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 안녕

다녀왔습니다

안돼, 안돼

산책하는 침략자

한글자막 : Fyou

그렇군

농담 그만하지

농담은 한 개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기, 신짱

무슨 일 있었던 거야?

너무 막연한 질문이라
답을 낼 수가 없네요

시간대를 알려주시겠어요

작작 좀 해

그걸 '화 낸다고' 하는 건가요

사과할까요?

그럼 사과해

죄송합니다

남편분은 이런 상태로
돌아다니다 오게 됐죠

천만다행인 거죠
사고도 안 당하고

하지만 전혀
다른 사람 같아요

어떤 충격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죠

단지,

뇌 손상에 의한 인격 변화나

젊은층의 알츠하이머
가능성도 있기는 한데

그럼 어떡해야죠?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잘 보살펴 주면
분명 회복할 겁니다

일어나

서지도 못하는 거야?

진짜, 귀찮네

정말 죄송합니다

존댓말 쓰지마

네

존댓말 안 쓸게

너무 길어 불편했어

지금처럼 말하면 되겠지

다 잊었다면
다시 설명할게

당신은 날 배신했어

'괜찮아', '몰라'

'생각 안나', 라면서
언제나 어물어물 넘겼는데

결국 전부 사실이었잖아

그래

그래는 무슨 그래

저번 출장, 실은
여직원이랑 여행 간 거잖아

기억을 잃었다고 하면
그냥 넘어갈 줄 안 거야?

그렇구나

벨트 매

하지만, 우린 부부잖아

그딴 거 벌써 끝났거든

그래?

그럼, 나루미

내 가이드해줘

뭐?

아직 낯선 곳도 많고

혼자선 제대로
걷지도 못해서

가이드해줘

맑은 하늘을 보이며
더워질 것 같습니다

아직 장마가 끝나는 시기가
발표되지 않은

호쿠리쿠나 도호쿠도

장마가 걷힐지도 모릅니다

위성영상을 보시죠

일본 주변은 전체적으로
맑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비가 내릴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이나 중국에
몰려있던 구름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심야 이후 비가 내리는 지역도
있을 것 같습니다

동남지역에 있던 구름은
내일 이후 서서히 서쪽으로 이동하겠습니다

다음은 기상도

동북의 기압이
조금씩 서쪽으로 이동하며

곳에 따라
비를 뿌리겠습니다

회사 어쩔 거야?

쉴 거면 직접 전화해

나 산책 좀 할라고

그러던가

'카세'예요

작업이 완료돼서
방금 메일 보냈어요

네

네

다음 일거리인가요?

고마워요

바로 자료 받으러 갈게요

네, 부탁할게요

그럼 나중에 봬요

뭐야

신짱

제...제발

이봐요

신짱

신짱

신짱

나루미

나 구른 것 같아

제발 그만해

진짜

진짜 싫다

내가 말했잖아

미군기지도 자위대도
한주 내내 취재거부야

분명 뭔 일 생긴 거야

이젠 미국 대사관이나
방위성에 문의할 수밖에 없겠네

어서 오세요

감사합니다

뭐?

하지만 운전기사나
카메라맨 모두 돌아갔어

전철로

나도 바로 돌아가야지

이봐, 제발 그만해

토막살인이라면
다른 사람도 많잖아

나 이래 봬도 사회부 기자라고

됐어, 안 해

안해

막차로 돌아갈 거야

렌터카는 호텔에 주차해뒀어

그딴 똥차 안타

니들이 가져가, 새캬

진짜

짐이 나왔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주간월드에서 나왔는데요
잠깐 괜찮을까요?

피해자 가족은요?

토막살인이라면서요

방송국인가요?

아니요
주간지요

차만 방송국 차입니다

그렇구나

토막이라면 어떤 상태죠?

'타치바나 아키라'라는 여고생이
살아남았다죠?

소용없어요
그만하세요

왜 그러세요

아저씨, '타치바나 아키라'의
관계자인가요?

아니, 아닌데

넌?

'넌'이 뭐지?
똑바로 얘기해봐

넌 타치바나의 친구니?

아니, 아니요

하지만 만나고는 싶죠

방법이 없을까요?

글쎄, 그건 아저씨도 모르지

뭐야, 저놈은

이거 아저씨 차?

그래

렌터카다

확실치가 않네
대체 누구 차야?

소유자는 도쿄로케이션 서비스

지금 아저씨가 몰고 있지

이제 됐나?

잘됐네
그런 사람 찾고 있었는데

나의 가이드가 돼 주세요

가이드?
뭔 소리야?

함께 이걸 타고
타치바나 아키라를 찾아요

나도 협력할 테니

그러는 넌 누군데?

나? 아마노

아저씨는요?

난 '사쿠라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목적이 뭔데?

방금 말했잖아

'타치바나 아키라'를 찾겠다

그래, 그랬지

그래서 찾은 후에는

'사쿠라이'는 비밀 지킬 수 있어?

있지

그럼 말하는데

목적은 지구 침략

어때? 이제 감이 와?

그럼 넌 외계인?

네

그렇구나

외계인

진짜로

하지만 재밌다, 괜찮네

저기, 나 좀 급하거든

사쿠라이는 가이드해줄 거야?

해도 되긴 한데

막차까지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하지만 한가지

나 너보다 한참 위거든

어른 이름자를
부르는 건 아니지

'사쿠라이 상'이라 부르면 되죠

그럼 갈까요?
사쿠라이 상

간장 라면입니다

죄송합니다

구경거리 아니다

계속 저래?

