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크백 마운틴

1963년

1963년
와이오밍

제기랄!

일거릴 찾으러 온 거라면
서 있지 말고 빨리 들어와

삼림관청에서 브로크백에

야영장 구역을 지정해놨지

야영장 캠프는 양 방목장에서
3, 4마일 떨어진 곳에 있고

맹수들이 양을 잡아먹는데
밤에 양을 지키는 사람이 없어

내가 원하는 건
야영장 캠프 감시인과

산 위에 텐트를 치고
거기서 자면서

양을 돌봐줄
양치기가 필요해

야영장에서 아침, 저녁은 먹더라도
잠은 꼭 양들과 같이 자야해

불피운 흔적을
절대 남기면 안돼

산림관청 놈들이 어슬렁거리니
아침마다 텐트를 접어야해

여보세요?

안돼

안된다고!

어림도 없어!

개를 데려와도 좋고,
총을 써도 되니까, 거기서 자

지난해 25%나 되는 양을 잃었어
다신 그런 일 겪고 싶지 않아

너!

매주 식료품 목록이랑
노새들 데리고

금요일 정오마다
다리에 내려와 있어

식료품을 가지고 오는 사람이
트럭을 가지고 와 있을 거야

내일 아침에
입구까지 태워다 줄게

- 잭 트위스트야
- 난 에니스

- 이름이 거기서 끝이냐?
- 델마

만나서 반갑다, 에니스 델마

난 여기서 벌써 2년째야

작년엔 폭풍우 때문에
양이 42마리나 죽었지

냄새 때문에 질식하는 줄 알았지

아구이레가 날 죽이려고 하더군
내가 날씨를 만든 것도 아닌데 말이야

그 늙은놈 때문에 일하는 건 아닌데-
정말 싫더군

그게 내가 로데오를 하게 된 이유지
넌 로데오 해본 적 있냐?

가끔-

입장료가 있을 때만

- 너 목장 출신이냐?
- 그래

부모님이 널 쫓아낸 거야?

아니, 그들이 날 떠난 거야
43마일쯤에 있는 길에

굴곡이 져 있었는데,
그걸 알아차리지 못했다더군

그래서 목장은 은행에 차압당했고-
형제들이 거의 날 키웠어

힘들었겠군

고마워

한 가지는 명심해줘
수프는 주문하지 마

수프박스는 포장하기가
더럽게 어려우니까

난 수프 안 먹어

조심해,
그 말들은 쉽게 놀라니까.

날 떨어뜨릴 수 있는
말괄량이는 없을거다.

네가 이 안장에
올라왔을 때가 궁금해지는데.

제길-
내가 내 목장만 가지게 되면

조 아구이레가 지껄이는 건
절대 안들을 거야

나도 조금씩 돈을 모으고 있어

내가 이 산에서 내려가면
앨마와 나는 결혼할 거야

불피우지 마라
양들하고 있어라, 빌어먹을

아구이레는 우리한테
이래라 저래라 할 자격은 없어

콩은 이제 질렸어

제기랄,

뭐 잘못된 거라도 있나?

분유와 감자는 왜 안주죠?

가져온 건 이게 다야

여기, 다음주에 필요한 거요

- 스프는 안 먹는다고 했잖아
- 그랬죠, 하지만 콩은 질렸어요

콩에 질리기는 좀 이르지 않아?

가자

거기서! 돌아와!

대체 어디에 갔었던 거야?

하루종일 양들이랑 뒹굴고
너무 배고파 내려왔더니-

무슨일이 있었던 거야, 에니스?

곰을 만났어

빌어먹을 말이랑 노새는 도망가고

음식은 엉망으로 흩어지고-

위스키나 다른 거 없어?

멍청이 노새들 같으니라고!

빌어먹을-

보여줘봐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될 것 같은데
음식이- 영-

양이라도 한 마리 잡을까

그러다 아구이레가 알면 어쩌려구
양을 지키러 온 거지, 먹으러 온 게 아니야

무슨 상관이야,
수천 마리나 있는데

그냥 콩으로 버티자

싫어

- 와우! 굉장한데?
- 네 빌어먹을 실수에 지쳤다, 임마

- 뭘 그래
- 내가 엘크랑 인연이 없듯이
너도 고기랑 상종을 못하잖아

오고 가는데 네 시간이나 걸려

아침먹으러 내려왔다가
양 돌보러 또 올라가고

저녁이면 잠자리 마련해주고
난 저녁먹고 다시 양 돌보러 가고

코요테가 오나 감시하느라
밤의 반을 다 보내고

아구이레는 나한테 이런 일 시킬
자격 없는데 말이야

원하면 바꿔줄게
내가 밤에 산 위에서 잘게

그게 아니라, 문제는 우리 둘다
캠프 안에 있어야 된다는 거지

저 간이 텐트는 정말 짜증나
고양이 오줌 냄새가 난다고

나 산 위에서 자는 거 괜찮다니까

뭐, 네가 바꿔준다면 나야 고맙지만

난 요리를 못해서 말이야

통조림 뚜껑은 근사하게 잘 따지만-

나보다 못하기야 하겠냐

- 말했지만, 잠은 잘 못잘 거야
- 알았어. 자, 가자

저 위에서 코요테를 봤어

엄청 큰 놈이었지

그놈 거시기가 사과크기만 하더라구

낙타도 삼켜버릴 것 같더라

뜨거운 물 좀 쓸래?

너 혼자 맘껏 써

난 로데오를 해본 적이 별로 없어

8초나 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거야?

돈이 걸려있으니까, 그걸 생각해

과연, 하지만 이기지 못하면?

