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온 : 원한을 품고 죽은 자의 저주

 

죽은 자가 생전에 살던
공간에 깃들어 ‘업’이 된다

 

주온

 

리카

 

- 다녀왔습니다
- 수고했어요

 

여기에 이름하고
일한 시간을 적어요

 

네

 

여기 있습니다

 

고마워요

 

리카!

 

부탁 좀 해야겠어

 

- 저 혼자 가라고요?
- 미안해, 갈 만한 사람이 없어

 

그렇지만...

 

담당자가 있잖아요

 

도무지 연락이 돼야지

 

열쇠 가지고 간 사람이
사무실에도 안 오고...

 

저도 큰일났어요

 

자원봉사인 제가 어떻게...

 

리카라면 문제없어
경험이 많잖아

 

히로하시 씨!

 

- 고토 씨가 찾으십니다
- 고토가?

 

사정 좀 봐 줘

 

얼굴만 한번 보고 오라고

 

- 그렇지만...
- 나중에 한턱 낼게

 

그런 게 아니라...

 

토쿠나가

 

실례합니다

 

아무도 안 계세요?

 

복지센터에서 왔는데요

 

실례하겠습니다

 

할머니, 괜찮으세요?

 

성함이 사치에 씨죠?

 

타카하시 대신
도와드리러 왔어요

 

전 니시나 리카예요

 

이리 와

 

이리 나와

 

할머니!

 

이층에 있는 애는
누구예요?

 

할머니!

 

벽장 안에
갇혀 있었어요

 

네, 전 애가 있다는
얘기는 못들었...

 

네, 아직 이층에 있어요

 

네

 

아직 아무도
집에 안 왔다니까요

 

네

 

그렇지만...

 

네

 

네, 알겠어요

 

네

 

지금은 외출 중입니다
메시지를 남겨 주세요

 

여보세요
히토미예요

 

여보세요
새언니, 집에 없어요?

 

엄마 상태는 좀 어때요?

 

걱정돼서 그러니까
연락 좀 주세요

 

저기... 너 이름이 뭐니?

 

토시오

 

그래, 토시오구나

 

누나 이름은...

 

아까부터 말했잖아

 

할머니?

 

여러 번 말했지...

 

카즈미한테 말했다고
몇 번이나 말했어

 

계속 얘기했다고

 

왜 그러세요?

 

할머니, 그만 누우세요

 

카즈미는 내 말을 안 들어

 

당신이 시킨 대로 말했는데

 

이제 그만 괴롭혀

 

하... 할머니!

 

카츠야

 

- 잘 잤어?
- 당신은?

 

엄만 매일 늦잠이시네

 

밤새 그 난리를
피우시니까 그렇지

 

요즘 매일 밤...

 

아무것도 모르고 자는
당신은 참 좋겠어

 

이사해서 그러시나...

 

간병인한테 상담해 봐
돈도 주는데

 

말해도 몰라

 

남한텐 얼마나 잘 하시는데

 

알았어, 엄마랑
잘 좀 지내 봐

 

- 일찍 들어올 거지?
- 뭐?

 

히토미 아가씨 온댔잖아요

 

벌써 잊었나 봐

 

오늘이 벌써 금요일인가

 

정신 좀 차려요

 

최대한 빨리 와요

 

그래, 다녀올게
금요일이라...

 

어머니도 참...

 

필요한 게 있으면
말씀을 하세요

 

누구...

 

거기 누구예요?

 

나 왔어

 

히토미 왔어?

 

카즈미!

 

어머니!

 

엄마, 집사람은요?

 

엄마!

 

어딜 간 거지?

 

카즈미!

 

카즈미!

 

카즈미, 위에 있어?

 

카즈미!

 

카즈미!

 

이봐, 카즈미!

 

카즈미!

 

카즈미!

 

이봐, 카즈미!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뭐라고?

 

조금만 참아
지금 구급차 부를게

 

뭐 하는거야?

 

여기서 뭐하는거야?

 

카즈미...

 

나 왔어요!

 

아무도 없어요?

 

새언니!

 

새언니!

 

엄마, 몸은 좀 어때요?

 

새언니는요?

 

저녁 준비할테니
기다리세요

 

언니...
거기 있어요?

 

오빠야?

 

오빠! 깜짝 놀랐잖아

 

새언니는?

 

잠시 나갔어
급한 일이 생겨서

 

시장 보러 간 거 아냐?
금방 오지?

 

히토미... 미안하지만
오늘은 그냥 가줘

 

무슨 말이야?

 

오빠, 도대체 왜 그래?

 

- 네 언니한테 남자가 있어
- 뭐?

 

날 속이고 계속 숨기고 있었어

 

내 아이가 아냐...