종일, 벌써 3일째다

회사는?

오늘 내가 퇴직서 보냈다

전도 다난하네

계속 저 상태도 곤란하고

원래대로 돌아와도
어색할 뿐이고

정말 죽을 맛이다

그냥 병원에 보내지

그 생각도 했다만...

언니, 아직
신지 상을 사랑하는구나

그런 거 아니야

부부관계란 참 복잡해

너도 결혼해보면 알 거다

귀찮을 거 같아

그런데 요즘 엄마 아빠
잔소리 얼마나 심하다고

'빨리 결혼해서
가업을 이어야지'

'2세대가 함께
살 수 있는 주택도 사주마'

'노후도 부탁할게'

네 언니는 너무 풀어줘서
실패한 거라면서

하긴...

그래서 나도 좀
풀어달라고 했더니

완전 바~보 같이
화내지 뭐야

그래서 집 나온 거야?

응

그럼 뭐야

내 책임도 있다는 거잖아

그렇지

그러니까 당분간
여기 있을게

상관없다만
집에 전화는 해

그러지 뭐

안녕하세요

안녕, 오랜만이에요

신짱, 쟤를 알겠어?

아니

아스미, 내 여동생

이름이 '여동생'이야?

아니

이름이 아스미,
관계는 여동생

신지 상의 동생도 되는데

둘이 결혼했으니까

물론 처 동생이긴 하지만

봐, 좀만 복잡해도
이 모양이 된다니까

말 걸지 마

어라, 압력밥솥
어디 있더라

처제?

네

여동생

헷갈리네

뭐, 모두 가족이란 말이죠

가족?

가족도 몰라요?

뭐라 해야지

혈연?

쓸데없는 얘기인가

그만할까요

아니, 계속해봐

그러니까 나와 언니는
같은 부모로부터 태어났고

언니와 결혼한 신지 상은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나의 오빠 입장이 되는 거예요

이걸 형부라고 하죠

그게 가족?

그래요

확인해봐도 될까

나루미는 너의

언니

그리고 둘은?

같은 부모로부터 태어났어요

난 너의...?

형부

이 모두를 합쳐서...

그렇구나

그걸 가져가마

괜찮아?

네

아스미,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니야

잠깐, 우는 거야?

뭔 짓 했어?

아냐 아냐

눈에 뭐가 들어갔나 봐

보여줘

기분 나쁘게,
어딜 만져!

나 가야겠다

뭐?

자고 간다며

됐어

너

대체 무슨 일이야?

왜 화내는데

아, 그게

나 화난 거 아니거든

신짱이 뭔 소리 하디?

진짜, 그 사람이랑
상관없다니까

제발 그만하지

잠깐만

도쿄로 돌아가는 거야?

저기...

내가 앞으로 뭘 할지

일일이 고할 이유가
없을 것 같은데

저기...

아마노 군의 부모님이죠

괜찮으세요

속옷이랑 현금,
대충 다 챙겼네

이봐

네 부모님이냐?

어떻게 된 거야?

이것저것 빼앗았으니까

뭔 짓 한 거냐?

약물이야?

걱정 마세요

가이드 건 안 뺏으니까

아무리 자식이라도

약물은 엄연한 범죄야

아버님

아버님, 괜찮으세요?

사쿠라이 상

알고 싶으세요?

우리의 방식

사쿠라이 상은
주간지 라이터죠

그래

분명 관심이 갈 텐데

뭐냐, 빨랑 말해

우리는 개념을 모으고 있죠

개념?

네

인간이란 결국
언어에 의지하잖아요

그래서 큰일인 거죠

언어는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잖아요

우리가 원하는 건
그 근원적인 이해에요

이해 그 자체를 받는 거죠

귀찮은 일을 하네

그런데 말이죠

이걸 해봤더니,
재밌는 일이 생기더라고요

우리가 그 개념을 배우면

상대는 그 개념을
잃더라고요

완전히

그래서!
네 부모님도?

네

외계인이라 하면
뭐든 용서되는 거 아니다

못 믿는 거야?

당연하지

뭐, 믿고 말고는
자유이긴 하지만

너 말이야

자유가 뭔지,
알기는 하는 거야?

당연하죠

빼앗았으니까

누구한테서

엄마요

어때요

행복해 보이죠?

글쎄다

행복도 여러 가지인가 보네

저렇게 사람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거냐?

사쿠라이 상,
착각하지 마세요

우리 목적은 침략

아, 그래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인류는 꽤 위험하겠는데

그렇죠

네?

뭐야, 이제야
깨달은 거야?

고마워요

많은 걸 파악했네요

그래서, 인류는 어때?

네가 보기엔

글쎄요

그냥 흔한 생물 같은데

어떤 면에서

자신을 지구의
주인이라고 생각한다거나

그렇구나

우리가 침략하지 않아도

아마 100년 후엔 자멸하겠죠

동감이다

따라다닐만 하겠네

다행이다
사쿠라이 상이 가이드라서

앞으로 잘 부탁할게요

그건 나도

그런데 슬슬
막차 시간인데요

뭐?

돌아가려고요?

타치바나를
만나보지도 않고

그 아이도 네 동료겠지?

네

그래?

카세 상

반년 후에 생기는
대형 직영점, 알지

네

만약 광고사업을 따낸다면

디자인은 자기한테 맡길게

진짜예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음 주에 프레젠테이션이 있는데

'디자인 안' 함 내볼래?

네, 알겠어요

그럼 마감 시간은...?

이번 주말

아, 네

그래요

뭐야, 힘들어?