흠-

내 아버지가 로데오 선수였어

고마워

당시에는 꽤 유명했지

하지만, 아버지는 그 비법을 철저히 숨겼어

나한테 한 번도 가르쳐준 적이 없어
내가 타는 걸 보러오지도 않았지

너희 형제들은 너한테 잘해주니?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에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잘해줬어

부모님이 커피캔 안에 달랑 24달러만
남겨놓은 걸 생각하면 말이지

난 고등학교를 1년 다녔어
그게 변속기가 고장나기 전이었던가

그후 누나가 왠 망나니를 만나서
캐스퍼로 이사를 가버렸지

나와 형은- 워랜드 근처
목장에서 일했어

내가 19살 될 때까지
그리고 형은 결혼했고-

날 위한 자리는 더는 없더라고

그게 내가 여기까지

온 이유야

왜?

에니스, 네가 2주 동안 한 말보다
지금 더 많이 말했다

아니야, 내가 일 년 동안
한 말보다 더 많이 했어

우리 아버지는 농장에서 밧줄을 만들었어

아버지는 로데오를 잘 하지 않았어
그걸 하는 놈들은 다 얼간이라 생각하셨거든

그게 사실인데 뭐

뭐-

와우! / 이봐 이봐-

자신 안에 있는 걸 다 불태워버려!

스탠드에 앉은 여자들한테
손도 한번 흔들어주고!

그는 하늘까지 내 엉덩이를 차올린다네!~

아무래도 아버지 말씀이 옳으셨던것 같아

텐트가 이상한 것 같아

텐트 어디 안가, 그냥 냅둬

그리고 하모니카 소리도 이상한걸

그건 암말이 날 찼을 때 망가져서 그래

아, 그래? 네가 암말이 널 내던질 일은
없을 거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건 걔가 운이 좋아서 그래

나도 그 하모니카 계속 듣다간
그걸 부숴버릴지도 모르겠어, 하하~

"난 그 마지막날에
당신을 만나게 될 걸 알았네~"

"물위를 걷는 예수여~
날 데려가시오!~"

노래 잘하는데?

- 우리 어머니는 pentecost교를 믿었어
- 그래?

pentecost교가 정확하게 뭐야?
(기독교중하나)

우리 부모님들은 감리교도여서 말이야-

Pentecost라- 몰라

엄마가 설명해준 적이 없거든
내 생각으론- 아마,

세상이 끝날 때쯤 너와 나같은 놈들은
지옥으로나 행진하게 된다는 거겠지

네 얘기겠지, 넌 죄인일지 몰라도
난 아직 죄 지을 기회가 없어서 말이야, 하하-

고마워

이제 양돌보러 가봐야겠어

젠장, 너무 늦었잖아
양 돌보러 가기에는-

담요 더 있어?
눈만 잠깐 붙였다가

동이 트면 나갈 거야

불꺼지면 추워 얼어 죽을 거야

- 괜찮아
- 텐트에 들어와 자는 게 나을 텐데

응

에니스!

- 왜?
- 이빨 딱딱거리지 말고 그냥 여기 들어와!

지금 뭐하는 거야

저녁때 봐

이건 우리가 여기있으면서
한 번에 그칠 일이야

다른 누구의 일도 아닌
우리만의 일이지

너 내가 동성애자 아닌 거 알지?

나도 동성애자 아니야

잭, 네 삼촌 헤럴드는
페렴으로 병원에 입원하셨다

의사가 회복이 힘들겠다고 했나봐

네 어머니가 너에게 알려달라고 해서
그래서 왔어

나쁜 소식이군요

여기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네요

네가 산에서 내려간다해도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네가 폐렴을 고칠 수
없다면 말이야

- 아니!
- 양들이 너무 멀리가서 밤에 못돌아 올것 같아

큰일이다
폭풍우가 엄청난데

나가면 안돼, 천막 닫자!

이제 우린 뭘 해야되지?

그냥 가서

우리 양들을 가려내야지-

요 놈, 이리와

Ya la tengo.

해야돼,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구이레 양의 수를 맞춰놓는 것 뿐이잖아

- 나쁜놈! 아구이레
- 맞아, 나쁜놈! 아구이레

우리 내년에도 이짓해야 하면 어쩌지?
그건 생각해봤어?

어떻게든 아구이레에게
붙어있어야 된다고, 잭

너 하모니카 계속 불면
양들이 도망가버릴 거다, 응?

뭐하고 있어?

아구이레가 또 왔어

삼촌이 돌아가시지 않았다고 했어

- 양들을 아래로 끌고 내려오래
- 아래로 데려오라고? 왜?

아직 8월 중순이잖아

폭풍우가 곧 온대

태평양을 건너서 오는
엄청난 폭풍우래

눈이 올지도 모르고-

젠장, 그 자식-
한달치 월급 떼 먹으려고 그러는 거 아니야

나쁜 놈

만약 돈이 필요하면
내가 빌려 줄게

네 돈은 필요없어

나 그렇게 가난하지 않아

젠장

알았어

갈 시간이야, 카우보이

이건 로데오가 아니야, 카우보이!

에니스- 에니스

이리와-

몇 마리가 사라졌군

내가 기대했던 숫자가 아닌데

목장출신 이랍시고 나대는 얼치기들은
꼭 일을 그르친단 말이야

가스 필요해?

빌어먹을, 셔츠를 위에 두고 왔어

젠장!

- 내년 여름에도 이 일 또 할거야?
- 아마 안 할걸

말했잖아
11월에 앨마와 결혼할 거라고

그래서-

아마도 목장에서 일을 하게 될 것 같아

너는?

우리 아버지한테 가봐야지

겨울동안 일을 도와드려야할 것 같아서

난 아마 다시 돌아올 것 같아

군대에 끌려가지만 않는다면

그럼, 나중에 보자-

그래-

뭘 보는 거야? 당장 꺼져!

저희에게 잘못한 일을
저희가 용서하듯이

저희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신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이제 두 사람이
부부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신부에게 키스 하세요

자네가 안 하면 내가 할거야

괜찮아?

