --> 00:05:16,730 그는 어렸을 때부터 종이와 벽에 그림을 그렸어요 38 00:05:16,731 --> 00:05:20,566 그의 아버지 루도비코는 아들의 재능을 알아보고 39 00:05:20,567 --> 00:05:23,891 거장 도메니코 기를란다요의 공방으로 아들을 보냈죠 40 00:05:23,892 --> 00:05:29,374 그곳에서 훌륭하고 가치 있는 그림 그리기를 익히라고요 41 00:05:29,375 --> 00:05:35,927 기를란다요 역시 머지않아 미켈란젤로의 재능을 알아봤고 42 00:05:35,928 --> 00:05:40,962 아직 어린아이였던 그에게 어느 날 이렇게 외쳤습니다 43 00:05:40,963 --> 00:05:44,048 '이 꼬마 녀석이 나보다 더 훌륭하군' 44 00:05:44,049 --> 00:05:47,292 그때 미켈란젤로는 겨우 열세 살이었습니다 45 00:05:48,892 --> 00:05:53,366 기를란다요는 미켈란젤로를 베르톨도에게 맡깁니다 46 00:05:53,367 --> 00:05:57,522 도나텔로의 제자 베르톨도는 산 마르코 정원 소속이었죠 47 00:05:57,523 --> 00:06:01,534 이는 로렌초 데 메디치가 설립한 궁정 조각 학교로 48 00:06:01,535 --> 00:06:04,411 재능 있는 젊은 화가와 조각가를 양성한 곳입니다 49 00:06:11,732 --> 00:06:14,529 난 단순한 그림보다는 예술을 동경해 왔다 50 00:06:15,616 --> 00:06:18,653 손을 더럽히는 일을 좋아했으니까 51 00:06:18,654 --> 00:06:22,520 난 석공의 아내였던 유모 손에서 자랐지 52 00:06:24,248 --> 00:06:29,682 그래서 대리석 가루가 섞인 우유를 먹고 자란 셈이야 53 00:06:31,297 --> 00:06:34,365 로렌초 데 메디치가 나를 불러들여서 54 00:06:34,366 --> 00:06:37,210 이 돌로 작품을 만들어 보라고 했을 때 55 00:06:37,211 --> 00:06:38,968 난 나의 패기를 보여 줬다 56 00:06:41,016 --> 00:06:43,684 '마음에 드세요, 어르신?' 57 00:06:43,685 --> 00:06:48,495 '사람이 나이가 들면 치아가 성치 않은 법이야' 58 00:06:48,496 --> 00:06:51,612 '이빨 한두 개쯤은 없는 게 정상이지' 59 00:06:51,613 --> 00:06:54,777 그분의 충고를 듣고 난 곧장 실행에 옮겼지 60 00:07:03,377 --> 00:07:06,125 그렇게 해서 판은 늙고 이가 빠진 모습이 됐어 61 00:07:07,884 --> 00:07:10,808 그들은 어쩌면 내 용기를 가상히 여겼을지도 몰라 62 00:07:10,809 --> 00:07:17,202 그 석상의 머리가 팔라초 메디치에 도착하기 전부터 63 00:07:17,203 --> 00:07:21,054 나는 당대 최고의 위대한 사상가들을 만났고 64 00:07:21,087 --> 00:07:26,169 그들은 내 작품에 신뢰와 방향성을 제시해 줬지 65 00:07:28,728 --> 00:07:33,841 나는 즉시 아기를 안고 있는 성모상 제작에 착수했고 66 00:07:33,842 --> 00:07:36,254 도나텔로의 기법을 흉내 냈어 67 00:07:56,507 --> 00:08:00,295 도나텔로의 '스티아치아토' 조각 기법을 사용해 만든 68 00:08:00,296 --> 00:08:04,643 '계단의 성모'는 미켈란젤로에게 처음으로 명성을 안긴 작품이며 69 00:08:04,644 --> 00:08:07,376 피렌체의 카사 부오나로티에 소장돼 있습니다 70 00:08:09,055 --> 00:08:13,850 얕은 돋을새김의 이 작품은 신문지 한 장 정도의 크기이며 71 00:08:13,851 --> 00:08:18,485 돌 표면에는 끌 자국조차 거의 남기지 않은 채 72 00:08:18,486 --> 00:08:21,537 돌이 살아있는 듯한 섬세한 부피감과 73 00:08:21,538 --> 00:08:24,414 놀라운 공간 감각을 창조해 냈습니다 74 00:08:42,286 --> 00:08:46,009 마치 고대의 여신처럼 침착하고 차분한 모습으로 75 00:08:46,010 --> 00:08:49,526 성모 마리아는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천에 감싸여 있습니다 76 00:08:51,173 --> 00:08:56,446 뒷모습만 보이는 아기는 어머니의 품에 안겨 있지만 77 00:08:56,447 --> 00:08:59,452 헤라클레스의 육체미를 자랑합니다 78 00:09:03,928 --> 00:09:07,763 상징적인 계단에 대한 이 대담한 투시는 79 00:09:07,764 --> 00:09:13,853 성모자가 앉아 있는 대리석에 존재감을 불어넣습니다 80 00:09:13,854 --> 00:09:20,535 이 완벽한 3차원 작품은 미켈란젤로 작품 특유의 81 00:09:20,536 --> 00:09:23,651 물질 본연에 대한 열정을 보여 주는 초기 신호입니다 82 00:09:34,777 --> 00:09:36,678 그러던 어느 날 83 00:09:36,679 --> 00:09:41,170 로렌초 어르신께 내 작품을 전부 보여 줄 기회가 왔지 84 00:09:43,888 --> 00:09:47,132 내 재능을 높이 평가하던 안젤로 폴리치아노가 85 00:09:47,133 --> 00:09:50,809 나를 부추기는 바람에 '켄타우로스의 전투'를 만들었어 86 00:09:50,810 --> 00:09:54,005 난 로렌초 데 메디치에게 그걸 선물로 주면서 87 00:09:54,006 --> 00:09:58,577 동료들 누구보다 내 실력이 뛰어나다는 걸 보여 줬지 88 00:10:14,178 --> 00:10:16,255 격렬한 전투 장면에서 89 00:10:16,256 --> 00:10:20,779 나체의 인물들은 몸과 사지가 뒤엉킨 채 90 00:10:20,780 --> 00:10:24,646 장면을 가득 채우고 있지만 혼돈의 느낌은 전혀 없습니다 91 00:10:25,686 --> 00:10:31,487 현재 '켄타우로스의 전투'는 카사 부오나로티에 소장됐습니다 92 00:10:31,488 --> 00:10:34,572 중앙에 새겨진 인물은 유난히 두드러진 모습인데 93 00:10:34,573 --> 00:10:39,255 오른팔을 들어 올린 채 자랑스럽게 서 있습니다 94 00:10:39,256 --> 00:10:41,925 50년 뒤, 미켈란젤로는 이 자세를 재현해서 95 00:10:41,926 --> 00:10:44,770 그리스도의 최후 심판에 다시 사용합니다 96 00:11:07,293 --> 00:11:09,498 난 너무 솔직해서 탈이었지 97 00:11:09,499 --> 00:11:13,653 동료들의 작품에 관해 항상 불쑥 말을 내뱉었는데 98 00:11:13,654 --> 00:11:17,250 내가 보기에 그들의 작품은 늘 기준 미달이었어 99 00:11:22,014 --> 00:11:25,210 나를 놀리려고 그랬거나 질투해서 그랬을 거야 100 00:11:25,211 --> 00:11:29,365 로렌초 어르신이 나를 높이 평가하셨으니까 101 00:11:29,366 --> 00:11:33,714 그래서 베르톨도 학교의 동급생이었던 토리지아노가 102 00:11:33,715 --> 00:11:35,776 내 얼굴에 정면으로 주먹을 날렸지 103 00:11:39,292 --> 00:11:43,767 그래서 이 콧날이 이렇게 기형이 된 거야 104 00:11:46,054 --> 00:11:48,450 그 친구가 남긴 최고의 역작이지 105 00:11:53,934 --> 00:12:00,087 사흘 동안 폭풍과 번개가 몰아친 뒤에 106 00:12:00,088 --> 00:12:01,685 끔찍한 일이 발생했죠 107 00:12:04,083 --> 00:12:09,837 보호자이자 후원자이며 이상적인 아버지였던 108 00:12:09,838 --> 00:12:13,034 로렌초 데 메디치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109 00:12:13,035 --> 00:12:17,525 후원자를 잃은 미켈란젤로는 깊은 상실감을 느낀 채 110 00:12:17,526 --> 00:12:22,481 산토 스피리토 수도원에 보호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111 00:12:22,482 --> 00:12:25,837 그곳은 병원이었는데 거기 머무는 동안 112 00:12:25,838 --> 00:12:30,760 어린 미켈란젤로는 시신의 살갗을 벗기면서 113 00:12:30,761 --> 00:12:33,206 인체 해부를 공부했습니다 114 00:12:39,760 --> 00:12:45,402 인대와 골격 구조 근육과 핏줄까지도요 115 00:12:47,081 --> 00:12:54,353 밤마다 계속된 연구를 통해 그는 인체를 완벽히 연구했고 116 00:12:55,392 --> 00:12:57,165 이를 자신의 작품에 고스란히 반영했습니다 117 00:13:04,392 --> 00:13:08,674 죽음이라는 최후의 신비를 스무 살부터 다룬 셈이지 118 00:13:08,675 --> 00:13:10,673 겨우 스무 살이었지만 119 00:13:10,673 --> 00:13:14,716 그 이후로 난 예술로 죽음을 이길 수 있다고 평생 믿었어 120 00:13:16,875 --> 00:13:18,072 내가 틀렸지... 121 00:13:22,965 --> 00:13:27,471 라파엘레 리아리오 추기경에게 난 수많은 빚을 졌어 122 00:13:27,472 --> 00:13:32,635 그분은 내가 오래전에 만든 큐피드 중 한 점을 구매하고 123 00:13:32,635 --> 00:13:34,472 나를 자기 집으로 초대했지 124 00:13:35,561 --> 00:13:37,845 로마를 처음 본 순간 125 00:13:37,846 --> 00:13:39,603 난 그곳이 영원한 도시라는 걸 알았어 126 00:13:39,604 --> 00:13:42,800 고대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웅장한 곳이었으니까 127 00:13:42,801 --> 00:13:43,919 추기경은 이렇게 말했지 128 00:13:45,326 --> 00:13:51,000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자네도 만들 수 있겠나?' 129 00:13:51,001 --> 00:13:55,763 '시간만 조금 주시면 제 실력을 보여 드릴게요' 130 00:13:55,764 --> 00:14:00,287 난 로마의 거리에서 뒹굴던 대리석 덩어리를 사서 