아니요

아, 맞다

남편이 입원했다던데

아니, 집에서 요양 중이에요

그게 일에
영향을 미치는 건가

아니 전혀요

그래

사생활이든 뭐든

힘들면 언제든지 얘기해

네

완전 굳었네

저기...
괜찮아요

괜찮아

그만 됐어요

아, 그래

알았어

뭐 하는 거야

셔츠가 없어

셔츠?

나루미가 사준
파란색 있잖아

그걸 찾고 있어

파란색이라니
언제적 얘기야

벌써 버렸지

버렸어?

왜서?

마음에 안든다고
입지도 않았잖아

그랬어?

하지만 그게
제일 어울린다고

당신이 말했잖아

왜 그딴 것만 기억하는데

셔츠고 뭐고
그게 중요해

나루미

산책 안 갈래?

안 가

일하러 가야 돼

다양한 사람을 만나
얘기하고 싶어

병도 안 나았으면서
그냥 집에 있어

안 그럼 '이해'가
깊어지지 않아

무슨 이해

인류에 대한

뭐?

우선 자신부터 이해하시지

'카세 신지'를?

그래

그렇구나

하긴 신지는
한번 망가졌었지

내가 함 고쳐볼까

고칠 거면
내가 원하는 사람으로 돼봐

알았어

바보 같애

그만 가야겠어

집에 있어, 꼭이야

이봐요

이봐요, 아저씨

뭐 하세요?

아니 별로

왜 여기 있는 거죠?

그게...

그럼 넌 왜 여기는 있는 건데

누가 할 소리

됐고

여기는 '내 집'이니까

여기가 '내 집'이라고

잠깐 잠깐

뭐하는 거야

'내 집'이라며

아니야
아저씨네 집이 아니야

'마루오'라는 문패 보이죠

즉, 내 집

우리 아버지
명의이긴 하지만

명의?

그게 중요한가 보네

그렇죠

아저씨

이름은?

신짱

네?

자기 절로 그렇게 부르다니

저기요

아저씨도 집이 있을 거잖아요

거기가 아저씨네 집

여기는 우리 집

아시겠죠

하지만 나도 여기서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네?

그야 뭐

아니, 안돼요

어딜 들어가려고

여기는 나'의' 집

아저씨'의' 집이 아니라니까

그렇구나

문제는 그 '의'구나

'의'?

좋아

계속 떠올려봐

'의'?

소유격 조사 '의'를 말인가요?

소유의

'의'

'의'...

그거 가져가마

이게 소유구나

그렇군

여긴 내 집이 아니야

어라

이상하네

내집으로 갈 거야
산책 중이었거든

그래요
그게 좋겠네요

아저씨

아저씨는 이상한 사람이네요

그런 걸까

병이 있으세요?

아니

아직 이 세계가
익숙지 않아서

네

난 말이야

외계인이다

네?

그건 너무 갔네요

오랜만에 밖으로 나왔네

나 '히키코모리'거든요

산책은 좋은 거다

네

고마워요, 신짱

신짱

나도 모르겠다

그게...

죄송해요

신짱

제발, 뭐 하는 거야

나루미

개한테 물렸어

뭐?

말이 안 통하는 것 같았어

일방적으로 달려들더라

혼자서 나오지 말라고 했잖아

응

역시 가이드가 필요해

그래서 그 가이드란 게 뭔데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개한테는
말 걸지 말아야겠네

닥치고 있어

여길 전에
함께 걸은 적이 있어?

아주 오래전

함께 슈퍼를 갔었지

오, 정말 오랜만이네

저녁은 뭘 먹을래?

뭐든 상관없어

나루미가 만든 거라면
뭐든 먹을 거야

네

네, 아무 이상 없습니다

네

저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만

네?

그건 저도 좀...

네

네, 저 혼자도 괜찮습니다

알겠습니다
다시 보고 올리겠습니다

경찰 아저씨

'저(자신)'가 뭐죠?

몇 번이나 말하던데

저, 저 라고

미안하지만
타치바나 상

너랑은 말 섞지 않는다

아저씨께 있어서
'자신'이란 뭘까요?

자신에 대해
제일 잘 아는 건

역시 자신이겠죠

그래요

집중해요

'자신'에게

더 이상 말하면
다시 마취제를 투입할 거다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저기...

타치바나의 병실,
여기 맞나요?

누구시죠?

친척입니다
문안 왔는데

그런 사람 없습니다

네, 그래요?

이상하네

어디서 그런 정보 얻은 거죠?

그야, 친척이니까

친척이 아니군요

누구야, 당신들

아니...

그러는 당신은 누구셔?

나?

난 나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요

'나'란 뭐죠?

내가 내지

알아듣게 설명해야죠

그만 꺼져

여기 있네

왜 이제 와

여기가...

타치바나 아키라 상?

누구야, 이 사람은

내 가이드

왜 들어왔어

여긴 진입 금지야

나가, 나가

그전에

확실히 얘기해보세요

'자신'과 '타인'의 다른 점

아, 그거 나도 알고 싶어

그지

응

시끄러, 서

서

서

그만 그만

죄송합니다

곧 나갈게요

잠깐만 타치바나랑 얘기할게요

당신 대체 뭐야

자신이야?
타인이야?

그게...

저야 타인입니다만

타인?

자신은 아닌 거네

네

타인이든 자신이든

그게 뭐 어쨌다고

확실히 얘기해야죠
'자신'에 대해

뭐야

뭐냐고
아까부터

자신이 자신이지

타인이 아닌

거 당연한 거잖아

좋아요
계속해봐요

어차피 난 고졸인

평범한 경찰이야

승진 시험 5번이나 떨어진 게
그렇게 잘못이야?