마누라가 이 일 그만두래

늙어빠져서 아스팔트를 삽질하다가
허리 부러질까봐 무섭다더군

그래서 말해줬지, 강한 등과
마음 약한 건 혈통이라고 말야

웃기지 않냐

그래서 일을 해야 건강해진다고 말해줬어.

해변에 트레일러 주차하는 건
불법이야

어이!

- 무슨 바람이 불었나-
- 안녕하세요, 아구이레

이번 여름에도
일손이 필요한지 궁금하네요

시간낭비야

뭐야, 아무것도 없는거예요?

브로크백에는?

너한테 줄 일은 없어

에니스 델마가 혹시 왔었나요?

너희는 확실히 브로크백에서
시간 때울 방법 하나를 찾아냈었지

잭 트위스트-

양떼는 다 내팽개치고
그동안 자네들은

꽃놀이나 하며 재미보라고
돈을 지불했던 게 아니야

알았으면 내 트레일러에서 꺼져

애들은 어때?

괜찮아요

제니가 아직 코를 훌쩍거리긴 하지만

에니스! 앨마 쥬니어
코 좀 닦아줄 수 있어요?

손이 비면 할게!
지금은 바빠, 쉬- 착하지?

- 애들은 좀 괜찮아요?
- 응

제니가 기침을 멈췄더라고

이번 주말에 애들 데리고 시내에 가요
아이스크림도 사주고 해야겠어-

도시로 이사 가면 안 돼요?

이 외로운 목장은 질렸어요-

앨마 주니어와
놀아줄 사람도 없고

제니가 천식이 심해질까 봐
또 걱정이에요

도시는 집세가 너무 비싸

세탁소 근처 리버튼에
싼 곳이 있어요

난 잘해나갈 자신 있어요

당신이라면 그렇겠지-

에니스?

당신도 좋아하게 될 거예요

정말 행복한-

아이들이 함께 뛰놀고-

당신이 자랐던 것처럼
그리 외롭지 않고-

당신도 외로운 거
싫어하잖아요, 그죠?

난 지금은 외롭지 않아

애들은 확실히 자고 있겠죠?

이리와요

로데오를 시작하겠습니다, 여러분

잭 트위스트가 매달려 있습니다

조심해요, 당신에게로 달려오고 있어요!

OK- 트위스트 씨
4초

신경쓰지 마세요, 여러분
로데오 광대들입니다

제가 맥주 한잔 살게요

내가 함께 한 사람들중에서
가장 뛰어난 로데오 기수지

고마워, 카우보이

카우보이를 황소에서 구해낼 때마다
술을 얻어 마셨으면

난 옛날에 알콜중독이 됐을 거야

그리고 황소를 카우보이한테서
떼어내는 게 내 직업이야

다음 입장료를 위해서
돈을 아끼라고, 카우보이

송아지는 줄로 매봤나?

내가 말 한 마리도
못 묶을 것 같이 보이나?

좀 더 가까이 가볼까?

아니오, 이대로도 괜찮을 것 같아요
제니가 겁을 낼 것 같아서

와우! 이 사람들 좀 봐

끝내주는 아가씨들이 넘쳐나는걸!

어느 동네 아가씨들이 끝내준다고 생각해?
라스베가스? 캘리포니아?

한 번은 내가 와이오밍에서 말이야-

이봐, 좀 조용히 할 수 없나?
여기 어린 애들도 있어

- 엿이나 먹어
- 재수없어-

그럼 마누라랑 붙어 먹어라
그넘은 마누라 젖탱이에 고마워할 줄도 몰라

에니스- 에니스-

괜한 분란 일으키고 싶진 않지만
너흰 좀 입을 닥칠 필요가 있을 것 같군

네 마누라냐?
아니면 딴 년이냐?

더 해볼 거야?
이빨 반 쯤 날려줄까?!

그만, 그만하자고 친구
이러지 말자고

그녀가 옵니다, 신사숙녀여러분!
그녀의 날갯짓을 잘 봐주십시오!

텍사스, 챠일드레스출신의 로린 밀튼입니다
여러분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이단계 클리어했습니다
삼단계도 넘었습니다!

자, 여러분
그녀를 격려해주십시오!

자- 그리고 시간은

16.5초 입니다

그리고 다음은 와이오밍의 코리!

여기

먹고 사는 법이지

다음은 뉴페이스
잭 트위스트입니다

와이오밍 라이트닝 플랫에서
먼 길을 무릅쓰고 달려왔습니다~

많이 졸릴 텐데요
한번 지켜봅시다!

좋아요, 카우보이!
자, 심판들이 어떻게 말했을까요?

제가 보기엔 분명
우승했을 것 같은데요!

저 여자 누군지 알아?

물론, 로린 뉴썸이야

그녀의 아버지가 농기구를 팔지
아주 비싸고 큰 농장 기구들 말이야

십만 달러짜리 트랙터라든가
뭐, 그런거지

뭘 그렇게 기다리고 있어요, 카우보이?
짝짓기 신호?

잠깐, 기다려요

내 진도가 너무 빠르다고 생각하죠?

브레이크라도 걸어야 하나?

빠르든 느리든
당신이 가고 있는 방향은 좋은데

- 너무 서두르는 걸
- 아빠가 자정까지는 데려가려고 할걸요

- 안녕, 몬로
- 안녕, 에니스. 앨마 여기 있어?

- 응, 양념코너에 있어
- 무슨 코너?

케첩있는데

고마워

- 실례합니다
- 여보, 여기서 뭐해요?

지금 좀 바빠, 사장이 불러서
내가 목장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것 같아

아무래도 암소들이 한꺼번에
송아지를 낳을 것 같아서 말이야

애들은 당신한테
데려다 줘야할 것 같아서

에니스, 내가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난 세시간 동안 자리를 옮길 수가 없어요

- 엄마, 나 쉬하고 싶어
- 지금은 안돼

- 에니스, 오늘 밤은 애들 봐준다고 했잖아요
- 엘마, 양떼가 분만할 때는 내가 꼭 가야해!