131 00:14:01,966 --> 00:14:03,355 '바쿠스'를 만들었어 132 00:14:12,915 --> 00:14:17,645 기쁨과 행복을 상징하는 이 이교도 신은 133 00:14:17,646 --> 00:14:20,474 바르젤로 미술관에 소장돼 있습니다 134 00:14:20,475 --> 00:14:22,520 이 작품은 미켈란젤로의 첫 대규모 작품으로 135 00:14:22,521 --> 00:14:26,197 커다란 도약을 가능케 한 시발점이 됐습니다 136 00:14:30,162 --> 00:14:34,476 매끈하고 관능적인 몸매의 나체 청년이 137 00:14:34,477 --> 00:14:36,682 포도주와 쾌락에 취한 채 138 00:14:36,683 --> 00:14:41,206 먼 곳을 응시하며 술잔을 간신히 잡고 있습니다 139 00:14:43,924 --> 00:14:48,207 한편 디오니소스의 황홀경에 빠진 작은 사티로스는 140 00:14:48,208 --> 00:14:53,401 바쿠스에게 빼앗은 포도송이에 미소 짓는 얼굴을 처박고 있죠 141 00:15:10,329 --> 00:15:12,838 리아리오 추기경에게 이 작품을 보여 줬지만 142 00:15:14,006 --> 00:15:20,958 그는 내가 대리석에 불어넣은 생명력을 이해할 수 없었어 143 00:15:20,959 --> 00:15:23,243 아니면 이 바쿠스가 144 00:15:23,276 --> 00:15:27,879 피와 살로 이루어진 인체보다 오래 산다는 개념이 없었겠지 145 00:15:30,325 --> 00:15:33,681 난 로마에서 외톨이가 됐고 146 00:15:33,682 --> 00:15:37,996 고객이 없어서 아버지께 돈도 못 보냈어 147 00:15:37,997 --> 00:15:40,602 가족들은 내가 작품을 팔아서 148 00:15:40,603 --> 00:15:45,078 가난에서 벗어나기만 학수고대했는데 말이야 149 00:15:46,086 --> 00:15:49,121 나를 지탱해 준 사람은 야코포 갈리뿐이었어 150 00:15:49,122 --> 00:15:52,238 내 평생의 진정한 벗 덕분에 151 00:15:52,239 --> 00:15:54,125 나는 자신감을 잃지 않고 152 00:15:54,126 --> 00:15:57,354 패배자의 모습으로 피렌체에 돌아갈 수 없다고 결심했어 153 00:15:59,208 --> 00:16:02,836 야코포는 교황과 궁정에 인맥이 두터웠고 154 00:16:02,837 --> 00:16:06,048 프랑스 왕 샤를 8세의 사절단과도 친분이 있었지 155 00:16:09,678 --> 00:16:15,048 '야코포 갈로가 추기경님께 약속합니다' 156 00:16:15,049 --> 00:16:20,163 '앞으로 1년간 미켈란젤로가 사회기반시설을 맡게 될 것이며' 157 00:16:20,163 --> 00:16:25,085 '로마에서 가장 멋진 작품을 탄생시킬 것입니다' 158 00:16:27,196 --> 00:16:32,726 야코포가 작성한 계약서를 읽었을 때 159 00:16:32,727 --> 00:16:36,035 나에 대한 신뢰와 사랑을 추기경께 전하는 대목에서 160 00:16:36,036 --> 00:16:37,601 난 깊이 감동 받았지만 161 00:16:37,602 --> 00:16:39,567 한편 두렵기도 했어 162 00:16:41,486 --> 00:16:45,721 시간이 너무 촉박한데 내 야망은 원대했으니까 163 00:17:09,890 --> 00:17:13,037 쓰고 남은 대리석 조각과 이별할 때가 온 거야 164 00:17:13,038 --> 00:17:15,276 '피에타'를 만들어 달라는 작품 의뢰를 받자마자 165 00:17:17,530 --> 00:17:20,407 난 카라라로 향했고 그곳에 도착해 보니... 166 00:17:22,005 --> 00:17:29,565 웅장한 대리석 벽이 햇빛 속에 반짝이더군 167 00:17:38,485 --> 00:17:40,562 그렇게 하얀 대리석은 평생 처음 봤어 168 00:17:40,563 --> 00:17:47,164 태곳적부터 앞으로도 영원히 가장 아름다운 대리석이야 169 00:17:48,923 --> 00:17:52,566 난 며칠 동안 가장 순수한 대리석을 찾아 헤맸지 170 00:17:52,567 --> 00:17:57,282 오직 하느님과 나만 볼 수 있는 대리석 171 00:17:57,283 --> 00:18:02,972 내 손을 거쳐 불멸의 작품으로 태어날 대리석을 원했으니까 172 00:18:07,720 --> 00:18:09,764 로마로 돌아오는 길에 173 00:18:11,764 --> 00:18:14,161 내 마음은 천국에서 성모님께 의지했을 때 174 00:18:14,210 --> 00:18:16,765 단테가 했던 찬양으로 가득 채워졌어 175 00:18:19,084 --> 00:18:23,958 '동정 어머니시여 당신 아들의 따님이시여' 176 00:18:26,405 --> 00:18:29,089 '피조물 중에 가장 겸손하고 가장 높으신 이여' 177 00:18:30,801 --> 00:18:32,398 모든 게 선명하게 보였어 178 00:18:34,125 --> 00:18:36,202 그래서 난 '피에타'를 만들기 시작했지 179 00:18:55,128 --> 00:19:01,888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이전에는 그 어떤 조각가도 대리석을 180 00:19:01,889 --> 00:19:03,919 이처럼 우아하고 정교하게 다룬 적이 없었습니다 181 00:19:03,920 --> 00:19:06,124 겨우 스물네 살의 나이에 182 00:19:06,125 --> 00:19:11,847 미켈란젤로는 '피에타'를 통해 예술의 가치와 힘을 드러냈죠 183 00:19:18,801 --> 00:19:20,318 이 아름다운 디테일을 보세요 184 00:19:20,319 --> 00:19:23,291 성모님을 감싼 거룩한 옷은 물론 185 00:19:23,292 --> 00:19:27,079 벌거벗은 채 죽은 그리스도의 모습과 186 00:19:27,080 --> 00:19:32,562 근육과 핏줄 뼈에 붙은 힘줄도 정교하죠 187 00:19:32,563 --> 00:19:38,684 손목과 몸 팔과 다리 사이의 관절까지도요 188 00:20:00,088 --> 00:20:05,601 성모님이 너무 앳된 얼굴로 묘사됐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189 00:20:05,602 --> 00:20:13,209 그들은 동정녀들만이 간직할 수 있는 경쾌함과 190 00:20:13,210 --> 00:20:18,644 흠결 없는 매력이 뭔지 몰라서 그런 말을 하는 겁니다 191 00:20:29,130 --> 00:20:33,365 사람들은 인간의 손을 통해 이렇게 멋지고 거룩한 작품이 192 00:20:33,366 --> 00:20:37,169 그렇게 짧은 시간에 탄생할 수 있음에 감탄합니다 193 00:20:38,241 --> 00:20:45,321 처음에는 단순하고 형태가 전혀 없던 돌덩이가 194 00:20:45,322 --> 00:20:48,614 이렇게 완벽한 작품으로 탄생하는 게 바로 기적이죠 195 00:20:48,615 --> 00:20:53,521 자연이 물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그 이상을 성취하는 거니까요 196 00:21:05,574 --> 00:21:09,329 이 작품에 애착을 느낀 나머지 미켈란젤로는 성모님의 옷깃에 197 00:21:09,330 --> 00:21:14,284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었습니다 198 00:21:14,285 --> 00:21:16,650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죠 199 00:21:23,891 --> 00:21:26,288 내가 그 작품에 서명한 이유? 200 00:21:26,289 --> 00:21:29,053 이상한 소문이 돌았는데 내 작품 '피에타'가 201 00:21:29,054 --> 00:21:34,408 롬바르디아 출신의 조각가 크리스토포로 솔라리 작품이라더군 202 00:21:34,409 --> 00:21:36,885 죽을 고생을 해서 만든 작품인데 203 00:21:36,886 --> 00:21:39,811 그런 명예를 엄한 녀석에게 넘길 수는 없잖아? 204 00:21:45,055 --> 00:21:49,449 '피에타'를 만든 다음부터는 작품에 서명할 필요 없었지 205 00:21:50,840 --> 00:21:53,765 나는 명예와 존경을 얻은 채 아버지께 돌아갈 수 있었어 206 00:21:55,684 --> 00:21:59,199 친구들은 피렌체에 영광을 더하기 위해 207 00:21:59,200 --> 00:22:02,012 나를 피에르 소데리니의 공화국으로 불러들였어 208 00:22:03,564 --> 00:22:07,335 내 야망에 딱 맞는 떡밥이었지 209 00:22:09,686 --> 00:22:13,569 미켈란젤로는 처음으로 조각이라는 분야가 210 00:22:13,570 --> 00:22:18,252 불필요한 모든 부분을 제거해서 성취되는 예술이라고 생각했죠 211 00:22:18,253 --> 00:22:23,766 조물주의 눈에 비친 모습대로 잘라내는 거라고 여겼습니다 212 00:22:25,654 --> 00:22:28,770 그는 두오모 오페라 박물관의 작업장에서 뭔가를 발견했습니다 213 00:22:28,771 --> 00:22:35,291 이미 조각가 두 명이 손을 댔던 거대한 대리석 덩어리 하나가 214 00:22:35,292 --> 00:22:36,890 작업장에 버려져 있었습니다 215 00:22:38,169 --> 00:22:40,246 피렌체 대성당에서 216 00:22:40,247 --> 00:22:45,329 미켈란젤로는 3년 동안 노예처럼 살기 시작했습니다 217 00:22:45,330 --> 00:22:48,254 낮이나 밤이나 사람 눈에 띄지 않으면서 218 00:22:48,255 --> 00:22:50,332 죽은 돌덩어리에 숨결을 불어넣었죠 219 00:22:52,363 --> 00:22:58,148 그리고 결국 그 돌덩어리는 고대, 현대, 그리스, 라틴의 220 00:22:58,149 --> 00:23:04,573 모든 조각상의 숨결을 정말로 빨아들였습니다 221 00:23:04,574 --> 00:23:07,291 이 작품을 본 사람은 그 시대나 다른 시대에 222 00:23:07,292 --> 00:23:11,607 다른 조각가들이 만든 조각상 따위는 223 00:23:11,608 --> 00:23:15,650 볼 필요조차 없습니다 224 00:24:36,371 --> 00:24:39,935 