알았다

저게 '자신'인가 봐

그래

대졸 엘리트랑
처음부터 틀린 거지

아무리 노력해도 변하지 않아

왜 난 이렇고
다른 사람은 안 그런데

저거야

가져갈게요

어떻게 된 거야?

빼앗았죠
'자신'과 '타인'을

그렇게 간단히?

뭐

이거 제법 쓸만하지 않아

이봐요, 형사님

네

괜찮으세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우린 그만 갈 건데

그래 그래야지

나도요

그래

너희들도 이젠 '나'니까

처음에 잘못해서
금붕어 안에 들어가서

왠지 이상하지 뭐야

그제야 깨닫고

바로 앞에 있던 할아버지(?)

그 사람 몸으로 이동했어

그랬더니 할머니가
도망가려고 해서

토막 냈는데

하는 김에
내 내장을 꺼내 관찰했더니

점점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 거야

바보네

어쩔 수 없잖아

그때는 인간에 대해
잘 몰랐으니까

그리고는,
이제 끝인가 싶었을 때

마침 이 여자애가
방에 들어와서

아무튼 정착은
했다는 말씀

난 이제 완벽히 적응했어

역시 가이드가 있으면 다른가

전혀 다르지

그죠, 사쿠라이 상

그래

저기 말이야
한가지 물어봐도 될까

뭘요?

니들, 정말
'외계인'인 거야?

그렇다니까

그럼 그건 그렇고

밀착 취재해도 될까?

주간지에 기사 쓰려고?

침략한다고 하는데...

인류는 참 재밌어

진지한 취재라니까

나도 아직 잘 몰라

하지만 두눈으로 직접 봤어

아냐 아냐

'오컬트 잡지'는 아니지

알아 못 듣네

정말 취재할
가치가 있다니까

됐어

다신 부탁하지 않으마

사쿠라이 상

갑자기 외계인 기사를 쓰겠다면

너무 엉뚱하지 않을까요

니들 설마
장난치는 건 아닌 거지

정말 맞는 거지

니들 확실히
뭔가 엉뚱하긴 해

난 이 감을 잘 알지

그래서 니들
정체를 알고 싶다

앞으로 뭘 하는지
직접 보고 싶다

틀림없는 거지

사쿠라이 상은
과연 저널리스트네요

그래, 기분 나빠?

아니, 전혀요

그리고 우린 지금부터
통신기를 만들 건데

부품 좀 사 오세요

가이드한테
그런 일까지 시켜?

부탁할게요

그리고,

우리 동료
한사람 더 있거든요

슬슬 만나야 하는데

어디에 있는지...

정보 제공해주면
도움이 될 텐데

또 한사람 있다고?

진짜

이거 어떻게 된 거야

그냥 수정하라니까

작년 정부 홍보 책자를

하지만 그대로 하기엔...

괜찮아
클라이언트는 모를 테니까

아웃렛 분위기엔
이런 배색이 어울릴 것 같고

제안해봐도 되지 않을까 해서

네 구상 따위는 필요 없어

프레젠테이션을
이기는 게 목적이니까

인터넷 일러스트
상품 기획보다는

훨씬 중요하지

네

정말 알긴 하는 거야?
일이란 뭔지

대답해봐

네가 한 게 이게 뭐지?

이게 일이야?

그럼 말해봐
일이 뭔지

신짱

누구야?

남편이에요

뭐?

무슨 일이야

미안, 뒤따라왔어

뭐? 지금 일 중이잖아

일?

일이 이런 거야?

여기 오면 안돼

저기...

일이란 게 뭐죠?

그걸 방금 부인께
물었습니다만

그쪽은 아세요?

당연하지

알려주세요

아무튼 돈과
관련이 있겠지

사장과 사원의 관계

고용자와 피고용자

관리와 복종의 관계

그게 일이라고요?

그래요

카세 상, 다시 해

네

잘 모르겠는데요

다시 한번

일이란 뭐죠?

일이 일이지

말로만 말고,
떠올려 보세요

있겠죠, 머릿속에는

좀 더 선명하게

그거, 가져갈게요

뭔가 이상해

나루미, 가자

사장님

사장님, 괜찮으세요?

다친 데 없으세요?

뭘 한 거야?

'일 개념'을 받았어

일 개념?

응

나루미는 집에 와서도
일에 묶여있잖아

모두 그놈 탓이야

내 가이드한테 그러는 놈은
절대 용서할 수 없어

그래서 그놈한테서
일 개념을 빼앗았어

대체 뭔 소리야

나 여기서 일을 받는단 말야

쓸데없이
이상한 짓 좀 하지 마

내려오세요
내려오세요

제발요, 사장님

저 사람도 실은
해방된 게 아닐까

최악이네

봐 봐

나루미

나루미, 잠깐만
할 말이 있어

그렇겠지

들어봐

나, 실은 외계인이야

그러셔

거짓말 아니야

그래서 뭐

그러니까

아직 완전한 신지로
완성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내가 신지야

그딴 거 알 게 뭐야

전이랑 좀 다를지도 몰라

하지만 현재 신지는
이렇게 됐어

당신 신짱인 척하는
다른 사람이야?

아니

날 시험하자는 거야?

그럼 뭔 짓거리야?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어?