- 양떼를 조금만 잃어도 난 해고당할 거야
- 그럼 내 일은요?

알았어요, 동생한테 전화할게요
애들을 돌봐 줄 수 있는지

알았어, 엄마 말 잘들어라

밤 늦게 집에 돌아갈 거야
스테이크 좀 집에 가져갈게

오, 이런-
괜찮아요-

- 먼로, 정말 미안해요
- 아뇨, 괜찮아요. 앨마

빨리 치울게요
동생이 애들 데리러 온다고 했거든요

아뇨, 앨마 정말 괜찮아요
내가 알아서 할게요

-앨마, 이리오렴
-발 조심해요

앨마!

- 그냥 내 것처럼- 아~

이유식을 두 통이나 사왔단다, 얘

-120개야
-120개요?

- 여보, 그거 어디다 뒀어요?
- 차 뒷좌석에 둔 것 같은데

가서 가져오게

- 바비가 누굴 닮았는지 벌써 알겠네요
- 수고했다, 할아버지를 쏙 빼 닮았어

그렇지 않나?

그래, 그래-

이봐요

에니스, 혹시 잭이란 사람 알아요?

- 응, 왜?
- 보통 우편으로 엽서가 왔어요

[친구,편지가 늦었지 받았으면 좋은데. 리버튼에 있다며
24일에 갈거야.맥주 살까 해서. 거기 있다면 답장해줘]

카우보이 친구에요?

아니, 잭은 주로 로데오를 했어

낚시 친구였지

보모를 고용하면 어떨까요

친구한테 식사 한끼 대접해요

잭은 레스토랑을 즐기는
타입이 아니라서

좋은 방법이 있어

나가서 술이나 먹어야겠어

그가 온다면...

한입만 더 먹어라
그럼, 식사끝이다

좋아, 잘했어
이제 가보렴

잭...개자식..!

미친놈.

앨마, 이 쪽은
잭 트위스트

잭, 내 아내
앨마야

- 만나서 반가워요
- 안녕하세요!

- 애들이 있구나
- 응, 딸 둘이야

- 앨마, 쥬니어와 제니
- 난 아들이 있어

그래?

8개월 됐어
방긋방긋 잘 웃지

텍사스에서 로린이란
여자와 결혼했어

잭하고 나가서
한잔 하고 올게

- 그렇게 해요
-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부인

오늘 아마 안 들어올 거야
술 마시면서 얘기나 질펀하게 하고 싶어

에니스?

- 담배 좀 줄래요?
- 침실에 내 파란 셔츠 주머니에 찾아봐

- 4년이라니!
- 그래, 4년만이군

네 소식 들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어
주먹질 때문에 화났다고 생각했거든

다음해 여름 브로크백에 갔었어
아구이레가 넌 안 돌아온다고 했어

그래서 떠났지

그 후에 로데오를 하러 텍사스로 갔고,
루린을 만났어

그 해 삼천 달러 밖에 못 벌어
엄청 굶주렸지

루린의 아버지가
농기구장사로 돈을 많이 벌어

날 아주 무시해

- 군대엔 안 갔구나?
- 응, 군대에서 날 어디에 써먹겠어

로데오 하다가 몸이 병신 됐는데

네가 매일 말을 타서 그런지 네가
내 위에 올라타면 기분이 아주 죽여줘

하늘에 맹세코...우리가 다시 만나서

이 짓 할 수 있을 줄은 몰랐어

넌 어땠어?

나?

몰라-

브로크백은 참 좋았어, 그지?

- 이제 어떻게 할까?
-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난 이제 내가 여기서 얻은 것들에
너무 집착하게 됐으니까

이젠 주어진 대로
그저 살아가는 거지

잭하고 하루나 이틀 정도
산에 갔다 올 생각이야

낚시도 하고

친구를 안으로 불러
커피라도 마시게 하죠

- 그는 텍사스 출신이잖아
- 텍사스 출신은 커피 안 마셔요?

일 쉬어서 사장한테 해고당하면
어쩌려고 그래요?

사장은 나한테 빚진 게 있어
작년 크리스마스 폭설 때 내가 일했잖아

당신 기억하지?

게다가, 겨우 이틀 정돈데 뭐

아빠, 큰 고기 잡아와

며칠 후에 보자!

- 하늘에 뭐 재미있는 거라도 있어?
- 그냥, 감사 기도하고 있었어

뭐에 대해서?

네가 하모니카 안 가져온 것에 대해서, 하하~

덕분에 고요하게 평화를 즐길 수 있잖아

우리- 이렇게 지낼 수 있었는데
지금처럼 말이야, 항상 이렇게

어떻게 생각해?

우리가 조그만
목장이라도 하면서

소떼와 송아지를 키우고 말이야
알콩달콩 지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로린의 아버지 말이야
네가 막 힘들게 하면 돈을 좀 안 주겠니

이미 얘기가 좀 됐는데

내가

말했잖아, 그런 식으론 안 된다고

넌 텍사스에 네 아내와 아들이 있고

그리고 난 리버튼에서의 생활이 있어

물론 그렇겠지

너와 앨마, 그게 너의 생활이야?

앨마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마!
앨마는 아무 잘못 없어

중요한 건

우리는 서로의 주변을 맴돌고 있고
상황이 우리를 데려다 놨다는 것 뿐이야

잘못된 장소에

또 잘못된 시간에

우린 이제 안돼

얘기하나 해줄까?

목장을 함께한 두 남자가 있었어

옛날 내 고향에

얼과 리치, 꽤 억센 노인네들이었는데
동성애자라고 마을에선 놀림거리였지

어쨌든, 두 사람 중에 얼이 수로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어, 마을 놈들이
타이어 레버로 그를 죽였던 거야

그를 죽여놓고 거시기를 매달아
이리저리 끌고 다녔던 거야

- 그걸 봤어?
- 내가 아홉 살 때

아버지가, 나와 내 동생에게
그걸 보고 마음에 새기도록 했지

더 끔찍한 건, 내가 알기로
그 짓을 한 건 아버지야

남자 둘이서 함께 산다고?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우리는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가끔 만날 수 있을 뿐이야

그 가끔 이 얼마 만인데?