 

내 아이가 아냐...

 

지금 무슨 말 하는 거야?
오빠!!

 

어... 어쨌든 오늘은 그만 가

 

오빠 좀 이상해
괜찮아?

 

난 괜찮아
그러니까 그냥 혼자 놔 둬

 

히토미

 

지금은 외출 중입니다
메시지를 남겨 주세요

 

여보세요
히토미예요

 

여보세요
새언니, 집에 없어요?

 

엄마 상태는 좀 어때요?

 

걱정돼서 그러니까
연락 좀 주세요

 

토쿠나가 카츠야

 

오빠?
아까 집에 전화했었는데...

 

여보세요, 오빠?

 

오빠, 이상한 장난치지 마

 

죄송해요
이제 전화 끊었어요

 

거기 누구예요?

 

5층, 여자 화장실이라 했죠?

 

네

 

가서 보고 올테니

 

아가씨는 여기서 기다려요

 

잠깐만요!

 

네!

 

- 나야, 오빠다
- 오빠!

 

아파트 앞인데 몇 호였더라?

 

702호야
오빠, 빨리 와!

 

오빠!

 

그 밖에도 집 박쥐, 쇠딱따구리 등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야생조류나 뱀 등이

 

54건이나 발견됐고...
2.5m 뱀 허물도...

 

토야마

 

실례합니다

 

아무도 안 계세요?

 

할머니!

 

할머니!

 

리카!

 

리카!

 

리카! 리카!

 

나카가와 선배님!

 

- 전화해 봐
- 네

 

이 위야

 

리카?

 

리카!

 

정말 괜찮니?

 

응, 미안해
마리코

 

학교 안 가도 괜찮니?

 

필요한 학점은 다 땄는걸, 뭐

 

그런데 리카
대체 무슨 일이야?

 

뭐가 뭔지
나도 잘 모르겠어

 

히로하시가 억지로
가라고 했지?

 

또 거절을 못하고 갔구나

 

이래서 누굴 간병하겠니?

 

고마워, 마리코

 

마실 거 사 올게

 

그럼 이번이 처음 간거였나요?

 

네, 처음이었어요

 

그리고 그 집에서 봤다는
아이 말인데요...

 

- 찾았나요?
- 아니... 아직

 

- 토... 토시오...
- 네?

 

이름이 토시오라고 했어요

 

토시오?

 

니시나 씨, 토쿠나가 씨 댁엔
애가 없습니다

 

네?

 

하지만...
그럼 그 사진은?

 

집안에 분명
가족사진이 있었어요

 

그건...
그 댁 사진이 아닙니다

 

그럼 누구죠?

 

지금 조사 중입니다

 

형사님...

 

그 집에 무슨 일 있죠?

 

실례하겠소

 

토쿠나가 씨 이전에도

 

그 집에 살던 가족이나
관계자들이 죽거나 실종됐습니다

 

모두 그렇게 됐다고...

 

토쿠나가 카츠야의 여동생은?

 

아직 연락이 안됩니다

 

그녀가 다니는 회사 빌딩 경비원도
한 명 사망했습니다

 

그리고...

 

이거 한번 보십시오

 

사에키 타케오란 자가
아내인 카야코를 집에서 살해하고

 

그 후 타케오 본인도
길가에서 죽어 있는 것을

 

이웃 주민이 발견했습니다

 

사에키 카야코
당시 28세, 주부

 

둘 사이에는...

 

아들이 하나 있었습니다

 

토시오...

 

카야코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도

 

역시 그 천장 안이었습니다

 

아빠! 이제 오세요?

 

이즈미구나, 엄마는?

 

시장 보러 갔어요

 

얼른 들어가자
엄마한테 혼난다

 

괜찮아요!
이리 와 봐요!

 

- 뭐니?
- 이쪽으로 와 보세요

 

- 빨리요
- 뭐 때문에 그러니?

 

- 이거 보세요
- 뭐니?

 

- 네가 그렸니?
- 네

 

이게 천사 나라의 왕자님이고

 

이건 공주님이에요

 

이건 두 사람의 아기고요

 

그렇구나
그럼 이건 누구니?

 

토야마 유지 씨죠?

 

전 이가라시 형사입니다

 

아야!

 

무슨 일로...

 

전에 담당하셨던 사건에 대해

 

여쭤볼 게 있어서요

 

이즈미, 넌 집에 가 있거라

 

난 이미 손 뗀 일이오

 

다시 관여하기 싫소이다

 

그 집에서
또 사람이 죽었습니다

 

당시 정황을 아는 사람은
이젠 당신 뿐입니다

 

이즈미, 여기서 뭐 하니?

 

목욕탕 청소했어?