나루미

진정하고 들어

내 본래 모습은
인간들에게는 안 보여

하지만 신지의 머릿속에서
신지랑 공존한다면

이렇게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아니, 공존이라면
너무 일방적인가

원래 신지는
지금 잠들어 있어

그 대신 내가
그의 기억과 지식을 이어서

새 '카세 신지'가 된 거야

그래서 목적은?

인간의 개념을 모으는 것

그게 내 일이야

그래서 카세 신지의
뇌 회로가 필요했어

아스미가 그렇게 된 것도
신짱 때문이야?

응

그때는 잘 몰랐어

개념을 받으면
상대는 잃게 된다는 걸

뭘 받은 건데

가족

너무해

미안해

되돌릴 수는 없는 거야?

응, 하지만 일은 일이잖아

그럼

그럼 외계인답게 나오던가

눈에서 광선을 뿜으며
사람을 죽이면서

신지가 그럴 리가 없잖아

그만 됐어
맘대로 해

콘센트...

이건가

이거네

건전지

끝

이걸 주세요

네, 어서 오세요

얼마죠?

2,500엔이요

네

감사합니다

저기, 주간월드의
사쿠라이 상이죠?

저는 후생노동성의
시나가와라고 합니다

잠깐 얘기
나누고 싶습니다만

후생노동성이요?

네

신형 바이러스라고요?

아직 단정은
할 수 없습니다만

'타치바나 아키라'는
감염된 거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감염자는?

현재 조사 중입니다

다만 현재 이곳저곳에서

의식장애 환자가
급증한다는 보고가 있죠

다른 나라는요?

거기까진 좀...

알겠습니다

마침 저도
그 아이를 찾는 중이거든요

행방을 알게 되면
연락드리죠

사쿠라이 상

그걸 아세요?

본인도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요

아니

하지만 보세요

멀쩡하잖습니까

의식도 분명하고요

바이러스는
언제 어디서나

나도 모르는 사이에
체내로 침입하지요

그렇게 되면...

전면전쟁이 되는 건가요?

정상적인 상대라면
상관없겠지만

골치 아픈 건

싸울 상대를
전혀 알 수 없는 경우죠

그럴 때는

정말 손이 많이 가겠네요

네

잠깐만요

분석결과가 나왔습니다

곧 나가지

알겠습니다

후생노동성에
저런 분도 있나 보죠?

사쿠라이 상

그만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만

이렇게 하죠

GPS 발신기죠

지금 스위치는
오프입니다만

무슨 일이 생기면
스위치를 켜주세요

우리가 바로 달려가죠

알겠습니다

아무리 저널리스트라도

경솔한 판단으로
행동하면 안됩니다

감사합니다

출발하지

멈추시오

여기요

우주 물리학자이신
요시가와 선생이죠

왜 자위대와 함께 움직이는 거죠?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죠?

얘기해주시죠

떨어져

알았어
알았어

알았다고

알겠습니다

여러분, 잠깐 주목요

지금 전쟁이
일어나려고 합니다

자위대도 미군도

틀림없이 뭔가와
싸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쟁의 원인은
상대가 아니라

우리 쪽에 있을지도
모르는 거 아니겠습니까

전쟁의 책임은
우리에게도 있을 겁니다

여러분들 마음속에
꽁꽁 묶어둔

도저히 내려놓을 수 없는
수많은 것들,

있지요?

그런 쓸데없는 집착이

상대에게 뺏길지 모른다는

공포심을 만들어 내는 겁니다

그런 공포심이야말로

전쟁의 원인인 겁니다

신짱

드디어 만나네요

엄청 찾았는데

마루오 군인가

어때요?

지구가 좀 편해졌나요?

그래, 대충

나, 변했죠

신짱을 만나고
정말 편해졌거든요

지금까지의 자신은
전부 버릴 수 있었죠

그랬더니 어떤 전쟁이든
해서는 안 된다고

마음속으로부터
우러러 나오더라고요

신짱, 알려주세요

신짱은 나한테 뭘 한 거죠?

나는...

신짱이 아니라

'카세 신지'야

그렇구나

카세 신지 상,
알려주십시오

내가 어떻게 된 거죠?

가자

응

이것저것 많이 샀네

사쿠라이 상, 고마워

그거 들고 와

프리 저널리스트 협회,
회원 페이지

그런 거로 통신기 만들 수 있어?

정부가 국면을
컨트롤하고 있다

자위대까지 출동했어

사태를 이해 못하는 건
나뿐인가

뭔 소리에요
사쿠라이 상

독점취재를 하고 있고만

그렇지

왜 그런 얼굴하고 그래요

세번째 사람이 나타났다

아마 그 남자일 거야

역시나, 어떤 사람이죠?

나이는 서른 정도

평범했어

최고네

빨리 만나게 해줘요

지금 주소 찾는 중이다
좀만 기다려

그래서

그 남자를 만나서 어쩌려고?

지금까지 모은
개념을 대조해보고

인간이란 이렇구나 하는
결론이 나오면

바로 저 통신기로 연락해야죠

그러고는

침략이 시작되겠죠

그럼 지구는
어떻게 되는데

지구야 별일 없죠

인류만 멸망하는 것뿐이니까

하지만

인류도 제법

저항이 심할 텐데

바로 그거에요

처음엔

침략은 3분이면
끝날 거라 생각했는데

3일 정도 걸리겠죠

니들도 희생자가 나올 거잖아

그야 뭐

공존은 할 수 없는 거야?

뭐죠?

사쿠라이 상,
살고 싶으세요?