- 젠장, 4년마다 한 번씩?
- 잭, 바꿀 수 없는 것이라면

- 견뎌내야 해
- 얼마나 오래 참아야 해?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이 일에 관해서 만큼은
한계가 명백히 있으니까

- 어디 가는 거야?
- 일 하로요

- 당신이 오늘은 쉬는 줄 알았어
- 당신이 잘못 안 거예요

- 애들 밥 먹여야지
- 당신이 좀 하면 안 돼요? 앨마!

- 저녁은 스토브 안에 있어요!
- 당신이 차려주지 않으면 어떻게 먹어?

난 벌써 일 교대하기로
예전에 약속해놨단 말이에요!

빌어먹을, 나한테 미리 말했어야지!
당신이 실수한 거잖아!

제기랄! 앨마!

앨마!

- 그네 밀어줄까?
- 아뇨

이건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여러분.

도와주는 사람도 없을 겁니다
지금부터 시범을 보일께요.

그런데, 저 놈이 소를 탔던 적이 있지 않나?
그랬었지 아마.

여보

내 파란색 파카 봤어?

예전에 당신이 입고 있는 것 봤는데?

우박 내린 날 말이야

그럼 여기 있겠군

당신이 계속 와이오밍으로 가는데
당신 친구가 텍사스로 올 순 없는 거야?

텍사스에선 큰 고기를 잡을 수 없어

그리고 여기까지 올 만큼
오래 휴가도 못 내고

이번 주에 새 모델이 들어와요
기억하죠?

당신은 누가 뭐래도 가장 뛰어난
판매사원이잖아요, 이 사무실에서-

사실 한 명밖에 없는 세일즈맨이지

이번 주 안에 돌아올 거야
파카가 없으면 얼어 죽을 텐데

난 빌어먹을 파카 본 적 없어

당신은 어째 바비보다
더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것 같아

바비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바비 학교에 전화했어?

- 당신이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 난 불평을 너무 많이 해

그래서 선생님이 날 싫어하더라고
이젠 당신 차례야

알았어, 그럼 내가 나중에 전화할게

좋아, 안녕

- 14시간이나 운전해야 해
- 말하긴 그렇지만 불공평한 것 같아

당신은 일 년에 두세 번이나 가는데
그 친구는 한 번도 내려오지 않고 말이야

에니스,
발전소에서 일하면 보수가 많겠죠

나처럼 서툰 놈이 일하면 감전사할걸.

아빠,
다음주에 교회에서 소풍가요.

다음 주말에는 오실 거예요?

아빠, 제발

알았어, 가서 노래부를 일만 없다면 갈게

뭐 잊은 거 없어요?

늦었어

여-!

자, 아빠 손 뗀다!

오늘 토요일 저녁이에요
교회 모임에도 좀 나가고 해야죠

안 가면 천벌이라도 내리나?

그렇게 하면 더 좋을 것 같아서 그러죠

에니스, 우리 형편 생각하면
피임을 해야되요

당신이 애를 더 낳기 싫으면
마음대로 하라고-

당신이 부양만 할 수 있다면
낳을 수도 있겠죠

엘마 쥬니어와 제니 델마
두 아이의 양육권은 원고에게 있습니다

피고는 원고에게 아이들의 양육비로
매달 125달러를 18세까지 지급 하세요

델마 부부의 이혼을 인정합니다
1975년 11월 6일

여기서 뭐하고 있어?

이혼했다는 소식 들었어

이리로 와봐

이 사람은 잭이야
내 딸들 앨마 쥬니어, 제니

안녕

- 인사하렴, 얘들아
- 안녕하세요

이혼이 받아들여졌다는 얘기 들었어

그래서 여기 온 거야

네가 어디로 갔는지 알려고
리버튼에서 10명도 넘게 물어봤어

이혼이 너한테 무척
의미가 클 것이라고 생각해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난 이번 주말에 애들을 맡았어, 그리고

정말, 정말 미안해

한 달에 한번 밖에 못 보는데
지난달은 그냥 넘겨버렸어, 그래서

- 저기
- 그래, 알았어

그럼 난 다음달에나 널 볼 수 있겠네!

자

자, 음식 갑니다~

잠깐만, 로데오
수컷 오리는 여기부터 잘라야해

뭐, 그렇겠죠. 전 그저 장인어른
힘들게 안 하려고 그랬을 뿐이니까

바비, 밥 안 먹으면 TV끈다

엄마, 전 2주 동안
이 음식을 먹어야 하잖아요?

엄마 말 들어

우선 밥을 먹고
그런 다음에 TV보렴

아빠

아빠!

눈으로 보면서 먹는 것도 괜찮지
멋진 남자로 성장하길 바라지 않는 거냐?

남자라면 미식축구경기
정도는 봐야지

엄마가 두세 시간이나 한 요리인데
끝까지 먹어야지

앉아, 빌어먹을 자식!

이건 내 집이고, 저 애는 내 애야
그리고 당신은 내 손님이야!

당신의 그 무례한 엉덩이를
차버리기 전에 앉으시지

아빠, 로데오 경기에서
브라운을 탔었던 얘기해주세요

그건 굉장히 짧은 얘기지
난 3초밖에 앉아있질 못했으니까

내가 기억나는 건
허공에 붕- 떴었다는 거?

그리고 나는 너와 제니처럼
천사는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난 날개가 없었어

그리고 그게
내 로데오 경력의 다야

빨리 재혼하도록 해요, 에니스

나와 애들은 당신이 계속
혼자 지내면 걱정되니까

결혼은 한 번으로 족해

아직도 잭이랑 낚시다녀요?