이 거대한 작품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225 00:24:39,936 --> 00:24:42,476 쉽게 말해 도전 정신입니다 226 00:24:43,772 --> 00:24:47,287 날씬한 체격에 운동에 능한 용감무쌍한 청년 하나가 227 00:24:47,288 --> 00:24:49,972 이스라엘 백성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던 거인에게 228 00:24:49,973 --> 00:24:54,496 돌을 던지기 직전의 모습으로 영원히 남아 있습니다 229 00:24:56,015 --> 00:25:00,729 뛰어오를 준비가 된 다리에는 근육이 잔뜩 긴장했으며 230 00:25:01,898 --> 00:25:03,926 핏줄도 불끈 솟아올랐습니다 231 00:25:05,717 --> 00:25:12,046 최고로 집중하는 표정에는 자랑스러움이 배인 채 232 00:25:12,047 --> 00:25:16,298 이 절체절명의 순간을 최대로 부각합니다 233 00:25:25,874 --> 00:25:30,044 피에르 소데리니는 5m짜리 조각상이 완성되기도 전부터 234 00:25:30,045 --> 00:25:32,090 이 작품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235 00:25:32,091 --> 00:25:36,389 그는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했고 236 00:25:36,390 --> 00:25:38,595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보티첼리도 포함됐죠 237 00:25:38,596 --> 00:25:43,359 이 비범한 작품을 설치할 최고의 장소를 찾아야 했습니다 238 00:25:46,877 --> 00:25:50,791 이 작품을 피렌체 대성당에서 시뇨리아 광장으로 옮기는 239 00:25:50,792 --> 00:25:52,757 위대한 작전이 펼쳐졌습니다 240 00:25:55,076 --> 00:26:00,078 밧줄과 도르래로 고정한 원시적인 크레인이 동원됐고 241 00:26:00,079 --> 00:26:07,079 40명이 넘는 인부가 힘을 합쳐 나흘간 조각상을 이동한 끝에 242 00:26:07,080 --> 00:26:09,636 베키오 궁전 바깥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243 00:26:14,081 --> 00:26:19,435 1800년대 후반에 '다비드'는 아카데미아 미술관으로 옮겼고 244 00:26:19,436 --> 00:26:21,672 오늘날까지 그곳에 소장돼 있습니다 245 00:26:23,752 --> 00:26:27,043 다비드상은 피렌체의 영원한 상징이 됐습니다 246 00:26:42,884 --> 00:26:44,673 다윗에겐 새총이 있었지만 247 00:26:46,001 --> 00:26:47,598 나한테는 송곳이 있지 248 00:26:49,150 --> 00:26:52,522 다윗은 아주 간단한 새총으로 골리앗을 물리쳤어 249 00:26:53,194 --> 00:27:00,162 나도 다윗처럼 강하고 자랑스럽게 250 00:27:01,202 --> 00:27:02,879 나의 도전에 맞선 거야 251 00:27:04,111 --> 00:27:05,916 맨손과 송곳을 이용해서 252 00:27:08,203 --> 00:27:11,079 나는 대리석에서 영원한 생명을 추출해 냈지 253 00:27:14,197 --> 00:27:16,002 생각해 보면 나의 다비드상은 254 00:27:17,233 --> 00:27:20,190 도나텔로의 '유디트' 자리를 빼앗은 거야 255 00:27:59,560 --> 00:28:04,194 '다비드'를 항상 거인으로 부르는 이유를 알겠나? 256 00:28:23,711 --> 00:28:28,234 옷감 장사로 부자가 된 안젤로 도니라는 사람은 257 00:28:28,235 --> 00:28:31,431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소장하고 싶어 했습니다 258 00:28:31,431 --> 00:28:34,675 그래서 원형 판에 그림을 그려 달라고 했는데 259 00:28:34,676 --> 00:28:40,717 성모님이 무릎을 꿇고 요셉에게 아기를 주는 장면이죠 260 00:28:40,718 --> 00:28:45,193 사랑과 애정, 경건한 모습으로 요셉은 아기를 품어 안습니다 261 00:28:45,194 --> 00:28:49,045 작품을 마치자 미켈란젤로는 70두카트를 요구했습니다 262 00:28:51,636 --> 00:28:59,962 하지만 도니는 단순한 그림치고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죠 263 00:29:03,751 --> 00:29:06,883 그래서 그는 40두카트를 지급하겠다고 했습니다 264 00:29:09,873 --> 00:29:13,405 그러자 미켈란젤로는 100두카트를 요구했습니다 265 00:29:14,796 --> 00:29:18,200 아무튼 그 작품이 마음에 들었던 도니는 266 00:29:18,633 --> 00:29:22,835 처음에 요구한 70두카트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했어요 267 00:29:24,243 --> 00:29:27,278 미켈란젤로는 전혀 기뻐하지 않았죠 268 00:29:27,279 --> 00:29:32,473 안젤로 도니의 예술적 안목이 부족하다고 믿으며 269 00:29:32,474 --> 00:29:34,471 미켈란젤로는 가격을 두 배로 올렸습니다 270 00:29:34,472 --> 00:29:38,436 140두카트를 내지 않으면 거래 취소라고 했습니다 271 00:29:47,803 --> 00:29:52,517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그림을 원했던 도니는 272 00:29:53,206 --> 00:29:56,082 어쩔 수 없이 그 대가를 치르게 됐습니다 273 00:30:24,806 --> 00:30:28,194 우피치 미술관에 소장된 '성가정과 세례자 요한'은 274 00:30:28,195 --> 00:30:32,365 미켈란젤로가 나무판에 그린 유일한 작품입니다 275 00:30:34,764 --> 00:30:38,407 성가정은 고대부터 반복된 그림 주제 중 하나지만 276 00:30:38,408 --> 00:30:41,604 미켈란젤로는 이 그림을 조각하듯이 그렸습니다 277 00:30:41,605 --> 00:30:44,801 그는 맑고 광채가 나는 강렬한 색을 사용해서 278 00:30:44,802 --> 00:30:48,077 약간 불안하게 만드는 효과를 연출했습니다 279 00:30:48,078 --> 00:30:50,955 이 장면의 전통적인 평온과는 거리가 먼 분위기입니다 280 00:30:53,801 --> 00:31:00,401 미켈란젤로는 피렌체 귀족들에게 중요한 상징이 뭔지 잘 알았죠 281 00:31:00,402 --> 00:31:04,045 이 구도는 사도 바오로가 에페소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282 00:31:04,046 --> 00:31:06,155 영감을 받은 것처럼 보입니다 283 00:31:07,436 --> 00:31:14,484 낮지만 통과할 수 없는 이 벽은 원죄를 묘사하며 아기 예수와 284 00:31:14,485 --> 00:31:16,114 어린 세례자 요한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285 00:31:16,115 --> 00:31:20,877 주변의 나체 젊은이들은 옷을 벗는 중입니다 286 00:31:20,878 --> 00:31:24,633 그리스도인으로서 마침내 죄에서 벗어났다는 의미죠 287 00:31:24,634 --> 00:31:29,205 그들은 죄를 벗겨 내고 새사람이 됐습니다 288 00:31:35,967 --> 00:31:40,953 바르젤로 박물관에 소장된 미완의 경이로운 원형 조각은 289 00:31:41,801 --> 00:31:44,246 또 다른 성가정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290 00:31:46,915 --> 00:31:50,319 여기서 미켈란젤로는 고전적인 구성을 선택했죠 291 00:31:50,320 --> 00:31:54,236 그리스 여왕처럼 성모님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책을 읽고 292 00:31:54,237 --> 00:31:58,647 그 옆에는 아기 예수가 있습니다 293 00:32:03,843 --> 00:32:05,520 난 항상 이렇게 생각했지 294 00:32:06,480 --> 00:32:10,715 돋을새김과 비슷할수록 그림은 더 성공적이야 295 00:32:12,890 --> 00:32:16,357 짧지만 평화롭고, 차분하고 편안한 휴식은 296 00:32:16,358 --> 00:32:18,803 내 인생에서 더 이상 가질 수 없는 시간이야 297 00:32:21,201 --> 00:32:23,598 하지만 야망은 쉼 없이 나를 갉아 먹으면서 298 00:32:23,599 --> 00:32:26,316 나에게 평화와 행복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아 299 00:32:28,250 --> 00:32:31,399 피에르 소데리니가 나한테 살라 델 마조르 홀의 벽에 300 00:32:31,400 --> 00:32:34,483 프레스코화를 그려 달라고 했어 301 00:32:34,484 --> 00:32:36,321 두칼레 궁전에 있는 홀이지 302 00:32:37,921 --> 00:32:41,404 반대편 벽에는 하필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림이 있지 303 00:32:42,923 --> 00:32:44,841 어떻게 그런 도전을 마다할 수 있을까? 304 00:32:52,451 --> 00:32:55,678 그래서 난 비밀리에 밑그림을 그렸지 305 00:32:55,679 --> 00:33:00,281 카시나 전투 장면의 밑그림을 준비했어 306 00:33:01,130 --> 00:33:04,438 내가 그리고 싶은 장면과 똑같은 실물 크기였지 307 00:33:24,802 --> 00:33:27,438 미켈란젤로의 밑그림이 대중에게 알려지자 308 00:33:27,439 --> 00:33:29,756 사람들은 그의 그림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309 