가능하다면

분명 샘플로

일부는 살려둘 텐데

거기에 넣어줄까요

됐어

됐어 됐어

고맙다
하지만 사양할게

지구 부품
너무 쓰레기다

만들기 힘드네

철사 찾아올게

잠깐 너

거기서 뭐 하는 거야?

고등학생?

어느 고등학교야?

네

그게...

혹시 네가
'타치바나 아키라'야?

긴급상황, 여기에...

그만 못해

위험해
위험해

그만하라니까

시즈오카 본부, 여기는...

이게 뭔 짓이야

이건 절대 아니잖아

하지만 아저씨도
경찰은 싫잖아요

좋고 싫고의 문제가 아니야

뭐 하려고

구급차 불러야지

잘 들어
여기는 지구야

여기서 사람을 다치게 하면

그에 해당한 벌을 받게 돼

벌이 뭐죠

너도 똑같이 된다는 말이다

그만, 그만

내분은 하지 말자고요

아마노 군

내 입장은
어디까지나 인류 쪽이야

그걸 잊지 마라

기분 나뻐

누구세요

인류의 대표라도 되나

뭐라고?

잠깐만

하지만 이거
귀찮게 된 건 맞잖아

이들이 돌아가지 않으면

지원이 계속 오게 되겠지

그래

이들 뒤에는
거대한 경찰조직이 있으니까

도망가죠

뭐냐

그러고도 외계인이야?

3일 만에 지구를 정복한다며

역시 전부
속임수인 거냐

잘도 어른을 갖고 놀았네

그럼 맘대로 하세요

차는 빌릴게요

같이 가

왜 그래?

누가 미행하는 것 같아

뭐?

내 착각일지도 몰라

이대로 그냥 가

저기 골목으로 들어가자

저기?

들어서면 뛸 거야
뛸 수 있지?

응

누굴까?

가서 얘기하고 올게

잠깐만

신짱

쓸데없는 일 벌이지마

무슨 일이세요?

누굴 찾나 보죠?

뭐 하는 거야
쓸데없이

전부 도망갔어

이제 아무도 없어

왜 가버린 거야

혼자 내버려두지 말란 말야

그렇구나

우린 부부지

그 말이 아니라...

난 신짱의 가이드잖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잖아

신짱은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잖아

이 노래,
결혼식 때 노래다

그러네

들어가 볼까

응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랑이라

뭐해

변치 않는 사랑으로

인도하소서

세상 친구들이
우리를 버릴 때도

무리하면서
교회에서 올렸잖아

응

기도에 응하셔

살펴주소서

아~ 멘

아, 냄새 좋다

주 나를 사랑하심은

거룩하신 말일세

내가 약하더라도
두려울 것 없도다

나의 주 예수

나의 주 예수

나의 주 예수

날 사랑하심이

아~ 멘

오늘은 여기까지

수고했어

수고했습니다

저기요

잠깐 물어봐도 될까요

사랑이란 뭘까요

방금 노래했지

사랑 말이죠

그건 남자랑
여자 사이에 생기는 거예요

아니야

사랑은 세계 평화에
필요한 거예요

그리고

사랑은 하트 모양이고

색은 핑크로,
폭신폭신해요

하지만 언젠가
싫증을 낸대요

신부님

저 사람,
사랑에 대해 알고 싶대요

그러세요

잘 됐다

당신이라면

정확히 설명할 수 있겠네요

사랑, 말이죠

네

부탁할게요

사랑은 당신의
내면에 있습니다

아니, 없는데요

그래서 묻는 건데

아니요
있습니다

사랑은 관용이고

친절입니다

그리고 사람을 질투 않고

자만도 하지 않죠

예의 바르고

자신의 이익을
위하지 아니하고

화내지 아니하며

사람이 지은 죄를
탓하지 않고

색을 멀리하며

진실을 기뻐합니다

좀 많은데

그리고 사랑은

모든 걸 참으며

모든 걸 믿으며

모든 걸 기대하며

마주하면 보입니다

그리고 사랑은

절대 끝나는 법이 없지요

어라, 신짱

뭐했어?

응, 그냥

알려준다고 쓰여 있어서

사랑에 대해

제발, 그걸 빼앗은 거야?

아니, 전혀 할 수 없었어

당연하지

사랑은 아무도
이미지화 할 수 없거든

그런 거 같더라고

부탁이니까

그런 건 뺏지마

응

안 자요?

걱정되나 보네

잘 들어

우리는 범죄를 저질렀어

이제 빼도 박도 못해

내 저널리스트 인생도 끝났다

이게 현실이다

그렇게 기죽을 필요 없잖아요

그보다...

다른 한사람의 위치,
아직이에요?

저 녀석이 폰을 부숴버려,
시간이 걸려

그렇다는데

그건 뭔데

통신기 스위치

촌스럽다만

어쩔 수 없잖아

대충 모은 부품으로
만든 거니까

어떻게 사용하는데

이걸 안테나 좌대에
끼워 넣는 거지

촌스러

왜?

누가 있어

이봐, 타치바나

엉뚱한 짓 하지 마

이게 뭔 짓이야

이들이 엄청 수상했으니까

이제 이들을 어떡할 거냐

그리고 이런 걸 들고 있었어

이건 경찰용이 아닌데

이걸로 전면전인가

그런데 여길
어떻게 안 거지

뭐냐

이거네

그게 왜

GPS 발신기

어디서 난 거죠?

그게 뭔 상관이야

스위치 켜지도 않았는데

이거 페이크인데

봤지
계속 켜진 상태였어

뭐?

망할!