가끔

당신이 한 번도 송어를 잡아 온 적이
없어서 이상하게 생각했었어요

당신은 항상 많이 잡았다고 말했고

나와 애들이 얼마나 고기를
좋아했는지 알잖아요

그래서 하루는 당신이 여행
가기 전에 낚시상자를 열어봤죠

산지 5년이 지났는데도
가격표가 붙어있더군요

그리고 줄 끝에
메모도 달아놨었어요

'안녕, 에니스, 고기 좀 잡아와요
당신을 사랑하는 앨마'라고 적었죠

당신이 의기양양하게 돌아와선
하는 말이, 잔뜩 잡았지만

당신이 다 먹었다고 말했죠
기억나요?

난 그 상자를 받아서 즉시 열어봤어요
거기엔 물 한 방울 안 묻은 메모가 있었죠

그건 별 의미가 없었어, 앨마

더는 날 바보로 만들지 말아요
나도 무슨 일인지 이제 알아요

잭 트위스트라?
'불결'이겠지!

당신은 낚시하러 간 게
아니었어요!

내 말 잘 들어, 네 일이나 신경 쓰라고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먼로에게 오라고
소리지르겠어요!

- 말하지 그래? 입을 뭉개 버릴 테니!
- 나가요!

- 나가!

아빠!

앨마!

안녕 아빠

안녕

이 자식아! 조심해!

멍청한 새끼!

제기랄!

세금을 안내도 인플레이션 때문에
곤경에 처할 거야

기계에 번호를 찍고 있는 로린을 보면

눈이 점점 작아져서

꼬리를 코요테에게 물려서 뱀굴로 들어가려고
발악하는 토끼 같아 보인단 말이야

그것 참 수준 높은 흥밋거리구먼

볼 만하지

너와 로린은 지금 정상적인 관계겠지?

물론

부인이 의심 같은 거 안 해?

너 혹시 그런 거 느껴봤어?

난 잘 모르겠지만

네가 도시에 있을 때
누군가가 널 본다든지

아주 의심스러운 눈으로
마치 모든 걸 아는 것처럼

그리고 도로에 나가면 다 안다는 듯이
모든 사람들이 쳐다본다든지 하는 느낌

그럼 그 동네에서 떠나면 되겠네

다른 곳으로 와도 되잖아
텍사스 같은-

텍사스? 그래
그리고 넌 앨마에게

너와 로린이 내 딸들을 입양해도
되냐고 설득해보고 말이야

그럼 우린 같이 살 수 있겠지
양떼나 끌면서-

그리고 네 장인에게선 돈이 쏟아져 나오고
위스키가 넘쳐흐르겠군, 그거 참 현명한데

그 지긋지긋한 삶을 계속 살고 싶으면
그러던지, 네 마음대로 해!

나도 엉겁결에 말해본 것뿐이야!

아, 그래? 너 잘났다
제길!

개새끼, 잭 트위스트!

나 방금 일 끝났어
춤이나 출까?

아, 난 어디 가는 중이라서
난 케시야, 케시 파라 / 에니스 델마

춤은 그만 췄으면 좋겠는데

- 다리가 아프군요
- 춤추는 것도 고역이라니까, 안 그래?

맞아

당신처럼 마시고 또 마시고

담배피고- 그것도 피곤하지

당신 직업이 뭐야? 에니스 델마

송아지를 몰기도 했었지

뭐하는 거야?

- 발 좀 주물러달라고, 바보~
- 그러지- 좋아?

그때 전 SMU에서 Tri-delt를 하기로 했었죠
설마 칠드리스에 눌러앉을 줄이야

그 때 전 Aggie 게임에서 랜달을 만났고

랜달은 낙농업을 하고 있었죠
그래서 우린 여기에 한 달 정도 있었고

그 후에 이이가 로이 테일러의 목장주임을
맡았고, 그래서 제가 여기 있게 된 거죠

당신은 Tri-Delt였나요?
전 Kappa Phi였죠

뭐, 우린 여성클럽회원같은 건 아니지만

나가서 춤을 추는 건 어떨까요, 우리?

우리 남편은 춤에는 전혀
흥미가 없는 것 같네요!

- 리듬을 전혀 타지 못하고 있어요
- 춤은 정말 재밌는데 말이죠

우리 남편은 마누라랑은
별로 춤추고 싶지 않나 봐요

-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 잭?
- 글쎄

- 춤추고 싶으세요?
- 그럼요!

- 고마워요!
- 제가 아내분과 춤을 춰도 될까요?

그럼요

같이 춤추자고 말해줘서 고마워요
랜달은 전혀 춤추려고 하질 않아서

차를 새로 사자고 말했지만
랜달은 들은 척도 안 했죠!

픽업트럭을 고치려면
힘든다고 얘기했어요

그이는 손재주가 좋지 않거든요

여자들이 파티 가기 전에
얼마나 분을 바르는지 알아요?

파티가 끝나면 또 분을 바르죠

집에 갈 때나 잠 잘 때나
왜 분을 바르는 걸까요?

모르겠어요, 내가 그걸 알고 싶어해도
마누라하고 그리 길게 얘기를 할 수 없어서

- 저 여자는 아주 짧게 말을 끝내버리거든요
- 아주 활기찬 분이신 것 같네요

로이 테일러와 일하면
재미있을 겁니다

-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니까
- 맞아요, 로이는 좋은 사람이죠

로이는 호수야영지 아래에
작은 오두막을 하나 갖고 있죠

농작물 창고하고, 작은 보트도
내가 원할 땐 언제든 쓰라고 하더군요

주말쯤에 한번 가보죠, 우리

위스키도 마시고, 낚시도 하고
푹 쉬면서- 어때요?

내가 SMU에서 나온 직후에
댈러스에서 직업을 가질 기회가 많았죠!

