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매생활 01

의붓 오빠라는 건
평범한 타인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남매 사이가 된다고 해도

함께 살아온 세월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의붓 여동생이라는 존재는
평범한 타인이다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피가 이어지지 않은 것을 면죄부로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연애 대상이 되어

남녀끼리 맺어지기도 한다

 

창작 세계에 있을 만한 일과
현실은 다르다

 

남매는 타인의 시작이라고도 하지만

그게 의리 남매라면
처음부터 타인이고

마지막까지 타인인 채로
끝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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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타인과 다녀어」
 

제1화 「타인과 다녀어」
아빠, 재혼하기로 했어

뭐?

상사한테 끌려간 가게에서
일하던 사람이야

잔뜩 취해 쓰러져 있던
나를 돌봐줬다지 뭐야~

그거… 속은 거 아니야?

괜찮아!

아키코 씨만큼은
그렇지 않으니까

 

유타도 오늘 밤 만나 보면 알아

 

오늘 밤?

응…
앗뜨!

 

서로 얼굴이라도 보며 인사나 좀 하려고

알바 끝나고 잘 부탁한다~

 

또 갑자기…

 

이제 괜찮아?

 

응?

아, 뭐가?

아니

 

뜨거워라…!

아버지가 행복하다면
아무래도 상관없어

나는 지금까지처럼
할 뿐이니까

 

지금까지처럼은 안 될 텐데

여동생이 생길 테니까

 

여동생?

그래, 여동생

아키코 씨의 따님

 

처음 뵙겠습니다
아야세 아키코예요

알바 때문에 바쁜데
불러서 미안해요

네?
아… 아뇨

아들인 아사무라 유타입니다

 

자, 너도 인사해야지

 

처음 뵙겠습니다
아야세 사키입니다

 

아버지!

아, 사키쨩
너하고 동갑이라더라

올해로 17살
고등학교 2학년

그래도 유타가 생일이
1주 더 빨라

헷갈리게 만들어서 미안해

사키도 참, 큰 후로는
좀처럼 사진을 찍게 해 주지 않아서

나, 눈매가 나빠서 그런지
사진빨이 안 좋아서

 

그래도 안심했어

 

앞으로 공동생활을
하게 될 상대인데

무서운 사람이면
어쩌지 하고 생각했으니까

 

그건 모르죠

정말로 무서운 사람은
상냥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거의 매일 알바를 하고,
대학 학비를 모으고 있다고 하던데

성적도 우수하다고 들었고

머리가 좋은 범죄자는 많죠?

 

저기, 두 분이 나오기 전에
일단 해 두고 싶은 말이 있는데

부모님한테 할 수 없는 말이에요?

맞아

좀 자세히 말하자면
아사무라 군 말고는 할 수 없는 말

이런 단시간에 그렇게까지
신뢰를 얻은 건가요?

나도 참 굉장하네

 

그 유머, 말투, 표정

어느 것에서도 강한 열기가
느껴지지 않아

그래서 아마도 내 말도
정확히 이해해 줄 거라 생각해서

 

나는 네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니까

너도 나한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 의미, 너라면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겠지?

 

안심했어

 

안심했어
지금 처음으로

 

응, 나도

지금 처음으로

 

서로 꼭 그 스탠스로 해 나가자
아야세 씨

 

고마워, 아사무라 군

 

유타!

사, 살균 스프레이
어디 있는지 몰라?

[6월 7일(일요일)]
탈취 되는 거!
 

[6월 7일(일요일)]
TV 옆에
 

[6월 7일(일요일)]
어제 커튼에 사용하고서
그대로 뒀어

뭐?
그랬던가

오, 고마워!

 

왜 지금 와서 갑자기
허둥대는 거야?

그게~ 침실은
뒷전으로 돌려뒀었는데

청소를 시작했더니
갑자기 신경 쓰이기 시작해서

 

냄새난다고 하면
풀 죽을 테니까

유리 멘탈이셔?

나 정도 나이쯤 되면
상당히 충격이라고!

 

아… 유타!

 

오늘부터 신세를 지겠다는 마음으로
물건들을 많이 사 왔어요~

아…

저기…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엄마는 거절 못 하는 성격이라서

사라고 들이민 물건들을
준비 사 버린 거야

잠깐, 사키!

그럼 내가 글러먹은
어른 같잖니~

사실이잖아?

 

음~ 감귤향의 좋은 냄새

꽤 깔끔하게 사는구나

요 며칠 동안 서둘러
청소한 것뿐―

타이치 씨한테 들은 대로야

정말로 깔끔쟁이구나

건전한 정신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청결한 공간에서부터
시작이라고 하니까요

티끌 하나 남기지 않고
섬멸하자는 게

아사무라 가문의 가훈이라서요

왠지 무시무시한 가훈이네

 

타이치 씨, 역시 대단하시네

 

좋아, 괜찮아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안녕!
아키코 씨, 사키쨩!

 

우리 집에 어서 오세요!

 

아, 아아… 앞으로!

한 지붕 아래에서 잘 지내보자!

 

[아사무라  아야세]
 

[아사무라  아야세]
- 잘 부탁합니다

[아사무라  아야세]
 

 

여기예요

 

커튼이나 침대는
준비되어 있지만

색의 취향 같은 건 알 수가 없어서
바꿔도 괜찮아요

 

책상도 일단 창가에
두긴 했는데

옮기고 싶거든 말해 주세요

 

고마워

 

넓네

평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전에 살던 집은
낡은 아파트였어

다다미 6장 크기의 방 하나

내 방도 없었으니까

그럼 이불을 깔고서
둘이서 잤었구나…

아, 잤었나요

아니

엄마는 밤에 일을 나가셔서ㅔ
생활리듬이 정반대여서

잘 때에는 나 혼자 잤어

헤에…

그래도 그러는 편이
여러모로 편하지 않아요?