속았어

사쿠라이 상

동족한테 속았네

슬슬 정하시죠

어느 쪽에 설지

맛있어

진짜?

그거 엄청 싫어했는데

그랬어?

믿을 수가 없네

입에 대지도 않았거든

왜 그랬을까?

이렇게 맛있는데

다행이다

많이 먹어

네, 카세입니다

아, 선생님,
안녕하세요

아니요
아직까지는 문제없네요

천천히 회복되는 것 같고

네?

바이러스요?

신형?

그런 거였나요

외계인이 아니었네

아니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알겠어요
바로 데리고 갈게요

네

뭔데?

신짱...

그거 병이래

차례로 부를 테니
차분히 기다려 주십시오

당신은 어때

지구 곧 끝이라는데

미치겠지

오빠, 뭐 하는 거야

죄송합니다

제발 부탁드려요

카세 상

카세 상

줄 서지 않아도 되니까
이쪽으로 오시죠

어서요

네

오세요

어서요

이쪽이요

왜 그래

여기요

어서요

어서 이쪽으로

부인도

곧 갈게요

서둘러 주세요
저쪽 병리연구실입니다

먼저 가세요

서둘러 주세요
기다리고 있으니까

가자

어디로

여기 위험해

진짜 외계인 맞는 거지?

응

그래, 알았어

집으로 가서 짐 싸서

여길 뜨자

갈 수 있는 데까지 도망가자

신짱, 여기 있어

나오면 안돼

응

누구시죠?

저는 '주간월드'의
'사쿠라이'라고 합니다만

여기 카세 신지 상 댁이죠

용건이 뭐죠?

카세 상은요?

없는데요

부인인가요?

혹시 가이드는 아닌지요

저도 가이드죠

남편분, 타인의
개념을 빼앗죠

글쎄요

빼앗긴 사람은,
갑자기 인격이 변하죠

뭔 소린지 전혀...

남편분이 그러는 목적, 아세요?

목적은 침략입니다

처음 듣는 얘기네요

난 다른 둘을 알고 있죠

그들은 확실히
인류를 공격하고 있거든요

우리 남편
그들 동료가 아니에요

아니요
동료 맞아요

잘 들으세요, 부인

그 둘과 남편분,
절대 만나게 해선 안돼요

만나면 어떻게 되는데요

침략이 시작되죠

그럼 당신이
그 둘을 설득해서

침략을 그만두라면 되겠네요

그게 가능했으면

여기까지 왔겠어

부인, 부탁할게요

지금 바로 남편분과 멀리...

말하지 않아도
그럴 생각이에요

그럼 빨리요

신짱, 나오지 마라니까

누구시죠

외계인, 맞으시죠

농담 그만하시죠

개념을 빼앗는 침략자

그렇죠

나루미, 이 사람 누구야?

가이드래

가이드?

당신 가이드야?

그럼 그 둘의 위치를 알려줘

계속 찾고 있었거든

신경꺼, 저런 사람

안돼, 미안
그럴 수 없어

둘이 어디에 있죠?

이제 외계인답게 나오네

아, 역시 여기 맞네

대단하네
인터넷 위력이

사쿠라이 상,
개인행동하면 안되죠

신짱, 가자

쟤들은 누구야

동료야

애들이잖아

그래도 동료 맞아

그런 소리 한 적 없잖아

그래, 말하지 않았지

그리고 침략에 대해서도

아, 그래

진짜 침략하는 거야?

그럴 예정이지

언제

곧 시작되겠지
셋이 회의도 열었으니까

그냥 보는 거로?

일단은

이제 남은 건 통신기

그럼 어떻게 되는데

침략이 시작돼

50년 정도
늦출 수는 없어?

외계인이라면

그건 안돼

그럼 끝이란 말이잖아

처음부터 정해졌던 거잖아

응

진짜, 짜증 나네

기대하고 있었는데

잠깐만, 나루미

나, 아무리 봐도 '신지'지?

이거 신지 맞는 거지

이젠 막 헷갈려

신지가 내 일부가 됐는지

내가 신지의 일부가 됐는지

하지만,
오히려 다행이야

다시 한번 나루미랑
처음부터 시작할 거야

늦었어, 이젠

왜 이제야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시간이 전혀 없잖아

난 음료수 사러 갈 건데

너도 마실래?

나? 됐어

좀 더 얘기하고 싶대서

어떻게 할까요

그럼

안돼

당신은 신지잖아
내 남편이잖아

그럼 저들이랑
아무 관계도 없는 거야

그래

우린 갈게요

알았어요
빨리 가시오

절대 멈추지 말고

제발, 진짜

뭐야

사람 쳤어
어떡하지

괜찮아
피하지 않은 잘못이지

그래도

그리고 인간이 아니야

운전 내가 할게

되게 심각한 걸

차는 피해야지

하지만...

다른 몸으로 갈아탈래?

됐어

할 일도 대충 끝냈고

맞다

이거 끝냈어

고마워

끝인가 봐

여러분

잠깐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실은 지금 인류에게
위기가 닥쳤습니다

그게 바로 저들입니다

평범한 젊은이로 보이겠지만

실은 지구를 침략하러 온
외계인입니다

이걸 진지하게
받아들이기엔

분명 힘들 줄 잘 압니다만

이대로 방관한다면

사태는 수습할 수 없게 됩니다

이런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여러분도 어렴풋이
느끼고는 있었죠

그게 진짜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부탁이니까
한번만 진지하게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저들은 외계인

'산책하는 침략자'랍니다

여러분들은 이런 말에
절대 움직이지 않겠죠

잘 압니다

오케이,
제 할 말은 다 했습니다

여러분들의 판단에 맡기죠

행운을 빕니다

그럼

이제 좀 편해요?