00:33:29,757 --> 00:33:31,210 유럽 전역에서 화가들이 몰려와 310 00:33:31,211 --> 00:33:34,647 조각상을 주조하고 남은 연습용 틀을 구경했죠 311 00:33:34,648 --> 00:33:37,476 그것을 만지고, 본뜨고 일부를 훔쳤습니다 312 00:33:37,477 --> 00:33:40,289 그게 거룩한 유물이나 되는 것처럼요 313 00:33:42,081 --> 00:33:46,156 몇십 년이 지나도록 이 밑그림은 아무 흔적이 없었습니다 314 00:33:46,157 --> 00:33:48,089 그러자 전설이 탄생했죠 315 00:33:53,477 --> 00:33:58,111 하지만 바스티아 다 상갈로가 만든 중앙 부분의 사본은 316 00:33:58,112 --> 00:34:02,763 끝까지 살아남아서 당시 상황을 보여 줍니다 317 00:34:06,887 --> 00:34:08,677 나체의 몸뚱이가 이리저리 엉킨 채 318 00:34:08,678 --> 00:34:12,880 전투가 시작되기 직전에 얼어붙은 모습은 319 00:34:12,881 --> 00:34:17,244 미켈란젤로의 관심사를 보여 주는 구실에 불과합니다 320 00:34:18,604 --> 00:34:21,161 이상적인 몸을 가진 영웅들의 모습이 주인공이었죠 321 00:34:34,843 --> 00:34:36,921 난 그 프레스코화를 끝내지 못했어 322 00:34:38,408 --> 00:34:42,083 레오나르도 역시 포기했다는 게 유일한 위안인 셈이지 323 00:34:43,091 --> 00:34:46,719 그는 신기술을 사용하며 불만을 쏟아내곤 하지 324 00:34:47,327 --> 00:34:51,162 그 친구는 이번에도 밀랍과 기름을 사용하다가 325 00:34:51,163 --> 00:34:53,049 왕창 말아먹고 만 거야 326 00:34:54,328 --> 00:34:57,317 지금쯤이면 유럽 전역의 왕궁에서 327 00:34:57,318 --> 00:35:01,009 내 이름이 회자될 테고 나를 존경하는 사람도 많아 328 00:35:01,010 --> 00:35:04,366 율리오 2세 교황도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329 00:35:04,366 --> 00:35:05,963 작품을 의뢰하시더군 330 00:35:08,730 --> 00:35:13,412 미켈란젤로는 '피에타'와 피렌체의 '다비드' 331 00:35:13,413 --> 00:35:16,289 '카시나의 전투' 밑그림으로 명성을 얻게 되었고 332 00:35:16,290 --> 00:35:18,320 교황 율리오 2세는 그에게 333 00:35:18,320 --> 00:35:21,692 자신의 분묘를 만들어 달라고 의뢰했습니다 334 00:35:21,692 --> 00:35:26,807 고대 황실의 묘지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335 00:35:26,808 --> 00:35:30,147 창의적이며 고급스럽게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죠 336 00:36:05,681 --> 00:36:08,077 난 카라라에서 8개월을 보내면서 337 00:36:08,078 --> 00:36:10,363 산에서 대리석을 직접 추출해 냈지 338 00:36:14,408 --> 00:36:18,963 돌덩이를 자르고 완벽한 부분을 고른 다음 339 00:36:18,963 --> 00:36:22,447 쓸데없는 부분은 전부 제거해 버렸어 340 00:36:23,439 --> 00:36:28,409 난 너무나 흥분해서 끌을 잡기도 힘들었어 341 00:36:28,410 --> 00:36:31,638 그러던 어느 날, 산에 올라 이런 생각을 했지 342 00:36:31,639 --> 00:36:36,849 '이 대리석 산 통째로 옮겨 전부 조각해야겠군' 343 00:36:42,412 --> 00:36:46,806 '그러면 온 세계가 내 재능을 알게 될 거야!' 344 00:37:32,970 --> 00:37:37,971 미켈란젤로가 생각한 율리오 2세의 분묘는 345 00:37:37,972 --> 00:37:40,321 대리석으로 만든 산 그 자체였습니다 346 00:37:40,322 --> 00:37:44,765 받침대 없이 우뚝 선 웅장한 3차원적 구조물이 347 00:37:44,766 --> 00:37:48,889 실물보다 더 큰 조각상들에 숲처럼 둘러싸여 있는 형태였죠 348 00:37:50,648 --> 00:37:56,369 하지만 미켈란젤로가 바랐던 가장 훌륭한 예술적 승리는 349 00:37:56,370 --> 00:37:59,614 결국 비극으로 끝을 맺습니다 350 00:37:59,615 --> 00:38:02,331 1505년에 시작된 그 일은 351 00:38:02,332 --> 00:38:05,208 40년이 지나서야 겨우 빛을 보게 됐지만 352 00:38:05,209 --> 00:38:09,971 처음 계획했던 것에 비해 엄청나게 축소된 규모였죠 353 00:38:14,336 --> 00:38:18,011 미켈란젤로는 초인적인 에너지를 거의 병적으로 추구하면서 354 00:38:18,012 --> 00:38:22,407 현대의 비평가들이 말하는 위대한 선례를 남겼으니 355 00:38:22,408 --> 00:38:26,211 그게 바로 미켈란젤로의 '미완성 작품'입니다 356 00:38:32,925 --> 00:38:36,009 미켈란젤로의 '죄수'를 정의할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357 00:38:36,010 --> 00:38:40,773 대리석 밖으로 튀어나와 노출된 거친 모습이죠 358 00:38:43,443 --> 00:38:48,285 노예들을 감금한 듯한 이 돌덩이 자체는 359 00:38:48,286 --> 00:38:52,329 고전적인 조각상을 비트는 불멸의 존재가 되었습니다 360 00:40:27,786 --> 00:40:32,708 율리오 2세의 묘를 장식하려고 미켈란젤로가 만든 '모세'는 361 00:40:32,709 --> 00:40:33,988 진정한 걸작입니다 362 00:40:36,401 --> 00:40:42,187 고대 족장이었던 모세의 얼굴은 지독하기로 유명한 율리오 2세를 363 00:40:42,188 --> 00:40:44,521 가장 이상적으로 표현한 모습입니다 364 00:40:44,522 --> 00:40:48,517 바짝 경계하면서도 수심에 찬 표정이죠 365 00:40:50,148 --> 00:40:52,960 실물 크기의 두 배로 조각된 이 '모세' 대리석상은 366 00:40:52,961 --> 00:40:57,036 제작된 지 거의 30년이 지난 다음에야 겨우 367 00:40:57,037 --> 00:40:59,674 산 피에트로 인 빈콜리 대성당에 안치되었습니다 368 00:41:02,439 --> 00:41:07,602 석상의 얼굴에 깃든 생기와 에너지를 최대한 부각하기 위해 369 00:41:07,603 --> 00:41:10,719 미켈란젤로는 석상의 머리를 성당의 작은 창문으로 돌려 370 00:41:10,720 --> 00:41:13,788 자연 채광을 충분히 받도록 설계했습니다 371 00:41:15,434 --> 00:41:19,830 걸작을 완성하는 천재적인 감각이죠 372 00:41:30,635 --> 00:41:34,231 모세의 석상이 너무 잘 조각되어서 373 00:41:34,232 --> 00:41:37,236 그가 지성을 잃었다는 게 이상하게 보일 정도였지 374 00:41:39,443 --> 00:41:43,518 평생 추구해 왔던 영감을 드디어 찾았다고 믿었을 때 375 00:41:45,629 --> 00:41:48,041 난 정말 감동했어 376 00:41:49,432 --> 00:41:50,678 하지만 율리오 2세가 377 00:41:52,837 --> 00:41:54,674 내 손에서 끌을 빼앗아 갔지 378 00:42:01,549 --> 00:42:06,519 그건 라파엘의 절친 브라만테의 소행이었죠 379 00:42:06,520 --> 00:42:12,001 대리석에 관한 미켈란젤로의 전문지식에 교황이 푹 빠지자 380 00:42:12,002 --> 00:42:17,196 브라만테는 교황을 설득해 산 사람의 묘를 짓는 것은 381 00:42:17,197 --> 00:42:21,112 운명을 거스르는 불길한 징조라고 했죠 382 00:42:21,113 --> 00:42:23,717 그래서 이 위대한 프로젝트는 결국 중단됐습니다 383 00:42:26,148 --> 00:42:31,070 또한 미켈란젤로가 프레스코화의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을 이용해 384 00:42:31,071 --> 00:42:35,434 브라만테는 미켈란젤로를 곤궁에 빠트리기 위해서 385 00:42:35,435 --> 00:42:40,037 교황을 설득해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을 장식하도록 의뢰했습니다 386 00:42:44,641 --> 00:42:48,716 율리오 2세는 이미 라파엘에게 '아테네 학당'을 의뢰했었지 387 00:42:49,724 --> 00:42:51,433 자기 개인 처소를 장식하는 그림이었어 388 00:42:57,684 --> 00:43:03,277 거기서 라파엘로가 나를 헤라클레이토스로 묘사했어 389 00:43:05,325 --> 00:43:09,160 그는 델로스의 잠수부처럼 깊은 생각을 가진 철학자야 390 00:43:21,677 --> 00:43:25,512 나는 거대한 프레스코화를 그리라는 의뢰를 받았지 391 00:43:28,709 --> 00:43:33,631 라파엘로가 나를 자극해서 나도 어쩔 수 없이 응했어 392 00:43:33,632 --> 00:43:36,876 난 라파엘로와의 예술 싸움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했으니까 393 00:43:38,204 --> 00:43:42,358 난 대리석에서 얻은 기술을 그림에 쏟아붓기로 결심했어 394 00:43:42,359 --> 00:43:46,914 천장을 몸통과 힘줄 근육으로 전부 채워서 395 00:43:46,915 --> 00:43:50,591 전 세계가 기적이라고 칭송할 거대한 그림을 계획했어 396 00:43:52,558 --> 00:43:55,034 그리고 난 천장에 색을 덧입힌 다음 397 00:43:56,521 --> 00:44:00,405 파란 하늘과 금빛 별들을 그려 넣었어 398 00:44:04,002 --> 00:44:07,710 그리고 브라만테가 만든 비계를 무너뜨린 다음 399 00:44:07,711 --> 00:44:09,276 천장 안으로 들어갔어 400 