같은 집에 남자가
둘이나 늘어나서 죄송해요

 

그건 괜찮은데

 

하나 괜찮을까?

 

뭔가요?

그거…

왜 존댓말이야?

 

왜냐고 하셔도…

동갑이니까 좀 더편하게
말해도 돼

동갑이니까 그러는 건데요

그치만 같은 반 애들이나 친구끼리

"예요", "네요"는 좀 이상하지 않아?

 

그건 강자의 이론이죠

 

그럴까?

아사무라 군의 방식에 대해
뭐라 할 생각은 없지만

만약 날 배려해서
그러는 거라면

그런 건 괜찮으니까

 

배려하려고 그러는 건…

 

제대로 확인하는 편이
좋아서 확인하는 건데요

 

굳이 어느 쪽이냐고 물으면
존댓말을 그만뒀으면 좋겠어요?

 

그러네

솔직하게 말하면
스스럼없이 말하는 편이 진정돼

 

딱히 나는 존경받을 만한
사람도 아니니까

 

오케이

존댓말 그만둘게

 

간단히 그만두네

 

스스럼없는 친구하고 할 때처럼
똑같이 말하는 건 어렵겠지만

기껏 터놓고서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말해주고 있으니까

나도 그러는 편이 편하고

그래?

 

역시 생각대로야

 

이렇게 서로 타협할 수
있는 거 은근 고마워

 

타협이라…

정말 절묘한 말인 것 같네

 

학교 친구를 상대로
이런 스탠스로 나가면

"뭐야, 그게?
계약서야?"라면서 비웃으면서

진지하게 받아주질 않거든

 

그건 좀 충격이
클지도 모르겠네

 

그래서 한 명 말고는
모두 연락을 끊었어

그거 참…

끊어도 될 사람 외에는
끊지 않았으니까 별 문제없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알 수 없어

그걸 전하려는 노력도 안 하는 애들의
눈치나 보려는 시간이 아까우니까

 

짐 정리 도와줄까?

 

상냥하구나

 

[아사무라  아야세]
 

[아사무라  아야세]
어라?

 

아야세 씨, 혹시 스이세이?

맞아

 

놀 것 같아 보이는 애가
진학교를 다녀서 놀랐어?

아, 아니…

나도 스이세이야

 

그래?

왠지 미안

 

딱히 사과할 만한 건 없잖아

 

그래도

학교는 가급적
남인 척 행동할게

 

나는 아는 척을 해도 괜찮아

 

그래도…

그렇게 해 주는 편이
아사무라 군을 위한 일이 되려나?

 

그건…

 

미안, 저기…

받아도 돼

나는 눈앞에서 전화를 해도
신경 쓰지 않으니까

고마워

 

 

아, 네

 

네…

 

네? 오늘이요?

 

[스태프]
「아사무라」
 

[스태프]
「아사무라」
후배 군 말이야

[스태프]
「요미우리」
후배 군 말이야

[스태프]
「요미우리」
오늘 내내 여자애의 향기가 풍기는데

 

여자 친구라도 생긴 거야?

이상한 소리 하지 마세요

정말로 나나요?

잔뜩

얼마나 꽁냥거리면
그 정도로 향기가 옮는 걸까?

조퇴하겠습니다

아, 거짓말이야!
혼자 두지 말아줘!

 

뭐… 농담이지만요

 

전에 말했잖아?
여동생!

슬슬 아닐까 싶어서!

그래서, 어때?
귀여워?

미인…이라고는 생각해요

휘유~

미인하고 동거라!
이 세상의 봄이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아랫도리는 일어날 일이 있지 않을까?

갑자기 아저씨 같은
섹드립을 하는 버릇

고치는 편이 좋아요

 

중, 고, 대학 전부
여초였으니까 어쩔 수 없지~

 

여초에 대한
지독한 이미지 폄하다

 

솔직히 그런 나쁜 생각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해야 할지…

흐응

고민되네요

어떤 태도가 남매로서
어울리는 건지

 

후배 군이라면 자연스럽게
있으면 괜찮아

 

어서 오세요

 

다녀왔어

아… 응

 

아, 미안

"다녀왔어"라는 말을
그다지 들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지 몰랐어

 

아, 심각해 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어

 

괜찮아

딱히 지독한 짓을
당했다거나 한 게 아니니까

 

엄마는 내가 학교에
가 있는 동안 돌아와서

수면하고 볼일을 끝마치고서

내가 돌아올 때까지 출근

 

그 루틴으로 쭉
생활이 돌아갔던 것뿐이니까

 

사이가 좋아 보였어

뭐?

아… 뭐, 부모 자식이니까

 

오늘은 오랜만에
쇼핑도 했고

꽤 즐거웠어

 

- 그렇구나
- 응

 

목욕… 아직 안 했지?

순번, 어느 쪽이 좋아?

 

물을 끓이겠습니다

 

급탕 온도를 변경했습니다

 

아…

그럼 먼저 잘게

목욕… 어서 해

 

 

잘 자, 아야세 씨

 

고마워

 

잘 자, 아사무라 군

 


sub by 별명따위

 

제2화 「거래와 달걀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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