Neiman Marcus 선택이 바로 재앙이었죠
전 옷에 관한 거라면 사족을 못 쓰거든요!

그래서 랜달이 버는 것보다
내가 쓰는 게 더 많았거든요

우린 목장경영이 무척 큰일이라는 것과
말보로 맨 같은 건 구식이란 결론을 내렸어요!

앨마 주니어, 준비됬니?

너 어떻게 생각하니?

- 아버지가 다시 결혼하는 거 말야
- 잘 모르겠네요

재혼하실 것 같진 않은데요

그렇게 생각하니?
아니면, 내가 아빠랑 잘 안 어울리니?

그런 건 아니에요

넌 말은 별로 안 하지만
확실히 전할 건 전하는구나

죄송해요
무례해지려던 건 아니었어요

이제 독립해야죠, 카우보이 씨

얘야, 잠깐만

교회 예배 마치면
제니와 너를 데리러 가마

알았어요

- 너 괜찮은 거냐?
- 그럼요

정말로?

아빠, 제 생각인데-

애가 새로 태어나니까
엄마랑 먼로 씨가 심하게 굴어요

제니보다 나한테 더 그래요

전- 할 수만 있으면

아빠랑 같이 살고 싶어요

저 말 잘 들을게요

너도 알다시피 그건 내가
섣불리 대답할 수 없는 문제야

소떼 이동시킬 때가 되면
난 집에도 있을 수가 없고-

알았어요, 아빠

- 너도 알다시피- 내가-
- 괜찮다니까요, 저 다 이해해요

그래, 그럼 일요일에 보자

안녕

안녕, 우리 귀염둥이

오늘 밤에는 틀림없이
눈이 올 것 같아

아직 결혼할 여자 못 찾았어?

리버튼에 있는
여자 만나고 있어, 요즘

웨이트리스인데, 학교에서
간호사 공부 같은 걸 하고 싶은가 봐

너와 로린은 어때?

로린이야 바쁘지
기계장사 한다고 말이야

로린이랑 결혼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아무래도 전화로나 할 수 있을까나-

난 칠드리스 근처 현장주임 마누라랑
그렇고 그런 사인데

로린이나 남편이 알면
총 맞을 거 같아서 몸을 사리고 있어

그래도 싸다, 임마

그렇지-

사실은 말이지-

가끔 네가 너무 보고 싶어
미쳐버릴 것 같을 때가 있어

나 라이팅 플랫에
가봐야 할 것 같아

하루나 이틀 정도
가족을 보고 와야겠어

저기- 너한테 할 말이 있는데

우리 11월에 다시
만날 수 있을 거 같아

소떼들 이동시켜
먹이고 난 후에 말이야

11월이라고?

8월엔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됐기에?

빌어먹을, 에니스!

왜 더 빨리 내게 말하지 않았어?
말해줄 시간이 일주일이나 있었잖아!

왜 우린 추운 날씨에만 이래야 하는데?

그럼 남쪽으로 내려가자고
따뜻한 곳 말야!

멕시코로 갈 수도 있잖아

멕시코?

잭, 내가 해본 여행은
고작 이 동네 뿐이야

너무 실망하지 마, 잭

11월엔 같이 사냥할 수 있잖아

사슴 사냥을 하자

예전에 묶었던 로즈산장에도 다시 가고
거긴 추억이 많잖아?

부족해, 부족하단 말이야

너 알아, 자식아?

우린 한 번도 충분한
시간을 가진 적이 없었어

예전엔 잘 빠져나왔었잖아
이렇게 만나기가 힘들어서야, 원

잭, 나 일하러 가야해

예전에 나 일 관뒀잖아

넌-

넌 빈털터리가 되는 게
어떤 건지 몰라

자녀 양육비
이런 말 들어본 적 있어?

난 이번 일은 그만둘 수 없어

이 일을 따낸다고 얼마나 힘들었는데
8월에는 일을 해야 돼

더 좋은 계획 없냐?

하나 있었지

그렇군

멕시코에 가봤어? 잭?

멕시코에 너 같은
동성애자가 많다던데

그래, 가봤다 왜
젠장, 대체 뭐가 문제야?

한 번만 말할 거야, 잭 트위스트
농담으로 하는 말 아냐

난 그런 거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말이야!

내가 그걸 다 알게 되면
죽여버릴 거야

나 농담하는 거 아냐!

내 말 좀 들어봐
나도 딱 한 번만 말할 테니까!

어디 말 해봐!

한 가지 더 말해줄까?
우린 함께 멋지게 살 수 있었어

하지만, 그걸 원치 않은 건
바로 너야, 에니스!

그리고 우리에게 남은 거라곤
이 브로크백 산뿐이지!

몽땅 다 그 위에서 만들어졌어
그게 우리가 가진 전부야

그래서 나는 네가 다른 걸
알지 못할 거라면, 그거라도 알길 바래!

20년동안 함께했던 짧은 시간만 세는구나, 넌
그리고 그 짧은 시간 같고 만족하라는 구나?

그런 다음에 나한테
멕시코에 대해서 물어보고

내가 가지고 있지 않는 것 때문에
뭐 날 죽이겠다고?

넌 지금 내 상황이 갈수록
얼마나 나빠지고 있는지 아무것도 몰라!

난 네가 아냐
난 일 년에 겨우 한두 번

높은 산 속에서
만나는 걸로는 부족해!

넌 진짜 나한테
해도 너무해, 에니스!

이 나쁜 개자식아!

너랑 끝내는 방법 좀
알고 싶다!

그렇게 하지 그래?

그렇게 냅두지?

내가 이런 건
다 너 때문이야, 잭

난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있을 곳도 없고

나한테서 떨어져!

미안해, 미안해
괜찮아, 에니스

나도 더는 견딜 수가 없어, 잭

말처럼 서서자지 말라고, 잭

내가 어릴 때 엄마는 늘
이렇게 말하셨지

나 가야 돼- 아침에 보자

잠깐만

안녕, 어니스 델마

지금까지 어디 있었어요, 에니스?

