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다크 개더링 19

하나

그 눈에 새겨넣어 살아가자

 

다크 개더링
sub by 별명따위

숨어드는 영혼

그림자 없는 자

여기에 있어

현세에서의 후회는 새겨넣은 채

점점 더 강해지는 영감의
의미를 찾아보고 있어

저승에 울려퍼지는 태동

만날 수 없다면

No, 부족해, 부족해
아직 부족해

여기저기 덧붙인 이 방에

내 곁에 와 줘

저주해

귀에 거슬리는 화이트노이즈

목소리에 이끌려 어둠 속으로

구원 따윈 없을 정도로 깊게

화를 당해

울려퍼지는 랩노이즈

쫓아가서 잡아줘, 헌터

들러붙는 감각을 똑똑히 기억해 둬

하나

그 눈에 새겨넣어 살아가자

 

저주와 함께 살아가자

sub by 별명따위

 

오늘로 골든위크도 끝이야

학교가 시작되면

최근 며칠처럼 연속으로
심령스폿을 공략하는 건 어려워져

 

기합을 넣고 가보자

이곳은 닛코토쇼구(日光東照宮)에서 에도성으로
흐르는 용맥 안에 있으면서

영적 에너지가 대류하는
포인트로 되어 있는

 

폐 러브호텔

 

교, 교육에 안 좋아…!

폐허라지만 러브호텔은
들어가 본 적 없어

응, 알아

그렇겠죠…

 

나도 그렇지만

 

케이 군이 먼저
가자고 해주겠지?

 

주… 중요한 일이니까

때, 때와 장소를 가려서
대화의 장을 마련하지 않을래요…?

오? 잊으면 안 돼

케이타로

 

무슨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본제로 들어가도 돼?

으, 응!

여자 귀신이 배회한다는
소문이 도는 폐 러브호텔

 

원래는 폭력단이
소유한 호텔이었는데

조직의 간부가 마음에 들어한
여성 십수 명을 납치해서

희롱한 후에 죽인 장소라고 해

 

피해자들은 마약을 맞고

폭력과 급성 약물중독에 의해
사망했어

 

그 여성들이 지박령이 되어

밤마다 탈출하려고
실내를 배회하고 있어

―라고 오컬트 게시판에
쓰여 있었어

내가 보니 대부분은
진실인 것 같아

 

하지만 그건 표면적인 소문

 

이 호텔에는 또 한 가지
괴기현상이 일어나고 있어

뭐?

이곳의 귀신을 보고서 알게 됐어

출구를 향하고 있지만

바깥으로 나가기 전에
어느 귀신이든 사라져 버려

 

아마도 사라진 곳이 그 사람의
의식이 끊긴 곳이야

그래서 사라진 귀신은 아무래도
장소가 리셋되는 모양이야

리셋?

예상이지만 피해자가 희롱당한 방은
각자 다른 방일 거야

하지만 도망치고 싶다는 두려움이
공통 사념으로 융합되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탈출해야 하는 방을 만들어냈어

그것이 이 호텔의
숨겨진 괴기현상

비밀의 방

 

그래서, 보통은 절대
들어갈 수 없는 그 방에

졸업생을 숨겼어

 

왜, 왜 그런 곳에…

잠깐만, 보통은 들어갈 수 없는 거지?

응, 귀신을 관찰하면서
그 김에 침입 조건도 알아냈어

 

배회하는 귀신은
비밀의 방에서 도망치고 있어

그래서 길잡이로 삼고 있던
방 번호를 역순으로 늘어놨어

그러는 것으로 도망치는 루트가

도망치고 싶었던 비밀의 방으로
향하는 루트로 바뀌어

 

그런데 졸업생을 방에 있는
욕조에 숨겨뒀는데

막상 회수하려 하니까
문제가 일어났어

 

비밀의 방에 도착해도
문지방을 넘어설 때마다

호텔의 입구로 돌아와서
회수가 불가능하게 됐어

 

아무래도 오이란 졸업생을
넣어둔 것으로

비밀의 방이 그녀가 원하는 자 말고는
통과시켜 주지 않는

유사 유곽이 된 것 같아

 

솔직히 날 엄청
미워하고 있어

 

하지만 케이타로라면
희망이 있어

 

케이타로는 남성이라서
적극적으로 초대받을 수도 있어

꼭 협력해 줘

 

비밀의 방으로 가는 침입 순서를
보내둘 테니까 머릿속에 넣어둬

- 알겠어

 

『비밀의 방』 침입 순서

여러 귀신이 있으니까 머리 길이가
허리까지 오는 귀신이 오면
이하의 순서를 밟는다

① 203호실에 오기 전에
방 번호를 413호실로 바꾸고
문을 열어둔다

② 304호실의 문을 닫아둔다

③ 413호실의 방 번호를
203호실로 바꾸고 문을 열어둔다

그리고 항상 말하는 거지만

위험해지면 이 아이들한테
의지하도록 해

아무튼 뒤도 보지 말고 도망쳐

 

잠깐!
이건 귀중사!?