00:44:09,277 --> 00:44:13,032 그리고 나만의 비계를 다시 설치했지 401 00:44:13,033 --> 00:44:17,843 피렌체에서 친구를 데려왔지만 그들은 실력이 엉망진창이라 402 00:44:17,844 --> 00:44:21,631 내가 상상하는 장면을 이해할 수 없었던 거야 403 00:44:21,632 --> 00:44:25,803 난 그들을 보내고 우울증에 빠졌지만 404 00:44:25,804 --> 00:44:27,802 그 일을 결국 계속해야만 했어 405 00:44:27,802 --> 00:44:32,405 라파엘을 이기고 나 자신을 이겨야 했으니까 406 00:44:33,844 --> 00:44:36,400 그래서 내가 다 했어 407 00:44:36,401 --> 00:44:37,919 나 혼자서... 408 00:45:16,201 --> 00:45:21,364 끝이 안 보이는 일이라 만족스러운 작업은 아니었지만 409 00:45:23,283 --> 00:45:27,485 맡은 일에서 손을 떼는 건 아주 힘든 일이지 410 00:45:33,080 --> 00:45:35,606 시기심을 배제하고 일에 몰두하기 위해서 411 00:45:35,607 --> 00:45:40,272 나는 내 노력의 결과를 아무에게도 보여 주지 않았어 412 00:45:40,273 --> 00:45:41,839 교황에게까지도 413 00:46:06,440 --> 00:46:09,124 내가 꿈꾸는 장면은 아득히 먼 곳에 있고 414 00:46:09,125 --> 00:46:14,159 내가 마음먹은 대로 일이 진척되지도 않았어 415 00:46:15,966 --> 00:46:19,753 이 작업이 이렇게 힘든 건 416 00:46:19,754 --> 00:46:22,599 이게 내 전문 분야가 아니기 때문일 거야 417 00:46:24,245 --> 00:46:27,601 시간이 엄청 흘렀는데도 결실이 안 보였으니까 418 00:46:30,927 --> 00:46:32,444 하느님, 저를 도우소서! 419 00:46:43,394 --> 00:46:48,205 1508년, 역사상 처음으로 420 00:46:48,206 --> 00:46:52,888 교황은 화가에게 전권을 허용했습니다 421 00:46:52,889 --> 00:46:55,797 교황청 예배당의 천장을 장식하기 위한 조치였죠 422 00:46:57,605 --> 00:47:02,478 33살의 미켈란젤로는 예술적 능력이 최고조에 달했고 423 00:47:02,479 --> 00:47:07,993 이 엄청난 작업을 준비하면서 어떤 형태도 단순화하지 않았습니다 424 00:47:09,368 --> 00:47:14,323 길이 40m, 폭 14m가 넘는 천장의 모든 가용 공간이 425 00:47:14,323 --> 00:47:16,960 폭동을 일으키는 인간의 신체로 뒤덮였습니다 426 00:47:19,039 --> 00:47:20,444 찡그린 얼굴 427 00:47:21,356 --> 00:47:22,635 체념한 표정 428 00:47:23,514 --> 00:47:24,568 긴장한 모습 429 00:47:25,129 --> 00:47:26,327 흥분한 장면도 있죠 430 00:47:30,755 --> 00:47:36,205 미켈란젤로는 종교 건축물에서 일부러 무시했던 원근법과 비례법 431 00:47:36,206 --> 00:47:41,927 사실성에 관한 르네상스 시대의 모든 규칙을 사용했습니다 432 00:47:43,846 --> 00:47:48,481 기둥과 아치, 천장 돌림띠를 감추기보다는 433 00:47:49,520 --> 00:47:52,524 천장의 둥근 평면을 증폭시키는 데 사용했죠 434 00:47:53,644 --> 00:47:57,847 이 물감은 석회가 아니라 빛과 섞인 거 같습니다 435 00:47:59,478 --> 00:48:04,449 그는 대리석에 끌질하듯 회반죽으로 붓질을 했습니다 436 00:48:11,674 --> 00:48:16,085 예언자와 고대 무녀들이 천장의 표면을 지배하면서 437 00:48:16,086 --> 00:48:18,802 다른 인물들보다 훨씬 크게 묘사돼 있습니다 438 00:48:18,803 --> 00:48:22,318 마치 건축학적 맥락에서 벗어난 것처럼 439 00:48:22,319 --> 00:48:28,248 그들은 왕좌와 허공 위에서 위태롭게 매달려 있습니다 440 00:48:30,088 --> 00:48:33,875 그들은 근육의 움직임과 강력하게 뒤틀린 신체로 441 00:48:33,876 --> 00:48:35,601 그리스도가 오심을 알리고 있습니다 442 00:48:38,799 --> 00:48:42,123 그들의 얼굴과 표정은 아주 심각해 보입니다 443 00:48:42,955 --> 00:48:44,249 수심에 잠긴 얼굴과 444 00:48:46,567 --> 00:48:47,845 깜짝 놀란 표정도 있죠 445 00:48:52,081 --> 00:48:56,876 주님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그들이 발표하는 내용은 446 00:48:58,204 --> 00:49:03,445 그들을 에워싼 장면을 통해 묘사되고 있습니다 447 00:49:24,481 --> 00:49:27,837 중앙 패널에 있는 9개의 장면은 448 00:49:27,838 --> 00:49:33,079 창세기의 내용을 연대순으로 이야기합니다 449 00:49:33,080 --> 00:49:38,083 천지창조와 인류 죄의 기원 순이죠 450 00:49:50,599 --> 00:49:55,729 하느님이 빛과 어둠을 가르며 세상의 시작을 알립니다 451 00:49:58,847 --> 00:50:02,970 그리고 우주에 매달린 별과 행성을 창조합니다 452 00:50:05,128 --> 00:50:11,809 최고의 건축가인 창조주는 땅과 물을 갈라 물질을 만듭니다 453 00:50:25,604 --> 00:50:27,489 '이브의 창조' 장면에서는 454 00:50:27,490 --> 00:50:32,364 아담이 잘 때 그의 갈비뼈에서 여자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455 00:50:32,365 --> 00:50:36,409 하느님은 그 여자에게 일어나라고 손짓합니다 456 00:50:40,038 --> 00:50:45,407 '원죄'에 등장한 무화과나무는 인류의 운명을 영원히 바꿉니다 457 00:50:46,048 --> 00:50:50,922 나뭇가지에 얽힌 두 얼굴의 뱀은 유혹하는 악마이며 458 00:50:50,923 --> 00:50:54,486 대천사 미카엘이 정의의 검을 들자 459 00:50:54,487 --> 00:50:57,731 뱀은 아담과 이브를 지상 낙원에서 탈출시킵니다 460 00:50:58,643 --> 00:51:04,892 인류 최초의 남녀는 죄책감으로 모습이 충격적으로 변합니다 461 00:51:04,893 --> 00:51:07,928 죄악에 물든 채 괴상한 인물이 되는 거죠 462 00:51:09,288 --> 00:51:13,443 '홍수'에서는 벌거벗은 자들이 엄청난 물과 신의 분노로부터 463 00:51:13,444 --> 00:51:15,441 사생결단으로 도망칩니다 464 00:51:16,289 --> 00:51:20,141 그들은 두려움에 떨면서 장차 닥칠 일에 체념하지만 465 00:51:20,142 --> 00:51:24,248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466 00:51:59,478 --> 00:52:01,811 하지만 천장의 프레스코화 중 가장 특이한 것은 467 00:52:01,812 --> 00:52:05,199 아담을 창조하는 장면입니다 468 00:52:05,200 --> 00:52:08,444 이 모습은 원시적이면서도 놀라울 정도로 강렬합니다 469 00:52:11,722 --> 00:52:17,923 활력과 우아함이 넘치는 창조주는 무한한 우주에 몸을 기울인 채로 470 00:52:17,924 --> 00:52:20,719 최초의 남자에게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471 00:52:22,319 --> 00:52:27,049 '하느님의 형상을 닮아' 아름다운 아담의 몸은 472 00:52:27,050 --> 00:52:30,358 모든 창조 능력이 집중된 최고의 걸작입니다 473 00:52:34,483 --> 00:52:36,384 생명의 불꽃이 474 00:52:36,385 --> 00:52:40,524 하느님의 손끝에서 아담의 손가락으로 전해집니다 475 00:52:41,484 --> 00:52:46,709 그들은 서로 손을 뻗었지만 손가락이 닿지는 않습니다 476 00:52:48,005 --> 00:52:53,024 인간이 신에게 다가갈 때 느끼는 극도의 긴장감과 비슷합니다 477 00:52:53,025 --> 00:53:00,424 미켈란젤로는 두 검지 사이의 저 작은 공간을 통해서 478 00:53:00,425 --> 00:53:02,550 자신의 예술을 정의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479 00:53:04,309 --> 00:53:08,911 이는 연결할 수 없는 인간과 신 사이의 격차를 보여 줍니다 480 00:53:27,438 --> 00:53:30,474 그 천장화를 그리는 동안 난 다른 의뢰를 받았지 481 00:53:33,512 --> 00:53:34,870 분묘를 짓는 일이었어 482 00:53:35,909 --> 00:53:37,747 율리오 2세의 분묘였지 483 00:53:40,273 --> 00:53:42,318 그 모든 게 나를 죽음으로 되돌려 놨어 484 00:53:44,237 --> 00:53:46,586 두려움과 도전이라는 적을 마주한 거야 485 00:53:47,274 --> 00:53:48,392 과연 이 세상에... 486 00:53:53,348 --> 00:53:56,225 영원히 안식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게 있을까? 487 00:54:24,389 --> 00:54:28,464 1513년, 레오 10세가 교황으로 선출됐습니다 488 00:54:28,465 --> 00:54:32,556 로렌초 데 메디치의 아들은 미켈란젤로에게 의뢰해 489 00:54:32,557 --> 00:54:35,114 산 로렌초 대성당의 예배당을 짓기로 합니다 490 00:54:35,115 --> 00:54:39,669 메디치 가문의 영원한 발전을 기원하기 위해서였죠 491 00:54:43,746 --> 00:54:47,917 미켈란젤로는 위대한 영성을 위한 공간을 만들기로 합니다 492 00:54:48,429 --> 00:54:51,353 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493 00:54:51,354 --> 00:54:55,349 미켈란젤로는 자신의 후원자였던 로렌초 데 메디치가 영면할 494 00:54:55,350 --> 00:54:57,827 석관 하나를 끝내 완성하지 못합니다 495 00:55:03,598 --> 00:55:08,999 하루의 4단계를 나타내는 조각들이 석관 위에 기대어 있습니다 496 00:55:09,000 --> 00:55:11,989 침대로 변모해서 동상으로 왕관을 쓴 인물은 497 00:55:11,990 --> 00:55:16,400 줄리아노 디 느무르 공작과 로렌초 디 우르비노 공작입니다 498 00:55:19,598 --> 00:55:24,472 그들은 속세에서 흐르는 시간을 암시하는 것과 동시에 499 00:55:24,473 --> 00:55:29,187 장차 다가올 영원과 구원의 시대를 묘사합니다 500 00:55:32,641 --> 00:55:37,754 밤은 의식과 기억을 초월해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501 00:55:38,954 --> 00:55:46,146 낮은 몸을 잔뜩 비틀어서 힘찬 몸매를 뽐내는 중이죠 502 00:55:55,914 --> 00:55:59,828 땅거미는 영원한 무력감에 빠져 모든 걸 체념한 듯이 보입니다 503 00:56:00,868 --> 00:56:05,039 새벽은 깃털 침대 위에 서서 504 00:56:05,040 --> 00:56:09,786 요절한 로렌초의 죽음을 애통해하며 비틀댑니다 505 00:56:31,557 --> 00:56:37,279 '인생의 길을 따라 걷다 보니 나는 어두운 숲속에 갇혔다' 506 00:56:38,319 --> 00:56:41,947 '이제 그 길은 내게 너무 멀다' 507 00:57:14,315 --> 00:57:17,798 피렌체는 내전으로 갈기갈기 찢긴 상태였습니다 508 00:57:18,519 --> 00:57:20,915 메디치 가문과 공화국 사이에서 509 00:57:20,916 --> 00:57:23,361 미켈란젤로는 결국 공화국을 선택했습니다 510 00:57:28,509 --> 00:57:30,921 1530년 여름이 되자 511 00:57:30,922 --> 00:57:34,469 체포되어 사형당할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512 00:57:34,470 --> 00:57:38,162 미켈란젤로는 묘지 밑에 몸을 숨겨야만 했습니다 513 00:57:38,163 --> 00:57:40,320 한때는 고객이었지만 정치적 성향 때문에 514 00:57:40,321 --> 00:57:43,277 그를 죽이려 하는 로렌초의 아들이 의뢰한 묘지였죠 515 00:57:45,355 --> 00:57:49,910 미켈란젤로는 산 로렌초 대성당의 지하 비밀의 방에 숨었습니다 516 00:57:59,837 --> 00:58:02,042 그 극적인 순간에도 517 00:58:02,043 --> 00:58:05,559 미켈란젤로는 발작하듯 그림을 그렸습니다 518 00:58:05,560 --> 00:58:08,308 숯 막대를 들고 벽에 여러 형상을 그렸죠 519 00:58:08,309 --> 00:58:11,792 전설적인 라오콘의 우두머리를 포함해서 520 00:58:11,793 --> 00:58:14,430 영감을 준 대상은 뭐든 다 그렸습니다 521 00:58:32,269 --> 00:58:36,360 급하게 대충 그린 이 스케치를 보면 522 00:58:38,918 --> 00:58:42,594 미켈란젤로는 이 방에서 잠깐 숨어있었을 겁니다 523 00:58:50,634 --> 00:58:55,589 이 벽화는 1975년에 발견됐으며 524 00:58:55,590 --> 00:58:59,840 그때까지 이 방은 장작을 저장하는 데 사용됐죠 525 00:59:00,400 --> 00:59:05,803 수 세기 전에 만들어진 이 벽에 이 귀중한 그림들이 있었습니다 526 00:59:05,804 --> 00:59:09,431 현대에 발견된 거장 미켈란젤로의 작품 중 527 00:59:09,432 --> 00:59:10,997 가장 매혹적인 결과물이죠 528 00:59:46,323 --> 00:59:50,557 '그렇게 해서 다시 한번 별빛을 볼 수 있게 됐다' 529 01:00:07,997 --> 01:00:12,279 평생 힘든 일을 해서 난 너무 일찍 늙었어 530 01:00:13,671 --> 01:00:16,004 항상 불행하기도 했고 531 01:00:16,005 --> 01:00:19,712 내 마음으로 본 모든 것을 제대로 끝낼 수 없었으니까 532 01:00:21,072 --> 01:00:22,318 그 모든 고통... 533 01:00:23,357 --> 01:00:27,592 돈이 없어서 힘든 게 아니라 내겐 모든 것이 불충분했어 534 01:00:29,351 --> 01:00:33,155 그러다 보니 나를 창조하신 분을 만날 때가 왔다고 확신하게 됐어 535 01:00:33,875 --> 01:00:34,881 그리고 그분은... 536 01:00:38,159 --> 01:00:39,724 나를 사랑으로 축복해 주셨지 537 01:00:43,833 --> 01:00:47,077 '어떻게 나라는 존재가 더는 내 것이 아닐 수 있을까?' 538 01:00:48,484 --> 01:00:49,523 하느님이시여 539 01:00:50,483 --> 01:00:51,681 하느님이시여! 540 01:00:52,832 --> 01:00:56,716 눈에서 가슴으로 전해지는 이 사랑은 정체가 뭘까? 541 01:00:57,276 --> 01:01:02,885 가장 좁은 공간을 채운 후에 흘러넘치는 이 사랑은 뭐지? 542 01:01:04,964 --> 01:01:09,311 하느님은 내게 신사와 성모의 모습으로 사랑을 주셨지 543 01:01:09,312 --> 01:01:14,202 그분은 다윗처럼 잘생겼지만 성모님처럼 고귀하고 순결하셨어 544 01:01:15,754 --> 01:01:17,830 토마소가 내 눈을 채웠고 545 01:01:19,605 --> 01:01:21,203 비토리아는 내 영혼을 채웠어 546 01:01:31,194 --> 01:01:36,164 미켈란젤로는 토마소 데 카발리에리를 사랑했습니다 547 01:01:36,165 --> 01:01:40,032 예술을 사랑했던 로마의 신자 청년이었죠 548 01:01:40,033 --> 01:01:43,596 미켈란젤로는 그에게 아름다운 그림을 줬는데 549 01:01:43,597 --> 01:01:47,353 검정과 빨강 연필로 그린 신성한 머리였어요 550 01:01:47,354 --> 01:01:50,758 하늘로 끌려가는 가니메데도 그려 줬죠 551 01:01:50,758 --> 01:01:54,481 독수리에게 심장을 먹히는 티티우스 552 01:01:54,482 --> 01:01:59,197 파에톤과 함께 포강으로 곤두박질치는 태양의 전차 등 553 01:01:59,198 --> 01:02:04,312 미켈란젤로는 토마소를 실물 크기로 묘사했습니다 554 01:02:04,313 --> 01:02:07,124 그의 초상화는 딱 한 점만 남겼는데 555 01:02:07,125 --> 01:02:10,481 무한한 아름다움이 아니면 살아 있는 모든 것을 556 01:02:10,482 --> 01:02:12,559 지극히 혐오했기 때문입니다 557 01:02:18,523 --> 01:02:20,392 남자와 여자 558 01:02:21,559 --> 01:02:22,677 용서하소서 559 01:02:23,877 --> 01:02:27,600 입으로 말씀하는 신이시여 560 01:02:28,193 --> 01:02:31,596 저는 그녀의 말을 들으려고 자신을 그렇게 만들었지만 561 01:02:33,115 --> 01:02:35,641 다시는 내 여자가 될 수 없을 겁니다 562 01:02:54,566 --> 01:03:00,687 비토리아를 향한 사랑에서 십자가와 피에타 그림이 나왔지 563 01:03:03,277 --> 01:03:08,248 우리의 우정은 나를 크게 변화시켰어 564 01:03:11,206 --> 01:03:18,765 악이 뭔지 모르면 선도 알 수 없다는 걸 배웠어 565 01:03:20,716 --> 01:03:24,567 나는 그녀의 영적 모임에서 위안을 찾을 수 있었지 566 01:03:24,568 --> 01:03:28,595 그들의 구원 약속은 정말 눈이 부셨어 567 01:03:28,596 --> 01:03:32,368 그들은 교회가 새로워진다는 사상을 가지고 있었고 568 01:03:33,359 --> 01:03:37,034 그 정신은 신의 은총으로 빛나게 될 거야 569 01:03:39,193 --> 01:03:42,486 귀를 기울이기만 한다면 570 01:03:42,487 --> 01:03:45,603 그리고 그런 노력에 내가 성공한다면 571 01:03:46,674 --> 01:03:50,365 오직 하느님만 나를 심판할 수 있지 572 01:03:52,077 --> 01:03:53,482 그분만 심판하실 수 있어 573 01:03:55,242 --> 01:03:56,488 내가 죄인인지... 574 01:03:58,326 --> 01:03:59,428 아니면 결백하지 575 01:04:05,919 --> 01:04:09,994 그 무렵 교황은 미켈란젤로에게 그림을 의뢰했습니다 576 01:04:09,995 --> 01:04:12,839 시스티나 성당의 제단 벽에 그림을 그리라고 했죠 577 01:04:13,767 --> 01:04:18,321 교황은 미켈란젤로가 그린 '최후의 심판'을 원했습니다 578 01:04:18,322 --> 01:04:21,726 그림에 관한 모든 기술과 기법을 동원해서 579 01:04:21,727 --> 01:04:25,595 그 이야기를 표현하고 싶었으니까요 580 01:04:39,996 --> 01:04:45,638 그래서 피에트로 페루지노의 '성모 승천'이라는 작품이 581 01:04:45,639 --> 01:04:51,201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위해 자리를 내주고 희생됐습니다 582 01:04:56,684 --> 01:05:00,727 밑그림을 시작하자마자 클레멘스 7세가 선종하셨지 583 01:05:03,126 --> 01:05:04,835 우리 아버지도 돌아가셨고 584 01:05:11,117 --> 01:05:16,327 새 교황 바오로 3세는 나를 승진 시켜 수석 건축가와 585 01:05:16,328 --> 01:05:20,243 화가, 조각가로 사도궁을 맡아 달라고 하셨어 586 01:05:21,203 --> 01:05:22,960 그래서 난 로마로 돌아왔고 587 01:05:22,961 --> 01:05:24,926 결국 그곳에서 여생을 보냈어 588 01:05:27,006 --> 01:05:32,566 다시 5년 동안 혼자 높은 곳에 올라가 신들 곁에 섰지 589 01:05:36,277 --> 