그래

갈까요

그래

침략이 시작된 거야?

아니

저건 그냥 저녁노을이야

그런데 사쿠라이 상,
가족은 있어요?

뭐야, 갑자기

좀 궁금해서

있지
이혼한 아내랑 아들이

아들놈은 딱 네 또래였나

잊어버렸네
벌써 2년을 못 봤으니

아마노 군은?

- 가족이요?
- 그래

가족이랑 좀 다른데

동료 같은 건 많이 있죠

태어난 고향에?

네

좋겠네

그들을 위해서라도
내가 열심히 해야죠

저기 말이야

저번 그 얘기 말이야

뭘요

얼마 정도는
인류를 살려둔다고

아, 샘플요

그래

난 가능할지 모르겠네

그러기로 한 거야?

대환영이죠

그래?

자고 갈 거야?

응

그럼 해볼까요

됐네요

고마워요

됐고

그만 그만

사쿠라이 상, 당신은
상관없는 사람이죠

우연히 엮인 것이고

당장 이쪽으로 오세요

솔직히 방해되거든요

민폐라고요
당신이 그쪽에 있으면

알겠어요

아니, 모르겠는데

'방해'나, '민폐'나

'거슬린다'거나
'귀찮다'거나

많이들 사용하던데
어떻게 다른 걸까요

자네인가

자네가 아니라...

모두 같은 말이란다

하지만 글자가 다르잖아요

똑같아
니들 같은 존재를 말하는 거지

네? 모르겠는데요

다시 한번

니들은 지구에 있어
귀찮은 존재다

그걸 떠올려 보세요

'귀찮은 존재'나
'민폐'를

그래요
좀 더 선명하게

하, 아닌데

늦었네요
벌써 받았거든요

- 괜찮으세요
- 괜찮아

아마노 군, 괜찮아?

네, 전혀요

우리 모두 친구인 거지?

네, 물론입니다

자, 계속하죠

걸을 수 없어
점점 몸이 움직이질 않네

빨리 다른 몸으로
갈아타는 게 좋지 않을까

네

나한테로 올래?

농담 말고요

하지만 여기 아무도 없다

그렇네

그런데 어떻게
여길 알았을까

아마 정찰위성으로
우리 차를 추적했겠지

네?

인류를 너무 얕보지 말라고

대박인데

그지

어, 뭐야

야, 너 외계인이잖아

정신 차려

사쿠라이 상

마무리 부탁할게요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하지만...

이제 어쩔 수 없잖아요

이봐, 얼마 안 남았어

여기서 쓰러지면 어떻게 해

끝을 봐야지

내가 필요하지

잘 되고 있는 거 같네

침략이 곧 시작될 거야

그래

이걸로 대충
일은 끝난 건가

인간은 어떻게 돼?

소멸돼

한 사람도 남김없이?

응

침략이니까

신짱은?

나? 나도 소멸돼

이쪽으로 와봐

그렇게 되기 전에

내가 먼저 죽어도 되겠지?

신짱이 해줘
아주 쉬우니까

뭐가?

힘 더 줘

괜찮겠어?

괜찮다고 했잖아

뭐해, 힘줘

힘주면 죽을 텐데

그렇게 해달라고 하잖아

안돼

어쩔 수 없나

난 이걸로도 충분하니까

맞다, 신짱

'사랑이란 개념' 빼앗았어?

아니, 아직

그럼 안되지

그대로 돌아가면
인류를 완전히 오해할 거야

그런 거야?

나한테서 빼앗아
사랑의 개념

가이드 건 뺏지 않아

그렇게 되면

진짜 '신지'로
절대 될 수 없어

그걸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니까

하지만...

빨리

지금 내 머릿속에
그걸로 꽉 차 있어

아니, 안돼

괜찮아

어차피 세상은 끝이야
나도 없어져

그러니 신짱에게 줄 거야

역시 못하겠어

닥치고 하기나 해

가지고 돌아가

정말 필요한 걸까

당연하지

빼앗아보면 알 거야
신짱이라면 알 거야

말로 하든
어쩌든 상관없어

자, 빨리 내 머릿속으로 들어와

전부 줄게, 빨리

어라

나 뺏긴 거야?

정말 가져간 거야?

별로 특별한
느낌이 없잖아

이상해

뭐야 이거

엄청나네

나와 봐

모든 게 다르게 보여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만

2개월 후

카세 군, 늘 고마워

별말씀요

방금 조사위에서
발표가 있었는데

왜 침략을 멈췄는지
아직 이유를 모른다네

그래요?

자기는 어떻게 생각해?

어쩌면...

지구로 오고
좀 현명해진 게 아닐까요?

그럴지도

하지만 난,

그들이 왜 침략을
현시점으로 정했는지

뭔가 다른 의미가
있는 게 아닌지 해서

인류는 산같이 많은

문제를 껴안고 있잖아

그걸 다시 생각해 볼
기회가 생겼으니

네

괜찮으세요?

움직일게요

이제 남은 건 후유증인가

네

개념 결여로
동반된 이상행동

모든 의사가 손든 상태

하지만 인류도 끈질기지

환자들이 점점
회복하고 있으니

진짜요?

그래

다만,

나루미 상과 같은
증상은 없었어

반드시 방법을 찾을 거야

미래를 믿자고

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마워요

평생 곁에 있을게

마지막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