이건 H성터의…

그렇게 됐으니 가보자

 

둘이…!
어디로!?

 

이, 이건 뭐지?

아까하고 풍경이 달라졌어

 

아니, 내가 흘러들어온 건가

유령의 세계로

 

탈출해야 해!
어떻게?

애당초 돌아갈 방법은…

아니, 아니!
그렇게 생각해선 안 돼

지혜를 쥐어짜내!

 

해자?

 

유사 유곽이 된 것 같아

 

분명 에도 시대의 유곽은
넓은 해자로 둘러쳐져 있었을 거야

 

그렇다면 이 현상은
졸업생의 짓?

 

그렇다면 졸업생을 회수해서
봉인을 강화시키면 끝나는 심령현상 아냐?

 

케이타로가…

사라졌어?

 

케이타로의 목소리

그런 것 같은데

 

에이코, GPS에 반응이
있는지 알 수 있어?

 

응!

 

있어

입구 바로 근처에

 

이 상황을 보기에

[현세]
케이타로는 좌표는
현실과 똑같지만

[저승]
케이타로는 좌표는
현실과 똑같지만

[저승]
귀신의 세계로
흘러들어간 모양이야

 

여자 귀신

야요이쨩!
케이 군이 움직였어!

 

케이타로를 쫓으면서
우리도 비밀의 방으로 향해보자

 

① 203호실에 오기 전에
방 번호를 413호실로 바꾸고
문을 열어둔다

번호표를 바꾸고,
문을 열고…

 

작업은 해뒀어

 

유령의 세계라서 그런지…

나도 보여

 

이걸로 행선지가 바뀔 거야

 

저… 저건 뭐야?

귀신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아!

보기에도 위험한데!

 

아니, 하지만 분명 저게 비밀의 방으로
침입하는 의식의 신호일 거야!

미리 가서 다음 방에도
준비해 둬야 해!

 

② 304호실의 문을 닫아둔다

 

304호실의 문을 닫고

 

뜨거워!

 

이쪽으로 오기 시작했어…!

 

쫓기는 게 아니야
유도에 성공했다고 생각해!

 

③ 413호실의 방 번호를
203호실로 바꾸고 문을 열어둔다

 

나도 쫓아가야 해…

 

숨이 막혀
공기가 무거워!

 

저게 비밀의 방

드디어 도착했어―

 

뭐, 뭐지?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살았다~

내가 눈앞에 있어

설마 이거…

뒤바뀐 건가?

 

도, 돌아왔어

기다려

 

바꿔줘…!

 

누군가… 있어!

 

구해줘…!

 

에이코?

케이 군!

 

어떻게 된 거야?
야요이는?

모르겠어…
나만 여기에…

 

구하러 와 줄 거라
믿고 있었어

 

고마워, 굉장히 기뻐

돌아가면 좀 더
좋은 걸 해줄게

그러니까―

어서 이 밧줄을 풀어줄래?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이건 진짜로―

 

에이코인가?

 

에이코가 아니야!

이 녀석은!

저기, 어서~

졸업생이야!

 

봉인을 풀게 만들려고
하고 있어

 

안 돼

뭐?
어째서? 케이 군

 

너무 허접한 연기니까 그래!

 

불알 뭉개버린다
빌어먹을 꼬맹이가

 

방을 나간다면
두 번 다신 돌아갈 수 없어

 

모든 거을 불태우고서
가둬주겠어

미래영겁 너는 여기에서
벗어날 수 없어

그건 싫지?

나가고 싶지?

 

구해줬으면 좋겠니?

그럼 이 가증스런
밧줄을 어서 풀렴

 

빠른 남자는 취향이거든

 

위험해지면 이 아이들한테
의지하도록 해

 

이런, 이런~

섭섭하잖아~

 

사리분별도 못하는 꼬맹이는

혼을 좀 나야겠는걸

 

너도 금방 이렇게 될 거야

 

뭐… 뭐지, 이건?

발현되고 말았네~

그렇게 되면
걷잡을 수 없어~

 

나도 이렇게 된다고…?

 

낫고 싶니?

방이 무너지기 전에
어떻게든 해보고 싶니?

그럼, 자~

어서 풀어야지

안 그랬다간 어떻게 돼도
난 모른다?

 

귀신이 멈췄어

 

케이타로의 목소리

 

케이 군, 거기에 있는 거야?

 

자, 어서

아, 알겠어

 

착한 아이구나~

처음부터 그러면 좋았을 것을

 

뭘 하는 거냐!
너 이 자식―!

제지당했어

 

봉인을 강화시키면 괴기현상을
전부 끝낼 수 있을 거야!

힘 내!

 

바꿔줘

왜 이런 때에!

 

왜 이런 때에!

 

만일을 위해서

 

사라졌어

 

사라졌어

 

케이 군의 목소리

 

케이 군?
여기 있는 거야?

 

저기, 케이 군

이제 그만하자
그것보다 좋은 걸 해보자

 

응?