01:05:40,208 난 내 그림을 포함해서 모든 벽화를 다 지웠어 590 01:05:40,209 --> 01:05:44,683 창문 두 개는 벽으로 막고 벽에 경사를 추가했지 591 01:05:44,684 --> 01:05:49,367 '최후의 심판'을 바라볼 때 모든 게 하늘에 달린 것처럼 592 01:05:49,368 --> 01:05:52,403 사람들이 느끼게 만들고 싶었으니까 593 01:05:55,601 --> 01:05:59,723 아름다운 예수님을 중심으로 모든 장면이 돌아가야 했고 594 01:05:59,724 --> 01:06:04,328 난 조토가 좋아하던 라피스라줄리 파랑을 선택했지 595 01:06:07,477 --> 01:06:10,960 '슬픔의 나라로 가려는 자 나를 거쳐 가라' 596 01:06:10,961 --> 01:06:13,325 '영원한 가책을 만나려는 자 나를 거쳐 가라' 597 01:06:14,318 --> 01:06:16,922 '파멸한 사람을 만나려는 자 나를 거쳐 가라' 598 01:06:17,563 --> 01:06:20,008 '내 앞에 창조된 것이라고는' 599 01:06:20,009 --> 01:06:24,228 '오직 무궁만 있을 뿐 나는 영원으로 이어진다' 600 01:06:28,240 --> 01:06:31,996 '나를 거쳐 가려는 자는 모든 희망을 버릴지어다' 601 01:07:00,544 --> 01:07:04,906 '최후의 심판'은 세상을 향한 경고였어요 602 01:07:06,426 --> 01:07:10,149 누구도 생존을 확신할 수 없는 비극의 시기에 대한 경고였죠 603 01:07:10,870 --> 01:07:14,945 로마가 약탈당한 뒤 막 회복된 교회는 604 01:07:14,946 --> 01:07:18,189 종교개혁의 타격에 떨고 있었습니다 605 01:07:23,593 --> 01:07:27,396 이런 사회적 배경에서 60대가 된 미켈란젤로는 606 01:07:27,397 --> 01:07:33,183 대단하고 놀라우며 혁명적인 작품을 만듭니다 607 01:07:34,942 --> 01:07:39,512 각 장면은 경계가 없이 푸른 빛에 둘러싸여 있고 608 01:07:39,513 --> 01:07:42,709 시간과 공간마저 정지된 상태입니다 609 01:07:43,589 --> 01:07:47,152 그리고 재판관이신 그리스도가 모든 상황을 지배합니다 610 01:07:47,153 --> 01:07:53,834 그리스도는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을 판단하는 일을 611 01:07:53,835 --> 01:07:55,272 굳세고 정의롭게 수행합니다 612 01:07:57,703 --> 01:08:00,755 성자 그리스도가 근육질의 팔을 내리면 613 01:08:00,756 --> 01:08:05,102 성부 하느님이 아들에게 부여한 운명이 완성될 것입니다 614 01:08:23,437 --> 01:08:27,752 성자 곁에는 성모가 얼굴을 돌리고 있습니다 615 01:08:27,753 --> 01:08:32,387 죄인이 벌 받는 무서운 광경을 애써 외면하는 겁니다 616 01:08:35,105 --> 01:08:38,909 이 모든 기념비적인 구성은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617 01:08:38,910 --> 01:08:44,823 그 옆에는 수백 명의 인물이 중력을 거스른 채 서 있습니다 618 01:08:46,310 --> 01:08:51,024 미켈란젤로가 그린 남자의 몸은 하느님께 고백하는 사랑입니다 619 01:08:51,953 --> 01:08:55,756 여기서 인간의 아름다움은 천상의 아름다움을 반영합니다 620 01:09:01,831 --> 01:09:08,543 죽음에서 막 깨어난 자는 여전히 해골의 모습이며 621 01:09:08,544 --> 01:09:13,546 날개 없는 천사들에 이끌려 천국으로 올라갑니다 622 01:09:28,955 --> 01:09:33,830 하지만 죄인의 시체는 지옥으로 떨어집니다 623 01:09:35,397 --> 01:09:37,714 단테는 이를 이렇게 설명했죠 624 01:09:41,791 --> 01:09:48,103 '저주받은 자들을 잡으려고 악마가 불이 이글대는 동굴에서 기다린다' 625 01:09:54,194 --> 01:09:57,358 이글대는 눈을 가진 카론은 626 01:09:57,359 --> 01:10:01,866 저주받은 영혼들을 짐승처럼 실어 나르고 627 01:10:01,867 --> 01:10:04,311 강 건너 습지대로 들어가 그들을 도륙합니다 628 01:10:11,953 --> 01:10:16,475 미노스는 뱀에 둘러싸여 영혼을 판단합니다 629 01:10:18,314 --> 01:10:22,789 교황의 궁무처장 비아지오 다 체세나의 얼굴이 630 01:10:22,790 --> 01:10:25,346 괴상한 미노스 얼굴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631 01:10:25,347 --> 01:10:29,230 나체 그림에 대해 사사건건 간섭한 궁무처장에게 632 01:10:29,231 --> 01:10:31,788 미켈란젤로는 그렇게 복수를 한 것입니다 633 01:10:49,787 --> 01:10:53,718 축복받은 자들은 일곱 나팔 소리를 들으며 634 01:10:53,719 --> 01:10:56,515 심판을 달콤한 음악으로 여깁니다 635 01:11:00,560 --> 01:11:04,714 악마에 의해 강제로 지옥에 떨어진 영혼들은 636 01:11:06,234 --> 01:11:10,309 나팔 소리가 안 들리게 귀를 막습니다 637 01:11:43,988 --> 01:11:50,158 죄인과 축복받은 자들은 모두 필사적으로 투쟁하면서 638 01:11:50,957 --> 01:11:53,114 지옥에서 도망치려 하거나 639 01:11:54,585 --> 01:11:56,711 천국에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애씁니다 640 01:12:16,628 --> 01:12:19,840 성 베드로가 그리스도께 열쇠를 반납합니다 641 01:12:19,841 --> 01:12:22,477 이젠 아무 의미 없는 짐 덩이일 뿐이니까요 642 01:12:29,990 --> 01:12:35,952 성 바르톨로뮤는 미켈란젤로의 축 처진 얼굴 가죽을 보입니다 643 01:12:35,953 --> 01:12:42,313 미켈란젤로는 속죄하기 위해 생기 없는 모습으로 자신을 644 01:12:42,314 --> 01:12:44,631 하느님께 바쳤습니다 645 01:13:05,395 --> 01:13:07,680 '붉은빛의 섬광이' 646 01:13:08,592 --> 01:13:12,075 '내 안의 모든 감정을 극복한다' 647 01:13:14,314 --> 01:13:16,471 '난 깊은 잠에 빠진 사람처럼 쓰러진다' 648 01:13:20,148 --> 01:13:23,200 '이를 위해 피를 흘렸건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649 01:13:41,199 --> 01:13:44,794 마침내 공개된 '최후의 심판'은 650 01:13:44,795 --> 01:13:48,119 감탄과 충격을 동시에 불러일으켰습니다 651 01:13:49,511 --> 01:13:52,067 그리고 이 작품은 즉시 파괴될 뻔했죠 652 01:13:52,068 --> 01:13:54,960 음란하고 부적절하다는 이유로요 653 01:13:58,078 --> 01:14:01,034 미켈란젤로가 죽고 몇 년 후에 654 01:14:01,035 --> 01:14:05,078 이 추악한 알몸뚱이들을 가리라는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655 01:14:05,079 --> 01:14:08,275 그래서 이 임무를 떠맡은 다니엘 다 볼테라에게는 656 01:14:08,276 --> 01:14:11,120 '속옷 입히는 사람'이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657 01:14:13,311 --> 01:14:18,840 다행히 마르첼로 베누스티가 '최후의 심판' 사본을 만들었죠 658 01:14:18,841 --> 01:14:20,710 그림이 공개된 직후 속옷을 덧입히기 전에요 659 01:14:21,990 --> 01:14:25,554 이 작은 그림은 현재 나폴리에 소장된 채로 660 01:14:25,555 --> 01:14:29,198 거장의 원작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661 01:14:32,316 --> 01:14:34,441 알몸이든 속옷을 걸쳤든 662 01:14:35,752 --> 01:14:39,108 미켈란젤로의 나체 그림은 당대에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663 01:14:39,109 --> 01:14:41,682 고전적이고 신성한 주제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664 01:14:41,683 --> 01:14:43,840 특권을 부여받은 덕분입니다 665 01:14:45,551 --> 01:14:49,594 미켈란젤로의 손길이 닿으면 그 작품은 현대적이고 666 01:14:51,033 --> 01:14:51,719 운명적이며 667 01:14:52,999 --> 01:14:54,197 영원한 걸작이 됩니다 668 01:15:01,471 --> 01:15:05,833 바오로 3세는 축복받고 운이 좋은 교황이었어요 669 01:15:06,314 --> 01:15:11,923 하느님께서 그의 보호와 참된 심판을 인정하셨고 670 01:15:11,924 --> 01:15:14,161 진짜 지옥과 부활도 인정해 주셨으니까요 671 01:15:15,360 --> 01:15:19,963 미켈란젤로는 그의 그림에 죽은 자들은 죽은 모습으로 672 01:15:19,964 --> 01:15:22,121 살아있는 자들은 살아있는 모습으로 그렸습니다 673 01:15:23,512 --> 01:15:26,757 '최후의 심판' 작업은 8년 동안 진행됐으며 674 01:15:26,758 --> 01:15:29,474 1541년 크리스마스에 마침내 공개됐습니다 675 01:15:29,475 --> 01:15:33,150 사람들은 그 작품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죠 676 01:15:34,478 --> 01:15:40,711 노인이 된 미켈란젤로는 프레스코화 전문은 아니었지만 677 01:15:40,712 --> 01:15:46,113 바티칸을 향한 그의 노력은 끝날 기미가 안 보였습니다 678 