 

네 당번이잖아

 

- 알았어요
- 얼른 가자

 

당신이 토쿠나가 댁에서
본 아이가 이 아이인가요?

 

네

 

잘 보십시오

 

틀림없습니까?

 

네, 이 아이예요
찾으셨나요?

 

아뇨

 

5년 전에 실종된 후
아직 찾질 못했습니다

 

지금 어딘가에 살아있다면

 

열 한 살쯤 됐겠군요

 

선배님!

 

토야마 유지 씨예요

 

전에 그 사건을 담당하셨던...

 

- 그럼, 안녕히 가세요
- 수고하세요

 

나카가와라고 합니다
어서 오세요

 

토쿠나가 히토미

 

그 집에 살던 토쿠나가 카츠야의
여동생입니다

 

이 후로 집에서 종적이
묘연해졌습니다

 

이웃 중에 귀가하는 걸
본 사람이 있습니다

 

히로하시 씨가
시체로 발견됐답니다

 

사건을 신고한 복지센터 직원...

 

- 토야마 씨
- 네

 

-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 아, 네

 

이즈미, 너 겁 먹었지?

 

이거 뭐야?

 

- 술 아냐?
- 술이 왜 이런 데 있지?

 

우와! 너 미쳤니?

 

뭐야, 이거 술 아니잖아?

 

- 난 갈래
- 기다려, 괜찮다니까

 

- 너 혼자 도망 가기야?
- 이즈미!

 

왜 저렇게 겁이 많아?

 

맨날 저런다니까

 

소문에 들으니까 요새는
치하루 패거리랑 친하다며...

 

집에도 안 왔답니다
어딜 갔을까요?

 

어쩔거야?
걔 진짜 간 거 아냐?

 

말도 안 돼

 

자, 저기 창 밖을 봐 봐

 

아, 있다 있어
아직 문 앞에 있어

 

- 생각에 잠겨 있는데
- 뭐가 무서워서 저러는지

 

무슨 영감 같은 걸 느끼나?

 

- 그렇다고 도망은 왜 가
- 좀 으스스하다

 

- 방금 뭐야?
- 왜?

 

- 뭐가 있어?
- 이즈미, 정말 갔어

 

왜 그래?

 

토야마 씨!

 

토야마 씨!

 

선배님!

 

토야마 씨!

 

- 왜 이러십니까!
- 정신 차리세요!

 

토야마 씨
왜 이러십니까?

 

싫어! 전부 다 싫어!!

 

이즈미

 

- 오늘 첫 시간 뭐지?
- 영어 아냐?

 

그러면 첫 시간부터
세키네 선생이잖아

 

재수없어

 

영어, 정말 웃기지 않니?

 

정말 웃겨
발음이 순 엉터리야

 

외국인들도 못 알아들을 거야

 

제대로 회화나 하겠어?

 

그런 선생한테 배우는
우리도 좀 불안하다

 

이즈미!

 

이즈미!

 

- 뭐야?
- 아무것도 아냐

 

친구를 찾습니다

 

- 이거 이즈미 아냐?
- 아니야

 

- 이즈미, 찾았어?
- 아직 모르겠어

 

수고하셨습니다!

 

- 저기, 선생님!
- 무슨 일이야?

 

토야마!
왜 그러고 있니?

 

이즈미 사진이 하나도 없어요

 

왜 그렇죠?

 

그럴 리가 있나
잘 찾아봤니?

 

없어요!

 

몇 번이나 봤는걸요

 

알았다
필름 확인해 볼테니까

 

좀 기다려 볼래?

 

이따가 봐

 

- 얼마나 걸리는데요?
- 당기지 마

 

- 이즈미가 불쌍하잖아요
- 스웨터 다 늘어지겠네

 

- 일주일 정도면 되겠지
- 일주일씩이나?

 

선생님도 바쁘단다

 

빈집 다락에서 여자 변사체가
발견됐습니다

 

사체는 행방불명 됐던

 

간호복지사인
니시나 리카 씨로 추정되며

 

외상이 없는 점으로 봐서...

 

감사합니다

 

- 왜 이렇게 늦어요
- 내 잘못 아냐

 

우리는 이즈미 집으로
바로 갈 거예요

 

그래, 나도 같이 가볼까

 

- 선생님은 됐어요, 갈게요!
- 내일 갖다 드릴게요!

 

토야마한테 잘 해줘라!

 

- 보자, 얼른
- 안 돼!

 

- 이즈미랑 같이 봐야 돼
- 에? 하지만...

 

- 빨리 가자
- 궁금하단 말이야

 

이즈미 친구들이니?

 

이즈미?
치하루야!

 

미유키도 같이 왔어

 

사진 나와서 가져왔어

 

들어가도 되니?

 

좀... 어둡지 않니?