여기 저기

목장의 스티브에게 말을 남겼는데
봤는지 모르겠네요

칼에 관해서라면 받은 것 같아

칼?

네, 칼은 괜찮은 사람이에요
그는 말도 잘 하니까요

- 잘됐네
- 그래요

잘된 거죠, 나한텐

난 당신을 정말 모르겠어요, 에니스 델마

미안

난 워낙에 재미없는 놈이니까, 안 그래?

에니스, 여자들은
재미로 사랑하는 게 아니예요!

사망통보

여보세요

- 여보세요, 에니스 델마입니다
- 누구요?

- 누구세요?
- 에니스 델마요

잭의 오랜 친구에요

잭이 당신 이야기 하곤 했어요
그 낚시 친구죠?

아니, 사냥친구였던가

당신한테 연락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전 당신 이름이나 주소를 몰라서요

잭은 친구 주소 같은 건
머릿속에만 넣어두었으니까요

제가 전화한 것도 잭의 소식을
알고 싶어서예요

아, 그렇군요

잭이 뒷길에서 트럭 타이어에
바람을 넣고 있는데 타이어가 터졌대요

타이어가 터지면서 림이 날아가
얼굴을 때려 코와 턱을 부서졌고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 버렸대요

누가 지나다가 그이를 발견했을 때
자기 피에 묻힌 채 질식해 숨져 있었죠

겨우 39살이었는데요

여보세요?

이봐요?

- 잭을 묻으셨나요?
- 비석만 세웠어요

그가 원하던 대로 화장됬어요
유골 중 절반은 여기 매장됬고

나머지는 부모님께 올려보냈죠

유골은 브로크백 산 위에 뿌렸으면 하고
늘 그렇게 말했었거든요

그런데 전 거기가 어디인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전 브로크백 산이 남편이 자란
고향 근처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브로크백 산이라는 데는
머릿속에서 지어낸 장소인지도 몰라요

파랑새가 노래하고
위스키 온천이 있는 그런 곳이요

우린 여름 한 때 브로크백에서
양을 친 적이 있었어요

1963년에요

흠, 그 이는 그 곳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었어요

저는 그게 취중에 하는 소리라고 생각했죠
술을 많이도 마셨거든요

- 잭 가족은 아직 라이팅 플랫에 사나요?
- 네, 돌아가실 때까지 거기 살 거예요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유감입니다
우린 좋은 친구였어요

그이 가족을 한번 만나보세요
아마 좋아하실 거예요

그의 바람이 이루어진 거라면요
그이의 유골 말이에요

- 커피 한잔 드릴까요? 체리케이크는 어때요?
- 고맙습니다, 커피 한잔 마실게요
그런데 전 지금은 케이크 못 먹어요

잭의 일은 정말 너무나 유감입니다

감사합니다

너무 괴로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저는 잭을 오랫동안 알고 지냈습니다

잭이 바란 대로 유골을
브로크백 산에 뿌리고 싶어하시는지-

잭의 부인이
잭이 그걸 원했다고 하더라고요

원하신다면 제가 기꺼이 하겠습니다
이 말씀드리려고 들렸습니다

그런데 말일세

나도 브로큰백 산이
어디에 있는지는 안다네

그 녀석은 가족 공동묘지에 묻히기에는
자기가 특별하다고 생각한 모양이야

그 놈은 늘 그러곤 했지

'에니스 델마' 이 이름을 입에 달고 살았어

"조만간 여기에 에니스를 데려올거고
우린 이 목장을 그럴싸하게 만들 거예요"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지

그 녀석은 여기에 와서 통나무집을 짓고
나를 도와 이 목장을 운영하고 돌보겠다는

어설픈 계획을 갖고 있었어

그러다가 이번 봄에 그 녀석은
여기에 같이 올라와서 목장을 짓고

목장일을 도와줄 거라는
다른 놈이 생겼었다네

녀석의 텍사스 이웃 목장에 있던 사람이었지

녀석은 부인과 갈라서고
여기로 돌아올 예정이었네

그렇게 말은 해도
녀석 계획이 대개 그러했듯이

실현되진 않았지

그 애 방은 어릴 적 썼던
그대로 잘 놔뒀어요

당신이 가본다면
그 애도 좋아하겠죠

원한다면 얼마든지
올라가서 봐도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잭은 우리 가족
공동묘지에 묻을걸세

예, 알겠습니다

또 찾아와요

- 앨마!
- 안녕, 아빠!

- 차 어때요?
- 좋은걸, 네 것이니?

커트 꺼요

- 트로이를 사귀는 줄 알았는데?
- 아빠, 그건 2년 전이에요

- 트로이는 아직 미식축구 하고 있니?
- 제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전 지금 커트를 만나고 있는데요, 뭐

- 커트는 뭐하는 놈이냐?
- 유전에서 일해요

- 좀 거칠겠구나
- 맞아요

앨마, 이제 19살이지?
맞니?

맞아요

- 아빠, 가구가 더 있어야 할 것 같아요
- 뭐, 그렇지-

가진 게 없으면
필요한 것도 없는 법이야

그래, 무슨 일이니?

커트랑 결혼해요

- 그 녀석 안지 얼마나 됐니?
- 1년이요

결혼식은 6월에 교회에서 할 거예요
제니가 축가를 부르기로 했어요

먼로 씨가 하객들
접대를 맡아줄 거고요

커트라는 친구

그가 널 사랑하니?

그럼요, 그는 저를 사랑해요

아빠가 오시면 좋겠어요

나는 티톤으로
일하러 가야할 시기인데-

그거 알어? 뭐

내 생각으론 사장이
새 카우보이를 고용한 거 같아

내 귀여운 딸의 결혼식이니까
가야하고 말고

내 딸과 커트를 위해서!

잭, 나 너한테 맹세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