 

에이코를 모욕하지 마!

그런 싸구려 여자가 아니라고!

싸구려?

싸구려라고!?

너! 누구한테
그딴 소리를 지껄이는 거냐!

 

케이 군!

 

- 케이 군!
- 케이타로

 

에, 에이코
야요이

 

도, 돌아왔어

괘, 괜찮아?
다쳤는데!

아, 괜찮아

보기보다 크게
다친 건 아니야

 

회수했어

 

케이타로, 혼자서 정말
열심히 했어

 

마지막은 혼자가 아니었어

 

엄청 위기였지만

에이코가 내 손을 잡아서
구해줬어

 

호오

우, 우연이었지만…

저주로 이어져 있었던 걸까?

아무튼 살아서 다행이야!

에이코, 정말로 고마워

 

 

그럼, 케이타로도 무사하고
인형도 회수했어

얼른 나가자

 

라저!

 

오이란이 우수한 사람이었다는 건
역사에서 공부했어

 

아마도 당신도 그랬을 거라 생각해

 

하지만 내 여자 친구도 굉장해

 

그렇게 됐으니

 

여기서부터가 진짜야

그랬었지!

그런 고생을 했지만
아직 여기서부터가 시작이었이!

그럼 지금부터 위험도 S랭크
심령스폿

구 I수문을 향해

- 렛츠고~
- 스트!

기다려 봐!

- 안 기다릴 거거든!
- 거거든~

말 좀 들어!

 

그런데 호텔의 귀신은
그냥 둬도 괜찮아?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던 것 같은데

무엇보다 나도 습격당했었으니까

그밖에도 피해자가
생길지도 몰라

그냥 둬도 돼

하면 안 되는 짓을
한 건 우리야

그래서 습격당한 거야

 

전에 내가 비밀의 방에
들어갔을 때

여성 귀신 중에 특히 강한 원념을
가진 사람이 몇 명 있었는데

자기들을 죽인 폭력단을
저주해 죽이고서

그 귀신을 옷장 안에 가뒀어

 

몰살하고 나면 아마도
알아서 성불할 거야

인과응보야

나는 그걸로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런데 케이타로
습격당했다고 했는데

뭘 당했던 거야?

 

응…

믿기 힘든 얘기라고 생각하는데

귀신과 내가 바뀔 뻔했어

- 바뀌었다고?
- 응

말 그대로의 의미인데

귀신과 닿은 순간

귀신이 내 몸에 들어왔고,
내가 여자 귀신이 되었어

 

그때는 만지고 있던 손을
떨쳐냈더니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케이타로, 나하고 처음 만난 게

몇 월 몇 일이었는지 기억해?

뭐? 4월 1일인데

맞아

바뀐 그대로인 건
아닌 것 같아

 

그렇구나

바뀐 채로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겠구나

응, 그래서 본인인지
판별하기 위해서

서로 공통된 기억이 맞는지
물어본 거야

그대로 있었다면
내가 죽고…

냉정하게 생각해 봤더니
엄청 위험한 상황 아니었어?

내 행세를 하는 죽은 사람이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생활하고 있었을지도 몰랐다는 거야?

그러고 보니 인터넷에서 비슷한
오컬트 얘기를 읽은 적이 있던 것 같아

어떤 부자가 산길에서
엔진에 문제가 생겨서

어쩔 수 없이 차에서
자게 됐대

 

밤에 돼서 아들이 자는 걸
지켜본 후에

아빠도 자려고 했더니

 

앞에서 무언가 다가와서

 

너무나도 무시무시한 일에
외치지도 못했다는 모양인데

 

하얀 녀석은 특별히
무슨 짓을 저지르는 일 없이

차 옆을 지나갔어

 

'어떻게든 모면했다'

그렇게 생각했던 아빠가
아들을 봤더니

 

"아들한테 다가오지 마!
이 자식!"

그렇게 외친 순간이었어

 

들어왔다

들어왔다들어왔다

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

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

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

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
들어왔다

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
들어왔다들어왔다

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
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

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
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

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
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

그 후에 어떻게든 하산해
절까지 달려갔는데

49일이 지나도 이 상태여선

평생 제정신을 차릴 일은
없을 거라고 했대

 

왠지 케이 군이 말하는
뒤바뀐다는 것과 비슷하지 않아?

분명 케이타로의 할머니가
가지고 있던 인형이

그런 짓을 한다고 했었어

그런 현상이 있다는 건
확실하다고 생각해

하지만 사전지식을 얻었다면
대책도 세울 수 있어

응…

 

뒤바뀌기…

사람으로 뒤바뀌어서
인간 사회에 뒤섞여 있는 원령인가…

 

그런 녀석들을 어떻게
구분하면 된다는 거야?

 

가지고 간 주물을
좇는 남자들과

그 다가오는 그림자를
모르는 야요이 일행

 

구 I수문에서 겹쳐지는
두 가지 동기

기다리고 있는 건
황혼에 숨어든 고독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