 

안 돼!

 

이즈미!

 

왜 그러니?

 

이즈미!

 

셋이서...

 

날 보고 있어

 

그래서...

 

응? 셋이라니 누구...

 

사오리랑 애들

 

걔들이 사라진 날

 

나도 같이 있었어

 

- 그 얘길 왜 안 했어?
- 무서웠단 말야!

 

무섭다니, 뭐가?

 

수학여행 갔다오던 날

 

사오리가 근처에

 

귀신 나오는 집이 있다고
그 집에 가보자고 그랬어

 

귀신 나오는 집?

 

그게 어디 있는데?

 

기억이 안 나

 

왜? 그럴 리가 없잖아

 

- 이제 잊고 싶어!
- 이즈미! 어떻게 된 거야?

 

차근차근 얘기를 해 봐

 

들어가기 전부터 이상했어

 

기분이 안 좋더라고

 

이즈미...
영감 같은 걸 느꼈단 말야?

 

- 난 그런 건 잘 모르지만...
- 그런 게 아냐

 

절대로 거기에 가면 안돼

 

걔들은 웃고 떠들었지만

 

난 거기 있기가 싫었어

 

그래서 혼자 그 집에서
나와 버렸어

 

너무 무서워서
혼자 도망쳤다고

 

그래서...

 

사오리가 날 데리러 오고 있어!

 

이즈미! 이즈미!!
진정해!

 

커튼 닫아!
제발 닫아줘!

 

어서 닫아!

 

먼저 간 쟤 아빠도...

 

저랬어

 

똑같이 창문은 다 닫고선...

 

그 때 일을...
이즈미도 아나요?

 

이즈미한텐
아무 얘기 안 했는데...

 

참! 사진...

 

이게 뭐야?

 

친구를 찾습니다

 

치하루!

 

누구세요?

 

아빠?

 

나 그 때...

 

아빠를 봤어요

 

카야코

 

여보세요

 

이야! 마리코!
이게 얼마 만이니?

 

응, 응

 

그래, 어떻게 지내?

 

응, 그렇구나

 

힘들겠다

 

까꿍!

 

내일?
응, 시간 있어

 

응 그래, 알았어

 

그럼, 내일 봐!

 

사이토 씨, 지금 가요

 

사이토 씨
증손자를 보신다고요?

 

까꿍...

 

사이토 씨!

 

실례합니다

 

리카!

 

마리코!

 

잘 지냈어?

 

- 좀 변한 것 같아
- 머리를 잘랐어

 

- 일요일 어때?
- 일요일은 시간 있어

 

- 정말?
- 응

 

마침 표를 두 장 보냈어

 

너랑 같이 가라고

 

정말?

 

왜 쳐다봐?

 

너 3학년 때
토요시마 좋아했지?

 

넌 정말 얼굴에
바로 나타난다니까

 

이번에 맡은 반에

 

벌써 문제아가 생겼어

 

아직 한 번도 출석을 안 했어

 

부모들은 뭐래?

 

연락이 돼야 말이지

 

그렇구나...
무슨 사정이 있는 거 아닐까?

 

전화라도 한 통
해줘야 하는 거 아냐?

 

이대로라면 가정방문이
안 끝날 것 같아

 

그래, 가정방문이라...

 

다른 선생들은 다 끝났는데
못 끝낸 건 우리 반 뿐이야

 

- 그렇구나
- 뭐가 우스워?

 

너도 이제 선생 티가 나는구나

 

네 일은 어때?

 

글쎄, 아직 잘 모르겠어

 

왜 그래?

 

지금 뭐가...

 

리카!

 

리카, 괜찮니?

 

리카! 리카!

 

리카, 왜 이래?

 

- 괜찮아?
- 응

 

여보세요, 니시나입니다

 

리카!

 

아, 마리코!
아까 미안해

 

얼마나 놀랐는데 정말...
이젠 괜찮니?

 

정말 고마웠어

 

모처럼 휴일인데
내가 망쳐놨지

 

아냐, 난 상관없어

 

지금 어디야?

 

학교에 안 나온다는
문제아 있잖아

 

그 애, 집에 지금 와 있어

 

애만 있고 부모들은
아직도 안 왔어

 

벌써 한 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마리코
거기가 정확히 어디야?

 

여보세요!

 

여보세요!
리카...

 

여보세요!

 

리카!

 

토시오?

 

토시오?

 

토시오!

 

토시오!

 

토시오, 거기 있니?

 

마리코!

 

마리코...

 

마리코?

 

마리코!

 

마리코...

 

마리코!

 

마리코!

 

안 돼!

 

안 돼!

 

싫어!

 

싫어~

 

극본 감독 / 시미즈 타카시

 

sub2smi by  이영민