01:16:00,036 --> 01:16:04,798 바오로 3세는 이 거장의 작업이 중단되는 걸 상상할 수 없었죠 679 01:16:07,436 --> 01:16:10,792 이제 70대가 넘은 이 노쇠한 거장은 680 01:16:10,793 --> 01:16:15,156 교황의 개인 예배당에 프레스코화를 새로 그립니다 681 01:16:15,157 --> 01:16:17,841 사도궁 안에 있는 예배당이죠 682 01:16:25,035 --> 01:16:28,311 미켈란젤로는 그곳에서 거의 10년간 그림을 그렸고 683 01:16:28,312 --> 01:16:34,880 건강과 시력이 나빠져서 오랜 휴식이 필요했습니다 684 01:16:36,112 --> 01:16:39,084 그는 다시 한번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죠 685 01:16:39,996 --> 01:16:43,351 그리고 이것은 미켈란젤로의 마지막 그림이 됐습니다 686 01:16:48,883 --> 01:16:54,524 사울처럼 미켈란젤로도 주님의 율법에 복종할 겁니다 687 01:16:58,313 --> 01:17:00,278 그리고 성 베드로처럼 688 01:17:00,279 --> 01:17:05,953 그는 하나님과 인간 앞에서 다가올 운명을 맞을 준비가 됐죠 689 01:17:08,671 --> 01:17:13,034 교황들을 섬기고 난 다음 하나님만을 섬길 때가 왔지 690 01:17:14,314 --> 01:17:15,911 그래서 나는 하느님의 손이 되었어 691 01:17:21,555 --> 01:17:24,719 산 피에트로 대성당의 수석 건축가로 임명된 후 692 01:17:24,720 --> 01:17:28,123 미켈란젤로는 죽는 날까지 그 일에 전념했습니다 693 01:17:28,124 --> 01:17:34,597 그는 천재적인 솜씨로 돔의 최종 형태를 설계했고 694 01:17:35,796 --> 01:17:38,673 사용 가능한 모든 빛으로 그 공간을 채웠습니다 695 01:17:42,685 --> 01:17:47,511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것 중 가장 혁신적인 디자인 하나는 696 01:17:47,512 --> 01:17:51,843 그가 세상을 떠난 다음에 비로소 완성됐습니다 697 01:17:51,844 --> 01:17:55,279 16세기 말엽의 일이죠 698 01:18:06,198 --> 01:18:10,033 교회와 주님을 위해서 산 피에트로 대성당을 완성하려고 699 01:18:10,034 --> 01:18:12,686 난 정말 애를 많이 썼어 700 01:18:16,843 --> 01:18:20,470 남의 것을 훔치거나 눈속임 따위는 절대 없었어 701 01:18:24,324 --> 01:18:27,599 내게 유일한 안식은 대리석을 조각할 때야 702 01:18:29,326 --> 01:18:30,445 그것도 내 집에서 703 01:18:31,836 --> 01:18:34,201 특별 프로젝트 없이 그냥 작업하는 게 좋아 704 01:18:35,193 --> 01:18:38,165 피에타를 여러 개 만들었어 705 01:18:38,965 --> 01:18:41,761 처음 조각했던 것과 비슷한 작품들이지 706 01:18:41,762 --> 01:18:46,365 가끔 밤에 그것들을 보면 나도 감탄을 금치 못해 707 01:18:46,366 --> 01:18:50,361 빛을 가득히 받으며 완성되는 중이니까 708 01:18:58,401 --> 01:19:01,678 하지만 난 그것들을 때리고 709 01:19:03,916 --> 01:19:06,313 부수면서 훼손하기도 해 710 01:19:06,314 --> 01:19:09,317 나는 대리석을 깎고 그 돌을 보며 절망하지 711 01:19:10,725 --> 01:19:15,232 그러다 갑자기 침묵하게 되는 거야 712 01:19:20,203 --> 01:19:22,360 이제 더는 대리석을 깎아낼 수도 없고 713 01:19:24,087 --> 01:19:25,558 거기에 뭔가를 더할 수도 없어 714 01:19:27,045 --> 01:19:28,818 이제 난 그 어떤 작품도 마무리할 수 없어 715 01:19:32,080 --> 01:19:34,317 내 마음은 이미 지옥이고 716 01:19:36,363 --> 01:19:38,472 육신도 온전하지 않으니 717 01:19:39,928 --> 01:19:41,478 내게 평화가 깃들 수 없지 718 01:19:46,322 --> 01:19:48,398 어떻게 나처럼 비참한 인간이 719 01:19:49,758 --> 01:19:53,034 거룩하신 하느님의 완벽한 설계를 완성할 수 있을까? 720 01:20:29,223 --> 01:20:33,985 스포르체스코 성에 소장된 '론다니니 피에타'는 721 01:20:33,986 --> 01:20:38,460 미켈란젤로가 만든 마지막 조각상입니다 722 01:20:38,461 --> 01:20:41,466 이 대리석은 다치고 훼손된 것처럼 보입니다 723 01:20:41,467 --> 01:20:43,591 거장이 반복해서 두들긴 결과 때문이죠 724 01:20:43,592 --> 01:20:49,585 미켈란젤로는 자신이 생각한 게 전혀 다른 구성으로 귀결되자 725 01:20:49,586 --> 01:20:52,942 엄청 파괴적인 분노를 느꼈을 겁니다 726 01:20:54,301 --> 01:20:57,897 미완성의 이 작품은 극도로 현대적이며 727 01:20:57,898 --> 01:21:00,503 창조적인 분노를 담고 있습니다 728 01:21:00,504 --> 01:21:04,387 비평가와 현대 미술가들은 이 작품에 완전히 매료됐죠 729 01:21:06,625 --> 01:21:10,780 돌덩어리의 뒷부분은 원형을 그대로 살려서 730 01:21:10,781 --> 01:21:13,385 가공되지 않은 실재성을 생생하게 보여 줍니다 731 01:21:15,384 --> 01:21:19,588 앞모습은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임을 알 수 있죠 732 01:21:19,588 --> 01:21:24,302 하지만 부축하는 사람과 부축을 받는 사람의 경계가 733 01:21:24,303 --> 01:21:26,380 완전히 허물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734 01:21:29,594 --> 01:21:32,550 이 모자는 영적으로 서로 의지하고 있습니다 735 01:21:33,430 --> 01:21:38,784 두 사람의 몸이 녹아들어 서로에게 흘러 들어갑니다 736 01:21:38,785 --> 01:21:43,020 마치 어머니가 아들을 자궁 안으로 불러들여 737 01:21:43,021 --> 01:21:46,472 평화와 안식을 주려는 모습처럼 보이죠 738 01:21:48,264 --> 01:21:53,154 죽음을 앞둔 미켈란젤로는 기본으로 돌아간 것입니다 739 01:21:53,155 --> 01:21:57,821 친밀하면서도 가슴 아픈 기도를 새기며 740 01:21:57,822 --> 01:22:02,153 마지막 대리석 조각에 도전한 것이죠 741 01:22:06,629 --> 01:22:10,992 오, 우리 시대는 정말 행복했어요 742 01:22:10,993 --> 01:22:15,787 우린 모든 빛을 드리워 어둠을 밝혔으니까요 743 01:22:16,747 --> 01:22:24,786 미켈란젤로는 우리 마음의 눈을 가렸던 가림막을 제거했어요 744 01:22:24,787 --> 01:22:28,063 인간의 지성을 어둡게 만들었던 거짓의 베일을 벗겨 낸 거죠 745 01:22:29,502 --> 01:22:31,979 모두 하늘에 감사드립시다 746 01:22:32,715 --> 01:22:37,189 그리고 모든 면에서 미켈란젤로를 닮도록 노력합시다 747 01:22:44,511 --> 01:22:48,426 이젠 내가 여기저기 헤매고 다닐 필요가 없겠죠? 748 01:22:48,427 --> 01:22:50,584 내가 할 말은 이게 다예요 749 01:22:50,585 --> 01:22:56,034 그의 손길이 닿은 곳에는 죽었던 생명이 부활했고 750 01:22:56,035 --> 01:22:59,103 그는 그 모든 것에 영원한 생명을 불어넣었죠 751 01:23:01,022 --> 01:23:05,226 '미술가 열전' 조르조 바사리 지음 752 01:23:32,943 --> 01:23:34,700 이 손을 저주하고 753 01:23:42,069 --> 01:23:43,907 시간의 흐름을 저주합니다 754 01:23:47,264 --> 01:23:49,181 제 외로움도 저주합니다 755 01:23:54,793 --> 01:23:58,340 그리고 대리석도 저주합니다 756 01:24:00,228 --> 01:24:03,104 제가 만든 모든 것이 남지 않게 하소서 757 01:24:05,150 --> 01:24:07,515 제가 만든 작품은 너무 부실하니까요 758 01:24:10,792 --> 01:24:15,315 하느님이 되길 원했던 저 자신을 저주합니다 759 01:24:17,793 --> 01:24:21,230 저는 하느님처럼 생명을 불어넣으려 하면서 760 01:24:26,185 --> 01:24:28,869 저 자신의 삶에는 충실하지 못했습니다 761 01:24:34,145 --> 01:24:35,791 모든 걸 저주합니다 762 01:24:39,995 --> 01:24:40,986 끝났어 763 01:24:45,622 --> 01:24:46,628 다 끝났어 764 01:24:50,705 --> 01:24:51,982 대체 남은 게 뭐지? 765 01:24:54,589 --> 01:24:55,787 어서 말 좀 해 볼래? 766 01:24:59,352 --> 01:25:02,788 평생 고생한 이유 정도는 말해 줄 수 있잖아? 767 01:25:10,637 --> 01:25:11,627 도대체 왜? 768 01:25:14,633 --> 01:25:16,310 어서 대답해! 769 01:26:26,753 --> 01:26:32,394 미켈란젤로의 조각상들은 전부 고통을 담고 있어서 770 01:26:32,395 --> 01:26:38,068 조각상들 스스로가 부서지길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 771 01:26:38,517 --> 01:26:44,238 미켈란젤로는 노년에 자신의 작품을 파괴했다 772 01:26:44,239 --> 01:26:50,073 그는 영원을 추구했지만 예술은 그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 오귀스트 로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